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후발리: 더 비기닝/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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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마헨드라를 살려주소서
3. 가면과 전사
4. 문신
5. 발라와 황소
6. 화산의 이야기
7. 시부두의 정체와 그 날의 진실
8. 마하시마티-칼라케야 전투
9.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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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인도 영화 바후발리: 더 비기닝의 줄거리를 다루는 문서. 편의를 위해서 OST 트랙을 응용하여 문단을 구분하였다.

2. 마헨드라를 살려주소서[편집]


황금빛 꿈 속세의 번뇌.
영혼 깊숙이 맴도는,
삶이라 불리는 이 강.

위대한 산을 돌고 돌아,
바위 따라 흘러 흘러,
깊은 협곡을 가른다.

인생이라 불려지는
멈추지 않는 무한한 강.
이것은 생명의 강이다.

오프닝. 위의 노래와 함께, 작중 배경이 되는 장소들이 지도로 나타난다. 마히쉬마티 왕국을 시작으로, 물이 흐르며 전장과 쿤탈라 왕국을 평면적으로 비춘다. 그러다 폭포에 이르자 입체적인 구도로 바뀌어 마히쉬마티 왕국이 높은 산맥 지대에 자리 잡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 후, 물이 거세게 떨어지며 실사로 바뀌고 작품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폭포 아래 작은 동굴. 한 중년의 여성이 갓난아기를 안고는 오로지 횃불에만 의지해 걸어 나오고 있다. 비틀거리는데다 거친 숨을 내뱉는 모양새가 위태롭다. 하지만 입은 옷이며 장신구를 보아서는 분명히 귀부인이 틀림없다. 여인은 동굴 밖으로 나오다가 횃불마저 놓치고 만다. 이미 날이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듯한데도, 여인은 힘겹게 폭포 앞까지 발을 디딘다. 화살이 여인의 등에 박혀 있다. 꿋꿋이 걸음을 재촉하는 여인. 그 때 동굴에서 어스름한 불빛이 느껴진다. 여인은 등을 돌리더니 뒷걸음질한다. 여인의 피가 바위 위에 거꾸로 된 족적을 남긴다.

잠시 뒤, 동굴에서 나오는 병사 둘. 횃불과 칼을 손에 쥐고 있다. 여인의 혈흔을 발견하곤 뒤쫓아 보지만, 여인의 속임수에 당해 텅빈 계곡만 쳐다볼 뿐이다. 그 때. 여인은 자기 등에 꽂혀 있던 화살을 뽑아내어 병사들의 뒤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순식간에 화살을 병사의 목에 꽂아 넣고, 부드러운 손길로 칼까지 뺏어 다른 하나까지 말끔하게 처리한다. 아기를 품에 안고도 손쉽게 대처하는 모습. 하지만 여인에게는 남은 시간이 없다. 절망 뿐이던 그 순간, 여인의 눈에 희미한 불빛들이 들어온다. 마을이 있다. 여인은 칼을 버리고 아기를 꼭 안은 채 계속 걷는다. 그런데, 거센 물길이 여인의 발을 휘감아 미끄러지고야 만다. 물에 휩쓸려 가던 도중, 나뭇가지 하나를 발견해 겨우 목숨을 부지한다. 하지만 더 이상의 가망은 없어 보인다. 여인은 고개를 들어 부르짖기 시작한다.

"시바 신이시여! 죽음만이 제 유일한 구원이라면 제 목숨을 바칩니다! 이 아이만은 살려주소서! 아들을 기다리는 어미를 위해 꼭 살아 남아야 합니다. 반드시 살아서 마히쉬마티의 왕위에 올라야 합니다. {{{+1 마헨드라 바후발리를 살려주소서!}}}"

여인은 높은 폭포를 올려다보며 아기를 높이 치켜들고서 시바에게 기도를 올린다. 여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오르는 폭포수. 여인은 아기를 든 팔을 제외하고는 물에 잠기고 만다.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의 뒷편으로 해가 떠오른다.

다음 날. 폭포 뒷편 마을의 사람들이 아침을 맞아 밖으로 나온다. 그러던 중, 보라색 옷을 입은 한 여자가 아기를 발견하고, 어떤 남자가 물에 뛰어들어 아기에게로 거침없이 헤엄쳐 간다. 무사히 아기를 받아 구하는데, 여인의 손가락이 폭포 위를 가리킨다.[1] 남자가 그 손끝을 따라 위를 보던 와중 여인은 물에 휩쓸려 순식간에 떠내려간다. 남자가 물 밖으로 나와 보라색 옷 입은 여자의 품에 아기를 안긴다. 남자는 물에서 자신이 겪은 바를 촌장에게 낱낱이 보고한다. 한편, 또 다른 사람들이 촌장을 찾는다. 여인이 해치운 병사 둘을 발견한 것이다. 또 다른 곳에서는 여인이 도망쳐 온 동굴을 발견. 마을 사람들마저도 전혀 몰랐던 곳이었다. 산 정상으로 이어진 통로로 보인다는 말에, 촌장은 귀부인의 뜻대로 아기를 산 정상으로 되돌려 보낼 생각을 하지만 여자는 병사들을 보면 모르냐면서 격하게 반대하며 자신이 키우겠다고 한다. 여자의 이름은 상가. 상가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던 자신에게 강의 여신이 주신 아이라 생각한 것이다. 상가는 반대하는 사람은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겠다며 뜻을 곤고히 한다. 흠칫하는 사람들. 이어, 상가의 말에 사람들은 분주하게 동굴 입구를 막는다.

