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소원/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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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루지 못한 소원/1일차
 | @저번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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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확실치 않은 잡음이 들려왔다. 총성 같기도 하고, 사람들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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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문 전투인가? 하지만 어째서...... 난 이곳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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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눈꺼풀을 열고, 익숙한 하얀 방을 보았다. 주위의 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마치 영화 오프닝처럼, 수천에 달하는 누군가의 기억들이 화면으로 투영되더니, 마지막에는 하나의 영상으로 합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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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이 홀로 창문 앞에 앉아, 하염없이 하얀 블록을 쌓아 성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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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붕괴의 시작점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계속 되돌려 봐도, 문제를 찾지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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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못 하겠어...... 아무리 해 봐도, 되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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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나 혼자서는...... 정말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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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약속이든, 소원이든 전부 거짓말이야, 아무도 오지 않아!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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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분노였지만, 흐느끼고 있었다. 소녀는 고개를 숙인 채 계속 무너지는 작품을 힘없이 다시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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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점에 이끌리듯, 발 밑의 공간도 진동하며 무너지고, 세라핌의 발 밑에서부터 조금씩 방해물과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곧, 그녀는 아슬아슬한 외딴섬에 고립됐고, 주변은 온통 갈라져 심연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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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설 수 없었지만, 몇 걸음 걸어보고 알아챘다. 이 공간에 빠져 들어온 나는, 내 스스로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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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어서 일어나, 세라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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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이건 진실인가...... 아니면 환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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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존재조차 증명할 수 없다면, 왜 윤회가 하나의 꿈이라고 말할 수 없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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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날 잡아! 널 구해줄게!

