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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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동물농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란 직종을 국내에 널리 알린 하이디 라이트의 영상.

1. 개요
2. 역사
3. 진실 (동물행동학과 다른 점)
4. 기타



1. 개요[편집]


Animal Communicator / Pet Psychic

반려동물을 비롯한 동물과 초능력으로 의사소통을 하여, 동물의 문제, 또는 동물과 인간 사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주장하는 (자칭) 초능력자.

대한민국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듯,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의 (자칭) 주술이나 초능력을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이들의 초능력이 과학의 외피를 띠는 형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통은 자신의 초능력을 통해 동물 관련 상담을 해 주거나, 잃어버린 동물을 찾아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때는 2009년 5월 3일자 TV 동물농장 방송에서 동물의 마음을 읽고 치료해 주는 초능력자 하이디 라이트(Heidi Wright) 편이 방영된 이후.[1] 이상행동을 보이는 동물의 과거를 귀신같이 알아맞히고 문제를 해결하는 하이디 라이트가 유명해지자, 한국에도 자칭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Pet Psychic이 표제어로 등록되었다. 문화가 다르므로 영미권의 psychic에 정확히 대응하는 낱말을 찾기는 어렵지만, 영매ㆍ무당ㆍ점쟁이 등으로 보면 될 것이다. 자신들(과 지지자들)은 'communicator'라고 주장하지만 남들은 'psychic'이라고 부른다는 점이 이 직업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하로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줄여 '애커'라고 쓴다.


2. 역사[편집]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은 미국에서 80~90년대에 크게 유행했던 채널링(channeling)이라는 오컬트의 한 분야에서 파생된 것이다.[2]

채널링이란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와의 의사소통' 전반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한국인 입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채널링 사례가 바로 분신사바이다. 다만 동양권에서 채널링이 죽은 자, 혹은 사후세계와의 소통에 집중한다면, 서양권에서는 외계인이나 신적 존재와 소통하고 교신함에 촛점을 맞춘다.[3] 우리나라에서 외계인과 소통하고 교신한다고 하여 유명해진 채널러가 바로 그 빵상 아줌마.

채널링은 이전부터 서양권 오컬트에서는 안 그래도 메이저하였으나, 1980-90년대에 이르러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60-70년대에 히피 문화와 더불어 수입된 오리엔탈리즘 계열의 명상, 영적 체험, 그리고 로스웰 UFO 추락 사건으로 대표되는 외계인에 대한 관심이 세기말적 분위기와 뒤섞였던 것. 이 시기에 크게 성장한 사이언톨로지 역시 핵심교리가 몽땅 외계인과의 채널링에 기반한다. 칭하이 무상사 역시 채식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을 뒤섞고 채널링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화성과 금성이 육식으로 멸망했다는 둥 주장으로 교세를 확장했다.

서양권 채널링의 특이한 점은 유사과학의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동양권 채널링(분신사바 등)이 사후세계를 다루며 완전한 종교/주술의 영역에 있다면, 서양권 채널러들은 온실가스나 지구온난화ㆍ채식주의ㆍ동물보호와 같은 주제들을 끌어들여[4] 분명 핵심은 과학이 아닌데도 언뜻 보면 과학처럼 보이는 형태로 변모하였다.

채널링이 동물애호와 결합한 것이 바로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은 처음부터 오컬트의 한 분야로 시작했고, 과학적이거나 합리적인 양 들리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본질은 빵상 아줌마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인간이 동물과 채널링을 할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는다면, 외계인이나 신적 존재와도 채널링을 한다고 해도 이상하게 여길 리 없다. 믿고 말고는 개개인의 자유지만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거나, 혹은 (로트와일러 사건 당시 애커를 부른 동물보호단체처럼) 법리적인 문제에서 근거로 사용한다면 비웃음을 살 뿐이다.

