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룸 크루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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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룸 크루어히 우상 '킬리클루긴석'의 복제품. 출처

게일어: Crom Cruach[ˈkɾˠʊmˠ ˈkɾˠuəx]크룸 크루어흐
고대 게일어: Crom Crúaich [ˈkɾˠʊmˠ ˈkɾˠuːəç]크룸 크루어히

아일랜드 신화의 신적 존재. 켄 크루어흐(Cenn Cruach), 또는 크룸 두(Crom Dubh)라고도 한다.

1. 어원
2. 출전
3. 드래곤인가?
4. 대중 문화
4.1. 마비노기
4.3. 11eyes에서의 크로우 크루아흐


1. 어원[편집]


크룸(crom)은 '뒤틀린', '구부러진'이라는 뜻이다. 켄(Cenn)은 '머리'라는 뜻이다. '크루어흐(Cruach)'[1]는 형용사로는 '피투성이, 피칠갑의', 명사로는 '언덕, 무더기'라는 뜻이다. 두(Dubh)는 '검은색', '어둠'이라는 뜻이다.투어허 데 다넌에 속하는 사신 과 같은 어원이다.조합해 보면 '피투성이의 뒤틀린 존재', '뒤틀린 언덕', '언덕 위 뒤틀린 존재', '피투성이 머리', '언덕 위 머리', '뒤틀린 어두운 존재', '뒤틀린 어둠'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07년에 그린 성 파트리치오 관련 그림#을 보면 눈과 입이 달린 나무둥치 같은 모습이다.

판타지 라이브러리 제2권 켈트북구의 신들 때문에 크로우 크루아흐라는 표기가 퍼져 있었는데, 고대 아일랜드어에서 모음 뒤의 m을 우로 발음하는 규칙[2]이 있기 때문에 크로우라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는 크룸이 맞고, 일본어 위키백과에서조차 현재는 크롬 크루아하(クロム・クルアハ)라고 표기했다.


2. 출전[편집]


에린 침략의 서』의 내용에 따르면 밀레시안아르드리로서 제8대 아르드리인 티게른마스[3]서우인 전날에 크롬 크루어히를 숭배하는 제례를 올리다가 백성들 중 4분의 3과 함께 원인 불명의 죽음을 당했다. 이후 7년간 왕위가 궐위였다. 크롬 크루어히는 투어허 데 다넌 시대까지는 아무 언급이 없다가,[4] 밀레시안이 도래한 이후(에레원이 아르드리였을 때)부터 숭배받았다. 이로 미루어 보아 밀레시안이 에린 땅에 건너오기 전부터 섬기던 신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다만 애초에 밀레시안이 투어허 데 다넌을 격파했다는 이야기는 가톨릭 전래 이후에 생겼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현존하는 기록 중에 함께 언급된 부분이 없을 뿐이고 원래는 함께 숭배되었을 수도 있다.

12세기 문헌 『라긴의 서』에 실린 딘센허스(지명전설)에 크룸 크루어히의 우상을 묘사했다. 찰스 스콰이어의 『켈트 신화와 전설』에서는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이곳에
역전의 용사의 위대한 우상
크룸 크루어히(Crom Cruach)가 있어
모든 부족들은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노라.
서글픈 악이여!
게일의 용사들은 그를 숭상하고
공물을 바쳐야만
모진 세상에서 흡족한 몫을 차지할 수 있었노라.
그는 부족들의 신이었다.
해묵어 시들은 크룸이
일찍이 전율케 했던 백성들은
영원한 왕국을 얻지 못하리라
그를 위해
주민들은 가엾은 자손들을
울부짖으며 죽여
크롬 크루어히 주변에 뿌렸노라.
우유와 곡식을
3분의 1의 풋풋한 자식의 생명의 대가로
백성들은 요구했노라.
그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막심하였기에.
그의 앞에서
용맹한 게일인들은 엎드려 경배했노라.
무수한 살육으로 올린 경배로
이 들은 '마 슬레흐트'(Magh Slécht, 예배의 들판)라 불렸노라.
그들은 악을 범하였노라.
손뼉을 치고 몸통을 두드리며
그들은 자기를 사로잡은 악귀에게 울부짖으며
억수 같은 눈물을 쏟았노라.
크룸 크루어히 주변에서
무리들은 엎드렸노라.
크룸이 그들을 죽음과 같은 치욕으로 몰았노라.
그들의 이름은 고귀한 들판에 남아 있노라.
그들 대열 속에
열두 개의 돌 형상이 서있노라.
무리들을 감쪽같이 속이기 위해
크룸의 형체는 금으로 만들었노라.
은총으로 통치한
고귀한 헤리몬(Herimon)의 시대 이후로
마하(Macha)의 패트릭이 당도할 때까지
사람들은 돌을 숭앙했노라.
그곳에 있던 무력한 우상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는 망설임 없이
철퇴로 쳐부수었노라.

