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궤의 모형정원/6일차

1. 6일차 아침[편집]

(으음...)

어슴푸레 누군가가 침대 옆에 서 있는 것 같다.

「? ? ?」 새로운 게임은 이미 시작됐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대하겠어.

「? ? ?」 ... 열심이 발버둥 쳐 봐.

쾅——!!!

「지휘사」 와악! 무슨 일이지?

쾅쾅쾅. 점점 커지는 노크 소리.

「지휘사」 이른 아침부터 누구지...

「안」 정말 믿을 수 없네요, 아직까지 일어나지도 않으셨다니! 방도 엉망진창이고, 아침도 아직 안 드셨잖아요!

「지휘사」 ... 왜 나를 측은하게 보는 거야. 그리고 내 방에 마음대로 들어오지 말아줄래.

「안」 어휴... 못 참겠어요!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이라니...

「안」 할 수 없죠, 제가 하는 수 밖에.

「지휘사」 뭐야, 뭐 하려는 거야!

「안」 20분 안에 나가는 게 목표에요. 그러니 10분 내에 아침을 빠르게 먹어보죠!

「안」 나머지 십 분 동안은 방 청소를 하고, 주인님이 씻고 옷 갈아입는 걸 봐드리도록 할게요.

「지휘사」 잠시만, 도와줄 필요는 없어....

「안」 청소 시작!

「지휘사」 안 돼——

「안」 반항해도 소용없어요!

그렇게 10분이 지났다.

안은 보고도 믿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아침상을 차려놓았다.

옅은 금빛 버터를 가득 바르고, 가장자리가 알맞게 구워진 토스트와 바닐라 소스를 뿌려놓은 소시지.

신선한 채소에 방울토마토를 섞어 만든 샐러드, 거기에 신선한 꿀이 첨가돼 달콤한 우유까지.

「지휘사」 과연「영예로운 메이드」다운걸... 대단해...

지금까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음식을 차린 아침상을 본 적은 없었다.

「안」 시간이 없으니, 5분 내로 먹어야 해요.

「지휘사」 움? (입에 가득 넣고)

▷ 대학 캠퍼스를 해방할 시

「안」 비록 어제 대학 캠퍼스를 토벌했지만, 아직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많이 남아있어요.

「안」 그래서 어제 히로님이 캠퍼스에서 단서를 찾으러 간다고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지휘사」 뭐라고?!

빵을 입에 물고 단말기를 힐끗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처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가 몇 개 있었다.

「안」 그렇게 죽은 듯이 주무셨으니, 봤을 리가 없죠. 어쨌든, 빨리빨리 해요!

▷ 대학 캠퍼스를 해방하지 않을 시

「안」 당신이 계속 꾸물거리니까 아직도 대학 캠퍼스의 흑문이 남아있잖아요.

「안」 오늘 히로님이 이미 대학 캠퍼스의 흑핵 수색 작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대학 캠퍼스는 아주 크니까 지휘사님도 도와주셔야 해요.

「지휘사」 어... 완전히 천민이잖아.

「안」 불평하지 마세요. 다들 도시의 흑문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자, 이거 드릴게요, 이 도시락 가지고 대학 캠퍼스로 가세요!

——「안의 사랑의 도시락」을 손에 넣었다

쿠구구궁——!!!

「지휘사」 무, 무슨 일이야!

격렬, 한, 굉음이——!

「안」 지휘사 님, 어서 피해요——

「지휘사」 여기는 주택가 아니야? 어쩌다가 전쟁터가 되어버린 거야!?

「안」 흑문이 있는 곳이 바로 전쟁터죠——!

쿠궁——!

다행히 안이 막아줘서 충격파에 날아가지는 않았으나, 엄청난 폭발음에 머리가 핑 돌았다.

「? ? ?」 ......... 적군...

그녀는 나에게 총을 겨누었고, 뒤에 있던 모든 무기들의 총구도 일제히 나를 향하고 있었다.

「? ? ?」 적.... 섬멸...

「지휘사」 ......!!!!

전투종료

움... 움직일 수가 없어!

저벅. 그녀가 한 걸음 다가왔다.

「? ? ?」 로나크, 보호막을 가동해!

갑자기 키가 족히 2M는 되어 보이는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손에 든 거대한 방패로 전방의 적을 막았다.

