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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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역사
2.1. 발단
2.2. 시련
2.3. 현대


1. 개요[편집]


파일:100_1870.jpg
소련제 76.2mm(3인치) BR-350A 포탄(APHE)
/ APHE(Armor Piercing High Explosive). 철갑유탄, 관통유탄이라고 한다. 고폭탄이나 대전차고폭탄 등등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철갑고폭탄'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도 가끔 있다. 드물게 고폭철갑탄이라 칭하기도 한다. 피모와 캡이 추가된 정도에 따라 기본적인 형태인 APHE, 경금속 피모가 추가된 APHEBC(피모철갑유탄), APHEBC에 유선형 캡이 추가된 APCBC-HE 혹은 APHECBC(저저항피모철갑유탄)으로 세분화된다.

파일:attachment/APHE-00001.jpg
저저항피모철갑유탄
(APCBC-HE)
내부 구조도
APHE 포탄이란, 철갑탄 내부에 소량의 작약(위 그림의 Bursting Charge 부분)을 충전시킨 형태의 포탄으로 신관과 작약은 탄저부에 위치해 탄두가 장갑을 관통한 후 폭발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내부 승무원이나 기기 파손을 더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전차군함장갑만을 관통하기만 하는 일반적인 철갑탄에 비해 인명살상에 뛰어나다. 물론 그만큼 일반적인 철갑탄에 비해 관통능력 자체는 떨어진다.


2. 역사[편집]



2.1. 발단[편집]


철갑탄이란 개념이 확립될 당시에 나온 가장 오래된 철갑탄이다. 개발은 해군에서 주도했다. 기존의 전장식 대포에서 발사되는 구형의 솔리드탄은 주로 목재였던 전열함에는 매우 유용했지만, 19세기 이후 대두된 모니터함 같은 강철장갑을 두른 함선을 격침시키는 데는 전혀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철갑선의 경우, 내부공간이 넓고 장갑이 두껍기 때문에 기존의 솔리드탄이 장갑을 관통하더라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 따라서 강력한 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포탄의 구경을 늘리고 탄두를 강철 등의 강력한 물건으로 바꾸었다. 또한 포탄이 장갑을 관통한 뒤의 피해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위해 내부에 작약을 넣었다. 이것이 철갑유탄의 시초다.

하지만 거함거포주의에서 볼 수 있듯이 전함장갑은 갈수록 증대되었기 때문에, 이를 관통하기 위해 피모철갑탄 및 저저항피모철갑탄의 원리를 고안해서 추가했다. 따라서 해군육군보다 한참 앞서서 제대로 된 철갑탄의 구조를 확립했다. 위의 그림도 피모철갑탄 및 저저항피모철갑탄의 원리가 통합된 철갑유탄의 단면도이다. 덧붙여 이렇게 피모철갑탄 및 저저항피모철갑탄의 원리가 통합된 철갑유탄을 저저항피모철갑유탄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APCBCHE(Armor Piercing Capped Ballistic Capped High Explosive) 정도로 표기되는 듯 하다. 철갑유탄 중에서는 가장 현대적으로 발전된 형태라 할 수 있다.
파일:Pigd.jpg
PaK 43, KwK 43 용 8,8cm PzGr. 39/43 APCBC-HE 포탄.[1]

8,8cm Pzgr.43 APCBC vs T-34-85 장갑 시뮬레이션

2.2. 시련[편집]


그러나, 막상 육군에서 전차를 상대로 한 철갑탄으로 사용할 때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단 작은 탄두내에 작약까지 넣다보니 막상 명중하면 관통전에 먼저 폭발하던가, 관통중에 망가져서 발화되지 않는다던지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게다가 내부의 작약량도 적어서 폭발하더라도 그리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도 발견했다. 따라서 육군은 철갑유탄에서 작약을 빼고 탄두 전체를 중금속으로 만든 보다 일반적인 구조의 철갑탄으로 이행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 철갑탄과는 달리 보병 등의 비장갑목표를 상대로 사용할 시에도 유용하며, 건물 등의 내부공간이 넓고 적당히 튼튼한 물체에 사격할 때도 유용했다. 그리고 전차의 경우에도 관통력이 문제였지 일단 관통만 하면 피해를 일반 철갑탄보다 훨씬 크게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까지는 경심철갑탄과 함께 전차의 주력 대전차 탄종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통짜 쇳덩이보다 떨어지는 관통력만 문제였지 나머지는 충분히 극복이 가능했던 것이다.

예시로 소련T-34-76의 주력 철갑탄은 철갑유탄인 (APHE) BR-350A와 피모철갑유탄(APHEBC) BR-350B이었고 미국75mm M3 / 76mm M1 전차포, 독일측의 PaK 40 대전차포, 티거 2KwK 43 전차포 역시 주력 철갑탄종으로 저저항피모철갑유탄(APCBC-HE-T)을 사용했다.

