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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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Roi et L'oiseau
영어제목 : The King and the Mockingbird

1. 개요
2. 줄거리
3. 평가
3.1. 애니메이션사에 끼친 영향
4. 기타


1. 개요[편집]



1952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은 폴 그리모(Paul Grimault). 1952년판은 63분. 1980년 개정판은 87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인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를 거의 뜯어고치면서 새롭게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시인 자크 프레베르가 각본에 참여했다.

하지만 후반부가 흐지부지 만들어진 탓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폴 그리모가 이 작품을 4년 동안 만들었는데 미완성이라 제작사측에서는 폴 그리모와의 불화 끝에 폴 그리모를 토사구팽하고 남아있는 필름을 모아서 대충 이야기를 끼워맞춰서 개봉해버린 것. 이 작품은 당시 애니메이션으로 드물게 1952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차지했음에도 흥행은 참패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일본에서는 컬트한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서는 이 버전은 '사팔뜨기 폭군'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감독인 폴 그리모는 제작사에게 해고당해서 이 애니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걸 평생의 한으로 여겼다. 폴 그리모가 태업을 해서 미완성인 것도 아니었고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기에 더욱 그랬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잊혀졌으나, 그리모는 그 와중에도 이 작품을 판권을 되찾고자 오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가 1976년에서야 겨우 판권을 찾은 그리모에게 일본 및 소련에서 제작투자가 왔으나 그는 해외에서 만들자면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고 거부해 제작 투자자를 찾아 다시 여러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프랑스 국립애니메이션 센터와 수익을 나누는 조건으로 겨우 투자를 받아 제작에 들어가 1980년에서야 후반부에 25분 가까운 새로운 장면을 만들며 완전판으로 추가해 만들게 되었다.

25분만 추가한 게 아니고 성우 더빙 변경, 편집 변경, 음악 변경 등 각종 변경을 했다.[1] 폴 그리모는 예전 건 자신이 원하던 게 아니고 제작자가 멋대로 편집한 것이라며 봉인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1980년 수정판 밖에 볼 방법이 없다. 다만 1952년판 필름도 문화재로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애니를 완성하는 데 인생을 바친 덕에 폴 그리모는 과작 작가로 남게 되었다. 주로 단편 위주로 활동했으며 1980년 이후 자크 드미랑 같이 옴니버스 애니를 만든게 장편으로는 전부.


2. 줄거리[편집]


타키카르디아 왕국의 왕 샤를 Ⅴ+Ⅲ=Ⅷ+Ⅷ=ⅩⅥ세(샤를 5+3=8+8=16세)는 폭군으로 200층이 넘는 마천루 궁정에 거주하며 자의식이 높아 궁정 전체를 자신의 그림과 조각상들로 꾸미고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이들은 모조리 지하 감옥으로 떨어트리는 왕이었다. 더불어 백성들과 신하들을 믿지 않고 혐오하며 자신을 따르고 아첨하는 이들 조차 믿지 못해 지하 감옥으로 보내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의 유일한 약점은 사시[2]였던 그의 눈으로, 그의 눈을 사시 그대로 그린 초상화가 또한 지하감옥에 가둬버리고 눈을 사시가 아닌 상태로 다시 그리기도 했다.

샤를 16세는 사냥을 즐겨 했지만, 사시로 인한 부등시 때문에 그의 사격 솜씨는 형편없이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런 왕의 형편 없는 사격 실력에도 신하들은 아첨을 떨며 왕을 칭송한다. 작 중 왕은 덫에 걸린 아기 새를 총으로 사냥하려다 아빠 새에 의해 실패하게 되는데, 이 아빠 새는 왕에 의해 아내를 잃고, 아기들 또한 왕의 덫에 걸려 왕을 혐오하는 캐릭터로, 왕 역시 해당 새를 매우 미워해 새의 목을 조르는 동상을 만들었다.

어느 날, 왕은 200층 위에 있는 자신의 비밀의 방에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그림 '양치기 소녀'의 그림을 보고 잠을 청한다. 그러나 밤이 되면 해당 그림은 살아 움직였고, 또한 바로 옆에 위치한 '굴뚝 청소부' 그림과 교제를 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눈이 사시가 아닌 왕의 초상화가 양치기 소녀에 청혼하며 굴뚝 청소부와 양치기 소녀를 갈라놓는 명령을 하나 이들은 오히려 왕의 초상화에 저항한다.