방패의 보호막은 그의 후방까지 원형으로 덮여 있어서, 적의 격렬한 공세를 막아낼 수 있었다.

「지휘사」 당신은...

「히로」 휴, 겨우 쫓아왔군.

「지휘사」 아앗!! 히로!! 당신은 또 언제부터 우리 뒤에 숨어있던 거예요!?

(덥석)

설명할 겨를도 없이, 히로는 내 손을 잡았다.

「히로」 지금 이렇게 노닥거릴 때가 아니야. 내가 자네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주지. 로나크, 그녀를 막아!

「로나크」 라져.

사하무의 한 번에 많이 후퇴하지 못했고, 그 뒤로 로나크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사하무의 뒤에는——

「안」 이제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어요!

안은 신속하게 사하무의 퇴로를 차단했다.

앞뒤로 막아서자, 사하무는 망설임 없이 연막탄을 던졌다. 보이지 않는 틈을 이용해 도망칠 생각이었다.

「히로」 이런, 본때를 보여줘야겠군.

히로는 태연하게 말했다.

곧이어, 안개 속에서 괴물의 비명소리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하무」 으아아아아아... ... 아아...

크고 둔탁한 공격 소리와 함께, 사하무의 비명소리도 멈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개가 흩어졌다.

로나크의 거대한 방패에는 검은 자줏빛 혈흔이 묻어있었다. 사하무는 사지가 부러진 채 발치에 쓰러져 있었다.

안개 속에서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있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히로는 유유히 걸어가, 사하무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히로」 사하무, 아주 잘 했어. 이제 좀 쉬도록 해. 때가 되면 내가 데리러 갈 테니.

히로의 말을 듣자, 사하무의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의 몸에서 자흑색 결정체가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히로」 이런, 미안하게 됐군. 많이 놀랐겠어.

「히로」 내가 처음 유해를 봤을 때도, 자네와 똑같은 반응이었지.

「지휘사」 유... 해?

「히로」 모르는 건가?

「히로」 신기사는 일반인과 달리 몸에 "환력"이란 게 존재하네. 이 환력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초능력"을 갖게 해 주지.

「히로」 그러나 이 힘을 지니고 있는 한, 몸에 폭탄을 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지. 환력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신기사는 폭주하게 되고, "유해"화가 되지.

히로는 뭔가를 생각한 듯 했다.

「히로」 그렇군. 자네는 유해가 뭔지도 모르니... 중앙청에서 유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당연히 모르겠군.[보이스] 유해화는 말하자면 환력이 폭주한 형태네. 자네는 "치료를 하면" 낫는다고 생각하겠지?해당 대사는 스크립트 상에 없고 보이스로만 존재한다.

「지휘사」 무슨 처리요? 당신의 말 대로라면, 유해화는 신기사가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은데... 치료를 통해 회복시키는 것이 맞지 않나요.

「안」 아니에요, 지휘사 님.

「안」 유해화가 일단 시작되면, 회복은 불가능해요. 중앙청에서 유해를 "처리"하는 방법은 이성을 잃고 더 악화되기 전에 제거하는 거죠.

「지휘사」 !? 제거? 그게 무슨 소리야?!

「히로」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네. 그렇지 않으면 자제력을 잃은 유해는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하게 될 테니까.

「지휘사」 아무리 그래도...

「히로」 ...... 하하... 하하하하하. 역시 지휘사 ! 자네가 더욱 마음에 드는군.

「히로」 그럼 내가 제안을 하나 하지. 나는 동료를 잃기 싫고, 내 손으로 그들을 제거하는 건 더더욱 싫어.

「히로」 난 사하무를 숨겨두고 싶어. 그녀의 유해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연구가 진행된다면 그녀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봐. 물론, 앙투아네트에겐 비밀로 부쳐야겠지.

「지휘사」 잠깐... 왜 하필 앙투아네트죠?

「히로」 그건... 유해는 곧바로 제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앙투아네트이기 때문이지.

(히로에게 사하무의 일을 숨긴다고 답할까?)

▷ 숨기겠다

「지휘사」 저도 도울게요. 근데 안이랑... 그, 로나크는요? 그리고 단말기에 전투 기록이 남을 텐데, 이 부분은 앙투아네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죠?

