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 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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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프(NE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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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령관
이카리 겐도
부사령관
후유츠키 코조
기술부
작전부
기술부장
오퍼레이터
작전부장
오퍼레이터

이부키 마야

휴가 마코토
첩보부
시설


지오프론트
제3신동경시
전신
게히른
상위 기관
제레
UN(인류보완소위원회)
산하 기관
마르두크 기관[1]
파일럿 · 에반게리온
2호기
초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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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나미 레이

이카리 신지

포스 칠드런
피프스 칠드런
3호기
2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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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하라 토우지
나기사 카오루
[1] 파일럿의 선발 기준이 겐도 혹은 제레의 임의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이다.






카지 료지
加持(かじ リョウジ | Ryoji Kaji


파일:카지 료지.01.jpg

출생
1985년 6월 17일 (30세)
신체
180cm, A형
소속
네르프 독일 지부 → 본부 특수감사부
포지션
첩보원
성우
파일:일본 국기.svg
야마데라 코이치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김환진 (비디오판)
김승준 (강철의 걸프렌드)[1]
구자형 (미라지 블루레이)
파일:미국 국기.svg
J. 마이클 테이텀
그레그 천 (넷플릭스)




1. 개요[편집]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등장인물. 네르프 특수감사부 소속의 첩보원이다. 한국판 이름은 케이지.

계급은 일위(一尉).[2] 쿨함과 자연스러움이 매력인 쾌남. 30세의 꽤 젊은 나이에 속하지만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본 듯한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성인 카지의 유래는 배의 키(舵, かじ)[3]이며 이름인 료지는 나리타 미나코(成田美名子)의 만화 '그 녀석'(あいつ)의 등장인물 사와다 료지(沢田涼司)이다.

2. 작중 행적[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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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르프 독일 지부에서 일본으로 파견된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의 보호자 자격으로 그녀를 따라왔다. 8년 전쯤엔 카츠라기 미사토의 애인이었다.

아스카와 함께 일본으로 네르프 1지부로 온 이후로는 이카리 겐도의 허락을 맡고 이리저리 놀러 다닌다든지, 이부키 마야 등을 비롯한 여성들에게 접근한다든지 널널한 생활을 보낸다. 하지만 일을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고 이스라펠 격퇴를 위한 작전을 고안해서 미사토를 도와주는 등 여러 활약이 있다.

사실 그는 네르프를 조사하는 임무를 띄고 일본 내무성에서 파견된 비밀 조사관, 그리고 제레와 이카리 겐도를 연결하는 심부름꾼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카리 겐도와 네르프의 편을 들기도 한다. 즉 삼중 스파이이다.

극 중에서 보면 도청을 한다든지 여러 작업을 하면서 모든 세력의 정보를 다 끄집어내고 있었다. 이카리 겐도후유츠키 코조는 그가 스파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상당히 능력 있는 인물이었기에 이용 가치를 생각해서 오히려 그냥 내버려 두었다. 그가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세계에 숨겨진 진실을 알기 위해서'이다. 덕분에 극 중 인물 중에선 인류보완계획의 진상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사람이다. TVA에선 왜 진실에 집착하는지는 설명이 없지만 만화판에선 그 동기가 밝혀진다.

후반엔 자신이 추적을 받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미사토에게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알려주는 등 주변 정리를 시작한다. 그리고 제레의 명령으로 후유츠키를 납치하지만 카지는 나중에 그를 구해내고 도주하고 추적을 받아 살해된다.[4]


3. 특징[편집]


위에 건조하게 서술된 행적만 봐서는 전형적인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 캐릭터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며, 흔히 그렇게 오해되곤 한다. 카지의 실체가 어떻든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신지에게 어느 정도 도움을 주기는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사실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카츠라기 미사토에게 정신적 타격을 주고, 특히 미사토를 맞춤형으로 정신 붕괴 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지에게 나기사 카오루가 갖는 사랑과 배신이라는 양면성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카지 료지 본인은 악한 의도로 행동하지 않을지 몰라도 미사토를 정신적으로 붕괴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정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미사토는 아버지에게 강한 트라우마를 가졌으며, 카지는 이 트라우마에 정확히 들어맞는 캐릭터다.

