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오브 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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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See it if you haven't.
And if you do, remember how the Muslims of Beirut came to realise that even Hollywood can be fair.
이 영화를 아직 안 봤으면 꼭 보라.
볼 때, 베이루트의 무슬림들이 할리우드 영화도 공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음을 기억하라.
《글래디에이터》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 역사/전쟁 영화.
십자군 전쟁 중에서도 제3차 십자군 원정의 직전에 벌어진 살라흐 앗 딘의 예루살렘 함락 상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대장장이였던 발리앙(올랜도 블룸)이 전쟁에 참여하며 성장하여, 1187년 예루살렘을 살라흐 앗 딘(살라딘)으로부터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훌륭한 영지물이라는 평가도 있다.[3] 현재 예루살렘 땅을 주위로 내전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더 나아가 기독교와 이슬람의 반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으며, 궁극적으로 '극단적인 가치관을 지닌 상대와도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라는 철학적인 결론으로 도달한다.
칼 같은 현실 반영에 따라 소품을 만들어 찍은 웅장한 영상과, 유명 영화 음악 작곡가인 해리 그렉슨윌리엄스[4] 가 작곡한 중세풍의 아름다운 오리지널 스코어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장판과 감독판의 내용 차이가 매우 큰 영화로도 유명하다. 단지 한두 장면들만 편집상 잘린 수준이 아니라 극장판에서 무려 한 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이 더 잘렸다. 삭제된 장면들도 중요하지 않은 장면들이 아니라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장면들이다.[5]
참고로 국내의 왓챠플레이 판에선 자막 상태가 좋지 않다. 이슬람교를 회교라고 하는 건 수긍이 가지만, 자막 제작자가 반이슬람주의자인지, 분명 '이슬람군'이라고 낱말 그대로 말하는 걸 '적군'(?)이라고 표현하는 심각한 오역을 저질렀다. 이뿐 아니라 생략된 서술들 및 다른 오역들도 정말 많으니 참고 바란다.
2. 예고편[편집]
2.1. 기타 예고편[편집]
3. 시놉시스[편집]
-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운명이 이끈 만남…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프랑스의 젊고 아름다운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에게 부상당한 >십자군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찾아온다.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정체는 바로 발리안의 아버지. >발리안에게 숨겨진 전사의 자질을 꿰뚫어본 고프리는 자신과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고, 결국 발리안은 성스러운 >도시를 지키기 위한 영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명예로운 서약… 세상을 바꿀 새로운 운명이 펼쳐진다!
발리안은 고프리로부터 여러 가지 검술과 전술 등을 배우며 용맹한 전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고프리가 죽기직전 >수여한 작위를 받아 정식기사가 되어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 그 후 발리안은 뛰어난 검술과 용맹함으로 맹위를 떨치며 국왕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왕의 동생인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주 ‘시빌라(에바 그린)’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악명 높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가이 드 루시안’과 정략 결혼을 한 상태.
거역할 수 없는 사랑… 사랑과 명예를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운명적인 사랑은 거역할 수 없는 것.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기사 발리안은 고뇌하지만, 금지된 사랑은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시빌라를 빼앗긴 가이는 발리안을 향해 분노를 폭발 시키다가, 마침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에 발리안은 예루살렘 왕국과 사랑하는 시빌라 공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최후의 전투를 >시작한다.
과연 발리안은 시빌라 공주와 예루살렘의 백성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명예로운 젊은 영웅 발리안의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4. 등장인물[편집]
4.1. 예루살렘 왕국[편집]
- 이벨린의 발리앙(올랜도 블룸 분)
- 시빌라(에바 그린 분)
- 티베리어스(제레미 아이언스 분): 실제 역사에서 트리폴리 백작 레몽 3세에 대응되는 인물. 티베리아스는 원래 레몽의 아내의 소유지였다. 왓챠 플레이에선 미국식 영어로 그대로 읽어 '타이베리어스'로 나온다.
- 구호기사단 기사(데이빗 듈리스 분): 발리앙을 몇 번이나 구해주었고 몇 되지 않는 지혜롭고 참된 성직자이지만, 후에 기 드 뤼지냥이 일으킨 하틴 전투에서 패배한 후 사망한다. 발리앙과 티베리어스가 이끄는 기사단이 확인하러 왔을 때, 다른 구호기사단 단원들과 함께 잘려진 목이 클로즈업된다. 대본에서는 "하느님 말고는 신이 없다"는 물라의 말에 "나도 안다."라고 받아치면서 죽음을 받아들인다. 실제 하틴 전투에서 순교한 구호기사단 성인 니카리우스라는 추측도 있었으나, 작가에 따르면 이 인물은 천사라고 한다. 발리앙이 "신은 나를 버리셨소."라고 말하자, "그런 말씀 없던데?"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실마리.
천사의 모가지를 딴 이슬람군의 위엄실제로 이 사람은 단순히 올바른 것을 떠나서 매우 몽환적이고 종교적인 연출의 중심에 선다. - 고드프리(고프리)(리암 니슨 분):
- 보두앵 4세(에드워드 노튼 분)
- 영국인 하사관(케빈 맥키드 분)[6] : 고드프리가 프랑스까지 데려온 십자군들 중 구호기사단원을 제외한 유일한 생존자였지만 메시나에서 레반트로 가는 배에 발리앙과 같이 탑승한 게 마지막 등장이다. 불운하게도 배가 침몰하면서 익사한듯.