「히로」 그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히로」 안은 자네의 신기사니 당연히 자네의 말을 들을 테고, 로나크는 내 사람이지. 전투기록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지.

▷ 거절한다

「히로」 바로 거절하다니. 정말 매정하군... 아니지, 충성심이라고 봐야 하나?

「히로」 그렇다면 가게나. 하지만 사하무는 반드시 내가 데려가야겠어.

「히로」 어쨌든 사하무를 나의 실험실로 데려가 최선을 다해 구해보지.

「히로」 이게 나의 연구소 주소니까 근처에 도착하면 연락해 주게. 연구소의 보안을 해제하지 않는 이상 직접 들어오지는 못 할 테니.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히로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히로」 그럼 부탁 좀 하지.

히로는 사하무의 몸에 잔뜩 묻은 결정과 핏자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하무를 안은 채 쫓기듯이 골목으로 사라져 버렸다.

「안」 .........

「지휘사」 안, 왜 그래...

「안」 음... 어느 날 저도 유해가 된다면, 이렇게 저를 구해줄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지휘사」 아, 진짜! 난 너한테 그런 일이 생기게 하지 않을 거야. 네가 유해가 된다 해도,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줄게.

「지휘사」 그런데, 앙투아네트가 유해를 제거하자고 한다는 게 사실이야?

「안」 사실이에요.

「안」 처음 신기사가 유해화 됐을 때, 앙투아네트가 정한 규정이에요.

「안」 이건 일종의 불문율이 됐죠.

「지휘사」 만약 어느 날 자신이 유해가 되어버린다면, 설마 자기 자신도 없애버리겠다는 건가?

「안」 앙투아네트라면, 그럴 지도 모르죠.

「안」 처음엔 우리도 유해화 되는 것을 막아보려 했어요. 하지만... 소용없었죠.

「안」 정화시키는 건 고통만 지속시킬 뿐이었고, 시간을 되돌려 보아도 잠시일 뿐, 풀리고 나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갔죠....

「안」 그래서 앙투아네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거예요.

「지휘사」 ... 그럼 안은?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안」 그,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신기사 유해에 대한 나의 생각은...)

▷ 해결책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

「지휘사」 난 절대로 내 동료가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러려면 반드시 유해화 치료법을 찾아야겠지.

「안」 .........

「안」 ... 에휴, 이상주의자들은 어쩜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죠? 히로님과 똑같네요.

「지휘사」 순간 욕인지 칭찬인지 헷갈렸다...

▷ 당사자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싶어

「지휘사」 만약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다면, 나는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어.

「안」 그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당신이 도와주겠다는 건가요?

「지휘사」 다시 말해서, 만약 당사자가 살고 싶어 한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려낼 거야!

「안」 .........

「지휘사」 그러니 그 때가 온다면, 너는 그저 큰 소리로 나에게 "살고 싶어"라고 하면 돼.

「지휘사」 내가 반드시 너를 구해줄게.

「안」 정말 입만 살았네요.

「지휘사」 응? 난 진심이야!

「안」 그럼... 이제 중앙청으로 가는 건가요? 사하무에 대해서 말하면 안 돼요...

「지휘사」 아, 응. 앙투아네트에게 전투 내용을 보고해야 하기도 하고, 나도 유해에 대해서도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니까...

히로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선 판단하기는 어렵다. ... 일단 안에게는 말하지 말자.

앙투아네트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문서들에 압도당했다.

앙투아네트는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문서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그나저나... 그녀가 서 있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항상 작은 배처럼 생긴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있었다.

「앙투아네트」 응? 지휘사 님?

「지휘사」 저, 저예요.

「앙투아네트」 잠시만요, 금방 내려갈게요.

앙투아네트는 살포시 내려왔다.

「앙투아네트」 업무 보고를 하러 오신 건가요? 아니면 궁금하신 거라도 있나요?

「지휘사」 (정말로 앙투아네트는 사하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할까? 히로의 일을 정말로 앙투아네트에게 말해야 하나?)

▷ 유해화 관련 이야기를 한다

히로와 사하무의 일을 앙투아네트에게 말했다.

「지휘사」 당신이 유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입으로 직접 들어보고 싶어요, 유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앙투아네트」 히로의 말을 듣고 제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지휘사」 음... 오히려 그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죠.

