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언어의 영어식 마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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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이러한 케이스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2.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가
2.1. 영어의 위상
2.2. 나라마다 다른 알파벳 발음
3.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비영어권 언어의 영어식 마개조(非英語圈 言語의 英語式 魔改造)는 본래 영어가 아닌 단어이지만, 영어권 국가 사람들이 알파벳 철자만을 보고 발음을 제멋대로 추측해 엉터리로 읽은 것이 굳어진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다루는 사례는 본래 명칭의 발음과 표기법이 단순해 전 세계 누구나 비슷하게 발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래 발음과는 매우 다른 발음이 본래 발음인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경우이다.


1.1. 이러한 케이스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편집]


삼성처럼 애초에 로마자로 정확한 발음을 표기하기가 어렵고,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힘든 명칭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영어권 사람들은 삼성(Samsung)을 '샘숭'이라 발음하는데, 사실 한국어 명칭 상당수는 받침 발음이 많은 데다가 다른 나라 언어에는 없는 모음 발음도 있어 로마자로 정확한 발음을 표기하기가 불가능하다. 일본인들이 김치를 '기무치'로 발음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인 인명의 상당수도 로마자로 발음을 제대로 표기하기 어렵고, 발음하기도 어려워 엉뚱하게 읽힐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어 명칭과 한국인 이름의 로마자 표기가 중구난방으로 무분별 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이다. 김연아 선수가 국제 대회에 나갔을 때 외국인들이 '유나 킴'이라고 부른 것이 좋은 예이다. 김연아 선수가 본인의 이름의 로마자 표기를 'Yuna Kim'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Gim Yeon(-)a'로 제대로 표기해도 외국인이 제대로 읽을 리는 만무하겠지만, 일단 이름 부분은 '유나'보다는 원래의 이름에 비슷한 발음으로 읽혔을 것이다.


2.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가[편집]



2.1. 영어의 위상[편집]


영어가 전 세계에서 주류 언어가 되다 보니 한때는 한국의 이공계에서 큰 힘을 발휘했던 독일어도 영어에 밀려났다. 그러다 보니 본래 독일어식 발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영어 발음으로 오해받는 단어들이 많다. 에네르기(energy), 호르몬(hormone), 알레르기(allergy)가 대표적이다. 그중 에네르기와 알레르기는 본래 어원은 그리스어이나 독일에서 이러한 발음으로 굳어진 것으로, 어느쪽으로 발음하든 상관 없다.

일본은 과거 독일을 통해서 과학 용어들을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여전히 독일식 발음이 주류인데, 한국에선 일제 시대에 저런 발음이 들어온 것이라 이런 오해가 빚어진 것이다. 지금은 미국 등 영어권 나라 유학파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홀몬', '알러지' 같은 발음을 많이 쓰게 되었고, 이게 세련된 것이란 인식이 생기다 보니 비교적 젊은층에서 쓰이고 있다. 일본어의 영향을 지워내자는 주장과도 엮여서 일본어식(어쨌든 일본에선 저런 발음에 가까우니까)을 영어식으로 바꾸고자 하는 근거 없는 사고의 영향도 있다.

또한 영어권 국가 사람들과 자주 교류하는 기업일 경우, 설령 잘못된 발음인 걸 알아도 그쪽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잘못된 발음을 쓰기도 한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의 지명인 니르와나(Nirwana)가 그러한 경우인데, 영어권 사람들이 '너와나'라고 발음하다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영어 쓰는 외국 기업가들과 같이 사업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발음이 기준이 되었다. 이는 너바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니르와나(Nirwana)는 어원 자체가 니르바나(Nirvana)인데, Nirvana라는 단어가 이미 영어권에서 외래어로 정착되어 너바나로 발음되다 보니, 인도네시아의 지명 Nirwana도 이렇게 발음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인과 교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인도네시아 현지 발음을 따르는 것이 옳으며, 굳이 국내 매체까지 영어식 발음을 기준으로 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메이저급 언론에서는 당연히 니르와나라고 나온다. 예시 인도네시아 사전에 나온 실제 발음은 니롸나로 들리는데, 적어도 너와나보다는 니르와나가 현지 발음에 훨씬 가깝다. 게다가 '너와나'라고 표기하면, 우리말 단어라고 오해하기 쉽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니르와나라고 표기를 한다. 그러나 일부 여행사에서는 이런 마개조식 발음을 따르는 허세를 부려 혼란을 유발하고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2.2. 나라마다 다른 알파벳 발음[편집]


같은 알파벳이라도 나라마다 다양한 발음으로 읽힌다. 예를 들어 I영어권 국가에서는 '아이'라고 발음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본래는 '이'라고 읽으라고 'I'로 적었을지라도 '아이'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학교에선 선생님들이 학생 이름을 잘못 부르는 일도 있으며, 이러한 일을 유머의 소재로 삼은 영화도 있었다.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학생들의 이름만 잘못 부른 게 아니라 유럽계 학생들의 이름도 잘못 불렸다.

