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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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미
2. 상세 설명
2.1. 논쟁
2.2. 득점권 타율
2.3. 팀 타격과 현실의 괴리



1. 의미[편집]


영어의 'Clutch'라는 말 뜻 그대로 찬스를 단단히 붙잡고 놓치지 않는 타자, 즉 해결사를 말한다. 주로 득점권(2, 3루)에 주자가 가 있을 때 안타를 치거나 중요한 순간에 홈런이나 장타를 날려 준다고 사람들에게 널리 여겨지는 타자를 의미한다.

2. 상세 설명[편집]


클러치 히터로 대다수에게 인정받는 타자로는 MLB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빗 오티즈있었고,[1]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치퍼 존스, 그리고 나이가 지긋하거나 덕심이 높은 MLB팬들에게는 레지 잭슨[2]있었다. 한국에서는 '해결사' 한대화가 유명하다. 유한준도 스탯상 그러하다. 약간 특이한 사례로는 두산 베어스고영민을 포함시킬 수도 있다. 자세한 설명은 각 항목 참조.

클러치 히터에게는 타점과 관계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는 타점을 내는 상황, 타점의 가치 등을 비롯해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스탯으로는 득점권 타율[3]이나 타점이 있다. 그러나 득점권 타율은 표본의 부족으로 신뢰성이 약하고, 타점은 타자 본인의 타격 능력보다 이미 진출한 주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4] 그래서 최근 미국의 세이버메트리션 등 전문가들, 특히 소위 말하는 '머니볼'의 주창자들 중 일부는 '클러치 히터는 없다'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그 중에서도 일부는 클러치 히터의 성향을 가진 선수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득점권 타율은 스탯 회귀 법칙의 대표적인 근거 사례로 이용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득점권 타율이 일시적으로 평균적인 타격 능력보다 앞설 수 있지만 경기 수가 많아지면서 표본이 확대되면 결국 본인의 평균적인 타격 능력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그 평균을 봐도, 주자 있을때가 주자 없을때보다 타/출/장이 OPS 0.02정도 높다. 득점권으로 가면 더 올라가지만 그래봐야 0.02수준의 차이를 벗어나진 않는다.

표본이 늘어날 때 본인의 스탯으로 돌아가는 근본적 원인은, 스탯을 추출할 때 표본을 잘못 선택했다는 뜻이다. 타율을 계산할 때는 타석에 섰을 때 전체를 놓고 계산하는데, 득점권 타율은 '주자 2루 이상인 타석'을 따로 선택해서 계산한 것이다. 결국 표본이 점점 늘어날수록 전체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추출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뜻하고, 득점권 타율이라는 스탯을 따로 고려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이다.

만약 어떤 선수가 A라는 광고가 나오는 날에는 4할을 치고 A가 나오지 않는 날에는 2할을 친다고 해 보자. 한 달, 두 달, 한 시즌 정도는 신기하게도 A라는 광고가 나오는 날의 타율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이것을 A-타율이라고 명명해서 스탯으로 정의한다고 쳐 보자. 이런 경향이 유지되는 단계에서는 뭐 A라는 광고의 광고주와 스폰 계약을 해서 그 때 치면 메리트가 걸려있다거나, 이면 합의가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가설을 세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표본이 쌓이게 되면, A가 나오는 날이나 나오지 않는 날이나 타율이 똑같아질 것이다. 상식적으로 광고가 나오고 안 나오고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리가 없고, 그냥 우연에 의해서 잠깐 그런 경향이 있었을 뿐이고 큰 수의 법칙이 작동하면 그것이 없어질 게 뻔하니까. 이러면 A-타율이라는 스탯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스탯이 스탯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실 예측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권의 교체가 일어난 것은 2번이고 총 대선은 18번 있었으므로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날 확률은 2/18이다" 라는 분석이 현실 예측 능력이 있는가? 통계, 데이터를 본다고 하는 사람들이 쉽게 현혹되는 부분인데, 이런 식의 기록은 그냥 일어난 '과거'의 사건을 다른 방식으로 기록했을 뿐이지 스탯이라고 할 수 없다.[5][6]