「지휘사」 왜냐하면 전 앙투아네트가 그렇게 잔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앙투아네트」 후후... 그건 정말 고마워요.

「앙투아네트」 하지만 그 규정은 사실이에요.

앙투아네트는 잠시 멈추었다.

「앙투아네트」 처음 유해가 나타났을 때, 그것은 이성을 잃고 통제할 수 없는 바람에 도시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어요.

「앙투아네트」 이에 중앙청은 세 명을 파견해서 막아냈죠.

「앙투아네트」 전투가 끝난 후, 두 명은 죽고 한 명은 양쪽 다리를 잃어버렸죠...

「앙투아네트」 마지막에 우리는 유해의 안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지휘사」 ... 그리고 당신은... 유해를 제거한 건가요?

「앙투아네트」 그렇게 사는 것은 너무 괴로웠는지, 스스로 자멸해버렸어요.

「지휘사」 ... 미안해요.

「지휘사」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유해를 제거하는 게 꼭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앙투아네트」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서로의 의견은 맞지 않았지만, 앙투아네트는 여전히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지휘사」 전... 아직 잘 모르겠지만, 히로가 사하무의 유해화를 완화시킬 방법이 있다고 했으니, 그를 믿어도 될 것 같아요.

「앙투아네트」 ...... 알았어요.

「앙투아네트」 당신의 마음이 그쪽으로 결정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죠.

「앙투아네트」 하지만, 만약 사하무가 완전한 유해가 되어 무분별한 공격을 시작하게 된다.

「앙투아네트」 그 때가 오면, 제가 그녀를 제거하는 걸 막으시면 안 돼요. 알겠죠?

「지휘사」 그럼요, 저에게 맡겨주세요!

「앙투아네트」 당신과 히로는... 어떤 의미에서는 아주 비슷하네요...

「앙투아네트」 어쩌면 이건 고위층 지휘사들과... 신기사의 식견 차이인 걸까요?

「지휘사」 전 식견 같은 건 잘 모르지만, 희망... 을 믿는다는 것은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휘사」 제가 히로를 찾아가서 사하무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볼게요.

「앙투아네트」 알았어요...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 말하지 않고 숨긴다

대학 캠퍼스에서 조사한 사실은 앙투아네트에게 알렸지만, 사하무가 유해화 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앙투아네트」 후... 네, 그럼 알았어요.

앙투아네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아하며 비어있는 전투 보고서를 파일에 넣었다.

「지휘사」 엥... 이걸로 끝인가요?

「앙투아네트」 뭔가 저에게 말하기 곤란한 일이 생긴 거겠죠.

「앙투아네트」 괜찮아요, 만약 제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면 돼요.

「지휘사」 죄, 죄송해요...

「앙투아네트」 괜찮아요. 차 한 잔 어떠세요?

앙투아네트는 온화하게 웃으며 한쪽에서 다기 한 세트를 꺼냈다.

나는 알 수 없는 죄책감을 품은 채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입 안에 녹차 특유의 씁슬함이 남았다.

「지휘사」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앙투아네트」 지휘사 님.

「앙투아네트」 전에도 말씀드렸죠. 만약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물어보러 와 주세요.

「지휘사」 그럼,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지휘사」 만약 당신이 저주에 걸려서 하루를 살 때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죽음을 가져다 준다면, 당신은 자멸을 택할 건가요?

「앙투아네트」 ......... 글쎄요. 저라면 먼저 어떻게 해서든 저주를 풀어볼 것 같아요.

「앙투아네트」 그럼에도 끝가지 풀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 택하겠어요.

「지휘사」 하지만 그건 명백히 당신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앙투아네트」 지휘사 님은 정말 따뜻한 사람이네요. 걱정 말아요, 저는 절대로 저주에 빠지지 않도록 할 테니까요.

앙투아네트의 미소는 아주 온화했지만... 그녀는 이미 "저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챈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그녀의 곁에서 도망치고만 싶었다. 마치 그녀의 곁에 있으면 그녀가 데일 것만 같아서.

「지휘사」 ... 절대로 그런 일이 생기게 하지 않겠어, 절대로! 반드시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겠어!

「앙투아네트」 아... 저기... ... 참, 천천히 뛰어요.

「지휘사」 앙투아네트를 만났으니, 이제 히로를 만나러 가야겠지?

