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운(연성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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狄雲

너희들은 모두 천하에서 가장 악독한 놈들이다! 이 악독한 놈들아! 모두 다 덤벼라! 이 적운은 너희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나를 감옥 속에 가두고, 비파골을 꿰뚫고, 손가락을 모두 잘랐으며, 나의 사매를 빼앗아 갔고 또 내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지!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무서워 하지 않는다! 나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해도 나는 두려워 하지 않는다!


연성결의 주인공으로 우직하면서 순박한 착한 사람인데, 지모가 없고 자질이 우둔한 데다 말재주까지 없어서 악인들의 계략에 온갖 수난을 겪는다. 곽정 못지않게 답답한 성격이라 그의 수난에 독자들의 목구멍은 고구마로 꽉 막힌다. 연성결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소설인데, 주인공 적운은 김용이 어린 시절에 만났던 '화생'이라는 늙은 종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1] 본래 마계포에서 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부였으나 철쇄횡강(鐵鎖橫江) 척장발[2]의 제자이자 사매로 척장방의 딸인 척방이 있다. 그리고 적운에게 만진산은 사백, 언달평은 사숙 관계이다.

첫 이야기는 척장발에게 별 왕래가 없었던 만진산이 연성검법을 대성했다고 만진산의 제자가 찾아와서 알린다. 이에 놀란 척장발은 진실 확인을 위해 적운과 척방을 데리고 만진산의 생일잔치에 방문한다. 그런데 만진산은 자객에게 습격받아서 부상을 당하고 척장발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다. 만진산의 아들인 만규는 척방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를 아내로 삼으려 사건을 기회삼아 음모를 꾸민다. 적운이 만진산을 다치게 하고 재물을 훔쳐간 도적이라 누명을 씌워서 감옥으로 보내버린다. 만씨 집안의 권력과 재물을 이용해서 적운이 아예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고 죽게 하도록 하면서 척방에게 좋은 사람인 양 위상한다. 아버지는 실종되고 사형은 흉악범이 된 척방은 결국 만규에 기대어 결혼을 해서 딸인 공심채를 낳게 된다.

감옥에 갇힌 적운은 감옥에서 생명의 위협을 당하면서, 온갖 고초를 겪는다. 손가락이 잘리고, 적운의 비파골이 뚫려서 아예 무공을 못 쓰는 신세가 돼버린다. 이 와중에 동료 죄수인 정전을 만난다. 처음에 정전은 적운이 고을 수령인 능퇴사가 보낸 첩자라 의심해서 때리면서 죽이려 했으나 상황을 파악한 뒤 오히려 적운을 지켜준다. 자객들이 여럿 습격해왔으나 신조경을 완성한 정전에게 모조리 죽어나갔다. 정전은 적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손쉽게 그의 진상을 파악하며 알려준다. 적운을 신뢰하게 된 정전은 적운에게 신조경 신공을 전수해주는데, 적운은 이미 비파골이 꿰뚫리고 손이 잘려서 무공을 제대로 익힐 수 없는 몸인데다가, 신조경의 운공이 여타 내공 수련법과 매우 달라 힘들게 익히고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정전은 신조경을 완성한 뒤 감옥 따위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으며 오직 연인인 능상화(능퇴사의 딸)와 같이 떠나고자 감옥에서 나갈 날을 재고 있었다. 감옥을 탈옥한 적운과 정전은 능퇴사의 집에 찾아가는데 이미 능상화는 급사한 상태였다. 슬퍼하는 정전이 능상화의 관을 만지는 순간 극독에 중독되버린다.[3] 금파순화의 독은 너무 강력해서 정전은 죽음을 맞이했고, 적운은 정전의 시체를 수습하여 간신히 도망친다.

정전은 유언으로 능상화와 영원히 같이 있기를 원했었고, 적운은 그의 유언을 지켜주고자 한다. 객점에 들려 잠깐 식사하는데 감옥에서 정전과 자기를 습격했었던 혈도문의 서장승 보상을 만나 급히 도망 친다. 원래 보상은 그저 적운의 생선을 뺏어먹으려다 적운이 도망가자 눈치채고 추격한다. 적운은 절로 숨어들었지만 보상이 그곳까지 쫒아오자 정체를 숨기기 위해 머리털을 몽땅 뽑고 얼굴에 진흙을 발라 '대머리 아삼'이라는 바보로 연기한다. 굶주린 보상은 그에게 먹을 것을 구해오라고 요구하고, 적운은 절에서 정전의 시체 옆에 죽은 쥐로 국을 끓여 준다. 쥐탕을 먹던 보상은 양이 차지 않아 적운까지 잡아먹으려고 하다가 돌연 죽음을 당하게 되어 적운은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적운은 금파순화에 중독되어 죽은 정전의 시체를 절에 있던 쥐가 뜯어먹다가 중독되어 죽었고, 다시 그 쥐를 먹은 보상은 금파순화에 중독되어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대로 된 옷가지 하나 없던 적운은 할 수 없이 보상의 승복을 벗겨 자신이 입는데, 문제는 보상의 옷이 모르는 이가 보면 그냥 승복이지만 아는 사람들은 혈도문의 승복임을 대번에 알아채었다. 혈도문은 식인과 살인, 강간을 일삼는 극악무도한 집단이라 적운은 대번에 천하의 악인으로 오인받는다. 게다가 보상을 속이려 머리카락까지 뽑아 대머리가 되었기 때문에 빼박 혈도문 사람으로 찍힌다. 이로 인해 적운은 영검쌍협으로 불리는 왕소풍과 수생에게 죽을 위기에 처한다. 수생이 적운의 다리를 부러뜨린 뒤 죽이려는데 혈도문의 장문인 혈도노조가 난입한다. 혈도노조는 적운을 보상의 제자로 오인하여 태사부로 자칭하니 졸지에 무림공적인 혈도노조와 함께 무림인들에게 찍힌다.

