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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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불계를 표현하는 방법
3. 여담
4. 관련된 분쟁
5. 다른 종목에서의 기권 선언 방법


1. 개요[편집]


不計

집 수를 계산하는 계가를 하지 않고 승패를 결정한다는 뜻으로, 대국을 하던 중 더 이상 이길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어 패배를 인정하고 더 이상의 대국 진행을 포기하는 것. 이런 상황에서 불계 없이 끝까지 게임을 하여 의미없는 시간끌기를 하는 것은 룰에는 어긋나지 않으나 보통 비매너로 간주된다. 불계로 승부가 결정될 경우, 승자는 '불계승', 패자는 '불계패'로 기록된다.[1]

대국을 진행하다가 흑백 어느 한쪽이 뒤집을 수 없을 때 불리한 측이 말로써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국 중에 무언으로써 나타내기도 한다.

과거 한국에서는 불계패를 선언할 때 돌을 던지다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일본의 投了(투료)를 옮긴 말이다. 다만 표현이 거칠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지 최근에는 돌을 거두다라는 순화된(?) 표현을 주로 쓴다. 그러나 해설자에 따라서 던지거나 거두거나 표현이 다르다.

물론 불계패를 선언할 때 진짜로 바둑판에 바둑돌을 던지는건 아니다. 바둑판에 바둑돌을 던지는건 비신사적인 행위이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바둑은 무엇보다 이런 매너를 굉장히 중시한다. 과거 커제가 스스로에게 자책하며 바둑돌을 진짜로 던져버리는 행위를 하기도 했는데, 관련 영상 이는 한중 양국에서 모두 비매너 논란을 야기했고, 결국 커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SNS를 통해 사과한 바 있었다. 관련 기사

국제대회라 말이 안 통하거나 감정이 격해져 말로 하기 힘들 때는 돌 두세 알을 집어 바둑판 중앙에다 손가락 한두마디 높이에서 살짝 떨어뜨리면 투료의 의사표시가 된다.


2. 불계를 표현하는 방법[편집]


불계를 표현하는 방법은 바둑 3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중국, 일본이 모두 다른데, 이는 각 국의 관습이나 룰에 기원하는 경향이 크다. 대체적으로 "내가 보았을 때도, 상대가 보았을 때도 명백히 대국을 포기한 사람의 행동으로 간주되는" 아래에 서술된 방법을 통해 불계를 표현한다.

한중일에서 공통적으로 인정받는 방식
비고
1. 가지고 있는 상대방의 사석을 반상에 올려 놓는다.
자신의 돌만을 착수해야 한다는 규칙을 위반한 불계. 또한 4번의 경우와 조합되어 자신의 집에 올려 놓는 것이 매너이다.
2. 자신의 돌을 2개 이상 동시에 착수한다.
1회 1개 착수 위반을 차용한 불계패 시인. 사석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방법도 널리 쓰인다. 이 역시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집에 올려 놓는 것이 매너이다.

공통적으로 인정받는데 문제점이 있는 방식
문제점
3. 아래 중 한가지 방법으로 초시계를 조작한다
3.1) 초시계를 자신의 방향으로 꺾는다.
3.2) 초시계의 정지 버튼을 누른다.
3.3) 계시원한테 초시계를 정지해달라고 말한다.
초시계를 대국자가 누르지 않는 기전은 쓸 수 없다.
대부분의 국제 바둑 기전(개인전)은 초시계를 착수 후 착수한 직접 손으로 눌러야 하기 때문에, 불계를 의도하지 않아도 어쩌다보니 방향을 꺾을 수도 있다.
국내 바둑 기전의 경우는 계시원한테 초시계를 멈춰달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단, 농심신라면배는 계시원이 기록하고 있고 국제 바둑 기전이므로 이 방법을 인정하지 않는다.

