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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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상세
2.1. 협의의 언어학의 분과
2.2. 음성학과의 차이
2.3. 흔히 하는 착각
3. 음운론의 기본 개념
3.1. 분절음 (자모음)의 표상
3.2. 자질론
3.3. 음절과 음절보다 큰 단위
3.4. 음운부의 모형
3.5. 음운부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
4. 역사음운론
5. 이론음운론
5.1. 실험음운론
5.2. 계량음운론
5.2.1. 정보이론 기반 음운론
5.3. 자질이론
5.3.1. 국어학의 무덤
5.3.2. 읽어볼만한 자료
5.4. 현장음운론(field phonology)
5.5. 음소배열론
5.6. 접면 연구
5.6.1. 음운-형태론
5.6.2. 음성-음운론
5.6.3. 음운-통사론
6. 현대의 음운론 연구
7. 참고문헌
7.1. 영어음운론
7.2. 국어음운론
7.3. 일반음운론
8. 음운론 학자
8.1. 영어권 국가 음운론 학자
8.2. 한국인 음운론 학자
9.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 Phonology

언어학의 하위 영역이며, 언어들의 말소리 체계를 가설설정과 경험적인 검증을 통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이다.

구조주의 이래로 언어학에서 가장 각광받아온 분야이며, 놈 촘스키 이후 이론적 관심이 통사론에 집중되는 현대 형식주의 언어학에서도 여전히 음운론은 언어학의 꽃이다. 통사론, 특히 촘스키언 통사론이 언어에 대한 이성주의적 접근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과는 반대로 음운론은 경험주의적 접근법의 특징을 가진다.[1] 통사론과 마찬가지로 이론언어학의 핵심 부분을 구성하지만, 동일 연구대상(자연언어)을 연구하는 방법이 정반대여서 통사론자와 티키타카가 많다.[2] 한편, 통사론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음운론자들에 대해서는 통사론#접면부와의 티키타카링크 참조.

본인이 성우 지망생이라면 음성학과 더불어 한 번쯤 제대로 배우는 것이 권장되는 분야이다.


2. 상세[편집]



2.1. 협의의 언어학의 분과[편집]


음운론의 연구단위와 정체성을 설명하기 이전에 협의의 언어학(이론언어학)이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언어학은 말그대로 언어를 연구하는 학문의 분야인데, 2가지의 큰 설명적 의제(설명하고자 하는 대상)를 가진다.

  • 보편언어: 개별언어들을 관장하는 보편적 원리의 기술과 인지구조 상 설명
  • 언어 다양성: 보편 언어 어젠다에서와같이 개별언어가 유사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언어가 다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어가 다양하다는 명제는 경험적 근거가 필요 없이 모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보편언어'의 존재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보편언어에는 경험적 근거가 크게 두 가지 있다.

보편언어의 경험적 근거: 경험적으로, 장애없이 태어난 아기는 약 2년 내에 최소 1개의 개별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따라서 개별언어는 어떠한 보편적인 특성을 가진다.[3] 또한 인간이 새처럼 날기위해 연습을 하더라도 날 수는 없지만, 외국어를 공부하면(형식적 학습 뿐만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외국어 환경에 오래 노출되기만 하여도) 해당 외국어를 일부 구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각각의 개별언어는 어떠한 '인간의 인지능력으로 학습될 수 있는 기제'를 가진다.

정리하자면 이론언어학은 '개별언어들은 서로 어떻게 동일한가?'와 '개별언어들은 서로 어떻게 다른가?'를 답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 질문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접근법이 크게 두 개로 나뉘고 이에따라 무엇이 인간 언어의 중심인지가 달라진다. 협의의 언어학(이론언어학)은 음운론-통사론-의미론의 3개 하위단위를 가지고 각각이 독립적인 모듈로서 작동한다고 본다. 그리고 각 모듈은 접면(interface)에서 정보를 주고받는다.[4]

  • 이성주의적 언어관: 1950년대 촘스키의 언어관을 필두로 하여 이루어지는 연구 프로그램이다. 이성적 당위로서의 '언어기관'이 상정되고 그것이 변이롭게 발현되는 방식으로서 언어 다양성을 설명한다. 토끼의 유전자가 있을때 어떤 토끼는 귀가 크고 어떤 토끼는 귀가 조금 작다. 몸집도 약간 차이가 있다. 토끼 귀 크기와 몸집 크기는 유전자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출생후 경험(먹이 양, 환경 등)이 결정한다. 이 비유에서 토끼의 유전자는 보편언어(촘스키언 연구에서는 흔히 '언어기관'이라고 지칭됨)이고 귀크기와 몸집크기는 개별언어상의 변이이다. 이성주의적 언어관에서 연구하는 것은 토끼의 유전자(genotype)이고 이것은 언어기관(Language faculty)이다. 귀가 큰 토끼, 키가 작은 토끼 등(phenotype)은 부차적인 관심이다. 따라서 이성주의 언어관에 따르면 인간언어는 언어보편적인 통사론을 중심으로 개별언어적이고 경험에 따라 편차가 큰 음운론과 의미론을 통사의 해석을 위한 부차적인 것으로 이해된다.

  • 경험주의적 언어관: 20세기 중반까지의 행동주의 언어학, 그리고 현대의 베이지언 통계학과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힘을 받고있는 언어관이다.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언어만을 담당하는 기제가 존재한다는 전제는 지지받기 어렵다. 만약 인간의 인지 전반에 기여하는 기본적인 작용들인 기억, 선후관계 파악, 분류하기 등의 작용만으로 언어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면, 이러한 설명이 더 타당하다. 만약 이러한 기본 작용들로 언어가 설명될 수 없을 때에야 비로소 촘스키가 주장한 내생적 언어기관은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촘스키주의는 실증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언어학에서 우선 고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험주의적 언어관에서는 인간언어가 보편적인 이유가, 인간이라는 생물종이 가지는 뇌의 크기나 인지기관의 특성에 따른 부작용이고, 개별언어는 학습의 과정에서 주어지는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본다. 따라서 경험주의적 언어관은 언어기관의 상정 없이 베이지언 학습(Baysian learning)만으로 언어가 습득될 수 있음을 규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습자가 직접 직면하는 말소리가 매우 중요하고, 따라서 음운론이 인간언어의 중심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통사론은 음운론의 추상화된 단위로 되고, 의미론은 언어외적인 부분으로 이해된다.

정리하자면, 음운론은 언어학으로서 보편언어와 개별언어라는 두 질문에 답하는 학문인데, 말소리라는 경험적인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인간 언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음운론은 역사가 매우 긴 분야이며 덕후층도 두터운 편이다.[5] 언뜻 보면 자질구레한 사실을 단순히 수집하고 외우는 학문일 것 같지만, 제대로 공부해보면 작은 관찰과 독특한 발상을 쌓아가면서 말소리의 우주가 가진 질서를 총체적으로 통찰하는 심오한 학문임을 알 수 있다. 역사비교언어학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인데, 언어의 과거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언어 간의 유연관계를 밝히는 데에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음성인식과 음성합성에서도 음운론은 중요하게 고려되는 영역이며, 더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남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데와 내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제대로 된 발음을 하는 데도 중요하다.


