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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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작품의 특징
3. 영화
4. 뮤직비디오
5. 여담



1. 개요[편집]


이름
안톤 요하네스 헤릿 코빈 판 빌렌스바르(Anton Johannes Gerrit Corbijn van Willenswaard)
국적
네덜란드 파일:네덜란드 국기.svg
출생
1955년 5월 20일 / 네덜란드 스트레이엔(Strijen)
링크
파일:인스타그램 아이콘.svg

네덜란드사진작가이자 뮤직비디오 감독, 영화감독.

어린 시절은 매우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성장했는데 한동안 집에는 TV도 전축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TV를 보고 싶을 땐 토요일마다 옆집에 가서 미국 영화를 시청하곤 했는데, 이것이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친구도 없었지만 사진을 접하고 달라졌다고 한다. 링크

사진작가가 된 계기는 조이 디비전의 공연이었다. 조이 디비전을 보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날아갔다. 영국에 도착한 지 2주 만에 조이 디비전을 만나 사진을 찍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이 밴드의 이안 커티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 사진은 이안 커티스 사후에 NME를 통해 공개됐다. 링크

이후 그는 영국의 음악 잡지 NME의 수석 사진 작가가 되는데, 당시 편집장 닐 스펜서가 보여준 사무실에서는 나는 네덜란드인이 싫어라는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고(...) 이 때부터 뮤지션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경력을 쌓았고 뮤직비디오도 다수 연출한다. NME에서 근무할 당시 사용했던 장비는 니콘에서 나온 카메라인 Nikkormat FT과 50mm, 35mm, 80mm렌즈였다. 링크 아카이브

그리고 2007년 조이 디비전의 이안 커티스의 생애를 다룬 영화 컨트롤로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흥미로운 점은 사진과 영화 모두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2019년 12월 8일에 내한한 U2 공연 VCR도 그의 작품. 링크


2. 작품의 특징[편집]


노이즈가 많은 거친 필름 질감과 강렬한 명암 대비, 어두운 색조가 묘한 감성을 자아낸다. 조이 디비전으로 주목받은 것도 그렇고 포스트 펑크 시절의 비주얼을 좌우한 사진작가로 꼽힌다. 근래 인기리에 선호되는 홈마들의 사진과는 대척점에 있는 사진이라 할 수 있다.

파일:U2_The_Joshua_Tree_credit_Anton_Corbijn.jpg
U2The Joshua Tree 음반 촬영 당시의 사진.

실제로, 그가 즐겨 다루는 피사체인 U2의 사진과 우리나라 팬이 촬영한 U2 공연 사진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팬이 찍은 사진에 담긴 U2 멤버들의 피부가 훨씬 뽀샤시함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위 사진은 1987년 당시, 즉 U2 멤버들이 아직 20대였을 때 찍은 사진임에도 내한 당시 이미 환갑을 앞둔 디 에지의 피부가 20대 때 사진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다만 그렇다고 우리나라 팬이 일부러 뽀샵을 한 것은 아니고, 원래 U2 멤버들이 곱게 나이든 편이긴 하다.
인물의 선명성보다는 명암의 대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조국 네덜란드의 화가 램브란트와 비슷하다.

하지만, 모든 사진이 다 저렇지는 않다.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 공식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링크
파일:Staatsieportret_H.M._de_Koningin,_2008.jpg

하긴 여왕 폐하 어진(御眞)인데

그래도 나무위키의 베아트릭스 여왕 문서에 있는 사진에 비하면 질감이 거친 편인데, 이는 베아트릭스 여왕 문서에 있는 사진이 다른 작가의 사진이라서 그렇다.
확실히 다른 사진 작가에 비해 색조가 어둡고 질감이 독특해 딱 보면 이 사람 작품이라는 티가 나는 편이다.

사진 이외에도 감독으로 데뷔했는데, 감독 실력은 다소 기복이 있는 편. 비주얼은 잘 뽑고, 서사 연출은 평타는 치긴 하나 받는 시나리오에 따라[1] 작품 질이 오락가락한다는 평이 많다.[2] 대체로 컨트롤모스트 원티드 맨이 최고작으로 꼽힌다.