2.3. 현대[편집]


21세기인 오늘날에 와서는 빈약한 관통력으로 인해 도태되어 전차장갑차 쪽에선 대부분 날개안정분리철갑탄으로 대체되어 거의 쓰지 않는다. 하지만 함선과 같은 벙커와 같은 구조물을 파괴하는 용도로는 현대에 와서도 사용이 계속되고 있고, 따라서 전차포탄으로서는 퇴역한 지금도 함포의 포탄으로서는 여전히 쓰인다. 당장 전함의 16인치 함포철갑탄이나 반철갑탄[2]도 구조 자체는 철갑유탄이었고, 현대의 군함들이 싣고 다니는 함포에서도 철갑유탄은 여전히 사용된다. 다만 5인치 함포는 고폭탄만 사용 가능하며 가장 최신형이자 그나마 큰 게 76mm 구경의 오토멜라라 76mm 함포용 철갑유탄과 2016 방위산업전시회에 나온 5인치 철갑유탄 정도이다. 요즘 전투함들은 장갑이 거의 없이 화물선처럼 원양 항해가 가능한, 건조 시의 국제해사기구 등의 규정에 맞는 수준의 선체 두께만 가지는데 이런 녀석들에는 그냥 2차대전 급강하폭격기가 대함용으로 애용하던 항공 반철갑탄(Semi-AP, SAP)처럼 일반 고폭탄의 외피 두께를 조금 늘리고 탄두후미신관(Base Fuze) 장착부에 지연신관 하나 달아도[3] 뚫고 들어가서 내부 폭발을 일으킨다.[4] 그나마 요즘 굴러다니는 함정들 중에는 안 그래도 구닥다리 투성이라 장갑을 둘러도 이상할 게 없는 북한군 함정들이 강철 장갑을 두르고 있다는 말이 있어[5] 대한민국 해군이 오토멜라라용 76mm APHE를 도입, 5인치 APHE[6]를 개발하게 되기는 했다.[7]

또한 기관포 같은 소구경 포탄용으로도 철갑고폭소이탄 같은 복합탄의 형태로 살아 남았는데, 이들 같은 소구경 포탄은 날탄이나 분리철갑탄 등의 관통력만 중시한 탄만 가지고는 목표에 제대로 된 내부 피해를 못주기 때문에 복합탄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보병을 상대하기 위한 인마살상용으로도 제대로 된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복합탄은 개념은 비슷할망정 탄두의 구조는 옛 시대의 철갑유탄과 판이하게 다르다. 옛 시대의 철갑유탄은 도탄 방지/공기 저항 감소 등의 역할을 하는 피모 안에 두껍고 단단한 강철제 피갑이 있고, 이 피갑 안에 작약이 충전되는 구조이다. 반면 요즘의 소구경 복합탄은 피모 안에 APCR의 그것과 같은 텅스텐 등 중금속 관통자가 들어가고, 작약과 소이제는 피모와 관통자 사이 공간에 충전된다.

그리고 항공 폭탄이나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의 탄두로는 이 철갑유탄이 고폭탄과 함께 여전히 당당한 현역이고 주력이며, 관통을 담당하는 강철/중금속 피갑 안에 작약이 충전되는 구조 역시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제한된 중량에서 더욱 높은 관통력을 얻기 위해 BLU-116처럼 APCR의 구조를 차용하여 중금속 관통자를 채택하거나,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처럼 성형작약으로 구성된 선구 탄두와 중금속 관통 탄두의 복합 탄두를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레오파르트 2의 120mm PELE 사격 영상

현대의 전차장갑차들이 사용하는 탄약 중에서는 철갑유탄이 사실상 사라졌지만, 비슷한 효과의 포탄이 존재하기는 한다. 현대 주력 전차 등이 주로 사용하는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탄체가 너무 얇아서 작약을 내장할 수 없고, 활강포 특성 상 재래식 철갑유탄을 사용할 수도 없다. 때문에 비슷한 효과를 내기 위해 날탄의 형태를 유지하되 폴리머 등의 특수한 소재로 내부를 채운 PELE(Penetrator with Enhanced Lateral Effect)라는 탄약이 있다. 탄자가 장갑재를 관통하는 동안 내부의 저밀도 충전재가 막대한 충격과 압력을 받아 압축되고, 장갑을 다 뚫고 압력이 없어지면 압축된 충전재가 다시 팽창해 터져나가며 대량의 파편을 뿌리는 원리이다. 내부에 충전된 작약이 없어 취급이 비교적 안전하고, 신관 없이 물리적인 힘만을 이용하기에 불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탄체의 강도와 밀도가 낮아지니 통상 날탄보다 관통력이 한참 떨어져서 적 전차를 상대하기에는 부적합하며, 내부 충전재가 충분히 압축될만한 장갑이 없는 민간 차량 등 너무 얇은 표적 상대로는 일반 날탄과 마찬가지로 파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독일의 라인메탈, 중국의 노린코 등에서 20mm, 30mm, 120mm, 125mm 등 각종 구경의 탄약을 개발하여 세일 중인데, 중장갑 전차와 면표적이 아닌 시가전 상황에서 장갑차, 엄폐물 뒤의 진지 등 세미-하드 타겟을 부수적 피해 없이 타격하는 특수 탄약으로 홍보한다. 하지만 통상 APFSDS나 HEAT, 공중폭발탄 등에 비해 지나치게 응용 분야가 좁기 때문인지 채용한 국가는 거의 없는 듯 하다.[8]

