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 커크먼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선언했던 이선 웨스트는 예정대로 법무장관 및 상/하원의장과 함께 백악관을 찾는다. 대통령에게 부여된 혐의는 강도, 증인매수, 공무집행방해. 그간 한나가 수사 과정에서 고의로, 혹은 불가피하게 저지른 일들에 대해 모두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은 것. 커크먼 대통령은 이 중 자신이 직접 지시를 내린 사항은 하나도 없을 뿐더러 그녀를 직접 관리하지도 않았다고 얘기하나, 웨스트는 법적 책임 관점에서 보면 이 또한 결국 감독을 소홀히 한 대통령의 잘못이라는 원론적 이야기를 반복한다. 데인즈는 그렇다해도 재임 중의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은 헌정사상 유래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비판하고, 이 말에 법무장관은 그래서 상/하원의장을 모셔 정치적 해결방안을 찾아보고자 한 것이라 대답한다. 이 말에 커크먼 대통령은 이런 혐의만으로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 대답하는데, 상/하원의장은 자신들이 생각한 대안은
커크먼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자신은 재임 의사가 없다는 점과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발표하는 것이라며, 이렇게만 한다면 법무장관의 기소는 없던 일로 할 것임을 밝힌다. 덧붙여 이들은 대통령에게 내일 사건이 기소처리되면 어차피 전 국민이 알게될 것이니 어느 쪽이든 오늘 중에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압박한다. 커크먼 대통령은 내각관료인 법무장관까지 의원들과 공모하여 자신을 반대하고 나서자 분노를 넘어 체념하는 모습을 보인다.
참모진들은 법무장관의 기소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에서 검토해 본다. 데인즈는 기소를 파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대통령 특권을 주장하는 것이라 하지만, 애런은 이 경우 결국 법정다툼과 언론의 공세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남은 임기 동안 행정업무의 마비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차선으로 한나가 자신의 업무 수행방식이 대통령의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진술서를 쓰는 방안이 있는데, 대신 지금 당장 작성되어야 법무장관과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데인즈는 말한다. 하지만 이 말에 애런은 그것은 불가능한 대안이라며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한나가 지난 화 데미안이 남긴 마지막 영상을 보고 그의 딸인 에이미를 지키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기 때문.
한편 세스와 리올은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나선 ‘터라시(Taurasi)’섬을 찾는다. 미국이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해 주는 대신 터라시는 군용 활주로와 항구 정박권 등을 제공하며 미국자치령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데, 이번에 하발로 지사에 의해 그간 이야기만 나오던 독립투표를 실제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세스와 리올은 하발로 지사에게 국민투표 결과는 당시 여론상황에 따라 편향되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 않냐며,
유럽연합을 떠난 영국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한다. 지사와의 면담을 마친 리올과 세스는 터라시의 독립은 도미노나 다름 없을 것이라며,
괌,
미국령 사모아,
북마리아나 제도의 연이은 이탈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 우려한다. 그런데 이때 터라시 해안 15마일 부근의 섭입층에서 규모 8.2의 지진이 발생하고, 이것을 감지한 미 지진정보센터는 이로 인한 대형
쓰나미가 섬을 덮칠 것이라 백악관에 경고한다. 비상 호출을 받은 대통령은 현지에 가 있는 세스와 리올에게 빨리 전화해 볼 것을 지시하지만, 이미 집채만한 파도와 해일이 쓸고 지나간 그곳은 어떤 연락도 닿지 않는다.
터라시섬에는 현재 1,500명의 미국인 관광객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수 백명이 사망했고 수 천명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난다. 제 8 함대가 100마일 근방에 있어 해안이 정비되는대로 미국인들은 곧 수송해 올 계획이지만, 현지의 80만 민간인들이 입은 피해 또한 극심한 것은 마찬가지다 보니 커크먼 대통령은 지원물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지원계획을 들은 상/하원의장은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려던 곳에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며, 그들의 필요에 따라 미국이 휘둘릴 수는 없다고 한다. 커크먼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가치에 호소하지만 양 당의 의장들은 기초 수급품만 간신히 준비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3백만 달러 예산안 편성을 밝히며, 이번 기회를 통해 대통령으로부터 대선 불출마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려 한다. 수 십만 명의 목숨이 달린 상황마저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이들의 모습에 커크먼 대통령은 환멸을 느끼고, 국방부, 보건부 등과 같이 대통령의 자유재량권으로 예산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곳에서 지원물자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 때 터라시에 있던 리올과 드디어 연락이 닿고, 그는 영사관을 비롯해 대부분의 건물이 해일에 쓸려 무너졌다며 구조활동을 진행 하고는 있으나 피해가 너무 막심한 상황이라 크게 의미가 없을 지경이라 말한다. 게다가 사건 당시 호텔 밖을 나가 있었던 세스는 아직까지도 행방불명인 것으로 확인되어 모두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다.
