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정원의 열쇠/4일차/이스카리오

1. 4일차 아침[편집]

「? ? ?」 너............ 너 이 자식..................

「? ? ?」 .................................... 도대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 ? ?」 그 자식............ 나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 ? ?」 ...... 이곳이었군, 입구를 찾았다.

「지휘사」 ?!

몸부림치며 꿈에서 깨어났을 땐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원래 베개 밑에 있던 모노클은 언제 꺼냈는지 손에 들려 있었다.

「지휘사」 ...... 오늘 꿈에 나온 사람은 마치 두 명 같았어.

「지휘사」 ...... 그 모습은...... 어떻게 된 거지. "입구"는 또 뭐고......

전력으로 고심해봤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옆에 있는 시계를 보니 이미 날이 밝았다.

「이스카리오」 이거, 이거...... 좋은 아침입니다, 지휘사 님.

「지휘사」 좋은 아침이에요, 이스카리오.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거예요?

「이스카리오」 아아, 저 말이죠. 새를 한 마리 찾고 있었습니다.

「지휘사」 새......?

「이스카리오」 네. 예쁜 새장 속에 갇힌 어린 카나리아요. 총명하고 귀엽답니다.

「지휘사」 아, 여기 근처에 그런 새가 있었나......

「이스카리오」 아마 중앙청의 파일 보관실에 있을 겁니다. 지휘사 , 좀 도와주시겠어요?

「이스카리오」 중앙청을 설립할 때 히로와 7인대를 제외하고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누르라고.

「이스카리오」 그녀는 흑문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후 유해가 되었고, 앙투아네트와 또 다른 두 명의 신기사가 구할려고 노력했지만...... 죽게 되었다죠.

「이스카리오」 하지만 최근 제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그녀는 아직 살아있다더군요. 게다가 히로의 실험체 중 하나로 접경도시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이스카리오」 그래서 중앙청을 통해 그녀를 만나보고 싶어서 말이죠.

「지휘사」 왜 누르에게 흥미를 갖는 거죠?

「이스카리오」 그저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로 해도 될까요?

▷ 알았어요......

안화가 말했었다. "각 세력의 균형"을 잘 조절하라고. 이스카리오도 그 세력 중 하나이니 선심을 써도 괜찮을 것이다.

「이스카리오」 다행이군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지휘사님의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휘사」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못 하는데...... "누르"라고 했죠?

「이스카리오」 맞습니다. 제가 중앙청의 정보 시스템을 잘 몰라서 다른 키워드가 필요한 지 모르겠군요.

「지휘사」 알았어요. 우선 가서 찾아볼게요, 잠깐만요.

지휘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스카리오는 미소를 거두었다.

「이스카리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지휘사님.

▷ 나쁜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죠......

「이스카리오」 그럴 리가요. 선행은 일의 기본이죠.

「지휘사」 알았어요. 그럼 가서 찾아볼게요, 기다려주세요!

「이스카리오」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휘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스카리오는 미소를 거두었다.

「이스카리오」 좋은 일이라던가 나쁜 일은...... 어떻게 구분 짓는 걸까요?

「이스카리오」 적어도 저는, 제가 생각할 때 "굉장히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카지」 아, 대장 ! 좋은 아침!

「지휘사」 에, 카지! 여기서 뭐해?

「카지」 수행 같은 건데...... 사실 환력이 주입된 신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싶어서......

「카지」 그...... 뭐랄까, 이제 막 신기사가 돼서 모르는 게 너무 많잖아. 환력을 다루는 기술을 더 많이 알게 되면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카지는 얼굴을 붉히고 손짓을 하며 설명했다.

듣기만 해도 엄청 복잡해 보였다. 분명 카지에게도 큰 도전일 것이다.

「카지」 그 표정, 분명 내가 이해 못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무시하지 마. 난 전투에 관련된 책이라면 읽는 데 자신 있다고!

「지휘사」 그런 거 아니야. 나도 파일 보관실에 가려던 참이었어. 우리 같이 가자. 나도 찾을 자료가 있어서.

카지와 티격태격하며 파일 보관실에 들어갔다. 앙투아네트가 없을 땐, 보통 파일 보관실에 사람이 없기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카지」 대장 (이)가 찾는 자료는 뭐야? 나도 도와줄까?