쿨하고 멋있어 보이기 때문에 카지의 실제 행적이나 성격을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차갑기 그지없는 사람이다. 그의 모든 행동 패턴은 오로지 세컨드 임팩트제레의 진실을 추적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아스카에게 병적일 정도의 구애를 받지만, 그걸 바로잡아 줄 정도의 관심조차 없어서 망가지도록 방치한다. 목적의 키가 되는 신지에게도 역시 목적과 관련되었을 때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나마 미사토만큼은 그가 미사토를 사랑했다는 것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 사랑 역시 역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했기에 결과적으로 미사토에게는 독성의 관계가 되고 만다. 미사토의 아버지와 카지는 미사토 입장에서 철저히 병렬적으로 배치된 캐릭터로서 그 죽음마저도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나 카지의 죽음이 그들의 자의는 아니었겠으나, 그들의 책임이 없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카츠라기 조사단의 연구, 카지 료지가 벌인 3중 스파이로서의 행적이 그들의 죽음을 불러들인 것이다. 그런데 죽음 전후의 행동이나 심리 묘사 때문에 그들을 절대적으로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나쁜 남자의 전형으로 묘사된 것인데 이런 남자들에 의해 받는 상처는 증오할 수도 없고 공허감과 상처로 지속적으로 남기에 그냥 나쁜 놈에 의해 받는 상처보다 훨씬 오래간다.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후 그 정보와 목적을 이어주는 데 미사토를 이용하는데 그걸 확실히 하기 위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고백을 플래그로 남겨 미사토를 정신 붕괴 시킨다. 정신이 붕괴된 이후 미사토는 결국 그의 목적대로 움직인다. 즉 철저히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주변 인물들의 감정을 이용하는 남자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등장인물들이 겪을 심리적 고통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했다. 그의 유언에서 이용 가치가 없는 아스카에 대한 언급이나 연락이 없었던 것은 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직업 활동을 우선시하기에 가족에게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주지 않지만 가끔 만날 때마다 멋있는 아버지와, 이혼 후 면접교섭으로 만나줄 때는 세상에서 제일 자상하지만 곧 훌쩍 떠나버림으로서 딸에게 끝없는 상실감과 집착감을 주는 아버지는 나쁜 남자의 전형이다. 아버지에게 이런 희망고문을 당한 딸들은 아버지에 대한 상실감과 집착을 자신이 만나는 남성에게 투영한다. 그리곤 자신과 가족에게 무심한 점 때문에 아버지와 비슷한 점을 느끼고 미친 듯이 빠져드는데 문제는 이 공통점 때문에 빠진 나쁜 남자는 아버지처럼 훌쩍 떠나버리고, 또 한 번 상처를 입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각은 미사토와 카지에게 딱 들어맞는다.

3.1. 인간관계[편집]



3.1.1. 카츠라기 미사토[편집]


대학을 다니던 무렵에 카지와 서로 사귀었다.[5] 열렬히 사랑했던 사이이지만, 미사토는 카지가 아버지인 카츠라기 박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그를 밀어냈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사토의 트라우마인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카지가 아버지의 성격을 닮았기 때문에 사랑했을 것이고 그걸 깨달은 시점에서 자기혐오에 빠져 헤어졌을 것이다. 에바 2호기의 등장 이후 다시 가까워진 두 사람은 아버지 생각 때문에 헤어졌다는 미사토의 고백을 시작으로 다시 사귀게 된다. 극 중에선 둘의 베드신을 암시하는 장면도 존재한다. 미사토에겐 연인이자, 어떻게 보면 조언자라고도 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죽기 전엔 미사토에게 자신이 수집한 진상을 넘겨주었으며 (TVA에선 좀 엄하게도 성관계 중에, 만화에선 평범하게 키스하면서.) 미사토는 이것을 바탕으로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 이때, 명확히는 나오지 않으나 베드신 시 미사토의 입에다[6] 자료가 든 캡슐을 넣으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죽기 전 전화 자동 메시지에 남긴 "만약 내가 살아있다면 8년 전에 너에게 말하지 못했던 말을 해줄게"라는 대사로 미루어 보아 죽지 않았다면 청혼할 생각이었던 듯하다. 그의 죽음 이후 미사토는 깊은 슬픔에 빠져 이 자동 메시지만 반복해서 들으며 정신이 붕괴한다.

