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제2번(브루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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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 미사 제2번 E단조
(Messe Nr.2 e-moll/Mass no.2 in E minor)

1. 개요
2. 곡의 형태
3. 초연과 출판



1. 개요[편집]


안톤 브루크너의 번호 붙은 두 번째 미사곡. 하지만 전작인 1번이나 후속작인 3번과 달리 독창자를 한 명도 두지 않고, 기악부의 편성도 현악기타악기를 죄다 빼버린 관악 합주로 축소시켜 외형적으로는 가장 큰 차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편성이 브루크너만의 독자적인 아이디어는 아닌데, 선배인 슈베르트라틴어 미사 통상문을 독일어로 자유롭게 번역한 가사에 곡을 붙인 '독일 미사' 에서 기악부를 관악 합주와 오르간으로 편성한 바 있다.

작곡 시기는 1866년 8월부터 11월 25일까지였고, 브루크너가 오르가니스트로 봉직 중이었던 린츠 대성당의 주교가 의뢰해 작곡되었다. 연주 시간은 약 40~43분으로, 브루크너의 번호 붙은 미사곡들 중 가장 짧은 길이로 되어 있다.


2. 곡의 형태[편집]


이전 시대와 동시대의 많은 미사곡들과 마찬가지로 로마 가톨릭의 공인 라틴어 미사 전례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자비송(Kýrie), 대영광송(Glória), 신앙 고백(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Credo), 거룩하시도다(Sanctus),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5개 섹션. '거룩하시도다'는 베네딕투스(Benedictus)를 추가로 분리해 총 6개 섹션으로 치는 일이 많다. 미사 제1번에서처럼 대영광송과 신앙 고백의 사제 선창구는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을 그대로 사용하는 보통의 관례를 따라 브루크너 미사곡도 합창단 또는 성가대의 테너 파트장이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해당 대목을 인용해 선창하고 나서 시작한다.

브루크너의 미사곡들 중 가장 르네상스 풍이며, 기악 반주가 붙어 있지만 아 카펠라 양식의 곡들을 세심하게 연구한 성과가 반영되어 있다. 심지어 '거룩하시도다' 에서는 르네상스 종교음악의 대선배인 팔레스트리나의 '미사 브레비스' 에서 주제를 인용하고 있다. 대위법 스킬의 숙련도도 업그레이드되어 있고, 특히 대영광송 후반부를 장식하는 푸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지만 종교음악은 기악 없이 순수한 성악으로만 불려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체칠리아주의자' 들에게는 여전한 까임의 대상이었다.

기악부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성악부는 전작인 1번보다 노래하기 상당히 까다롭게 작곡되었고, 특히 소프라노와 테너 파트 음역의 높은 테시투라(tessitura. 한 작품에서 평균적으로 음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음역대를 일컫는 단어)로 인해 아마추어 합창단은 쉽게 도전하지 못할 정도다.

그리고 무반주 합창만으로 한참을 진행하는 대목도 많아, 나중에 기악부가 참가할 때 합창의 음높이가 너무 떨어지거나 높아져서 불협화음을 유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무반주 합창만 오랫동안 나오는 부분에서 오르간이나 소규모로 줄인 관악 합주를 같이 연주해 음높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합창단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증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다.

연주 편성은 8성부의 혼성 합창(소프라노 1&2-알토 1&2-테너 1&2-베이스 1&2파트)에 오보에 2/클라리넷 2/바순 2/호른 4/트럼펫 2/트롬본 3의 관악 합주가 따라붙는 식으로 되어 있다. 8성부는 합창부가 최대로 쪼개지는 숫자를 뜻하고, 대영광송과 신앙고백의 경우 통상적인 4성부로 작곡되어 있다. 그리고 합창단 편성이 대규모일 경우, 목관악기들인 오보에와 클라리넷, 바순을 곱배기로 늘려 각 악기당 네 대씩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관악 합주만으로 기악 편성을 작곡한 것은 초연 때 실내가 아닌 야외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을 감안한 아이디어였는데, 야외 공연에서는 줄을 문지르거나 퉁겨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보다 공기에 소리를 실어 내보내는 관악기가 더 선명하게 들린다는 음향학 상의 법칙 때문이다. 성당이나 교회 등에서 진행되는 실내 공연을 감안해 관악 합주부를 오르간으로 편곡한 버전도 있지만, 예산 상의 문제로 축소 공연하거나 '이런 버전도 있다' 는 소개 의도 외에는 별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

3. 초연과 출판[편집]


린츠 대성당 주교는 이 곡을 1866년으로 예정된 대성당 부속 경당의 낙성식 겸 봉헌 미사 때 초연하려고 했지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3년 뒤인 1869년에야 완공할 수 있었다.

최초 공연: 1869년 9월 25일에 린츠 대성당 경당의 앞뜰에서 성당 부속 성가대와 관악 합주단이 브루크너 자신의 지휘로 초연함(29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초연 후인 1882년에 한 차례 개정 작업을 했는데, 1번과 마찬가지로 곡의 구조는 바꾸지 않고 셈여림이나 템포 변경 등 세부적으로 수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1896년 간행된 초판 악보도 1882년의 개정본을 기반으로 편집되었다.

''1896년 초판: 빈의 루트비히 도블링어 음악출판사에서 출판됨. 1882년판과 큰 차이 없음.''
1882년 개정판: 1940년에 음악학자 로베르트 하스의 편집으로 출판됨. 1949년에 레오폴트 노바크가 약간의 오식을 바로잡아 재출간함.
1882년 개정판: 1959년에 노바크의 편집으로 출판됨. 1949년 재출간 이후 진행된 추가 연구와 자료 수집 성과를 반영함.
1866년 미개정판: 1966년에 노바크의 편집으로 출판됨.

현재 많이 채택되는 악보는 노바크 개정판이고, 초판을 비롯한 모든 악보들의 차이점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완벽한 시대고증 등의 이유로 미개정판을 쓰는 공연이나 녹음도 종종 있다. 악보 선택 문제 보다는 연주 자체의 문제가 훨씬 큰데, '곡의 형태' 항목에서 언급했지만 합창단들에게 넘사벽처럼 느껴지는 난이도가 여전히 발목을 잡는 문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수준높은 합창단의 실력을 발휘하고 보여주는데도 더없이 적절한 곡이라, 의외로 많은 합창단들이 공연과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 기악 편성이 관악 합주로 축소된 것도 연주에 드는 비용의 절감이라는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지의 실력 좋은 성가대들도 가끔 공연하거나 녹음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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