3. 영화[편집]


  • 컨트롤(Control) - 2007년 데뷔작. 조이 디비전의 보컬 이언 커티스의 생애를 다뤘다. 이언 커티스의 아내였던 데보라 커티스가 쓴 자서전 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링크
말레피센트에서 디아발 역할로 나온 배우 샘 라일리가 이언 커티스 역할을 맡았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에서 이언 커티스의 불륜 상대였던 벨기에 기자 안닉 오노레(Annik Honoré)를 연기한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를 이 영화에서 만나 결혼했고, 현재 자식까지 낳고 잘살고 있다. 그래도 생전에 뇌전증으로 고생하던 이언 커티스 곁에 있었던 여성이라 불륜녀라 해도 부정적으로만 그려지진 않았다.
  • 아메리칸(The American) - 2010년에 개봉한 느와르 영화.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으나, 포스터를 보고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이 낚였기 때문에 별점 평가가 좋지 못해 국내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 라이프(Life) - 2015년 개봉작. 제임스 딘의 무명 시절 이야기를 다뤘다.


4. 뮤직비디오[편집]


그의 뮤직비디오는 빔 벤더스베르너 헤어조크의 흑백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링크

그의 성향을 보여 주는 대표작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4.1. 조이 디비전[편집]


조이 디비전은 그를 시각 예술의 길로 이끈 운명적인 뮤지션이다.

Atmosphere (1980)



그의 영화 입봉작 <컨트롤> 마지막 장면에도 이 곡이 등장한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특징들이 모두 드러난 작품이기도 하다. U2죠슈아 트리 앨범 재킷에 등장하는 황량한 벌판이나, 디페시 모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수도복을 입은 사람들, 고목나무 등 그가 즐겨 등장시키는 소재들이 한곳에 등장한다.


4.2. 디페시 모드[편집]


뮤직비디오로는 1986년부터 참여했는데, 그 이전에는 뮤직비디오 초창기였던 관계로 밴드의 이미지를 제대로 잡아 주는 뮤직비디오가 없었고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한다. 2009년 인터뷰에서 멤버인 앤디 플레처는 그가 자신들의 밴드의 유머 감각을 이해하고 영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밴드 멤버들은 그를 매우 신뢰했고, 밴드 역사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그의 뮤직비디오이며, 안톤 코빈 감독의 뮤직비디오 필모그래피에서도 디페시 모드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
디페시 모드의 음악에는 기독교에서 영감을 얻은 비유가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에 걸맞게 안톤 코빈의 뮤직비디오에도 기독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부분이 많다. 역시 목사 아들답다

A Question Of Time (1986)


디페시 모드와 첫 인연을 맺은 뮤직비디오로 이 때부터 메인 보컬 Dave Gahan은 무대에서 마이크를 돌리는 개인기를 본격적으로 써 먹는다. 뮤직비디오의 스토리는 얼핏 성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사[3]와는 영 딴판으로 건전하기 그지없게 전개된다. 참고로 가사는 다음과 같다.

[ 펼치기 · 접기 ]
I've got to get to you first
Before they do

It's just a question of time
Before they lay their hands on you

And make you just like the rest
I've got to get to you first

It's just a question of time
Well now you're only fifteen
And you look good
I'll take you under my wing

Somebody should
They've persuasive ways
And you'll believe what they say

It's just a question of time
It's running out for you
It won't be long
Until you do
Exactly what they want you to

I can see them now Hanging around
To mess you up
To strip you down
And have their fun
With my little one

It's just a question of time
It's running out for you
It won't be long
Until you do
Exactly what they want you to

It won't be long
Until you do
Exactly what they want you to

Sometimes I don't blame them
For wanting you
You look good
And they need something to do

Until I look at you

And then I condemn them
I know my kind
What goes on in our minds
It's just a question of time

It should be better
It's just a question of time
It should be better with you
It's just a question of time
#
멤버들이 당시 20대였으므로, 가사만 보면 15세 소녀를 20대 남성이 보호하겠다작업을 거는 것으로 해석하기 쉬운데,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이 아기를 안고 즐거워하는 훈훈한 결말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little one은 자신의 아이를 가리키는 뜻으로도 쓰이는 표현이다. 길에서 아기를 발견한 운전사가 아기를 차에 태워 멤버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데려다 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 수가 멤버들 숫자에 맞게 늘어나는 걸 보면, 멤버들이 하나 둘, 아버지가 되어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운전 기사가 황새

