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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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일본어 번역체에서의 오용
3.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모처럼'은 부사로, ① '단단히 준비해서 처음으로', 또는 ② '오래간만에'의 뜻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2. 일본어 번역체에서의 오용[편집]


사실 이 '모처럼' 문서가 작성된 핵심 이유이다. 일본어에는 'せっかくだから'[1]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게 '모처럼'에 해당하는 'せっかく' 뒤에 '~이니까'를 뜻하는 'だから'가 붙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발 창작물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특히 아마추어 번역가들이 '모처럼이니까', '모처럼인데' 등으로 번역하는 일이 매우 잦다. 그러나 번역이라는 것은 결국 내용의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결과 언어의 표현이 자연스러워야 제대로 된 번역이다. 따라서 이 표현을 '모처럼이니까' 등으로 '모처럼' 뒤에 서술격 조사 '이다'의 활용형을 붙이는 것은 상당히 어색한 방식이다.

せっかく라는 표현은 한자어 절각(折角)에서 유래했다. 원 의미는 전한 시대의 학자 오록충종(五鹿充宗)이 주운(朱雲)과 벌였던 역경에 대한 토론에서 패한 일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오록의 이름이 '다섯 마리 사슴'이라는 점에 빗대서 "오록의 뿔을 주운이 꺾었다"고 세간에서 일컬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즉, 문자 그대로 '뿔을 부러뜨림'을 뜻하는 표현이었으며 한국어에서도 이 의미로만 사전 표제어에 올라 있을 뿐 자주 쓰이는 성어가 아니었다. 일본어에서는 여기에 '(뿔을 꺾는 것과 같이 힘든 일을) 애써서 하다'라는 뜻이 첨가되었고, 점차 '일부러'나 '어렵게'를 뜻하는 부사어로 정착했다. 즉, 고생 끝에 얻어낸 기회나, 흔치 않은 요행, 수고로이 누군가가 한 방문 등에 대해서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한국어에서는 이러한 'せっかくだから'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표현이 없다시피하고, 의역할 수 있다 한들 그 상황에서 해당 표현이 좀처럼 쓰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그러한 맥락에서 어떤 표현을 쓰더라도 정형화된 표현 없이 적당히 에둘러 표현해야 하는 일이 많다. 번역자 입장에서도 선뜻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니 번역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2] 이 같은 '어휘 공백'에 따른 난점은 번역에서 흔히 일어나고, 심지어 같은 언어의 방언 간의 번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나마 범용적으로 써 볼 법한 표현으로는 '이참에, 이왕' 및 '이 기회에'가 있고, 그 외엔 맥락에 따라 '겸사겸사', '날도 괜찮은데', '기분도 낼 겸' 등 다양하게 번역할 수 있다. 이 말은 곧 이 같은 한국어 표현들을 일본어로 옮길 때에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せっかくだから'로만 표현해도 괜찮다는 뜻이기도 하니, 쌍방향 번역 시에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3. 관련 문서[편집]


  • 번역
  • 번역체
  • 일본어 번역체
  • 데스크림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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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음은 '섹까꾸다까라' 정도이다.[2] 유달리 정형화된 번역투는 대체로 이 때문에 생긴다. 도착 언어에 마땅히 정형화된 표현이 없거나, 심하면 아예 그러한 맥락에서 쓸 법한 표현 자체가 없는 때이다. 'せっかくだから'는 후자에 가깝다. 실제로 일본인들이 'せっかくだから'라고 말할 법한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이 어구에 해당하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편이다. 이 표현뿐 아니라 'せっかく' 뒤에 뭐가 덧붙는 것은 전부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3] "모처럼이니까 이 빨간 문을 열겠어." 주인공 에치젠 코우스케의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