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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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미국식
3. 유럽식
4. 일본식
5. 국군
6. 민간용


1. 개요[편집]


'반합()'은 야외용 식기를 가리키는 말로, 영어로는 'mess tin'이라고 하며, 세트화된 제품을 'mess kit'라고 한다. 우리가 쓰는 '반합'은 일본어 '飯盒(はんごう、飯ごう)'에서 온 단어다. 그래서 70년대에 군생활을 했던 중장년층이나, 일본 제국군 시절의 용어를 아직도 사용하는 해병대에서는 일본어 발음의 영향으로 \'함구', '항고\'로도 부른다.

모양을 보면 휴대 및 막대걸이를 위하는 손잡이, 타이트한 착용을 위하는 오목한 굴곡을 갖고 있으며, 뚜껑은 간이 접시로 활용할 수 있다. 본체는 음식을 담아 가열하는 냄비로 사용한다.

사실 한국에서 '반합'이라면 식기는 아니라 독특한 군용 냄비가리키는 것으로 굳어버렸기에, 메스킷과 반합을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원을 따지면 '반합'의 영어 대응은 '메스킷'이 맞는데, 이런 인식이 생긴 이유는 메스킷은 크게 미국식과 그 외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2. 미국식[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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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메스킷은 개인용 휴대 식판+스포크 등의 식기 개념이다. 보급의 미국 답게, 1차대전 이전부터 미국은 야전에서도 개인 취사를 거의 상정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소부대 단위로 야전 주방을 설치해서 거기서 조리한 음식을 병사들이 각자 식판 가지고 와서 밥 타먹는 형태(A레이션, B레이션)가 기본이었고, 2차대전과 베트남전을 통해 C-레이션 타입의 미리 조리된 야전 전투식량이 널리 퍼지면서 더더욱 야전 조리 개념이 멀어졌다. 때문에 미국식 메스킷은 4각형이나 타원형의 소형 식판과 스포크, 식판 뚜껑 겸 접시를 겸할 수 있는 스킬렛(후라이팬)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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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불 위에 올려서 물을 끓일 필요가 있을 때는 반합과 함께 지급되는 수통 (Canteen Bottle)과 수통컵(Canteen Cup)을 사용한다. 즉 미국식은 냄비의 기능은 메스킷에 직접 요구하지는 않고, 주로 수통컵이 냄비 역할을 대신한다. 때문에 미국식 메스킷은 우리가 아는 냄비형(유럽식) 반합에 비해 용량이 작은 접시형에 가깝다.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식 메스킷은 다소 마이너한데, 필리핀과 같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거나 미국으로부터 공짜 보급을 많이 받은 나라에서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미군은 2002년 이후로 반합의 지급을 중단한 상태이다. 현대 전투식량이 그만큼 발전한 데다 내장된 1회용 종이용기를 쓰는편이 훨씬 위생적이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다만 고립된 상황에서 당장 이것저것 필요할 때는 난감할 수도 있다.

3. 유럽식[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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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외의 거의 모든 나라, 유럽일본 제국 등은 우리가 흔히 아는 반합 - 좀 이상하고 납짝하게 생긴 군용 냄비를 사용했다. 유럽 군대는 중세시절부터 병사들 각자가 조리하는 것이 전통에 가까웠고 그 풍조를 반영해 개인용 반합은 자체로 냄비이자 밥그릇 겸 빵자루이며, 야전에서 모닥불/에스빗 스토브[1] 위에 바로 올려서 조리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대부분 속뚜껑이 있는데 여기에 반찬을 담는다. 뚜껑 자체도 프라이팬이나 그릇으로 쓸 수 있는 구조이다.[2] 또 반합 본체의 손잡이가 중간에 걸쳐져서 손잡이가 완전히 돌아가지 않게하는 기능이 있는 모델도 존재한다.[3] 이러한 반합에 스푼/포크 등이 붙어서 개인 식기 세트가 된다.

현재 널리 퍼진 형태의 원조는 1908년 즈음 현재 형태나 그에 가까운 것을 제식화한 독일과 영국이다. 당시 통상적으로 쓰이던 각진 형태의 군장 배낭 겉면에 부착하기 좋게, 단면이 D형이나[4] 주로 C형의 위아래로 길쭉한 형태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0형의 타원형이나,[5] ㅁ형의 사각형[6]이나, 일반적인 냄비 같이 O형태도 있다.[7]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개인 군장을 보면, 장교든 사병이든 모두 빵주머니(잡낭)에 수통과 반합을 기본적으로 휴대 하였다.[8]