득타율은 본질적으로 이 A-타율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득점권에서는 타자의 집중력, 멘탈리티가 발휘되어, 시즌 전체의 타율과 비교했을 때 다른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는, '득점권 상황에서 투수는 온 힘을 발휘하여 타자를 제압하려고 들 것이기 때문에 시즌 전체의 타율과 비교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온다'라는 가설이 너무나 그럴듯하기에 다들 상식처럼 득타율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실제 통계적으로 검증했을 때 저 A-타율이나 득타율이나 실체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한 예로, 클러치히터로 유명한 데이빗 오티즈의 통산 커리어 타출장인 0.282-0.377-0.545과 RISP 0.298-0.403-0.526은 OPS로 볼 때 그에 대해 '찬스에 강하다'란 인식만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반대로 찬스에 약하다고 까이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2007년엔 RISP 0.333, 2009년엔 2할6푼대, 전체 커리어 RISP avg는 0.301로 커리어 타율과 큰 차이가 없다. 그나마 차이가 좀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게 매니 라미레즈로 0.313-0.411-0.591과 0.327-0.455-0.599정도이며[7] 수많은 선수 중 몇몇 사례가 나온다는 것은 결국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것이 대다수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연도별 득점권 타율때문인데, 실제로 득타율이 타율보다 높은 타자들도 매년 득타율-타율을 계산하면 뒤죽박죽이기 때문이다. 결론 :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한다[8]

다만 여기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타자가 KBO에 한 명 있으니 그가 바로 박용택. 통산 2504안타라는 KBO 역대 최다 안타를기록하며, 충분한 커리어를 쌓은 타자임에도 통산 타율과 클러치 상황 타율의 차이가 5푼 가까이 난다. 심지어 두 시즌이나 득점권 타율 4할을 달성한 바 있다. 거기다가 본인 스스로도 "득점권과 비득점권, 득점권에서도 주자 2루와 주자 3루 상황의 타격 메카니즘을 다르게 가져간다."고 자신감있게 발언하며 스스로 클리치히터로 자부하고 있다. 또한 타점 능력도 본인의 타격 능력도 능력이지만 누상에 얼마나 주자가 있으냐, 즉 팀의 전력과 관계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현대 야구 이론에서는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대표성 외에 그다지 유용한 스탯으로 보지는 않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3년 한화 이글스김태균은 WRC+ 156.4를 기록한 강타자였지만, 타점은 고작 52점에 그쳤다. 일단 김태균 앞에 주자가 없으니... [9]

2009시즌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40홈런을 쳤지만 타점은 고작 99점에 불과하다. 그리고 조금 극단적인 예로 배리 본즈의 2003-2004시즌의 45홈런-90타점 ,45홈런-101타점이 있다. 물론 이는 본즈의 포스에 쫄은 투수들이 볼넷을 많이 내어준 것이 더 크다(...)반대로, 리그는 다르지만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바비 아브레유는 홈런수는 15개이지만 타점은 100점이 넘을 정도이다. 이 점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으로 고평가 된 선수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외야수 조 카터.

그러나 무조건 득점권 상황과 비득점권 상황이 완전히 똑같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득점권과 비득점권의 타격 상황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유발한다고 조금이나마 인정받는 유일한 것은, '투수가 피해가는 피칭을 한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리그에서 쟁쟁한 명성을 떨치는 타자들의 경우 득점권 타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 경우 살펴보면 오히려 볼넷률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볼넷을 주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극단적으로 존 바깥을 공략하는 투구를 할 경우 타율 자체를 낮출 수 있긴 하다. 이 밑에 깔려 있는 이론은 득점권, 비득점권을 따지는 이론이라기보다는 사실 고의사구에 가깝다.

또 클러치 히터라는 것은 단순히 수치상의 타점이나 득점권과 비득점권 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한방 역시 뜻하기도 하다. 10-1로 지고 있는 상황 9회말 2사에서 솔로홈런으로 10-2가 되는 것과 9회말 2사 동점 접전 상황에서의 끝내기 홈런이 과연 같게 느껴질까? 또한 이미 정규 시즌 우승이 확정된 뒤 남은 잔여 경기와 결승전 마지막 경기의 차이는? 이걸 인정하는 측도 안 하는 측도 논쟁에서 물러나긴 힘들다.