2.2. 음성학과의 차이[편집]


말소리를 연구하는 다른 분야이지만 협의의 언어학에 포함되지 않는 음성학(phonetics)과는 차이가 있다.[6] 음성학은 음향학의 하위학문로서 인간 말소리를 세부적으로 연구한다. 따라서 음성학은 음향학적 전통에서 있는 그대로의 '물리적인 소리'로서의 말소리를 연구한다. 반면 음운론은 '언어 내부에서 처리'되는 '분절화되고 추상화된 표상'으로서의 말소리를 연구한다. 간단히 말해 음운론이 언어기관 상의 음성언어 처리 즉 /국물/에서 [궁물], /먹었다/에서 [머걷따] 등을 연구한다. 이때 변환되는 /ㄱ/ → [ŋ], /ㄷ/ → [ㄸ]는 모두 음소적 수준에서의 변화이다. 다시 말해서, 표면형의 ᅌ과 ㄸ이 모두 한국어에 음소로 존재한다. 반면 한국어의 /사기/와 /시기/의 첫 음소가 각각 어떻게 구현되는지의 부분은 음성학의 영역이다. 사기의 ㅅ은 치경음(alveolar), 시기의 ㅅ은 치경구개음(alveolo-palatal)으로 실현된다. 한국어의 마찰음은 치경음과 치경구개음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이때의 구분은 음소의 수준에서 연구되지 않고 음운론보다는 음성학의 관심대상이다. 하지만 고모음 전 구개음화 현상이더라도 /맏이/ → [마지]로 발음되는 /ㄷ/→/ㅈ/ 구개음화(국어에서 말하는 구개음화이다. 불안정해서 파찰음화되는것까지 포함한다.)는 음운론의 관심대상이 된다.

음성학과 음운론의 차이를 더 드러내는 것은 비슷한 음향신호에 대한 두 학문분과의 관점차이이다. 한국어의 경음(된소리)과 북미 원주민 제어의 방출음(ejective)은 음향적으로 유사하다. 높은 burst peak을 지니고 있어서 비록 조음적으로는 다른 기제를 통해 나오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귀로 듣기에는 구별이 어렵다. 하지만 음운론적으로는 경음과 방출음은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자질론적으로 각 소리군을 구성하는 자질이 다르게 상정된다. 둘째, 음운론에서 어떠한 소리들의 집단이 음소나 자연부류라는 음운론적 단위로 취급되려면 '음운론적 행동'을 보여야한다. 한국어의 경음은, 체언 어초 경음화현상이나 장애음뒤경음화 (POT: Post-obstruent tensification)의 결과로 나타난다. 방출음은 이러한 음변화 패턴에 참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두 소리는 음향음성학적으로는 동일하게, 음운론적으로는 다르게 취급된다.

순수하게 음성의 차원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언어 현상이 많기 때문에 언어학에서는 음운론의 차원을 설정하고 있다. 예를들어 앞선 /사기/와 /시기/의 예처럼 ㅅ이 바로 뒤에 오는 모음의 성격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면 음성학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지만, '고빈도단어들의 어두 자음이 더 자주 경음으로 발음된다'(어두 경음화 참조)라든지 자음/모음동화처럼 인접한 분절음의 성격과 무관하게 단어내에서 멀리 떨어진 단위끼리 성질이 옮겨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고 별도의 언어기관(비-촘스키언이라면 인간심리)에 의한 기제로 설명되어야 한다. 음성학과 별개로 음운론이라는 단위가 상정되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또한 조음부위의 인접성 등의 물리적 기제가 아니라, 언어기관이나 인간심리라는 인간언어 본질의 성격이 무엇인지 논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음운론이 이론언어학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음운론은 구분은 연구대상의 단위를 기준으로 크게 분절음 음운론(segmental phonology)와 초분절음 음운론(supra-segmental phonology)로 양분되고, 접변부 음운론(interface phonology)에서는 음성-음운 접변, 형태-통사구조(morpho-syntax)와의 접변, 의미구조(semantics)와의 접변 그리고 문법외 구조(어휘의 출현빈도나 어휘부 구성(한국어의 경우 고유어/차용어/한자어) 등 어휘부 구조, 말하는 속도, 성격심리, 뇌과학)와의 접변에서의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예컨대 음소, 음절구조와 음소의 배열규칙, 음운규칙은 분절음 음운론에 속하는 연구대상이며, 운율, 강세, 억양, 성조는 초분절음 음운론의 연구대상이다.

한 가지 예로 '떡 먹어라'가 [떵 머거라]로 발음되는 현상을 보자. 여기에서 '떡'의 종성 ㄱ은 ㅇ 받침 발음로 실현되고 있다. 영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 그런 규칙이 없다는 것을 보아, 이 현상은 ㄱ이라는 소리의 자체적인 성질이 아니라 한국어에서 말소리를 처리하는 방식, 즉 한국어 음운 체계를 원인으로 함을 알 수 있다. '색연필'이 [생년필], '호박엿'이 [호방녇]으로 발음되는 걸 살펴보면 음운론의 존재감이 더 뚜렷해지는데 [새견필], [호바겯]으로 발음할 수 있음에도 음운체계에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n]을 삽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용도 음운체계의 존재를 드러내 주는 예로 외국어의 소리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각 언어의 음운론에 맞게 변형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 'strength'의 발음은 /stɹʷɛŋθ/로 1음절이지만 한국어 음운체계에서는 모음이 붙지 않고 자음만으로 발음되는 경우는 없으므로 모음 없는 자음에는 모음 ㅡ를 붙이고, θ의 음소는 한국어는 없으므로 θ를 ㅅ/ㅆ으로 표현하여 [스트렝쓰], [sʰɯ.tʰɯ.ɾe̞ŋ.sɯ]의 4음절이 된다.

음성학과의 구체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다.
  • 음성학(Phonetics)
소리의 발성과 전파 즉 음성의 생리적인 측면과 물리적인 측면을 연구하는 것
  • 음운론(Phonology)
머리 속에 있는 소리의 체계를 연구하는 것


2.3. 흔히 하는 착각[편집]


  • 착각: 음운론은 음성학이 전부이다.
    • 설명: 아니다. 음운론은 자질의 조합을 연구하는 학문분야로서, 음운론에서는 인간언어를 조음기관의 생리적인 한계에 따라 불가능한 구성에 한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통사론에서 말하는 '문장의 길이는 무한할 수 있다'라는 명제와 비견될 수 있는데, 통사론에서 아무리 무한한 길이의 문장이 생성될 수 있더라도 인간 기억의 한계라는 제약으로 인해 실증적으로는 문장의 길이가 길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음운론에서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자질의 조합이더라도 생리적 한계[7]로 인해 실증적으로 관측될 수 없는 조합들이 있다.
  • 착각: 음운론은 말소리를 다루기 때문에 수화는 음운론의 연구대상이 아니다.
    • 설명: 수화 역시 음운론의 연구 대상이 된다. 수화의 경우 대표적으로 '위치', '손가락형상', '움직임 여부', '양손여부' 이렇게 네 가지의 조성자질(articulatory features)을 가진 것으로 설명하고, 특히 iconicity의 측면에서 수화는 음운론의 좋은 연구 대상이다. 음운론에 소리 음(音)자가 들어가고 영어로도 phonology 라고 하는데도 소리가 수반되지 않는 수화도 연구대상으로 삼는 것은, 마치 양자역학과 같이 학문의 발전 결과 misnomer가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3. 음운론의 기본 개념[편집]



3.1. 분절음 (자모음)의 표상[편집]


음성학과 달리 음운론은 실제의 말소리(예: 자음과 모음) 그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 말소리를 자질로 표상하고 인간의 언어기관이(비-촘스키언이라면, 인간의 심리가) 이러한 자질을 어떻게 운용하는지를 연구한다. 따라서 일단 실제의 소리(음소를 말한다)를 심리적인 단위인 자질로 표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음음성학적 자질 표상과 조음적으로는 표상되지않는 기타 자질들이 있다. 자세한 것은 자질론 문단 참조.