1.1. 히로를 만나러 간다[편집]

히로의 임시 거주지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서양풍 저택이다. 서양풍 저택의 주인은 몇 년 전부터 이 건물의 모든 권한을 그에게 넘긴 상태다.

그 저택의 지하엔 그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비밀기지가 있다. 히로는 사하무를 바로 이곳에 데려왔다.

「히로」 이렇게 하면... 아마 당분간은 깨어나지 못하겠지.

「안」 하지만 한 단계 더 유해화 된다면 막을 수 없을 거예요.

「안」 비상 시를 대비해서 시간 속박을 하나 더 걸어놓겠어요.

「히로」 좋아, 그럼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기록하지.

「히로」 안, 기기에 있는 데이터를 기록해.

「안」 네.

「지휘사」 안, 히로. 늦어서 미안해요.

「안」 어머, 왔군요.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이 힘들었죠.

「히로」 고생했어, 앙투아네트가 별 얘기 안 했나?

「지휘사」 별 얘기 없었어요. 사하무는요?

「히로」 사하무는 당분간 괜찮을 거야.

「히로」 안, 기기의 데이터를 계속 주시해 줘.

「히로」 지휘사 , 우린 나가서 얘기하지.

연구소 밖의 휴게실, 히로는 마실 걸 두 잔 내어왔다.

「히로」 마실건가?

「히로」 안이 만든 스폐셜 커피지. 생각보다 아주 훌륭해.

「지휘사」 ...? 당신은 이런 시퍼런 액체를 커피라고 하나요?

「히로」 겉모습에 속지 말고. 자, 한 잔 해 봐.

막무가내로 나에게 잔을 들이밀었다.

「히로」 사하무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네.

「히로」 안정제를 투여해서 일시적으로 그녀를 진정시켰지만, 언제 또 갑자기 폭주할 지는 미지수야.

히로는 사하무의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휘사」 알고 있어요. 신기사에게 유해화는 "죽음"을 의미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것과 같은 금기시된 일인 것도요.

「히로」 역시 지휘사 . 자네와는 말이 참 잘 통한다니까.

「히로」 그럼 여기서 한 가지만 물어보겠네만, 자네는 신기사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지?

「히로」 영웅인가? 아니면 그저 전투병기인가?

▷ 영웅이다

「히로」 매우 동감이야.

▷ 병기다

「히로」 호? 자네의 생각은 나보다 더 과격하군.

「히로」 특수한 능력이 있는 신기사는 하늘에서 내려준 영웅, 적어도 초인이지.

「히로」 사람이 신기사가 되면, 육체와 정신이 한 단계 성장하지.

「히로」 그 능력 덕에 신기사는 더욱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 이는 인류의 "진화"라고 할 수 있지.

「히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유해화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현재 신기사는 아직 불안정한 존재지.

「히로」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발전하고 있고, 우리 또한 진화하고 있어. 아마 언젠가엔 유해화라는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

「히로」 그래서, 지휘사 (은)는 흑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지휘사」 흑문은 아주 위험하죠. 빠른 시일 내로 반드시 없애야 하는...

「히로」 확실히 많은 사람들은 흑문을 이계로 갈 수 있는 결계로만 생각하고 있지. 이계의 몬스터들이 우리 세계로 침입하는 통로로 말이야.

「히로」 흑문 때문에 인류가 위기에 빠진 건 사실이지.

「히로」 하지만 흑문은 위기이자 커다란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나?

「지휘사」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말에는 저도 공감해요. 하지만 흑문을 기회로 이용하는 것은 너무 어렵지 않을까요?

「히로」 뭘... 아직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

히로는 웃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바로 그 때, 방 안으로부터 커다란 진동이 들려왔다.

곧이어 보안문이 열리고, 안이 허둥지둥 뛰어나왔다.

「안」 큰일이에요! 사하무의 유해화가 심해졌어요.

「히로」 흠... 겨우 이 정도 밖에 못 버티는 건가?

「안」 잠시동안 문의 시간을 멈춰놨어요.

「안」 그녀가 문을 열지는 못하겠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예요.

나와 히로는 서로를 바라봤다.

「히로」 내가 해결하지.

「히로」 지휘사 , 먼저 돌아가 있어. 이 다음 장면은 보지 않는 게 좋을 듯 하니.