곰곰히 생각하면 애커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하지만 동물과는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 언어로 대화할 수 없으며, 다른 방법을 동원해도 깊이 있는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애커들은 언어 등의 매개 없이, 직접적으로 동물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투시(ESP)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금붕어든 개든 온갖 동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동물인 인간의 마음도 당연히 읽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에게 투시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3. 진실 (동물행동학과 다른 점)[편집]


애커 SBS 취재파일
애커에 대한 SBS 뉴스(영상 자동재생)

동물과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특히 신경계가 어느 정도 발달하여 감정표현 등을 할 수 있는 동물을 키운다면, 이 동물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정도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또한 간단한 동물의 '언어'를 배워서 자기의 간단한 의사를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이 하는 의사소통과는 많이 다르다. 가령 고양이가 몸짓으로 전달하는 "집사야 주인님아, 나 배고파.", "나 화났어. 오지 마." 하는 간단한 표현, 혹은 인간이 고양이에게 소통을 할 때 자주 하는 눈을 깜빡이는 제스처 등 예시는 '난 당신에게 적대심이 없다.' 하는 정도로 단순한 감정상태나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앵무새나 까마귀같이 언어 능력과 두뇌가 크게 발달해 사람의 언어를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종의 경우 더 발달된 형태의 소통은 가능하다. 이들은 인간에게 자신의 의사를 보다 구체적으로 전할 수 있고 인간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고방식이 완벽하게 인간과 동일한 것이 아니고, 이들이 발성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어휘에는 한계가 있어 인간과의 유창한 대화는 어렵고 여러 문장으로 대화하는 것은 더 어렵다.

따라서 인과관계나 행동의 목적 등을 동물에게 명확히 전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의사소통은 오랫동안 동물을 길러온 사람이라면 대강이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이러한 경험은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공유할 수 있으며, 학습으로도 익힐 수 있으므로 누군가에게 배워서 일반인에 비해 동물의 감정상태, 욕구를 잘 알아내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처럼 인간이 동물과 의사소통을 함은 동물을 겪으며 얻은 경험지식과 데이터 분석을 취합한 것으로 동물행동학의 부분집합이 된다.

그러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자신이 주술력/초능력으로 동물과 의사소통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행동을 파악해서 알아내는 식이 아니라, 자기들이 일종의 텔레파시로 동물과 교감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눈을 통해 영혼과 교감하면 동물의 말소리가 들린다거나(...), 우주와 에너지의 조화 같은 오컬트에 가까운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이다. 그래서 애완동물을 의인화해서 'OO가 지금 엄마가 자기랑 자주 못 놀아줘서 슬프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 아이의 눈에 무엇이 보이고 있네요.' 하는 식으로 대화를 하듯 전해준다. 유행에 편승해서 우후죽순 등장한 사이비들만이 아니라, 모든 애커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한다.

하이디 라이트는 심지어, 동물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자기 홈페이지[접속불가]사진만 보내주면[5] 동물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준다고 적었다(...). 잃어버린 동물도 교감해서 찾아준다고 하고, 당연히 죽은 동물의 영혼과 교감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기에 레이키 치료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하이디 방식이 애커계의 표준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그냥 다 저런다! 한술 더 떴으면 더 떴지 덜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애커가 쓴 책을 보면 실제로 채널링[6]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앵무새가 채널링을 끊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으면 마음이 연결된 동물들이 전달하는 메세지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졌으리라는 글귀가 나옴을 보면, 확실히 동물행동학과는 거리가 먼 오컬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란 결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선 애커들이 주로 '커뮤니케이터'로 불려서 수의사 같은 전문적인 직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를 잘 들여다보면 그저 무당이나 초능력자일 뿐이다. 설령 애커들이 동물을 애정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물행동학적인 기술로 어느 정도 맞는 해답을 내놓는다고 해도, 당장 자기네들이 신비주의로 영업을 하는 이상 新무속인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애커들이 올바른 답을 내놓느냐 아니냐 이전의 문제이다. 사람의 마음을 기가 막히게 읽는 점쟁이가 있다고 해서 그를 심리학자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결국 애커들은 자신이 가진 지식, 의뢰를 받을 때 건낸 사진과 사연 등을 토대로 해결책 같은 말을 의뢰인이 듣고 싶은 방향으로 전해줄 뿐이다. 분명 이러한 것들에 어느 정도 심리적 위안과 재미를 주는 요소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면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복불복이다. 운 좋게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까운 시간만 버리고 애완동물과 맺은 관계에는 아무 변화도 없을 것이다.