3.1.2. 이카리 신지[편집]


신지: 카지 씨는, 더 성실한 분이실 줄 알았어요.

카지: 마음 놓은 상대라고 가차 없구만. 이카리 신지 군.

신지: 앗, 죄, 죄송합니다.

카지: 아니, 나야말로 미안. 미움을 살 생각은 없거든. 그렇지, 좋은 거 하나 너한테 보여줄게.

(중략)

신지: 수박인가요?

카지: 그래, 귀엽지? 내 취미야.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지만 말야. 뭔가를 만든다, 뭔가를 키운다는 건 좋은 거야. 여러 가지가 보이고, 알 수 있지. 즐거운 일 같은 걸 말야.

신지: …괴로운 일도겠죠?

카지: 괴로운 일은 싫어?

신지: …좋아하지 않아요.

카지: 즐거운 일은 찾았니?

신지: (침묵)

카지: 그래도 괜찮아. 그치만, 괴로운 일을 하는 인간 쪽이, 그만큼 남한테 다정해질 수 있어. 그건 나약함과는 다른 거거든.


이카리 신지에겐 인생의 선배로서 짧고 강렬한 조언을 해준 삼촌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에게도 장난스러운 태도 이상의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성격의 카지이지만, 이례적으로 신지에게는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기본적으로 면밀하게 신지를 관찰하지만 때로는 특정 방향으로 유도[7]하기도 한다. 당시에는 그 이유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단순한 호의라고 해석되었지만 EOE가 발매된 이후 초호기와 신지에게 관심을 기울인 이유가 드러난다.

하지만 신지는 카지의 그런 성격을 꿰뚫어 보고 거리감을 유지한 채 경계심을 버리지 않는다. 본편에서 신지는 마지막까지 카지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예컨대 신지는 카지를 끝까지 카지 씨(카지 상)로 부른다. 일본에선 정말 친해지거나 마음을 열면 이름만으로 부르거나 반말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존댓말을 하거나 상을 붙여서 부른다는 건 이 사람하고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다. 정말로 신지가 카지에게 마음을 열었다면 료지, 나이 차이를 감안해도 료지 상이라 불렀지 카지 상이라고 부를 리가 없을 것이다.[8] 카지에 대한 태도에서도 그에 대한 거리감을 엿볼 수 있다. 카지가 차라도 하지 않겠냐고 하자 "전 남자인데요"라고 하고 무표정으로 대답하며 친근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9]

국내 팬덤에서도 신지가 카지와 굉장히 친하며, 카지를 상당히 따랐던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왜냐하면 캐릭터성이 멋있고, 그의 행동이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에서 버전에서 흔히 나오는 주인공을 이끌어주는 성인 남성 후원자의 포지션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지는 그런 성격의 캐릭터가 아니며, 막장스러운 성격상의 결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 안에 고립되는 다양한 양태를 인간화한 에바의 전체적 구조상 그래서도 안 되는 캐릭터이다. 이 캐릭터는 겐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쁜 남자의 전형을 표현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3.1.3.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편집]


카지를 좋아한다고 주장하며 상당히 적극적인 애정 표현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스카는 사실 카지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고,[10] 딱히 알아가려는 노력을 구체적으로 하지도 않는다. 카지는 카지대로 아스카에게 아무런 관심 없이 방치한다. 카지가 신지에게 접근을 시도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자기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아스카에게 취한 태도는 거의 악의적인 수준인데, 아스카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아스카의 정신적 불안정을 눈치채고 케어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귀찮아할 뿐인 철저한 무관심으로만 일관했다. 때문에 아스카는 카지와 미사토를 비롯한 어른들이 자신과 신지를 차별 대우 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싹튼다.[11][12] 거기에 에바 조종과 실적에서 신지에게 추월당하는 위기의식까지 겹치면서 15화 이후 점점 정신이 붕괴하더니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3.1.4. 아카기 리츠코[편집]