자음의 경우 음운론적으로 3가지 조음음성학적 기준으로 표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무성여부, 조음위치, 조음양상이 그것이다.[8]

이것은 조음음성학에서 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물리적인 구분이라기보다는 원어민 화자의 심리상에 존재하는 변별을 표상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유무성은, 영어의 /b/와 /p/ 처럼 조음되는 위치(양순)와 조음되는 양상(파열)이 같더라도 후두부에서 작용에 따라 자음의 표상이 다른 것을 말한다. 다만, 조음음성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성대의 진동이라는 물리적인 측정치에 기반하지 않는다. 영단어 beg 와 peg의 실제 음향을 살펴보면 둘다 성대의 진동이 관찰되지 않아 조음음성학적으로는 무성음에 해당하고 기식의 여부로 변별된다. 하지만 화자의 심리상 이것이 유무성의 구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유무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조음위치도 마찬가지다. 조음음성학에 의하면 같은 음소 /θ/의 조음양상은 방언에 따라 다르고 어두에 위치하느냐 단어 중간에 위치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하지만 음운론적인 표상에서 /θ/의 조음위치는 치음으로 동일하다.

모음의 경우 음성학적인 3가지 단위가 기본적인 자질 표상이 된다. 고저, 전설후설, 그리고 원순여부가 그것이다. 또한 언어에 따라 +/- ATR 자질을 상정하기도 한다. 이것은 개별언어 차원에서는 양성-음성모음(한국어)으로 호칭되기도 하고, 긴장모음-이완모음으로 호칭되기도 한다. 나무위키의 모음 항목에 보면 장단음과 단모음 이중모음의 구분을 절대적인 것처럼 서술해놓았는데, 이것은 자질에서 어떻게 표상하느냐에 달린 문제이지 결코 음운론적으로는 절대적인 문제가 아니다. 즉, 영어의 음소 /o/ 나 /e/ 등은 통상적으로 [TENSE] 자질로 표상하고 별도의 [DIPHTHONG] 자질을 상정하지는 않는다. 장모음이든 이중모음이든 표면화되었을 때의 양상이다. 실제로 [o:] [e:]가 아니라 반드시 [oʊ] [eɪ]로만 발음된다.


3.2. 자질론[편집]


음운론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말하는 과정은, 비유해서 말하자면, 자동기계에 들어간 사람이 레버를 당겨서 기계를 움직이는 것과 동일하다. 즉, 심리적인 여러 자질들의 유무와 이분법적 값설정(valuation)을 조합하여서 음소가 만들어진다는 전제이다. 예를 들어 신지영 교수의 교과서(본문서 말미 참조)에 따르면 한국어의 평음-격음-경음 구분은 후두자질인 [긴장성]과 [기식성]의 값설정에 따라 구별된다. 이에 따르면 격음은 [-긴장성], [+기식성] 으로 값을 가진다.

SPE이후 현대 음운론에서 음소는 자질총(bundle of features)으로 정의된다. 이러이러한 자질들이 모두 값을 가지게 되면 그것이 하나의 음소로 나온다는 게 전제다. 이때 자질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자질이 어떻게 값설정되어야하는지를 다루는 분야가 자질이론이다. 언어학에서 -소[9]와 자질의 관계는 분자와 원자로 비유할 수 있다. 분자를 더 쪼개면 원자가 되고, 운용의 단위는 원자이고 분자는 화학적 활용의 단위이듯이, 언어학에서도 자질의 운용을 연구한다.


3.3. 음절과 음절보다 큰 단위[편집]


prosodic unit이라고 하여 음절보다 큰 단위 역시 음운론의 연구대상이다.


3.4. 음운부의 모형[편집]


현대 언어학에서 인간언어기능은 여러 모듈의 독립적인 작용으로서 이해된다. 예컨대 어순은 (음가 없이) 통사-형태부에서 결정되고, 이렇게 소리없이 조립된 언어 표현에 음가를 부여하는 부분은 음운부가 하는 일이라는 등이다.

음운부를 설명하는 모형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크게 규칙기반 모형제약기반 모형 이렇게 2가지 모형이 표준적으로 연구된다. (본 문서의 현대의 음운론 연구 부분 참조)


3.5. 음운부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편집]


음운작용의 적용 여부와 적용 양상에는 언어외적인 요인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표현의 사용빈도에 따라 언어변화나 음운작용 적용 양상이 다르다. 예를들어 고빈도단어의 경우 언어변화가 느리게 이루어지는 등이다.

층위(한자어-고유어-외래어)에 대한 정보도 음운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예를 들어 일본어의 연탁현상은 고유어(혹은 고유어로 인지되는 단어)에 적용되며 한국어의 경우 2음절 단일어 중 ㄹ뒤에 오는 치경음 자음이 경음으로 발음되는 것은 한자어에 한정된다.

4. 역사음운론[편집]




5. 이론음운론[편집]


아래의 하위문단들을 통해 이론음운론의 세부분야를 소개한다. 엄밀하게 분류되는 것은 아니고 연구주제 및 방법론에 따른 분류이다. 어떤 세부분야를 하든지 간에 이론언어학의 다른 분야 말고 이론음운론을 선택하는 연구자라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성향은 다음과 같다

  •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 음운론은 다른 이론언어학 분야에 비해 패턴의 차이(변별)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 통계 친화적: 대체로 양적인 데이터를 통계처리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확률통계개념이 필수이다.
  • 컴퓨터 친화적: 실험이라도 한번 하려면 Praat등의 스크립트언어로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실험결과나 코퍼스 자료를 통계처리를 위해서도 R이나 MATLAB을 사용한다. 그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할 때도 기호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LaTeX를 사용한다. 한마디로 컴퓨터 사용에 익숙해야 하고 언어외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세여야 한다.

또한 하위문단에서 기술된 각각의 세부 토픽과는 별개로 인간의 언어부 (무의미한 단위들을 조합해서 언어적 표현을 만들어내는 능력) 전체를 아우르는 이론적 설명기제(패러다임)에는 두 가지가 있기에 여기서 간단히 짚고 넘어간다. 두 패러다임 모두에서 '언어'는 기저형(underlying representation)을 표면형(surface representation)으로 도출(derive)해내는 과정(process)으로 정의된다.