- 오도(요코 아홀라 분)[7] : 고프리와 함께 발리앙을 찾아온 독일 출신의 금발 검사. 구호기사단원이 그를 법학도로 소개하는데 결투재판에 능하다는 농담인지 진짜 법을 공부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전자로 보인다.
- 기 드 뤼지냥(마튼 초카스 분)[8]
- 르노 드 샤티용(브렌던 글리슨 분)
- 성전 기사단장(울리히 톰센 분)
- 헤라클리오스 주교(존 핀치 분): 본 영화 최대 피해자 중 한명. 기 드 뤼지냥이나 르노 급 꼴통 악당으론 안나와도 비겁한 꼰대로 묘사된다.
4.2. 아이유브 왕조[편집]
- 살라흐 앗 딘(살라딘)(가산 마수드 분)[9]
- 이슬람 장군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 분)[10]
- 신학자(칼레드 나바위 분): 관용, 위엄, 지혜로 넘쳐나는 아이유브 진영에서 그나마 광기 포지션을 맡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나마도 기독교가 선빵쳐서 이런 반작용이 나오는 것으로 좀 자비롭게 연출된다.
- 머마드 알 파이스: 나시르의 부하. 나시르가 노예처럼 위장하고 있던 탓에 단순히 주인으로 위장한 노예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시르가 머마드가 기사라고 소개했고, 나중에 살라딘도 머마드의 문제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공식 외교입장을 표명할 정도니 나시르보다 지위가 낮을 뿐 이 사람도 귀족이었던 것은 맞다.
- 이슬람 상인(나세르 머마지 분): 감독판에만 나오는 대상인. 르노를 살인마로 고발하지만 르노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자 항의한다. 유명한 "금은 금이오" 짤방의 주인공.
- 살라딘의 누이(지안나 파시오 분)[11]
4.3. 프랑스[편집]
- 신부(마이클 쉰 분): 발리앙의 이부동생.
- 영주(로버트 퍼그 분)
- 고프리의 조카(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 분)[12]
- 발리앙의 아내(나탈리 콕스 분)
- 주교(빌 피터슨 분): 극장판엔 언급만 되지만 감독판엔 여러번 나온다. 그나마 양심과 이성을 유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 로제 드 코르미에의 아들(폴 브라이트웰 분): 감독판에만 나온다. 체포조 중의 유일한 생존자이고 자신이 몸값을 지불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고프리가 인정하곤 그대로 처형한다.
- 장의사(마틴 핸콕 분): 초반에 발리앙의 아내를 묻는 일꾼으로 나와 신부에게 이의를 제기하지만 씹힌다. 이후 십자군이 되어 종군하고 발리앙을 보고 놀란다. 그에게 기사로 서임되어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국 전사한다.
4.4. 영국[편집]
5. 줄거리[편집]
킹덤 오브 헤븐/줄거리 문서 참조.
6. 평가[편집]
6.1. 극장판[편집]
Although it's an objective and handsomely presented take on the Crusades, Kingdom of Heaven lacks depth.
- 로튼토마토 총평
재미라는 곡괭이로 사념의 줄기를 캐는 스콧 감독
- 박평식 (★★★☆)
새로운 중세의 도래가 우려되는 지금, 유효한 반전 대서사극
- 황진미 (★★★★)
두서는 있는데 맵지 않은 잽의 연타, 정신 사납다
- 이성욱 (★★★)
리들리 스콧의 양식에 경배를~ 린의 스펙터클을 되살린 수공업 정신에 찬사를~
- 유지나 (★★★★)
화려한 스펙터클, 허술한 줄거리, 빈약한 캐릭터
- 김은형 (★★☆)
약 5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편집한 극장판은 북미 개봉 당시 여러 매체에서 혹평을 받았다.
처음 제작 소식이 언론에 알려질 당시부터 영화의 소재 자체에 대해 우려하는 여론도 존재했다. 영화 제작을 시작할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이슬람 세계의 반서방-반기독교 성향은 극도에 달했고, 서방 국가들에서도 십자군 전쟁은 지나치게 민감한 소재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 영화에서 '양측 종교 간의 반목'을 비판했기에 망정이지, 이전의 할리우드 영화처럼 십자군을 조금이라도 옹호하는 내용이 존재했다면 그 반향은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할리우드식 전쟁물과 달리 뚜렷한 주제를 담고 있었고, 할리우드식의 거대한 스케일, 철학적인 결말로 많은 기대와 부분적인 호평을 받았지만, 그 이외의 불확실한 인과관계와 흐지부지한 결말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질타를 받았고,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양쪽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고 돌만 맞았다. 1억 3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했으나, 전세계 총 수익은 약 2억 1100만 달러에 불과해(본전치기 하자면 적어도 제작비 2배인 2억 6천만 달러를 벌어야 하니) 흥행 실패라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감독판이 나오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6.2. 감독판[편집]
공존 자체를 거부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공존의 윤리를 받아들이면 모두에게 "전부"가 되는 그때 그 예루살렘, 지금 이 세계.(감독판)
- 이동진 (★★★★)
이후 DVD, 블루레이 등의 2차 매체를 통해 '감독판'이 공개되자 많은 영화 팬들은 그야말로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 극장판에서 중요 부분이 잘려도 너무 잘려나갔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들리 스콧이 원래 기획한 〈킹덤 오브 헤븐〉은 약 200분에 달하는, 〈반지의 제왕〉[14] 과 맞먹는 분량을 가진 영화였다. 때문에 극장판과 달리 감독판은 서사 구조가 완벽하게 나뉘어 있고, 고전 사극처럼 서곡과 인터미션도 따로 있다.[15] 애초에 50분이면 굉장히 긴 편인 이 영화 기준으로도 무려 1/4 가량이 잘려나갔던 것이다. 가위질도 이만한 가위질이 없다.