현재 이 계열의 탄약을 주요 탄종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무기체계는 같은 원리의 FAPDS(Frangible Armor Piercing Discarding Sabot)탄[9]을 사용하는 독일의 27mm 리볼버 기관포 BK-27[10]과 같은 기관포를 사용하는 함정용 보조무장 체계인 "MLG-27" 시스템[11]이 있다. 탄의 특성이 선박을 대상으로 사용할 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는지, MLG-27 체계는 아예 이 탄종 하나만 사용한다. 그리고 자주대공포게파트 자주대공포 개량형 모델도 35mm 오리콘 대공포에서 FAPDS 포탄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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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진은 1:1크기의 모형품.[2] 철갑탄과 구조 자체는 동일하나, 피갑이 더 앏고 작약 충전량이 더 많은 정도의 차이다. 부차적으로 지연 신관 세팅도 철갑탄 대비 빠르게 세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로 경순양함이나 구축함, 지상 목표 등 동급 전함에 비해서 경장갑 표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또는 고폭탄에 탄저 지연 신관을 장착하고, 탄두 신관 장착부에는 뾰족한 강철 플러깅을 박아 넣는 경우도 특히 12인치 이상 대구경 함포의 반철갑탄으로 많이 쓰였다.[3] 이런 구조가 현대에도 120mm 활강포용 M908 장애물 제거용 고폭탄의 경우처럼 채택되기도 한다.[4] 다만 요즘 함정들이라고 맷집에 아예 신경을 끄고 안 맞는 걸 최우선시하는 건 아니다. 미사일을 막을만큼 장갑을 바르는게 불가능하니 관통 후 격실의 방폭/파편 방지 설계나 다중 격벽을 통해 CEC나 기관실/탄약고 등 시타델이 관통되지는 않도록 하는 방호 개념의 차이라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이를 위해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유리 섬유/케블라 복합재나 세라믹도 사용되곤 하며, 선체를 구성하는 구조용 고장력강의 인성과 강도는 이전 시대의 구조용 강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주된 위협이 과거의 눈 먼 함포탄에서 대함 미사일과 항공 폭탄으로 변화하면서, 애초 이를 막아낼 장갑을 선체 외부에 덕지덕지 바르는 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5] 당장 주포탑부터가 전차포탑을 유용한 경우가 적잖다.[6] 정확히는 APHEBC[7] 이런 구형 배들이 주된 적성 세력이다보니, 2차 연평해전의 전훈을 참고해 윤영하급 고속함에선 요소요소에 소구경 총탄이나 포탄을 방호하는 강철 방탄판 및 복합재 장갑이 폭넓게 적용되었다고 한다.[8] 20mm, 30mm PELE는 통상 HE/HEDP 기관포탄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고, 105mm/120mm PELE의 주 사용처인 시가전은 원래부터 전차를 운용하기 가장 곤란한 상황이다. 또한 이 탄의 용도 자체가 대부분 기존에 있는 다목적 고폭탄으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이 탄을 채용할 메리트가 없다고 본 것 같다.[9] PELE 계열의 탄약 중에는 가장 일찍 정식 채택된 탄약의 하나이다.[10] 파나비아 토네이도, 유로파이터 타이푼JAS 39 그리펜에 탑재된 기관포이다.[11] 함정 보조무장 체계 치고는 상당한 고사양인데, 때문에 한 때 PKMR의 보조무장이 12.7mm 기관총 뿐인 것을 아쉬워 하던 밀덕들이 (이쯤되면 뭔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고 할 수 있지만)밀레니엄 CIWS와 더불어 침을 흘리던(?) 무장체계 중 하나이기도 했다. 물론 밀덕들이 특히 밀레니엄 CIWS 등에 군침을 흘릴 이유는 PKMR의 보조 무장 문제 뿐 아니라, 한국 해군의 여러 함정에 사용된 노봉의 저성능도 있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