또한 득점권과 비득점권은 그렇다 하더라도, 점수 차가 얼마나 나냐에 따라서는 로스터 상 어쩔 수 없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서 거의 승부가 갈리면 투수들은 패전처리 투수같은 실력이 떨어지는 투수가 나오는 반면 타자들은 대부분 주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확실한 차이가 있다. 투수는 매일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없기 때문에 감독과 코치들은 접전이 아닐 때까지 에이스 투수들을 낭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실력이 떨어지는 패전처리 투수들을 상대로 강약약강인 타자들이 뻥뻥 쳐대서 WAR과 같은 전체적인 스탯이 엄청나게 뻥튀기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타자들은 점수 차이가 클 때 스탯관리만 하고 정작 접전에선 못한다고 까이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논쟁으로 투수의 위기 관리 능력 논쟁이 있는데, 이는 부정론이 대세인 타자의 클러치 논쟁처럼 마냥 부정하기는 어렵다. 물론 최고의 위기 관리는 아예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지만 아무리 최고의 투수라도 위기상황을 한 두번쯤은 맞이하게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주자가 나간 상황과 주자가 없는 상황은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배짱이나 멘탈 같은 심리적인 요소들을 제쳐두더라도 실제로 투수는 주자가 나가면 도루를 막기 위해 와인드업을 생략한 세트 포지션으로 던져야 한다던가, 득점을 막기 위해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거나, 병살을 위해 땅볼을 유도해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리고 애초에 투수들, 특히 선발투수들은 육체적인 한계로 인해 모든 상황에서 전력을 다 하는 대신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 즉 자주자가 없을 때나 점수 차가 클 때는 적당한 힘으로 던지다 접전이나 위기 상황에서는 전력투구를 하는 식. 이건 세이버고 전통론자이고를 떠나서 그냥 상식이다. 타자들이 모든 타석에서 전력을 다 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럭저럭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만, 선발투수에게 1구부터 100구까지 모두 전력투구해서 위기를 만들지 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두산 김태형감독?? 포스트시즌은 단기전 특성상 완급조절 없이 1구부터 전력투구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것 또한 큰 경기에서 유달리 강한 투수들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정 상황에 따른 피칭(이른바 situatioal pitching) - 소프트 땅볼 유도능력, 병살 상황에서의 땅볼 유도 능력 등 - 은 엄연히 투수의 스킬이고, 이걸 부정하는 세이버매트리션은 없다. 예를 들어 콜 해멀스는 비 병살 상황과 비교했을 때 병살 상황에서 땅볼 비율이 6%p 높아진다. 톰 글래빈은 득점권 상황에서 1루 베이스가 비어있을 때 의도적으로 1루 베이스를 채우려는 듯한 피해가는 피칭을 하며, 이 때 피출루율이 4할이 넘는다. 물론 1루 베이스가 차면 언제 그랬냐는 듯 타이트한 제구로 돌아온다. 괜히 SIERA(Skill-Interactive ERA)가 나왔겠는가? 땅안없 같은 한물간 농담은 이제 그만 넣어둘 때도 됐다.

SIERASituational Pitching에 관한 글
제임스 실즈의 상황별 투구[10]

물론 일부 뛰어난 투수들만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세이버메트리션들도 이런 능력을 가진 투수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큰 경우가 종종 있다.
  • 상황별 OPS
투수
주자가 없을 때
주자가 있을 때
OPS 차이
리키 놀라스코
.749
.790
.041
데릭 로
.684
.745
.061
호세 리마
.790
.862
.072
호세 콘트레라스
.710
.773
.063
콜 해멀스
.688
.679
-.009
요한 산타나
.660
.643
-.013
페드로 마르티네즈
.616
.607
-.009
그렉 매덕스
.619
.698
.079
놀란 라이언
.577
.645
.068

다만 2005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이마오카 마코토.279의 타율에 29홈런 147타점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이 시즌 이 기록이 상당히 비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비율스탯이 평범했다는 거고 둘째는 주자가 많을수록 타율이 더 올라가서였다. 주자가 한 명도 없을 때 이마오카 마코토의 타율은 .225였는데 주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기본 2할 7푼, 만루시에는 25타수 15안타 6할 49타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썼다. 다만 그 시즌 이후로 이마오카는 급격히 몰락했다.

