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리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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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용도
3. 원칙
3.1. 예외
4. 다른 언어에서


1. 개요[편집]


送り仮名

일본어에서 한자가나를 섞어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나의 용법 중 하나. 독자가 읽기 편하게 하기 위해 훈독의 일부를 가나로 적는 것을 말한다.[1]

오쿠리가나 '옮기다'를 뜻하는 동사 '오쿠루'(送る)의 명사형인 '오쿠리'(送り)와 가나(仮名)의 합성어로 직역하면 '옮기기 가나'. 독음의 일부를 한자 밖으로 빼내서(옮겨서) 가나로 적는다는 뜻이다.


2. 용도[편집]


오쿠리가나는 당장 아무 일본어 구절이나 갖고 와도 높은 확률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첫 용도는 활용하는 부분을 표시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動く(움직이다)' 에서 く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오쿠리가나이다. 원래 動의 훈은 'うご'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うごく, うごき까지가 다 포함되지만[2] 훈의 끝 글자가 く라는 것을 밝혀줌으로써 독자에게 해당 글귀는 'うごく'로 읽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경우에는 마치 어간어미를 구분해주는 것처럼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일본어에서 한자의 독음을 정해준다. 全의 경우 すべて(모두)로도 まったく(정말로)로도 읽을 수 있는데, 全라고만 적어 놓으면 둘 중 어느 것으로 읽어야 하는지 문맥으로만 파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全て, 全く처럼 일부를 히라가나로 적으면 全て는 すべて, 全く는 まったく임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自의 독음인 おのずから(저절로)나 みずから(몸소)처럼 끝 글자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오쿠리가나의 수를 조절해서 전자는 自ずから, 후자는 自ら라고 적는다. 후술하는 대로 幸의 명사적 용법인 しあわせ에 せ를 오쿠리가나로 남겨 幸せ/幸い를 구별하는 것도 이러한 용도이다.

3. 원칙[편집]


일반적으로 동사나 형용사와 같이 활용이 되는 경우, 훈의 끝부분이 변화하게 되므로 그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쓰게 된다. 아까 動き 같은 경우에도 動く라는 동사가 動き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변화하는 く, き 부분을 히라가나로 써주는 것.

다만 한자 독음 중 어느 부분까지를 한자로 쓰고 어느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쓸 것인지는 애매하기 때문에 일본어 표기가 다양해지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おとす의 경우 落とす라고 とす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쓰지만, 落す라고 す만 오쿠리가나로 쓸 수도 있다. おとす라는 단어 자체는 す까지만 활용이 되지만 자동사 おちる 등의 예를 보면 と까지도 활용되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

그래서 1973년 내각고시로 오쿠리가나의 범위가 지정되어있다. # # #번역

  • 용언: 활용되는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형용사/형용동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 형용사: 끝이 しい로 끝나면 し부터 오쿠리가나로 쓴다. ex) 楽しい(O) , 楽い(X)
    • 형용동사: 어간이 か, やか, らか로 끝나면 か, やか, らか부터 오쿠리가나로 쓴다. ex) 静かだ(O) 静だ(X)
  • 부사, 연체사[3], 접속사는 맨 끝 글자만 오쿠리가나로 쓴다. ex) 甚だ / 全く / 及び
  • 명사: 오쿠리가나를 쓰지 않는다(동사 파생 명사가 아닌 경우).
  • 파생어는 원어의 오쿠리가나를 그대로 따라간다. ex) うごかす는 うごく에서 파생된 표현이므로, 한자 표기도 動かす / 動く로 うご까지만 한자로 적는다.
[1] 비탁음, 와 함께 일본인들의 언어적 성향이자 정체성으로 여기기도 한다.[2] うごく, うごき까지 써야 '움직이다', '움직임'이라는 뜻이 된다. 그냥 うご라고 쓰면 '움직'까지만 써놓은 꼴.[3] 활용할 수 없는 관형어. 한국어의 '새' '저' '모든' 등의 관형사와 유사하다.

위에서 보듯 甚だ(はなはだ)와 같이 활용되지 않는 부사의 경우에도(이 경우엔 だ가 오쿠리가나) 오쿠리가나를 쓰는 경우가 있다. 명사는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면 오쿠리가나를 적지 않는 게 원칙이다.


