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육군과 해군을 가진 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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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역사
3. 해설


1. 개요[편집]


언어의 지위, 표준어방언의 구분 등은 언어 자체의 내재적 요인보다는 사회ꞏ정치적 요인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격언이다. 축약해서 '언어는 군대를 가진 방언이다', 또는 뒤집어 '방언이 군대를 가지면 언어가 된다'라는 형태로도 인용된다.


2. 역사[편집]


אַ שפּראַך איז אַ דיאַלעקט מיט אַן אַרמיי און פֿלאָט(A shprakh iz a dialekt mit an armey un flot)

언어는 육군과 해군을 가진 방언이다.

막스 바인라이흐


이디시어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유대계 러시아인 학자 막스 바인라이흐(מאַקס ווײַנרײַך, Макс Вайнрайх, 1894–1969)가 1945년에 한 발언으로 널리 알려졌다. 온전히 본인이 만들어낸 말은 아니고 강의 중 청중에게서 들은 말이라고 한다.

원문은 이디시어로, 영어로는 'A language is a dialect with an army and navy.'로 번역된다. 원문에서 '언어'에 대응하는 말은 'shprakh(language)', '방언'에 대응하는 말은 'dialekt(dialect)'인데, 사전에 따르면 전자는 '같은 지역이나 문화를 공유하는 언중 또는 국가 수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한 언어에서 다른 것과 구별되는 변종'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대응 관계는 표준어와 지역어의 개념, 혹은 언어학적 계통이 같거나 유사하면서 정치체제가 다른 A국과 B국의 언어를 대응하는 개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원문에서는 'armey(육군)'과 'flot(함대, 해군)'이라 적혀 있는데, 한국어 '군대'와는 달리, 유럽의 'army' 계열 단어는 군대를 아우르는 대분류 이외에도 '육군'만을 지칭하는 용법도 있기에 둘을 같이 쓴 것이다. 이들은 인문학적 현상을 변경할 위력(경성 권력)을 의미한다.


3. 해설[편집]


어떤 한 지역에서 발전한 표준어가 해당 국가의 언어로 인식되는 이유는 그 언어가 다른 지역어들에 비해 특별히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언어 사용자들 간에 사회ꞏ문화ꞏ정치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국처럼 주변 국가의 언어가 어족 차원에서 다른 지역에서는[1] 체감하기 쉽지 않지만, 언어는 사실 개별 언어와 방언을 나누기가 무척 어렵다. 방언연속체 문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언어의 차이는 딱딱 떨어지지 않고 연속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프랑스의 경우 남부에서 쓰였던 오크어는 현대 프랑스어의 표준이 된 북부 프랑스의 오일어보다는 이웃 나라 스페인의 카탈루냐어와 더 비슷하다. 그러나 각 지역의 중심이 되는 곳에서 공용어표준어를 제정하고 이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프랑스어', '스페인어'와 같은 별개의 언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중심은 흔히 군대로 대표되기에[2] '언어란 군대를 가진 방언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로 언어와 방언의 구별은 언어학적 차이와는 무관함을 많은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데, 세르보크로아트어보스니아어, 크로아티아어, 세르비아어, 몬테네그로어로 나뉘어 불리지만 각 언어간 차이는 거의 없다. 한편 정반대로 중국어의 각 방언, 예를 들어 광동어민어는 표준 중국어인 관화와 비교했을 때 포르투갈어~스페인어의 차이보다도 더 클 정도인데도 '중국어의 방언'으로 불린다.