2.1. 논쟁[편집]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클러치 히터 논란이 지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이유는 역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11] 실제로 세이버메트리션들이 거세게 주장했었던 DIPS 개념은 그 근본인 투수 BABIP가 논파[12]되면서 완전히 동력을 잃고 사장되었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은 '클러치 히팅 상태에서의 중압감을 견딜 수 없는 자는 애초에 프로 선수가 될 수 없다. 프로무대 첫 타석의 중압감을 견딜 수 없는 선수가 어떻게 프로 선수가 되겠는가'라고 주장하는데, 선수가 느끼는 중압감의 정도가 획일적으로 동일하다는 발상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클러치 히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새가슴도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포스트 시즌 선발 9연패를 기록 중인 데이비드 프라이스도 결국 운이 나쁠 뿐, 표본이 커지면 포스트 시즌 성적도 본인의 기록으로 수렴할 것이다는 주장이 되는데... 애초에 그렇게 표본이 많은 경기라면 중압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월드시리즈에서의 중압감과 시즌 중 한 경기의 중압감이 동일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13]

또한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 경험이 아예 없거나 거의 없었던 2008년 롯데 자이언츠, 2013년 LG 트윈스, 2014년 NC 다이노스, 2020년 KT 위즈와 같은 팀들은 대부분은 상대 팀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더 우위에 있었음에도 모두 패배하였다. 특히 LG 트윈스의 경우 2013년의 패배를 경험으로 삼아 다음 해에 경험이 거의 없는 비슷한 상황이었고 전력이 더 우위에 있던 NC를 압살해버렸다. 물론 이후 LG 트윈스는 누가봐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이 되었음에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탈락, 그리고 한번의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가을 바보가 되었다. 심지어 가장 최근 2년간의 포스트시즌 패배는 모두 피업셋…

포스트 시즌 성적이 뛰어난 저스틴 벌랜더존 레스터, 매디슨 범가너 같은 투수와 포스트 시즌 선발 9연패 중인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아무런 차이가 없고, 결국 표본이 커지면 자신의 평균 성적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수긍할 사람이 몇이나 되려는지... 빅게임 피처니 새가슴이니 큰 경기에 약하다라는 주장은 모두 근거없고 '그냥 야구 잘하는 놈이 잘한다'는 주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처럼 논리적 근거가 명확해도 상식적이지 않아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경우가 있다. '찬스에 강한 타자를 판별하는 지표는 없다'는 것과 '찬스에 강한 타자란 없다'는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14]

위기 관리 능력이란 것도 유사한데, 애초에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는 논점에는 동의하지만 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 경우란 없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이상할 수도 있고, 바가지 안타가 나올 수도 있다. 어찌됐건 본의아니게 위기 상황이 찾아왔을때 현명하게 넘기는 것도 투수의 능력이다. 모조리 싸잡아서 클러치 히터란 없다거나 투수의 위기 관리 능력이란 허상이다라고 주장하려면 BABIP을 투수가 통제 할 수 없다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삼진이 아니라면 인플레이 볼이 안타가 될지 여부는 모두 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급 투수나 땅볼 투수가 BABIP 통제 능력이 있다면서 땅볼로 병살타를 유도하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2.2. 득점권 타율[편집]


세이버메트리션에게 계속 비판받지만 득점권 타율이란 지표가 여전히 쓰이는 이유는 대체할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타율출루율장타율만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인해 점차 소외되고 있으나, 득점권 타율을 득점권 출루율이나 득점권 장타율로 대체할 수는 없다. 출루는 득점을 도울 수 있지만, 만루가 아니면 득점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결국 주자를 불러들이려면 안타를 쳐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유용하지 못한 타율이란 지표를 다시 꺼낼 수밖에 없게 된 것. 장타율 또한 마찬가지로, 득점권(2루)에서는 득점 생산력에서 장타와 단타의 차이가 없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후속 득점 확률을 더 늘려준다는 가치는 분명히 있으나 이는 출루율도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타율, 출루율, 장타율의 간극과는 훨씬 작은 차이다. 득점권 타율은 쓰기에는 설득력이 약하고, 안 쓰자니 마땅한 지표가 없는 계륵 같은 상황인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은 포스트 시즌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한 점이 아쉬운 총력전이라는 특성상 출루에 비해 점수가 나지않는 상황이 반복 된다. 결국 상대팀에서 출루를 시켰을 때 이를 응징할 안타가 없다면 ‘득점권 타율’ 이야기가 또다시 나오는 것이다.