한편 의회에서는 대통령의 자유재량권 행사에 대해 발빠르게 금지 신청을 하고 나서고, 이에 데인즈는 연방대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접수하려 한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현재 대통령과 의회의 극도로 민감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접견을 거부한다. 이 소식을 들은 에밀리는 전 화에 총격으로 입은 부상이 아직 온전히 낫지 않았음에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챙겨 나선다. 그런데 잠시 후 대법원장이 백악관에 찾아오고, 그의 첫 방문
[1] 독립성을 존중해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암묵적 규칙이라고.
에 커크먼 대통령은 놀란 반응을 숨기지 않는다. 에피소드 초반 커크먼 대통령의 일정 중 퍼트넘 판사의 추도식이 있었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문인사만 대신 보내기로 했었는데, 알고보니 에밀리가 그곳에 갔었다고 한다. 대법원장은 비공식적인 자리에 비서실장을 보내 자신을 압박하면 대통령의 자유재량권에 대해 갑자기 승인해줄 것이라 생각했냐며 그를 몰아 붙인다. 그제서야 커크먼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갑작스런 방문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자신이 지시한 일이 아니며 에밀리 또한 그럴 의도가 없었을 것이라 설득한다. 그러나 대법원장은 비서실장이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자격 미달이라며 에밀리를 해고할 것을 주장한다.
커크먼 대통령은 에밀리를 불러 어찌된 일인지 물으며 그녀의 행동을 질책하고, 이때 데인즈로부터 결국 대법원에서도 대통령의 자유재량권 행사에 대해 불가 의견이 떨어졌음을 전해 듣는다. 이제 남은 것은 대통령권한 일방집행인데, 이것은 대놓고 입법부와 사법부의 결정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 없어 결국
탄핵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그런데 때마침 터라시섬에서 세스가 무사히 생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커피숍에서 만난 남자가 쓰나미 소식을 일찍 접한 덕분에 간발의 차로 함께 지붕 위에 대피할 수 있었던 세스는, 모터보트를 탄 경찰을 따라 터라시섬 전역을 돌아봤는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에서도 약탈, 방화, 강도 등 전시적 상황이나 다름없는 문제들이 생기고 있어, 미국의 도움이 절실함을 강조한다. 세스의 말에 힌트를 얻은 커크먼 대통령은 8년 전 법안을 통과한 범용적 무력사용권
[2] AUMF, Authorized For the Use of Military Force
을 떠올린다. 이것은 국가적 전시상황과 이에 준하는 재난 상황의 경우 대통령의 판단 하에 모든 무력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법안으로, 현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법안을 발동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상/하원의장은 대통령의 편의에 맞게 법안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현하지만, 커크먼 대통령은 정치적 생존과 안위를 위해 언제까지고 피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취임 초 자신의 의지를 다시 한번 굳건히 한다.
이선 웨스트와 법무장관, 그리고 상/하원의장과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에밀리는 대통령에게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밝힌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그녀를 위로하는 커크먼 대통령에게 에밀리는 어느 순간부터 대통령을 위한 행동이 오히려 그를 위태롭게 하고, 옳고 그름마저 판단할 수 없게 되었다며 방향을 잃은 자신의 모습에 대해 괴로움을 표한다. 끝내 에밀리의 사표를 받아들지 않고 그녀에게 언제든 다시 돌아오라는 말을 남긴채 착찹한 마음으로 집무실로 향한 커크먼 대통령에게 비서가 이선 웨스트의 방문을 알린다. 웨스트는 대통령에게 오늘 코넬리우스 모스가 자신에게 대선캠프 자문으로 와 달라고 제안했음을 밝힌다. 또 다시
넌씨눈 짓을 하려는건가 하는 생각에 대통령은 축하할 일이지만 대통령 마지막날에 당신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다며 빨리 얘기를 끝내라 한다. 이에 웨스트는 모스에 대해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며, 법무장관과 상/하원의장간
커넥션에는 모스도 있었던 것이라고 얘기한다. 커크먼 대통령은 이 어이없는 발언에 당신 워싱턴 생활을 얼마나 한 것냐며 그걸 이제 알았냐고 반문한다. 이 말에 웨스트는
이 커넥션에 누가 포함이 안 되었는지를 알 만큼은 워싱턴에 익숙하다며 그에게 접힌 종이를 하나 건넨 뒤 이것이 반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가 나간 후 커크먼 대통령은 종이를 펴 보는데 그것은 그저 백지에 불과하다.