몇 년 후. 아기는 어느덧 어린 아이가 되었다. 폭포 아래 한 켠에 앉아 위를 올려다 보고 있던 중, 상가가 걱정근심 가득한 얼굴로 아이를 찾아 부리나케 온다. 상가에게 저 위에 무엇이 있냐고 묻는 아이. 하지만 상가는 마음에서 치고 올라오는 두려움에, 어린 아이를 잡아먹는 귀신이 득실거린다고 겁을 준다. 하지만 아이는 굴하지 않고 올라가 보고 싶다는 말만을 되풀이한다. 상가는 다시는 그런 소리 말라며 아이를 품에 안고 마을로 돌아간다.

또 몇 년 후. 아이는 소년이 되었다. 몸집 좀 커졌다고 폭포에 덤비기 시작했다. 맨손 맨발로 폭포에 오르려는 소년. 물이 얼굴을 마구 때려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닌 듯, 상가에게 귀를 붙잡혀 질질 끌려가면서 잔소리를 듣는다. 상가는 무릎까지 꿇어가며 아들을 만류하지만 소년은 세차게 도리질을 하며 똥고집을 부린다. 소년은 계속해서 폭포를 거스러 오른다. 수없이 미끄러져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반복한다. 청년이 된 그는 이제 폭포 정상을 넘볼 만큼 성장해 있었다. 되풀이되는 하루가 일상이 된 것은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청년은 매일 실패하기 일쑤인 절벽에 다다른다. 마음을 다잡고, 건너편의 나뭇가지를 목표로 힘차게 점프-- 하지만, 택도 없다. 그대로 곤두박칠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주인공, 결코 흠집 하나 나지 않고 폭포수를 따라 다시 밑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드디어 밝혀지는 그의 새 이름. 그는 시부두로 살아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그를 다급하게 찾으며, 어머니께 가보라 한다.

상가는 링엄에 물을 부으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번이 열 다섯 번째인데, 사제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채워야 할 횟수는 1001번이다. (...) 상가는 지극정성을 다 하면 아들이 말을 들을 지 사제에게 묻는다. 사제는 물론이라면서 지극정성으로 물을 계속 길어 부으라는 말만 할 뿐이다. 그 때, 시부두가 상가를 찾아 달려온다. 무거운 물동이를 든 상가를 막아보려 하지만 상가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 시부두는 상가를 걱정하며 자기 말을 좀 들어달라 하지만, 자신도 상가의 말을 잘 들은 적이 없다. 시부두는 물동이를 뺏어 들고 자신이 길어 오겠다 하지만, 깐깐한 사제가 가로막는다. 시바 신이 허락하지 않으며, 오직 맹세한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시부두는 사제에게 하던 일이나 하시라 일갈하고 상가를 뒤쫓아 그 앞을 막더니, 이번엔 아예 상가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린다. 하지만 사제가 또! 막는다. 맹세한 자가 자기 발로 걸어야만 한다며. 시부두는 화가 치솟아 사제에게 따지기 시작하지만, 사제는 태연하다. 시부두는 고개를 돌린다. 링엄이 눈에 들어 오자, 시부두의 눈에 불이 켜진다.

상가는 이미 물가로 가서 시바의 이름을 부르며 물동이를 채우는 중이다. 마을 아주머니 한 명이 상가를 찾고, 상가는 물동이를 옆구리에 끼고 급히 다시 올라온다.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물동이를 놓쳐 깨버리고 만다. 시부두는 혈안이 되어서는 긴 쇠막대를 들고 링엄 밑동을 깨부수고 있었다.. 상가는 나무 매로 시부두의 등짝을 후리며 신성모독으로 지옥에 갈 거라며 아들을 말려보지만, 장성한 아들은 아무 타격이 없고, 오히려 매가 못 쓰게 되어버린다. 이젠 정신을 놓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상가는 그만 주저앉아 버린다.


Sivuni Aana

그때, 시부두는 최후의 일격을 날린다. 드디어 링엄 밑동에 둥그렇게 금이 간다. 상가와 사제는 물론 주위의 모두가 깜짝 놀란다. 웃옷을 집어 던지는 시부두. 링엄 옆에 놓여 있던 온갖 제물을 집어 치우고 링엄을 감싸 안기 시작한다. 촌장이 그를 제지하려 하지만, 놀라움에 휩싸인 촌장이 그냥 지켜보자며 촌장을 막는다. 이윽고 시부두는 힘을 주더니.. 링엄을 들어올리고 만다.. 그의 팔뚝에 차고 있던 돌팔찌의 줄이 터져 나가고, 링엄은 물과 흙덩이를 떨어뜨리며 시부두의 어깨 위에 놓인다.

"시바 신의 영광의 머리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 줄게. 천상의 갠지스 강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처럼 부드러운 파도처럼 빛나는 머리. 그의 이마는 찬란한 불처럼 빛나고 반짝이는 초승달로 장식했지. 너를 이끌어 주는 이는 누구인가? 너는 누구로부터 태어났는가? 시바 신의 하인, 난디인가? 그 누구도 보거나 듣지 못했는가? 네가 시바 신께 선택 받은 자구나. 시바 신의 링엄을 인도하는 갠지스 강. 시바 신께 마음의 평화, 장엄한 세계만물 속에 존재하네. 누가 여신의 반려자인가? 누가 번뇌를 다스리는가? 모든 것은 자비로운 신의 섭리."