이는 디페시 모드의 가사가 추상적이라 그만큼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튜브 댓글창을 보면 It isn't a love song, but I love that song.라는 반응이 있다.
참고로 작사 작곡을 담당한 마틴 고어는 내 음악의 가장 큰 열 가지 주제는 관계, 지배, 욕망, 사랑, 선, 악, 근친상간, 죄악, 신앙, 그리고 부도덕이다.라고 말한 바가 있다. 링크

또한 80년대 중후반 디페시 모드의 음악은 20대에 나온 음악인 만큼, 십대 시절을 반추하며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도 했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 Black Celebration만 하더라도 사랑과 욕망 사이의 고민(A question of Lust), 따뜻한 가정을 소망하는 마음(Here is The House), TV로 대표되는 미디어의 홍수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판단하기(Stripped), 투표 독려(New Dress) 등 어른들의 주제를 다루었다.

이듬해에 나온 다음 앨범 <Music For The Masses>의 수록곡 'Little 15'는 가사 속의 15세가 소녀가 아닌, 소년이라고 한다. 흔히 생각하듯, 15세 소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내용이 아니라, 어머니가 십대 아들에게 네가 성장하면 세상이 장미 화단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을 거는 내용이라고 한다. 출처
이처럼 15세가 가사에 연이어 등장한 것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A Question Of Time'에 등장하는 인물과 'Little 15'에 등장하는 인물이 동일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가사 속 15세[4]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어른과 아이의 경계선에 있는 연령대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뮤비의 내용과 연결 지어 본다면, 곧 어른의 세계에 눈뜨게 될 청소년이 그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을 막으려고 방어하는 어른의 관점일 수도 있다.

이처럼 디페시 모드의 음악부터가 대중음악계에서는 흔치 않은 무겁고 파격적인 주제를 은유적이면서 추상적으로 표현해 왔기 때문에, 안톤 코빈의 독특한 관점이 이들에게는 더없이 잘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여담으로, 이 뮤직비디오에도 조슈아 나무가 등장한다. 나무의 존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촬영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였는데, 안톤 코빈이 미국 촬영을 원했다고 한다. 링크

Waking in my Shoes (1993)


안톤 코빈 본인이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 '쾌락의 정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출처[5]
당시 디페시 모드의 멤버였던 앨런 와일더는 이렇게 회고했다.
When he heard 'Walking In My Shoes', Anton Corbijn's foremost remark was "I see nuns, with beaks, skating". He's the only one who did.


'Walking In My Shoes'를 들었을 때 안톤 코빈이 가장 먼저 한 말은 "부리가 달린 수녀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만이 그런 말을 했어요.

실제로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 중 하나인 '성 안토니의 유혹'에는 새 가면을 쓰고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는 악마는 직접 갈 수 없는 곳에 전령을 보낸다는 네덜란드 속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링크
또한 쾌락의 정원에 등장하는 과장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과장된 신체적 특징을 지닌 엑스트라들을 등장시켰으며, 밴드의 멤버들인 마틴 고어, 앤디 플레처, 앨런 와일더는 자신의 얼굴 특징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왜곡하기 위해 유리에 얼굴을 눌렀다고 한다. 그래서 멤버들의 얼굴과 표정이 엑스트라들과 어딘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멤버 등장 신의 장소와 구도도 엑스트라 등장 장면과 비슷한 느낌으로 연출되었다.

팬들의 분석에 따르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7명의 엑스트라들은 성경에 등장하는 7가지 대죄를 상징한다고 한다. 유튜브 댓글 중 두 번째로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이다.
1. 3분 38초와 4분 6초에 등장하는 키가 큰 남자는 교만이다. 그는 항상 경멸적이고 이기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른 사람들 위에서 바라본다. 그가 입은 검은 옷은 높은 지위를 의미한다.

2. 2분 9초와 4분 14초에 등장하는 오른쪽에 있는 남자는 탐욕이다.

3. 58초와 3분 41초에 등장하는 오른쪽 남자는 폭식이다.[6]

4. 58초에 등장하는 왼쪽 남자는 나태이다.