미사토와 같이 대학 동기. 카지는 리츠코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장난도 치고 하지만, 그런 스킨십에 애정 같은 것은 당연히 없다. 진실을 파헤치는 입장인 카지와 진실을 숨기는 입장인 리츠코는 개인적 인연과 별개로 정치적으로는 물밑에서 치열하게 대립하는 관계다. 첫 만남에서 이상하게 우호적으로 구는 카지를 보고 리츠코는 미사토가 주변에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채는데, 그것이 자신이 아닌 미사토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카지와 리츠코는 개인적으로 만난다거나 연락을 한다거나 하는 우호 관계를 작중 내내 전혀 표시하지 않는다. 어쩌다 우연히 마주칠 때에만 친한 '척'을 할 뿐이며, 여기에는 친애의 감정은커녕 오히려 파헤치는 자와 숨기는 자 사이의 긴장감이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미사토 등 다른 인물들과 달리 리츠코는 카지가 사실 타자에게 무심한 사람이라는 것까지 간파하고 있다.

3.2. 성숙한 어른?[편집]



"어른은 말야, 치사한 정도가 딱 좋은 거야."


대학 동기인 카츠라기 미사토, 아카기 리츠코가 인간적 결함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그 반대급부로 카지가 상대적으로 성숙한 어른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인공 이카리 신지에게 믿음직한 형 내지 삼촌의 역할을 했다는 오해가 퍼져있을 정도. 하지만 사실 카지는 미사토, 리츠코 이상으로 문제가 많은 인간이다. 애초에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어른들은 정상인이라곤 하나도 없이 나잇값을 못 하는 사람이거나 온갖 종류의 미친놈들이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며, 신지가 그들 사이에서 고통받다 멘붕하는 게 줄거리다. 이 작품에서 성숙한 어른이 나오는 게 이상하고 이러한 면모는 카지도 마찬가지이다.

카지는 스파이다. 그것도 금전이나 개인적 이득이 목적이 아니라, 진실을 알기 위해 정부와 제레, 네르프 사이에서 삼중간첩을 뛰고 있다. 진실을 알아내겠다는 목적 자체는 고귀해 보일 수도 있지만, 카지는 이 목적 이외에 다른 것에는, 심지어 자기 자신의 생명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못해 초연한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결국은 목숨을 버리면서 미사토의 정신줄까지 물귀신으로 죽여 버린다. 미사토가 자기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미사토에게 자신의 안위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신지: 주무세요, 카지 씨?

카지: 아니, 아직.

신지: 제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요?

카지: 이건 또 뜻밖인데. 카츠라기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싶었지.

신지: 카지 씨는 항상 함께 계시는 거 같고.

카지: 함께 있는 건 부사령관이지. 넌, 자기 부친에 대해 남들에게 묻고 다니냐?

신지: 계속 같이 지내지 않았으니까요.

카지: 아는 게 없다는 거군.

신지: 요즘들어 이해가 될 것도 같았어요. 아버지에 대해 여러 가지로요. 일에 관해서라던가, 어머니에 관해서라던가, 그래서…

카지: 그건 틀렸어.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뿐이야. 사람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자기 자신마저도 의심스러운데. 100% 이해하는 건, 불가능한 거야. 뭐, 그렇기에 사람은, 자신을, 타인을 알려고 노력하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는 거야, 인생은.

신지: 미사토 씨와도, 인가요?

카지: 그녀(彼女)란, 아득한 저(彼)편의 여자(女)라는 거야. 여성이란 강 건너편의 존재지, 우리에게 있어서 말이야.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바다보다도 넓고 깊은 강이 있다는 거야.

신지: ....저는 어른들을 잘 모르겠어요.


