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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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실로비키 ()
силовики́ ()
siloviki ()
등장시기
소련 붕괴
1. 개요
2. 어원
3. 역사
4. 상세
5.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현대 러시아푸틴 정권을 떠받치는 군부, 정보기관, 군산복합체 등 무력부처 관련 정치가들의 파벌 및 권력실세들을 가리키는 시사용어. 푸틴의 측근 중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과 해외정보국(SVR) 외에도 GRU와 같은 정보기관과 군, 경찰, 또는 군산복합체 출신 인사를 말한다.


2. 어원[편집]


실로비키(силовики́)는 러시아어 남성명사 실로비크(силови́к)의 주격 복수형이다. 그러니까 '실로비키'라고 하면 '실로비크들'이란 뜻이다.

실로비크의 어근인 실라(сила)[1]는 러시아어로 /무력이라는 뜻인데 영어의 Force처럼 '군부대'란 뜻도 있다. 실로비크가 현대 러시아의 시사용어가 아닌 일상적인 어법으로 쓰일 경우에는 경찰이나 보안요원, 군인 등 어떤 식으로든 무력과 관련되는 공무원을 가리킨다. 한국어로 의역하자면 '무관(武官)' 혹은 '무신(武臣)'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3. 역사[편집]


푸틴은 소련 KGB 출신으로 보리스 옐친 정권 시절 KGB의 후신인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 국장으로 중앙정계에 등장했다. 그는 1999년 8월 총리로 첫 취임했는데 직후 제2차 체첸 전쟁이 발발했다. 푸틴은 오합지졸이었던 러시아군을 재정비하여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자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2000년 3월 푸틴이 정식으로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대두된 권력계층이 바로 이런 FSB나 러시아군 출신의 무관들이었다.

푸틴의 통치 방식은 관리 민주주의(Managed Democracy) 또는 권위주의적 민주주의(Authoritarian Democracy)라고 할 수 있다. 전체주의민주주의, 포퓰리즘민족주의로 이뤄진 일종의 정치적 혼합체로 체제 하에서 '강한 러시아'를 건설하려면 개인의 정치적인 자유를 통제해야 한다는 게 푸틴의 사상이다. 그가 집무실에 현대 러시아의 영토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표트르 대제(1672~1725)의 초상화를 걸어놓은 것 역시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를 통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초강대국 위치를 상실한 러시아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다.[2]

푸틴은 이러한 자신의 야심을 실현하고자 실로비키를 대거 요직에 기용해 왔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연방보안국(FSB)/해외정보국(SVR)을 비롯해 GRU 등의 정보기관과 군, 경찰, 군산복합체 출신 인사들이었는데 이들은 KGB 출신이자 FSB 국장을 지낸 푸틴이 대통령이 된 후 러시아의 주요 권력기관을 장악하였고 푸틴에게 충성하였다. 마샤 리프만(Masha Lipman)[3]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 연구원은 "푸틴은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사람들로 채워진 수직 구도의 권력체제를 통해 국가를 통치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실로비키들은 푸틴의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을 최대과제로 삼고 푸틴에게 비판적인 정적이나 언론을 탄압하는 등 비민주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푸틴이 권력을 잡은 후 피살된 언론인과 정적은 20명이 넘지만 범행 동기나 배후가 제대로 밝혀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4. 상세[편집]


푸틴 대통령을 둘러싼 실로비키의 면면을 보면 막강한 인물들이 포진하였다. FSB 국장을 역임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 국방부 장관과 제1부총리를 지냈으며 KGB 출신이자 푸틴과 고향 친구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세친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에 KGB를 거쳤고 에너지 담당 부총리를 지냈다.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FSB에서 중요 직책을 거쳤다는 사실이다.

실로비키의 본산지인 FSB는 러시아의 권력기관들 가운데 가장 권한이 강력해서 존 에드거 후버 시기의 FBI와 비견할 만하다. FSB 국장은 장관급이자 현역 육군대장 신분으로, NKVD 시절부터 국경군을 비롯한 여러 군 부대들에게 명령과 간섭을 행할 수도 있고 자체 특수부대를 보유한 데다 법적으로 다른 기관의 감독을 받지 않는 특권도 지닌다. FSB의 예산과 인원 규모는 비밀이지만 정규요원만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FSB는 범죄를 저지를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무조건 소환해 조사할 권한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일과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FSB의 국내 정세 보고서를 볼 정도로 FSB를 두텁게 신뢰한다.

이들 외에도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 이고르 코스튜코프 GRU 국장,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세르게이 나리시킨 SVR(해외정보국) 국장, 드미트리 로고진 군수 및 우주산업 담당 부총리, 빅토르 이바노프 연방마약단속청장, 바그너 그룹 등도 실로비키에 포함된다. 실로비키는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강화 정책 덕에 더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유가 하락과 루블화 폭락 사태에도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30% 증액한 적이 있다. 이러한 막대한 국방예산은 군산복합체와 안보기관을 장악한 실로비키 세력확장에 큰 도움을 준다.

실로비키의 최대 관심사는 푸틴 정권이 지속되어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받는 것으로, 이들은 옛 소련식 공산주의가 아니라 민족주의국가주의, 전체주의로 중무장하였다. 강대한 러시아가 부활하려면 푸틴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내면화하였고 미국서방을 푸틴 체제의 최대 적수로 인식하여 강한 반미반서방적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실로비키의 대표격인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미국은 러시아의 정권교체를 달성해 궁극적으로 러시아를 분열시키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주장이 러시아인들에게 먹혀들 만도 한 게 친서방 정책을 펴던 옐친이 국내정치를 엉망으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 소속이 아닌 실로비키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아르카디 로텐베르크 형제가 있다.# 더불어 전 사위 키릴 샤말로프가 거대 러시아 에너지 기업의 지분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명분도 없이 침략전쟁을 감행한 후 러시아군이 졸전을 거듭하며 실체를 드러내자 푸틴을 향해 "너무 온건하다", "너무 온화하다", "처음부터 핵폭탄을 써라" 등 뒷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허세만 부리는 무책임한 비난을 하였다. 영국 MI6의 전 국장의 말에 의하면 푸틴의 후임자들은 푸틴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진 않는다고 할 정도다. 이 발언들로 러시아의 실로비키는 현실감각이 0에 수렴하는 인간들이라는 인증을 전세계에 했다. 개전 후 평가가 급격하게 바닥까지 떨어진 푸틴조차도 이들에 비하면 능력자일 정도.

5.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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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로(сило)로 변형된다.[2] 그러나 정작 표트르 대제는 서구주의자였다는 점에서 외교 노선상으로는 푸틴과 대척점에 있다. 푸틴의 유라시아주의는 서구주의에 반대하던 슬라브주의를 기원으로 한다.[3] 마샤는 러시아어로 '마리아'의 애칭으로, 본명은 Maria Alexandrovna Lipman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