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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シナリオブレイク
Off the rails, Derail

1. 개요
2. 원인
3. 문제점 및 대처
4. TRPG 외 게임에서



1. 개요[편집]


파일:external/static.tvtropes.org/OffTheRails_1891.jpg

...그랬더니 플레이어들이 증거를 없애겠다고 시체를 먹어치우려고 했단 말이지! 내가 전에 왕족들이 근친혼 때문에 스탯이 좀 낮다고 설정해 놓은 거 때문에, 걔들이 지능 체크 두 번만에 "공주가 육지 피라냐에게 잡아먹혔다"고 설득해버렸다고.

얘네들한테 이야기를 던져주는 건 애들을 맨슨 패밀리가 운영하는 탁아소에 맡기는 셈이야!

- "Full Frontal Nerdy" 414화

TRPG에서 GM이 사전에 짜 두었던 시나리오가 플레이 과정에서 GM이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사태를 일컫는 말. 일본쪽에서는 시나리오 브레이크(シナリオブレイク)라고 하며, 한국에서의 용어인 시나리오 붕괴는 이쪽이 거의 직접적으로 번역되어 들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영어권에서는 GM의 시나리오를 미리 깔아진 길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기차 철로에 비유해[1] 기차의 탈선을 의미하는 off the rails 혹은 Derailing, Derailment라고 표현한다.

GM에게 있어서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악몽 중 하나로, 기껏 세운 시나리오가 산으로 가버리는 상황인지라 작게는 해당 플레이의 진행이 난감해지고 크게는 세션 혹은 팀의 붕괴를 부를 수도 있다.


2. 원인[편집]


원인을 따져보면 대충 다음과 같은 물건들이 나온다.
  • GM의 준비부족
GM이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갈 것만을 상정해 준비를 게을리 했다던가,[2] GM이 초보라 시나리오 외의 사태에 대해 대처하는 노하우가 별로 없었던 경우. 특히 GM이 주요 시나리오 이외 다른 시나리오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경우라면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GM의 자질 문제도 있지만 GM과 플레이어가 각자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소통상의 문제인 경우도 많다.
  • GM이 상상치 못했던 플레이어의 행동
위의 예시같은 먼치킨/루니/룰치킨 등의 문제아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GM의 예상을 뛰어넘는 너무나도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도 시나리오가 붕괴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들어 차근차근 A-B-C 단계를 밟아 진행해야 하는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가 갑자기 번뜩이는 발상으로 C를 만족시켜버린 경우, GM이 준비했던 A, B 단계 내용은 쓸모가 없어져 버린다.
이런 사태의 실례를 하나 들어보자면 플레이어들이 새로이 파는 지하갱도를 조사하던 도중 얻은 단서와 적외선 시각으로 지하갱도 아래가 좀비들을 부리는 네크로맨서의 소굴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입구 근처에 20미터 정도 되는 사다리를 치우고서 갱도를 매몰시킨다는 해결책을 내놓는 바람에 마스터가 멘붕하는 사태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후반부 클라이맥스와 나름 네임드급 보스NPC와 해당 시나리오 보상 등등이 말 그대로 매장당한 사태.
  • 플레이어 간의 의사소통 문제
  • 너무 좋은/나쁜 주사위
GM이 적당히 몸풀기 정도로 던져준 몬스터나 함정에 파티원이 전멸해 버린다거나, 애초에 이기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니었던 일종의 이벤트 상황에 플레이어가 엄청난 운이 따라줘 그대로 통과해 버리는 등. 의외로 자주 일어나는 상황. 다이스 갓은 언제나 잔혹하시지.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3. 문제점 및 대처[편집]


GM의 임기응변 능력이 좋거나 플레이어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적당히 맞춰준다면 붕괴를 다소 막을 수 있겠지만,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는 만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앗 하는 사이에 터져버릴 수 있다. 게다가 명백히 누군가의 실수나 잘못이라면 원인을 알았으니 대처도 쉽지만, 의도치 않게[3] 시나리오가 붕괴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는지라 GM은 여러모로 피곤할 수 있다.

