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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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양상
2.1. -비둘기 게임
2.2. 팃포탯으로의 응용
3. 예시


1. 개요[편집]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 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은 진화 게임 이론(EGT, Evolutionary game theory)에 대한 솔루션의 일종으로, 다수가 선택했을 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여 다른 전략을 배제하게 되는 전략을 가리킨다.

이는 번식과 생존 등 자연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생물이 대응하는 방법을 진화학적으로 분석한 개념이며, 내시균형(Nash equilibrium)의 한 형태이다.[1] 이 개념을 구체화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시킨 것은 조지 프라이스(George R. Price)와 존 메이너드 스미스(John Maynard Smith)의 1973년 네이처(Nature) 논문[2]에서이다. 이 논문에서는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Roughly, an ESS is a strategy such that, if most of the members of a population adopt it, there is no "mutant" strategy that would give higher reproductive fitness.

ESS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해당 개체군의 개체 다수가 채택했을 때 더 높은 번식 적합도를 제공하는 "돌연변이" 전략이 없는 상태이다.


이론의 핵심은 '어떤 개체의 생존 전략이 최상인지 아닌지는, 다른 개체들이 어떤 전략을 쓰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한 단원을 할애하여 이 전략을 비중있게 설명하고 있다.


2. 양상[편집]



2.1. -비둘기 게임[편집]


ESS의 가장 유명한 예는 매파(이하 매)와 비둘기파(이하 비둘기)의 예이다. 하고 많은 동물 중 매와 비둘기의 예를 든 것은, 냉전시대 강경파와 온건파를 각각 매파(The hawk)/비둘기파(The dove)라 부른 것과 상관이 있다.[3]

먼저 간단하게 모든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싸우는 매와, 최대한 싸움을 피하거나 타협하는 비둘기가 있다고 치자. 얼핏 보면 항상 적극적인 매가 더 유리하고 좋아 보인다. 하지만 집단 내에서 매의 수가 많아질 경우 매끼리 만날 확률 또한 증가하지만 항상 전력을 추구하는 특성 때문에 같이 큰 손해를 보기 쉽고, 그 사이에서 타협으로 적절한 이득을 취하는 비둘기가 유리해진다. 반대로 마찬가지로 비둘기가 많아져도 서로 간을 보는 비둘기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매가 얼른 기회를 채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매와 비둘기는 항상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게 된다. 즉 매와 비둘기 중 어느 쪽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는 '주변에 매와 비둘기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매 혹은 비둘기'만' 100%인 경우는 둘 다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 아니다. 가령 매만 있는 상황에서는 비둘기 돌연변이가 나타나 이득을 얻으며 수를 늘릴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와 비둘기가 적절하게 섞여야만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개체가 이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돌연변이로 다른 전략을 들고 나오는 개체가 이득을 취하지 못하고 도태되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안정된다.[4]

비둘기파 전략과 매파 전략의 예를 더 상세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원 논문에는 전략이 다섯 개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알기 쉽게 비둘기(dove)와 (hawk)만으로 설명했다. 전자는 동료 개체를 만났을 때 싸움(ex. 짝짓기, 먹이 세력권 다툼...)을 회피하는 전략이고, 후자는 적극적으로 싸우는 전략이다.
  • 비둘기는 싸움을 회피하기 때문에 매를 만나든 비둘기를 만나든 이득도 적고 손해도 적다.
  • 매는 비둘기를 만날 때는 큰 이득을 보지만 매를 만나면 크게 싸움이 붙는데, 지면 손해가 매우 크고 이겨도 별로 득이 없거나 다소 손해다.
  • 비둘기 전략만 쓰는 개체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돌연변이로 매 전략을 쓰는 개체가 나타나면 그 돌연변이는 이득을 얻는다. 왜냐하면 매는 비둘기를 만날 경우 이득을 얻는데 주변에 비둘기만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그 이득으로 인해 매 전략을 쓰는 개체들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이득이 작아지기 시작한다. 매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 비둘기들이 싸움을 회피하며 상대적인 이득을 얻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 반대로 처음에 매 전략만 쓰는 개체들로 구성된 집단에 비둘기 전략을 쓰는 개체가 나타난다면 피터지게 싸우는 매들 속에서 비둘기는 이득을 얻고 수를 늘려나간다.
  • 그렇기 때문에 매 전략만 쓰거나 비둘기 전략만 쓰는 건 답이 아니다. 두 전략을 섞어 쓰는 개체가 유리하고 결국 이들이 승리하여 진화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도달할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이 ESS이다.
  • 구체적으로 비둘기와 매의 전략을 얼마의 비율로 섞어써야 하는지는 전제되는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매처럼 행동할 때의 위험보다 이익이 크면(즉 영역이나 암컷을 차지하는 등의 '판돈'이 크면) 매처럼 행동하는 비율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 집단의 대부분 개체가 ESS 전략에 따라 행동하고 있을 때, ESS와 벗어난 전략을 사용하는 개체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수를 늘려나가지 못하고 도태된다. 바로 이것이 위 논문에서 정의한 ESS의 의미이다.