바로 상단에 서술된 신지와의 대화 전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에반게리온에서 반복되는 타자와의 소통의 문제에 있어서 카지는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체념하고 포기해 버린 입장에 있다. "소통"은 어차피 불가능하기에 객관적인 "진실"을 알아내는 것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것인데, 어찌 보면 상당히 섬뜩한 입장이다. 리츠코는 카지의 이런 면을 꿰뚫어 보고 카지는 타인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려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에바는 결말에서 인류보완계획을 부정한다. 즉 타자와의 완전한 소통이란 불가능하지만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노력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과 타자를 유지하자는 것이 전체적인 주제다. 18화에서 나온 카지의 위 대사 자체는 이 주제를 직접적으로 설파하지만, 정작 카지 본인은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그럴 의지를 나타내지도 않는다. 이 대화만 봐도 신지가 처음 물었고 또 필요로 했던 것은 아버지 겐도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카지는 신지의 말을 끊고 자기 할 얘기만 떠들고 있다. 결국 신지는 자기는 어른들을 모르겠다며 대화를 중단해 버린다.

제19화 제르엘전에서의 수박밭 대화의 경우에도 순수하게 카지가 신지의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나섰다고 보기에는 정황이 미심쩍다. 카지는 스파이고, 세컨드 임팩트의 진실을 알아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네르프가 사도를 퇴치해야 한다. 그것이 신지를 초호기에 태우는 것과 방향이 일치했을 뿐이다.[13]

카지가 신지에게 완전히 관심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임팩트 이후 개판이 된 세계에서 부조리한 고통을 당하는 소년이라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낀 것 같다.[14] 하지만 인류보완계획에서 중요한 키인 초호기와 그 파일럿 신지에게 자기 의도를 투사하는 것이 자신의 목적과 일치하지 않았다면 카지가 신지에게 "조언"을 해 주었을지는 의문이다.[15][16]

신지에 대한 카지의 진의가 어떠했는지와는 별개로 아스카에게는 "성숙한 어른"이라는 말이 절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짓만 했다. 여성은 "강 건너의 존재"라고 규정하는 카지에게 아스카는 자신이 동질감을 느낄 수도 없고, 스파이로서 이용 가치도 없기에 철저한 무관심으로 방치했다.[17] 유언에서도 아스카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미사토는 자신이 아스카에게 못 할 짓을 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최소한 죄책감이라도 가졌는데 카지는 이 부분에서 옹호의 여지가 없다.

카지를 성숙한 어른이자 보호자로 해석하는 입장에서는 아스카가 자신에게 들이대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 신지와 이어주려 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실 이어주려고 한 것도 아니며, 무심하게 신지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한두 번 던져줬을 뿐이다. 그 내용은 모두 신지를 유능한 파일럿으로서 치켜세우는 것인데, 이것이 아스카에게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는지 카지는 알지도 못했고 굳이 알려는 의지도 없었다.[18]

카지가 아스카를 귀찮게 여길 뿐이고 그녀에 대해 인간적 연민(신지에게는 느끼는)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정황은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가기엘전 전날 밤 항공모함 장면에서 아스카가 "미사토는 카지 씨 전에 내 담당"이라고 카지가 미사토를 모르고 있는 것을 전제하고 이야기하는데, 미사토의 전 남자친구였던 카지는 미사토와 아는 사이라고 충분히 정정해 줄 수 있지만 그것 한마디 해주는 것조차 귀찮다는 듯 삼백안을 뜨고 하늘만 쳐다볼 뿐이다. 카지가 작중에서 아스카에게 제대로 해 주는 건 진짜 아무것도 없다.

3.3. 그 외[편집]


  • 살아만 있었다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었을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허언이 아니다. 그가 인간적으로 성숙했는지 문제와는 별개로, 작중에서 유일하게 "진실"을 파헤치는 지능파 탐정의 포지션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 작품이나 장르가 달랐다면 주인공 포지션이었을 인물이다. 카지 퇴장 이후로는 세계의 비밀의 존재조차 모르거나(칠드런들과 일반 네르프 직원들), 능력과 운신의 부족으로 카지가 남겨놓은 데이터에만 의존하거나(미사토), 그 본인들이 진실을 숨기는 입장(제레, 겐도, 후유츠키, 리츠코)인 인물들만 남아서 진실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시청자뿐 아니라 작중 인물들에게마저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레리엘전 이래로 슬금슬금 하향 곡선을 타던 작중 분위기는 그의 죽음을 변곡점으로 파국을 향해 수직 낙하하기 시작한다. 또한 실제로 카지의 생존이 좀 더 길어진 신극장판에서는 빌레 결성에 관여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 <2015: 카지 료지의 마지막 해> 라는 그가 들고 다닌 메모지들, 찍은 사진 등을 모아놓은 설정집이 있다. 그 내용의 일부를 들자면 마트리엘이 출연한 화에서 일어난 도시의 대정전 사태는 카지가 일으킨 걸로 밝혀진다. 실행한 범인은 카지지만 뒤에서 대정전을 일으키라고 시킨 자들은 제레라고 한다. 또한 여기서 한국, 이란, 베트남, 포클랜드 등지에서 전쟁을 겪었다고 하는데, 세컨드 임팩트 이후의 3차 대전 와중에 한국도 전쟁터가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해수면 20미터 상승으로 인해 평양과 서울이 수몰되기까지 했으니 에바 세계관에서 한국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듯하다.[19]

