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톨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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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Anti-Catholicism

1. 개요
2. 개신교의 반가톨릭주의
2.1. 보수파
2.2. 진보파
3. 정교회의 반가톨릭주의
4. 세속적 진보주의자의 반가톨릭주의
5. 같이 보기



1. 개요[편집]


가톨릭[1]이라는 종교단체 및 그 교리에 반대하는 사조나 운동을 가리키는 용어.

넓게는 반기독교의 하위 범주일 수 있지만(예: 세속주의, 무신론에 기반한 반가톨릭 정서), 그리스도교 범주에 들면서도 비가톨릭 그룹에서의 반가톨릭적 정서(대표적인 예시가 반가톨릭 성향의 근본주의 개신교 신학)도 해당하므로 조금 다르다.

가톨릭에 반대하는 모든 사조(개신교ㆍ정교회 전반 그 자체)나 운동을 넓은 의미의 반가톨릭주의로 볼 수 있으나[2], 여기에서는 그리스도교적(+서구식 세속주의) 맥락에서의 반가톨릭주의 위주로 다룬다.

동서 대분열 전후의 정교회 문화권 및 종교개혁 이후의 모든 개신교 문화권에서는 예외 없이 있어 왔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교회 일치 운동의 영향 및 정교 분리, 사회의 세속화 등으로 일정 부분 사그라든 부분이 있다. 오늘날 서구권의 반가톨릭주의는 근본주의 성향의 정교회 및 개신교 내지 강경 무신론 쪽에서 두드러진다.

그 대상 범주는 가톨릭 그 자체나 가톨릭 내 특정 교리(특히 교황제도)에 한정되기도 하고, 정교회 및 개신교 내 고교회파도 공유하는 '가톨릭스러운' 요소[3]들도 포함한다.

그리스도교 교리적으로는 반기독교적 행위로써의 반가톨릭주의 즉 공통분모에 대한 것은 당연히 금기이고, 그리스도교이면서 반가톨릭주의를 표방하는 것이라도 이의를 가지는 정도가 아니라 가톨릭에 대항해 싸울 정도라면 그다지 좋은 행위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교계 내부에서 파벌을 형상하고, 그걸 권력 투쟁의 도구로 쓰거나 서로 헐뜯는 것을 성경에서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전히 이단, 사이비 종교로 낙인 찍힐 정도로 막장이 아니라면 타 그리스도교 교파의 신앙 활동을 비판하는 것에 조심하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서구권과 반대로 가톨릭에 대한 좋은 이미지의 영향으로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을 제외하면 많이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에 서구권에서는 정치적 진보진영에서도 반가톨릭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종교의 자유를 설파한 존 로크표현의 자유를 설파한 존 밀턴도 가톨릭만큼은 관용의 대상에서 제외시켰는데 이것도 일종의 (정치적) 반가톨릭주의라 할 수 있다.[4] 근대 영국 정계를 풍미했던 자유주의 정치인 윌리엄 이워트 글래드스턴 총리가 가톨릭으로 개종한 여동생과 의절한 것도 일종의 정치적 반가톨릭주의다.

미국에서 아일랜드계, 이탈리아계 등을 하얀 검둥이(white nigger)라 멸시했던 인종차별도 이 반가톨릭주의와 무관하지는 않다.

2. 개신교의 반가톨릭주의[편집]



2.1. 보수파[편집]


보수적 복음주의 내지는 근본주의 개신교 진영에서는 성인들의 통공, 묵주기도, 성화상 사용, 고해성사 등 7성사, 제2경전의 사용, 교황수위권, 교계제도, 마리아론(평생동정, 몽소승천, 무염시태), 사도전승[5] 등을 비성경적, 다신교적, 우상숭배적, 이단적인 것 등으로 비판하면서 이단 내지는 그리스도교의 껍질을 쓴 이교(異敎)로 취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은 교회 일치 운동을 (그들 관점에서는 적그리스도인) 가톨릭과 연합하려는 배도 운동, 종교 혼합주의 운동으로 보고 거부하고 있다.