시부두는 밥 먹듯이 다닌 계곡 바윗길을 맘껏 누빈다. 링엄을 어깨에 지고도 힘든 기색 하나 없다. 심지어 물에 뛰어들어 시원하게 몸을 적시기까지.. 시부두는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서 링엄을 밀어 넣는다. 이제 상가는 물론 마을 사람들 모두가 물을 길러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두가 감격하여 두 손을 모으고, 사제는 고둥나팔을 불어 시부두를 칭송한다. 뿌듯하게 상가를 보는 시부두. 이제 신께서 아예 목욕을 하시겠다며 농담하는 여유를 보인다. (그러고는 마을 사람들의 무수한 박수 갈채를 받으며 홀로 춤을 춘다.)

3. 가면과 전사[편집]


그 때, 무언가가 폭포에서 떨어져 내려온다. 링엄에 한 번 부딪힌 후, 물살을 타고 시부두의 발 아래서 멈춘다. 그것은 바로 나무로 만든 가면.. 시부두는 가면을 들어올려서 들여다보더니 폭포를 향해 고개를 치켜든다. 어릴 적 엄마가 겁주던 것과는 다르게, 폭포 너머에도 사람이 있다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시부두에게 한 줄기 희망이 생긴 셈이었다.

며칠 뒤. 상가는 감사 인사 차 사제를 찾았다. 이제 시부두는 폭포를 오르지 않는다. 사제는 시바 신의 능력을 믿지 못했던 거냐며, 상가가 건네는 음식 조각을 집어든다. 하지만 상가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시부두가 이제는 가면만 보고 있는 것이다. 사제는 시바 신께서 오묘한 방법으로 일하신다며 걱정 말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촌장은 옆에 앉아 사제에게 부채질 중이다. 촌장도 질문거리가 있다. 시부두가 링엄 옮기는 일을 시바 신이 허락했다면, 시부두와 상가의 소원 중 무엇을 들어주느냐는 의심이었다. 상가는 발끈하면서 시부두가 자신을 위해 한 일인데 물론 자신의 소원이 아니겠냐고 한다. 상가는 시부두가 떠날까봐 너무나도 두려운 것이다. 사제는 대답을 회피하면서 시바께서 뜻하신 바가 있을 테니 그저 찬양만 하라며 자리를 벗어난다.

시부두는 숲에 있다. 넘어져버린 커다란 나무 둥치에 기대 누워, 가면을 손에 들고 요모조모 뜯어보는 중이다. 마을 친구들이 그를 찾아와, 언제까지 가면만 볼 꺼냐고 묻는다. 시부두는 폭포 위로 누군가 사는 것 같다고 말하고, 친구들은 대충 대답하고는 어머니께서 찾는다고 전해준다. 시부두는 먼저 가라 해놓고 움직일 생각이 없다. 가면을 흙바닥에 던져 놓고 뚫어져라 보면서 당신은 누구냐고 묻고만 있을 뿐이다. 시부두는 지도 웃긴지 자리에서 일어나 가면을 집는다. 그런데, 가면의 윤곽을 따라 흙바닥에 남겨 진 얼굴. 시부두는 표정이 바뀌더니 급하게 나뭇가지 하나를 집어 흙을 파서 얼굴을 새기기 시작한다. 마침내 완성된 여인의 얼굴.. 시부두는 활짝 웃으면서 어딘가를 본다.


Dhivara

급하게 풀밭을 뛰어 폭포로 향하는 시부두. 결국, 폭포에 다시 오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늘 실패하던 그 절벽에 다다른 시부두. 근데 좀 이상하다. 그동안 못 보던 푸른 나비가 있고, 건너편에는 그런 나비로 상반신이 덮여 있는 한 여인이 춤 자세를 취하고 서 있다. 여인이 팔을 휘저어 춤을 추기 시작하자, 나비들이 떨어져 날아간다. 휘날리는 흰 천이 마치 선녀를 보는 것 같다. 여인은 뒤로 돌아 얼굴을 보이면서 노래를 부른다.

"나를 좋아하나요? 날 그렇게 좋아하나요? 나는 당신이 꿈꾸던 천상의 여인이에요. 당신을 초대할게요. 짖궂은 연인처럼 당신을 바라봐요."

(오, 용감한 전사여! 세상이 그대 발 아래 놓일지어다! 오, 강인한 자여! 그대가 원하는대로!) x2

시부두는 여인과 손을 맞잡아 보겠다는 집념 하나로 (...) 힘껏 뛰어서 드디어 절벽을 극복하고, 폭포 정상에 조금 더 가까워져 간다.

"지친 그대의 몸을 달래줘도 될까요? 당신의 발걸음을 응원해도 될까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어도 될까요?"

"넘어지고 떨어져도 당신에게 갈 것이오. 거센 갠지스 강물도 시바 신도 나를 멈출 수 없을 것이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당신에게 가리오."

(오, 용감한 전사여! 세상이 그대 발 아래 놓일지어다! 오, 강인한 자여! 그대가 원하는대로!) x2

시부두는 여인과 만나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로 끝없이 나아가지만, 여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닿을 듯 닿지 않는다. 시부두는 험한 암벽을 오르고, 덩굴에 의지해 강을 가로지르고, 나무들을 뛰어넘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그러다 마주한 난관. 한 뼘이나 될까 싶은 좁다란 길이 그를 맞이한다. 맨들한 암벽을 등지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옮기는 시부두. 하지만 불룩 튀어나온 면에 다다르자 넘어가지 못하고 떨어지고야 만다. 다행히도 덩굴에 걸려 목숨을 건진 시부두 앞에, 여인이 하늘하늘 내려온다.

"포기하지 마요. 더는 기다릴 수 없어요. 하늘을 가르는 바람처럼 속삭임이 되어 날아와요."

