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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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邈
(? ~ 234)
고대 중국 삼국시대의 촉한의 인물로 자는 한남(漢南). 이소의 형, 이조와도 형제이지만 어느 쪽이 서열이 높은지 알 수 없다.[1] 익주 광한군 처현 사람으로 그의 형제들은 재능과 명성이 있어 당시 사람들은 이씨삼룡이라 불렀는데, 삼룡은 이조, 이소와 일찍 죽은 또다른 동생으로 이막은 너무 오만하고 강직해 삼룡에 들지 않았다.
유장 휘하에서 우비장을 지내다가 유비가 익주를 평정하면서 그의 휘하가 되었으며, 정월 초하루에 유비가 술을 권하자 적을 토벌하는 공을 세우기 전에 적이 먼저 소멸되었기에 유비가 주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했다. 이에 유비가 옳지 않다면 왜 그 자를 돕지 않냐고 묻자,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부족한 것이라 대답해 관리 하나가 그를 죽이려 했지만 제갈량이 간청해 화를 면했다.
이후 건위태수, 승상참군, 안한장군이 되었으며, 228년에 제갈량이 위나라 북벌에 나섰다가 가정에서 큰 실책을 범한 마속을 처형하려 하자 이를 만류했다. 그런데 한다는 소리가..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속뜻인즉 '저 인간같지도 않은 서쪽 오랑캐들도 용서라는 걸 하는데, 넌 왜 못 하는 거야? 오랑캐만도 못한 거야? 대업 이루기 싫어?'라며 만류하는 척 하며 제갈량을 돌려 까는 것이니 똑같이 반대했지만 '중죄를 지은 건 맞지만 그래도 처형까지는 좀...' 하고 만류한 장완보다 더 문제되는 발언이었다. 이로 인해 제갈량의 신임을 잃고 촉으로 돌아갔다.[2]
234년에 제갈량이 사망하자 유선이 그 죽음을 애도했는데, 한창 상복을 입고 아버지와도 같았던 제갈량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던 유선에게 위로를 한답시고 이막은 이런 상소를 올렸다.
그러니까 황제가 가장 아끼던 신하가 죽었는데 위로랍시고 "제갈량 있을 땐 저희 신하들도 그렇지만 폐하께서도 제갈량 눈치 보셨잖아요. 이제 제갈량이 죽어서 그럴 일이 없을테니 정말 좋은 날이네요!"라는 패드립을 날려댄 격이니, 아무리 그 유선이라도 안빡치는 것이 이상하다. 여튼 유선은 이 상소를 받아들고 그야말로 격노하여 당장 이막을 체포해 감옥에 가둔 뒤 이내 주살하였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대세를 거스르고 엉뚱한 의견을 내놓는 것을 특기로 삼았던 이막은 끝까지 자신의 천성을 어쩌지 못하다가 죽음을 맞았다.
청성잡기의 저자 성대중은 청성잡기에서 유선의 행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유선은 무능력한 암군의 대표주자로 유명하지만, 타고난 성격은 딱히 모난 데가 없어서 한평생 화도 잘 안 내고 유순한 성격이었다. 그런 유선이 이렇게까지 노발대발하며 강경하게 나갔다는 기록은 정말로 찾아보기 어렵다.[3] 이막이 얼마나 대세를 따르지 않는 인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찬찬히 살펴보면 유선이 이 정도로 화를 내는 것도 이해가 간다. 아버지 유비는 외정으로 항상 밖으로 나돌았기에, 제갈량은 후방에 머물면서 성장기의 유선과 가장 많이 조우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국정에 바쁜 와중에도 유선에게 손수 책을 필사하면서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했고, 유비가 사망한 이후에도 끝까지 촉한에 충성하며 유선을 보좌해주었다. 즉 유선에게 제갈량은 또 한 명의 아버지나 다름없고, 존경스러운 스승이기도 하며, 훌륭한 충신이기도 한 인물이다. 이 정도면 이런 사람이 죽자마자 바로 모욕당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이다.