감독판은 극장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영국 잡지 Total Film은 감독판에 별 4개를 부여했고, IGN DVD는 별 10개 가운데 10개로 만점을 부여했다. # 엠파이어 매거진은 이 재편집된 영화를 "서사시"라고 불렀고, James Berardinelli는 감독판이 극장판보다 스토리와 개별 캐릭터의 동기에 대해 훨씬 더 큰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했다. # 그 외에도 수많은 영화 비평가들이 극장판보다 감독판에 대해 압도적으로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Brian Tallerico가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에 대해 "이것이 역사상 가장 실질적인 감독 컷(It's the most substantial director's cut of all time)"이라고 말한 것처럼,# 본작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반드시 감독판으로 봐야 하는 영화로 평가받게 되었다. 반면 감독판의 공개로 예전의 극장판은 무리한 편집이 좋은 영화를 얼마나 말아먹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반면교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2018년 넷플릭스에 킹덤 오브 헤븐이 올라왔으나 144분 분량의 극장판이었고 제대로 된 감상을 원한다면 넷플릭스 외의 감독판을 따로 구해서 보기를 권한다. 현재 20세기 폭스의 영화인 만큼 디즈니플러스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감독판은 아니다. 국내에서 감독판은 DVD만 정발됐고 블루레이는 정발되지 않았다.
7. 명대사 및 명장면[편집]
영화 전반적으로 묵직한 장면과 대사들이 많다. 자세한 것은 킹덤 오브 헤븐/명장면 문서 참고.
8. 판본[편집]
8.1. 극장판과 감독판의 차이점[편집]
아래는 극장판에서 안 나오는 감독판의 내용들. 잘린 부분들 대부분이 작품의 개연성을 보강하는 내용이었기에, 극장판의 개연성이 개판일 수 밖에 없었다.
- 1. 극장판에서 발리앙은 그냥 대장장이로 등장하지만, 감독판에서는 그가 공병과 기마병으로 여러 번 전쟁에 참전했던 군경력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미 전투 경험이 있는 만큼 고프리가 잠깐 훈련시킨 검술을 전투에 금방 사용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공병 출신이란 설정도 중요한데, 극장판에서는 웬 대장장이가 갑자기 수성전의 프로페셔널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판에서는 공성전 전문가이자 측량도 할 줄 알고, 보두앵 4세와 예루살렘 방어에 대한 토론도 가능한 지식인이란 당위성이 생긴다.
- 2. 극장판에서는 발리앙의 아버지 고프리가 그야말로 뜬금없이 나타나서 갑자기 아들을 찾으러 온 것처럼 보이지만[16] 감독판에서는 처음부터 아들을 찾으러 온건지도 좀 불분명하게 그려지며, 동생이 내놓은 잘 만들어진 잔을 보고 "누가 만들었나?", "우리 대장장이가!"라는 대화가 오가면서 과거 일이 생각난 고프리가 "내가 있을 때의 대장장이의 아들 중 누가 가업을 물려받았지?"라고 알아본 다음에 말의 편자를 갈고 음식을 장만해달라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면서 자신이 아버지임을 천천히 드러내고 거두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또한 영주와 영주의 아들(제이미 라니스터로 유명한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분)이 "네 삼촌은 예루살렘 왕국의 영주인데 아들이 없어. 네 삼촌이 죽으면 네가 성지의 영지를 차지하게 된다."[17] 라고 둘이서 좋다고 북치고 장구치다가 발리앙의 등장에 상속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자 아예 기를 쓰고 고프리와 발리앙 일행을 다 죽이려고 덤비게 된다. 영화에서 뜬금없어 보이던 영주의 기습도 이렇게 설명이 된다.
