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발걸음/7일차

1. 진입[편집]

「히로」 [ 새로운 지휘사인가? ]

나는 중앙청의 지휘사, 히로라고 하네. 중앙청은 새로운 지휘사를 오랫동안 찾았지. 따라서 자네에게 매우 관심이 많아.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이름이 이상하게도 낯이 익군.

저도 당신의 이름이 낯이 익어요......

나랑 얘기 좀 나눠보지 않겠나? 중앙청에서 기다리지.

「지휘사」 내가 기억하기로는 히로는 중앙청의 또 다른 지휘사다. 선배 같기도 하고, 일단 중앙청으로 가서 그를 찾아보자.

「히로」 왔는가, 지휘사 .

중앙청에 들어서자마자 한 백발의 남자가 나를 맞이했다.

「히로」 듣던 대로 씩씩힌 아이로군. 만나서 반갑네. 나는 히로라고 하네, 이곳의 지휘사지.

「히로」 자네를 보자마자 다시 한 번 확신이 서는군, 자네에게서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 어쩌면 우리에겐 기묘한 인연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지휘사」 그... 그런가요?

「히로」 둘 다 지휘사니까, 우리는 서로 토론할 수 있는 재밌는 주제들이 아주 많겠어.

「히로」 아...... 그래, 이렇게 만난 기념으로 이걸 주지.

히로에게 사탕을 건네받았다... 사탕?

「히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딸기맛이야.

조금 의심스러운 붙임성이 과한 아저씨같다...

「히로」 그럼 편하게 이야기나 해 볼까. 자네의 전술 단말기에 이미 여러 신기사들의 정보가 있다고 들었네. 그럼 자네는 신기사와 지휘사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지휘사」 지휘사는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신기사들은 지휘사의 임무에 따라 파견되고... 대체로 그렇죠.

「히로」 정확하네. 앙투아네트가 기본적인 규칙들을 잘 가르쳐줬군.

「히로」 그런데 사실 그 안에 작은 비밀이 하나 있네. 그걸 지금부터 자네에게 알려줄 건데.

「히로」 지휘사 , 자네는 왜 지휘사들이 구세주로 여겨지는지 생각해봤나?

「지휘사」 ... 아...

「히로」 일단, 신기사의 힘은 지휘사보다 훨씬 세지. 때문에, 신기사를 위한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지휘사를 이용할 수 있네.

「히로」 하지만 왜 다들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지휘사」 아... 아마도 지휘사는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도시를 재건하는 일을 진두지휘해야 하니까......

「히로」 자네는 그렇게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나?

「히로」 만약 지휘사가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성인이면 고사하고, 그 대상이 어린아이라면? 그래도 이 도시의 미래를 전부 그에게 맡길 건가?

「히로」 앙투아네트가 자네에게 이런 일을 맡긴 것은 자네가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네.

「히로」 사실, 흑문사건이 발생한 초기의 암흑시대를 거쳐 중앙청이 막 설립됐을 때까지, 내 명망은 이미 무서울 정도로 높아져 있었네. "구세주" 이 세 글자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했지.

「히로」 앙투아네트는 이런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점점 커져가는 개인 우상화가 이계를 대항하는데 아주 큰 지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그녀는 내 권리를 줄일려고 했지.

「히로」 그녀는 신기사 여러 명을 추천해서 중앙청의 핵심 그룹을 만들었고, 새로운 지휘사를 찾아 그 본인이 1인분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지.

「히로」 이렇게 함으로서, "히로" 한 명의 공이 아니라, "지휘사"와 "신기사"가 함께 노력해서 모두에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고 세간에 말할 수 있을 테니까.

「히로」 예리하고 행동력 있는 여자가 이렇게 무서운 법이지.

「지휘사」 어째서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죠? 당신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서로 경쟁 관계인 것 같은데요.

「히로」 하하, 앙투아네트의 판단과 행동은 모두 정확하지, 난 딱히 불만이 없네.

「히로」 거기에 자네가 나를 대신해서 대부분의 잡일을 맡아주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몰입할 수 있으니, 오히려 자네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지휘사」 자, 잡일...

「히로」 맞아, 이계에 대항하기 위해 나는 지금 아주 중요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지금 아주 중요한 단계라서 다른 일을 하기 좀 힘든 상황이지.

「히로」 관심이 있다면 기회를 봐서 내 쪽에 합류해도 좋지만, 자네도 우선 자기만의 팀이 있어야겠지.

「지휘사」 ...? 자기만의 팀... 은 무슨 뜻이죠.

「히로」 위기의 순간에 자네의 편에 서 있으려는 사람, 자네를 따르려는 사람.

「히로」 내가 말하는 건 단순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네와 협력하는 신기사가 아니라,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신기사야. 호감도를 백분율로 따지면 적어도 절반은 넘어야겠지.

「히로」 호감과 신뢰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인원수도 아주 중요하네. 사람들은 늘 중앙청이 설립할 수 있던 건 다 7인대 덕분이라고 하지. 그럼 자네도 최소 5명이라도 있는 게 낫지 않나?

「지휘사」 네?

「히로」 난 지금 농담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자네는 뒤따라오는 결과를 감당하지 못할 거야.

「히로」 그리고, 설마 동료를 팔아넘기는 건 아니겠지? 우리의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게나. 특히 앙투아네트에게는.

「히로」 자, 이 정도면 충분히 얘기한 것 같군. 그럼 다음에 보도록 하지. 자네와의 협력을 기대하겠네.

「히로」 아, 그리고 만약 딸기맛이 싫으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꼭 말해주게, 다음번에는 미리 준비할 테니.

히로는 손을 흔들며 중앙청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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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중앙청의 지휘사가 됐다.
내가 정말로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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