또한, 이막의 행동은 인간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문제가 충분했다. 제갈량이 사망한 후 그를 숭배하는 백성들이 사당을 세우겠다고 하자 유선이 이를 불허한 것을 볼 때, 제갈량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 및 총애와는 별도로 유선도 군주의 위엄을 위협할 수 있는 제갈량의 정치적, 사회적 위상을 어느 정도 견제할 생각은 있었다. 그러나 이막은 이런 정상적인 신권 견제에 동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제갈량을 인격적으로 모독해 버리면서 유선의 의도를 한참 넘어버렸다. 게다가 이막의 행동은 달리 해석하면, 앞서 말한 유선의 제갈량에 대한 믿음이 아무런 쓸모가 없고 오히려 나라에 해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꼴이었다. 즉 유선 본인에 대한 모욕으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따라서 유선으로선 도저히 이막을 용서할 수 없던 것이다.
또한 유선 본인에 대한 모욕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는데, 제갈량이 사망한 시점에서 유선의 나이는 28세로 이미 황제 즉위 11년차였다는 점이다. 즉 권신에게 휘둘릴법한 경험없고 어린 황제가 아니라 당대 기준으로는 엄연한 성년을 넘어 슬슬 사회의 중진에 들어가기 시작할 연령과 경력을 갖춘 시기였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유선이 제갈량의 위세를 두려워했다" 라고 말한다면 "일국의 황제라는 자가 얼마나 못났기에 신하의 눈치를 보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말하자면 제갈량을 욕하는 동시에 간접적이긴 하지만 유선 역시 제대로 한방 멕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유선이 엿먹지 않으려면 "그렇다! 지금에서야 밝히지만 제갈량은 짐을 위협한 역신이었다!" 라는 식으로 새롭게 자신의 위세를 세워야 할 것인데, 그 경우 제갈량이 구축한 촉의 체제와 방침을 무너트리고 재구축해야 한다는 새롭고 막대한 정치적 부담을 하등 쓸데없이 짊어지게 됨으로써 엿 대신 똥을 먹게 되는 것이다. 결국 유선의 입장에서 보기에 이막의 행태는 자신을 자꾸 정치적 외통수로 몰아넣으려는 수작으로 보여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또한 유선과 제갈량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서도 제갈량이 당대에 대중들로부터 크게 존경받던 인물임은 확실한데 이런 인물이 사망한 것에 대해 잘 죽었다고 말하는걸 넘어간다면 제 3자 입장에서 보기에 적절하지가 않다. 이 정도 수준의 막말을 듣고도 그냥 넘어간다면 대소신료들에게 '어? 폐하께서 은근히 제갈량을 맘에 안들어하시긴 하셨나보네?'라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괜히 넘겨짚은 신료들이 제갈량이 세워놓은 국가기본방침에 시비를 걸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의견 충돌에 국력만 소비될 가능성도 있다. 이막의 처형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승상은 죽었어도 짐의 마음 안에 살아 있으니 괜히 태클걸지 마라. 승상의 방침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라는 정치적 제스처의 의미도 겸한다고 볼 수 있다.[4]
제갈량의 인망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제갈량 사후 촉의 백성들이 먼저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을 짓자고 앞다투어 청했다가 유선 쪽에서 거절하자 자기들이 알아서 제사를 지냈고[5] 오죽 사이가 안좋았으면 옆나라의 손권이 그 사실을 알 정도로 유명한 앙숙인 위연과 양의 조차도 제갈량의 면전에서는 고분고분 했으며 이엄이나 요립 등 제갈량에 의해 좌천되어 불만이 많은 인물들도 좌천된 이후 '그래도 언젠가 제갈량이 날 다시 불러줄거야.'라고 믿고 모반을 일으키지 않고 끈기있게 기다렸을 정도다. 후일 기록에 따르면 이엄은 제갈량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내가 그에게 속죄할 기회는 영영 날아가버렸다.'며 탄식하다 병을 얻어 죽었고, 요립 역시 '날 알아주는 사람이 죽었으니 난 평생 변방에서 썩다 죽을 운명인가보다.'