가령 GM은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게 플레이어나 주사위 때문에 망한다고 생각해 보자. 일단 시나리오를 짠 고생은 허사가 되고, 문득 자신이 무능한 게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이 드는데다, 심하면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를 이해하지 못하고 '탈선'했다며 오해하는 걸 넘어 반감까지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당하면 정말로 GM하기 싫어지는 경우도 있다. GM들은 힘내자. 오히려 갈 데까지 간 GM은 아예 즐겨버린다고도 한다.[4]

룰에 따라서는 시나리오나 세계관이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붕괴할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게임인 이상 마스터가 정하는 기본적인 방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시작하기 전에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분기에 해당하는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거나, 제3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시나리오를 붕괴시킬 만한 요소가 있으면 배제하는 식으로 최대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5] 물론 이렇게 대처해도 인간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여 예상치 못한 전개를 일으킬 수 있는데다 다이스 갓이 배신(...)할 수 있으므로, 실전에서의 대처 방법도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가장 적절한 대처법은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원하는 흐름으로 되돌리는 것이지만 상당한 화술과 순발력, 창의성이 필요하다. 위의 광산 사건을 예시로 들자면, 일단은 성공했으니 C 다음의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되 다른 갱도가 발견되었다는 등으로 시나리오를 복구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마스터는 같은 전개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을 찾아내서 창의적으로 배제해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그런 이례적인 발상을 할 만한 요소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6] 정 안 된다면 준비가 부족했음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보류해 뒀다가 철저하게 보강하여 재도전할 수도 있다.

혹은 플레이어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초보 GM들이나 플레이어에서 GM이 된 경우 함께 플레이했던 유저나 고참 유저에게 시작 전에 미리 협조를 구해두면 진행이 한결 편해진다. ORPG 같은 경우 비공개 채팅으로 협조를 구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다. 상황을 수습하기 힘들 때는 잠깐 정지하고 생각을 정리했다가 다시 진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게임 흐름이 끊길까봐 걱정이 되겠지만 곤란해 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 된 플레이어라면 게임 마스터가 원활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 줄 것이며, 그것이 참가자로서의 예절이기도 하다.[8][9]

또한, 마스터는 게임의 흐름을 진행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자지만, 동시에 세계의 모든 것을 플레이어에게 설명해 주어야 하는 해설자는 아님을 명심하자.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마스터로부터 얻는 모든 정보는 npc나 게임 내 캐릭터가 아는 지식에 기반해서 얻는 것이므로, 제3자의 관찰자 시작에서의 정보는 가질 수 없다. 무언가 당위성이 맞지 않거나 정보가 잘못되었다고 해서 마스터가 실수한 것이 아닌, 해당 정보를 제공한 npc가 잘못 알고 있거나 캐릭터가 모르는 추가적인 원인(심지어 그 이유가 순전히 NPC의 변덕으로 일어난 일이었다고 해도)으로 정보와 실제가 다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당장 고도로 정보화사회인 현실에서조차 그 많은 정보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많은데, TRPG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플레이어 캐릭터가 어떻게 전부 납득 가능하도록 이해할 수 있겠는가? 위의 예시로 설명하자면, '다른 갱도가 있었다 -> 그런데 왜 무너진 갱토 쪽으로만 드나드는 좀비들이 목격된건가? -> npc는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험가들에게 조사를 요청한다' 로 정리해버려도 충분히 문제가 해결된다.[10] 그리고 마스터가 당장 사건의 진상을 만들 수 없더라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그럴듯하게 꾸며내면 된다. 마스터가 모든 현상의 당위성을 플레이어에게 설명해 줄 필요도, 이유도 없으며, npc도 원인을 모르는 상황에 대해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해석해 줄 수도 없고 플레이어 역시 자신이 관찰자가 아닌 캐릭터가 얻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당장 수많은 RPG 게임에서도 '뭔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 라고 여겨지는 시나리오가 여러가지 조사와 모은 정보를 합쳐 명확한 당위성과 그림을 보여주며 끝나는 경우도 많다.[11]