「지휘사」 잠깐만요. 사하무를 어떻게 하시게요?

「히로」 걱정 마, 절대 그녀를 해치지 않을 테니.

「히로」 다만...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 그녀를 움직이지 못 하게 하겠지.

히로는 그렇게 얘기하며 곧장 실험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굳게 닫았다——

같은 시각, 중앙청의 문서실. 앙투아네트는 방금 제출된 전투 보고서를 확인하고 있었다.

「앙투아네트」 ...... 사하무 한 명을 데리고 이미 해방된 대학 캠퍼스에서 흑문의 핵을 찾다가......

「앙투아네트」 갑자기...... 습격을 당했다.

「앙투아네트」 그렇다면 "단말기"에 그 기록이 남아야 하는데......

「앙투아네트」 설마 편집? 어째서......

이번 전투 영상은 왠지 모르게 깨져있었다. 영상을 직렬하는 과정에서, 앙투아네트는 순간 화면에 나타난 일련번호가 눈에 거슬렸다.

「앙투아네트」 ...... 일련 번호, 한 자리가 더 많네?

「앙투아네트」 즉 이 기록은 재활영된 영상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첫 번째 영상은...

앙투아네트는 머리가 아픈지 눈을 비볐다.

덮어쓰인 전투 영상은 거의 깨진 상태라서 복구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훼손시켜 놓은 걸까.

강하게 엄습해오는 불안감.

「앙투아네트」 그 사람한테 부탁해 볼까...

앙투아네트가 손을 휘두르자, 손바닥에 작은 방주의 파편이 나타났다.

그녀는 물어보고 싶은 것을 파편에 불어넣은 뒤, 흩어지게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청의 대형 단말기에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발신자는 별다른 이야기 없이, 전술 단말기로 암호화된 백업 주소를 첨부하여 보냈다. 앙투아네트는 주소를 단말기에 입력한 후 덮어쓰인 영상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깨진 영상들이 복구됐다.

그러나 화면에 보이는 장면은... 히로가 강제로 사하무의 환력 결정을 빼앗아, 사하무를 유해로 만드는 부분이었다.

「앙투아네트」 ......!!!

「앙투아네트」 어떻게 이런 일이...

실험실에서 격렬한 싸움 소리가 들려온다.

「안」 아... 어쩌면 좋죠... 사하무가 완전히 유해화 되어버렸어요.

「지휘사」 나도 들어가고 싶은데, 문이 너무 견고하잖아!

「앙투아네트」 비키세요.

「안」 앙투아네트!?

앙투아네트가 갑자기 왜 히로의 비밀기지에 나타났는지는 둘째치고... 앙투아네트가 평상시와 많이 다르다. 지금의 앙투아네트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앙투아네트」 방주를 이용해서 우리를 내부로 이동시키겠어요.

「앙투아네트」 하지만 절대 밖으로 나오면 안 돼요, 준비됐나요?

「지휘사」 알았어요, 하지만 사하무를 다치게 해선 안 돼요, 앙투아네트!

「앙투아네트」 ...... 그건, 이제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앙투아네트는 조용히 말하며 방주를 가동했다.

「히로」 이거야 원, 앙투아네트. 나의 실험실에 온 걸 환영하네.

「히로」 그런데 지금 보다시피 조금 난처한 상황이라 커피 한 잔 대접하기도 어렵겠군.

앙투아네트는 차가운 눈초리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하무를 잠시 바라보고는 주위의 기계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앙투아네트」 아주 잘 숨기고 있었네요, 히로.

「앙투아네트」 당신의 연구들은 외부에 전혀 공개하지 않았죠? 분명 당신의 행방이 묘연했던 동안, 이런 작업들을 많이 진행했겠죠.

「히로」 아무래도 유해화의 연구는 오랫동안 "금기"되었다 보니 말이지.

「히로」 유해가 된 시신이 얼마나 귀중한 생체 자료인지, 자네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겠지.

「앙투아네트」 ... 당신은, 도대체 죽은 사람을 얼마나 욕보여야 만족하는 거죠!?

「히로」 이 연구는 모든 신기사에게 있어, 더 나아가선 모든 인류에게 이로운 거야.

