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덤프버전 :


파일:나무위키+넘겨주기.png   관련 문서: 장 자크 루소

1. 개요
2. 내용
3. 영향



1. 개요[편집]


장 자크 루소의 책. 1753년 디종 아카데미는 다음과 같은 논문을 공모한다.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 이 소식을 《메르퀴르 드 프랑스》라는 잡지에서 접한 루소는 곧바로 생제르맹 숲으로 들어가 일주일 동안 그곳에서 그 주제에 대해 명상을 한다. 하지만 상은 받지 못하고 그 낙선작을 2년 뒤인 1755년 4월에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자연 상태의 인간을 가설적으로 구성해보고, 2부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문명 사회로 진입한 인간의 불평등을 고찰한다. 그런 점에서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인류학이자 인간학이며 정치 사회 사상사이기도 하며,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저작이자 영원한 정치 사상의 걸작으로 불린다.


2. 내용[편집]


한 땅에 울타리를 치고 "이것은 내 것이야."라고 말할 생각을 해내고,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믿을 만큼 순진하다고 생각한 최초의 인간이 문명사회의 실제 창시자다. 말뚝을 뽑아버리거나 땅의 경계로 파놓은 도랑을 메우면서 동류의 인간들에게 이렇게 고함을 친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범죄와 전쟁과 살상과 불안과 공포를 면하게 해주었을 것인가. "여러분, 저 사기꾼의 말을 듣지 마시오. 만일 과일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땅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님을 망각하면 당신들은 파멸이오."

『인간 불평등 기원론』

책의 1부에서 루소는 추론적인 방법으로 인류의 역사를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는 일 없이 먹을 것 등 기본적인 필요에 만족하며 자기 보존 외에는 거의 원하는 것 없이 홀로 돌아다니면서 살던 시대'의 그 원시적인 자연 상태가 루소에게는 인류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대였다. 루소는 그때의 그런 자연 상태의 인간을 '미개인'으로 칭한다. 오랜 세월과 더불어 이성이 훈련되고 성찰을 할 줄 알게 되면서 선악을 알게 되며, 자기 보존에 대한 불안 의식은 홀로 떨어져 사는 것의 위험과 불행을 깨닫게 된다. 그 상태는 이를 테면 루소에게는 역설적으로 인류 타락의 시작이다. 이른바 문명인은 이제 자기 개인의 신체적 안전이나 기초적인 필요의 충족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잉여를 탐하게 되며 남이 원하는 것을 탐한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힘이나 아름다움을 과시함으로써 타인을 매료시키려고 한다. 그는 이제 타인의 견해를 따르는 삶을 살게 됨으로써 타인의 판단에서만 자기 존재에 대한 감정을 얻게 되며, 타인의 시선에 의해 자신이 정의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서로의 차이에 대한 비교 의식과 자신의 우월성을 대중적으로 확인받고 싶어하는 욕구들이 소유욕과 결합하면서부터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요컨대 혼자서 두 사람 몫의 양식을 차지하는 것이 유리함을 알아차리게 되자마자 평등이 사라지고 소유가 도입되고 노동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광대한 숲은 인간이 땀으로 적셔야 할 경작지로 변했고 이로부터 예속과 비참이 싹터 증가하게 되었다.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정부를 가지게 되는 바로 그때가 인류에게는 자연 상태와의 결별이다.

자연 상태와 결별하면서 다른 인간들과 함께 사는 데 익숙해진 인간은 이제 다른 인간들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된다. 그 다른 인간들이 자신의 숙적일지라도 말이다. 그처럼 이제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증오의 끈'은 그 어떤 끈보다 끈질긴 파괴력을 발휘한다. 그 증오의 끈은 물론 소유욕의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리하여 인류 사회는 토머스 홉스의 말처럼 이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장으로 변해 버린다. 이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가진 자, 즉 힘쎈 자가 지배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가 된다. 갈수록 힘센 자의 지배는 강화되고 가난한 자, 즉 약한 자의 의무는 커간다. 그리하여 사회 속의 구성원 간의 인간 관계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굳어져 버린다.

이처럼 자연 상태의 인간 본성은 천성적으로 선하나, 사회 상태의 인간은 사악하다. 인간을 이렇게 타락시킨 장본인은 인간이 이룩한 발전과 인간이 획득한 지식이다. 인간 사회는 그들의 이해관계가 증대함에 따라 서로를 증오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며, 겉으로야 서로 돕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상상할 수 잇는 온갖 해악을 서로에게 가한다.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서로 이해가 상충되기에 증오한다. 사회 속의 인간은 이제 더 이상 천성적으로 선하며 평온과 평화를 추구하는 여유로운 미개인으로, 사유재산제도를 따라서 생긴 불평등을 알지 못하는 원시적 자연 상태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자연 상태를 벗어난 인간이 순수하고 행복햇던 그 '미개인의 신화적인 이미지'를 되찾는 길은 무엇인가? 아니, 그것까지 되찾지는 못할지라도 약한 자가 힘센 자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길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변들이 제시된 작품이 바로 『에밀』과 『사회계약론』이다. 『에밀』에서 루소는 자연 상태의 미개인이 지녔던 천성적인 선함과 자유, 그리고 행복을 되찾아 주기 위한 교육을 에밀에게 시키고 있으며, 『사회계약론』에서는 '자신의 힘과 자유를 일반의지에 양도'함으로써 법 앞에서의 평등과 그 속에서의 시민의 자유를 누리는 사회를 그리고 있다.


3. 영향[편집]


루소가 프랑스 혁명에 중요하게 기여했고 근대 사회과학의 창시자로 주장되는 것은 바로 이 책의 저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 책은 여러 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그 가운데 독일 계몽주의 작가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은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인간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불평등은 ㅡ 학식이 인간을 보다 덕성스럽게 만들고 싶어 한다면 ㅡ 루소보다 더 나은 후원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어디서나 용감한 철학자로서, 아무리 널리 용인되고 있는 편견이라고 해도 그 어떤 편견도 따르지 않고 진리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며, 한 걸음 떼어놓을 때마다 전혀 개의치 않고 진리를 위해 거짓 진리들을 희생시킨다."
칸트는 이 책에 대해서 "번개를 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였다.

반대로 동시대의 유명한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루소가 직접 보내온 책을 읽은 뒤 "인류에 반하는 당신의 신간을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라는 비꼬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정본은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았지만 사본은 무수히 많이 복제되어 유럽 전역의 사상가들에게 읽혔다. 그리고 혁명의 사상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루소 사후 프랑스 대혁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파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__CC.pn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14 20:36:21에 나무위키 인간 불평등 기원론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