9세기와 12세기에 쓰인 성 파트리치오 전기에 따르면 파트리치오가 주교의 목장(牧杖)[5]으로 우상을 두들겨 패자, 중앙의 금칠된 우상은 뒤로 넘어져 버리고 주변의 열두 우상은 아예 땅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파트리치오 본인이 남긴 저술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찾을 수 없고, 파트리치오가 살던 시대와 비교적 가까운 7세기에 쓰인 파트리치오 전기에서도 관련 언급이 없다. 하지만 5세기에 기독교가 전래되기 이전까지 아일랜드 땅에서 게일인들이 믿은 드루이드교에서 '크룸 크루어히'라는 인신공양을 요구하는 신이 최고신이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 신앙이 가톨릭과 경쟁하다 패배했는데, 수백 년 뒤에 성 파트리치오의 신기로 게일인들이 단숨에 개종했다는 식으로 갖다 붙였다는 것.[6]

1921년 캐번 주에서 크룸 크루어히의 우상으로 추정되는 돌이 발굴되었다. 본 문서 상단에 있는 이미지가 그것을 복제한 것이다.

성 파트리치오와 크룸 크루어히의 대결은 루 라와더발로르의 대결 이야기를 가톨릭적으로 바꾼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3. 드래곤인가?[편집]


판타지 라이브러리 제2권 켈트북구의 신들 때문에 크로우 크루아흐라는 신격이 죽음의 세계(?)에서 소환된 드래곤 내지 거대한 이라는 설정이 한국과 일본에는 널리 퍼졌다. 아주 근거가 없는 낭설은 아닌 것이 1895년 Journal of the Cork Historical and Archaeological Society의 논문에도 serpent라 해석한 사례가 있고 1905년의 서적에도 Worm이라 적혀 있긴 하다.#

애초에 판타지 라이브러리는 신화학 책이 아니라 TRPG 매니아들이 판타지물에 나오는 소재들을 해설한 책이었다. 집필자가 어떤 자료를 보고 드래곤의 이미지를 강조하게 되었는지는 현시점에서는 알 수 없지만, 80년대 후반은 일본에 크툴루 신화 TRPG가 소개된 시기이기도 하므로 크툴루 신화의 내용을 많이 참고했을 가능성도 있다. 후속 연구는 없지만 약 100년 전에 크룸 크루어히를 용 내지는 뱀으로 해석하는 연구가 있었던 건 사실이니 어떻게 관련 문헌을 접해서 그걸 기준으로 썼을 수도 있다.

다만 켈트 신화 원전에서 드래곤으로 묘사된 적이 없는 건 확실하며, 드래곤 이미지로 나오는 작품들은 대부분 판타지 라이브러리에서 유포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켈트 미술에서 종종 나오는 양머리의 뱀(드래곤)을 크로우 크루아흐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4. 대중 문화[편집]


바다의 노래 제작진이 이전에 만든 <켈스의 비밀>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도 보스급 인물로 등장한다. 인간 소년인 주인공 '브랜던'의 친구인 요정 '애슐링(Aisling)'[7][8]의 부모와 애슐링을 제외한 일족 전체를 멸망시킨 무서운 괴물로, 그녀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거의 보여주지 않던 애슐링이 해골같은 기괴한 몰골로 "크롬...!"이라고 외치며 덜덜 떨 정도. 브랜던의 스승 아이든이 '크롬 크루아크의 눈'이 필요하다며 부탁하자, 애슐링의 도움[9][10]으로 그가 있는 심연 속으로 내려가 크롬 크루아크와 대면한다. 눈이 보석으로 되어 있는[11] 거대한 풍선장어, 혹은 산갈치를 닮은 모습. 브랜던과 결투를 벌이다 그가 가진 분필의 힘에 의해 스스로의 꼬리를 계속해서 잡아먹는 상태[12]로 봉인당하고 눈을 뽑힌다.