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런 패드립을 치는 행동을 감싸주는 것은 보통 사람의 인망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막은 이런 제갈량이 죽었다고 대놓고 쌤통이라고 했으니... 유선이 감정적으로 생각해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화를 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일부에선 우스갯소리로 그나마 유선이라서 하옥시킨 다음 주살하는 단계를 거쳤지, 조조나 손권이었으면 그 자리에서 목을 날려버리고 가족 단위로 작살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당시 촉한에서 반제갈량 세력은 존재하지 않았고 유선은 제갈량을 싫어하거나 견제한 적도 없었으며 그 아들인 제갈첨에게 해코지를 하기는 커녕 17세에 부마로 삼았을 정도이며 제갈량이 죽자 유선이 삼일간 소복을 입고 애도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신하가 죽었는데도 그런 애도를 한 유선에게 '제갈량 죽었으니 기뻐해야 합니다'라고 하면 그건 오히려 유선을 욕하는 말이 된다.
또한 승상부가 조정을 장악했으니 유선이 눈치를 봤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제갈량만 하더라도 황권을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했는데 승상부가 조정을 장악한다는 것도 유선의 재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제갈량이 죽고 장완, 비의가 국정을 장악한다? 제갈량을 능가하는 권신들도 아니었는데 유선이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유선이 실은 제갈량을 내심 싫어했으며 소복을 입고 애도한 것이 연기였을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하나 이후 유선이 친정을 하면서도 제갈량 라인을 그대로 두고 숙청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갈량 라인을 싫어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유선은 제갈량을 정말로 믿고 있었고, 또한 제갈량이 가고 남은 촉한에 안배해둔 대처를 그대로 이행했으며 잘 굴러갔지만, 그래도 수도에 사당을 짓는 것만은 '황제'로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신권은 황권을 가벼이 범할 수 없다'의 연장선상에서 수도에 사당을 세우는 것을 거절한 것인데, 빡대가리 이막이 이런 전후사정을 모조리 쌩까고 가벼이 상소를 올렸다가, 자기 목숨을 그 대가로 치른 것이다. 이씨삼룡에 들지 못한 이유가 훤히 보인다.
한 가지 더, 이막은 과거 유비에게 (익)주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했다가 죽을뻔한 걸 제갈량이 용서해달라 해준 덕분에 살아난 적이 있다. 물론 공과 사는 구분해야된다지만 어쨌든 자신을 살려준 사람을 모욕한 것도 인간적으로 좋게 봐줄 수가 없다. 공적으로 봐도 이미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제갈량을 욕하는 건 부적절하고 말이다.
소설 삼국지 유지경성에서 광록대부로 등장하고 촉과 위가 싸우다가 가맹관이 함락되고 위군이 성도까지 들어오는 상황에서 유선이 비밀리에 합의한 것으로 인해 비의가 암살되었고, 이로 인해 북벌을 한 유비와 제갈량이 유선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면서 이풍과 함께 이를 제지하려 했으며, 유비에게 호통쳤지만 유비의 칼에 죽는다.
아! 내가 마속이다에서는 원역사처럼 제갈량 사후에 제갈량에게 폭언을 하지만, 마속의 배려로 인해 술자리에서 한 것이 되어 원역사처럼 처형당하지 않고 유배된다. 그러나 여전히 막말을 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해서 그를 챙겨주고 있는 마속도 능력은 도움이 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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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4)
1. 개요[편집]
고대 중국 삼국시대의 촉한의 인물로 자는 한남(漢南). 이소의 형, 이조와도 형제이지만 어느 쪽이 서열이 높은지 알 수 없다.[1] 익주 광한군 처현 사람으로 그의 형제들은 재능과 명성이 있어 당시 사람들은 이씨삼룡이라 불렀는데, 삼룡은 이조, 이소와 일찍 죽은 또다른 동생으로 이막은 너무 오만하고 강직해 삼룡에 들지 않았다.