  • 원작 TV판에선 직접적으로 살해당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고, 총성이 울리는 표현을 통해 살해당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이 때문에 생존설이 한때 돌았으나 안노 히데아키는 인터뷰에서 "죽은 거 맞다"라고 발언해 일축했고, 이후 리뉴얼판에서 관련 묘사[20]가 추가되었다.


  • 캔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카지가 죽은 뒤 미사토도 캔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 러브히나의 등장인물 세타 노리야스의 모티브가 된 캐릭터이기도 하다.[21]


4. 파생 작품의 행적[편집]



4.1. 코믹스판[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카지 료지/만화판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만화판에서는 캐릭터성이 크게 변해 신지를 회유하려는 겐도에 대해 단호하게 그를 뿌리칠 것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전형적인 성인 후원자처럼 행동한다.[22] TVA, 만화판 신극장판의 캐릭터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좋은 조언자, 좋은 형 카지"는 사실 원작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이 만화판 카지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4.2. 신세기 에반게리온 ANIMA[편집]


파일:ANIMA_Section_2_Chapter_2.png

스토리 자체가 극장판 25화에서 이이지는 거라서 사망했는가 싶더니 2009년 10월호에서 살아있다고 나왔다. TV판에서 생사 여부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을 이용해서 실은 살아있었다로 처리한 듯.

일러스트에서는 머리 모양이 신지와는 반대로 단발이 되고 턱수염에 양눈이 손상된 건지 킬 로렌츠 위원장 쓰는 바이저를 들고 있었다(눈동자 색이나 형태가 원판과 심하게 차이 난다.). 일단 현재 아이다 켄스케와 같이 제레의 잔당들을 찾기 위해 세계를 돌고 있다는 듯...이었는데 알고 보니 제레 잔당들이 살려내서 꼭두각시로 개조 내지는 세뇌 처리를 한 상태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후 네르프의 뒤통수를 친다. 그 와중에 켄스케는 한 팔이 소금 결정화돼서 박살 나는 사고까지 발생.


4.3. 이카리 신지 육성계획(만화)[편집]


미사토와 같이 학교 선생님이고 매번 미사토와 내기를 해서 돈이나 식사를 뜯기거나 뜯어내는 관계. 담당 과목은 체육이고, 주인공들(2학년 A반)의 옆 반인 2학년 B반의 담임이다.


4.4. 에반게리온 신극장판[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카지 료지/신극장판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4.5. 슈퍼로봇대전 시리즈[편집]


이상하게 슈로대에선 대우가 안 좋다.

슈퍼로봇대전 F 마지막엔 이카리 겐도와 같이 자폭해서 사망한다. 원작을 생각하면 이게 무슨스러운 전개. 일단 이 작품에서만 수박밭이 언급된다. 심지어 솔로쉽 안에서 수박을 키울 생각을 했다.

슈퍼로봇대전 알파에서는 신지 플래그를 만족시켰을 경우 하란 반죠가 그가 해야 할 '신지의 조언자, 좋은 형' 역을 대신해 버리면서 비중이 팍 줄어버렸다.[23] 그것만 해도 불쌍한데 제3차 슈퍼로봇대전 알파에선 이미 암살된 걸로 나온다.