「지휘사」 "누르"라는 신기사에 관한 자료야. 이스카리오가 찾아달라고 부탁해서...... 아, 찾았다.

누르의 파일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한 쪽은 보통 권한으로는 볼 수 없는 "기밀" 자료였고, 한 쪽은 일반 신기사에 관한 자료였다.

스크린에 대략 10세 정도의 여자아이의 사진이 떠올랐다. 좌우 동공 색이 다른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해 누르에 관한 부분은 자료 그 자체 외에도 접경도시에서 히로가 행한 실험들에 관한 자료도 있었다.

실험 자료에는 히로의 연구소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 중, 연구소 주변 실험실 하나에 이상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아마 유해 누르가 살아있다면, 분명 이곳일 것이다......

「카지」 이게 뭐야?! 유해화 인체 연구, 흑문 몬스터 양육 연구라니...... 히로 녀석, 입으로는 세계를 구한다고 하더니, 뒤에서는 이렇게 잔인한 실험을 한 거야?!

「지휘사」 소리 좀 낮춰!

「카지」 아...... 미안해.

「카지」 그래도,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대장은 그 누르라는 신기사를 어떻게 안 거야? 게다가, 이렇게 많은 히로의 실험실을 바로 찾고......

「지휘사」 나도 잘...... 잠깐만. 뭔가 더 있어!

그때 전술 단말기에 문자가 왔다.

「전술 단말기」 목표 탐색 중............ 목표 위치 탐지 완료.

「카지」 ...... 뭐야 이게, 안화가 전술 단말기에 프로그래밍 한 건가? 엄청 대단하네.

「전술 단말기」 추적 확인............ 좌표 표시 완료.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않은 개인 장치입니다.

「카지」 이거...... 전술 단말기 맞아?

그렇다. 스크린에 표시된 인터페이스가 비교정 여성스러운 것만 빼면 성능상으로는 전술 단말기와 매우 비슷했다.

단말기의 주소록을 열자 의외의 사용자 이름이 있었다...... 세라핌.

「카지」 대장 ? 왜 그래?

「지휘사」 세라핌...... 세라...... 핌......

왜인지 모르게 그 이름이 바늘이 되어 머릿속을 휘젓는 것 같았다.

「어떤 여자의 목소리」 이번 윤회는 시작부터 불안정했어. 며칠이나 남았지?

「세라핌」 ......10...... 아니, 7일 정도려나......

「어떤 남성의 목소리」 일찍 관여하려는 거야?

「어떤 여자의 목소리」 내가 할게.

「세라핌」 다들 기다려. 생각 좀 해 볼게.

「세라핌」 ...... 이봐, 언제까지 한눈 팔고 있을래. 너는...... 어떻게 생각해?

「세라핌」 ...... 멍 때리지 마......

그녀는 손을 뻗어 내 어깨를 잡았다. 가느다란 손바닥이 내 어깨에 닿았다. 그녀의 손에서 힘이 느껴졌다.

몸이 뒤로 밀리더니, 갑자기 추락하기 시작했다——

「지휘사」 ......!!

「카지」 대장 , 드디어 깼구나, 초조해 죽는 줄 알았어!

「지휘사」 아...... 나, 방금......

「카지」 너 머리를 감싸더니 쓰러졌어.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잖아.

다시 전술 단말기를 봤을 땐 아무것도 없었다.

「지휘사」 ...... 어떻게 된 일이지......

모든 일이 너무 복잡해서, 카지까지 정신없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이제 막 신기사가 된 신인이니까......

「카지」 수상해......

「지휘사」 맞아, 정말 수상해......

「카지」 장난으로 말한 거 아니야. 내가 볼 땐 대장 (이)도 수상해.[보이스] 수상하다고 한 건 꿈만이 아니라, 대장에 관한 것도야. 최근에 너무 이상해.

「카지」 대장 , 요즘 이상한 거 알아? 뭔가 많은 걸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도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말해줬으면 좋겠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같이 해결하자!