4. 일본식[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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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국군은 우리가 흔히 반합으로 아는 그 묘하게 굽은 콩팥 형태(C형)의 것을 사용했다. 일본군은 작전 중에는 소단위 부대를 위해 야전 식당을 운영하는 일이 드물었기에 병사들이 개별적으로 보급받은 쌀을 조리할 필요가 있었고, 이 일본군식 반합은 속뚜껑(찬합)과 밀폐형 바깥뚜껑 덕분에 밥 짓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졌다.[9] (물론 요령이 없으면 설익은 3층밥이 만들어지지만.) 반합 뚜껑과 찬합이 밥을 지을때 쌀 계량컵 역할을 하기도 했고, 반합 자체가 쌀자루 역할을 하기도 적합했다. 일본군 관련 기록에서는 해지기 몇 시간 전부터 불 피워 밥 지어 두는 냄새가 솔솔 퍼졌다고 한다. 물론 고체연료 지급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 직접 불을 피워야 했다.

이러한 일본식 반합의 형태는 당시 일본의 영향력 확장과 더불어, 쌀밥을 짓는 데에 적합하다는 특성 때문에 한국군과 중국군 등 동아시아 전반의 반합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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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에선 전투식량의 보급으로 야전에서 밥을 짓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판단, 크기를 줄이고 식기의 기능을 살린 반합 2형을 지급하고 있다.

5. 국군[편집]


일본식 반합이 한국군에게 그대로 전해져서 현재도 이 타입의 물건을 사용하고있다. 창군 초기 대부분의 장비를 미국에게서 공여받았기에 전반적으로 미군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식기 만큼은 같은 쌀 문화권인 일본의 반합이 적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 시점의 한국군은 설령 훈련을 나가더라도 식사는 후방 취사반에서 추진해오기 때문에 웬만하면 반합으로 직접 밥 짓는 일은 드물지만, 군대가 다 그렇듯 사용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일제의 잔재라고 하지만, 애초에 그러한 관념을 떠나 (조리)도구란게 제 역할에만 충실하면 그만이다.일본식 형태 쓴다고 무슨 로열티를 떼가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이미 군에 생산, 보급, 유지 중인 반합의 양이 어마어마하기에 굳이 전부다 뜯어고쳐 대체하게 될 경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군대에서 훈련중에 반합을 쓰게 되면 대부분 사용후 설거지의 부담을 덜기 위해 반합에 비닐을 씌워서 쓰게 된다. 훈련 중엔 마실 물조차 부족하기 십상이고, 수세미나 세제를 지참하는 경우도 잘 없기에 배식때 마다 비닐을 쓰는게 여러모로 편리하다.[10] 게다가 군용품이란게 다 그렇지만 가능한한 오래 써먹으려 하다보니 변색이 되었다거나,[11] 언제 묻었는지도 모를 찌꺼기 같은 것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대체로 비주얼이 영 꺼림칙한 경우가 많기에 그냥 맘편히 비닐을 쓰는 것이다. 비슷한 형태의 반합을 쓰는 자위대도 똑같이 반합에 비닐을 쓴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반합도 안 쓰는 비닐밥이 된다.

단순히 배식 추진용 식판이 아니라 냄비처럼 불 위에 올려 조리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자연스레 겉이 검게 그을리게 되는데, 웃기게도 거기에다 페인트나 락카칠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반합을 본연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다 보면 생기는 당연한 흔적인데도, 검열 때를 대비해서 이딴 짓을 하는 것. 원래 반합 겉면의 도장은 내열 페인트나 내열 피막 등을 사용하기에, 불에 직접 가까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런 내열성이 전혀 없는 일반 도료를 칠하게 되면(...). 다만 과거에는 애초에 공장에서 정식으로 생산된 반합에 조차 사용되는 페인트의 질이 안 좋아, 불에 올리면 페인트 타는 냄새가 났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 시절 한정으론 매한가지긴 했을 것이다.

2010년대 들어서 기존 반합과 다른 신형반합이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기본적인 형태는 동일하나, 코팅이 기존의 양은 코팅에서 경질 코팅[12]으로 바뀌고 반합 뚜껑에도 손잡이가 추가되었다.[13] 찬합의 경우 2개의 칸으로 나누어져 있어 반찬이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반합 뚜껑과 결합이 가능해[14] 배식 후 운반시에 용이하다. 그리고 반합의 손잡이를 고정하는 기능도 추가되었다. 손잡이를 수직으로 위로 향하게 맞춰 집어들면, 손잡이가 아래의 홈에 맞물려 지면서 돌아가지 않게 고정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여러모로 유용한 기능들이 추가 되었다.