카카오 페이지 소설 <나이트 언더 하트>에 제 8사도로 등장한다.

아일랜드의 메탈 밴드 Cruachan은 이 신에 대한 노래인 Blood for the Blood God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목 자체는 워해머 시리즈의 신적 존재인 코른에서 영감을 얻은 듯 하나, 워해머의 코른 역시도 크룸 크루어히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에 결국 모델 자체는 같다.

아래의 항목들은 모두 판타지 라이브러리에서 유포된 내용들을 담습하고 있다.[13]

4.1. 마비노기[편집]


크로우 크루아흐(마비노기) 문서 참조.


4.2. 마비노기 영웅전[편집]


해당 문서 참조.


4.3. 11eyes에서의 크로우 크루아흐[편집]


아바리티아 3번 항목 참조.


4.4. 하이스쿨 D×D의 등장 드래곤[편집]


크로우 크루아흐(하이스쿨 D×D) 항목 참조.


4.5. 데블파이터[편집]


27화에서 데모고르곤의 부하로 등장했는데, 더빙판에선 이름이 왕발톱으로 개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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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어(古語)로는 Crúaich.[2] 현대 아일랜드어에서는 뒤에 h가 붙어 부드러운 소리(연음軟音)가 된 m만 넓은 모음(a, o, u)과 인접했을 때 그렇게 발음한다(예: Mhaidin[와던\]\).[3] 투어허 데 다넌을 몰아낸 에베르 핀, 에레원 형제 중 에레원의 증손자.[4] 누아다발로르에게 죽었다. 누아다를 죽인 자가 '크로우 크루아흐'라는 것 역시 판타지 라이브러리 외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이다.[5] 라틴어로는 baculus, 영어로는 Crosier라고 부른다. 가톨릭이나 정교회의 주교가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들을 사목(司牧)한다는 뜻으로 짚는 지팡이인데, 주교 권위의 상징으로도 쓰인다.[6] 한국의 이차돈 설화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한다.[7] 철자 때문에 '아이슬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올바른 발음은 '애슐링'이다.[8] 프리퀄 코믹스의 페이지를 보면 애슐링과 그 가족은 보통 요정이 아니라 투어허 데 다넌이다.[9] 크롬이 봉인된 유적의 입구에서 바위를 받친 채 브랜던이 돌아올 때까지 버텼다. 입구를 여는 동안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었고, 이후 유일하게 등장했을 때에 늑대의 모습으로만 등장한 것을 보면, 애슐링은 이 때를 기점으로 인간의 모습을 유지할 힘을 잃었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만류를 어기고 크롬과 대면한 브랜던에게 실망했거나.[10] 여담으로 애슐링은 이후 주인공이 북구인(바이킹)들에게 몰렸을 때 늑대로 변신해 물리쳐주었다. 따라서 애슐링(요정) < 크롬 크루어히 < 브랜던(인간) < 바이킹(인간) < 애슐링(요정) 이라는 파워 밸런스가 성립.[11] 이 눈은 켈스의 비밀에서 언급되는 추기경과 서기들에겐 가장 귀중한 보물인 콜룸킬의 눈인데 진딧물의 날개막까지 볼 수 있다는 신비한 보석으로, 영롱한 빛을 발하는 돋보기(...)이다. 기록을 하는 그들로서는 그 어떠한 것드로 세밀히 작성해야 하는만큼 진기한 보물인데, 작중 그 눈의 주인이 바로 크롬 크루어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한쪽 눈이 뽑혀 있었고 이후 주인공인 브랜던에게 남은 눈마저 뽑히게 된다.[12] 이 모습은 서양의 신비주의에서 많이 언급되는 우로보로스의 모습이기도 하다.[스포일러] 킬리클루긴석과 외형이 비슷한 둥그스름한 거대 바위가 그렇다. 그 주변을 지평선까지 감싼 사람 키를 웃도는 빽빽한 풀숲은 시공간이 뒤틀려 끝도 없이 헤매게 만들며 바위에는 인신공양을 의미하는 고대 그림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배경은 미국...[13] 의외로 넷플릭스 영화 '높은 풀 속에서((In The Tall Grass 2019)'에 나온 소재들[스포일러]이 크룸 크루어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원작은 스티븐 킹. 영화 자체는 취향만 맞는다면 볼만한 미스터리 호러물로 플롯은 원작자가 원작자이니만큼 괜찮지만 연출이 좀 뻔해서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