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희망 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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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2. 일지
3. 오픈월드식 스토리텔링의 대명사화


1. 소개[편집]


Lost Prospect Mine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등장 지역. 장소는 리프튼 근처. 리프튼에서 동쪽으로 가다 보면 찾을 수 있는 작은 광산이다.

한국에서는 원사운드가 광부의 일기라는 웹툰을 그린 이후 널리 알려진 지역이며, 그 전까진 이런 게 있었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슥 보고 지나가서는 다른 동굴에도 널린 버섯 몇 개 채집 가능한 것 외엔 그야말로 아무런 특징 없이 평범한 광산이다. 유일한 특이점이라면 분명 이름은 광산인데 정작 광맥이라곤 없이 부서진 돌덩이만 가득하다는 점이다.


2. 일지[편집]


하지만 광산 어딘가에 하드리르(Hadrir)라는 사람이 적은 일지를 찾을 수 있다. 번(Bern)이라는 동업자와 광산을 구해서 금을 파내 돈을 벌려고 했지만, 몇날 며칠을 파도 금은 커녕 철광맥도 안 나왔으며 정작 번은 리프튼에 식량을 사러 간 사이에 먼저 도망치고 없더라는 내용만 적혀 있다. 하드리르는 번에게 "난 네가 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라는 내용의, 자기를 버린 친구를 원망하는 마지막 글을 남겨두고 광산을 떠난 것으로 보이며, 말미에는 리프튼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일지를 보면 마지막 날짜가 4E 201 First Seed(3월)로, 본편으로부터 몇 개월 전까지 이 두 사람이 여기에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튼 여기까지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몹도 없겠다 광맥도 없겠다 완전 허탕친 기분으로 쌩하니 나가버릴 것이고, 그렇기에 부서진 희망 광산은 별다른 인지도 없이 묻혀있었던 것이리라.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좀 더 꼼꼼하게 탐험해보면 슬픈 사실이 드러난다.

동굴 안쪽에 자그마한 폭포 같은 것이 흐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겉보기엔 그냥 장식물로 보이나 뒤를 보면 폭포 뒤로 통로가 있다. 주변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면 요령 있게 점프하고 부벼대면서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아니면 돌개바람의 질주 포효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방법. 아무튼 거기로 들어가 보면 폭포 안쪽에서 3개의 황금 광맥을 발견하게 된다. 주변을 잘 둘러보면 천장은 구멍이 뻥 뚫려서 빛이 들어오고 있고 바닥에는 무너진 바윗덩이들이 널려 있다. 그리고 그 바위들을 좀 더 살펴보면 그 바윗덩이 아래에 해골 한 구가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정황상 이 유해가 바로 번의 시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이렇게 추측할 수 있다.

  1. 번은 하드리르와 함께 부서진 희망 광산을 개발하여 떼돈을 벌려고 했다.
  2. 하지만 아무리 파도 광맥은 나오지 않았고 파다가 지친 하드리르는 슬슬 손을 떼고 싶어한다.
  3. 번은 하드리르를 격려할 겸 잠깐 리프튼에 식량을 사러 보내고 그 동안에도 자신은 열심히 황금 광맥을 찾다가 생각지도 못 한 곳에서 황금 광맥을 발견한다.
  4. 그러나 하필 그 순간 동굴의 일부가 무너져 번은 목숨을 잃는다.
  5. 며칠 뒤에 돌아온 하드리르는 번이 보이지 않자 번이 자신에게 전부 떠넘기고 달아났다고 오해하고 번을 원망하며 떠나버렸고 덩그러니 남겨진 번의 시체만 쓸쓸히 황금 광맥 옆에서 썩어간 것이다.

직접 가서 보면 휑하고 축축한 동굴 바닥에서 햇볕을 맞아가며 삭아버린 번의 해골이 매우 처량하게 보인다. 그리고 물질 만능주의 플레이어들은 바로 옆에서 뒹굴고 있는 곡괭이를 집는다. 하드리르의 오해를 풀어줄려고 해도 리프튼은 물론 스카이림을 찾아봐도 이 사람을 찾아볼 수 없으니 여러모로 뒷맛이 씁쓸한 곳이다.


3. 오픈월드식 스토리텔링의 대명사화[편집]


스카이림 출시 초기에는 메인 스토리가 다소 김빠져서 스토리는 별볼일 없지만 게임은 재밌다 식의 평가를 받았으나 일부 사이드 스토리들은 평가가 좋았고 이 작은 이야기도 그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후 나오는 오픈월드 게임들이 소위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양산형 오픈월드 게임부터 레드 데드 리뎀션 2나 위쳐3, 젤다 야숨,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같은 걸작들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암시적 스토리텔링이 현저히 모자라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을 NPC의 설명이나 컷씬으로 진행하게 되자 스카이림의 스토리텔링이 고평가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특히 스카이림을 생전 안해본 사람에게도 쉽게 전달이 가능한 짧으면서 임팩트있는 스토리인 부서진 희망 광산과 대략적인 골자만 이해해도 꽤 재밌게 들을 수 있는 다크 브라더후드 스토리가 일종의 도시전설처럼 점점 더 유명해져 마치 오픈월드식 스토리텔링의 교과서처럼 취급받게 되었다.

부서진 희망 광산 스토리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것은 다크 소울 3편과 엘든 링이 대흥행한 영향이 있다. 소위 소울류 스토리텔링이 딱 저런 식이기 때문. 소울류의 스토리는 암시적인 것을 넘어 형이상학적이기까지 한 베일에 싸인 스토리텔링인데 반해 이 이야기는 전체적인 윤곽이 확실히 드러나므로 전달하기 좋다는 점에서 부서진 희망 광산은 여전히 텍스트에 비의존적인 스토리텔링의 대명사격으로 여전히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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