- 3. 감독판에서는 보두앵 4세의 누나 시빌라[18] 가 첫 남편과 낳은 아들인 보두앵 5세가 외삼촌인 보두앵 4세에게 후계자로 지목받아 보두앵 4세 사망 후에 왕위를 계승했다. 그러나 보두앵 5세는 외삼촌처럼 나병 환자였다. 공부를 돌봐 주던 어머니 시빌라가 보두앵 4세의 유언을 듣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보두앵 5세는 호기심에 손바닥으로 촛불을 건드려 보는데 손바닥이 까맣게 그을렸는데도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두앵 4세 역시 어린 시절에 피부에 상처를 입었는데도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가 나병 진단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선이라 할 수 있다. 즉위 후 보두앵 5세는 봉인을 찍다가 뜨거운 봉랍이 손등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으나 이번에도 통증을 못 느끼는지 아무런 반응을 안 보였는데 시빌라는 이것을 보고 애써 충격을 감추며 몰래 주치의를 불러들여 진찰하게 한다. 재밌는 인형극을 공연해 보두앵 5세의 관심을 돌린 사이 주치의가 발바닥에 바늘을 꽂았는데 세 차례나 바늘에 찔려 피를 줄줄 흘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자 시빌라는 자신의 아들이 남동생처럼 나병 환자임을 알고 절망한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뒤 정무를 돌보던 시빌라는 티베리아스로부터 보두앵 5세가 나병 환자라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는 보고를 듣는다.[19] 시빌라는 태연히 "소문을 퍼뜨린 자를 처벌하라."라고 하지만 티베리아스는 "국왕이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면 소문은 알아서 사그라든다."라고 답변한다. 이에 감정이 격해진 시빌라는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느냐?"라며 소리 내어 울고, 티베리아스는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다.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한 시빌라는 계속 울면서도 티베리아스에게 "가면을 쓸 때까지 얼마나 남았냐? 경이 가면을 주문해 줄 거냐?"라고 언성을 높여 계속 따진다.
여담으로 감독판에는 기 드 뤼지냥이 시빌라를 팽개쳐두고 다른 여자와 "넌 내 아내가 되길 꿈꾸지? 오늘은 네가 내 아내인 척해볼까?" 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신이 있다. 이는 영화 초반부터 불편한 관계임이 암시되는[20] 기 드 뤼지냥이 시빌라와 발리앙의 관계를 눈치챈 바로 그날 일어난 것으로,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시빌라는 은근히 발리앙을 흠모하고 있었고, 급기야 카나에 가다 들렸다며[21] 발리앙의 영지인 이벨린까지 몸소 찾아가 한동안 머무르다가 동방에서 남녀의 사이를 막는 것은 불꽃밖에 없다고 발리앙과 육체적인 불륜을 저질렀다. 케락 전투 이후 시빌라는 남편은 거들떠도 보지 않으며 대놓고 발리앙에게 연심이 있음을 드러내는데 자신의 동지인 샤티용이 맞는 걸 보고 불편한 표정이었던 기는 둘의 관계를 눈치채고 원래도 하찮은 대장장이놈이라고 무시하던 발리앙에게 자기 손으로 죽여버린다고 적의를 드러내게 된다. 참고로 발리앙과 시빌라의 베드신은 감독판에서 좀더 상세히 나오는데, 발리앙을 맡았던 블룸은 이 베드신을 찍느라 꽤나 긴장해서 술의 힘까지 빌렸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 4. 감독판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기 드 뤼지냥과 발리앙의 결투신이 있는데 편집에 좀 묘한 구석이 있다. 기가 초반에는 쌍검으로 덤비는데, 잠시 후에는 다시 검을 하나만 들고 있는데 이것이 두 번 정도 반복된다.
결투 중간에 검 하날 버린 건가!그런데 자세히 보면 처음 옆에 세워져 있던 장검 하나를 뽑아들고 쌍검→싸우던 중 하나를 놓고 주먹으로 갈김→단검을 뽑아들고 다시 쌍검→탁자에 넘어지면서 단검을 놓치는 수순이다. 칼을 놓치는 장면이 짧고 단검을 다시 뽑아드는 장면이 없기 때문에 얼핏 보아서는 헷갈리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래서 극장판에선 살라딘이 "남녀노소 백성들, 모든 기사와 병사들 그리고 자네 여왕까지 안전하게 기독교 권으로 보내주겠네."라고 하지만 감독판에선 "그리고 자네 왕은 변변찮은 인간이니 자네 좋을 대로 하게. 신께서 결정하시겠지."란 대사가 추가된다. 또한 이 장면에서 발리앙은 기와 결투를 하며 자세를 가다듬을 때 아버지에게서 처음 배웠던 기본 자세인 포스타 디 팔코네 자세를 자주 취하는데, 이는 발리앙이 기사로서 초심을 잃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연출이다.
- 5. 초반에 발리앙이 아이를 유산한 후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자기 아내의 유품을 훔친 신부를 죽이는데, 그는 다름 아닌 자기 동생. 이때 발리앙은 대장간에서 뜨겁게 달궈진 철을 두들기고 담금질하며 칼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때 아내의 십자가 목걸이를 보고 이성을 잃어 이부동생에게 아직 칼이라 하기도 힘든 그 뜨거운 검신을 그대로 꽂아넣고 화로로 집어넣어 구워버린다. 그 와중에도 아내의 십자가 목걸이는 맨손으로 뜯어낸다. 원작에서도 상당히 깐족거린 놈이지만 감독판에선 깐족이 도를 넘어서 주교에겐 악마에 씌인 발리앙을 더 심문해야 한다고 조르질 않나, 풀려나서 아내의 무덤을 찾아온 발리앙에게 "어디에 묻었더라? 기억이 안 나네? 난 묻는 거 안보고 돌아왔거든!"(당연히 기도따윈 안 해줬단 소리)[22] 이라고 시비를 걸다가 급기야 발리앙의 뺨을 때리면서 언제나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주던게 형이지! 라고 시비를 걸어대며 고향을 떠나라고 악을 써댄다. 그리고 최종 깐족이 뒷부분에 나오는 형수 패드립.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동생이라는 작자가 정말 죽으려고 작정을 한 수준으로 깐족거렸기 때문에 이 장면의 통쾌함은 살라딘이 르노 모가지를 날리는 장면보다 더하다.