특정 국가에서만 인정받는 방식
문제점[2]
4. 옥집이 아닌 자신의 집 등 (손해가 분명한) 엉뚱한 곳에 스스로 돌을 둔다.
귀곡사 문제가 생겼을때 국가별로 규칙이 다르다.
5. 사석을 상대방에게 넘겨 준다.
한국/일본룰에서는 손해를 보는 행동이므로, 한국/일본 기사는 이런 행동을 거의 하지 않지만, 중국룰에서는 손해가 아니다. 그래서, 중국기사들이 사석을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행동을 부지불식중에 하기도 하고, 국제기전에서 이것이 논란이 되기도 한다.
6. 말로 불계를 선언한다.
국제 기전에서는 말이 안통한다면 어려울 수 있다.

파일:bulgye.png

사진은 2016년 3월 10일 진행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2국 경기의 한 장면. 설명한 방법 중 1번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방의 사석(흑돌)을 자신의 영역인 백집에 올렸다.#

한중일 공히 불계패를 시인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방식은 1, 2번이다. 한국바둑리그에서는 2012년부터 1번 사석을 올려 놓는 것으로 불계패를 선언해야 한다는 단일 규정이 생겼다. 가지고 있는 사석이 한 개도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2번 2개 이상 동시 착수도 널리 사용된다.

파일:11247249523197.jpg

바둑 초시계.

파일:Honeycam 2018-04-01 11-21-34.gif

2018년 제2회 월드바둑챔피언십 준결승 박정환 九단 vs 커제 九단. 커제가 초시계를 꺾는 방법으로 불계패를 선언했다.

응씨배, 삼성화재배, LG배, 춘란배 등 국제 개인전 바둑 기전에서는 3번 방법, 즉 초시계를 자신의 방향으로 90도 꺾는 방법이 권장된다. 그러니까 ㅣ 모양으로 놓여져 있는 초시계를 ㅡ 모양(자신을 향하는 방향)으로 돌리는 것. 초시계를 꺾으면 자동으로 초시계가 멈추면서 불계처리된다. 꺾지 않고 초시계로 불계처리하려면 같은 버튼을 3번 연속으로 누르면 된다.[3] 한국바둑리그 등 한국 국내 바둑 기전에서 계시원이 초읽기를 하고 있을 때는 초시계를 멈춰달라고 말하는 것으로 초시계 꺾기를 갈음한다. 단, 농심신라면배는 계시원이 초시계를 재고 있지만 국제 바둑 기전이므로 이 방법을 인정하지 않는다.

4번 자신의 집 내부 등 무의미한 곳에 두는 것도 널리 쓰이긴 했으나, 귀곡사 문제가 겹쳐 중국 측과 마찰이 생길 수 있어서 제외되었다. 중국 측과의 마찰이 생길 수 있는 이유는, 중국식 바둑 계가는 집과 살아있는 돌 수의 합으로 계산되니 자기 집을 메우는 수가 손해인 일본룰과 달리 중국룰에서는 손해가 아니기에 미세한 승부에서 승리를 위해 둘 수 있는 한 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5번 사석을 상대방에게 주는 행위도 불계를 시인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계가할 때 사석의 숫자가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하는 중국 룰의 특성상 사석을 가볍게 여기는 중국기사들이 흔히 범하기도 한다. 또한, TV중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예선전에서도 자주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입회인 이외에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때로는 장기전으로 가게 되어 바둑알이 정말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올바른 처리 방법은 심판(또는 입회인)에게 사석을 교환하겠다고 요청한 뒤 같은 수의 사석을 서로 맞바꿔야 한다.

일본에서는 바둑돌통을 덮는 모양으로 손을 빳빳이 올려놓고 すみません(스미마셍)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불계를 표시한다. 본래 이 말은 '미안합니다.' 혹은 '실례합니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바둑에서는 '돌을 놓을 곳이 없다 or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의미를 갖는다. 참고로 과거에는 '더 이상 돌을 둘 곳이 없습니다.' 라는 의미로 ありません(아리마셍)이란 말을 사용했는데,[4]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의미를 모르고 "없습니다"라고 오역하기도 했다.