그나마 슈퍼로봇대전 MX에선 엔딩까지 살아남으며 미사토에게 '8년 전에 하지 못한 말'을 드디어 하기로 마음 먹는 해피엔딩이 되었다. 또한 비슷한 포지션의 캐릭터인 라제폰의 후타가미 죠지와 자주 대화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공유했다.


5. 2차 창작에서[편집]


※ 이하는 가이낙스 공식 작품이 아닌 동인 작품의 해설입니다.

Re-take에선 제레의 암살자에게 죽기 직전 자빠진 초호기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이후 미사토와 함께 제레 잔당 토벌군에 지원한다. 그 일이 끝나고 돌아온 다음 결혼하기로 약속했다고.

에바 관련 팬픽 중 2nd RING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제네시스 Q에선 왠지 학교 수위 비슷한 걸로 등장이지만 실제로는 뒷세계 최고의 실력자란 설정으로 등장. 또 다른 유명 팬픽인 2nd RING에서는 신지의 온갖, 신지 본인 피셜로도 어거지인 부탁까지도 다 들어주고 해결하는 먼치킨급 능력자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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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유츠키 코조, 아오바 시게루와 중복.[2] 대위에 해당한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에서는 수석감찰관으로 직급이 올라갔다. 에반게리온: 파에서 후유츠키 코조가 직접 언급한다.[3] 이카리()와 로쿠분기(육분의)와 비슷하다.[4] 이 역시 왜 그랬는지는 애니에선 명확하지 않은데 만화에서는 '네르프 쪽이 내가 원하는 진실에 가까운 것 같아서'라고 해명한다. 그러니까 아는 것이 너무 많으니 입막음을 당한 거다.[5]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녀의 나쁜 잠버릇, 여전하니?"라고 신지에게 물어봤고 다들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미사토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미사토의 잠버릇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6] 성기 또는 항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미사토가 "싫어! 이상한 거 넣지 마!"라고 한 다음에 캡슐이 화면에 보였으니까. 다만, 자세가 여성상위로 추정되기 때문에 정황상 입에 넣으려고 했던 것이 유력하다. 에반게리온: 서 게임에서는 술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키스하면서 입으로 넣는다.[7] 제르엘전에서 신지는 에바 파일럿을 그만뒀지만, 카지의 조언으로 다시 에바 파일럿이 되고 결국 초호기를 각성시키는 데 역할을 해줬다.[8] 한국어로 의역하자면, 이름으로 부르는 "미사토 상"은 "미사토 누나", 성으로 부르는 "카지 상"은 "카지 아저씨" 정도의 느낌이다.[9] 신극장판에서는 카지가 데이트하지 않겠냐고 묻자 신지가 남자라며 거절하지만, 카지가 사랑은 성별에 관계없다며 키스를 할 뻔한 장난을 하는 개그 씬으로 바뀐다.[10] 카지와 미사토가 애인이었다는 것 이전에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조차 몰랐다.[11] 그리고 이건 단순한 피해망상이 아니고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신지의 기체인 초호기에는 예정된 궁극적 역할이 있기 때문에, 아스카와 이호기가 전력으로서나 어른들에게 갖는 의미로서나 신지와 초호기를 뛰어넘는 것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 이런 진실을 애초부터 알고 있던 겐도, 제레, 리츠코, 그리고 진실만이 목적이었던 카지 등 어른들에게 아스카는 아무리 노력을 해 봤자 도구 취급밖에 받을 수 없었다. 이런 아스카에게 그나마 죄책감이라도 가진 사람은 진실을 가장 늦게 알게 된 미사토뿐이다.[12] 즉, 카지가 신지와 아스카를 차별 대우 한 것은 본질적으로 겐도제레가 초호기-신지와 이호기-아스카를 차별 대우 한 것과 이유가 똑같다.[13] 실제로 제르엘전 이후 신지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기는커녕 주변인들이 하나둘씩 몰락하면서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된다.