정작 극장판에서는 언급만 되었던 주교는 신부의 모함에도 발리앙을 가엾게 여겨 "자네 형수는 악마에 씌인 것이 아니라 너무 슬픔에 잠겨서 자살했던 것 뿐이고 자네 형도 그렇다네."라고 말하면서 신부를 통해 발리앙에게 전해주라며 은화 몇닢마저 준다. 물론 그 은화는 신부가 먹튀하는데, 초반에 잠깐 나오는 단역이지만 행동거지는 뒤에 나오는 르노 드 샤티용 따위보다도 찌질하고 졸렬해보인다. 발리앙과 이 신부는 이부형제로 보이는데, 이복형제라면 발리앙의 아버지의 정실이거나 또 다른 서자라는 이야기이며 둘이 아버지를 알아야 형제라는 것을 알텐데, 발리앙은 자신의 아버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이 신부를 연기한 사람은 영국의 연기파 배우인 마이클 쉰[25] 인데 좋은 배우가 인상 깊은 3류 악역을 해 주기에 발리앙의 살인과 결심이 더 돋보이는 장치가 된다.
- 6. 영화 전체적으로 찌질이가 되어버린 헤라클리우스 총주교의 비중도 조금 더 높았다. 기 드 뤼지냥에게 협박당하는 장면도 생기고 보두앵 5세에게 "평화조약을 섣불리 갱신해서 우리의 의도를 노출하느니 살라딘에게 우리 의도를 궁금해하게 만드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요?"하고 부추기다가 시빌라에게 선왕의 조약은 존중될 것이라고 묵살당하는 장면도 있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보두앵 5세 역시 나병 환자임을 암시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 7. 기 드 뤼지냥의 사주를 받은 기사들의 공격을 간신히 물리치고 빈사 상태가 된 발리앙이 극장판에선 그냥 자기 자신의 초인적인 힘으로 말을 잡아타고 나타나서 출정을 말리지만 감독판에서는 구호기사단원(리무스 루핀으로 유명한 데이빗 듈리스)이 발리앙을 구해줌으로 개연성을 더한다.
- 8. 극장판에 비해 유혈이 좀 낭자한데, 감독판에선 기 드 뤼지냥이 살라딘이 보낸 사신의 목을 치고 살라딘은 손수 르노 드 샤티용의 목을 친다. 극장판에선 잘린 르노 드 샤티용의 머리가 효수되어 있음을 뒷모습만 보여주며 암시하지만 감독판에선 샤티용의 잘린 목이 매달려 흔들리는 것을 정면에서 보여준다.
이 잘려나간 49분 때문에 극장판의 스토리가 엉망진창이 된 건 당연했고, 관객들은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 많았다.
어찌 됐건 〈킹덤 오브 헤븐〉은 걸작이 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50분에 이르는 처참한 가위질을 당한 끝에 그저 그런 영화가 되고 말았다. 스페셜 피처 DVD에서 감독은 극장판에 대한 과도한 가위질에 후회를 느낀다고 뒤늦게 토로하기도 했다. 감독판 DVD를 플레이하면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감독의 변이 먼저 등장해 '스페셜 피처를 잘못 넣었나'하는 괴이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쨌거나 감독판 시작에 나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말에 따르면 스토리가 너무 산으로 가고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관객들이 지루할 것 같아서 극장판으로 편집을 했다고 한다.
킹덤 오브 헤븐을 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은 꼭 극장판이 아닌 감독판을 구해 보도록 하자. 그러나 극장판 DVD에는 실제 역사와 영화와의 차이 등을 보충설명해 주는 자막 코멘터리 등 감독판에는 없는 흥미로운 부가 요소가 있어 컬렉터들을 울린다. 감독판에는 대신 테크니컬 코멘터리가 들어가 있다.
9. 탐구[편집]
9.1. 오해: 고증의 완벽성?[편집]
킹덤 오브 헤븐이 복장, 소품 등의 겉으로 보이는 고증들이 워낙 뛰어난 데다가 이러한 점들이 입소문을 타다 보니 넷상에서는 "고증이 완벽한 영화다"라며 칭송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고증'이라는 것을 너무 협소하게 이해한 것으로, 단순한 복장이나 풍습이 아니라 실제 역사인물의 행적이나 그 시대의 인물의 사상이나 역사관 및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재현했는지까지 살펴본다면 킹덤 오브 헤븐은 전체적으로 고증이 완벽하다는 찬사를 들을 수는 없는 영화이다. 밑에서 설명하겠지만 자질구레한 소품부터 엑스트라들의 복장 등 눈에 보이는 물적 고증은 높은 수준이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나 종교관 같은 내적 고증은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무시한[26] 영상물인데 이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이기 때문이다. 감독의 주제 의식과 영화를 보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춰 어레인지된 것이다.