여하튼 간에 '스미마셍'이 7대 일본 기전에서 규정된 유일한 불계 방법이다. 이외의 방법은 인정되지 않으며,[5]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끝내지 못하거나 반칙패 판정이다. 일본 기사들이 이 방법에 워낙 익숙하다보니 국제기전에서 외국 기사들에게 '스미마셍'으로 불계패를 선언하다 상대 외국인 기사가 못알아 듣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때로는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말로 불계를 표시하는건 국제 기전에서 인정된 방법이 아니라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4국에서 기권 메시지를 출력한 알파고의 불계패 인정 행위도 엄밀히 따지면 6번에 해당된다. 실제로 착수하는 아자 황은 그 방식이 아닌 돌 2개를 한꺼번에 올리는 2번 방식을 사용했다.

2020년대 초반 코로나 시국에선 인터넷 대국이 사실상 국제기전의 대세가 되었는데, 인터넷 대국은 패자가 기권 버튼을 누르고 불계를 선언한다. 보통 끝나고 인사까지 하는 편이다. 박정환 9단은 항상 매너좋게 잘두었습니다를 입력하고 나간다.


3. 여담[편집]


흔히 계가까지 가지 않고 불계패했다고 하면 매우 큰 차이로 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크지 않은 차이임에도 끝내기 단계에서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6] 굳이 수를 더 진행하지 않고 불계패를 시인하는 경우도 꽤 있다.[7]

상대적으로 중국 기사들이 한국 기사들에 비해 끝까지 계가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바둑을 둠에 있어서 이 계가를 두고 상호 간의 예의 차원에서 올바르지 못하다는 등의 매너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는 혹시나 하며 상대의 실수를 바란다는 측면에서 불계패를 시인하지 않고 끝까지 두는 것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패한 바둑을 계속 두면 스승에게 야단맞았다고 한다. 패배를 왜 했는지 대국 후 복기하면 되기 때문이다.[8] 하지만 중국 기사들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최고의 예의라고 생각하기에 계가까지 가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중국 바둑계의 일각에서는 바둑도 스포츠인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 아니냐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바둑에 대한 문화적 관점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단, 명백히 역전의 여지가 없음에도 상대가 실수를 하길 바라면서 계속 두는 건 어딜 가나 매너가 좋지 않다고 평가 받는다. 인터넷 대국에서 특히 심하게 보이는 현상인데, 중후반에서 10집 이상 차이가 나고 별 노림수가 없음에도 질질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강동윤 9단은 이렇게 완전히 망한 상태에서도 이길 수가 없다고 모든 사람이 말해도, 끈적끈적하게 한집 한집 줄여나가면서 기회를 보다가 판을 뒤집어 엎어버리고 이기는 바둑이 굉장히 많다.(...) 강동윤 9단의 안티가 이런 "포기를 모르는, 그래서 예의없어 보이는" 행태에서 많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탕웨이싱의 경우 마지막 공배 메우기에서까지 일발 역전을 위한 꼼수를 두는 기사로 유명하다. 반집이나 1집 반이나 지는건 똑같다며 집을 손해보면서도 상대 실수로 역전할 수 있는 꼼수 자리가 있으면 무조건 시도한다. 남자 바둑에서는 강동윤과 탕웨이싱 정도가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있지만, 여자 바둑에서는 '(둘 수 없을 때까지) 끝까지 두는 것'이 흔한 일인 관계로 남자 바둑에서처럼 매너 문제로 잘 불거지지는 않아 보인다.