2. 생애[편집]
유장 휘하에서 우비장을 지내다가 유비가 익주를 평정하면서 그의 휘하가 되었으며, 정월 초하루에 유비가 술을 권하자 적을 토벌하는 공을 세우기 전에 적이 먼저 소멸되었기에 유비가 주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했다. 이에 유비가 옳지 않다면 왜 그 자를 돕지 않냐고 묻자,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부족한 것이라 대답해 관리 하나가 그를 죽이려 했지만 제갈량이 간청해 화를 면했다.
이후 건위태수, 승상참군, 안한장군이 되었으며, 228년에 제갈량이 위나라 북벌에 나섰다가 가정에서 큰 실책을 범한 마속을 처형하려 하자 이를 만류했다. 그런데 한다는 소리가..
"진(秦)나라는 맹명(孟明)을 용서함으로써 서융(西戎)의 우두머리가 되었고, 초나라는 장군 자옥(子玉)을 주살함으로써 두 번 다시 천하를 다투지 못했습니다."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속뜻인즉 '저 인간같지도 않은 서쪽 오랑캐들도 용서라는 걸 하는데, 넌 왜 못 하는 거야? 오랑캐만도 못한 거야? 대업 이루기 싫어?'라며 만류하는 척 하며 제갈량을 돌려 까는 것이니 똑같이 반대했지만 '중죄를 지은 건 맞지만 그래도 처형까지는 좀...' 하고 만류한 장완보다 더 문제되는 발언이었다. 이로 인해 제갈량의 신임을 잃고 촉으로 돌아갔다.[2]
234년에 제갈량이 사망하자 유선이 그 죽음을 애도했는데, 한창 상복을 입고 아버지와도 같았던 제갈량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던 유선에게 위로를 한답시고 이막은 이런 상소를 올렸다.
"여록(呂祿), 곽우(霍禹)가 꼭 역심을 품은 것은 아니며 효선제(孝宣帝)도 신하를 죽이는 군주가 되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신하는 핍박이 닥쳐올까 두려워하고, 군주는 신하의 위세를 두려워한 까닭에 간사한 자들이 생겨났습니다. 제갈량은 강한 군대에 기대어 이리(狼)처럼 사방을 둘러보고 범처럼 사납게 노려보며 다른 사람을 안중에 두지 않았으니, 신은 늘 그것을 염려했습니다. 이제 제갈량이 죽었으니 일족은 온전함을 얻었고, 서융은 모두 평정되었으니 모두가 경축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까 황제가 가장 아끼던 신하가 죽었는데 위로랍시고 "제갈량 있을 땐 저희 신하들도 그렇지만 폐하께서도 제갈량 눈치 보셨잖아요. 이제 제갈량이 죽어서 그럴 일이 없을테니 정말 좋은 날이네요!"라는 패드립을 날려댄 격이니, 아무리 그 유선이라도 안빡치는 것이 이상하다. 여튼 유선은 이 상소를 받아들고 그야말로 격노하여 당장 이막을 체포해 감옥에 가둔 뒤 이내 주살하였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대세를 거스르고 엉뚱한 의견을 내놓는 것을 특기로 삼았던 이막은 끝까지 자신의 천성을 어쩌지 못하다가 죽음을 맞았다.
청성잡기의 저자 성대중은 청성잡기에서 유선의 행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진한(秦漢) 이래로 나라를 망친 임금이 모두 다 어리석고 포학한 이들만은 아니었다. 초나라 의제는 참으로 뛰어난 임금이었고, 진나라 자영은 즉위 초에 조고를 죽일 수 있었으니 또한 뛰어난 임금이라고 할 만하며, 한나라 헌제는 중간 정도의 임금이 되기에 충분하였지만, 불행하게도 말운(末運)을 만났을 뿐이다.
