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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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정경유착()이란 정치와 경제가 밀착되어 있는 현상을 말한다.

정치경제가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의 삶 중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이기에, 인간과의 갈등은 대개 돈 문제이며 인간의 갈등을 조율하는 정치는 경제를 외면할 수 없다. 또한 경제 역시 한 사회의 시스템 내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므로 정치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 법과 행정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다만 '유착되었다', 즉 '지나치게 밀착해있다'라고 하는 것은 밀착된 정도가 너무나 지나쳐 사회 부조리로 발전할 때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정치 세력이 경제 세력을 압도하므로[1] 대개는 경제인이 정치인에게 빌붙기 마련이지만, 정치가 선진화되었고 자본주의가 발달한 국가에서는 반대의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흔히 발생한다. 다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각 국가마다 따로따로 경제 권역을 형성하던 전근대 시절이라면 모를까 오늘날에는 자유무역의 영향으로 해외의 각종 다국적 기업이 세계 곳곳에 뻗쳐있으므로 경제적 후발 주자로서는 출발선부터 다른 이 상황에서 제대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국가라는 지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일 수밖에 없는 국가의 힘을 빌리는 길이 제일 빠르다.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는 국가가 자국의 기업만을 투자/육성하는 국가자본주의가 매우 활발히 발생한다. 국가의 보호 및 투자가 공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2]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이고, 그렇지 않고 정계 인사와 재계 인사의 인맥 따위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이루어진다면 정경유착인 것이다. 그러나 순전히 정치적 보호에 의존한 기업은 갈라파고스화에 이르게 되고[3] 정경유착이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사회적 공정성 훼손이 문제시되는 시점이 찾아오게 된다. 따라서 선진국으로 도입하기 위해서 정경유착은 해소되어야 할 현상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 편에서는 정경유착의 대표적 현상 중 하나인 재계 인사의 정치적 부정 청탁을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상황 1

새 건물을 짓고자 하는 기업 A의 사장 B. 그런데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일단 서류를 제출하라고 지시하고...

B 사장: 아이고 C의원님. 어떻게 잘 지내십니까? 다름이 아니고 이번 주말에 골프나 한번 치면 어떨까 하는데요~ 아 시간이 되시는구나 그러면 ××× 골프장에서 뵙겠습니다.

이후 골프 한 게임 하고 회식도 하면서 규제에 대한 부분을 청탁한다.

C 의원: A회사 건? OK!(결재도장 쾅)


상황 2

B 사장의 지역에서 새로이 의원으로 출마하는 D라는 사람이 등장했다. B 사장은 이 D의 대학 선배로서 D를 밀어주고자 한다.

이후는 상황 1과 비슷하게 흘러감.



2. 국가별 사례[편집]



2.1. 대한민국[편집]


자원도 자본도 기술도 시설도 없어 맨땅에서 시작해 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기업을 육성한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의 현대사에서는 정경유착이 빠질 수가 없다. 대기업 집단은 1950년대부터 존재하였는데 이는 일본이 설립한 업체들을 새로 성립한 정부가 자산가 들에게 헐값으로 매각한 '귀속불하'(귀속 재산 처리법, 1949)가 시작점이다. 그리고 원조물자를 민간에 불하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 이들은 섬유, 식료품, 시멘트, 유리 등의 분야를 맡았다.

1952년 중석불 사건[4]을 필두로 하여 이병철을 돕고 이득을 챙긴 이승만, 이병철을 족치는 듯 하다 이내 풀어주고[5][6] 뒤를 이은 박정희는 자신이나 공화당의 정치자금을 헌납 받았으며 기업들은 공장 신설에 필요한 혜택을 받기 위해 고위 정치인들에게 뒷돈을 건네는 일이 빈번했다. 뒤를 이은 전두환국제그룹을 시범 케이스로 공중분해시키며 기업들을 설설 기게 만들고 이익을 챙겼다. 대신 말을 잘 들은 기업들은 그만큼의 이권을 챙겨갔다.

1995년의 노태우 비자금 사건과 1997년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던 한보 사태로 개발독재 시절 시작된 정경유착의 정점을 찍으면서 정경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게 되었다. 특히 한보 사태가 김현철 스캔들 및 1997년 외환 위기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정경유착의 악영향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이명박삼성전자 회장이었던 이건희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DAS의 소송비를 대납받기도 했고, 결국 구속되었다. 심지어 대기업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구속을 회피한 황제 보석 사건까지 일어나는 등 정경유착에 대한 정황은 여전하다.