사실 찬사를 받는 물적 고증에서도 극적인 재미를 위해, 혹은 감독의 취향대로 고증을 어긴 부분도 약간이나마 있다. 또한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가 다른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인물들의 행적은 역사상에서 이름과 모티브만 따왔을 뿐 사실상 허구의 행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인공측 인물들이 모두 불어가 아니라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부터가 엄격한 고증에서 한참 먼 얘기.
물론 이 영화는 영화이지 중세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영화는 어디까지나 감독의 의도가 담긴 창작물이기 때문에, 감독이 말하고 싶은 주제에 맞는 범위 안에서 선택적으로 고증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실 내적 고증에 충실하려면 현대인들은 어쨌든 당시 중세인들에겐 전혀 와닿지 않는 가치관인 세속주의와 종교적 다원주의를 기본으로 깔고 있으니 소위 '중세적 가치'에 너무 충실해버리면 되려 대다수 관객 입장에선 공감이 힘들 수밖에 없으며 2020년대 기준으로는 심각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게다가 킹덤 오브 헤븐에 국한하자면,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충돌하는 한 복판의 이야기가 배경이므로, 둘 중 어떤 문화의 "중세적 가치"로 전체 사건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왜곡된 시각을 전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면에서 팬덤에서 종종 얘기하는 '완벽한 고증'은 과장된 평가라 하더라도 사실 기본적인 물적 고증 자체도 상업성, 대중에 퍼진 피상적인 이미지 등에 따라 덜컥덜컥 희생되는 사극 장르에서 적어도 물적이라도 이만큼 완성도를 추구했다는 면에서 역덕들에게 충분히 열광을 받을 가치가 있다.
9.1.1. 물적 고증[편집]
자질구레한 소품부터 작중에 대강 비춰지는 엑스트라들의 복장까지, 어디 하나 신경쓰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곳들이 있다.
- 영화 초반, 동생의 성을 방문한 고드프리가 일행들과 함께 식사를 대접 받는데, 고드프리의 일행인 구호기사단원[27] 을 본 고드프리의 동생이 수도사로서 술을 거부하는 그에게 막무가내로 술을 권하면서 "기사는 기사고 수도자는 수도자이지, 내가 구식이라 이러는 건진 몰라도 둘을 동시에 하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어(그러니까 수도사일랑 때려치우고 기사답게 술이나 마셔라)"라고 말하자 고드프리가 제지하는 장면이 나온다. 성전기사단과 구호기사단이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의 사회상을 고증한 모양이며 구호기사단원은 불편해하면서 자리를 떠버린다.
- 발리앙이 이부동생을 살해하는 장면의 묘사에서, 현대인은 죽은 부인의 은 십자가 목걸이를 빼앗고 목을 자르고 묻었기 때문에 분노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중세식으로 보자면 자살한 자의 목을 치고 묻는 것은 비정하기는 하나 비난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 부인을 묻은 장의사도 "그래도 형수 아니냐?"라고 반박을 한 번 하기는 하지만, 이후에는 그걸 따른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기독교에서 자살은 생명을 주신 하느님에 대한 월권 행위 혹은 항명 행위 내지는 자신 스스로에 대한 살인 행위 로 인식되어 구원이 불가능한, 지옥 형벌에 해당하는 큰 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 식습관의 상세한 묘사. 작중 주요 인물들은 포크나 나이프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인도인들과 같이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다. 실제로 동로마 제국의 황녀 테오파노가 신성 로마 제국의 오토 2세에게 시집오며 전해주기 이전까지 유럽에서 포크는 쇠꼬챙이같은 형태의 그냥 조리도구로 식기로써의 포크는 없었다. 물론, 중세 유럽 사람들이 식기 도구를 안 쓴 것은 아니다.
1363년에서 1380년 까지 재위한 프랑스의 샤를 5세가 남긴 재산 목록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포크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식사용이라기보다는 과시용에 가까웠다.영화에서는 예루살렘 왕국의 왕녀인 시빌라가 손에 묻은 양념을 쪽쪽 빨아먹으며, 거친 기사들은 식사를 하다가 입가에 묻은 음식을 긴 머리카락으로 닦기까지 하는데 이것은 당시 기준으로도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식사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중간에도 더러워지면 아무데나 닦거나 핥아먹기보다는 주전자와 대야를 가져와서 씻는 것이 예법이었으며 부유한 집에서는 수건을 관리하는 하인과 손 씻는 물을 담은 주전자와 대야를 관리하는 하인을 따로 둘 정도였다. 이렇듯 작중에서 의도적이라고 할 정도로 손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1533년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Caterina de' Medici : Catherine de' Medici)가 프랑스의 앙리 2세에 시집가면서 자신의 요리사들과 모든 식탁 도구들을 함께 가져간 것을 계기로 프랑스에 소개된 바 있지만 대중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약 1세기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17세기경 이탈리아 일부 사람들이 포크를 쓰기 시작했지만 항간의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특히 남자가 포크를 사용하면 까다로운 성격을 지닌 사람 또는 여자 같다는 말을 들었다.
조경숙, 이미혜, 「동서양 취식(取食)도구 문화에 대한 고찰 ― 포크와 나이프, 스푼식문화권(食文化圈)과 저식문화권(箸食文化圈)」, 『한국조리학회지』, 제9권, 제1호, 2003, pp.101-120, p.109-110.