여인의 모습에 시부두는 다시 힘을 낸다. 덩굴을 엮은 밧줄을 올라.. 드디어 폭포 정상 턱끝까지 다다랐다. 시부두는 폭포 끄트머리의 툭 튀어나온 바위 지대에서 폭포수를 피하면서, 작은 단검으로 덩굴과 나무를 꺾어다가 활을 만들더니.. 제 몸에 밧줄을 묶고 단검을 촉 삼아 화살을 만든다. 화살과 밧줄을 잘 묶은 뒤, 몸을 내던지며 활시위를 당기는 시부두..

(오, 용감한 전사여! 세상이 그대 발 아래 놓일지어다! 오, 강인한 자여! 그대가 원하는대로!) x2

"전사여! 가까이 오세요! 오, 멋진 분이여! 나는 당신의 것이에요!"

시부두는 꿈에 그리던 정상 정복에는 성공하지만, 여인의 얼굴에 손을 대자마자 여인은 푸른 나비가 되어 눈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시부두는 지금껏 겪지 못했던 풍경에 시선을 빼앗긴다. 해발고도가 높은 폭포 위는 완전히 눈 내리는 한겨울이었던 것이다. 나무 줄기 위로 쌓여 있는 눈을 보며 즐거워하는 시부두. 그러던 중, 인기척이 느껴진다. 급하게 뛰어오는 한 여자.. 시부두는 그 여자를 보자마자 헤벌레하면서 앞으로 나가려다가 그 뒤를 쫓는 병사들을 발견하고는 몸을 숨긴다. 시부두는 그들이 지나가자 자신은 뭣도 모르면서 그 뒤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몇 명인지 셀 수도 없는 머릿수의 병사들이 낄낄거리면서 여자를 뒤쫓는다. 진흙밭에 뛰기도 어려운 상황. 그때, 여자가 "카시!"하고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 어디선가 안개를 헤치며 날아오는 칼 한 자루. 여자는 칼을 받아들자마자 뒤를 돌아, 자신을 매섭게 쫓아오던 한 병사의 심장을 꿰뚫어 버린다. 시부두는 그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병사들이 놀라서 흠칫하는 사이, 여자의 동료들이 활을 쏘아 병사들을 소탕한다. 손 쓸 틈도 없이 많은 병사가 쓰러지고, 뒤늦게 함정임을 깨달은 병사들은 여자를 죽이려고 안달이 난다. 하지만, 여자도 결코 얕볼 수 없는 실력의 전사였다. 순식간에 병사들을 베어버리는 모습에 시부두의 눈은 휘둥그레하다.

여자는 한 병사를 죽이려다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에 시선이 꽂힌다. 검은 바탕에 붉은 원이 새겨진 목걸이다. 여자는 병사에게 이 목걸이를 어디서 났냐고 묻고, 병사는 우리 왕국에 잠입한 당신네 사람의 것이라 답한다. 그 사람은 데바세나를 구하려다 발각되어 처형당했고, 이 목걸이는 그의 손목에 감겨 있던 것이었다. 병사는 술술 다 불고는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만, 여자는 가차없이 칼을 휘둘러 그의 목을 베어 죽인다. 몰래 훔쳐 보던 시부두는 잔혹한 광경에 숨죽인다. 여자의 명령에 동료들이 시체를 묻고 흔적을 지우기 시작하고, 시부두는 나무 뒷편에 웅크려 몸을 숨긴다.

어느덧 해질녁. 여자와 동료들은 높은 바위산 중턱의 동굴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일행이 들어가자 모두가 주목한다. 여자는 한 노인 앞에 가서 선다. 그는 바로 이 무리의 대장. 여자는 병사가 언급했던 동료 '딜립'의 전사를 보고한다. 모두가 침통해하는 가운데, 여자는 대장의 손 위에 딜립의 목걸이를 놓는다. 그때, 그만 슬픔을 참지 못하고 울먹이는 한 젊은이. 대장은 그걸 알아채곤 곧장 그의 앞에 가서 얼굴을 움켜 잡는다. 대장은 눈물을 보이지 말라고 경고한 후, 그들의 목적을 다시 상기시킨다. 그 목적이란 "괴물 놈"의 족쇄로 광장에 묶여 동물 취급을 당하고 있는 그들의 공주 데바세나를 구출하는 것. 하지만 거듭되는 실패로 그들의 자존심과 명예가 짓밟혀 고통 받고 있는 것이었다. 모두들 전의에 불탄다. 방금의 그 젊은이도 감정은 어느새 분노로 바뀌어 눈물을 닦아낸다. 엄숙한 맹세를 잊었느냐는 대장의 말에, 여자는 칼을 뽑아들며 마지막 숨이 끊어질 때까지 기억할 것이라고 답한다. 그들은 함께 맹세를 외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죽음조차도 두렵지 않다! 우린 강한 의지를 불태운다!"

모두가 칼을 번쩍 들어올리고, 대장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가면을 꺼내들고 자기 얼굴을 가린다. 이에 모두가 함께 가면을 쓴다.

"감정은 약점만 될 뿐 자리할 곳은 없다. 삶과 죽음 또한 의미가 없다. 오직 우리 쿤탈라 왕국의 데바세나 공주님을 구하는 것 뿐."

어느새 그들의 근거지에 뒤따라 온 시부두는 그 광경을 목격하며 외마디 탄식을 내뱉는다.