득점권 타율이라는 지표가 계속 쓰이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상황 중립적인 스탯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부족하고, 일반인들은 결정적인 순간의 쾌감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상황에서 얼마나 잘 쳤는지를 판단하는 스탯 중 가장 직관적인 것이 득타율과 타점이다. 득타율이나 타점과 같은 '중요한 상황'을 판단하는 스탯이 세이버 스탯에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득타율 같은 것을 원한다면 승리 확률 기여도(WPA- 타석의 결과에 따른 승리 확률의 변화를 추적, 합산한 것)을 보면 되고,[15] 타점을 중시한다면 RE24(아웃카운트와 베이스 상황을 고려한 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를 보면 된다. 하지만 이 스탯들은 WAR만큼이나 계산이 복잡해서 굳이 사이트들에 접속해야 알 수 있는 정보이다(KBO를 다루는 스탯티즈에도 소개된 스탯이다). OPS는 계산방법이 압도적으로 쉽기 때문에 세이버 스탯이지만 이제 클래식 스탯의 지위로까지 격상되었다. 하지만 WAR가 계산방법이 복잡하고 사이트들에 접속해야 알 수 있는 정보긴 하지만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어 친숙한 스탯이 되었듯, 몇년 몇십년 후에 WPA나 RE24도 OPS와 같은 지위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렇게 되어도 현재도 OPS보다 타율이 친숙해 아직도 타율이 더 자주 언급되듯 WPA나 RE24보다 득타율이나 타점을 더 언급할 것이란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로 설령 클러치 히터의 존재를 긍정한다고 해도 득점권 타율이 높은 타자가 곧 클러치 히터라는 의미는 아니다. 클러치 히터라는 용어가 단순히 득점권 상황에서 잘 치는 타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중요한 상황에 잘 치는 타자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 9회말 1점차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다고 해도 득점권 타율은 올라가지 않는다. 일부 타자들이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만 잘 친다는 이유로 소위 스탯관리를 한다며 비난받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비난이 적절한지와는 별개로)이다. 득점권 상황이 대체로 중요한 상황인 것은 맞고, 시즌 전체로 볼 때 이러한 예외가 많지 않으며, 득점권 타율을 완벽히 대체할 적당한 지표가 없기 때문에 득점권 타율이 여전히 통용되고는 있으나 득점권 타율이라는 지표에 헛점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타율에는 2루 주자를 거의 절대 불러들이지 못하는 내야안타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내야안타 비율이 높은 타자일수록 득점권 타율의 원래 의미가 퇴색된다.

더 나아가 '중요한 상황'이라는 개념 자체도 다분히 주관적이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나 순위를 결정하는 시즌 마지막 경기나, 소위 대첩이라 불리는 주목도가 높은 경기에서 활약한 타자는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쉽고, 이미 정규시즌 순위가 결정된 후의 시합에서는 아무리 결정적인 활약을 하더라도 크게 인상에 남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상황이 '중요한 상황'인지는 판단할 수 있어도 어떤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까지는 WPA나 RE24같은 스탯으로는 알 수 없다. 여기서 한 경기만이 아닌 시즌 전체를 놓고 ‘우승 확률 기여도’를 부여하는 cWPA 스탯이 존재한다. 이렇게 클러치 히터를 평가하는 데에는 주관적인 인상이 크게 좌우하는 이상 영양가 논쟁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2.3. 팀 타격과 현실의 괴리[편집]


팀 타격도 클러치 히터 논쟁에서 일정 지분을 차지한다.

엄밀히 말하면 주자가 있는 상황과 주자가 없는 상황, 극단적으로 1점이 중요한 경우[16]와 정규 시즌 경기의 타격 메커니즘이 동일 할 수는 없다. 특히 무사(또는 1사) 3루와 무사(또는 1사) 1루 상황은 타격 메커니즘이 달라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고, 일부 타자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레벨 스윙을 하거나 밀어친다.[17] 문제는 이런 팀 타격을 하거나 할 수 있는 타격 기술을 보유한 타자는 매우 소수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정도로 자료가 누적되지 않아서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의도적인 팀 타격을 하는 타자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런 타자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경우 서포터들의 기억에 강한 인상을 남겨서 찬스에 강한 타자라거나 포스트 시즌에는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타자들은 주자 유무에 따라 다른 타격 메커니즘을 가져갈 수 있는 타격 기술이 없거나 귀찮기 때문에 기존 타격 메커니즘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수비 시프트가 걸린 상황에서도 잡아당기는 타격을 고집하다가 병살타를 무수히 만들어 낸다. 최근 홈런과 병살타가 함께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상황에 따라서 다른 타격을 해야한다는 이상과 그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한 타격 기술의 현실, 내일이 없는 포스트 시즌의 특수성이 어우러져서 클러치 히터 논쟁을 더욱 가열시키는 것이다.