「히로」 난 이미 각국 지도자들과 협의를 마친 상태이니,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히로」 그리고 기억해 둬, "전진"하고 싶다면 반드시 "길"을 닦아야 하는 걸. 자네면 분명 이해하겠지, 앙투아네트.

「앙투아네트」 당신...

「히로」 또 하나, 자네가 잊지 말아야 할 게 하나 더 있어.

「히로」 나는 지휘사지만, 자네는 그저 피지배 계층인 수많은 신기사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지.

앙투아네트는 이를 꽉 물었다.

「히로」 알았으면, 빨리 가 봐—— 방주 안에 있는 두 사람도 데려가고.

「앙투아네트」 안심하세요, 그들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테니까요.

「히로」 그럼 됐어.

「히로」 얼른 중앙청으로 돌아가. 거기엔 아직 자네가 처리해야 할 일이 많잖아.

우리는 중앙청으로 돌아왔다.

앙투아네트는 실험실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했다. 그리고 나에게 일단 기다리라고 했다.

그녀는 아주, 아주 중요한 일이 있다며 조만간 나에게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사하무는 여전히 히로의 실험실에 남아있다. 그녀는 아직 살아있기는 한 걸까? ... 아니면, 이미 죽었을까?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white 【비밀】내부 자료 파일 중앙청은 히로가 설립하고 7명의 신기사가 주요 임원으로 있는 조직이에요. 각각 신기사와 능력자를 모두 관리하면서, 동시에 서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천사」앙투아네트. 주로 전선에서 전투를 담당하는「연인」오로시아, 「청동」로나크, 「적막」플로라 그리고 도시 내무를 책임지는 「신의 두뇌」안화와 예언자 「조커」에뮤사. 아, 왜 6명밖에 없냐고요? 확실히 "7인대"이지만, 세간에 알려진 사람은 단 6명. 왜냐하면 나머지 1명 「어둠의 자식」은 암살 및 파괴를 전담하고 있고, 평소에는 히로가 직접 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정체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에요. 확실히 듣기에는 기가 막힌 일이죠? 하지만 중앙청은 이런 곳이에요. 그곳은 당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곳이에요. 이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신기사는 중앙청에서 높은 특권을 가지고 있어요. 아마 당신도 이를 이미 알고 계시겠죠. 큰 힘에는 항상 더 큰 의무가 함께하는 법이죠. 우리 함께 노력해요. n(*≧▽≦*)n}}}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고등학교를 순찰할 때, 유해가 된 사하무를 발견했다.
신기사가 유해로 변할 수 있다니, 이건 처음 알게 된 일이야······

1.2. 더 이상 히로와 엮이고 싶지 않다[편집]

왠지 불안하다. 역시 그 자랑 엮이지 않는 게 좋겠다. 이미 앙투아네트에게 말해놨으니, 상황에 맞게 판단해 주겠지...

{{{#white 【비밀】내부 자료 파일 중앙청은 히로가 설립하고 7명의 신기사가 주요 임원으로 있는 조직이에요. 각각 신기사와 능력자를 모두 관리하면서, 동시에 서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천사」앙투아네트. 주로 전선에서 전투를 담당하는「연인」오로시아, 「청동」로나크, 「적막」플로라 그리고 도시 내무를 책임지는 「신의 두뇌」안화와 예언자 「조커」에뮤사. 아, 왜 6명밖에 없냐고요? 확실히 "7인대"이지만, 세간에 알려진 사람은 단 6명. 왜냐하면 나머지 1명 「어둠의 자식」은 암살 및 파괴를 전담하고 있고, 평소에는 히로가 직접 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정체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에요. 확실히 듣기에는 기가 막힌 일이죠? 하지만 중앙청은 이런 곳이에요. 그곳은 당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곳이에요. 이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신기사는 중앙청에서 높은 특권을 가지고 있어요. 아마 당신도 이를 이미 알고 계시겠죠. 큰 힘에는 항상 더 큰 의무가 함께하는 법이죠. 우리 함께 노력해요. n(*≧▽≦*)n}}}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고등학교를 순찰할 때, 유해가 된 사하무를 발견했다.
신기사가 유해로 변할 수 있다니, 이건 처음 알게 된 일이야······

2. 일일 보급[편집]

「안화」 오늘의 일은 다 끝낸 건가? 보고서를 내 사무실로 가져오고 가서 쉬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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