다만 기업들이 오로지 정경유착으로만 성장했고 후진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무능한 경영자가 뒷돈을 주고 특혜를 받는 방식이 만연하였다는 도식은 곤란하다. 고도성장으로 급격한 시장 및 산업구조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된 대기업들도 많았던 것이다. 1960년 당시10대 기업 가운데 1972년까지 그 지위를 유지한 기업은 4개였으며 1980년 들어 재계순위는 많이 뒤바뀌었다. 정부가 제시하는 고용률이나 수출액 등을 많이 달성하면 그만큼 지원하는 차별적 원칙이 확고하여, 특혜에만 기대거나 투자를 잘못한 기업집단은 급변하는 시장의 변화에 퇴출된 것이다.

서브컬처계에서도 의외로 뿌리가 깊은데, 대표적으로는 1970년대 독점조직 합동출판사의 악행으로 인해 당시 한국에서 만화의 위상이 밑바닥으로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다. 게임계는 이런 정경유착에서 자유롭다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2016년 넥슨 게이트가 드러남에 따라 그 이미지도 박살났다. 그리고 이 게이트는 정경유착의 큰 산물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도 이어졌다.

2018~19년에는 경찰과 유흥계의 결탁이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고 주요 인물들이 석연치 않은 처분을 받으며 흐지부지되었다.

정경유착의 해악은, 대한민국의 자연과학 영역에 대한 부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백신 개발과 관련하여 생명과학업계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정부가 특정 기업들에 지원하면 당장에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총대를 매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2.2. 일본[편집]


일본은 전국시대부터 정경유착이 시작되었다. 유력 다이묘인 오다 노부나가과 오사카의 대상인 이마이 쇼큐는 서로 공생관계였다. 오다 노부나가는 이마이에게 자기 영역내에서 막대한 이권을 제공하고, 이마이는 오다 노부나가에게 군수품 (특히 규슈-사카이에서 제작되던 조총) 및 각국의 정보를 제공하여 오다 노부나가의 패업을 도왔다. 도요토미는 사카이 상인 고니시 류사와 협업해 일본을 통일했고, 그 아들 고니시 유키나가는 도요토미 밑에서 다이묘로 출세한다. 다만 고니시 가문은 도쿠가와와 척을 졌다가 망해버린다.

이런 정경유착은 메이지 유신 이후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미쓰비시미쓰이 재벌은 대표적인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기업이었다.

일본에서 20년 가까이 채류한 경험이 있는 교민의 말에 의하면, 메이지 유신 시절부터 내려온 고리타분한 관습과 일본 특유의 메이와쿠 문화, 구 소련과 자웅을 겨룰만큼 꽉 막히고 구시대적이며 비효율적인 아날로그 행정 같은 요소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타국에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각종 비리들이 자주 벌어지지만, 타인의 일에 힘부로 간섭하거나 집단 내에서 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인들의 특성상 타인의 부정이나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부조리에 대해서 신고하거나 외부에 폭로하지 않고 조용히 넘기는 일이 많다고 한다.

록히드 사건, 리쿠르트 사건, 교와 스캔들, 사가와 규빈 사건 등 4대 뇌물사건과 더불어 최근에 터진 대형 스캔들인 모리토모 학교 비리 사건이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또한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으며, 고베 제강 데이터 날조 사건도 각도에 따라 이 케이스로 넣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일 무렵 아베노마스크 사업을 수주한 4번째 기업 유스비오가 어떤 곳인지 보면 일본 역시 부정부패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 #


2.3. 중화권[편집]


중국은 중국 공산당을 참조하고, 대만대만/경제 또는 대만/정치 문서를 참조.


2.4. 러시아중앙아시아[편집]


러시아는 러시아/경제를 참조. 이쪽 재벌의 대명사로 올리가르히가 있다.


2.5. 미국[편집]


미국은 아예 로비가 합법이다. 전직 상, 하원 의원이 로비스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국 내 누군가가 "백악관에 들어가려면 거액의 돈을 내야 한다"라고 말했을 정도. 이 부분에 대해선 "음지에서 활개치게 하느니 그냥 합법화하는 게 낫다"는 옹호론도 있지만, 자본가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지속하여 사회 정의를 무력화하고 경제 양극화를 가속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그 폐해의 대표로 슈퍼팩을 들 수 있는데, 공인받아 양지에서 활개치는 크고 아름다운 정경유착을 보노라면 혀를 내두를 지경.