- 고드프리의 야영지에서, 부하 한 명이 토끼를 구워 추출한 기름을 모닥불에 살살 녹여서 사슬 갑옷 위에 펴바르고 있는 장면이 있다. 그 부하 역은 ROME의 루키우스 보레누스역을 맡았던 케빈 매키드. 전투신 때 간지가 철철 흘러 넘친다. 그리고 영화 사이사이에 병사/기사들이 끊임없이 무구를 정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중세에 무구가 얼마나 비싸고 귀한 장비였는지와 이를 제대로 쓰려면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 고드프리가 발리앙과 진검으로 대련하며 검술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중세 검술의 용어가 그대로 나온다.
- 영화 초반부에, 동생을 죽이고 아버지에게 도주한 발리앙을 영주의 아들[29] 이 쫓는 장면이 나온다. 이윽고 영주의 아들이 발리앙과 마주해 죄를 묻자 옆의 독일 기사가 "결투로 옳고 그름을 판결합시다"라고 말하며, 옆의 동료 기사(구호기사단 소속)는 "이 독일 친구는 법을 잘 알지"라고 거들어 주는데,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상황이 발리앙을 감싸 주려고 고드프리 일행이 결투하자고 시비를 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 전투에서 지고 포로로 잡힌 기사가 자신이 몸값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임을 상기시킨다.
- 위 전투에서 생긴 고드프리의 상처를 검은 옷의 구호기사단원이 치료하는 것도 구호기사단의 개성을 묘사한 듯하다.
- 주인공 발리앙이 그의 아버지로부터 기사 서임을 받을 때나, 후반에 그가 대주교의 시종을 기사로 임명할 때 뺨을 후려치는 묘사가 있다. 이는 실제로 신참 기사들이 서임을 받을 때 두들겨 맞는 풍습을 고증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생각하는 검으로 어깨와 머리를 두드리는 것은 이 과정을 간략화한 것으로, 두들겨 맞아서 인사불성이 된 신참 기사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된 지역에서나 실시했고 보통은 두들겨 팼다고 한다. 아무래도 급한 상황이다 보니 뺨 한 대 후려치고 만 듯하나 사실은 이렇게 뺨이나 후려치는 것도 많이 완화된 것이다. 발리앙의 아버지는 죽어가던 입장이고, 발리앙은 전시였으니까. 실제 인사불성이 되거나 아예 사망하기까지 했던 지역을 보면 몽둥이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 근세나 근대에는 검으로 어깨 양쪽을 가볍게 터치하는 예식처럼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본래의 기사 서임식은 요즘 폐쇄 조직의 신고식과 하등 다를 게 없었다.
- 십자군의 거점항에서도 세세한 디테일이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대표적인 것이 깃발이다.
- 이스라엘 사막 땅에서 일어나는 자연 발화 현상
- 하틴 전투 후 살라흐 앗 딘이 포로가 된 기 드 뤼지냥에게 얼음물이 담긴 황금잔을 건네는데, 기 드 뤼지냥은 그 잔을 옆에 있던 르노 드 샤티용에게 건넨다. 르노는 이를 시원하게 마셔 버리지만 살라흐 앗 딘은 "너한테 그 잔을 준 것이 아니다."라고 차갑게 말하는데 이는 포로가 된 자에게 신변 보장은 하겠다는 의미로 물을 건네는 당시의 풍습을 나타내는 장면을 나타낸다. 살라흐 앗 딘에 기에게 물잔을 건네는 것은 그대의 신변을 보장하겠다는 뜻이며, 기가 잔을 르노에게 건네는 것은 이를 거절하거나 자기 대신 르노를 살려달라는 뜻, 그리고 잔을 받아든 르노가 "나는 이 물을 그저 물로써 받을 뿐이요"라며 물을 마시는 것은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다는 속 뜻이 있는 것이다.[33][34]
한편 르노는 살라딘에게 폐하(My Lord)라고 부르는데, 이를 보고 간사한 르노가 팀을 바꿔서 이슬람으로 전향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이 있었으나 계급사회에서 인종과 종교를 불문하고 왕과 귀족의 신분은 당연히 존중받는 것으로 이는 20세기에 민족주의와 인종주의가 폭발하던 시점에서도 준수되던 것이다. 알바 없이 "너는 이교도/유색인종이니 왕인지 개뼉다구인지 인정못함"라는 태도는 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 당시 파시스트 이탈리아나 감히 꺼내올 수 있던 막장 논리였으며, 백인들이 전 세계 대부분을 식민지로 삼던 그 시절에조차 유럽의 지식인 사회는 이탈리아의 행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물며 왕과 귀족들을 신이 인간을 통치하기 위한 대리인 계급으로 보던 중세 사회에서는 르노라 할지라도 일국의 왕인 살라딘에게는 예를 표하는 것이 정상이다.
-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동상 및 각종 사서 속 기록화에서 묘사된 살라딘은 곡도를 소지하고 있다, 반면 영화 속의 이슬람 세력이 휘어진 칼을 지참한 모습이라곤 발견할 수 없다. 감독은 몽골의 중동 침략 이전 아랍세계 및 지중해 인근에서 그런 형식의 칼이 사용된 바 없음을 정확하게 고증하고자 했고, 최소 살라딘에겐 세간의 잘못된 일반적 인식에 맞춰 곡도를 소지시킬지 여부를 고민했으나 그냥 고증을 우선시해 마찬가지로 투핸디드 소드로 확정했음을 별도로 밝혔다.