3.1. 예외[편집]


しい 형용사에서 し 부분은 굴절하지 않는데도 し부터 오쿠리가나로 쓴다. 이는 문어체에서 -しい 계열 형용사가 しく 활용이라고 여타 い 형용사와 다른 활용을 보였던 것이[4] 지금까지 표기에 반영된 것이다.

あかるい / すくない / しあわせ / また 등등은 예외이다. 앞의 두 단어는 형용사이고 しい로 끝나지 않으므로 い만 가나로 적어서 明い, 少い로 적어야 할 것 같지만 明るい, 少ない라고 적는다. また는 부사지만 오쿠리가나를 쓰지 않으며, 又た라고 적지 않고 又라고 적는다. 명사에는 오쿠리가나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幸せ/幸い, 後ろ/後와 같이 서로 다른 단어를 구별하기 위해서 예외를 적용한 것도 있다.

두 개 이상의 동사가 합성된 경우 두 동사 어근 사이의 오쿠리가나를 생략할 수 있다. 그래서 取り消し(とりけし, 취소) 같은 경우 오쿠리가나를 통째로 생략하여 取消로 표기하거나, 뒷부분만 오쿠리가나로 남겨 取消し 등의 표기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取り消처럼 뒤쪽 오쿠리가나만 생략하는 경우는 없다. 대체적인 양상을 보면 取消処分처럼 숙어일 땐 오쿠리가나를 다 빼고, 동사일 땐 주로 取り消す를 많이 쓴다(구글 검색 결과). 명사일 땐 取消し나 取り消し가 비등비등하게 쓰이는 편. # 일본어 위키백과 '취소' 항목은 取消し로 만들어져 있다.


4. 다른 언어에서[편집]


이런 용법은 의외로 서양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에도 있다. 예를 들면 first를 1st로 적고 읽는 것. 영어에는 여느 언어가 그렇듯 기수와 서수의 단어가 따로 있다. 따라서 first를 st 없이 1로만 적는다면 읽는 이는 1를 one으로 읽어야 할지 first로 읽어야 할지 헷갈려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third를 그냥 3으로 적는다면 이걸 third로 읽어야 할지 three로 읽어야 할지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st나 rd처럼 끝 자를 남겨 놓으면 독법을 파악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어의 숫자도 끝에 1er, 1re, 2e 식으로 끝의 일부를 조그맣게 적어놓는다. 이 글자들이 오쿠리가나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참고로 옛 한국어에서도 한자 독법이 훈독임을 보여 주는 장치가 있었다. '말음 첨기'가 그것인데, 이를테면 '春'이라고만 써 두면 이것을 음독을 적용하여 '춘'으로 읽을 것인지 훈독을 적용하여 '봄'으로 읽을 것인지가 애매해진다. 그렇기에 '봄'의 종성 'ㅁ'을 의도한 '音(음)'을 덧붙여 '春'을 '봄'으로 읽게끔 유도한 것. 오쿠리가나와는 달리 표음 문자가 아니라 또다른 한자를 동원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런 말음 첨기용 한자가 구결이라는 약식 기호로 변화한 것은 가나의 발전 과정과 비슷하다. 현 오쿠리가나 법령에서는 부사의 맨 끝을 표시해주는 항목이 이 말음 첨기와 비슷하다. 'および → 及び' 등. 실제로 한국어 구결에서도 及에 대하여 及匕('밋'에서 ㅅ의 말음 표기. 이두로는 叱)를 썼었다. 이러한 방식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예가 이세돌의 이름에도 쓰이는 '乭'이라는 글자. 돌을 뜻하는 글자 石(석)에 돌의 ㄹ 받침을 의미하는 乙을 붙여 '돌'이라고 읽는 것을 의도한 것.

위크로스는 로마자 표기를 'WIXOSS'라고 쓰는데, 'X'를 'CROSS'라고 읽고 그 일부인 '-OSS'를 뒤에 써준 방식이 오쿠리가나와 유사하다. 후리가나로 쓰면 WIX(CROSS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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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령 일반 い 형용사 青き의 문어체 종지형은 青し지만, しい 형용사 新しき의 종지형은 新し이다. 현대 구어체에서는 두 형용사 모두 종지형이 연체형과 동일한 青い, 新しい라서 두 형용사 간의 활용의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