——수호——
 
세라핌 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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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이곳은 무너지려고 하는데...... 넌 왜 나타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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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아직도 그렇게 고집을 부리면서까지 모든 사람을 구하려고 하다니. 만약 여기에 뛰어 들어온 게 다른 사람이었다면, 영영 깨어나지 못했겠지.
하나밖에 없는 벗어날 기회, 너한테 줄게...... 너한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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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오직 나만이, 수많은 세계 속의 너를 기억해. 네가 친 발버둥을, 난 확실히 증명해줄 수 있어...... 그럼 내 발버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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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난 수도 없이 노력했는데, 나만 계속 성공할 수 없었어...... 빛이 없으면, 거울엔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으니까.}}}
공간이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절대로 그녀를 혼자 둬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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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이 세상에는 스스로 상처를 메꿀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분명 악행의 일부분이 그 균형을 깨뜨린 거야.
그 그림자만 걷어내면, 세상은 본래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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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난 인류의 어둠과 원한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인류의 따뜻함과 선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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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소망이란 것은 그 자체로 긍정과 부정을 나눌 수 없는데, 언제부턴가 저울이 기울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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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인류의 강렬한 소망은 빛나고 아름다운 그런 게 아니야. 오히려 음침하고 원한과 복수로 가득 찬 것들이지 대부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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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만남을 과연 만났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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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고통은 그저 단순한...... 악몽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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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잊혀진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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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하지만 난 이 세상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 게다가 너도 여기에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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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마왕에게는 별 이야기가 없어. 모든 마왕들도 한때 용자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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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폐쇄 속에서 윤회하는 뫼비우스의 띠를 자른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나올 거야.}}}
세라핌의 말대로 하니, 공간 붕괴의 반응이 그리 거세지 않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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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어떤 미래로 가야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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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vertical-align: middle; width: 75.2%; max-width: 280px; background-image: linear-gradient(225deg,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rgba(221, 226, 235, 0.5)); border-radius: 9px; padding: 5px 8px"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것...... 언젠가는 너도 나의 느낌을 알 수 있으려나?
그 때가 된다면...... 몸조심하라는 말은 해 줄게.}}}
전투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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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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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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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하마타면 영영 못 깨어날 뻔했네. 뭐, 밖의 상황을 보면 안 깨어나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창 밖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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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흑문이 접경도시의 하늘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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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안개가 계속 가라앉아 사람들이 머리를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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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그리고 어떤 녀석은 이 사태로 만들어 놓고 마냥 기뻐하고 있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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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이제 잠에서 깬 게 조금은 후회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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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전혀. 적어도 네가 스스로의 악몽에 잠식되지는 않았으니까. 이제 출발하자. 동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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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안 방의 그 때처럼, 자연스레 세라핌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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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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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만약 일정한 대가를 치루면 다음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치면, 넌 어떤 소원을 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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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하늘에 있는 저 큰 구멍과 땅 위에 있는 저 큰 놈을 해결하는 거겠지. 이게 오늘 내 임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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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롭지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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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그러니까 세상을 구하겠다는 거 아냐. 그런 소원의 대가는 가장 잔혹하다고. 다른 걸 생각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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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때가 되면 다 해결되는 법이 있다고 했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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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고민하고 있는지 내 손을 뿌리치는 것조차 잊은 세라핌과 함께, 중앙청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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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드디어 연락이 닿았네,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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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무슨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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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상황이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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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상대는 이미 죽은 걸로 판명된 최초의 유해야...... 왜 다시 나타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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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우리 인원들도 발이 묶인 상황이라, 얼마 버티진 못할 거야! 이미 헬기를 요청 했으니까, 곧 있음 중앙청에 데리러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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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몬스터가 관광 타워 옥상에 자리 잡았다. 결정으로 뒤덮인 날개가 오만하게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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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타워 아래서 눈에 비친 모습들은 유해 누르가 난동을 피우느라 아수라장이 된 접경도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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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존재를 알아차린 몬스터는, 눈을 내리깔으면서 한 줄기 비아냥 거리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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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인사를 건네는 법이, 설마 우리 히로를 죽이는 것일 줄이야......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
「유해 누르」
재밌네. 이 세상 사람들은 너한테 모래만도 못한 존재일 텐데, 어째서 그들에게 답을 해주고 있는 걸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짓들을 하면서 말이야.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
「유해 누르」
호오...... 설마 예전의 잘못을 반복하면서, 어쩌다 만난 한 명한테 세상을 구원해 달라고 바라는 거야?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
「유해 누르」
아직까지도 포기하지 않다니, 정신력 하나만큼은 네 신분에 맞게 잘 어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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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
사람들은 언제나 너 같이 약해빠진 신에게 집착하지. 히로마저 그 집착에 사로잡혔다니까. 흑핵을 신에게 바친다? 그냥 나한테 말했으면 좋았을 걸. 세상을 멸망시키는데 그런 물건은 필요 없잖아.

파일:세라핌 아이콘.png
「세라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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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
어제와 같은 대학살은 안 하는 건가? 그렇다면, 네 친구들을 하나씩 죽이는 걸 구경할 수밖에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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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카드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유해 누르를 패로 둘러싸인 원 안에 박아넣었다.

파일:에뮤사 아이콘.png
「에뮤사」
네 눈에 다른 상대는 보이지도 않나 보지? 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
「유해 누르」
보잘 것 없는 약자가. 상위자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마라.

——보스——
 
유해 누르 격파
 }}}
전투승리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
「유해 누르」
워밍업 상대로는 괜찮네. 나도 이제 본격적으로 해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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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된 유해 누르는 여전히 차분하고 느긋했다.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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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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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지휘사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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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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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라서, 반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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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모든 전투가 끝났다고 여긴 찰나, 유해의 차갑고 날카로운 뼈가 빠르게 날아왔다.