  • 생성규칙에 의한 설명 (인간 언어는 다시쓰기규칙으로 구성된다)[10]: 1960년대 SPE부터 이어져오는 패러다임으로서, 기저형에 있는 음소의 배열이 다시쓰기규칙의 적용을 받아 순차적으로 바뀌고 그것의 결과로 표면형이 나온다고 본다.
    • 특징: 기저형과 표면형 사이에 여러 단계들을 상정한다. 현재 주류통사론인 생성문법의 사촌이다. 최적성이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20세기후반을 풍미했던 패러다임이다. 최적성이론의 등장으로 현재 강단에서는 많이 밀려난 상황이다.
    • 장점: 음운론적 불투명성(opacity)을 설명할 수 있다. 규칙적용의 효과가 표면형 단계에서는 보이지 않더라도 이전의 단게에서 해당 규칙이 적용되었다고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단점: 음운론적 공모(conspiracy)를 설명할 수 없다. 다시쓰기규칙 자체는 그 결과물의 표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데(이를 blind 하다고 한다. 즉 다시쓰기규칙은 정의상, 그 적용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지를 미리 예측하여서 그 여부에 따라 적용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다시쓰기규칙은 조건이 주어지면 무조건 적용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는 좋지 않은 표면형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음운론적 도출이 발생한다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규칙기반 설명은 이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 제약의 조합에 의한 설명 (인간 언어는 제약들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 규칙기반 패러다임에서도 다시쓰기 규칙이 아닌 제약을 이용한 필터링을 하면 언어현상이 더 잘 설명된다는 관찰은 많이 있어왔다. 따라서 규칙과 더불어서 필터링을 하는 제약이 과거 생성이론에서 제안되어왔다.[13] 이러한 제약기반의 설명은 최적성이론(Optimality Theory)에서 꽃피어서, 아예 규칙 없이 제약들의 조합으로만 도출을 설명하기에 이른다. 이에 따르면 도출은 순차적인 방식이 아니라 병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따라서 기저형과 표면형 사이에는 그 어떠한 단계도 존재하지 않게된다. 현재 제약기반 패러다임은 1993년 OT의 첫 출연이후 30년 가까이 음운론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고 많은 연구성과들이 누적되었다. 특히 2000년대 중후반이후의 최적성이론의 발전은 제약 간에 절대서열이 아닌 가중치를 두는 방식으로 이론을 재편성했고 이러한 양적 최적성이론이 Bruce Hayes의 최대엔트로피 문법 모형 (MaxEnt grammar model)로 수렴함에 따라 별도의 언어기관을 상정하지 않고 인간 심리의 일반적 기제만으로 인간언어를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비추어진다.
    • 특징: 촘스키의 언어관과 철저히 배치된다. 자연언어의 생성기제를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촘스키의 언어모델은 마치 RAM은 아주 적고 CPU 성능이 엄청 좋은 컴퓨터와 같다.[11] 반면 최적성이론을 포함한 제약기반 모델에서는 RAM이 무한대이고 CPU는 단순하다. 최적성이론은 21세기 음운론자들의 베이스캠프와 같다.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최적성이론을 통한 설명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 장점: 언어에 대해 상정되는 연산부담이 적다. 언어기관이 하는 연산은 후보형을 생성하고 각 후보형의 제약충족여부를 점검하는 게 끝이다. 음운론적 공모를 잘 설명할 수 있다. 어떠한 좋지않은 표면형이 있다면 그것을 피하는 제약이 높은 효과를 가진다는 설정만으로도 공모를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받아들이는 패러다임이다. 마지막으로, 제약의 서열 순서의 조합을 통해 언어의 다양성을 (비록 관찰되지 않더라도) 논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은 상당히 잘 맞아서, 이론언어학자들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못본 언어'를 제시하면 현장음운론자들이 그러한 언어들을 발견해서 보고하는 일도 많다.
    • 단점: 음운론적 불투명성을 설명할 수 없다. 충실성의 제약서열이 주어진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충실성 제약이 상향되는지에 대해서는 OT학습이론(learnability theory)이라는 음운론의 큰 세부분야에서 다양하게 다루어진다.">[12]


5.1. 실험음운론[편집]


흔히 laboratory phonology(labphon)이라고 불리는 분야. 심리실험[14]과 통계처리를 통해 다양한 음운이론의 타당성을 논증하는 분야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OSU)가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이다. 한국에서는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HISPhonCoghttps://site.hanyang.ac.kr/web/hisphoncog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인 실험음운론 국제학술대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실험음운론 학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컨퍼런스인 '실험실 음운론 컨퍼런스'(LabPhon)도 유치했다. 2024년에 개최될 예정이다. [15]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달리 단순히 음성실험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코퍼스를 구축하거나 SNS, 방송 등의 대용량 공개정보를 통계처리하여 음운론적 논증을 수행하는 것도 실험음운론에 해당한다. 현재 가장 많은 이론음운론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분야이다.


5.2. 계량음운론[편집]


quantitative phonology라고 불리는 분야로서, 전통적으로 미국 캐나다의 서부 대학들이 강세이다. UC계열 대학교들과 캐나다의 경우 UBC가 이 부분을 활발하게 연구한다. 주로 수학과 통계를 많이 활용하고, 따라서 기계학습에 의존한다. 주로 연구하는 주제는, 음성신호로부터 음소라는 추상적이고 범주적인 단위를 어떻게 학습하는지, 유표성과 무표성 (빈도차이 혹은 조음/청취 상의 난이도에 따름)이 어떠한 음운론적 역할을 수행하는지 등이다. 이 분야는 실험음운론 그리고 정보이론 기반 음운론과의 경계가 모호하다.


5.2.1. 정보이론 기반 음운론[편집]


시카고 대학교의 존 골드스미스(John Anton Goldsmith)가 개척한 세부분야로서 정보이론의 엔트로피 개념에 기반하여 음운현상과 언어변화를 설명한다. 엔트로피의 정의 자체가 계량적이기 때문에 계량음운론의 하위분야로 볼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박선우 교수가 권위자이다.


5.3. 자질이론[편집]


음운론적 패턴[16]에 따라 자연부류(natural class)를 형성하고 그 자연부류의 특성인 자질(feature)을 규명하는 음운론의 세부분과이다. 1960년대 촘스키의 SPE 이후로 음운론 연구의 기본단위는 음소에서 자질로 재정립되었기 때문에, 자질이론은 음운론의 근간을 이룬다.

언어에 따라 자질의 집합에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한국어에는 격음 평음과 대비되는 경음의 자질이 [긴장성]이라는 자질로 포착되는데, 영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마찬가지로 영어나 일본어에는 [유성음] 자질이 있지만 한국어에는 없다. 반면 [자음성](consonantal) 자질은 언어보편적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언어보편적, 개별언어적 자질 집합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자질이론의 궁극적 목표이다. 따라서 자질이론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 한 언어에 존재하는 자질의 집합이나 모든 언어에서 존재할 수 있는 자질의 총 집합을 기술(describe)하는 것. 둘째, 이와 같이 언어 간 자질 집합에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언어습득과정 등에서의 기제를 통하여 설명하는 것.