혈도노조는 수생의 미모를 보고 색심이 동하여 대번에 수생을 납치한다. 혈도노조와 어쩔 수 없이 같이 있던 적운까지 낙화유수 사대협을 비롯한 강호인들의 추격을 받으며 먼 설산의 계곡까지 도주한다. 혈도노조가 화철간을 제외한 나머지 낙화유수를 죽였는데 대가로 내공이 모조리 소진되었고, 운기행공을 하지만 회복이 쉽지 않았다. 거기에 수생이 혈도를 풀어 몸이 자유롭게 되자 어떻게든 수생을 죽이려 했는데 적운이 수생을 지키려 막아선다. 혈도노조는 적운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 생각해서 대노하여 적운의 목을 조르다가 신조경을 연성하게 된 적운의 발길질에 즉사한다.[4] 간신히 혈도노조를 적운이 죽였지만 굶주림 때문에 반쯤 미쳐서 적운과 수생을 잡아먹으려는 화철간과 싸운다. 내공은 화철간보다 강성한 경지임에도 무공 자체는 별볼일 없던고로 죽을 뻔하다가[5] 겨우 몸을 피해서 약간의 시간동안 '내가 죽더라도 저 나쁜놈한테 주먹, 발길질 한방이라도 먹이고 죽겠다!' 하는 심정으로 혈도문의 무공을 익힌다. 의외로 신조경의 내공과 상성이 좋았는지 빠른 속도로 혈도문의 무공을 익혀서 화철간에게 대적하더니 시일이 조금 지나자 손쉽게 압도하며 물리친다. 이후 계곡에 갇혀지내며 독수리를 잡아먹고 옷을 만드는 등 수생과 나름대로 친분을 쌓는다.[6]

설산 계곡을 막고 있던 얼음이 녹아 무림인들이 구출하기 위해 들어오자, 찌그려져 있던 화철간이 먼저 그들과 접촉하여 형제들의 시신을 먹어치운 수치를 숨기려고, 수생이 혈도문의 두 악인에게 몸을 바치고 아양을 떨어 목숨을 연명했다고 모함한다. 이꼴을 본 적운은 자신의 이미지는 이미 버렸으나 수생의 정조와 관련된 모함을 수생의 약혼자 왕소풍에게 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나 결과는 실패.[7]

설산 계곡을 벗어나서 정전의 유언을 지키고 자신의 원수를 갚고자 다시 중원으로 돌아간다. 정전의 유언을 지키고, 만진산 일가를 물리치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원수를 갚는데 성공한다. 다만, 사매 척방이 만규의 손에 살해당한다. 척방은 딸 공심채를 적운에게 부탁하는 유언을 남겼고 적운은 수락한다. 연성검법의 비밀이 숨겨진 강릉 천녕사로 향한다. 그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척장발이 사백 언달평을 죽이는 모습을 목격한다. 척장발도 만진산에게 습격당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적운은 구해준다. 제압당한 만진산은 척장발이 잽싸게 죽여버렸고, 적운은 그래도 척장발이 사부이기 때문에 놔주려 했는데 척장발은 뒷치기로 암습하나 실패한다. 이때 만규를 통해 연성검법의 비밀을 알아낸 무림인, 능퇴사, 관병들까지 모조리 천녕사로 몰려온다. 그들은 금불상안에 숨겨져 있던 보물을 발견하자 눈에 뒤집혀 서로 죽고 죽이는 아비규환을 벌인다. 적운은 보물에 함정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도와주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 무림인들과 관병들은 모두 몰상당한다. 모든 악인들이 죽은 뒤 적운은 강호무림을 완전히 떠날 것을 결심하고, 느끼고 척방의 딸 공심채를 데리고 이전에 갇혔던 설산의 계곡으로 다시 돌아간다.[8] 뜻밖에 계곡의 동굴 근처에 수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생은 적운에게 "왜 지금 오셨어요? 나는 당신이 이곳으로 돌아올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진작에 이곳에 와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라고 외치며 달려오며 이야기가 끝난다.