유선은 참으로 평범한 재주였지만, 시종일관 무후(武侯)에게 국정을 잘 맡겼다. 무후가 죽자 이막(李邈)이 "무후가 죽지 않았으면 필시 나라에 불리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니 유선이 노하여 이막을 죽였다.
한나라 소제(昭帝)가 곽광을 믿고 맡긴 것도 이보다는 못하였다. 그런데도 용렬한 임금이라고 시호를 받았으니 원통하지 않겠는가.
위나라의 조모(高貴鄕公)은 죽어서도 생기(生氣)가 있었고, 원위(元魏, 북위)의 경종(敬宗)은 직접 강성한 신하를 죽였고, 원위의 절민제(節閔帝)와 동위(東魏)의 효정제(孝靜帝)도 모두 영명한 임금이었다. 북제의 안덕왕(安德王)은 충분히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는 재주가 있었고, 수나라의 황태(皇泰)도 충분히 선왕들을 계승할 수 있었다. 유요와 소연, 염민, 부견도 모두 스스로 나라를 얻었다가 잃은 자들이다.
금나라 애종은 망국의 임금 중에서도 특별한 점이 있는 사람이며, 명나라 의종은 더욱 그러하니, 만일 태평한 세상을 만났다면 정치적 업적이 어찌 다만 중간 정도의 임금이 될 뿐이었겠는가.
청성잡기
3. 처형당한 이유[편집]
유선은 무능력한 암군의 대표주자로 유명하지만, 타고난 성격은 딱히 모난 데가 없어서 한평생 화도 잘 안 내고 유순한 성격이었다. 그런 유선이 이렇게까지 노발대발하며 강경하게 나갔다는 기록은 정말로 찾아보기 어렵다.[3] 이막이 얼마나 대세를 따르지 않는 인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찬찬히 살펴보면 유선이 이 정도로 화를 내는 것도 이해가 간다. 아버지 유비는 외정으로 항상 밖으로 나돌았기에, 제갈량은 후방에 머물면서 성장기의 유선과 가장 많이 조우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국정에 바쁜 와중에도 유선에게 손수 책을 필사하면서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했고, 유비가 사망한 이후에도 끝까지 촉한에 충성하며 유선을 보좌해주었다. 즉 유선에게 제갈량은 또 한 명의 아버지나 다름없고, 존경스러운 스승이기도 하며, 훌륭한 충신이기도 한 인물이다. 이 정도면 이런 사람이 죽자마자 바로 모욕당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이다.
또한, 이막의 행동은 인간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문제가 충분했다. 제갈량이 사망한 후 그를 숭배하는 백성들이 사당을 세우겠다고 하자 유선이 이를 불허한 것을 볼 때, 제갈량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 및 총애와는 별도로 유선도 군주의 위엄을 위협할 수 있는 제갈량의 정치적, 사회적 위상을 어느 정도 견제할 생각은 있었다. 그러나 이막은 이런 정상적인 신권 견제에 동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제갈량을 인격적으로 모독해 버리면서 유선의 의도를 한참 넘어버렸다. 게다가 이막의 행동은 달리 해석하면, 앞서 말한 유선의 제갈량에 대한 믿음이 아무런 쓸모가 없고 오히려 나라에 해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꼴이었다. 즉 유선 본인에 대한 모욕으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따라서 유선으로선 도저히 이막을 용서할 수 없던 것이다.