자질론의 결과물은 '자질체계'로서 음운론의 다른 분야에서 말소리 연구를 위해 활용한다. 자질론의 철학[17]에 대해서는 Jeff Mielke의 OSU 박사논문이 읽어볼 만하다. 현대음운론에서 활용하는 자질체계로는 제이콥슨 시스템, SPE (Sound Patterns of English) 시스템, 그리고 Hayes식 시스템 등이 있다. 각 시스템에 대한 세부정보나 문헌은 아래의 하위문단인 '읽어볼만한 자료'를 참조할 것. SPE가 보수적인 표준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오늘날 제이콥슨 시스템은 그대로 수용되지 않고 비판적으로만 수용된다. Hayes식 시스템은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을 지지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통용된다. 각각의 자질체계는 다른 기반을 두고 있고 각각의 논란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SPE 체계의 영원한 떡밥은 [vocalic] 자질에 관한 것으로, 이 자질은 7장에서 정의되었다가 8장에서 철회 및 [syllabic]으로 대체된다. [vocalic]을 음성자질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음운자질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편 Hayes식 시스템은 [h]의 미분류를 주장하고 있기에 한국어를 포함한 많은 언어에서 해당 음소가 자음으로 분류된다는 직관과 배치된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음성학적으로 기반한다면 위치자질을 가지지 않는 [h]가 자음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Hayes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현대자질이론에는 크게 3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1960년대 SPE에 이어서 자질이 음운론의 기본단위로 자리잡은 것이 첫번째, 1980년대 자질계층이론(feature geometry)의 등장[18]이 두번째, 그리고 마지막으로 21세기에 들어와 베이지언 통계학을 이용한 통계적 추론방식의 적극적 활용이다. 21세기 이후의 베이지언 통계학의 사용으로 2020년대 현재 최첨단의 자질이론은 Featural underspecification (FU)으로 천착하고 있으며, 아직 불안정한 이론으로서 신진학자들 사이에서는 Featurally Underspecified Lexicon이 실험되고 있다. Featurally Underspecified Lexicon(FUL)은 음성신호에 대한 베이지언 학습(기계학습)을 통해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음운자질(자연부류)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말한다. Henning Reetz이 처음 고안하였고 현재 많은 신진 음운론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자질론에 깊이 침잠할수록, 특히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이나 FUL 등 음향신호로부터 음소를 도출해내는 방식의 bottom up 스타일의 자질이론을 극단으로 들어갈수록, 오히려 직관적/역사적으로 다뤄오던 범주들이 자질론적으로 지지받기 어렵다는 것이 밝혀진다. 따라서 자질이론은 음운론의 고차원적인 세부전공 (음소배열론 및 그 이상의 차원)과는 잠재적으로 상충관계에 있다. 자음, 모음, 유음(liquid) 등 전통음운론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단위에 속하는 음소의 집합을, 범주독립적인 자질 묶음만으로 뽑아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SPE에서 [consonantal] 자질을 5장에서는 없앴다가 6장 이후에서 재호명하는데, 실제로 consonantal을 상정하지 않으면 영어의 자모음을 오롯이 변별하는 집합을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 참고로 음운론의 자질이론에서는 전통적 범주를 무너뜨리고 bottom up 방식의 자질묶음으로 재구성하려는 노력을 이미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촘스키언 통사론에서는 Chomsky 2013, Chomsky 2015 (두 논문을 묶어서 'Problems of projection (extensions) 라고 부른다.') 등에 와서야 label-free syntax로 이전했다. 이제서야 범주 레이블의 문제점을 깨닫고 앉아있으니 촘스키언 통사론자들이 우리들처럼 베이지언 통계학을 활용해 언어습득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기를 기다리려면 여전히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5.3.1. 국어학의 무덤[편집]


음운론 분야 중 자질이론은 국어학의 무덤으로 평가받는다. 자질이론 전공자가 사실상 멸종하다시피 하였기에 국어국문학과에서 양성된 음운론 연구자들 에서는 자질이론에 관심이 없거나 미신적으로 자질을 상정하는 관행이 흔하다. 즉, 음성학적 기반을 가지지 않거나 논리적 기반이 희미한, 단순히 한국어만을 설명하기 위한 음운자질들을 무비판적으로 상정하는 것이다.[19]

한국어의 장단음 구분 그리고 동남방언의 성조가 최소한의 소리 단위(-소)인지 아니면 자질인지에 대해서 국어학계와 언어학계의 인식차이가 존재한다. 국어학계에서는 장단음과 성조를 '운소'라 하여 마치 분절음과 같은 위상을 가진 것처럼 보지만, 언어학에서는 운소 단위를 사용하지 않고, 성조와 장단음을 음소 혹은 음절에 덧입혀지는 자질(초분절자질)인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인식차이는 결정적으로 두 학문분야에서 사용되는 개념용어의 차이를 야기한다. (참조) 운소 개념은 1950년대 이전까지 존재하다가 폐기된 개념이다. 결정적으로 아프리카 언어 등에서 floating tone 등의 실증적 사례들이 발견되면서 성조와 모음장단 그리고 강세 등의 개념이 자질총(bundle of features)으로서의 무슨 -소(-eme)가 아니라 하나의 자질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학계 전반에 퍼졌다. 즉, 한국어 자음을 구성하는 [긴장성] 자질이 독자적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것처럼, 장단과 성조 역시 독자적으로 발현되지 못한다. 음절수준에 덧입혀져야 비로소 발현되는 것이다. 심지어 1980년대 이후로 feature geometry와 tier적 분석이 음운론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분절음 tier와 장단/성조는 아예 다른 tier에서 분석되게 되었다. 따라서, 거칠게 말하자면, 초분절 현상에 관련한 국어학의 수준은 주시경-최현배 시대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볼수있다. 주시경이나 최현배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일반언어학의 최신 학문경향 상 한국어 운소 설정이 매우 타당했다. 그러나 현대음운이론의 관점에서 국어학계의 '운소' 설정은 이미 뒤쳐져버린 것이다. 이를 다시 말하자면, (남한의 경우) 최현배 이후의 국어학의 자질론 연구가 음운론의 발전 과정에 동참하기는 커녕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기도 못한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특히 한국어의 경음-평음-격음 구분에 착안한 김진우의 후두자질 이론이 SPE 체계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구중심주의' 내지는 '국어를 설명하지 못하는 외국이론' 등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20] 한국인을 포함한 일반언어 연구자들의 연구에는 귀를 막아버리고 최현배의 수준에서 답보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현대 언어학의 성과를 따라온다면 '운소' 단위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국어학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운소' 개념을 버린 것은, 한국어에 대해 무지한 외국 학자들의 견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전상범 이후로 한국인 언어학자들도 모두 이 견해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5.3.2. 읽어볼만한 자료[편집]


  • 자질론 그 자체
    • Jeff Mielke의 2004년 OSU 박사논문#
  • 제이콥슨 자질체계
    • Jakobson, Roman. 1941/1968. Child Language, Aphasia and Phonological Universals. The Hague: Mouton.#
    • Jakobson, Roman, and Morris Halle. 1971. Fundamentals of Language. The Hague: Mouton.# 의 1장.
  • SPE 차질체계
  • Hayes 자질체계
    • Hayes, Bruce. 1982. Extrametricality and English stress. Linguistic Inquiry; 13, 227–76.
    • Hayes, Bruce. 2008. Introductory Phonology. 의 4장.
    • Gussenhoven, Carlos, and Haike Jacobs. 2017. Understanding Phonology.# 의 6장.
  • 자질계층이론(feature geometry)
    • Clements, G. N., & Hume, E. V. (1995). The internal organization of speech sounds. In John Goldsmith (ed.), The handbook of phonological theory, pp. 245-317.
    • Ahn, S.-C., & Iverson, G. K. (2004). Dimensions in Korean Laryngeal Phonology. Journal of East Asian Linguistics, 13(4), 345–379. #


5.4. 현장음운론(field phonology)[편집]


기록되지 않았거나(undocumented) 연구가 덜된(under-studied) 언어나 방언들을 채록(elicitation이라고 한다)하고 그것의 음소 인벤토리 구성과 그 표상을 연구하는 분야. 음운론은 물론 현대언어학에서 가장 오래된 분야이다. 블룸필드, 사피어 등 오늘날에도 읽히고 있는 구조주의언어학의 대가들은 대부분 현장음운론 저서를 냈다. 현재는 이론언어학자보다는 언어인류학자들이 주로 연구한다. 오늘날의 이론언어학자는 분석적(analytic)인 연구를 주로 하는데, 현장음운론은 고도로 기술적(descriptive)이기 때문.