...... 사실 카지에게 말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래도 안화가 실종됐다는 비밀을 잘 숨겨주기도 했고, 지금까지 잘 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화가 유언으로 남긴 신을 죽이는 힘은 아마 카지의 신기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지휘사」 알겠어, 알려줄게. 그럼 사람 없는 곳으로 가서 얘기하자.

「카지」 오! 그럼 고맙지!

「카지」 ......

요 며칠 동안 일어난 일들을 다 말해줬다. 카지가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자 웃음이 나왔다.

「카지」 우, 웃지 마! 난 그냥 네가 그동안 이렇게 어려운 일들을 해왔구나 싶어서......

「카지」 미안해...... 너랑 같이 안화가 실종된 걸 봤는데도...... 네 고민을 조금도 생각 못 했네.

「지휘사」 그래...... 유언뿐이었지만.

「카지」 안화 씨가 그렇게까지 준비를 해 놨으니, 착실히 임무를 잘 해내야지!

「지휘사」 엄청 대범하네......

「카지」 나도 내가 약하다는 걸 알아. 지금 당장 급한 일은 빨리 어엿한 한 명의 신기사로 성장하는 거야. 그러기 위해선 각 구역에서 실전을 치러야 돼.

「카지」 많은 일을 생각하다 보면 잡념이 되고, 칼을 휘두르는 동작이 무뎌지게 돼. 이런 건 무사에게 있어서 금기야!

「카지」 그러니까 대장 , 한 번 해 보지 않을래? 너무 생각만 하지 말고, 목표를 하나 정해서 앞만 보고 가는 거야.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은 효과가 나올 수도 있어!

「지휘사」 ...... 네 말도 일리가 있어. 미안해. 최근 체력 소모가 많아서...... 우유부단하고 잡생각이 많아서 지휘사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카지」 오——! 맞아, 그거야! 자료에도 신기사와 지휘사는 체력 소모가 엄청 크다고 나왔었지. 요즘 나도 시도 때도 없이 배가 고프더라고. 조금 있다가 우리 밥 먹으러 가자!

「카지」 그러면서 히로의 실험실을 어떻게 할 지도 생각해보자.

▷ 조용히 말해

「지휘사」 소리 좀 낮춰!

▷ 좀 진정해

「지휘사」 좀 진정해.

「카지」 읍......!

카지는 급하게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지휘사」 어쨌든 우선 이스카리오 경에게 누르의 정보를 알려주고 나서 히로와 어떻게 싸워야 할 지 생각해 보자.

「카지」 오! 좋아!

중앙청 밖으로 돌아와 보니, 백발의 신관이 나무 위에 있는 새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제서야 우리를 돌아봤다.

「이스카리오」 빨리 오셨군요, 지휘사 님...... 아, 활발한 아가씨도 오셨네요.

「카지」 안녕, 난 카지라고 해.

「지휘사」 누르에 관한 자료는 쉽게 찾았어요. 유해화 된 누르에 관해서는 더 높은 권한이 필요했지만, 다행히 제 전술 단말기에 권한이 부여돼서 볼 수 있었어요.

「지휘사」 그녀는 해저 연구소 부근의 지하에 있어요.

「이스카리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휘사 님. 정찰에 재능이 있으신 것 같군요. 지휘사 님이라면 일반 사람들이 보지 말아야 할 것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카지」 보지 말아야 하는 거......

「이스카리오」 아, 시간이 다 되었군요. 저는 히로 씨를 만나러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스카리오」 두분 다 나중에 뵙겠습니다. 주의 축복 안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듯 이스카리오는 예의 있게 인사를 하고 떠났다.

「카지」 저 사람, 조금 이상해 보이는데......

「지휘사」 너도 히로가 이상하다고 느끼는구나......

「카지」 아이참, 아무튼 둘 다 이상하다고! 이상한 사람이 한 데 모이면 분명 나쁜 일을 저지를 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뭐부터 해야 할까?

「지휘사」 우선 구역부터 시작하자. 일단 지금은 실험실 위치만 알고 다른 정보는 모르니까......

「카지」 알았어. 그럼 계속 도시를 토벌하면서 더 많은 단서를 모아보자!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이스카리오는 누르라는 이름의 유해를 찾고 있다...... 그를 도와 자료를 찾고 있을 때 "세라핌"이라는 인물을 발견했다...... 이상하네, 이 이름은...... 어딘가 익숙하잖아?

