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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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리파와 불꽃축제에서 보기로 약속했다.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은 시그리파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말했을 때의 감정을 보면, 그녀는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휘사, 여기!


그녀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그리파가 걸어왔다. 원기가 충만한 모습이었다.


여기가 바로 불꽃축제장인가! 역시...... 명불허전이네.


시그리파, 불꽃축제에 와본 적 있어?


아니, 우리 고향은 항상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서, 이렇게 여름에 열리는 축제는 정말 보기 힘들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 건 들었어. 특히 여름일 때 말이야.

이게 바로 외지 수행의 장점이지.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고,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니까, 하하하하.


그래도, 시그리파가 같이 오자고 할 줄은 몰랐어.


응, 다른 사람들이 먼저 지휘사한테 같이 가자고 할 것 같아서 내가 선수를 쳤지.

그럼 지휘사, 이 불꽃놀이에 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지 나를 데리고 가 줘.


시그리파와 함께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녀가 금붕어 건지기 노점 앞에서 멈춰 섰다.


이거 되게 재밌어 보이는데.


그녀에게 규칙을 설명해 주자, 시그리파는 자연스레 해보겠다고 했다.

첫 번째는 실패했다. 하지만 시그리파는 개의치 않은 듯 했다.


이거 보기만큼 쉬운 게임은 아니였네. 하지만 할 만은 한 것 같아.


시그리파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고, 눈빛도 한층 진지해졌다. 순간,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예리해지더니, 그와 동시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금붕어는 이미 그물에 걸려 있었다.


두 번 만에 잡다니, 정말 대단해!


응, 이건 손의 속도와 눈썰미가 중요해. 물고기가 수면에 가장 가까워진 순간을 노리면 이렇게 종이망에 쉽게 젖지도 않고 찢어지지도 않으니까.


그렇구나. 시그리파가 평소에 힘들게 훈련한 덕분이네.


하하, 고마워. 역시, 너랑 같이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사람들이 다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불꽃놀이가 시작하려나 봐.


그럼 우리도 어서 가자. 내 첫 불꽃놀이란 말이야, 빨리 따라와!


펑——!

불꽃이 밤하늘 위로 피어올랐다.


이런, 이미 시작했나? 어서 가자.


시그리파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 그럴 필요 없어, 여기도 좋아, 지휘사. 여기서 보면 돼.


또 하나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어디서 보든 사실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누구랑 같이 보느냐지. 너랑 같이 내 첫 불꽃놀이를 볼 수 있어서, 난 이미 만족해.

이 시간을 불꽃에 맡기자.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단 말이야, 하하하.


응.


그럼 그냥 이렇게, 함께 불꽃놀이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