비하적인 의미로 다른 분과 음운론 연구자들은 현장 음운론자를 '헬리콥터 음운론자'(helicopter phonologist)라고 부른다. "헬리콥터 타고 아무데나 간다음 수박 겉핥기로 정확하지 않은 기술만 하고 또 다시 헬리콥터를 타고 떠나버린다"고 놀리는 것이다. 반대로 현장음운론자들은 다른 분과 음운론 연구자(특히 계량음운론 연구자) 들을 'armchair phonologist'라고 비하한다. "소파에 앉아 계산기(컴퓨터를 지칭)나 만질줄 알지 진짜 언어를 다루지 않는다"고 놀리는 것이다.

5.5. 음소배열론[편집]


음소배열론(phonotactics)은 단어성(wordlikeness)을 연구하는 음운론의 세부분과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음운론과 형태론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다.

단어성은, 어떠한 음소의 연쇄(chain/sequence)를 보았을 때 모국어화자가 그것을 '단어이다'라고 인식하는 직관을 말한다. SPE에서도 언급된 단어성 판단의 예시를 제시하고자한다. blick [blɪk]과 bnick [bnɪk] 이라는 2개의 가짜단어를 생각해보자. 영어 화자라면 blick은 비록 본 적 없는 단어더라도 '이것은 영어에 있을 것 같은 단어다'라는 판단을 할 것이지만, bnick에 대해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영어 단어가 아니다'라는 판단을 할 것이다. 음소배열론은 모국어화자들이 어떠한 기제로 이러한 판단을 하는지 연구한다.

전통적으로 음소배열론에서는 체계적 빈칸(systemic gap)과 우연한 빈칸(accidental gap)의 차이를 연구해왔다. 위 예시의 bnick과 같이 소리의 배열이 영 좋지 못해서 결코 단어가 될 수 없는 경우를 '체계적 빈칸'이라고 하고, blick 같이 그냥 우연히 의미가 없는 단어가 '우연한 빈칸'에 속한다. 체계적 빈칸에 관여하는 것으로 공명도배열원칙 (SSP: sonority sequencing principle) 등을 규명해왔다.

오늘날의 음소배열론은 음소연쇄의 '분류'를 파악하는 것에도 집중한다. 한국어의 예를 들자면, 한국어 화자들은 어떤 처음보는 단어더라도 그것을 '한자어' '고유어' '외래어'로 분류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을 많이보는 사람들은 전자녀나 TTS등이 가끔 문장을 이상하게 읽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어떤 글자집합의 단어성과 분류를 파악해서 이에 따라 다른 발음을 해야하는데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어에는, '한자어 2음절어에서, [l]-[치경음] 연쇄가 나오면 치경음은 경음화된다'라는 음운규칙이 있다. 이것은 어떤 단어를 보고 그것을 한자어로 분류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적용될 수 있는 규칙이다. 전자녀는 이러한 분류 규칙을 모르기 때문에 ㄹ경음화를 잘 하지 못할 수 있다. 첨단의 음소배열론 연구에 관한 포스팅 #.


5.6. 접면 연구[편집]



5.6.1. 음운-형태론[편집]


현재는 비주류로 밀렸으나, 전통적으로 이론음운론이라 하면 모두 음운-형태 사이의 접면을 연구하는 것을 의미했다. 현재도 교과서 상에서 음운론을 처음 소개할 때, '영어명사 복수형 형태소 /-s/의 실현양상' 등의 주제로 언급되는데, 이러한 것이 음운-형태 접면 연구의 대표적인 예이다. (참고로 영어 복수형 형태소 /-s/는, 무성음 뒤에서 [s]로, 유성음 뒤에서 [z]로, 치찰음(sibilant) 뒤에서 [ɪz]로 실현된다.)


5.6.2. 음성-음운론[편집]


음성-음운론은 오늘날 많은 음운론 연구자들이 종사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여러 연구 프로그램이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종합된다.

첫째, 자질론. 즉, 연속적인 음향신호로서의 음성, 혹은 아날로그한 위치값을 가지는 수화를 어떻게 음운론적으로 유의미한 자질로 변환하느냐를 연구한다. 음운론적 현상들은 모두 자질의 양극값(binary)을 변환하거나 자질의 유무를 바꾸는 방식(privative feature의 경우)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언어는 아날로그 신호를 사용한다. 어떻게 연속신호를 카테고리로 나누는지가 음성-음운론의 주된 관심사이다.

또한 주로 역사음운론과 같이 연구되는 분야로서, 단순히 음성적인 차이였던 것이 어떻게 음운적인 변별이 되느냐 (음운화, phonologization)가 주된 연구 프로그램이다. 쉽게말해 음성학과 음운론의 경계를 밝히는 학문. 한국어의 예를 들자면, 중세 한국어에서는 /s/와 /z/가 변별되었는데 중간에 두 음소가 이음관계(allophonic relation)에 있다가 현재는 /z/가 소멸되었다. 이러한 세대를 거친 과정에서 음운론적인 변별이 음성학적인 차이(즉, 이음적 차이)가 되고, 다시 음성학적인 차이가 세대를 건너 전달이 되지 않으면서 한 이음이 소멸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것이 역사음운론 혹은 음성-음운 접면 연구에 해당한다.


5.6.3. 음운-통사론[편집]


통사론 항목에서도 서술되어있듯이, 촘스키언 통사론자와 음운론자는 대체로 견원지간에 가깝다. 물론 음운론 연구자 중에서도 촘스키언 물을 많이 마신 스파이가 있긴한데, 이런 사람들은 마치 테이블 밑에 앉아있는 개와 같아서 주인(통사론자)이 떨어뜨리는 빵 부스러기(통사부 spell-out 이후)만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다.

각설하고, 음운-통사론 접면에서는 prosodic unit의 구성이 어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정통 음운론의 방법론에 따라 다양한 코퍼스 데이터와 실험 자료를 이용하여 통계분석을 한다. 예를들어 영시의 경우, 운율에 따라 어휘가 선택되고 문장이 구성되는데, 음운-통사론에서는 이러한 직관을 형식화하는 연구를 한다.

2020년대에 들어와서, 브루스 헤이스(Bruce Hayes) 같은 음운론 학계의 선구주자들은 영시가 아닌 일반 문장, 그리고 영어 이외의 언어들에서의 어휘선택이 운율구조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음운론의 최첨단이라고 할 수 있다.


6. 현대의 음운론 연구[편집]


2010년대 이후 현대의 음운론 연구를 개괄하자면, 이론논쟁의 종식과 컴퓨터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SPE 중심의 규칙기반 프레임워크와 최적성 이론을 필두로 한 제약기반 프레임워크 사이의 패러다임 논쟁이 활발하였으나, 2010년 이후로는 이러한 이론내의 논쟁은 제약기반의 이론들의 판정승으로 어느정도 마무리가 된 상황이다. 불투명성(Opacity)현상을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결정적 약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기반 이론틀이 규칙기반 이론틀보다 선호되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첫째는 공모현상(conspiracy)에 대한 설명이 용이하다는 점이고, 둘째는 언어유형론(typology)을 설명하기에 제약기반 이론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2010년 이후 10년 가까이 《Phonology》 저널에 등재되어 있는 논문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제약기반 이론틀을 전제하고 논의를 진행한다.

이론틀에 대한 논쟁이 종식된 현재, 음운론 학계의 초미의 관심사는 한마디로 비범주적(non-categorical)이고 점층적(gradient)인 변이(variation)와 변화(change)이다. 쉽게 한국어의 예를 들자면, /빛이/ 가 사람에 따라 혹은 한 사람의 발화 내에서도 [비시] [비치] [비지] 등 다양하게 실현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이러한 현상은 음성-음운론 외부에서 보기에는 말초적이고 사소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현상을 포착해내는 그 자체가 높은 중요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발맞추어 높은 사양의 컴퓨터 하드웨어가 저렴해지고 무료 프로그램 등이 보급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는 그리고 진행되는 언어현상에 대해 관측하고 설명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따라서 현대의 음운론은 기본적으로 Praat이나 R을 사용하여 현상을 포착하고, OT-Help나 Maxent Grammar Tool 그리고 Phonological CorpusTools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론을 구성한다.