반 가톨릭 성향의 보수파 개신교에서는 자신들이야 말로 진짜 그리스도교이며 가톨릭은 거짓 그리스도교라는 인식이 깊다. 가톨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창설한 교회가 아니라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 제국 내 그리스도인들을 정치적으로 포섭하려고 만든 종교라는 시선 역시 강하다. 그래서 교회 일치 운동에 적극 반대한다. 이들은 어떤 형태든 개신교가 가톨릭과 대화나 교류를 갖는 걸 종교 개혁가들의 개혁 정신에 대한 배반으로 본다. 위키백과와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서 가톨릭을 종교적으로 힐난하는 내용의 글이나 동영상을 열심히 올리고 있는 사람들도 이쪽이다.

2014년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 반대 운동에 나섰던 일부 개신교 세력도 이런 유형의 반 가톨릭주의라 할 수 있다. 특히 성경침례교는 반 가톨릭주의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세력이다.

이쪽에서 가톨릭에 대한 멸칭으로 흔히 쓰이는 것이 '교황주의자'(Papist)[6], '로마교'(Romanism)[7], '로마교회'(Church of Rome)[8]라는 표현이나 굳이 '가톨릭'이라는 단어를 비틀어놓은 표현도 굉장히 많이 쓰인다. 더 심하게는 '마리아 숭배 종교'라거나 '성상숭배자', '면죄부 사기꾼' 같은 수위높은 비칭까지도 쓰인다.

심지어 개신교의 세가 강한 한국에선 '카톨릭', '천주교'라는 단어가 워낙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명칭들도 비칭처럼 굳어지게 되기도 했다. 심지어 '천주교'는 '기독교(그리스도교)'와 동의어이자 가톨릭의 공식 명칭인데도 말이다. 심하게는 '천주교'가 그리스도교가 아닌 무슨 다른 종교인 것 마냥 착각하는 개신교인도 많다. 이런 명칭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가톨릭 신자나 새신자로 하여금 개신교의 비하적인 뉘앙스를 연상시켜 불쾌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한국 가톨릭의 공식 명칭이 원어 발음에 보다 가까운 '카톨릭'이 아닌 '가톨릭'으로 굳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동성애, 낙태 등 종파를 막론하고 그리스도교 보수파에서 반대하는 문제에 대해서 가톨릭과 보수파 개신교가 연대(예: 동성결혼과 낙태 합법화 저지)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래의 진보파들이 가톨릭을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문제시하는 개신교 우파의 정치적 반가톨릭주의도 있기도 하다. 이런 정치적 반가톨릭 성향의 개신교 신자들은 개신교는 근면을 강조하는 '(건전한)' 종교(이른바 프로테스탄트 근로 윤리), 가톨릭은 나태를 조장하는 타락한 종교로 보기도 한다.[9]

2.2. 진보파[편집]


보수파 개신교와 달리 반가톨릭주의가 뚜렷하지 않지만, 가톨릭에 반감을 가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보수파 개신교와 결정적인 차이점은 보수파의 경우 가톨릭의 교리를 '비성경적'인 것으로 매도하여 가톨릭과의 대화 및 교류 자체를 기피하는 쪽이라면, 진보파의 경우 가톨릭의 독선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교회론과 '경직된' 사회교리(동성애, 이혼, 낙태, 피임 등에 대한 반대)에 비판의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 이런 교리에 비판적인 이들을 가톨릭 자체에 반대하는 '반가톨릭주의'라고 묶는 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가톨릭 내의 진보파 신학자·성직자와 평신도들 중에도 이런 경직된 교리에 비판적인 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연옥, 마리아론 같은 것 등도 신학적으로 비판하기는 하지만 가톨릭 교회론(교황무류성 등)이나 보수적인 사회 교리에 대한 비판에 비해서는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편.

따라서 반가톨릭 성향의 보수파와 다르게 진보파에서는 반가톨릭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가톨릭을 이단으로 매도하는 모습은 흔하지 않다.[10]

실제로 진보파 진영 중 고교회 성향을 지닌 쪽은 가톨릭 진보파와 연대하여 교회 일치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반가톨릭 성향을 적극 드러내는 진보파는 저교회 성향의 진보파라 봐도 될 것이다.