2. 구역토벌[편집]

3. 4일차 밤[편집]

어제 카지의 집에 같이 가기로 약속했었다.

그녀의 가족과 처음으로 보려고 하자니 조금 긴장됐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가 엄하시다는 게...... 그런데 카지는 왜 아직도 안 오지?

이때 모퉁이에서 카지가 급하게 달려오는 게 보였다.

「카지」 미안——! 내가 늦었지!

보아하니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카지」 엄마가 신기사를 못하게 하려고 결정을 내린 것 같아. 엄마 말을 거절할 걸 생각하니 온몸이 아파와서......

「지휘사」 미리 얻어맞고 왔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카지」 아마...... 엄마가 함부로 때리는 사람은 아닌데, 만약 맞을 것 같으면 대장 , 내 뒤로 와. 이미 몸에 보호구를 많이 달아놔서 괜찮아.

「지휘사」 ...... 철저히 준비해놨네.

「카지」 응! 내 성의를 봐서라도 엄마를 설득시켜보겠어.

카지는 또다시 활력이 충만해졌다. 그녀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져야 할 텐데......

카지의 집은 우아한 형식의 정원이었다. 넓고 환한 툇마루를 지나 빈틈없이 장식되어 있는 현관에 도착했다.

「카지」 우선 여기서 기다리자. 아버지가 나가셔서 오늘은 엄마랑만 봐야 돼.

「카지」 ...... 평소 같았으면 아버지가 도와주셨을 텐데......

「카지」 우리 엄마는 엄청 엄격하고 자율적이셔. 그리고 나기나타를 제일 잘 사용하시지. 나를 낳았을 때 잠시 놓으셨다가 지금까지도 부지런히 연습하고 계셔.

「카지」 매번 엄마랑 대련할 때마다 비참하게 졌지......

정말이지 보통이 아닌 여성분 같다......

그렇게 생각할 때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장목 냄새가 가득한 방안에는 장발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눈썹과 눈 사이의 기품이 카지와 같이 강인했고, 다문 입술은 더욱 강렬했다.

「카지의 어머니」 안녕하세요, 중앙청의 지휘사님. 카지에게 종종 말씀 들었습니다. 그녀를 잘 돌보아 주셨다니, 수고가 많으십니다.

「지휘사」 안녕하세요. 저는 지휘사 (이)라고 합니다.

「카지의 어머니」 당신이 온 이유는 알고 있습니다. 카지의 중재인으로 오셨죠.

「카지의 어머니」 저는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좌절과 성공을 겪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명확한 위험은 없어야겠죠.

「카지의 어머니」 게다가 중앙청의 고위 인사인 히로가 동료를 죽인 혐의가 있는 와중에 제 딸을 그곳으로 보낼 수 없습니다.

「카지」 엄마......! 히로의 잘못된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장 (와)과 함께 히로와 맞서 싸운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그/그녀 혼자서는 힘들어요.

「카지의 어머니」 두 명 다 능력을 얻은지 별로 안 된 햇병아리인데 어떻게 커다란 나무를 흔들 수 있겠니?

「카지의 어머니」 이 세계는 한 사람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중앙청도 신기사 한 명이 없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게 아니고요.

「카지의 어머니」 결국 지휘사 (이)도 미성숙한 지휘사죠. 지금 중앙청의 모든 권력은 히로한테 있는데, 히로의 그늘 밑에서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카지의 어머니」 당신에게 무슨 능력, 혹은 자격이 있다고 카지를 당신들에게 안심하고 맡길 수 있죠?

「지휘사」 그건......

「카지의 어머니」 만약 경험이 풍부한 다른 신기사에게 도움을 받을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떠나세요. 당신들은 단지 게임에 참가할 동료를 찾으려 하는 아이일 뿐입니다. 결과를 책임질 각오가 없잖아요.

「카지」 저는...... 게임을 하려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카지의 어머니」 어디의 누군가가 "지휘사는 간단히 뒤에서 지휘만 하고, 자기는 앞에서 몬스터를 처치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 것 같은데?