작중 보여주는 적운의 인물상은 말 그대로 순박하고 선량한 촌사람이다. 누명을 쓰고 투옥되기 전까지는 남을 의심하거나 속일 줄 모르며, 무림인들의 의심과 불안, 정치적 행위 따위를 할 줄 몰랐다. 이야기의 중반까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으면서 그래도 세상살이를 맞은 모습이 생겼지만 그럼에도 어수룩한 모습은 변치 않았다. 이야기의 중반 이후부터 하도 누명, 오해로 점철된 경험이 쌓이면서 초반부보다 확실히 냉소적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본성은 여전히 선량해서 자신에게 조금 인간적으로 대해주던 악인 혈도노조에게 예를 다했다. 혈도노조는 쓸 곳이 없는 대악인이라 처음에 적운을 의심하다가 그의 지극공경에 마음이 동해 손자라고 부르며 적운을 구해주었다. 원래 선량한 사람이라서 악인들을 제외한 정전, 수생, 척방 같은 선량한 이들 모두 적운에게 호감을 가졌고, 악연으로 만났던 수생은 적운의 본성을 알게 되면서 원래 정혼자인 왕소풍보다 적운을 사랑하게 되어 둘은 결실을 맺는다.

척방이 낳은 딸 공심채도 데려가게 되는데, 공심채는 다행히 극악무도한 척장발과 만규를 닮지는 않은 착한 아이라서 수생과 함께 잘 키웠을 것이라 여겨진다. 척방이 <신조협려>의 공손녹악같은 케이스인데, 딸도 어머니를 많이 닮은 듯.

습득 무공으로는 정전에게 물려받은 신조경[9], 혈도노조에게 습득한 혈도문의 무공비서인 혈도경이 있다. 무엇이든 베어버릴 수 있는 날카로운 혈도와 공격을 막아주는 오잠의를 주요 무기로 매우 요긴하게 사용한다. 특히 속임수에 잘 속는 적운은 오잠의가 없었으면 사부 척장발에게 죽었다. 원래 설산 계곡에 오기 전까지 신조경을 익힌 것말고 무공이 일천했으나 기연으로 신조경을 완성해서 임독양맥을 관통한다. 그리고 화철간에 대항하고자 혈도경을 습득하면서 천하에 맞설 사람을 찾기 힘든 고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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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생처럼 험난한 인생은 같지만, 일부는 적운에게 일부는 정전에게 모티브가 차용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2] 척장발의 별호인 철쇄횡강(鐵鎖橫江)은 '강을 쇠사슬로 막아 꼼짝 못 하게 한다.'는 뜻이다. 즉 심계가 치밀하면서 악독하다는 복선. 농부였던 적운을 제자로 받아들인 이유도 남들의 이목을 숨기기 위한 연막에 불과해서 제대로 무공을 전수해주지 않았다. 적운은 후반부까지 사부를 믿으려 했으나 현실은 잔혹했다. 매염생의 세 명의 제자 중에서 가장 악랄하고 교활한 인물로 만진산과 언달평도 인정했다.[3] 능퇴사는 딸의 관에 극독인 금파순화를 발라놓았고, 딸의 죽음을 알게되면 분명히 정전이 통곡하면서 관에 손을 대리라고 추측하여 파놓은 함정이었다. 더 잔혹한 진상은 능상화는 능퇴사에 의해 생매장되어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었다. 김용 월드의 악인 중에 능퇴사가 가장 극악한 악인으로 종종 언급되는 이유가 자신의 친자식을 생매장시킬 정도의 극악함을 보여주는 이는 없었기 때문이다.[4] 적운은 혈도노조가 목을 졸라 임독맥이 막혔는데 그의 몸에는 정전이 전수한 신조경의 내공이 잠재되어 있었다. 혈도노조가 임독양맥에 힘을 주자 전신의 혈을 여는 기연으로 일제히 내공을 폭발시켜 신조경을 대번에 완성하는 기연을 얻었다. 내공만 따지면 과거 정전에 비견될 경지에 이른다.[5] 오잠의가 없었다면 화철간의 창질에 몸에 바람구멍이 났을 테고, 신조경의 상승 내공이 없었다면 내상으로 죽었다.[6] 수생과 적운은 악연으로 만났다. 수생은 적운을 혈도문 악승으로 오해해 죽이려 들었고, 다리까지 부러뜨렸지만 적운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혈도노조와 싸우는 것에 마음이 변한다. 그리고 맨 윗 문단에 전술한 억하심정을 토해내는 외침을 들은 수생은 적운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7] 아버지를 여의면서 사백인 화철간의 위선과 악행, 왕소풍과 무림인들에게 창녀 취급까지 당한 수생은 무림을 환멸해버린다.[8] 설산 계곡은 중원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먹을 것이 없어서 독수리를 잡아먹어야 했던 척박한 곳이다. 악인이 판치는 중원무림보다 차라리 척박한 계곡이 더 나았던 것이다.[9] 원래 신조경은 만진산, 척장발의 사부인 매념생의 무공이었다. 매념생은 연성결의 비밀을 제자에게 알려주지 않고자 무공도 엉터리로 신조경을 전수해주지 않았고 제자들의 암습 때문에 죽는다. 죽어가면서 자신을 구해주었던 정전에게 신조경을 전해준다. 그리고 정전은 다시 적운에게 전해주면서 돌고돌아 문파의 비전이 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