에큐메니컬 교단 소속 신자 중 일부는 가톨릭의 태도(특히 교회론)에 실망하여 다른 의미로 반가톨릭 성향을 가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가톨릭의 '갈라진 형제'라는 모토를 일종의 화전양면술이라 보고[11], 가톨릭교회가 '가톨릭만이 유일하고 참된 교회'라는 명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가톨릭과 상대하기를 꺼리는 그런 입장을 말한다. 칠성사, 실체변화, 연옥, 마리아론 등의 교리보다는 가톨릭의 교회관, 교황무류성, 교황수위권, Extra Ecclesiam nulla salus 등 다소 독선적인 면모가 있는 교리나 일부 개별 신자들의 반감에 초점을 둔 반가톨릭 정서라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개신교 신자들이 타 종교 신자에게 다짜고짜 해당 종교에는 구원이 없다는 식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에 타 종교인들이 거부감을 느끼듯 이와 같이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이 개신교 신자 면전에서 '이단'[12]이라 말하는 것은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신자가 심지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진정성)를 불신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가톨릭 교회가 계몽주의를 단죄했던 역사 때문에 자유주의 개신교 진영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정치적 반가톨릭 성향이 있기도 하다.

3. 정교회의 반가톨릭주의[편집]


동서 대분열 이후 제4차 십자군 원정 때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라틴 제국을 세우면서 정교회의 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강해졌다.

니케아 제국을 거쳐 동로마 제국이 재건된 후 리옹 공의회(1268년, 1274년) 및 피렌체 공의회(1439) 때 동서교회 일치가 논의되자 정교회 측이 반발했다. 특히 피렌체 공의회가 열린 15세기에 오스만 제국의 위협으로 동로마 제국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였기에, 로마 교회의 수위권과 필리오케 등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서방 국가들의 도움을 얻으려 했다. 그러자 서방 교회에 대한 적개심을 가진 동방 교회 내 일치 반대파는 "서방 놈들에게 정통 신앙을 갖다바치느니 차라리 그냥 오스만에게 망하는 게 낫다"며 반발했다.[13]

결국 1453년에 동로마가 멸망하면서 통합 반대파가 정교회 교권을 잡자 동서교회 통합 논의도 흐지부지됐고, 러시아를 제외하면 이후 세력을 떨친 정교회 열강은 없으며, 발칸 반도에 남은 정교회 국가들은 하나씩 오스만에게 정복당했다가 19세기에야 독립했다.[14]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정교회는 콘스탄티노폴리스를 필두로 가톨릭과 화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동방 교구(특히 러시아 정교회 등)들과의 갈등이 있는 상황이다.

4. 세속적 진보주의자의 반가톨릭주의[편집]


서구권에서는 세속주의 진보 진영이 가톨릭 교회와 정치적으로 투쟁을 해본 역사가 있어 반가톨릭주의가 남아있기도 하다. 반교권주의, 라이시테 참조.

낙태, 피임, 이혼, 안락사, 배아세포 실험, 동성애, 동성결혼 반대 등과 같은 가톨릭의 보수성에 세속적 진보주의자들이 반대하기도 한다. 가톨릭 교회는 낙태, 동성결혼 등에 대한 정치적 반대운동을 그리스도인의 의무이자 사명인 '예언자직'[15]의 수행이라 보지만 세속적 진보주의자들은 가톨릭이라는 '일개 종교집단'의 부당한 간섭(정교분리 위반)이라고 본다. 최근에는 가톨릭 교회에서 발생한 아동 성범죄 때문에 반가톨릭적인 입장을 보이는 세속인들도 존재한다.

(특히 가톨릭 문화권 및 가정배경 내에서 유아영세를 받은 이로서) 가톨릭 신앙을 포기한 일부 강경파 무신론자들이 냉담자 신분에 만족하지 않고 공식서한을 통한 가톨릭 교회 정식 탈퇴(배교) 절차(formal defection)를 밟기도 한다. 일명 탈세례(debaptism)이라 하는 것이 이것이다.