  • R 혹은 Python: 음성음운론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한 연구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진다. 다량의 코퍼스 데이터 혹은 음성 파일들을 일괄처리해야할 일이 많고 결과에 대한 통계처리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현대 음운론의 연구자들은 R 혹은 Python을 스크립팅 언어로 사용한다. 학풍과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언어가 다른데, 대부분 R을 선호한다. 물론, 학교 차원에서 Python을 고집하는 대학들도 간혹 있다. 이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언어학에서는 통계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음성인지실험이나 음성발화실험을 수행하더라도 그 결과는 R 을 통해 통계처리된다.
  • PRAAT: 항목 참조. Praat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2000년대 초반 이후이며, 90년대에 주로 사용되던 스펙트로그램 분석 프로그램들은 유료로 라이선스를 구입해서 구동되었기 때문에, 학교 내에 있는 컴퓨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 OT-Help: 최적성이론의 전통적 명문인 매사추세츠 대학교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최적성이론 제약들과 각 후보의 제약충족여부를 입력해주면, 전통OT 와 조화문법(Harmonic grammar) 상의 제약서열(혹은 가중치)을 계산해준다. 또한 입력된 제약들의 조합을 통해 가능한 출력형의 종류도 계산해준다. 다운로드 링크
  • Maxent Grammar Tool: 동부의 전통적 강자인 매사추세츠 대학교가 있다면 서부에는 UCLA가 음성학 기반의 음운론이 강하다. 이 프로그램은 제약기반 이론틀로 변이를 설명하는 데 현재까지 가장 높은 설명력을 차지하고 있는 최대엔트로피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사용법은 OT-Help와 유사하다. 다운로드 링크
  • Phonological CorpusTools: 음소의 기능부담, 음운이웃(phonological neighbourhood) 등 수학적 음운론 혹은 심리언어학에서 관심을 갖는 부분을 전문적으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운로드 링크


7. 참고문헌[편집]



7.1. 영어음운론[편집]


  • 영어음운론, 이재영,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6: 미국 내 영어 음운현상, 영국 내 음운현상 등 다양한 지역의 음운현상을 다룬다.
  • Applied English Phonology, Mehmet Yavas: 임용고시생들이 많이 찾는 책. 미국식 영어를 기준으로 한다.
    • 역서 응용영어음운론 윤태진
  • The Pronunciation of English, Charles W. Kreidler
  • English Phonetics and Phonology: A Practical Course, Peter Roach,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영국식 영어를 기준으로 한다.


7.2. 국어음운론[편집]


  • 한국어의 말소리, 신지영, 2014: 밑에 있는 배주채, 이진호 교재에 비해 음성학적 접근이 더 많이 포함된 책이다.[21] 사실상 이 책(그리고 이 책의 영어번역본인 'The Sounds of Korean#')은 국내외 음운론계의 한국어 신진 연구자들 사이에서 한국어의 표준문법(reference grammar)으로 위치하고 있다. 다시말해서, 폐쇄적 민족주의 국학 계열 국어학이 아니라면 이 책의 5장 6장에 기술된 '신지영식 자질론'과 '7모음론'을 연구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다시말하자면, 국어음운론을 토대로 일반언어학을 하고자 하는 학부생 혹은 대학원 지망생이라면 책의 논리구성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한국어의 발음, 배주채, 2013: 현실 발음 예시가 많음
  • 국어 음운론 강의, 이진호, 2021: 국어학계에서 전통적으로 해오던 음운론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보면 좋은 개론서. 한국어 음운 체계, 변별적 자질, 음절, 음운론적 제약, 음운 현상, 이형태 교체, 기저형, 음운론적 도출, 중세 한국어 음운론 등 기본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판을 거듭해서 개정되어 나오고 있는 책인데, 이진호 교수가 한국어 음운사 (중세국어) 전공이다보니 책 말미의 중세국어 음운론 부분이 특히 압권이다.


7.3. 일반음운론[편집]


  • Introductory Phonology, Hayes, Bruce, 2009: 현재의 음운론 패러다임인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phonetically based phonology)에 대한 접근성 있는 (=쉬운) 교과서 중 하나이다.
  • 음운론, 전상범, 2004: 두께에 대한 부담만 견뎌낸다면 생성음운론의 핵심 개념을 다지는 데 이만한 교과서가 없다.


8. 음운론 학자[편집]



8.1. 영어권 국가 음운론 학자[편집]




8.2. 한국인 음운론 학자[편집]