*

한편, 과거 여인이 가리킨 폭포 위에는 마히쉬마티 왕국이 있었다. 모래빛 왕국의 높은 언덕 꼭대기에 멋드러진 성채가 있으며, 그 밑으로는 망치질 소리와 말울음소리가 들려오고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평범한 풍경이다. 마히쉬마티 국장이 새겨진 커다란 쇠기둥 아래 한 노인이 기둥을 짚고 서서 그 모습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때, 그를 카타파라고 부르며 찾아 온 한 청년. 카불에서 무기상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카타파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기상을 맞이하러 내려간다.

무기상은 전형적인 아랍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바그다드 광산에서 나온 철을 골란산 용광로에서 제련하여 페르시아 최고의 대장장이에게 제작을 맡겼다며 성대하게 운을 띄우고는, 자신이 가져온 칼을 꺼내든다. 이 검이라면 어린 애도 반얀나무 열 그루는 베어 버릴 것이라면서 자랑스럽게 말하더니, 시소 마냥 가운데를 괴어 칼이 가진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그는 칼에게 '시칸다르'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자신의 자존심이라 말한다. 카타파는 칼의 성능을 시험해보기로 한다. 우선 간단하게 휘둘러도 보고, 손목 위에서 한 번 돌려도 보고, 높이 던졌다가 다시 잡아도 본다. 하지만 카타파의 표정은 그닥 좋지만은 않다. 카타파는 무기상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멋진 검이지만 전사들에게는 부적합하다고 말하며 칼을 돌려주고 뒤돌아 서 자리를 뜨려 한다. 모욕감을 느낀 무기상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곧바로 자리를 박차 카타파의 가는 길을 막는다. 무기상은 카타파에게 당신이 내뱉은 말과 흘린 피는 다시 담을 수 없는 법이라며 경고하고는 당신의 말을 증명해보라며 결투를 신청하는 동시에 칼 끝을 카타파에게 겨눈다. 카타파의 부하들이 칼을 뽑아들지만, 카타파는 부하들을 제지하고 자기 칼을 빼어 결투 신청에 응한다.

시작된 결투. 둘 다 호각이다. 무기상은 화로에 칼을 넣어 불을 붙이고 재를 흩뿌리지만, 카타파는 그 옆의 원형 방패를 쥐어 공격을 막아낸다. 카타파는 나이 탓인지 무기상에게 힘에서 많이 밀리다가, 결국 방패를 잃고 비틀거리며 등을 보이고 만다. 자신의 승리라고 생각한 무기상은 이제 알겠느냐고 기세등등해지지만, 카타파는 다시 전의를 다잡고 칼을 눕혀 쥔다. 뒤를 노리고 들어오는 무기상. 몇 번의 합을 겨루며 카타파는 무기상을 밀어 부치더니 무기상의 칼날에 제 칼을 비집어 넣고 칼날을 쪼개 버린다. 공중에서 몇 바퀴 돈 후 무기상의 손에 정확히 되돌아오는 칼. 무기상은 충격을 받고 말문이 막힌다. 그 모습에 카타파는 겸손히 고개 숙인다.

잠시 후, 카타파는 무기상 앞에 다양한 먹거리를 대접한다. 무기상은 중국, 페르시아, 몽골, 그리스 등등 안 가본 곳이 없는 여행가이기도 한데, 카타파 같은 전사를 본 것은 생전 처음이라고 한다. 무기상은 같이 식사를 한다면 영광이겠다며 합석을 권하지만, 카타파는 자신의 신분이 노예인지라 귀빈과는 겸상할 수 없다며 거절한다. 무기상, 그러니까 아슬람은 깜짝 놀란다. 카타파가 무기고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신분이 노예라는 걸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카타파의 부하 중 한 명이 대신 입을 연다. 그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종류의 노예들로, 전쟁을 위해 무기를 만들고 전시에는 주군을 목숨으로 지키며 전쟁이 끝나면 주군의 발 아래 엎드리는 자들이었다.

아슬람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카타파를 올려다보더니, 불쑥 일어나서 그의 자유를 돈으로 사고자 한다. 게다가 10배, 아니 100배라도 값을 치루겠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카타파는 자신의 가격을 정할 순 없다면서, 자기 선조들은 대대로 왕국에 충성을 맹세하셨다고 답한다. 아슬람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잊혀진 지 오래된 조상들의 맹세일 뿐이잖냐며 그를 회유하려고 들지만, 카타파는 선조들은 죽었지만 맹세는 살아있으며 이 생에는 그 맹세와 함께 이 땅에 머물 것이라며 완고하게 제 뜻을 지킨다. 아슬람은 마음이 동했는지 진정한 충성심의 본보기 그 자체라고 아쉬움 섞인 목소리로 말하더니, 도움이 필요하면 진정한 벗이 있음을 잊지 말고 연락하라며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눈다.

4. 문신[편집]



여자는 활과 화살을 맨 채 큰 나무에 기대 깊은 밤의 별을 바라보다가 근처의 호수에 간다.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 헛되다는 듯 흩쳐버린다. 여자는 손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물에다가 손을 집어 넣고, 물고기들이 여자의 상처 주위로 몰려든다. 그때,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물살을 가르며 나타나는 시부두.. 이 정도면 무섭다 깃털 펜을 가지고 여자의 상처 위에 그림을 그린다. 여자는 시부두가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모르고 살짝 간지러운 듯 미소를 짓더니,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바위산의 무리들은 전부 집결하여, 바닥에 앉아 대장의 연설을 듣는 중이다. 대장은 우리의 임무를 성공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한다. 시기는 바로 다음 달 초하루 발랄라의 생일 축하 연회. 전 왕국이 연회 준비에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이는 절호의 기회라 한다. 모두들 반쯤 흥분 상태로 자신을 보내달라 청하지만, 여자만큼은 입을 꾹 닫고 절제를 취한다.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온 대장. 이번에는 아반티카에게 맡기겠다고 한다.

