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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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2005년 12월 29일에 개봉한 일제강점기의 민간 여성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다룬 한국 영화. 감독은 윤종찬, 시나리오는 <영원한 제국>의 작가이자 교수 이인화가 집필했다.
주인공 박경원 역은 장진영이, 상대역 한지혁 역은 김주혁이 맡았고, 유민, 한지민, 나카무라 토오루 등이 출연했다. 후술할 논란으로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OST 수록곡 이승철의 '서쪽 하늘'은 2011년 슈퍼스타K3에서 울랄라세션이 부르면서 뒤늦게 유명해졌다.
2. 예고편[편집]
3. 시놉시스[편집]
4. 논란[편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상의, 총 12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총 관객은 고작 50만 명[1] 에 불과, 흥행에는 대실패했다.[2] 영화 자체는 조금 지루할지언정 볼거리는 충분해 망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평이다.[3] 비슷한 시기의 경쟁작이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왕의 남자인 것도 한 몫 한 듯하다.
4.1. 제작사 교체 논란[편집]
원래 영화 친구의 씨네라인2가 70%까지 촬영을 끝냈지만, 제작비 초과 문제로 인해 결국 투자와 배급을 맡은 코리아픽쳐스가 남은 30%의 촬영분을 촬영하였다. #
4.2. 주인공 박경원의 친일 행적 논란[편집]
주인공 박경원의 친일 논란이 불거져 흥행에 큰 악영향을 주었다.
지금도 민간인이 (해외에 있는) 비행학교에서 조종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수천만 원의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당시에 식민지 출신 소녀가 일본의 비행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빵빵한 후견인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후견인이 일본 내각총리대신을 역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외할아버지 고이즈미 마타지로(小泉又次郎)[4] 체신대신이었다. 물론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박경원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아니다.
당시 일본의 체신대신[5] 이던 고이즈미 마타지로는 박경원의 학비를 대주는 등 재정 지원을 했을 뿐 아니라, 퇴역한 군용기를 헐값에 불하받도록 주선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받은 비행기가 바로 청연(靑燕: 푸른 제비)이다.
박경원은 이런 일본의 은혜를 갚기 위해 황군위문 비행을 했고, '고마운 조국(일본)의 은혜를 갚기 위해 일본의 전쟁 노력에 적극 협력하자'면서 조선 전역을 누비면서 강연도 다녔다. 이런 행적 때문에, 도전 정신으로 꿈을 이루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미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시나리오 작가 이인화는 인터뷰에서 "박경원은 사실은 반일 노선을 취해서 창씨개명도 하지 않고 독립운동에 관심이 있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최초의 시나리오는 최초의 조선인 여성 비행사이자 국제적 엘리트인 박경원의 독립운동 관련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사고로 인한 사망도 일본의 음모로 모는 안이었다. 영화에서 한지혁이 독립운동과 관련해 일본 제국 경찰에 체포되어 박경원과 고문을 받고 처형되는 스토리가 이전 시나리오의 잔상.[6]
하지만 이인화의 주장은 반박이 가능한데 창씨개명이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 시행된 것은 박경원 사후의 일이고, 최초의 조선인 여성 비행사라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하튼 개봉 직전 박경원의 이러한 친일 행적이 "제국주의의 치어걸"이라는 제목으로 오마이뉴스를 통해 알려졌고, 안 그래도 당시 독도 문제로 반일감정이 고조된 시점이라 관객들은 이 영화를 외면했다. 물론 일만친선비행을 한 것을 두고 박경원을 친일파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같은 언론사를 통해 다시 나왔으나, 박경원이 최초가 아니라는 사실의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인지 묻혔다.
이어서 페미니스트 정희진이 당시 씨네21에 8페이지가 넘는 긴 에세이를 실어 이 영화를 옹호했지만 무시당했다. 글쓰기의 나쁜 예를 보여주는 분량만 많을 뿐이었고 박경원을 두둔하는지, 친일이 문제인지, 친일을 위장한 민족주의가 문제인지, 심지어 남성 중심 사회에 대한 비판에도 한 다리 걸치는 등 갈피도 못 잡을 말의 되풀이성인 지루한 글이라, '박경원 후예가 잡지사 간부로 있어서 그렇게 실드에 열심인 거냐'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되려 영화랑 별 관계도 없는 진중권이 "<푸른 제비>는 영화적 완성도는 괜찮지만 논란이 될 만하다"고 같은 잡지의 맨 뒷쪽에 짧게 쓴 반 페이지 분량의 글이 훨씬 이해하기 쉬울 정도.[7]
4.3. 최초 여성 비행사 논란[편집]
제작진은 박경원이 조선인 최초의 여성 비행사라고 주장했고, 포스터에도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이라는 문구를 박아넣었다. 그러자 박경원이 최초의 조선인 여류 비행사가 아니라는 주장이 불거졌고, 제작사 코리아픽쳐스는 누리꾼 두 명을 허위사실유포죄로 고소하겠다고 난리를 쳤으나, 조선인 여성으로 처음 비행사 자격을 취득한 인물이 권기옥(1923 운남 항공학교 입학, 1925 공군 조종사)으로 밝혀지면서 언플조차 실패했다. 박경원은 1925년에 도쿄 비행학교 입학, 1927년에 3등 조종사 자격을, 1928년에 2등 조종사 자격을 취득했으니 권기옥보다 2~3년 늦다.
