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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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왼손의 주요 수상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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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네뷸러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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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 장편
제4회
(1968년)


제5회
(1969년)


제6회
(1970년)

알렉세이 팬신
《Rite of Passage》

어슐러 K. 르 귄
《어둠의 왼손》


래리 니븐
링월드



파일:attachment/The_Left_Hand_of_Darkness.jpg
흑염룡

1. 개요
2. 국내 판본
3. 줄거리
4. 평가



1. 개요[편집]


The Left Hand of Darkness

어슐러 K. 르 귄의 1969년작 SF 소설. 헤인 연대기의 4번째 작품이다.


2. 국내 판본[편집]


4가지 판본으로 국내에 출판되었으며 초판은 암흑의 왼손이라는 명칭으로 되어있다.

  • <암흑의 왼손> 자유추리문고(김수연 역)-1986년(절판)
  • <어둠의 왼손> 시공사 그리폰 구판(서정록 역)-1995년(절판)
  • <어둠의 왼손> 시공사 신판(양장)(서정록 역)-2002년(절판), 2009년(재간)
  • <어둠의 왼손> 시공사 어슐러 K. 르 귄 걸작선 1(최용준 역)-2014년


3. 줄거리[편집]


주인공 겐리 아이는 단신으로 행성 '게센'을 방문하여, 인류의 평화를 추구하는 우주연합 에큐멘의 사절로서 연합에 가입할 것을 '게센'의 국가들에 호소한다. 그런데, 이 혹독한 극지방과 같은 추운 행성의 거주민들은 독특하게도 26일을 주기로 성별의 변화가 가능한 양성인들이고, 문화의 차이로 인해 겐리 아이는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나 게센인 에스트라벤은 겐리 아이와 죽을 고생을 겪으면서 서로간의 심리적인 갈등을 거쳐 이해의 길을 모색한다. 빙원을 넘은 목숨을 건 여행을 통해 에스트라벤은 겐리 아이의 임무를 완수시킨다.


4. 평가[편집]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르윈의 일관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르귄은 이 작품을 통해 이듬해 휴고상네뷸러상을 수상했다. 1995년에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의 회고상을 수상했다.

인류학의 영원한 떡밥인 "성욕은 모든 재앙의 근원, 혹은 모든 발전의 원동력인가?"에 대한 사고 실험이라 보면 될 듯. 하지만 의외로 성별 떡밥은 소설 내에서 그렇게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성별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다른 종족이라는 점이 부각된다고 할까. 다만 이 때문에 겐리 아이는 게센인들에게 변태라고 멸시당한다. 성별을 바꾸지 않는 것이 게센 인들에겐 굉장한 성 도착증으로 여겨지기 때문[1]. 성욕이 적기 때문에 지구의 인간들과는 다소 다른 사고 방식을 보이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또한 본작에서 성별 떡밥이 소설 내에서 그리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는 독자의 문화적 배경 및 언어적 배경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르 귄은 처음에는 작중 게센인을 가리키는데 남성형 인칭대명사(예를 들어 he)를 사용했다가 이후 이것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데 실수였다고 판단하고 새 판본을 내면서 이를 싹 여성형 인칭대명사 (예를 들어 she)로 바꿔버린 바 있다. 그런데 인칭대명사의 성별을 영어처럼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는 한국어 번역판으로 읽을 경우 이런 세세한 분위기를 느끼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다.

그리고 게센인들이 양성인이라는 점 역시 주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소재인데, 이 점에서는 본작이 1969년작이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중 등장하는 주요 게센인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행성 게센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권력자들이고, 본작이 출판된 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권력자 등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은 당연히 남성'이라는 인식이 21세기 현재보다 훨씬 강했다. 이런 선입견 때문에 예민한 독자들 중 일부는 '설정상 게센인은 양성인데 읽다보면 남성 캐릭터처럼 느껴질 뿐 비 남성적인 면모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던 것이며 작가 역시 이에 반응하여 인칭대명사의 성별을 반전시키는 수정을 가한 것이다.
이 측면에서는 행성 게센의 사회적 특징 역시 중요한 배경이 되는데, 게센은 수천년전 전기기술을 발명했을 정도로 충분히 고도화된 문명이고 따라서 그 사회상 역시 복잡한 음모와 책략이 횡행할만큼 복잡화되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원 가능한 군사력(군대)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거나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교통수단이 거의 발달하지 않는 등 그 발전상은 독자들이 알고 있는 지구 문명의 발전사와는 이질적인 면이 적지 않다. 이는 작품 내적으로는 게센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적이었던 행성 게센의 혹독한 추위 때문이라고 설명되기도 하지만 작품 외적으로는 소위 '남성적'이라 여겨지는 요소는 약하고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요소가 강한 방향으로 발전한 문명, 즉 '역사시대의 대부분동안 남성이 주도권을 쥐어온 남성적인 지구 문명'과는 달리 남성성과 여성성을 같이 지닌 '중성인이 주도한 중성적인 게센 문명'을 제시한 일종의 사고실험이다. 이러한 실험 때문에 본작은 출간 직후 격찬을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남성성과 여성성의 정의가 너무 단면적이고 고정관념을 그대로 따랐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하였고, 작가 자신도 그런 비판을 인정하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2]. 결국 이 작품을 작가가 의도한대로 읽으려면 작가가 의도한 위화감까지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당장 1960~70년대에 비해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념 자체가 달라진 21세기 독자가 당시와 같은 기준에서 이 작품을 읽기란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다. 결국 현대인 독자에게는 성별 문제가 작품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낮아보이게 되는 것. 이 점은 그냥 아무리 잘 쓴 작품이라도 시대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하는 것이겠거니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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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확히 말하면 성별을 바꾸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게센인의 경우 평소에는 양성, 또는 중성 상태인 소머 상태이다가 한달에 한번 발정기인 케머 상태에 접어들면 남성/여성 중 하나를 가지게 되고 이 기간동안 성관계를 통해 임신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어떤 성을 가지게 되는지는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랜덤이고, 케머가 끝나도 임신하지 않으면 다시 소머로 돌아온다.) 따라서 게센인들의 눈으로 보기에 항상 남성상태인 지구인 남성 겐리 아이는 항상 케머(발정기) 상태인, 즉 '일년 내내 상시 발정기인 성욕의 괴물'처럼 보이기에 멸시당하는 것. 물론 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할것으로 예상되는 지구인의 관점에서 보면 겐리의 성적 특성이 일반적 (또는 정상적) 이고 게센인의 성적 특성이 특이한 (변태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쉬울 것인데, 바로 이것이 르 귄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사고실험 기법이다. 독자에게 익숙한 사실이 극히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 것.[2] 예를 들어 남성 독자들의 상당수는 작가의 의도대로 등장인물들과 게센 문명의 분위기가 중성적이라고 느끼고 작품을 극찬했지만 여성 독자들의 경우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등장인물들이 그냥 남성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