5. 1분 46초, 3분 38초, 2분 9초, 4분 14초에 등장하는 작은 사람 2명은 시기이다.
그들은 항상 슬프고, 눈을 내리깔고, 시기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작고, 열등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탐욕 옆에, 교만 옆에서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하나는 탐욕을 상징하는 남자의 부유함에, 다른 하나는 교만을 상징하는 남자의 높은 지위를 시기하는 것이다.

6. 54초, 1분 51초에 등장하는 작고 뚱뚱한 남자는 분노이다.

7. 3분 54초 나오는 남자는 정욕이다.

3분 26초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은 겉으로는 성직자와 수녀이지만, 죄악에 빠져 있다.

이 해석을 따른다면 멤버들이 7가지 대죄를 범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사랑에 빠진 성직자와 수녀만이 뮤비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내 입장이 되어 보라는 가사의 내용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실 Waking in my Shoes는 내 입장이라면이란 의미로 통하는 관용구로, 세간의 지탄을 받는 사랑에 빠진 화자가 내 입장이 되어 본다면 유혹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자신을 변호하는 내용이다. 링크 [7]
또 다른 번역도 있는데 이 버전은 주님에게 호소하는 것처럼 번역했다. 뮤비와 연결지어서 보면 흥미롭다.
또한 수녀가 흑인으로 등장하는 것도 독특한 점인데, 이는 다른 인종 간의 사랑을 배척하는 정서를 비판하는 의도로도 읽힌다.
원래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시대에선 성경을 너무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악마를 흑인으로 묘사했고,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도 그 시대적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나, 안톤 코빈은 이를 답습하지 않고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뮤비 후반부에 흑인 수녀가 너의 죄를 사하노라 포즈를 취하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7가지 대죄를 상징하는 캐릭터들도 미소를 지으며 사라진다.
여담으로 코빈의 파격성은 이 곡을 공연한 2017년 무대 VCR에서도 드러나는데, 후술하겠지만, 여기서는 여장한 남성이 하이힐을 신고 걸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링크

Barrel of a Gun (1997)


이 부분부터 나오는 장면은 눈을 뜬 것이 아니라, 감은 눈꺼풀에 눈알을 그려 넣은 것이다. 즉, 보컬 Dave Gahan은 눈을 감고 걸어다니며 연기를 한 것이다. 인터넷 개통 초기에 나돌던 MT 엽기 사진의 원조

가사the mark of Cain(카인의 표식)이란 단어가 있는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을 모티브로 한 곡으로, 화자는 죄를 짓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제목이 Barrel of a Gun인 것은 이 때문이다.
참고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카인은 자신이 살해를 당할까 봐 두려워한다.
가사 중에 staring down the barrel of a gun이란 표현이 있는데, 직역하자면, 킬러가 겨눈 총 끝을 보고 있는 상황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을 뜻하는 은유적 표현이다. 링크 그래서 카메라의 움직임을 총구의 움직임처럼 연출했다고 한다.

뮤비에서 광인을 연기한 보컬 Dave Gahan은 마지막 장면에선 감은 눈꺼풀 위에 눈알이 그려진 상태로, 전구로 장식된 코트를 걸치고 어둠 속을 위태롭게 걸어가는데, 가사와 연결지어 생각해 보면 이는 카인의 표식이 갖는 이중적 의미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카인 문서에도 나오듯이, 카인의 표식은 범죄자 인증 낙인임과 동시에, 카인을 아무도 해치지 못하도록 신이 보호해 주고 있다는 인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광인불빛이 반짝이는 코트를 입었으니, 어딜 가더라도 쪽팔림을 무릅써야 하겠지만, 어둠 속에서도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으니 위험에 처했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절망 속 희망을 암시하는 장치인 셈.