엄밀히 규칙을 적용하면, 1, 2번의 방법은 불계패(기권패)가 아닌 반칙패가 되어 버릴 수도 있다. 1, 2번이 불계 표시 규정에 없는 대회에서 1 혹은 2로 불계를 표현한다면 반칙패로 경기가 끝난다. 물론 실수로 연속 2개 놓는 게 아닌, 수가 보이지 않아 의도적으로 연속으로 2개를 놓는다고 욕 먹을 일은 없으며, 관전자나 주최측 모두 "완전히 막혔구나"라고 인식한다. 불계는 상대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는 반칙을 차용해서 명확히 자신의 패배를 시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4. 관련된 분쟁[편집]


불계가 아니라 5번 사석을 상대방에게 넘겨 준다.가 문제가 된 경우이다. 중국식 규칙에서는 사석을 주는게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한국/일본식 규칙에서는 손해 보는 행동이라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5. 다른 종목에서의 기권 선언 방법[편집]


체스장기 같은 보드 게임에서도 바둑의 불계 방법을 차용하여 기권을 표시하는 기사들도 있다. 예를 들어 죽은 기물을 올려 놓는 방법을 사용하여 기권패를 밝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흔하진 않다.

  • 체스의 경우 초시계를 멈추고 상대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거나 자신의 킹을 쓰러트리는 것으로 패배를 선언한다.[9] 다만 후자는 과거에 주로 통용되었던 방식으로, 오늘날에는 전자의 방법이 훨씬 많이 사용된다. 1960~70년대가 배경인 드라마 퀸스 갬빗에서도 킹을 쓰러트리는 것을 "고전적인" 방법이라고 하고 있을 정도.

  • 한국식 장기에서는 왕을 궁성 밖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패배를 선언하며[10], 각각 완승과 완패로 기록된다.

  • 일본식 장기인 쇼기에선 위에 언급된 すみません과 비슷하게 敗けました(마케마시타/졌습니다)라는 말로써 패배를 선언한다. 프로 공식기전에선 내가 상대의 따먹은 말을 놓는 말받침에 손을 얹고 말하는 식으로 좀 더 예를 차리는 방식이 권장된다.


  •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비디오 게임에서는 GG를 타이핑하고 게임에서 나가는 것으로 패배를 선언한다.

  • 컬링에서 큰 점수차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장갑을 벗고 악수를 청함으로 기권을 선언한다.

  • 클래시 로얄에서는 공인된 방법은 아니지만[11], 상대의 킹스 타워에 파이어 볼이나 감전 마법을 비롯한 마법을 뿌리는 것으로 사실상의 기권 표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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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타크래프트의 GG와 매우 유사하다. 스타 역시 패배가 확실한 상황일 경우 GG를 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것은 상당한 비매너로 간주된다. 스타를 비롯한 온라인 게임에서는 99% 이상 패자가 키보드로 지지를 치고 나가는 반면, 불계는 나라에 따라서 인사를 할 때도 안할 때도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돌을 반상 위에 올리거나 계시원에게 이야기하고, 계시원이 없는 경우는 시계를 끄는 행위를 한다. 일본 기사들은 항상 스미마셍하고 돌을 거둔다.[2] 국제기전에서는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3] 사실 초시계를 본인이 직접 끄는 2번 방법이 가장 많다. 3번처럼 꺾는 경우는 사실 드물다.[4] 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연재되었던 바둑 만화 히카루의 바둑을 보면 '아리마셍'이라고 하는 걸 볼 수 있다. 참고로 히카루의 바둑 애니메이션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돌을 던지다.'로 번역해서 사용했다.[5] 위의 스미마셍 이후에 다른 불계패 선언 방법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대표적으로 이야마 유타는 국내 기전에서 스미마셍 후 상대의 사석을 반상에 정중히 올리는 방식을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6] 즉 차이가 얼마나 나든지 상관없이 자력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할 때(상대가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일때)[7] 이세돌구리와의 대국에서 끝내기 단계에서 반집패가 확정되자 돌을 던진 적도 있다.[8] 대국 후 복기를 하는 것이 강제성을 띄는 필수적인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대국 후 복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국 후 복기를 하는 것을 불문율이라 여길 만큼 대국 후 복기하지 않는 것을 비매너로 본다.[9] 일부 선수들은 패배해서 속이 쓰린 나머지 악수하는 시늉만(...)하고 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비매너 취급받는다.[10] 현재는 체스처럼 상대에게 먼저 악수를 청해도 된다.[11] 게임 특성상 중도 기권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