여담이지만 북한군 역시도 반합의 형태는 국군과 비슷하게 일본식 형태이다. 이는 한중일 모두 쌀 문화권이라는 공통점에서 야기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미디어에서는 유머 1번지 동작그만에서 이경래 대원 자신이 신었던 양말을 담거나 이상운 대원과 김한국 대원, 이경래 대원이 몰래 술 마시는 용도로 썼다. 그 대가는 대원들이 팬티차림에 단독 군장을 차고 연병장으로 끌려갔다.

6. 민간용[편집]


과거에는 전쟁 이후 유출되거나 주한 미군 잉여 장비로 시중에 나온 군용 장비가 민간용 캠핑 장비로 물려지는 일이 많았기에, 반합 역시 민간에서 자주 사용되다. 하지만 민간 캠핑 시장이 성장하고, 크고 작은 냄비 여러개를 겹치는 형태의 민간용 코펠이 70년대 초 등장하면서 곧 퇴출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사실 반합 뿐만 아니라 민간용 야영 장비 전반이 군용보다 훨씬 발전해서, 과거와는 반대로 민간용 야영 장비가 군용에 영향을 주는 역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군용 반합은 모닥불 위에 조리하는 것을 상정했기에 저 납작한 형태로도 문제 없지만, 민간 캠핑에서는 제어된 화력을 내는 가스/기름 스토브를 주로 사용하므로, 휴대성을 위해 세로로 납작하게 만들어버린 군용 반합의 불편한 모양새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기도 했다. 다만 군용 반합의 세로로 길쭉한 형태는, 여러개의 반합을 가로막대에 꿰어서 한 번에 모닥불에 올리기는 오히려 편한 형태이기도 하다. 군대 환경에서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다만 메스틴(mess tin, 일본에서도 발음 그대로 メスティン)으로 부르는 사각형의 납작한 물건은 1인 분량의 캠핑 밥 짓기 좋아서 일본 캠퍼들 사이에서 스테디셀러로 꽤 애용되고 있다. 이 형태도 원래는 영국군 메스틴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트랜지아 등에서 민수용으로 나와서 군용 냄새가 적다.

물론 민간에서 일상용품으로 많이 쓰였다. 예전에는 피서가서 매운탕이나 라면을 반합에 끓였다. 검정고무신 3기 20화 "꼬부랑 트위스트" [15]편에서 이기철이 라면을 반합에 끓이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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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에서 개발된, 2차대전 때부터 지금까지 독일군에서 쓰이는 휴대용 접이식 스토브이다.[2] 위아래로 접히는 접이식 손잡이가 달려있는데, 손잡이가 반합이 열리지 않게 해주는 일종의 잠금장치 역할을 해주는 모델이 있다. 그리고 손잡이에 찬합을 결합할수 있는 모델도 존재한다.[3] 그러나 일본군의 반합, 국군의 구형반합에는 이 기능이 없다.[4] 과거 영국군[5] 스웨덴군의 경우로 0형의 타원형에 위아래로 길쭉한 형태이다. 타국의 반합들 보다 여러가지 유용한 기능들이 많은 편이다[6] 3~40년대 이래 영국군, 프랑스군[7] 체코군[8] 수통과 반합 모두 잡낭에 달린 일부 결속 장치들에 의해 외부에 부착되었기에, 이러한 휴대법은 구조적으로 다소 걸리적거리고 불가피한 소음을 유발시키기도 하는 편이다.[9] 독일군의 반합이나 다른 유럽 군대식의 반합의 경우 뚜껑에 달린 위아래로 접히는 손잡이 때문에 뚜껑을 덮은 채로 조리하기가 어렵다. 반면 일본군식 반합의 경우, 뚜껑에 손잡이가 없어 뚜껑을 덮은 채로 조리하기 유리하다.[10] 물론 개인이 따로 준비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부대 차원에서 비닐로 설거지를 해결한다는 걸 전제로 식기세척도구 대신 비닐을 준비, 지급하는 것이다. 혼자만 비닐 안쓰고 열심히 반합 닦고 있으면(...) 이하생략[11] 으레 걱정하는 것처럼 녹은 아니고 차라리 때(...)에 가까운 거다. 반합은 용도상 물과 밀접하고 더욱이 개인건강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에 알루미늄 등 녹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 진다.[12] 아웃도어용 코펠에 쓰이는 그 회색 코팅.[13] 독일식 반합 뚜껑에 달린 위아래로 접히는 손잡이는 아니고, 아웃도어용 코펠에 흔히 쓰이는 양옆으로 접히는 형태의 손잡이다. 손잡이 형태가 뚜껑을 덮은 채로 취사하기 좋은 형태이다.[14] 찬합에 있는 2개의 구멍에, 뚜껑 손잡이 끝에 튀어나온 2개의 돌기를 결합해 사용한다.[15] 그 유명한 거지 형제편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