한편, 작사, 작곡을 맡은 마틴 고어는 가사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링크
'Barrel Of A Gun' is about understanding what you're about and realising that you don't necessarily fit into somebody else's scheme of things. You can have slight diversions from your path, but I think there is something that is written for us, that is meant to be. I'm not being totally fatalistic. I think that we do have a say in things, but I don't think that say is very strong.
'Barrel Of A Gun'은 여러분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여러분이 다른 누군가의 계획에 꼭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길에서 약간 벗어날 수 있지만, 저는 우리를 위해 쓰여진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의도된 것입니다. 제가 완전히 운명론적이진 않아요. 저는 우리가 어떤 일에 대해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발언권이 그리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틴 고어의 설명과 연결 지어 해석해 보면 총구의 움직임처럼 연출한 카메라의 움직임은 어떤 계획(운명, 혹은 신의 뜻)을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마틴 고어는 특정 종교의 신자는 아니나, 개인적으로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화자가 자신은 horny creep(소름끼치는 색마)이며, 당신이 원하는 holy one이 아닌데,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셀프디스를 하고 있다. 이 밴드의 이전 작품인 'Personal Jesus'와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부분. holy one은 신적인 존재를 지칭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욕망의 노예가 된 인간의 죄책감과 절망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라, 당시 곡을 받은 보컬 Dave Gahan은 마약 중독으로 폐인이 되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들여다 보는 듯해서 이 곡에 몰입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링크
마틴이 쓴 곡이 자신에 대해 쓴 곡인지, 자신을 위해서 써 준 곡인지, 아니면 제발 부탁이니 씨발 정신 좀 차리라는 뜻으로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마약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를 회고한 다큐멘터리에서, 안톤 코빈 감독은 Dave의 상황을 뮤비에 반영했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했다. 링크
초반에 Dave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장면과 기어서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 등은 마약에 찌든 록스타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것이라 한다.[8] 감독에게 사정없이 디스 당하는 Dave 이 장면은 영국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그 다음에는 구마 의식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실제로 천주교의 구마 의식에서는 을 사용한다. 링크
그리고 구마 후 Dave는 난로가 되었다(...)

촬영에는 단렌즈와 장렌즈를 번갈아가며 사용했으며, 총구로 겨냥하는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렌즈 앞에 튜브를 끼웠다.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갑자기 사람의 머리 스타일이 변하는 장면과 사람 몸이 전구 불빛으로 뒤덮이는 연출 때문에 피터 가브리엘Sledgehammer 뮤직비디오처럼 만화적인 분위기로 받아들이는 반응도 있었다. 링크 실제로 피터 가브리엘은 해당 곡을 부를 때 전구 불이 달린 의상을 착용한다. 링크
다만, 연출상의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촬영 장소는 모로코마라케시였는데, 60년대 히피풍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벽 주변은 사실상 화장실(...)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출처는 <Stripped: Depeche Mode>라는 책으로, 구글에서 검색되는 내용이다.링크[9] 그리고 Dave Gahan은 현지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살모넬라 식중독에 걸려서 바로 영국에 있는 병원으로 실려가 3일간 입원했다고 한다(...) 링크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꽃핀 뮤비.


4.3. 너바나[편집]


Heart-Shaped Box(1993)



1994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베스트 얼터네이티브 비디오(Best Alternative Video) 부문과 베스트 아트 디렉션(Best Art Direction)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본래는 케빈 커슬레이크(Kevin Kerslake)가 맡기로 한 뮤직비디오였으나, 안톤 코빈으로 변경되었는데, 결과물을 보고 멤버들이 만족했다고 한다.

뮤직비디오 20주년을 기념한 감독의 인터뷰가 있는데, 원래 다작을 하진 않으나, 너바나의 음악이 마음에 들어서 제의가 들어왔을 때 고민 없이 수락했다고 한다. 또한 커트 코베인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아이디어의 대부분은 커트에게 나온 것이라며 커트에게 공을 돌렸다.

앞서 소개한 디페시 모드의 'Walking in my shoes' 뮤직비디오처럼 이 작품 또한 기독교적 상징이 등장한다.

커트는 뮤직비디오에 매우 만족하여 그와 또 작업하길 원했으나 얼마 안 되어 생을 마감했기 때문에, 너바나의 뮤직비디오 중에 안톤 코빈이 감독한 뮤직비디오는 이것이 유일하다. 이는 조이 디비전의 경우와도 비슷하다.


