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저회

덤프버전 :





파일:091223AA-9A0C-4974-9EA5-86C43423CFE9.jpg

애저회

1. 개요
2. 만드는 법
3. 애저 요리가 만들어진 배경
4. 논란
4.1. 안전성
4.2. 잔인성과 재료로 인한 거부감
5. 기타



1. 개요[편집]


출산되지 않은 자궁 안의 새끼돼지인 애저를 사용해 로 먹는 제주도만의 독자적인 토속 음식.

애저는 '고기로 먹을 어린 돼지'라는 뜻으로, 태아 상태의 돼지, 그리고 그냥 새끼 돼지라는 두 의미를 가지는데,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애저는 전자이며, 전자는 안전상의 문제로 불법[1]이지만 후자는 영계, 송아지나 마찬가지로 당연히 합법이다. 오히려 엄밀히 따지면 우리가 먹는 거의 대부분의 돼지고기는 성체가 아닌 애저다.[2][3]

제주도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새끼회 혹은 새끼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고 한다. 대한민국전라북도 진안군에 애저를 쪄 내는 애저찜과 탕으로 끓여내는 애저탕[4]이 있지만 회로 먹는 것은 제주도 외의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애저를 조리하는 것은 필리핀이나 중국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날로 먹는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사실상 제주도뿐이다.

2. 만드는 법[편집]


돼지가 새끼를 아직 출산하지 않은 경우, 뱃속의 돼지를 애저라고 부르는데 애저회는 이 애저를 칼로 곱게 다지거나 큼직하게 썬 후 갈아[5] 고춧가루가루, 다진 생강마늘참기름으로 버무린 양념에 넣고 비빈 후 계란 노른자위에 식초를 뿌려 터뜨려서 먹는다.

그러니까 새끼 돼지로 만든 육회를 믹서기에 한 번 갈아 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전통적인 조리 방법은 애저를 잘게 다진 후, 맷돌로 한 번 더 갈아 내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고 하는데, 전기믹서기가 보급되자 믹서기에 통째로 넣고는 양념과 함께 갈아 내는 원터치 조리가 가능해졌다.

3. 애저 요리가 만들어진 배경[편집]


애저를 먹으려면 임신 중인 돼지를 잡아야만 하니 얼핏 보면 상당히 사치스러운 미식가의 전유물로 보이지만, 기원 자체는 사회의 빈곤한 단백질 공급 부재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시대에는 서민층에 고기의 공급이 지금처럼 충분하지 못했고, 먹기 위한 것 외의 다른 쓸모가 별로 없는 돼지의 경우 낭비 없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새끼를 지닌 채로 죽은 돼지, 새끼를 사산한 돼지의 경우에도 그 새끼를 그냥 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던 것이다. 즉 필요에 의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인 애저를 조리하는 방법이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류의 요리가 다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의도와 별개로 미식가들이 즐기는 별식이 되어간 것도 사실이다. 조선 후기 상업이 발달하고 민간에 부를 축적한 신흥 부유층이 등장하면서 애저회, 애저찜 등이 사치스러운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한 별미로 변화했고[6], 고기의 공급이 풍부해진 현대 한국에서도 애저회는 별미의 위치를 고수하며 살아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애저를 섭취하는 것만이 목표라면 굳이 토막낸 다음 맷돌에 갈아서 회로 먹는 귀찮은 조리법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오늘날의 애저 요리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냥 썰어서 구워 먹든지 삶아 먹든지 해도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즉 애저회는 '단백질 공급의 필요'로 시작된 애저 요리 문화가 '별미에 대한 수요'로 전환되는 단계에서 생겨났다고 추정할 수 있다.

4. 논란[편집]



4.1. 안전성[편집]


1970년대 이전에는 사산유산된 애저를 사용하는 일도 있었고 기생충에 대한 대책이 완비되지 않아 위험한 음식으로 구분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 개정된 축산에 관한 예방접종 법률의 시행으로 예방접종과 기생충 구제 작업이 보급되었고, 수입돼지고기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며 경쟁력을 늘리기 위해 사육 기간을 길게 잡지 않고 바로 도축하게 되어 기생충에 관한 논란은 사그러든 상태다. 오히려 애저를 사전에 주문받아 생산하는 일종의 특수부위로 구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돼지고기를 익히지 않고 날로 먹었을 때 생길 수 있는 가장 심각한 기생충인 유구낭미조충(有鉤囊尾條蟲)[7]에 감염되는 낭미충증(cysticercosis)은 발작을 일으키는(neurocysticercosis) 질환인데, 제주도에서만 거의 발병하므로 이에 애저회가 한 몫 한다는 것이 거의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는 소고기에 기생하는 민촌충(Taenia saginata)과 마찬가지로 갈고리촌충도 거의 박멸되었으나, 만에 하나라도 갈고리촌충의 충란을 먹어 낭미충증에 걸리는 경우 뒷감당이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시도하지는 말아야 한다.