권기옥은 박경원과 달리 중국의 비행학교에서 조종술을 배웠고, 이후 적극적으로 항일 운동에 참가했으며 일본군과 교전한 경력까지 있는 등 진짜배기 애국지사[8] 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망신만 당한 제작진은 고소 건도 결국 없던 일로 하여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에 제작사는 박경원을 두고 최초의 ‘민간’ 여류비행사라고 살짝 홍보 방향을 바꿔보려 하였으나[9] 이미 흥행은 물건너간 상황이었다.[10]
결국 이러한 어설픈 언플과 법적 대응은 제작사 스스로 논란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되어 흥행 참패에 일조했고, 120억이라는 거액을 날려버린 코리아픽쳐스는 결국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도산했다.
5. 개봉 이후[편집]
5.1. 배우 관련[편집]
폭삭 망한 영화가 대부분 그렇지만, 영화사와 감독뿐만 아니라 출연한 배우들도 대부분 큰 타격을 입었다.
장진영은 당시 한국 영화계에선 보기 드문 여배우가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연을 맡아 거듭날 예정이었고, 실제 장진영 본인 또한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엄청난 애착을 가졌다. 하지만 그녀가 맡은 배역의 인물의 행적이 논란이 되면서 그로 인한 상처가 너무 커서 2개월 동안 외출하지 않고 칩거까지 하는 등 우울증이 매우 심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듬해에 발표한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마지막 영화 출연작이 되었다. 2009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유민도 이 영화에 일본인으로 등장하여 일본어 대사만 했는데, 영화의 실패 이후 한국 활동을 접고 2009년에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할 때까지 일본에서만 활동했다. 다만 유민은 영화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당시 한국인 매니저가 유민에게 저지른 사기 때문에 한국 연예 활동을 그만둔 것이다.
그나마 김주혁은 주연치고는 분량도 많지 않아서 이후의 활동에도 별 지장은 받지 않았다. 배역 자체도 실존하지 않은 영화 오리지널 캐릭터다. 그러나 김주혁도 2017년 10월 30일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다. 남녀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모두 젊은 나이에 자식도 얻지 못하고 요절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위에 있는 이 영화 포스터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포스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참고로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 장동건과 공동 주연을 맡은 일본 배우 나카무라 토오루가 극중 박경원을 비행사로 키워주는 교관 도쿠다로 특별출연했는데, 도쿠다의 실제 인물이 영화가 개봉한 2005년 당시 일본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외할아버지 고이즈미 마타지로라는 소문이 돌며 이상한 방향으로 화제가 되었다.
5.2. 감독 관련[편집]
이 영화 이전에 흥행은 미적지근했지만, 평단의 호평을 받아 유럽과 미국, 일본에 수출되어 호평을 받은 호러 영화 소름으로 주목을 받은 윤종찬은 이 영화가 망하면서 영화 감독 생활에 타격을 받았다. 2008년에 만든 현빈 주연의 <나는 행복합니다>도 1년 뒤에야 개봉할 수 있었고, 이것도 쫄딱 망하고 말았다. 그나마 저예산 영화임에도 전국 관객이 2만 명도 안되었다고 한다.
2013년에는 파파로티를 연출하였는데 전국 170만 관객으로, 그럭저럭 손익분기를 넘어 감독 생활은 이어갈 수 있을 듯 하지만[11] 2023년까지 신작 소식은 아직 없다. 관객과의 대담에서 밝히길 개인 사정 때문에 미뤄진다고 한다.
6. 평론가 평[편집]
집단이 아니라 개인을 택한 여자
김봉석 (씨네21) | ★★★
그럴 수 없는 시대로 들어가 민족주의의 음영을 걷어내보려는 용기
이성욱 (씨네21) | ★★★☆
어둔 날 영욕의 날개를 달았던 그 여자, 푸른 제비
날개 꺾인 꿈에 대한 처연한 기록
김은형 (씨네21) | ★★★☆
예외적으로 나온 여성영웅담의 고지는 멀기만 하다
유지나 (씨네21) | ★★★
친일보다 더 나쁜 ‘죽음-봉합주의’와 정치적 판단중지'
이 영화 상영 때
꽤 긴 해외출장을 떠났던 까닭에
극장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서 디비디로 보면서
무릎을 치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걸 극장에서 봤더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구요.
‘청연’은 정말 풍부하고 깊은 영화였습니다.
‘꿈을 가진 자가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고독의 심연’
을 다룬 작품으로 보든, 아니면
‘일제시대라는 역사적 질곡을 온 몸으로 헤쳐나오려 했던 그 시절 한국인의 고뇌’
를 다룬 작품으로 보든,
'청연'은 어느 쪽으로나 뛰어난 영화입니다.
여성영화의 시각으로 봐도 빼어난 작품이구요.
역사의 격랑과 개인의 삶을 얽어내는 방식에서
그 고민의 폭과 깊이를 드러내는 이 영화의
실존적인 인간 이해와 정직한 역사의식에 대해
일부에서 그랬듯
‘친일영화’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오독이면서 폭력이란 느낌마저 듭니다.
‘청연’은 기술적으로도 훌륭합니다.
비행기 엔진 소리에서 내리는 빗소리까지
훌륭하게 담아낸 사운드와
비행 장면을 최대한 인상적으로 찍어낸
역동적 촬영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지요.
석양을 가장 아름답게 찍어낸 작품이기도 할 거구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장진영이 김주혁을 면회하는 장면은
‘너는 내 운명’에서 황정민이 전도연을 면회하는 그 유명한 장면보다
개인적으로 제게 더 큰 감동을 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