「카지」 그...... 그야, 힘들다고 말하면 엄마가 허락하지 않을까 봐......

미안...... 나 같아도 신뢰 못 하겠다.

카지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원래부터 허락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반드시 현재 상황을 좋게 바꿔야 한다! 카지 엄마에게 나는 카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지휘사라는 걸 증면해야 한다.

▷ 카지가 하겠다면 말릴 수 없을 거예요

「카지의 어머니」 ......? 그 말은 여기서 한 번 해 보겠다는 건가요?[보이스2] 하... 즉, 저한테 이겨서 여기서 나가겠다는 말인가요?

「카지」 대장 ......! 아, 안 돼! 우리 엄마는 엄청 강하단 말이야! 나도 지금껏 엄마의 나기나타에게 이겨본 적이 없는데!

「지휘사」 ?! 그거 진짜야!? 아주머니가 그렇게 세다고?!

그때 카지 엄마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 커다란 체격으로 똑바로 서자 더욱 압박감이 느껴졌다. 엄숙한 모습에서 위엄이 느껴졌다.

「카지의 어머니」 확실히, 나를 이길 수만 있다면 카지가 중앙청에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없겠죠. 하지만 무도로 승패를 가르기로 한 이상, 카지. 절대로 물러서지 마렴.

「카지」 으아아아——

「지휘사」 카지, 걱정하지 마.이번에는 내가 네 뒤에 있잖아. 지휘사 나름의 방식대로 너를 지원해줄게!

「카지」 괘, 괜찮죠?

카지는 반응을 살피듯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카지의 어머니는 이미 한쪽 선반에 있는 나기나타를 집어 들었다.

「카지의 어머니」 너희들은 파트너이니 한꺼번에 오너라.

서로 경례하자마자 긴 검이 바람을 갈랐다——

「지휘사」 카지, 오른쪽에서 온다!

「카지」 윽——! 받았다——무거워!

「지휘사」 그다음 위에! 아래쪽도 조심해!

「카지의 어머니」 ...... ......!

온 정신을 기울여 현재 전황에 집중했다. 순식간에 두 사람의 동작이 모션 실루엣처럼 보였다——

내 외침을 듣는 카지의 몸은 처음엔 뻣뻣했지만 점점 유연해지고 있었다.

!

「지휘사」 다음 한 수는 허리 뒤쪽에서 올 거야!

「카지」 맡겨만 둬!

카지가 허리 쪽으로 세게 내려쳤다. 손에 든 후츠노미타마가 어머니의 나기나타의 도신을 타고 그 무기를 쥔 손쪽으로 미끄러져 갔다.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기나타가 땅에 떨어졌다.

「카지」 후에...... 후아...... 이...... 이겼어!

「카지의 어머니」 ...... 하. 당신, 왜 계속 나의 공격을 모두 예측해준 거죠?

카지의 어머니는 검을 주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나에게 추궁했다.

「지휘사」 그건 이따끔 발현되는 예측 능력 때문이에요. 다음 위협이 어디에서 오는지 예측해서 카지가 피하도록 지휘한 거죠.

「지휘사」 그렇기 때문에, 저는 카지와 함께 몇 번이고 이길 자신이 있는 거예요!

「카지의 어머니」 ......

「카지」 엄마......!

「카지의 어머니」 네가 이겼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니? 내가 여기서 막더라도, 그대로 뿌리치고 나갈 수 있잖니.

「카지」 아뇨, 승부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저는 이렇게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제대로 설득하고 싶다고요!

카지 엄마는 허리를 숙여 나기나타를 집었다.

「카지의 어머니」 약점만 노리는 느낌이 있지만 머리 회전이 빨라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고, 본인한테도 충분한 능력이 있구나.

「카지의 어머니」 중요한 건 너 자신이 이미 그/그녀를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거란다. 내가 반대해야 할 이유는 없어.

「카지의 어머니」 너희들의 궁합은 꽤 훌륭해.

▷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카지의 어머니」 신기사는 일반 사람으로부터 훨씬 초월한 "초능력자"고, 일시적이라곤 하나 매우 유혹적입니다. 카지가 계속 신기사를 하고 싶다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겠죠.

