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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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ugh, plow

쟁기는 농기구의 일종으로 땅을 갈아엎는 데 쓰이는 도구이다. 주로 빈 땅을 농경지로 바꾸거나, 오랫동안 농사를 반복하여 단단해진 땅을 갈아엎어서 비옥하게 만드는 데 쓰인다. 괭이으로도 땅을 갈아엎을 순 있지만 쟁기 쪽이 압도적으로 효율이 좋다. 다만 단단한 땅을 파헤쳐서 갈아엎으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

단순해 보이지만 각도 등을 잘못 설계하면 전혀 써먹을 수가 없는 등, 제작에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제작비용이 만만찮아 역사에는 제대로 된 쟁기가 너무 비싸 마을이 공동소유를 했다던가, 쇠보습이 없는 나무쟁기를 썼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흔했다. 사용도 마찬가지로 요령이 필요한 편.

인류의 농사 초창기에는 인력으로 끌었을 것이다. 하지만 , 따위 가축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이 발명되어 전세계로 퍼져서 인류의 식량생산에 큰 공헌을 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 트랙터같은 기계의 힘을 이용하지만 쟁기 자체는 변함없이 중요하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땅을 갈아엎는 효율을 크게 향상시켜 농업생산력을 높인, 농업역사 초기의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 Carucate 또는 Carruca#라고 불리는 쟁기는 중세 농업혁명의 중요한 발명이었다. 그 이전에는 유럽 쟁기는 앞에서 줄을 묶어 끄는 쇠말뚝 정도에 불과했는데[1] 새로운 쟁기는 날카로운 철제 쟁기날(보습)과 쟁기날의 후방에 위치한 볏(mouldboard)이 있어 쟁기날이 깊게 잘라서 파낸 흙을 볏으로 뒤집어엎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쟁기몸통이 개선되어 훨씬 크고 무거워졌지만 더 적은 힘으로도 이전보다 훨씬 더 깊이, 밭고랑도 똑바르게 땅을 팔 수 있었다. 원래는 1-2세기 중국 한나라에서 발명되어서 동유럽을 거쳐서 7세기 전후로 유럽 전역에 보급되었다.

특히 9세기 독일 북부의 춥고 숲이 우거지고 단단해 경작이 불가능하던 땅을 숫소 8마리가 끄는 대형 쟁기로 갈아 경지를 늘렸다. 농업생산성을 크게 올리고 수확을 늘려 9세기 전후 중세시대 하층농민들의 생활을 크게 향상시키고 중세 유럽의 인구가 늘어나게 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중세의 발명품이다. 하지만 11-13 세기의 유럽의 인구과잉을 유발하기도 했다. 14세기에는 흑사병이 유행하면서 인구가 크게 줄었다.

사람의 힘으로 끄는 쟁기는 '인쟁기'라고 부르는데, 아직도 차량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나 취미 레벨의 텃밭 가꾸기에서 종종 사용된다. 인쟁기나 작은 엔진이 달린 쟁기 정도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도 있지만, 손재주가 있다면 자전거 프레임 따위로 자작하기도 한다. 재미삼아 개나 염소 따위가 끌게 하는 케이스도 있다.

텃밭이 넓다면 여기서 조금 더 나가 오토바이, ATV 따위에 쟁기를 DIY로 달아버리는 괴짜도 있다. 취미생활의 스케일이 큰 미국에서는 쟁기를 포함한 ATV용 농기구#(아마존닷컴 ATV IMPLEMENTS 검색결과)를 팔기도 한다. 트랙터를 살 돈이 없는 제3세계의 농민들도 이렇게 다룰 때가 있다. 사실 포드T 자동차가 엔진 동력을 농기계로 쓰라고 광고한 역사가 있는, 오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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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순히 땅을 긁고 지나가는 이러한 유형의 쟁기를 영어로는 ard 또는 scratch plough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