4.2. 잔인성과 재료로 인한 거부감[편집]


임신한 상태의 암퇘지의 배를 가른 뒤 자궁에서 새끼 돼지를 적출한 다음에 믹서기 등으로 간 뒤 양념을 쳐서 날로 먹는다는 조리법과 음식의 재료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돼지의 새끼라는 것 때문에 해당 음식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엽기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일반적으로 괴식으로 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재료와 조리법으로 인한 편견이기 때문에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먹어 보면 맛있다는 의견도 꽤 있다. 오르톨랑도 모르고 먹으면 맛이야 있다. 당연하지만 맛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떠나 윤리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5. 기타[편집]


2009년 방송된 이경규의 복불복쇼 제47회에서 벌칙으로 등장했다.

애저와 유사한 음식으로 암소 태내의 송아지를 갈아 만드는 송치라는 게 있다. 병아리를 이용하는 곤계란도 있다.

식품위생법에선 사산된 태아 돼지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돼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태아가 아니라 단순히 어린 개체를 도축하는 경우는 다른 가축도 흔해서(ex:영계, 송아지 고기, (어린 양고기) 등) 이쪽은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제주도에선 예로부터 수퇘지를 거세할 때 생식기(고환)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것[8]이 전통적이었다. 전남 지역의 미자탕[9], 전북 지역의 애저찜이 있지만 회로 먹는 것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제주산 돼지는 진상품이나 양반, 제주 왕족의 전유물이어서 수탈을 피해 비교적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생식기나 애저를 회로 먹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요즘이야 신선한 애저를 먹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사산되거나 어미가 노화해 새끼 낳기가 위험한 경우에만 먹을 수 있는 어른들의 별미였다. 옛날에 어른들이 돼지 고환을 소금에 찍어 먹고 있으면 아이들은 옆에서 침만 삼키고 있었다고 한다.

2004년 개봉한 최양일 감독의 일본 영화 피와 뼈(영화)에서 기타노 다케시가 배역을 맡은 제주도 출신의 재일 교포 김준평이 애저회의 일종인 구더기가 들끓는 육고기젓을 조리해 먹는 장면이 나와 충격을 끼얹어 주기도 한다.


파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__CC.pn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08 06:57:25에 나무위키 애저회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1]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잔인해서 금지되었다고 오해하지만, 사실 그냥 위생 문제 때문에 그렇고 윤리적 문제 때문은 아니다. 그렇다고 전혀 관련없는 것은 아니다. 안전상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윤리적 문제 때문에 반발이 심해 굳이 규제를 풀기는 어려울 것이다.[2] 돼지는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따라 육질이 달라지고 자연스레 그 용도도 달라진다. 다 큰 돼지는 육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식용 돼지로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적당히 자란 돼지를 이용한다.[3] 실제로 애저탕이라는 요리가 이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 요리에서의 '애저'는 애저회와는 달리 후자의 의미이므로 합법이다.[4] 현재 이 요리는 돼지의 태아는 아니고 주로 새끼 돼지들 중에서도 매우 어린 개체를 재료로 사용한다.[5] 옛날엔 맷돌로 갈았다고 하고, 근대엔 믹서기로 간다고 한다.[6] 목포 애저찜 한정. 제주도에서 돼지 목축이 성행한 것은 제주특별자치도 항목에도 나와 있듯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목사에서 시작된 것이므로, 제주도 애저회가 별미가 된 것은 조선 후기가 아니라 1960~70년대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7] 갈고리촌충(Taenia solium)의 유충이다.[8] 제주도만의 관습은 아니다. 다른 지방에서도 흔히 내려오는 회고담이다.[9] 돼지 생식기를 탕으로 끓여 뼈는 요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