5. 여담[편집]


  • 아버지를 비롯해 삼촌과 할아버지도 목사인 목사 집안 출신이며, 본인도 어린시절에는 선교사가 되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대표작 뮤직비디오 중에는 신성모독 논란을 부른 밴드 디페시 모드의 대표곡 가 있다(...) 참고로 늦둥이다. 안톤이 태어났을때 아버지 나이는 38세였다.
  • 이런 배경 덕분에 종교적 소재를 즐겨 다루는 디페시 모드와 유독 작업을 많이 했다. 링크 디페시 모드에겐 5번째 멤버나 마찬가지인 존재라고 불릴 정도. 프로모 사진, 앨범 표지 디자인, 로고, 무대 디자인, 콘서트 VCR 등 밴드와 관련된 시각적 영역 전반을 담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페시 모드 앨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손글씨는 그가 직접 쓴 것이다. 이 손글씨는 디페시 모드의 Violator 앨범의 수록곡인 Clean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하며, 2020년에 공개된 이들의 사진집 본문은 전부 안톤이 직접 쓴 손글씨이다. 다만, 앨범 표지 손글씨와는 달리 필기체이다 보니 읽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
  • U2와도 자주 작업을 했는데 이 밴드 역시 종교적 소재를 자주 다루는 밴드이다. 다만 U2의 경우는 보노 본인의 기독교 신앙을 보편적인 메시지로 풀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The Joshua Tree 앨범 재킷이 대표작이다.

  • 조이 디비전의 이안 커티스를 처음 만났을 당시엔 영어가 유창하지 못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고 한다. 링크 그가 본 이안 커티스는 매우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 디페시 모드1980년 데뷔 당시[10] NME 표지 사진을 인연으로 안톤 코빈을 만났다. 2007년 인디펜던트기사에 이들이 안톤 코빈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처음 코빈을 만난 장소는 함부르크페티시 바였는데[11] 코빈은 여장을 했다고 한다(...)[12]
이처럼 첫 만남 장소부터가 범상치 않았다(...)[13]
코빈은 당시 NME 표지에 등장한 디페시 모드를 촬영했는데, 보통 프론트맨이라 불리는 보컬에 포커스를 맞추는 다른 포토그래퍼와는 달리, 나머지 멤버들 쪽에만 쨍하게 촛점을 맞추고 보컬인 Dave Gahan은 흐릿하게 처리했다고 한다(...) Dave Gahan은 이 사진을 찍을 때 직접 염색한 핑크색 셔츠로 한껏 멋을 부렸다. 심지어 저 당시 Dave는 비쥬얼 멤버였다(...) 어째 램브란트 생전 논란과 비슷하다.
파일:NME depeche mode.jpg
이것이 문제의 표지

그리고 이 사진은 전 세계에 코로나 19가 창궐하는 2020년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홍보하는 사진으로 써 먹히고 있다(...)
원래 사진을 찍은 장소는 이러하다. 링크 목사 아들 아니랄까봐 깨알 같은 십자고상

  • 단지 사진과 뮤직비디오만 찍은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에도 영향을 미쳤다. Dave Gahan이 2003년 Q 매거진과 인터뷰를 했을 때 언급된 내용인데, 1985년까지만 해도 눈썹을 다듬고 탈색을 했었으나, 안톤 코빈의 조언에 따라 눈썹 다듬기를 그만 뒀다고 한다. 디페시 모드 문서에 나온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본래 Dave Gahan은 숯검댕이 눈썹이다.

  • 디페시 모드의 1993-1994년 투어와 1998년 투어, 2001년 Exciter 투어 때는 무대 디자인까지 담당했다.링크

  • 디페시 모드와 정말로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1996년이었다. 당시, R.E.M.[14]의 마이클 스타이프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디페시 모드의 Dave Gahan이 정신적으로 매우 안 좋은 상태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Dave Gahan은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 직전까지 갔다.
    이후 앨범의 재킷과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안톤 코빈은 Dave Gahan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Dave의 상황을 반영해 Barrel of a Gun 뮤비 콘셉트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Dave Gahan에게 눈 감고 걸어가는 연기를 시키면서 엄청 굴렸다.

  • 안톤 코빈 피셜에 따르면 Dave Gahan은 사진보다는 실물이 잘생겼다고 한다. He's so great-looking it's hard to be photographed with him; you look like a loser. 대략 번역하자면, 너무 잘생겨서 사진으로 제대로 담아내기 어려울 정도고, 기자 네가 옆에 가면 넌 오징어 될 거임. 뭐 그런 늬앙스 그리고 잠재적인 연기력과 해석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 평균키가 큰 네덜란드인답게 194cm의 장신이다.