또한 유선 본인에 대한 모욕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는데, 제갈량이 사망한 시점에서 유선의 나이는 28세로 이미 황제 즉위 11년차였다는 점이다. 즉 권신에게 휘둘릴법한 경험없고 어린 황제가 아니라 당대 기준으로는 엄연한 성년을 넘어 슬슬 사회의 중진에 들어가기 시작할 연령과 경력을 갖춘 시기였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유선이 제갈량의 위세를 두려워했다" 라고 말한다면 "일국의 황제라는 자가 얼마나 못났기에 신하의 눈치를 보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말하자면 제갈량을 욕하는 동시에 간접적이긴 하지만 유선 역시 제대로 한방 멕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유선이 엿먹지 않으려면 "그렇다! 지금에서야 밝히지만 제갈량은 짐을 위협한 역신이었다!" 라는 식으로 새롭게 자신의 위세를 세워야 할 것인데, 그 경우 제갈량이 구축한 촉의 체제와 방침을 무너트리고 재구축해야 한다는 새롭고 막대한 정치적 부담을 하등 쓸데없이 짊어지게 됨으로써 엿 대신 똥을 먹게 되는 것이다. 결국 유선의 입장에서 보기에 이막의 행태는 자신을 자꾸 정치적 외통수로 몰아넣으려는 수작으로 보여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또한 유선과 제갈량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서도 제갈량이 당대에 대중들로부터 크게 존경받던 인물임은 확실한데 이런 인물이 사망한 것에 대해 잘 죽었다고 말하는걸 넘어간다면 제 3자 입장에서 보기에 적절하지가 않다. 이 정도 수준의 막말을 듣고도 그냥 넘어간다면 대소신료들에게 '어? 폐하께서 은근히 제갈량을 맘에 안들어하시긴 하셨나보네?'라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괜히 넘겨짚은 신료들이 제갈량이 세워놓은 국가기본방침에 시비를 걸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의견 충돌에 국력만 소비될 가능성도 있다. 이막의 처형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승상은 죽었어도 짐의 마음 안에 살아 있으니 괜히 태클걸지 마라. 승상의 방침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라는 정치적 제스처의 의미도 겸한다고 볼 수 있다.[4]
제갈량의 인망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제갈량 사후 촉의 백성들이 먼저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을 짓자고 앞다투어 청했다가 유선 쪽에서 거절하자 자기들이 알아서 제사를 지냈고[5] 오죽 사이가 안좋았으면 옆나라의 손권이 그 사실을 알 정도로 유명한 앙숙인 위연과 양의 조차도 제갈량의 면전에서는 고분고분 했으며 이엄이나 요립 등 제갈량에 의해 좌천되어 불만이 많은 인물들도 좌천된 이후 '그래도 언젠가 제갈량이 날 다시 불러줄거야.'라고 믿고 모반을 일으키지 않고 끈기있게 기다렸을 정도다. 후일 기록에 따르면 이엄은 제갈량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내가 그에게 속죄할 기회는 영영 날아가버렸다.'며 탄식하다 병을 얻어 죽었고, 요립 역시 '날 알아주는 사람이 죽었으니 난 평생 변방에서 썩다 죽을 운명인가보다.'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런 패드립을 치는 행동을 감싸주는 것은 보통 사람의 인망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막은 이런 제갈량이 죽었다고 대놓고 쌤통이라고 했으니... 유선이 감정적으로 생각해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화를 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일부에선 우스갯소리로 그나마 유선이라서 하옥시킨 다음 주살하는 단계를 거쳤지, 조조나 손권이었으면 그 자리에서 목을 날려버리고 가족 단위로 작살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당시 촉한에서 반제갈량 세력은 존재하지 않았고 유선은 제갈량을 싫어하거나 견제한 적도 없었으며 그 아들인 제갈첨에게 해코지를 하기는 커녕 17세에 부마로 삼았을 정도이며 제갈량이 죽자 유선이 삼일간 소복을 입고 애도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신하가 죽었는데도 그런 애도를 한 유선에게 '제갈량 죽었으니 기뻐해야 합니다'라고 하면 그건 오히려 유선을 욕하는 말이 된다.