여자, 그러니까 아반티카는 대장의 말에 눈이 번쩍 뜨인다. 기세 좋게 일어나는 아반티카. 동료들이 입을 모아 아반티카를 외친다. 앞으로 걸어나가는 아반티카. 출정의 증표인 팔찌를 받기 위해 손을 내미는데, 자기도 모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를 본 대장은 흠칫하더니, 맹세를 어기고 몸에 치장을 했느냐며 아반티카를 책망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자는 죽음에 몸을 사리니, 자격이 없다며 쫓아내려하는 대장. 큰 실망감을 안고 가차없이 뒤로 돌아 자리를 뜨려는 대장의 손을 아반티카가 잡아챈다. 대장은 손 위로 무언가가 떨어짐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는데, 그건 바로 아반티카의 눈물이었다. 아반티카는 단언컨대 두려움이나 고통이 아닌, 임무를 향해 끓는 피의 유언장이라며 자신의 의지를 내비친다. 만약 그 집념이 느껴지신다면 자신을 보여달라며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마친다. 결국 대장의 신뢰를 되찾는데 성공하고, 대장은 팔찌를 묶어주며 이틀 안에 출발해야 하니 준비하라 명한다. 대장은 아반티카의 임무 성공을 기원하는 한편, 만약 부주의하게 행동하여 잡힌다면 무자비한 고문을 당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5. 발라와 황소[편집]



Mahishimati Anthem(힌디어판)

구름이 걷히면서 높은 산 위에 자리 잡은 황금빛 도성이 나타난다. 깊은 해자가 성 외곽을 둘러쌌고, 코끼리 석상 두 마리가 긴 코를 쭉 내빼고 성문을 든든히 지키고 섰다. 노란 바탕에 빨간 문양을 새겨 넣은 깃발이 나부낀다.

마히쉬마티 왕국은 무적으로 기억되리라.
태양과 달, 별이 그곳에서 빛나는 한

노래와 함께 마히쉬마티의 민가를 비춘다. 코끼리가 끄는 달구지에 금이 그득하게 쌓여있다. 하지만 이것은 풍요가 아니라, 폭정에 의한 것! 병사들은 익숙한 듯이 백성들을 구타하며 금붙이를 탈취한다. 항의하는 사람에게는 얼굴에 똥칠을 하고, 손을 묶어 기둥에 매달아 채찍을 휘두른다.

불굴의 왕국, 눈빛으로도 적을 공포에 떨게 하네!
번영하라 왕국이여!
누구든 우리의 왕국을 탐하려 한다면
전장에서 그 자의 목을 베어 내리라!
마히쉬마티 하늘에 떠오른 태양과 우리의 깃발
피로 얼룩진 황금 왕좌!

노래와 함께 점점 더 깊이 들어가, 왕국에서 가장 큰 건물까지 진입한다. 한 남자가 붉은 웃옷을 벗어 바람에 날려보낸 후, 넓은 등짝을 내비친다. 목에 걸린 장신구까지 벗어던지고, 뒤로 돌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시선 끝에는 사람들 일고여덟이 끙끙대며 밧줄을 연신히 잡아당기고 있다. 붉은 휘장 너머 검은 짐승의 눈이 슬쩍 보인다. 거친 숨을 내뱉어 모래밭에 먼지가 인다. 남자는 손에 천을 감으며 준비 중이다.

한 사내가 걱정스러운 어투로 남자를 만류한다. 숲에서 잡아 온 난폭한 황소이기에 길들여지지 않아서 위험하다는 게 이유다. 그렇다. 남자는 바로 마히쉬마티의 왕 발랄라데바, 두려울 게 없는 남자였다. 그때, 뒷편에서 한 노인이 사내, 그러니까 장관을 외쳐 부른다. 왼팔에 장애를 가진 그 노인은 여유롭게 술잔을 들고 커다란 의자에 앉아선, 발랄라를 긴장시키려면 황소 열 마리는 필요할 것이라며 웃는다.

발랄라데바는 황소와 싸울 준비를 마쳤다. 왕족과 고위 관료들은 물론, 카타파도 그 자리에 있다. 카타파는 신분이 신분이니만큼 모래밭 한 켠에 서 있을 뿐이다. 그는 팔짱을 끼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 순간, 밧줄을 놓쳐버린 시종들. 황소가 저돌적으로 달려나온다.


발랄라데바는 한쪽 발을 뒤로 빼서 미리 자세를 잡는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을 들이받으려는 황소의 뿔을 잡아 버티더니 끝내 멈춰세운다. 황소가 거친 숨을 내쉰다. 엄청난 괴력으로 황소를 밀기 시작하는 발랄라데바. 노인은 숨통을 끊어버리라며 흥분한다. 발랄라데바는 황소의 머리를 틀어 중심을 무너뜨린다. 구경꾼들은 눈이 커지며 감탄한다. 계속해서 황소와 씨름하는 발랄라데바. 그의 아들은 물론 신하들마저 이 희대의 오락에 목소리가 높아진다. 숨을 가다듬는 발랄라데바. 한 손과 가슴으로 황소 머리를 밀어내면서 다른 한 손으로 더듬거리며 황소의 콧구멍을 움켜쥔다. 괴성과 함께 황소를 짓누르는데 성공, 구경꾼들은 환호한다. 왕자는 기뻐하면서 노인, 그러니까 자기 할아버지인 대원군과 함께 즐거워한다.