파일:유해 누르 아이콘.png
「유해 누르」
이래도 계속 방관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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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피비린내 나는 죽음의 숨결. 세라핌이 내 쪽으로 돌아보자, 그녀의 금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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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
음? ...... 반응이 제법 빨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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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를 찌른 유해 누르의 신체 부위는 더 깊게 관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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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
하지만, 넌 여전히 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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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쪽 뼈가 내 쪽을 향해 날아왔지만, 이번에는 어떠한 상처도 입히지 못하고 그대로 바람 속에서 가루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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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보았다——두 뼈가 가루화 되는 걸 시작으로, 결정체로 뒤덮인 신체 부위들이 모래시계의 모래가 떨어지듯 부서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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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
드디어 손을 댔구나. 그렇다면 결말은 확정이네——손에 그렇게 무거운 무기를 쥐고 있는데, 안 떨어뜨리고 배길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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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누르의 얼굴이 모래가 되어 날아가던 찰나, 그녀는 악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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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의 상처를 지압했지만 경미한 어지러움만 있을 뿐, 출혈이 그리 심하진 않았다. 이곳으로 누군가가 달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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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저 유해 몬스터가!? ...... 지휘사 ,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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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괘, 괜찮아...... 놀라긴 했지만, 세라핌이 구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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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은 꼼짝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뒤돌아 보지도 않은 채, 그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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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하다. 어딘가 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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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세라핌의 그 능력이면, 지금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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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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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예감이 계속 들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세라핌이 몸을 돌렸다. 표정은 어둡고 공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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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를 가루로 만들 만큼 강력한 힘을 사용했다. 하지만 세라핌의 거대한 에너지 파동은 전혀 줄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증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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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나한테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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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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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잠깐만, 다시 말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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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가 통신 채널로 각 전선에서 오는 긴급 연락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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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이상현상이 지속돼서, 적과 아군이 모두 모래로 변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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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세라핌?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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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나도...... 이럴...... 생각이...... 하지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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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초월한 자는 반드시 저주를 받는다. 심연을 들여다 보면, 심연 역시 자신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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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클레스의 칼을 어떻게 해야 떨어뜨리지 않고 있을 수 있을까? 그녀의 얼굴에는 절망 이후의 실의와 허무함 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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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아아...... 녀석이 옳았어. 이번에는 내가, 내 손으로 이 세상을 끝내버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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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이렇게 될 걸 알아도, 난 역시...... 너를 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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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그 총알, 아직 있지?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파일:에뮤사 아이콘.png
「에뮤사」
지휘사 ...... 이제 시간이 없어. 각오를 못 할 것 같으면, 나도 같이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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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카드가 빛을 내뿜었다. 에뮤사의 타로패가 떨어져 가두려 하는 찰나, 양 팔을 뻗고 세라핌 앞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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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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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사」
이제 틀렸어. 모든 타로 카드가 최악의 역위치를 나타내고 있어. 그녀는 이제 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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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잘은 모르겠지만, 이 "신"을 죽여버린다면 이 세상은 끝장이라는 예감이 들어. 올바른 길을 찾아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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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리고, 다른 방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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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계속 생각했어. 신의 존재란 무엇일까, 인류을 모래는 만들어 말살하는 게 신의 목적인 걸까, 그럼 왜 이 세상에 내려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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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세라핌, 난 이제 네가 뭘 하려는지 이해했어...... 만약 이 생각이 맞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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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신은 우리의 소원에 응답해 주고 있는 거야.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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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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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조금씩 아파왔다. 신의 슬픔을 이해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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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다만...... 그렇게 해서 넌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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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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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그걸 안다고 해서, 뭐가 바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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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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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내가 네 소원을 이루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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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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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회오리 바람이 점점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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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넌 항상...... 날 동요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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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하지만...... 네가 어떻게 안다는 거야...... 내 소원이 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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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내 소원이 뭔데?
▶ 어긋난 세계선의 수정

▶ 아무도 기억 못하는 다른 세계선을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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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풍경이 모두 사라져 버린 듯 했다. 발 밑의 세상은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으로 붕괴되고 있었고, 허무의 저 끝에서 한 소녀만이 서서, 고집스럽고 애처롭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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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내 소원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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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원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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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행복해지기 전까지.
▶ 모든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거야.