[1] 이를 역대 최고의 클러치 히터라고 보빠들이 정신없이 빨아주는 탓에 해야갤 등에서 오티즈를 역최클이라고 부르며 비꼬기도 한다.[2] 레지 잭슨은 아예 별명이 미스터 옥토버였다.[3] 일본에서는 근래 공식 기록화되었다.[4] 만약 홈런을 쳐도 주자가 없으면 1타점인데, 만루 상황에서는 단타를 끊어쳐도 2~3타점을 뽑아낼 수가 있다. 더욱 극단적인 상황을 생각해보면, 내야에 떨어지는 볼이라도 주자의 주루능력이 뛰어나서 득점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5] 아주 좋은 예로 기레기들이 2016년 월드 시리즈에서 63%, 93%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우승 확률이라 했던 일이 있다. 확률이라는 말은 당연히 틀렸다. 참고로 시카고 컵스는 그 7%의 확률(?)을 뚫고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다.[6] 포스트시즌 시기가 되면 우후죽순처럼 기사에서 쓰이기도 한다. KS 2승 0패를 달성한 팀의 우승 확률은 90%라든지... 조금만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 건 당연하다. 물론 유리하기야 하겠지만 그러면 KS 3승 0패를 달성한 팀은 역스윕 당할 확룰이 0%라는 말도 맞는 말이 된다.[7] 이 스탯도 보면 알겠지만 타율과 장타율은 각각 1푼 정도밖에 차이가 안나며, 출루율만 .044만큼 차이가 나는데, 이는 매니를 상대한 투수들이 굳이 승부를 하지 않고 피하는 피칭을 했다는 결론을 얻어낼 수 있지 득점권에서 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타율이 더 높은 것은 희생타로 설명이 가능하다. 똑같은 플라이 아웃을 쳐도 희생플라이를 치면 타율이 깎이지 않기 때문.[8] 이런 야구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2018. 10.18 현재 MLB 포스트 시즌에서도 득점권 타율이란 지표는 멀쩡히 잘 쓰이고 있다.[9] 풀타임을 뛰지 못한 것을 감안해도, 실제 타격성적에 비해 매우 낮다. 그당시의 한화이글스의 전력이 매우 낮은것이 큰 원인이다. 팀 승률이 .331이니.. 안타로 치면 그해 타격왕 이병규(.348)보다 안타 칠 확률이 낮다는 소리[10] 실즈의 전성기에 쓰인 글이라 배팅볼 수준의 구위로 전락한 현재 실즈의 스탯과는 다를 수 있음.[11] 예를 들자면 피타고리안 승률이 있다.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의 차이가 순전히 운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는 것이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나는데 직관적으로 불펜이 강한 팀이 접전 상황에 강하다는 편견 때문에 아직도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의 차이가 실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12] BABIP에 투수가 전혀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인데, 현재는 30% 정도는 투수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투수의 영역이 아니다제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매우 의미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하면 선수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클래식 스탯인 ERA를 FIP로 대체하자던 주장은 어느 새 유야무야 되어버렸다.[13] 데이비드 프라이스도 2018년 포스트시즌을 통해 결국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포스트 시즌을 여러번 치루면서 표본이 커져서 자기 원래 성적에 수렴했다는 것은 너무 억지스러운 주장이다. 큰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경험이 쌓여서 중압감을 이겨냈다는 것이 타당하다. 아직도 포스트 시즌에서 극도로 부진한 야스마니 그랜달을 포스트 시즌에 계속 출전시켜서 언젠가 성적이 좋아지면 자기 원래 성적에 수렴한다고 결론을 내릴 것인가?[14] 즉 세이버매트리션들은 정확하게는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선수를 판별하는 지표가 없다는 것이지, 그런 선수가 통계적 아웃라이너든 어떻든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선수 자체가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15] 득타율과는 레버리지(Leverage)가 더 대응되는 스탯이라 볼 수 있겠지만, WPA가 더욱 유명한 스탯이고 전타석을 커버한다는 점에서 WPA를 적시했다.[16] 포스트 시즌, 그 중에서도 승자독식 경기를 말한다.[17] 일부 타자는 자신의 스윙 스타일을 버리고, 배트를 짧게 잡고 컨택에 집중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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