「지휘사」 아니요, 제가 알기론 그렇지 않아요.

「지휘사」 카지가 말해줬어요. 그녀의 아버지가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정직한 마음을 갖고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가르쳐줬다고요.

「지휘사」 카지라면 분명 신기사가 되지 않았어도 흑문과 이계의 재난과 마주했을 때, 주저없이 뛰어들었을 거예요. 신기사이고 아니고와 관련없이, 카지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죠.

「카지의 어머니」 ...... 제 아이를 잘 알고 계시는군요.

「카지의 어머니」 혹시 당신은 강하기만 하면 지휘사나 신기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카지의 어머니」 흑문과 몬스터는 이 도시의 이차적인 위험일 뿐이에요.

「지휘사」 음, 이차적이라...... 그렇다면 주요 위험은 뭐죠?

「카지의 어머니」 사람이죠. 흑문 사건이 발생하고 오늘날까지 이르러 제일 큰 문제는 이계와의 "전투"가 아니라, 흑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느냐인 거예요. 중앙청은 그런 질서를 위한 기관이죠.

「카지의 어머니」 이해가 되나요? 당신은 그저 인간의 어느 세력에 있을지 선택한 것 뿐, 정의와 도리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니란 소리에요.

「지휘사」 아뇨, 그렇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생각은 장담 못해도, 이것만큼은 확실해요. 저와 카지는 진심으로 흑문을 해결하기 위해 싸우기로 결정한 거예요!

「카지의 어머니」 정치적인 용도로 쓰인다 해도요?

「지휘사」 그게 걱정돼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분명 후회할 거예요!

「지휘사」 우리가 어떤 세력에 존재하던, 우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사람들은 확실히 살아남게 돼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카지의 어머니」 ..... 역시 아직 어리군요. 사람들을 돕고 싶다 하더라도 누가 당신들을 도와주죠? 만에 하나 유해라도 된다면 어쩔 셈이죠?

「지휘사」 레이첼이 카지가 자신의 힘을 통제할 수 있고 과도한 환력의 위험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유해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요.

「카지」 맞아요! 그리고 레이첼 선생이 제 환력은 아직 과도하게 쓰지 않았다고 했어요. 대장 의 주의로 이제 보통 적을 상대할 때 이전처럼 바보같이 전력으로 상대하지도 않고요......

「카지」 엄마, 흑문 문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신기사가 되고 나서, 제 감각도 더 예리해졌어요.

「카지」 순찰할 때면 주위에 점점 많아지는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도 이젠 무시할 수 없어요......

「카지」 많은 사람들이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거예요. 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전 성장하겠어요. 노력해서 성장해야만 해요.

「카지의 어머니」 하지만 네가 죽을 수도 있어.

「카지」 하지만 엄마, 사람은 다 죽잖아요.

「카지의 어머니」 ...... 지휘사 님도 그리 생각하시나요?

정중히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카지 어머니의 매서운 눈빛에서 처음으로 따뜻함이 보였다.

「카지의 어머니」 어쨌든 나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신기사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왜 싸우는지 이해하지 못해. 그래도 가고 싶다면 나는 막을 이유가 없단다.

「카지의 어머니」 그래, 너희는 분명 강해져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너희가 천천히 "성장"하고 있을 때, 분명 누군가는 너희의 앞에서 위협을 막아주고 있다는 걸 기억하렴.

「카지의 어머니」 ...... 그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하지 마.

「카지」 엄마...... 네, 알겠어요!

「카지의 어머니」 네가 계속 신기사로 있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수많은 음모들과 마주쳐야 할지도 몰라. 그 때가 오면, 그 음모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해서 방해하는 걸 모두 베어버리렴. 이건 내가 너한테 바라는 점이란다.

「카지」 ...... 네!

「카지의 어머니」 그럼 지휘사 님, 손님이시기도 하고 날도 저물었는데, 같이 밥이라도 먹는 건 어떤가요?

「카지」 아! 저도 도울게요!

「카지의 어머니」 그래, 같이 하자.

카지의 어머니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카지는 기뻐하며 엄마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카지」 우리 집 음식은 모두 엄마랑 내가 만들어. 대장 , 기대해도 좋아!