굴뚝 청소부와 양치기 소녀는 왕의 초상화를 비해 궐 밖인 지붕 위로 달아나고, 왕의 초상화가 이들을 쫓으려 하자 진짜 왕이 깨어난다. 샤를 16세는 살아난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크게 놀라 지하감옥의 스위치를 누르며 경비부대를 부르나 도리어 왕의 초상화에 당해 지하감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후 왕의 초상화는 급히 왕의 침실로 온 신하들과 군인들에 왕 행세를 하며 두 연인을 생포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한편, 사랑의 도피를 시작해 지붕으로 올라간 연인들은 덫에 걸린 아기새를 구해주며 왕과 서로를 혐오하는 사이었던 아빠 새와 친해지게 되었고, 아빠 새 덕분에 왕의 초상화와 왕국의 호위대의 마욕에서 매번 벗어나게 된다. 이들은 지하 마을로 까지 가게 되고, 지하에서 평생 햇빛을 보지 못하고 왕의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들에게 바깥 세상과 태양의 존재를 알려준다.

그러던 중 왕의 초상화는 이들을 잡기 위해 거대 로봇을 동원해 이들을 잡게 된다. 이후 왕은 양치기 소녀와 결혼식을 올리나, 지하에 억눌려 살던 백성들과 새 가족은 이러한 폭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합쳐 왕을 뒤엎고, 새는 조종사를 기절시키고 거대 로봇을 역으로 조종하다가, 나중에 인공지능 장치를 눌러 알아서 움직이던 로봇이 입가를 열고 작동한 강풍기로 왕을 날려버린다.


왕이 날아간 이후 거대 로봇은 오귀스트 로댕생각하는 사람처럼 앉아 고민을 하는 듯 하게 앉게 되고 덫에 갇힌 아기 새가 로봇의 앞에 떨어진다. 이후 로봇은 생각을 끝낸 듯, 덫을 풀어 아기 새를 날려주고 덫을 부숴버린다.


3. 평가[편집]


당대로서 파격적인 플룻과 원작을 강하게 비튼 내용, 강한 서스펜스와 박진감, 나아가 그러면서 담담하게 담은 주제의식과 풍자가 빛나는 작품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하는 명작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꼽힐 정도이며, 후술하듯 애니메이션사에 끼친 영향도 만만치 않다.

작품 속 풍자는 상당하다. 작품의 샤를 16세와 그의 초상화는 전형적인 심사가 뒤틀린 왕으로, '새'는 자유를 상징하며 지하 세계 백성들과 양치기 소녀, 굴뚝 청소부는 억압 받는 민중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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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1980년 판에서는 '거대 로봇'이 생각을 하는 존재로 등장하며 자유에 대해 고민하며 왕이 폭군임에도 왜 왕을 따랐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자의적 판단으로 이러한 폭정을 벗어나 아기 새로 상징되는 '자유'를 보여주었다. 즉, 이 거대 로봇 또한 민중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다. 특히, 정치적 무관심이나 전체주의에 대한 동조를 하는 이들에 대한 경계를 드러낸다. 나아가 '생각하는 로봇은 자의식이 존재하는 존재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왕의 초상화가 샤를 16세의 모습보다 더한 폭정을 보인 것과 정작 본 모습인 샤를 16세는 사라지고 초상화가 이를 대체한 것은, 왕이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라 생각했던 사시를 고친 그 샤를 16세가 생각하는 이상향적인 존재인 초상화도 결국 본인보다 더한 존재임을 드러내게 해준다. 즉, 샤를 16세의 문제점이 사시에 국한되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과 결국 그 본인이 그러한 욕망으로 탄생한 존재에 의해 최후를 맞이하게 된 허무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풍자가 현대에서는 흔하기 때문에 크게 와닿지 않는다거나 생각보다 진부하다는 평이 많지만, 해당 작품이 주목 받는 것은 이러한 풍자, 공상과학적 요소를 세계 최초로 애니메이션으로 접목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나 혹성탈출엔딩이 너무 클리셰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과 같은 이치.

희한하게도 이 작품이 제작된 프랑스에서는 수정된 완전판 '왕과 새'를 더 높게 평가했으나, 일본에서는 수정되기 전인 '사팔뜨기 폭군'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데즈카 오사무도 사팔뜨기 폭군이 더 좋았다고 했다고. 감성 차이일지도 모른다.