심지어는 영어권 국가에서 자기네 나라의 유명 가수의 이름을 오랫동안 잘못 부른 일도 있었다. 디페시 모드의 보컬 Dave Gahan이 그러한 케이스인데, 본래 이 사람의 성 Gahan은 아일랜드계 성으로, 그의 새아버지의 성을 물려받은 것이다. 이 경우 h는 묵음이라 발음되지 않는다고 한다. 본인이 발음하는 것을 들어보면 '가안~'에 가까운 발음인데, 틀리게 발음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인지, 이 사람이 2003년에 영국의 음악 매체 <Q Magazine>과 인터뷰를 했을 당시에 기자가 "사람들이 20년 넘게 당신 이름을 잘못 발음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나요?" 라고 질문할 정도였다. 그러니 한국 매체에 이 사람 이름이 등장할 때는 말할 것도 없다. '개헌', '가한', '게이언', '간' 등 지금까지 나온 표기법만 해도 무려 4가지이며 발음도 제각각이다. 그나마 네 번째 표기가 실제 발음과 가장 비슷하다. 그런데 본인 발음을 존중해서 적는다면, 한국 사람들이 들었을 때 심히 난감하다는 게 문제다.

독일어권으로 가면 더욱 난감하다. 김광석의 경우 일반적인 영문 표기로는 S가 들어가는데, 독일어권에선 'ㅈ'([z]) 발음이기 때문이다. 서태지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독일어에선 철자 J는 로마자 표기법의 Y([j])에 해당하는 발음이니 그쪽 사람들은 '제오타이이(Seo Tai ji)'로 발음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사람들이 소테지라고 부르는 건 양반이었다.


3. 관련 문서[편집]


  • 곤살레스: 스페인어권의 성씨이지만, 영어식 발음인 '곤잘레스'로 통용된다. 단 히스패닉이라도 영어권 출신인 경우에는 곤잘레스가 맞을 수도 있다.
  • 구르메: 원래는 미식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단어지만, 한국에서는 영어식 발음인 '고메이'라는 표기가 통용된다.
  • 뮌헨: 영어권에서는 뮤니크(Munich)라고 불린다.
  • 카이사르: 영어권 대다수에선 '시저'라고 불린다.
  • 니콘: 미국에서는 '나이콘'으로 발음한다.
  • 랭보 : 영어권에선 림바우드라고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영문 기사를 번역할 때 이 관행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 보그 코리아에서 믹 재거의 딸, 엘리자베스 재거 인터뷰 기사를 번역해 실었을 때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기사에서 엘리자베스 재거가 좋아하는 시인으로 랭보를 언급했는데, 기자가 문학에 무지해서인지 아서 림바우드라고 번역했다(...).
  • 바이엘: 이 또한 안습한 오해가 빚어지는 케이스. 제약회사 '바이엘'의 철자는 Bayer인데, 현지 발음과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존중한다면 '바이어'가 비교적 정확한 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이 국내에 진출할 때 회사 이름을 '바이엘코리아'라고 등록을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바이엘'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정상인데, 영어권 국가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베이어'가 옳은 발음인 줄 알고 있다. 다만, 이는 다국적 기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 이케아: 해당 문서에도 나와 있지만, 국내에 등록된 명칭 '이케아'가 스웨덴 현지 발음에 가깝다. 이 동영상에 나온 모델은 '이키아'라고 발음하며, 영어권 국가를 제외한 유럽 국가에서는 '이케아'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그런데 알파벳 표기가 IKEA이다 보니 영어권 국가 유학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아이키아'가 맞다는 주장이 퍼져서 '이케아'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졸지에 무식꾼으로 몰렸다. 한동안 인터넷 공간을 달군 떡밥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어권 국가에서 ‘이케아’로 발음하면 열에 아홉은 못 알아듣는다. 영어권 국가 사람들이 쪽수가 워낙 많아 잘못된 발음이 옳은 것으로 굳어지다 보니, 한국 사람들이 스웨덴 현지에 가서 '이케아'라고 하면 현지인들이 자기네 말을 제대로 발음한다고 반가워할 정도라고 한다.
  • 피진 잉글리시: 물론 피진 잉글리시와 영어식 개조는 다른 면도 많다. 본 문서에서는 다루는 현상은 언어 전체적인 것보단 몇몇 단어나 숙어에 한정될 뿐인데, 피진 잉글리시는 아예 현지 언어와 영어가 혼합돼서 제2의 언어를 탄생시킬 정도의 대격변급의 케이스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영어와 자국 언어를 가지고 '둘 중 어느 언어 기준으로 변형시키냐.' 하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약간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문서로서 추가하였다.
  • 에밀 뒤르켐: 독일프랑스인으로, 미국 사회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학자이다. 그 덕분에 한국 사회학에 혼돈을 가져왔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 참조.
  • 이매뉴얼 월러스틴 : 유대계 미국 사회학자. 미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본토에서도 성의 발음을 자주 틀린다. 그래서 본인은 저는 어떤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그러니까 신경쓰지 말고 부르세요라고 공인해버렸다(...). 정확한 발음은 IPA로 표기하면
    [
    wɔːlərstiːn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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