이와 유사한 논의로 제주 방언도 방언이 아니라 한국어와 같은 어족인 제주어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이 있다. 같은 대한민국에 속해있고 같은 민족이라는 관념을 가지니까 방언으로 볼 뿐이지, 실제 언어상의 차이는 방언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예들은 개별 언어/방언의 구별이 정치적 단위에 기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남한에서는 한국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를 두고 북한에서 아이스크림, 에스키모라는 어휘를 써도 얼음보숭이라는 가짜 문화어를 교과서에서 가르치며 이질성을 과장하는 면이 있다. 중국의 조선족 사이에서도 '한국어'와 '조선어'가 있다는 식의 인식도 있다고 한다. 다른 면으로는 중국식 한자어에 대한 김일성의 담화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북한에서 주체사상과 연관되어 기피되는 중국식 한자어가 널리 사용된다는 식의 정보부족으로 인한 오해도 잦다. 그 인식은 공립교육 차원의 문제라서 북한 사극, 김정은 연설에 너무 한국 표준어 같은 말이 나와 설마 교과서가 틀리냐며 인지적 부조화를 겪는 사례가 있다. 다만 세르보크로아트어와 좀 다르게 간혹 북한의 정치 선전인 '문화어는 평양말'이라는 주장이 와전되어 평양말이 서울말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오기도 한다.

류현우 같은 북한 고위층 출신이나, 개성시 출신 탈북자의 말에 대한 남측의 반응은 보스니아인에게 크로아티아어를 쓰면 보스니아 말을 잘한다고 한다는 반응과 유사하다. 북중국경 같이 꽤 짙은 사투리가 쓰일 법한 지역에서도 '식사하셨어요?'라고 물으면 '몰라, 이 새X야'라고 북한 군인이 대답하기도 한 TV조선의 보도에 종종 이상하다는 반응이 등장한다. 한국어를 7천만명 이상이 쓰는 것이 아니라 5천만명 정도만 쓴다는 말도 많이 나온다. 즉, 한국에서는 영어권 국가나 스페인어권 국가끼리의 공용어에 대한 태도보다는, 마인어, 세르보크로아트어의 그것과 훨씬 유사한 북한의 언어에 대한 반응도 있다. 실제로 한국 교육에서 북한의 두음법칙 폐기를 매우 강조하는 것처럼, 세르보크로아트어에서도 시간을 'vrijeme'로 적는 크로아티아와 'vreme'로 적을 수 있는 세르비아 사이의 차이가 강조되기도 한다.

문화어는 정치 선전에서 주장되는 평양 방언 기반도 아닌 서울 방언 기반이라 경상도, 전라도 방언 이상으로 한국 표준어와 비슷하나, 영국식 영어미국식 영어 같은 차이지만 북한의 폐쇄성과 전쟁까지 겪은 격동의 남북관계에서의 이해관계로 정치권에서 통일 교육, 반공 교육의 명목으로 언어 이질성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 남한인은 이미 남북통일 문서에서 보듯 루마니아인이 다른 나라 사람인 몰도바인을 보는 것 이상으로 북한인을 다른 민족으로 보기 때문에, 남북한은 같은 나라라는 인식도 대중적이진 않고 잘해야 상징적 수사로 여기기에 자국에 문화어보다 더 이질적인 방언이 있어도 교육과 매체에 의해 그것을 모르는 경향이 있다.

반드시 같은 언어의 기준이 정부 차원으로 갈리는 것은 아니다. 세르비아에는 크로아티아가 자신의 방언을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적 주장이 있고, 특히 영어는 조지 버나드 쇼가 미국과 영국을 "한 공통의 언어로 나뉜 두 나라"라고 언급할 정도로 나라는 다를 지언정 언어를 같게 쓸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몰도바에서도 민족주의가 강해지며 루마니아가 다른 나라지만 자신의 언어가 몰도바어가 아닌 루마니아어라는 인식이 커지기도 했다.

영어 위키백과 "A language is a dialect with an army and navy", "Language secessionism" 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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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어중국티베트어족, 몽골어몽골어족, 일본어일본어족, 한국어고립어 내지는 제주도 사투리를 제주어로 따로 분류할 경우 한국어족, 베트남어오스트로아시아어족, 그리고 러시아어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2] 군대를 따로 가진 정치 단위는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기 어렵다. 때문에 연방 국가라 해도 군사권은 연방 정부가 독점하는 경우가 많다. 주방위군이 존재하는 미국이 드문 예이며, 이 경우에도 연방 정부가 사령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