4. TRPG 외 게임에서[편집]


컴퓨터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해 제작자가 의도한 시나리오 진행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시나리오 붕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로 비선형적이고 NPC 살해가 자유로운 게임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시나리오 진행에 필수적인 NPC가 없는 만큼 해당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없게 되기 때문. 이를 막기 위해서 제작자는 플롯 아머 등의 안전 장치를 내 놓기도 하지만 역시나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다크 소울 시리즈 등이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현명한 방법들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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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슷하게 TRPG 세션에서 사전에 짜여진 시나리오 위주의 플레이를 레일로드라 부르기도 하며(반대는 샌드박스), GM이 자신이 원하는 흐름대로만 진행하기 위해 플레이어의 자유도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경우를 railroading이라 부르기도 한다.[2] 이 경우는 시나리오 붕괴가 사실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이를 막는다 해도 상황이 굉장히 억지스럽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3] 플레이어의 RP가 너무 훌륭해도 발생할 수 있다.[4] 섀도우런 GM을 맡다가 플레이어들이 독약 물총질에 빠져서 메인 플롯도 내팽겨치고 독약과 물총 탄약만 구하러 다니자, GM이 자신이 조종하는 보안요원들에게 화생방보호의를 입히고 물총질을 하는 동시에 독약에 면역인 드론을 시켜 독약을 뿌려댔다.(...) 섀도우런 팬덤에서는 꽤나 유명한 무용담(?)이다.[5] 준비한 결말까지 안전하게 가는 법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소설작법과도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소설은 게임처럼 직접적인 개입이나 분기가 없을 뿐이지 '시나리오'라는 개념 자체는 공유하고 있다.[6] 광산 예시의 경우 내려올 때 사용했던 사다리가 부서져서 돌아갈 수 없게 됐다거나, 그에 의한 부상이라며 플레이어의 체력 감소 혹은 상태 이상 등의 디버프로 올라갈 엄두를 못 내게 만들어버리는 방법도 있다. 사실 이 예시는 적외선 시각만 없었어도 해결될 문제이기는 했다. 치트맵핵이 등장한 시점에서 이미 망한 거다[7] 진행상황을 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인 캐릭터 RP가 아니라 3인칭 플레이어의 시각에서 마스터의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TRPG 진행 흐름은 아니다. 제대로 된 플레이어라면 '다른 갱도가 있었다.'에서 마스터 의도를 눈치채고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몰래 숨겨두었던 비상구겠군." 이라며 아예 진행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당위성까지 부여해주며 마스터를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데, 한번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정도로 자신이 RP하는 캐릭터의 이해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위와 같은 흐름은 게임 진행 중이 아닌 게임이 다 끝난 후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어의 시각에서 진행된 시나리오를 평가/분석할 때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8] 위의 광산예시가 다시금 언급되지만 이경우 GM이 조기에 백기를 올리지 않고 이런저런 방법을 내려다가 몽땅 논파당해서 멘붕당한 사태다. '사실 다른 갱도가 있었다-> 그런데 왜 이쪽으로만 드나드는 좀비들이 목격된건데 // 새로운 사다리를-> 20미터짜리 사다리 만들 재료를 갱도 어디에서 구하냐? // 그러면 좀비들이 목말이라도 -> 맨아랫놈은 대충 10명을 어깨위에 올려야하는데 그거 버틸 수 있어?// 일렬로 혼자서 불가능하다면 피라미드 조체조를(이쯤에서 슬슬 GM이 맛이 가고있다)-> 오히려 하중은 올라. 게다가 그경우 맨밑층이 몇마리인데 좀비 몇마리가 필요한거냐 // 그렇다면 좀비들을 조종해서 새로이 갱도를 판다->좀비는 둘째치고 네크로맨서는 숨은 쉬어야 할거아냐.'[7][9] TRPG가 아닌 현실에서의 사례를 들자면 김태호유재석에게만큼은 사전에 적당히 언질을 줬던 무한도전이 있다. 유재석이 진행자 역할을 맡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었기에 믿고 맡긴 것이다. 이게 안 돼서 발생한 사태가 그 악명 높은 번지점프 팀이다.[10] 예시를 더 들자면, '네크로맨서는 숨은 쉬어야 할테니 질식했을거다.'->'그런데 안죽었네요. 이유가 뭘까요? 그걸 조사해봐야겠지요? 흐름으로 가고 네크로맨서가 실은 리치였다거나 아티펙트 덕에 호흡이 문제 없었다는 그럴듯한 당위성을 쥐어주면 된다. 애초에 플레이어 캐릭터는 적외선 시야와 지하갱도에서 얻은 정보가 전부이니 네크로맨서가 어째서 질식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다.[11] 당연히 이렇게 수습된 상황은 수습상황이 발생한 요소를 나중에라도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그럴듯하게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당시에는 알 수 없지만 시나리오가 진행될수록 추가적인 붕괴가 따라오거나 세션붕괴가 가속화 될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시나리오가 끝난 다음 플레이어로부터 받는 평가가 혹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