정치자금뿐만 아니라 인력 자체가 왔다갔다 움직이는 회전문 인사 시스템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총기협회가 정경유착으로 정부와 깊게 엮여 있는데, 이 쪽은 특히 반목하는 즉시 자금줄을 끊는 등 차별과 사적제재가 매우 심각하다.

그래도 알 카포네는 정경유착을 통해 우유 유통기한 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우유의 수송시스템과 품질 개선에 큰 공헌을 했다.


2.6. 독일[편집]


이쪽은 정경유착 때문에 두 번이나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벨 에포크 시절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독일의 여러 기업들은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 해외 진출은 필연적으로 식민지 정복을 동원했고, 이는 식민지라는 체제의 한계와 그 위험성[7]을 파악한 오토 폰 비스마르크란 명재상에게 저지되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한 기업들은 적극적인 로비로 비스마르크의 몰락에 기여했고, 결국 그가 물러나자 군부를 부추겨서 독일 식민제국을 건설했다. 그리고 비스마르크의 우려대로 이에 반발한 다른 강대국들과의 마찰에 시달리다가, 조국의 모든 것을 끝낼 전쟁에 스스로 끼어들고 만다.

1차 대전 후 찾아온 대공황은 독일의 기업들에게 치명적이었다. 활로를 찾던 그들은 당시 뭔가 좀 이상하지만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었던 나치당[8]과 손을 잡게 된다. 창당 직전부터 이미 도덕적 타락이 될대로 된 나치당은 정경유착의 해악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얻은 물자[9]를 기업에 지원하는 대가로 많은 이권를 얻었다. 그러면서 독일의 기업들은 점점 나치당에 물들어 갔고, 도박 행위와 다를 바 없는 나치의 약탈경제 체제를 막기는 커녕 부추기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새로운 대전쟁이었다.

양차 대전 이후의 현대 독일에서도 디젤게이트의 속사정을 파헤쳐보니, 심각한 정경유착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1] 정치 체계가 불완전한 지역은 권력의 제한이 미비하며 정치 권력을 통해 타인의 목숨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일례로 한국 군사정권 시대에는 돈이 제아무리 많아도 군부에는 설설 기는 게 현명했다.[2] 물론 세계 자유무역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자체만으로 자국 기업에만 부당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세계 정치에서 국가가 자국의 국익을 우선하는 것은 정치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옹호되므로 이를 크게 문제삼기는 어렵다. 다만 그 정도가 과도하다면 WTO 등의 세계 기구로부터 제약을 받을 수 있다.[3] 자국 기업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에서 성장한 기업이니 그러한 정치적 환경이 부재한 타국에서는 경쟁력을 지니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중진국에는 국가의 보호에 안주하고 기술 혁신을 게을리하는 자국 대기업들이 만연해있으며 그것이 중진국 함정의 원인이 되곤 한다.[4] 당시 원조 물자를 가공하는 삼백 산업(밀가루, 면직물, 설탕)이 발달한 것을 이승만 정부가 이용한 경제 범죄 사건이다.[5] 이때부터 재벌들은 경제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고 재벌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으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이 있다는 논리가 시작되었다.[6] 그러나 그 댓가로 한동안 삼성그룹의 계열사이던 한국비료(오늘날의 롯데정밀화학)가 강제로 국영화되었다. 김영삼 정권기에 다시 돌려받기는 했지만, 이 사건은 삼성그룹 역사에서 다시 없을 치욕으로 여겨지게 된다.[7] 비스마르크는 식민주의의 본질은 자국의 패권을 과시하는 것이며, 여기에 눈치 없이 끼어들다가는 패권을 과시하려는 다른 나라들에게 얻어맞기 좋다는 걸 깨달았다.[8] 정확히는 장검의 밤 이후의 나치당. 그 이전에는 '독일 노동자당'이란 정식 명칭처럼 기업과 같은 부르주아에 비판적인 조직이었다.[9] 유대인과 장애인들에게 뺏은 재산, 공장 시설을 지을 땅, 그리고 수많은 노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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