▶ 세상이 다시는 멸망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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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내 소원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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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모든 동료들과의 인연.
둘째, 지나왔던 7일의 세월.
셋째, 창조주에 대한 절대 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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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대가"를 치른 후에
"기적"은 자연스레 찾아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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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을 위해 기적을 가져 올 소원이.
▶ 기적

▶ 의미 없는 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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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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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다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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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안에서 다시 만나자는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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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류로서의 당신은 반드시 이 세계의 진실을 찾아내고, 종말의 도래를 막아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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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은총을 포기하고, 구원을 위한 새로운 윤회를 시작한다는 소원.
▶ (의미 없어)

▶ (의미 없지)

▶ (아무도 어떻게 소원을 실현시키는지 몰라)

▶ (아무도 예전에 빌었던 소원을 기억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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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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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쏜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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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가르는 일격.
▶ (신 역시 존재하는 의미가 없어)

▶ (이제 이런 의미 없는 노력은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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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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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역시......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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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실망하는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곧 억지로 기력을 되찾아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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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뭐야 그 꼬락서니는, 바보같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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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뭐라고? 종말급 대재앙을 막고 죽음도 불사하는 이 모습, 멋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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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라도 하듯 자세를 취해봤지만, 예상했던 세라핌의 츳코미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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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날 위해 세상의 종말을 막는 소원을 빌어서, 곤경에서 구해준다라...... 뭐, 괜찮네. 이번의 너는 뭐랄까 조금, 7일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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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발을 내디뎠다. 무언가에 쫓기는 마냥 가볍게 내쪽으로 달려왔다. 이제 포옹으로 그녀를 안을 차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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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힘이 들었는지, 내 앞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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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너는 이미 매번씩, 조금씩 발전하고 있어. 모형정원 안에서 길을 잃은 나보다, 역시 너야말로 모든 것을 돌파해 낼 수 있는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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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아. 한 번도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구나.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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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 못했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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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세계에 정적이 흘렀다. 그녀의 말끝도 모호해졌고, 작은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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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세라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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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허둥대고, 겁에 질려서 변해버린 이 목소리는 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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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네가 기억해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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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조용히 미소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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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하지만 역시, 맹세와 소원은 잊혀지라고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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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사람이란 정말 망각의 동물이야, 기억하는 건 그저...... 대가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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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내가 사라지더라도, 이 세상은 계속해서 윤회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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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물론 너와 알고 지낸 이 7일은 아니겠지만, 나도 너를 기억 못 하는 때도 있긴 해야지, 그래야 공평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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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더 좋은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어.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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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개에서 인분이 떨어지듯 세라핌의 손, 팔다리, 몸, 그리고 머리와 목이 부서져 모래로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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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잠깐——어떻게 된 거야, 이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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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네 소원은 세상의 종말을 멈추는 것 아니었어? 어째서 이렇게 되는 건데? 대가는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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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아직 남아있는 고운 모래알만이 손에 만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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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넌 이 세상이 멸망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이 세상에 있어서 지금의 나는 명백한 위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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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너의 소원, 내가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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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모래 바람 속에서, 그녀는 감회가 새로운 듯 미소를 지었다. 두 눈에는 약하게 빛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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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역시 변함없이 따뜻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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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의 검은 구름 아래서, 은빛 모래들이 은하수처럼 퍼져 나갔다. 마지막 미소와 눈물 한방울이, 조금씩 사라져 갔다.

"너의"
 "소원"

"신의 소원을 지키기 위해[br] 인간은 어리석은 맹세를 하였다."

"영원히 윤회에 속박되고[br] "영원히 시간 속에서 헤맨다"
 "신이라는 존재는, 그저..."

"홀로 모래성을" "쌓는 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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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와서도 이해받지 못한 신

다시 한 번 인간의 맹세를 믿어보기로 했다

"언젠가는 기억해 내겠어"

"너를 위해 꼭 이루어야 할——"

"네 소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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