「지휘사」 응! 좋아, 기대할게!

그날 저녁...... 저녁 식사 때 위장에 180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철권으로 때려박는 고통을 느낀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큰 저택 사방을 이리저리 걷다 보니 어느새 수풀을 통과해 작은 산 언덕까지 오게 됐다.

「카지」 아, 대장 . 나와서 산책하는 거야?

「지휘사」 카지, 왜 여기 있어?

「카지」 에헤헤...... 목욕하고 나니까 바람이 쐬고 싶어져서.

풀어헤친 머릿결에서 샴푸 향기가 났다. 밤하늘 아래서 카지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지」 오늘 엄마랑 정말 많은 얘끼를 했어. 지금까지 엄마랑 이렇게 깊게 얘기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카지」 대장 (이)가 옆에 있어서 이야기가 더 잘 된 것 같아. 대장 (이)도 내 결정을 이해해 줬고.

「카지」 신기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 기뻐.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다른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거든.

「카지」 어렸을 때 사회에 나쁜 일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는데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그때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다니셨지.

「카지」 이때 나는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했어. 나처럼 어린 아이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이야. 점점 이 나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기 시작했어.

「카지」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그게 내 목표가 되었어.

「카지」 신기사가 돼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대장 과 함께 전진하고 싶어......

「카지」 지금까지 살면서, 나 자신이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 건 처음이야——

별빛이 카지의 얼굴을 비추었다. 마치 그녀의 얼굴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 같았다.

「카지」 맞아. 난 세계를 구하고 싶어. 조금이라도 좋아.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지휘사」 ......

「카지」 ...... 대장, 나도 이런 말 하는 거 부끄러우니까...... 뭐라도 반응 좀 해봐.

「지휘사」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카지」 물어봐......

「지휘사」 카지 너 방금...... 나랑 함께 하고 싶다고 했지?

「카지」 ...... 도대체 어딜 중요하게 들은 거야!

「카지」 그건...... 대장 (은)는 한 방만 맞아도 황천길 행인데 당연히 내가 보호해야지!

「카지」 하지만 그 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의지를 해야겠지. 그들의 뒤에 서고, 심지어 방해하더라도 말이야.[보이스3] 하지만... 혼자서 지킬 수 있게 될 때까지,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지하고, 많은 사람들의 뒤에 숨고, 발목을 잡아버리게 되겠지.

「카지」 ...... 대장 , 내가 너에게 의지해도 될까?

▷ 무슨 소리야. 우리는 평등한 동료잖아?

「카지」 ..... 하긴. 헤헤. 그럼 안 되겠지. 바꿔서 내가 너의 앞에 있을게.[보이스4] ..... 그랬지. 헤헤. 그래도, 그러면 안 돼. 역시 (내가) 대장의 앞에 서야지.

▷ 마음껏 내게 의지해.

「카지」 고마워, 대장 . 언젠가 꼭 네 앞에 서서 지켜줄게.

「지휘사」 카지는 엄청 눈부시구나.

「카지」 눈부시다고......?

「지휘사」 응. 항상 포기하지 않고 용감하게 나아가잖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영웅처럼 모든 사람 앞에서 빛을 내는 것 같아.

「카지」 하하하, 그렇게 말하니까 좀 부끄럽네.

「카지」 영웅이라...... 나는 못해. 어떤 영웅이 기말고사 시험을 떨어질까 봐 걱정하겠어? 난 매일 걱정한단 말이야......

「지휘사」 영웅이 그런 작은 약점이 있는 것도 귀여운 거지!

「카지」 헤헤...... 고마워.

「카지」 어쨌든 나는 검도를 할 줄 아는 고등학생 신기사일 뿐이야. 정의를 위해 용감히 나서는 것처럼, 나에게 사람을 도울 능력이 있으니까 나서는 거야. 너무 신중히 생각하는 건 나한테 안 맞아.

「카지」 저 별들처럼 아무리 멀고 약한 빛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을 비추어 주면 되는 거야.

이날 소녀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치 손에 별들이 닿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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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카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그녀의 어머니를 설득했다.
별이 가득한 밤, 소녀의 꿈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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