  •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자녀를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Nimi라는 이름의 여자랑 결혼했지만, 사생활을 잘 얘기하지 않아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 패션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는 흑인 여성인데, 종종 부부끼리 럽스타그램을 한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와 집콕 생활 중. 귀국 후, 1981년부터 2018년까지 촬영한 디페시 모드 사진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를 집필했으며, 2020년 10월에 공개됐다. 31.5 x 44 cm, 5.86 kg, 512페이지라는 크고 아름다운 규격을 자랑한다. 링크 멤버들의 사인이 있는 한정판을 먼저 풀었는데 현재 품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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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빈은 직접 각본을 쓰는 타입의 감독은 아니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 모두 전문 각본가가 붙었다.[2] 사실 이런 경우는 매우 흔하다. 비주얼리스트 거장인 리들리 스콧만 봐도 각본은 쓴 적이 없으며, 훌륭한 영상미에 비해 시나리오 때문에 기복이 심하다는 평을 들었다. 코빈도 이런 점이 비슷한 편.[3] 이는 Dave Gahan이 라이브 무대에서 이 곡을 부를 때, With my little one 이 부분에서 바지의 주요 부분을 움켜 쥐는 시늉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my little one이 자신의 신체 부위라면 노래의 you또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4] 참고로 영국은 만 16세이면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사실상 어른으로 대우한다[5] 디페시 모드의 전 멤버 앨런 와일더의 과거 홈페이지에 있던 내용으로, 활동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다.[6] 그런데 단순히 음식을 많이 먹는 게 아니라 폭음까지도 포함한 개념이다.[7] 여담으로 이 블로그에 소개된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출처는 앨런 와일더의 홈페이지이다. *번역을 바로잡자면, 앨런 와일더가 중세의 악몽처럼 차려 입은 곱추 엑스트라 옆에 서 있었는데, 이 엑스트라가 케이터링하는 여성에게 이봐요 케첩 있어요라고 말을 거는 모습이 자신에게 미소를 가져다 주었다는 내용이다. 참고로 'Love'는 영국에서는 남을 친근하게 부를 때 쓰는 비격식 표현이기도 하다. 링크[8] 그런데 코빈의 발언대로라면, 후반부에서 Dave가 불 켜진 코트를 입고 걸어가는 장면은 보호관찰을 받는 상황을 반영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Dave는 마약 중독 치료와 9개월 간의 보호관찰을 받는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그 덕분에 자연히 마약 딜러의 접근이 차단되어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칠 수 있었다.[9] 원래 모로코는 공중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 많다는 게 2010년대 후반 시점에서도 한국인 여행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10] 디페시 모드의 정규 앨범은 1981년에 나왔지만, 실제 활동은 1980년부터였다.[11] 나무위키에 설명된 페티시 클럽은 일본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일본이 돈을 내고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는 유사 성매매 업소 개념이라면, 서구권의 경우는 사전에 놀이의 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를 엄격히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각자 알아서 즐기는 것으로 개념 자체가 많이 다르다. 그래서 후자의 경우는 연인이나 배우자끼리 엽기적이고 독특한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찾는 경우도 있으며, 모르는 사람에게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하는 것은 금지하여 성범죄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기사를 참조할 것. 다만, 기사의 사례는 BDSM클럽이라, 이벤트성 여장을 한 코빈의 사례와는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것.[12] 그렇다고 코빈이 성소수자이거나 평소 여장을 즐긴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시의 경험 때문인지, 디페시 모드의 공연 VCR에는 트랜스젠더의 일상을 담은 것이 있다. 링크[13] 여담으로, 디페시 모드의 마틴 고어는 몇 년 후 극보수적인 기독교인 여친과 헤어지고 베를린으로 이사를 가면서 호기심에 여러 클럽을 가 보았는데 그중에는 BDSM 클럽도 있었으니, 어찌 보면 코빈과의 만남은 운명인 셈.[14] R.E.M.도 안톤 코빈이 촬영했던 뮤지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