  • 김진우 (일리노이): 1960-70년대, 생성음운론의 형성 과정에서 후두자질의 이해에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SPE 7장 (p.315)에서 촘스키는 김진우의 1965년 Word 논문을 적극 인용하며, 다시 p.327에서 후두자질 구성의 핵심 레퍼런스로 해당 논문을 인용한다. 당시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생각해보면 생성음운론의 패러다임 형성에 한국어가 이정도로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김진우의 덕이다. 어쨌든, 김진우 명예교수의 한국어 자음론 덕분에 전세계 음운론자들은 한국어 자음이 무성음의 격음-경음-평음 3단위 구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그의 유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 전상범 (서울대): 1980–90년대 국내에 생성음운론 연구의 기틀을 다졌다. 전상범은 인디애나 대학교 언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단지 외국 이론을 국내로 들여오는 게 아니라 한국 학계 내에서 심도있는 학문적 음운론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특히 한국 학계에서 음운론 용어를 통일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22] 또한 《생성음운론》, 그리고 뒤이어 나온 《음운론》은 국내에서 출간된 이론음운론의 표준 교과서로 되었다. 흔히 영미권의 이론으로 오해되는 생성음운론을 '한국화'하며, 용어사용과 논문작성을 한국어로 해야한다고 주창하였다. 이에 따라 통사론계와 달리 국내 음운론 학계의 분위기는 대체로 한국화된 용어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 전종호 (서울대): 전상범이 일으킨 음운론의 서울대 학파의 계통을 오늘날 잇고 있는 학자이다. 음성적 실험과 설문을 통해 한국어의 음운현상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고, 특히 비범주적인 현상들을 연구한다. 또한 음운-형태론 접면 연구의 국제적 대가이다.
  • 전선아 (UCLA): 피터 라데포그드(Peter Nielsen Ladefoged, 1925–2006)[23]의 제자로 음성-음운 접면부 연구, 특히 prosody 등 음절보다 큰 단위에 대한 권위있는 연구자이다. 전선아가 제시한 모델이 초음절 단위에 대한 표준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어학 분야에서는 서남방언의 prosody가 전문이다.
  • 조태홍 (한양대): 피터 라데포그드의 제자로 10년 사이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단숨에 세계적 수준의 언어학 연구를 하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매년 국제학회인 Hanyang International Symposium on Phonetics and Cognitive Sciences를 주최하고 있다. 오늘날 학부생 수준에서도 기본적으로 다루는 성대진동시작시간(voice onset time, VOT)의 이론화와 18개 언어의 VOT에 대한 실증적 분석으로 유명한 국제적 학자이다. 상기한 전선아 및 조태홍이 래디포기드와 공저한 2002년 Journal of Phonetics 논문은 후두자질, 혹은 한국어의 경음-격음-평음의 대립을 논하는 논문이라면 반드시 인용된다.
  • 강윤정 (토론토대): H-index 18 정도로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연구자이다. 엄청난 양의 연구와 논문을 뽑아내고 있으며 영미권 음운론계의 권위적인 저널인 'Phonology'의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9.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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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러한 맥락 속에서, 영어 임용고시 전공시험 영어학에서 통사론과 함께 양대 중요 과목이다.[2] 농담으로, 이론언어학의 3분야인 통사론, 음운론, 의미론 중 오직 음운론만이 논리가 통하는 학문다운 학문이다. 그 이유는 각 분야를 이르는 영어표현 syntax, phonology, semantics 중 오직 음운론만이 -logy (cf. logic) 접미사를 쓰기 때문이다. 비슷한 티키타카로 생물학자와 물리학자 사이의 과학적 접근법 논쟁이 있다. 이쪽에서는 생물학이 음운론의 입장이고 물리학이 통사론의 입장이다. 신기하게도 자연과학에서도 생물학이 -logy 접미사를 쓰는 biology다.[3] 또한 언어 간 복잡도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4] 이 부분에서 튜링머신(컴퓨터)의 작동방식을 생각했다면 올바른 접근이다. 현대언어학은 컴퓨터과학과 같은 기원을 가지기 때문이다. 마치 처리결과를 모니터를 통해 화면으로 띄우거나 프린터로 인쇄하는 것이 연산 그 자체와는 별개인 것과 같다. 여기서 연산은 통사를 말하고 모니터나 프린터는 음운을 말한다.[5] 반대로 학부수준에서부터 높은 수준의 미시성을 보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나 대학원에 진학하고 공부를 더 할 수록 의미통사론이 더 미시적인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된다.[6] 학부수준 혹은 그 이하에서만 언어학을 접한 사람들이 하는 많은 착각 중에 하나는 음성-음운 접면부 연구자를 음성학자로 오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부의 영어영문학과에서 영어음성학을 강의하는 사람은 음성학자가 아니라 음성-음운 접면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음운론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착각은 예컨대 음성신호처리 전공자가 자연언어 음운론을 연구한다고 착각하는 것과 동급이다.(배명진 등)[7] 예컨대 혀가 빨리 움직일 수 없거나 등[8] 여담으로 이러한 3가지 기준 중 유무성의 경우 유럽중심적인 방식으로서, 실제 연구에서는 좀더 포괄절인 개념인 후두자질을 선호한다. 한국어의 평음-격음-경음이나, Germanic languages들처럼 aspiration 기반 유무성이나, Romance languages들처럼 정말 유무성 구별이나 모두 후두자질레 해당한다.[9] 음소, 형태소 등등[10] 생성음운론이라고도 한다[11] 그리고 오직 언어만을 위한 고성능의 CPU가 바로 촘스키가 말하는 UG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고성능의 CPU가 있을때 그것을 오직 한가지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것은 가당치가 않다. 이것은 음운론자들이 촘스키 식의 UG에 거부감을 느끼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이다.[12] 이것도 옛날 얘기다. 제약기반 패러다임에 참여하는 음운론자들이 많다는 것은, 불투명성을 설명할만한 설명체계를 많이 연구한다는 의미이다. 어떤 학자들은 규칙기반의 순차성을 최적성이론에 도입하기도 하고, 표면형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불투명성이 사실은 표면형의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메릴랜드 대학교의 윌리엄 이드사디(William Idsardi) 교수와 같이 최적성이론의 천적도 있다. 이드사디에 따르면 최적성이론은 계산적으로(computationally) 실제 구현이 불가능하며, 제약의 존재와 존재하는 제약 간의 서열은 궁극적으로는 학습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는 OT진영에서 다양한 종류의 반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제약 자체의 학습불가능성은 "범언어적이고 추상적인 제약이 UG의 일부를 구성"한다고 반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제약의 학습불가능성"에 대해서는 인간이 태어났을 때 기본적으로 유표성 > 충실성의 제약서열이 주어진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충실성 제약이 상향되는지에 대해서는 OT학습이론(learnability theory)이라는 음운론의 큰 세부분야에서 다양하게 다루어진다.[13] 음운론뿐만 아니라 통사론에서는 영어의 that-trace filter라는 제약이 제안되었다. 이것은 다시쓰기규칙이 아니라 '표상을 보고 that과 trace가 연쇄되었을 때 비문판정을 할것' 이라는 제약이다. "표상을 보고"라는 부분에서 이미 다시쓰기규칙의 정의를 위반한다.[14] 여기서 심리실험은 주로 행동실험을 말하는데, 두 가지가 있다. 맥락이 주어졌을 때 언어를 표현하게 하는 발화실험/생성실험과 주어진 언어표현을 듣거나 읽은 후 판단을 하게 하는 인지실험이 그것이다. 실험음운론에서는 사람들의 말을 녹음하는 발화실험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말소리 혹은 기계적으로 생성한 소리를 들려주고 판단을 하게 하는 인지실험 두 가지 모두 이루어진다. 한편, 신경언어학에서는 행동실험 외에도 뇌파 측정 등의 실험을 한다. 아직까지 뇌파 측정 등은 통사론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음운론에서는 잘 활용되지 않는다.[15] LabPhon은 2년주기로 개최되고, 원래 2022년에 한양대에서 현장 개최되기로 되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2년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대신 2024년에 한양대에서 개최하기로 되었다.[16] 학부 수준에서는 조음음성학적 특징이 자질의 기반이 된다고 가르치지만, 첨단의 연구에서는 조음음성학적 유사성 자체가 음운론적인 패턴으로 표면화되지 않으면 음운론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본다. 한마디로 조음음성학적 자질부류는 음운론적 패턴으로 환원된 것이다.[17] 왜 자질론이 독립적인 학문단위인가, 어떠한 자질체계가 더 타당하고 높은 설명력을 가지는가 등[18] Clements, G. N., & Hume, E. V. (1995). The internal organization of speech sounds. The handbook of phonological theory, 7, 245-317.[19] 이는 대체로 국어학이 닫힌 학문 분야가 되어버렸다는 점에 기인한다. 워낙에 국어학 전체 전공자수가 적은데다가 80년대 이후 통용되는 자질이론을 전공한 사람이 없어져버렸고, 따라서 자질 전공자들은 2010년대에 이미 학계를 떠난 상태이다. 따라서 2010년대 이후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훈련받는 예비 국어학자들은 자질이론이 음운론의 세부전공으로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어학과 마찬가지로 자국의 개별언어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하더라도 영어논문 작성이 빈번하고 일반언어학과의 교류가 많은 독일어나 스페인어 북유럽 언어들의 언어학, 심지어 일본어학과 중국어학의 경우와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20] "한국 언어학의 설계자들" 특집 김진우 교수 편을 보면,# 김진우 교수가 MIT에서 포닥을 하고 있던 시기에 SPE의 집필이 이루어졌고, 김진우는 당시 이미 자질이론의 권위자였기 때문에, SPE 7장 자질 체계 구상에 본인이 참여했었다고 한다.[21] 오늘날의 음운론 패러다임이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으로 완전히 넘어온 상황에서 이는 타당한 접근방식이다.[22] '최적성 이론,' '출혈현상' 등의 음운론 용어의 번역어도 전상범의 덕이다.[23] 현대 음향음성학의 비조(鼻祖)로 손꼽히는 영국의 언어학자이자 음성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