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요와 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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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와 요미
조우리 단편소설


장르
SF
저자
조우리
출판사
우주라이크소설
출간 정보
2022.08.12 전자책 출간
분량
약 1.2만 자
독점 감상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990000001

1. 개요




1. 개요[편집]


작가 조우리가 2022년 8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

데이터를 통해 영원히 존속되는 로봇이 가진 기억, 그에 반해 언젠가 잊히고 희석될 인간의 기억 사이의 간극과 갈등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회사와 한 블록 떨어진 카페에서 커피를 사 오는 사이에 리지는 반려동물 로봇과 함께 걷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야외에서 마주치는 반려동물 로봇들은 대부분 강아지의 외형을 하고 있었다. 20세기 말 출시된 최초의 반려동물 로봇 ‘페이지’도 강아지와 똑 닮은 모습이었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조악하고 결함이 많은 기종이지만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페이지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인 로봇이었다. 페이지라는 이름은 1세대 반려동물 로봇의 대명사였고, 리지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명이 ‘네버엔딩 페이지’라는 사실도 그와 무관하지 않았다.


페이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최초의 사람들은 그 선택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했다. 진짜 반려동물과 반려동물 로봇은 다르다며, 페이지와 함께 사는 삶은 특이한 취향 정도로 취급되었다. 그들은 페이지를 값비싼 장난감으로 취급하는 시선들에 맞서 자신들을 ‘페이지어’라고 부르며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반려동물 로봇과 함께 사는 건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리지의 집에도 반려동물 로봇 미요가 있었다. 유나가 어릴 때부터 곁에 두었던 미요는 리지와 유나가 결혼하면서 이제는 리지와도 한집에 살고 있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각에 머리맡으로 날아와 “아침이야, 일어나, 유나.”라고 종알대는 작은 로봇 앵무새.


유나는 미요가 세 번째 미요라고 했다. 첫 번째 미요는 로봇 햄스터였고, 두 번째 미요는 로봇 고양이였다. 앞선 미요들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로봇 앵무새 미요는 지난 미요들이 유나와 함께한 모든 시간을 기억했다. 생명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한계를 넘어, 그리고 이제는 물성의 마모와 권태마저도 초월해 지속되는 감정의 교류. 그게 사람이 반려동물 로봇에게서 원하는 궁극적인 것이라며, 어째서 이렇게 영원이 확실히 약속된 시대에 가장 성장하는 산업이 로봇 장례업인 걸까.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누군가는 더 이상 성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로봇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새로운 로봇에 이식하고 누군가는 존재하지 않는 죽음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리지는 가끔씩 유나가 첫 번째 미요와 두 번째 미요가 죽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미요와 요미>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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