잠깐 모래밭 밖으로 나가있던 시종들이 온힘을 다해 달려나간다. 발랄라데바는 기세등등해 하면서 일어나고, 시종들이 황소를 다시 붙잡는다. 황소는 계속 발랄라데바를 응시한다. 그때, 갑자기 마지막 힘을 내어 일어나는 황소. 시종들이 밧줄에 끌려 날아가 나뒹군다. 황소는 등을 보인 발랄라데바를 향해 돌진하고, 카타파가 칼을 빼어들고 달려나간다. 황소의 목 옆으로 칼을 찔러 넣는 듯 하더니 황소가 그 큰 뿔로 올려치자 맥없이 떨어져 나간다.

카타파의 신음과 황소의 콧김소리에 발랄라데바는 뒤를 돌아보고,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은은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대로 도약하여 깍지 낀 손을 높이 쳐드는 발랄라데바. 괴성과 함께 황소의 이마를 직격한다. 눈가에서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던 황소는 결국 쓰러지고야 만다. 발랄라데바의 이름을 높이 부르는 사람들. 왕자는 달려나가 아버지의 손을 강하게 잡아채며 기뻐한다. 그 후 신하들에게 자랑까지 덤한다. 왕자와 신하들은 이보다 강한 전사를 본 적이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한편, 황소에게 치인 카타파는 부들거리며 일어나 돌담에 걸터 앉는다. 아무래도 갈비뼈가 부러지기라도 한 모양이다. 그걸 유심히 보던 발랄라데바는 웃옷을 걸치자마자 그에게로 간다. 칭찬이라도 할 줄 알았더니, 그는 카타파의 충성심이 가소롭다고 한다. 그러면서, 네놈은 날 죽이고 싶은 게 아니냐고 덧붙인다. 카타파는 침묵한다. 발랄라데바는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카타파는 한쪽 무릎을 꿇어 몸을 낮춘다.

카타파는 간구한다. 25년째 감옥에 있는 데바세나에게 자유를 주십사하고… 발랄라데바의 얼굴이 굳어진 채 몇 초 간 이어지다가, 갑자기 크게 미소 짓는다. 발랄라데바가 손을 내밀자 시종이 무언가를 들고 달려온다. 발랄라데바는 의외로 카타파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며 자유를 약속한다. 하지만, 시종이 들고 온 것은 바로 한 자루의 칼. 발랄라데바는 그 칼을 카타파에게 내민다. 그가 말하는 자유는 바로 죽음. 데바세나를 죽임으로서 자유롭게 해주라는 것이었다. 카타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발랄라데바는 그걸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발랄라데바는 데바세나를 죽일 수 없겠으면 목숨이 끊길 때까지 고통스러운 그 모습을 지켜보기나 하라며 협박한다.

6. 화산의 이야기[편집]



발랄라데바는 왕의 의복을 갖춰 입고, 왕자와 신하들을 거느린 채 어디론가 향한다. 도착한 곳은 병사들이 지키고 서 있는 반지하 감옥. 왕자는 병사의 창을 뺏어 들고 감옥 창살 위로 올라간다. 꾀죄죄한 몰골에 손에는 쇠사슬이 묶인 여인이 그 안에 누워있다. 왕자는 창의 반대편 끝으로 여인을 건들며 일어나라 한다. 말도 곱게 안 한다. 할망구년이라고 부른다. 카타파와 그의 부하들은 이 말도 안 되는 처참한 광경을 보면서도 고개를 떨구고 설움을 삼키는 수 밖에 없다. 왕자는 여인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웃어댄다. 그제야 벽을 더듬거리며 일어나는 여인. 힘겹게 창살을 잡고 허리를 펴서 감옥 밖으로 나오지만, 왕자가 발로 차자 힘없이 쓰러진다. 대원군은 그 광경을 즐기며 껄껄 웃는다. 천천히 다가가는 발랄라데바. 여인도 쇠사슬을 질질 끌며 힘겹게 걸어 나온다. 그녀가 바로 데바세나. 대원군은 안부인사를 건네듯이 고문은 빠짐없이 받고 있느냐고 한다.

발랄라데바는 자신을 거부하고 '그 놈'을 택했으나, 지금 '그'는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서 한 가지만 대답해보라며 데바세나를 압박한다. 수 십년 동안 누가 그 놈의 이름을 기억하더냐고. 길고 어두운 적막과 절망적인 침묵 속에서 족쇄가 부딪히는 동안 그 놈 이름을 들은 적이 있냐고. 발랄라데바는 자신감이 넘친다. 마히쉬마티는 그 놈을 잊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그 놈을 기억하는 사람은 데바세나와 자신, 단 둘 뿐이라고 한다. 데바세나는 그를 다시 보고 싶어서, 자신은 제 손으로 다시 한 번 놈을 죽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안쓰럽게 쳐다보는 카타파. 하지만 발랄라데바가 발걸음을 옮기면 묵묵히 그 뒤를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떠난 자리를 뒤로 하고, 데바세나는 무거운 족쇄를 끌며 주위의 나뭇가지를 하나씩 줍는다. 그리고 구덩이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는다. 구덩이에 이미 나뭇가지가 잔뜩 쌓여있다. 하지만 데바세나는 말이라곤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밤까지 되풀이한다. 그런 데바세나를 찾아 온 카타파. 이제 그만 허락해달라고 간구한다. 허락하시면 당장 자유롭게 해드리겠다며. 하지만 데바세나가 답이 없자, 평생 감옥에 갇혀 살고 싶으시냐고 묻는다.