물론 신비적인 힘을 진짜로 믿냐 아니냐는 개인의 자유고 그 영역은 존중받아야 한다. 게다가 법률에서도 속여넘기는 방식으로 무리한 대가만 받지 않는다면 무속인의 활동을 보장한다. 하지만 죽었다 깨어나도 애커를 동물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애완동물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해외에선 그저 영매로 취급받는 애커들이 한국에선 미디어 특유의 감성 마케팅과 결합돼서 그럴 듯한 능력자로 뻥튀기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서프라이즈를 전부 사실로 받아들이면 안 되듯이, TV 동물농장에 소개된 하이디 라이트의 일화도 시청자들이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방송이니까 편집되고 과장되어 나왔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동물과 교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애완동물 시장규모가 급속히 커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우후죽순 생겨났다.'는 것이다. 만약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실재한다면 인간의 문명수준이 낮았던 고대부터 있었을 터이고, 지금보다 동물에게 훨씬 많이 의존했던 전근대에는 더욱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1990년대부터 알려졌을까? 1990년대에 갑자기 인류가 영적 개명이라도 했을까? 이것만으로도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초자연적인 현상들이나 초능력은 아주 오래된 옛날부터 인류가 믿었다.

4. 기타[편집]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중립적으로 다룬 한 컬럼에서 지적한 예시(해당 링크가 삭제됨)를 보면, 어차피 잃어버린 동물을 찾을 확률은 희박하니 아무렇게나 말한 다음, 거짓이 들통나면 "내가 볼 땐 그 아이 영혼이 그랬다니깐?" 하는 식으로 둘러댄다(...).

어떤 동물하곤 소통하고 어떤 동물하곤 소통 못하는 것도 웃기고 애완동물 종류도 다양해지므로,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각종 포유류, 심지어 파충류 등도 애커에게 의뢰하면 대부분 받아준다. 하지만 사육역사가 짧은 동물일수록 적중률이 팍팍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일반적으로 잘 안 기르는 동물을 사육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준전문가 수준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애커의 허술함을 눈치채기 쉽다.

이런 오컬트를 제외하고, 동물에게 사람의 언어를 가르쳐서 의사소통에 성공한 사례는 있다. 단순히 사람의 말을 따라하는 정도를 넘어 실제로 사람의 언어를 이용해 의사를 표현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회색앵무 알렉스가 있고, 유인원류에서도 자주 관찰된다.[7]

위 사례와 반대로 사람이 동물의 의사소통 방식을 배워 소통한 사례도 존재하긴 하는데 대표적으로 숀 엘리스의 사례로 그는 2년의 노력 끝에 늑대 무리에게 받아즐여져 그들과 자고 먹고 사냥을 하기까지 했다고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통은 동물행동학을 기반으로 연구하여 달성한 성과이며 동물과 깊이 교감하고 우정을 쌓는다기보단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하는 방식에 가깝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에도 포켓몬과 대화하는 사람이 나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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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디는 이미 2006년부터 일본 방송에도 출연하여 유명해졌다.[2] 오컬트도 다른 하위문화와 마찬가지로 문화권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채널링은 한국에서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았기에 새롭고 뭔가 있는 듯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소위 동물보호단체들의 태도는 오컬트에 심취한 덕후들과 유사하다.[3] 물론 서양권에서도 죽은 자와 채널링 한다는 개념이 없지는 않다. 위저 보드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4] 물론, 이 주제들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위에 제시한 문제들은 이성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해야지, 채널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접속불가] [5] 물론 175달러(...)라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6] 외계인이나 영적 존재와 정신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7] 고릴라 '코코'가 대표적이며, 미국에서는 아예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한 적이 있다.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에서 침팬치에게 수화를 가르친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