또한 승상부가 조정을 장악했으니 유선이 눈치를 봤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제갈량만 하더라도 황권을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했는데 승상부가 조정을 장악한다는 것도 유선의 재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제갈량이 죽고 장완, 비의가 국정을 장악한다? 제갈량을 능가하는 권신들도 아니었는데 유선이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유선이 실은 제갈량을 내심 싫어했으며 소복을 입고 애도한 것이 연기였을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하나 이후 유선이 친정을 하면서도 제갈량 라인을 그대로 두고 숙청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갈량 라인을 싫어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유선은 제갈량을 정말로 믿고 있었고, 또한 제갈량이 가고 남은 촉한에 안배해둔 대처를 그대로 이행했으며 잘 굴러갔지만, 그래도 수도에 사당을 짓는 것만은 '황제'로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신권은 황권을 가벼이 범할 수 없다'의 연장선상에서 수도에 사당을 세우는 것을 거절한 것인데, 빡대가리 이막이 이런 전후사정을 모조리 쌩까고 가벼이 상소를 올렸다가, 자기 목숨을 그 대가로 치른 것이다. 이씨삼룡에 들지 못한 이유가 훤히 보인다.
한 가지 더, 이막은 과거 유비에게 (익)주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했다가 죽을뻔한 걸 제갈량이 용서해달라 해준 덕분에 살아난 적이 있다. 물론 공과 사는 구분해야된다지만 어쨌든 자신을 살려준 사람을 모욕한 것도 인간적으로 좋게 봐줄 수가 없다. 공적으로 봐도 이미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제갈량을 욕하는 건 부적절하고 말이다.
4. 창작물에서[편집]
소설 삼국지 유지경성에서 광록대부로 등장하고 촉과 위가 싸우다가 가맹관이 함락되고 위군이 성도까지 들어오는 상황에서 유선이 비밀리에 합의한 것으로 인해 비의가 암살되었고, 이로 인해 북벌을 한 유비와 제갈량이 유선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면서 이풍과 함께 이를 제지하려 했으며, 유비에게 호통쳤지만 유비의 칼에 죽는다.
아! 내가 마속이다에서는 원역사처럼 제갈량 사후에 제갈량에게 폭언을 하지만, 마속의 배려로 인해 술자리에서 한 것이 되어 원역사처럼 처형당하지 않고 유배된다. 그러나 여전히 막말을 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해서 그를 챙겨주고 있는 마속도 능력은 도움이 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있다.
[1] 중국 위키피디아에선 이막이 이조의 형으로 서술되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조, 이소, 요절한 동생의 형이 되는 셈이다.[2] 거기다 이막은 제갈량을 돌려깔 때나 제갈량이 죽을 때나 꼬박꼬박 '서융(西戎)'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는 한나라를 잇는다는 명분으로 세워진 촉한을 서쪽 오랑캐라고 돌려 까는 것이니, 이막이 고사를 잘못 인용한 것이 아니라면 완벽하게 어그로를 끄는 망언이며 결국 유비에게 처음 항복했을 때의 그 반골 기질이 조금도 고쳐지지 않은 것. 유비의 유지를 이은 제갈량이 이 발언을 좋게 볼 리가 없다. 더욱이 제갈량이 책을 쓰면서 서융의 특징과 대처법을 논하기도 했는데, 이막이 그 서융을 자신이 섬기는 나라에 비했으니 크게 불쾌했을 것이다.[3] 이막 외에도 유선이 화를 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건 양의 정도다. 하지만 양의는 숫제 위나라 귀순 드립을 쳤으니 그냥 역적 취급하고 죽여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4] 거기다 제갈량은 유비의 유훈을 이어 한 제국의 복원을 목표로 한 인물이다. 그리고 촉한의 건국 명분 또한 한을 복원하는 것인데 이막이 한 말에 동의한다고 하면 부왕의 유훈과 건국의 명분을 스스로 걷어차겠다는 말이 된다. 아예 나라를 때려칠 생각이 아니라면 당연히 들어줄 수 없는 말이다.[5] 심지어 촉 인근의 오랑캐들도 들판에서 제갈량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 결국 한중 면양에 사당을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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