그제야 입을 여는 데바세나. 그는 반드시 자신의 아들이 구하러 오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카타파는 눈물을 글썽이며 죽은 왕자님이 어떻게 돌아온단 말씀이시냐고 한다. 데바세나는 이를 부정하며, 살아서 자신을 찾고 있을 거라 한다. 카타파는 죽은 왕자님 때문에 고통 받고 계신다며, 제발 현실을 직시하라 한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다고도 한다. 곧 야간순찰병이 온다며 허락을 간절히 빌지만 데바세나는 계속해서 나뭇가지만 줍는다. 카타파는 그조차 부질없는 일이라며 울며 빌다가 실수로 나뭇가지를 치고, 데바세나는 전부 떨구고야 만다. 그때, 두 눈이 불타오르는 데바세나. 분노에 가득 차 카타파를 노려본다. 그 뒤로 불꽃들이 일렁인다.

"내가 이유 없이 나뭇가지나 줍는 미친 여자로 보이느냐, 카타파?"

카타파는 흠칫하며 뒤로 물러난다.

"장례식 때 쓰일 장작 더미다. 발랄라의 피와 살을 태워 재로 만들 장작이란 말이다!"

데바세나의 계획을 드디어 알게 된 카타파는 충격에 빠진 표정이다.

"내 아들이 와서 저 짐승을 끌어내 장작더미에 앉힐 거야! 저 놈을 산채로 태워버릴 거라구! 발랄라의 비명이 울리겠지. 마히쉬마티 성벽 넘어 퍼질 거야! 내 아들은 곧 돌아올 것이야!"

7. 시부두의 정체와 그 날의 진실[편집]


과거 여인이 가리킨 폭포 위 세상인 마하시마티 왕국. 현 왕인 발랄라데바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폭정을 펼치고 있다.
그의 아버지 비잘라와 외아들도 국민들을 개보다 못하게 보며 심지어 데바세나란 여인을 노예부리듯 학대하고 있다. 그러나 데바세나는 그것을 이용해 모든 것을 정리할 불을 지피며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다시 폭포 아래 마을, 시부두는 여러가지 일이 겹쳐 혼란스러운 상황에 의문의 여인을 구하고자 전투를 하던 중 카타파를 만나게 된다.

마을로 내려온 카타파는 시부두를 본명인 마헨드라 바후발리라고 부르며 무릎을 꿇는다.

이후 카타파는 마헨드라에게 그 날의 진실을 모두 밝히는데...


모든 것의 시작이 된 것은 마헨드라가 태어나기 50년 전이었다.
마하시마티 왕국의 군주 마하라자 비크라마데바란 왕이 마하시마티 왕국의 전성기를 이끌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자신의 형(비잘라데바)의 잔인무도함을 알아채고 현명한 형수 시바가미에게 왕권을 맡긴 뒤 죽은 왕,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아마렌드라.

그러나 임신중이었던 비크라마데바의 아내인 아마렌드라의 어머니는 난산으로 인한 진통 끝에 그를 낳자마자 결국 죽었다. 시녀에게 이 비보를 듣고 부모를 모두 잃은 어린 조카 아마렌드라를 딱히 여겨 양자로 삼아 친아들 발랄라와 같이 키우게 된 숙모 시바가미.

두 아이는 처음에는 사이가 좋았고 소년이 되자 같이 무예를 배우는 등 돈독한 사이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유달리 총명했던 아마렌드라는 발랄라와 달랐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스스로를 노예라 부르는 군사들을 자신의 동료로 보며 그들과 친구가 되었을 정도로 인망도 높았다. 본격적인 분열은 그들이 청년이 되었을 때 군사 기밀을 빼돌린 반역자를 체포하는 도중에 발랄라데바가 아마렌드라의 밧줄을 끊으려고 하는 등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였다.

반역자가 체포된 이후 심문 결과 칼라케야에게 군사 기밀을 빼돌렸고 그 결과로 칼라케야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마하시마티를 침략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8. 마하시마티-칼라케야 전투[편집]


Baha Kilikki[2]

칼라케야 전쟁군주는 10만 대군을 이끌고 마하시마티를 공격할 준비가 되었다.

아마렌드라와 발랄라데바에게 수비를 맡겼지만 비잘라데바는 발랄라데바에게만 우수한 무기를 공급했고 이에 아마렌드라는 기름 먹인 천막을 투석기로 알려 화공을 한다.

이에 칼라케야 전쟁군주는 인질을 내세웠는데 발랄라데바는 그대로 돌격해 인질들까지 살해했지만 반면 아마렌드라는 인질을 살리는 식으로 전투를 했다. 이는 아마렌드라가 차기 국왕으로 결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9. 결말[편집]


현재로 시점이 바뀌고 상가는 시부두가 아마렌드라의 친아들 마헨드라라는 것을 깨닫고 그를 뵙고 싶다고 카파타에게 말하지만 카파타는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아마렌드라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에 마헨드라는 카타파에게 왜 천하무적으로 알려진 아마렌드라가 죽었는지를 묻는다. 카파타는 어두운 얼굴로 자신의 배신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Bãhubali 2: The Conclusion 이라는 문구가 크게 뜨면서 영화가 끝난다.

[1] 초인적인 힘으로 이때까지 생명을 붙들고 있던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육신은 이미 죽었지만 여인의 깊은 의지가 손가락을 움직인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2] 정식 OST는 아니고 영화관계자들에게 바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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