5.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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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서는 넓은 의미의 가톨릭(사도신경에서 가리키는 공교회)이기 보다는 교황(로마 주교)을 중심으로 하는 주교제 교단, 즉 천주교회를 가리킨다.[2] 가톨릭 전통주의자들이 바라보는 타 그리스도교 교파에 대한 시각이 이쪽에 가깝다.[3] 교계제도(주교제 치리 시스템), 제대, 십자고상, 성화상, 촛불, 분향 등[4] 근대 자유주의 태동기 당시만 해도 가톨릭이 매우 반동적인 종교였던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 액튼 경과 같은 자유주의 성향의 가톨릭 정치인의 활약과 가톨릭 해방령의 영향으로 자유주의 내 반가톨릭 정서가 (완전히는 아니고) 일부 누그러졌다.[5] 하지만 만인사제설을 주장하는 개신교에서도 목사 개인을 우상화하는 이단적이고 모순적인 면모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김삼환, 조용기 목사 등. 한국과 미국의 보수 개신교계에서 나타나는 문제.[6] 한국식 표현으로 의역하자면 '천주쟁이'[7] '로마에 있는 유사 교회/유사 그리스도교'라는 뉘앙스를 내포한다. 제대로 된 그리스도교로 쳐주지 않는다는 의미다.[8] 일단은 유사 그리스도교가 아닌 그래도 그리스도교의 일파로 취급은 해준다는 측면에선 '로마교'보다는 수위가 약하지만 이탈리아 지역교회 혹은 로마교구 지역교회라는 의미로 보편교회성을 격하시키는 의미로도 쓰인다. 심지어 성공회에서도 특히 천주교 교리를 비판할때 간혹 쓰이는 용어다. 당장 성공회 39개 신조 원문에도 등장하는 표현이다.[9] 그러나 가톨릭 또한 개신교 못지않게 근면과 노동을 강조하는데, 가톨릭에서 나태는 교리서 1866항에 명시한 칠죄종에 속하며, 반드시 배척해야 할 죄악의 근원 중 하나로 여긴다. 그렇지만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개신교 문화권 특유의 워커홀릭스러운 근면 문화가 유난스럽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없진 않다.[10] 이들은 가톨릭을 이단이나 적그리스도로 매도하기보다는 가톨릭 내 진보파와 연대하여 일부 문제되는 교리를 변혁시키겠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11] 이는 개신교 보수파도 마찬가지다. 개신교 우파 일부는 더 나아가서 화전양면술을 쓴다는 측면에서 공산주의자와 가톨릭을 똑같은 적대세력으로 간주하기도 한다.[12] 다만 '이단'이라는 말의 의미가 개신교에서와 가톨릭에서 차이가 있는 건 감안해야 한다. 개신교에서 '이단'은 '사이비'와 사실상 유의어이며, 신천지처럼 차마 그리스도교라 불러줄 수도 없는 종교에 사용한다. 반면 가톨릭에서 '이단'은 유효한 세례성사를 공유하는 그리스도교에 사용하며, 이러한 '이단' 교단에서의 신앙 생활이 지옥행 티켓 예약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가르친다. 간단히 말해서, 가톨릭과 개신교가 서로를 '그리스도교는 맞지만 교리 일부가 틀렸다'고 보는 건 똑같으며, 이 상태를 가톨릭에서는 '이단'이라는 단어로 부르는 것이다.
물론 '이단'이라는 말이 공격적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고, 특히 개신교 신자 면전에서 할 말이 아니나, '이단'이라는 말의 의미가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서로 다르다는 건 인지하는 게 좋다. 개신교 기준에서 이단 대부분이 가톨릭 기준에서는 이단도 아닌 이교(異敎), 그러니까 비그리스도교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이단은 그리스도교가 아니다"는 가톨릭 교리상으로 틀린 문장이다.
[13] 재상 노타라스가 말한 터번 발언이 이때 나온 말이다.[14] 그나마 오스만은 정교회 신민들을 밀레트 제도에 넣어서, 지즈야와 세금만 제때 바치고 반란만 일으키지 않으면 딤미(이슬람 세력의 통제를 받는 비무슬림 주민)로 살 권리는 줬다.[15] 가톨릭 교리상, 세례받은 사람 누구라도 지니는 예언자직, 왕직, 보편사제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