[14] 설정집인 "카지 료지의 마지막 해"를 보면 신지가 자신에게서 무언가 답을 찾는데 자신은 가르쳐 줄 방법이 없다고 한탄하는 내용이 있다. 자신은 수박에 물 주는 것밖에 할 수 없으니 신지가 알아서 길을 찾으리라고 기대한다고 그러는데, 거창하게 포장했지만 결국은 자기가 적극적으로 신지를 도와줄 방법을 찾아줄 의지는 전혀 없다는 소리다.[15] 건담의 크와트로 바지나카미유 비단의 관계와도 비슷한데, 어른 쪽이 아이에게 자기 의도를 투영해서 구체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다가 실종되어 버린 것, 아이 쪽은 부조리한 폭력에 끊임없이 노출된 끝에 정신이 붕괴된 것까지 비슷하다. 그런데 크와트로(샤아)는 글러먹은 어른의 표상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16] 물론 이것이 카지가 겐도 같은 악인이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 역시 미사토나 리츠코처럼 불완전한 어른이었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크와트로 역시 역샤에서의 올백 샤아처럼 완전히 구제불능의 메갈로마니악은 아니었다.[17] 아스카와 이호기는 세계의 내밀한 진실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사도 퇴치용으로 개발되고 훈련되었다. 아스카에게 관심을 가져 봤자 이쪽으로 뽑아낼 정보가 없다. 이 사실은 어떻게든 자신의 쓸모와 살아갈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아득바득 싸우는 아스카를 극 중 내내 영고라인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18] 아스카는 친모의 자살과 부친의 재혼으로 인해 파일럿 후보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생존을 보장받지 못하는 위태로운 유년기를 보냈다. 때문에 그녀의 에바 파일럿으로서의 자의식은 단순한 자부심 그 이상의 것으로서 자신의 실존적 존재 가치와 결부되어 있는 것인데, 아무런 훈련도 없이 에바를 움직이고 사도전에서 먼저 실적을 쌓은 신지는 그 존재 자체가 자신의 실존에 대한 위협이고 끊임없는 스트레스 요인이었다.[19] 근데 사실 20m 상승이면 서울과 수도권 자체는 수몰이 안된다. 정확히는 마포구 일부, 영등포구, 성동구, 김포공항 지역이 침수되고. 이 부분도 김포공항 쪽만 제외하면 육지 사이가 비교적 가깝고 수심도 얕기 때문에 혼란과 급박한 상황이 안정 되었다면 에반게리온 세계관의 현실 그 이상의 토목 건축수준, 각종 기술력들을 통해 간척과 방벽 건설로 복구 와 재건이 가능 할 것이다. 오히려 인천이 산간 지역 제외하고 다수가 수몰 되거나 면적이 줄어들어서 서울은 바다와 쫌더 가깝게 접하는 수도로 변하는 수준, 이와 반대로 평양은 중심부 일부 제외하고는 핵심 지역들 다수가 침몰당한다.[20] 24화에서 신지가 아스카와 말싸움하다가 카지는 더이상 없다고 말하는 장면[21] 물론 세타 노리야스의 모티브만 되었지 세타는 카지보다 훨씬 제대로 된 인물이다. 자기 여자에 대한 책임, 실연한 나루를 케이타로와 이어준 것, 케이타로에게 그가 가야 할 길을 찾도록 도운 것 등 모든 면에서 제대로 된 어른인 카지 료지이며 특히 아스카에 대한 애프터케어를 확실하게 한 카지 료지이기도 하다.[22] 만화판의 작가인 사다모토 요시유키는 에바 제작 당시 캐릭터 디자인에만 관련했을 뿐인지라 에반게리온 캐릭터들의 성격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생활고에 시달려 만화판을 내야 했으니 불쌍히 여긴 안노가 각본가들이 공유하던 배경 설정과 완성된 각본을 주었는데, 원작 각본에서 어려운 부분은 다 쳐내고 다면적인 캐릭터성을 자신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화하고 전형화시켰다. 그렇지만 이 만화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는데, 만화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의 배경 설정을 안노에게 받아서 몽땅 공개해 버렸기 때문에 숨겨져 있던 배경이 다 드러나 버린 것이다. 덕분에 애니판의 묘사들을 완전히 해석하는 게 가능해졌다. 팬들에겐 만화판이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의 사해문서 격인 것이다.[23] 신지 플래그를 하나도 세우지 않고 다 피해왔다면 '남자의 싸움' 시나리오에서 하란 반죠 대신 원작대로 신지한데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