이 집단에서는 비둘기와 매라는 두 가지 전략이 ESS에서 평형을 이루고 공존하는데, 이 현상을 평형 다형(polymorphic equilibrium)이라 한다.

한편 ESS는 '한 전략이 다른 전략의 침투에 안정적인 전략'으로도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게임 이론에서의 '혼합전략 균형'에 해당한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혼합전략 균형은 미분방정식을 활용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데, 이때 균형은 3개가 존재하며, 2가지 균형은 각각 매들로만 구성된 균형, 비둘기로만 구성된 균형, ESS인 균형 이 3가지다. 미분방정식의 안정적 해 분석 방법의 하나를 활용하면 ESS를 제외한 두 점에서의 도함수는 양의 값을 갖으므로 안정적이지 않고, ESS에서의 도함수는 음의 값을 가지게 되어 양 측의 두 불안정한 균형점에서 ESS로 수렴하는 것을 볼 수 있다.(함수 x에 대해 도함수 y가 양의 값을 갖는다는 것은 이전보다 차이가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존의 균형(비율)에서 멀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y가 음의 값을 갖는다는 것은 차이가 더 작아진다는, 즉 균형(비율)으로 수렴한다는 의미이다. 이때, 매 균형과 비둘기 균형의 두 불안정한 균형에서 발산 된 값의 수렴점은 ESS(y'(x)=y(x))가 된다. - 이를 이해하기 위해 미분방정식을 새로 배우기 보다는 '불안정한 균형'에서 '안정적인 균형'으로 찾아간다는 개념만 이해하면 된다. 우리의 목적은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는게 아니라, 게임 이론의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2. 팃포탯으로의 응용[편집]


팃포탯 전략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수한 것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협력과 배신 두 가지 상태만을 생각했을 때, 필요할 땐 협력하다가 무조건 배신하는 배신자 전략이 가장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같은 생각을 하는 배신자 수가 많아지면 배신자끼리 거래하게 될 확률이 높아져서 매 거래마다 어느 한쪽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사회 내에 배신자 수가 많을수록 배신자 전략은 불리해진다.[5] 오히려 이 경우 협력자가 적어졌기 때문에, 협력자를 만나면 절대 배신하지 않고 협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협력을 하는 도중에는 상대가 협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고, 배신을 당할 경우 비둘기파와 달리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는 건데, 이 두 전략이 적절하게 섞인 게 팃포탯이다. 즉, 협력 상태일 때는 반드시 협력하고, 배신자에게는 따로 합당한 손해를 입히게 해주는 것.


3. 예시[편집]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의 예로서 다음과 같은 사항이 알려져 있다.
  • 성비(sex ratio)
일시적으로 수컷:암컷의 비율이 1:2인 어떤 종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수컷은 암컷에 비해 상대적으로 짝을 찾기가 쉬우므로, 짝짓기를 해서 성공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이 암컷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암수 불문하고 수컷을 낳을 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가진 개체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수컷의 비율이 늘어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때문에 어떤 특이한 외부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균형적인 성비는 1:1에 수렴한다.
  • 부모의 양육(parental investment to offsprings)
  • 성격(personality or characters)
  • 신호 이론(signalling theory)
한마디로 한 문제에 대해 여러 개체들이 상호작용할 때[6] 가능한 여러 전략을 비교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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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ESS는 내시균형이지만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2] "The logic of animal conflict". Nature 246 (5427): 15–18.[3] 뉴스에서 종종 나오는 '전쟁을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전쟁을 추구하는 모순적인 세력'을 뜻하는 치킨 호크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4] 정확히는 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진화적 안정 '전략')와 Evolutionarily Stable State(진화적 안정 '상태')로 다르다. 전자는 한 집단의 전체 개체가 같은 전략을 쓴다는 것을 가정하지만, 후자는 서로 다른 전략을 쓰는 개체들이 일정비율로 뒤섞이는 경우도 포함한다.[5] 예를 들어 교도소공산권에서 밀고에 대한 취급이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둘 다 직관적으로 '서로 밀고해 봤자 통제만 더 쉽게 받을 뿐'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후자의 경우 탈북자들 중에 당에 충성하겠다고 (가령 남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있다고) 밀고했건만 오히려 '(남한 드라마라는 걸 잘 아는 걸 보니) 너도 역시 반동이지?'라는 의심이 돌아와서 실망하고 넘어왔다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6] 반드시 같은 종 내부일 필요는 없다. 신호 이론의 경우 피식자와 포식자 사이에서도 적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