3.1. 애니메이션사에 끼친 영향[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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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작품이 애니메이션 사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세계최초로 사람이 조종하는 거대 로봇[3]이 나온다[4]는 점과 이것이 훗날 철인 28호, 마징가 Z, 천공의 성 라퓨타 등 소위 '메카'에 영향을 준 점으로 애니메이션계의 달세계 여행이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우리가 아는 로봇 배틀물의 초원은 마징가 Z에서 기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의 배경은 왕과 새의 메카였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거대로봇 또한 여기서 세계 최초로 나온다. 극중에 왕의 부하가 로봇을 몰다가 새들에 의하여 인공지능으로 조종하게 하는 설정이 나와 로봇 스스로 움직인다.

타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 작품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즉, 일본 애니메이션에 끼친 영향이 아주 큰 작품으로 이로 인해 메카물의 팬층이나 일본의 아티스트들은 거의 전설적인 작품으로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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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왕과 새(사팔뜨기 폭군) 오른쪽이 칼리오스트로의 성

로봇 뿐만이 아니라 그 플룻과 풍자 역시 애니메이션 사에 끼친 영향이 매우 크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줬던 미야자키 하야오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이 이 애니를 리메이크했다고 봐야할 정도로 설정이나 디자인 상당수가 굉징히 비슷하다. 폭군 왕이 강제로 여주인공과 결혼하려고 결혼식을 올리는 설정, 그 여주인공을 구해서 탈출한다는 스토리, 성의 디자인, 엘리베이터, 바닥이 열려서 밑으로 떨어지는 장치, 줄을 이용해서 성을 탈출하는 장면, 오토자이로는 아니지만 비슷한 헬리콥터같은 비행정이 나오는 등. 미야자키 감독도 이 작품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하야오오마주라고 이를 밝히고 있지만, 만약 이를 밝히지 않았다면 표절이라고 들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야자키 빠인 황의웅이 쓴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창작한다>에서조차 장면캡쳐까지 하며 하나하나 견주면서 이 애니랑 칼리오스트로 성을 이야기할 정도로 너무나도 똑같을 정도.

왕과 새라는 타이틀이지만, 예전에 <사팔뜨기 폭군>이라는 비록 완성작은 아니었지만, 일본에서는 1950년대에 공개되어[5]

엄청난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저보다 5살 많은 타카하타 선배에게는 압도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저희들은 조금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금 봐도 (이 작품을 만들 때의) 그 마음가짐이라든가, 그 세계관의 구성에는 정말도 감동합니다. 몇 개의 작품이 계기가 되어, 저는 애니메이터가 되자고 마음먹었는데, 그 때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미야자키 하야오, 2013년 9월 6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인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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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온 로봇 손가락을 보면 알겠지만 미래소년 코난에 나온 로보노이드를 비롯하여 미야자키 애니에 나오는 로봇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도 이 작품에 대한 재도전이라는 평도 있다. 특이한 건물을 탐험하는 것, 새가 많이 나오는 것 등 구성이 비슷하다.

덤으로 루스트 허리케인 같이 거대 로봇 입가에서 거대한 회오리를 발사하는 것 또한 이 애니에 나오는 거대로봇이 세계 최초로 시도한 장면이다.

4. 기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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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1957년 8월 31일에 <사팔의 폭군>이란 제목으로 개봉하였으나 그 외의 자세한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관객집계 기록조차 없다. 한국에서는 매우 마이너한 애니메이션으로 DVD조차 구하기 힘들다.

일본에서는 워낙 전설이 된 작품이라 2003년 고화질 개정판이 나올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나 타카하타 이사오가 자원봉사를 해가면서 이 작품 작업에 참여했을 정도이다. 자막을 타카하타 이사오가 만들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DVD와 블루레이가 존재한다.

영화감독 봉준호가 추천했던 작품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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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 다 봤던 니시키오리 히로시 말로는 똑같은 작화도 많이 재사용했지만 내용 자체가 다르다며 아예 다른 작품이라고 한다.[2] 정확히는 눈이 안으로 치우친 내사시.[3] 사람이 안 타고 외부에서 사람이 조종하는 무인 거대 로봇은 1941년에 나온 슈퍼맨 애니메이션에 컬러로 나온 로봇이다. 이 애니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작품 곳곳에 표절 수준으로 오마쥬할 정도이다.[4] 슈퍼로봇의 혼이라는 책자를 쓴 선정우는 세계 최초로 사람이 탄 로봇 애니메이션을 마징가 Z라고 썼다가 나중에 이걸 알고 후회하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당연히 몰랐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5] 정확히는 일본에서 1955년에 극장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