에피소드 18에서 내각 청문회를 열기 전 자진 사퇴를 제안했던 웨스트에게 커크먼 대통령이 한 행동
[3] 자신의 조건이라면서 백지를 건넨 뒤 자신이 과거에 한 행동을 통해 떳떳히 평가받는 것 외에 조건은 없다 했던 일
을 그대로 따라한 것. 커크먼 대통령의 뜻을 지지하고 그가 자신의 소신껏 결정할 수 있도록 등을 밀어준 웨스트의 행동에 기자회견장으로 향한 커크먼 대통령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무소속으로 재임을 위한 다음 대선 출마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한편 영국으로 떠난 한나는 데미안이 알려준 주소지, 즉 웨이머스 애비 여자기숙학교에 도착해 ‘에이미 블리커’의 방을 찾는다. 방에서 혼자 가방을 챙기던 여자아이는 오늘은 봄방학이라 학생들 대부분이 집에 갔다며, 에이미 또한 학교를 나선지 좀 됐다고 한다. 에이미의 집 주소를 묻는 한나의 질문에 그 아이는 별로 친하지 않아서 모른겠다고 답한 뒤, 핸드폰 또한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다. 사립여자기숙학교에 다니는 16세 소녀가 핸드폰이 없다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한나는 방에 있는 또 다른 침대에 전혀 사용 흔적이 없는 것을 보고 대화 중인 소녀가 에이미인 것을 알아낸다. 그러나 에이미는 한나가 방심한 틈을 타 그녀를 습격한 뒤 도망가고, 기껏 에이미를 잡았지만 놓쳐버린 한나는 척에게 또 다시 도움을 청하게 된다. 에이미의 교통카드 기록을 조사한 척은 그녀가 런던에 등록된 ‘폴 블리커’라는 사람의 집에 자주 갔음을 확인하고, 폴 블리커가 데미안의 필명이었던 것을 안 한나는 주소를 받아 그곳으로 향한다. 집 앞에서 한나를 마주치자 에이미는 다시 도망가기 시작하지만 이내 막다른 길에 다다르고, 이에 소리를 지르겠다는 에이미에게 한나는 데미안의 버릇
[4] 아침에 일어나면 홍차에 설탕을 넣어 달게 먹었다든지, ‘똑똑’하는 농담을 자주 했는데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든지, 웃을 땐 왼쪽의 눈썹이 올라가곤 했다는 등의 사소하지만 그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만 알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
에 대해 얘기하며 그의 부탁을 받고 에이미를 보호하러 왔음을 밝힌다.
직감적으로 아빠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던 에이미는 아빠가 쓰던 개인창고 같은 것이 없었냐는 질문에 한나를 안내하는데, 그 뒤를 ‘발레리아 포리스코바’가 쫓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윽고 창고에 도착한 두 사람은 이미 그곳에 있던 자료가 탈취된 것을 확인하는데, 포리스코바보다 한 발 늦었다는 생각에 한나는 여기에 있던 자료가 무엇이었는지를 아는지 에밀리에게 묻는다. 에밀리는
다섯 페이지에 이르는 이름 목록이었다고 말하며, 갑자기 순간기억능력을 뽐내며 그곳에 있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술술 외우기 시작한다(!). 척에게 이 내용을 전달해 확인을 부탁한 한나는 이것이 전세계에 있는
영국 정보기관의 첩보원 명단임을 알게 되고, 포리스코바가 에이미를 죽이려 할 것이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덱스 민터’와의 거래로 러시아 정보국의 추적을 받게 된 포리스코바가 이 정보를 이용하면 사면권을 얻는 게 가능하겠지만, 에이미가 리스트를 알고 있는 이상 영국 정보에 이 내용이 유출되었음을 전함으로써 순식간에 정보를 무가치하게 만들수도 있기 때문. 화장실에 다녀온 에이미를 데리고 카페를 황급히 나선 한나는 다시 기숙학교로 돌아와 누가 봐도 에이미가 방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불과 스탠드를 모두 켜고 노래를 크게 틀어놓은 뒤, 에이미에게 무슨 소리가 나도 절대 방문을 열지 말라고 말하며 밖으로 나선다.
이윽고 어김 없이 나타난 발레리아 포리스코바와의 격투 끝에 그녀를 제압한 한나. 그러나 포리스코바는 자신은 외국에서 면책권을 가진 정보국 요원이자 외교관이며, 한나는 권한이 박탈된 민간인 신분이라며 체포한들 어떤 혐의도 입증할 수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 이 말을 들은 한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총으로 쏴 사살해버린 뒤 그녀가 가지고 있던 USB를 챙겨 그곳을 떠난다. 이후 공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는 그녀의 뒤에서 무거운 짐가방을 챙긴 에이미가 나타나고, 아빠가 죽어 연고가 없는 영국보다는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한나를 따라 나서겠다고 한다. 이건 아니라면서 골치 아파 하면서도 굳이 에이미를 막아서진 않는 한나. 결국 에이미와 함께 워싱턴행 비행기를 타고, 잠든 에이미 곁에서 포리스코바의 주머니에서 가져온 USB를 열어본다. 그런데 그 안에는 뜻 밖의
인물이 포리스코바와 서류를 주고 받는 영상이 나와 다시 한번 한나의 의심에 불을 짚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