물론 고증 오류도 매우 많다.
다만 폭발이 일어나는 탄환말고 일반적인 돌덩이도 던지며, 폭발탄은 낮 장면에서 보면 항아리 같은 통에 역청, 유황 같은 인화성 물질을 잔뜩 넣어놓고 끝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화염병처럼 깨지면서 발화하는 장면을 과장하여 묘사한 듯. 이 항아리 포격은 공성전 첫날 밤에만 일어났고 그 이후로는 그냥 돌덩이를 던진다. 공성전 최후의 날 성벽을 무너뜨린 것도 트레뷰셋의 돌덩이를 이용한 집중 포격이었다.
-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벌이는 주인공.
- 주요 인물들의 예루살렘 함락 이후 실제 행보를 보자면 영화 종결부의 각색은 역사와 상당히 차이난다. 마지막 발리앙과 시빌라가 행복을 찾아 프랑스로 돌아가는 장면은 작중 시빌라와 시빌라의 아들 보두앵 5세가 "프랑스에 가보고 싶다"라는 대사를 종종 하면서 복선을 깔아 마지막에 회수하는 영화적 서사를 만들기 위한 각색이긴 하지만, 다른 건 그렇다 쳐도 이벨린의 상속권을 물려받으려고 형제인 발리앙의 아버지를 죽이려 자기 아들을 보냈다가 되려 자기 아들이 죽었으며 혈통상 그 아들이 적자였다면 발리앙과 계승권의 경쟁자가 되는 삼촌이 되는 영주의 땅으로 돌아가 대장장이를 다시 한다는 발리앙의 마지막 행적은 영화 연출상으로 봐도 좀 뜬금없는 부분이 있다. 정황상 발리앙이 적통으로 인정받은 서자라는 걸 아는 증인인들이 거의 다 죽었으니 만에 하나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사실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발리앙이 그 영지에서 도망쳐 나온 이유가 친족과 성직자 살해 였다. 실제 중세의 가치관으로 보자면 발리앙은 유럽의 어디로 가든 가장 가서는 안 될 곳에 돌아가버린 셈.
영화의 크루세이더 킹즈 2적 해석
- 한편 이와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예루살렘 함락 이후 발리앙과 시빌라가 프랑스에 있는 발리앙의 옛 작업실에 간 것은 맞지만, 장면을 잘 살펴보면 화재와 관리 부재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곳에 잠시 들렀을 뿐 '돌아왔다'라거나 '대장장이를 다시 한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맨 마지막 장면에서 두꺼운 털 코트를 입은 시빌라와 발리앙이 어딘가로 떠나는 장면이 보이는데, 발리앙이 전처가 뭍힌 언덕 꼭대기를 응시하는 눈빛을 보면 멀리 떠나는 것 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옛 삶의 터전에 들른 것은 단순한 귀소 본능이 아니라 자신이 속해 있던 옛 굴레와 터전을 보다 완숙한 상태에서 다시 한번 찾아봄으로써, 작중에서 종종 언급되는 '더 나은 세상' 을 위한 진리의 추구에는 신분의 귀천이나 종교의 차이, 심지어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격차에 따른 존재의 다면성에 이르기까지 했으며 어떠한 종류의 극단성도 더 이상 장애가 될 수 없는 상태, 그러한 존재로 완숙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에 가깝다.
- 또는 이들이 리처드의 십자군에 참여하기 위해 따라간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발리앙은 리처드의 십자군에 종군해 살라딘과 리처드 간의 통역을 담당했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발리앙과 리처드의 대화를 들어보면, 영화속의 발리앙은 자신이 대장장이라고 밝히고 있고, 성지로 가는 경로를 본인이 예전에 들었던 그대로, 즉 이탈리아 반도를 쭉 내려가서 배를 타라라고 가르쳐주는 것으로 봐서 결국 십자군에 종군하지 않고 고향 마을 인근에서 대장장이 생활을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에도 고증 오류가 있는데, 역사상의 리처드는 이베리아 반도를 거쳐 성지로 갔기 때문에, 영화속에서 발리앙의 고향, 즉 북부 이탈리아 혹은 프로방스 쪽은 지나가지 않았다.
- 영화 중반부에 케락 성 밖에있는 평야에서 회전이 일어나고, 양쪽의 대군이 대치하는데, 실제의 케락 성은 평지에 있지 않고, 험준한 계곡의 언덕 위에 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지형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발리안이 이블린으로 오고 나서야 우물을 파고 농사를 짓게 되는데,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온 아랍인들이 사막에서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사용하는법을 모른다는 것도 개연성이 없다.
9.1.2. 내적 고증 (비판)[편집]
풍습이나 소품, 복장 등의 물적 고증은 매우 훌륭하지만 시대상에 대한 내적인 고증에서는 문제가 많은 영화다. 특히 킹덤 오브 헤븐은 영화적 재미와 감독의 메시지를 위해 인물들을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묘사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했다. 전반적으로 역사서에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인물은 긍정적인 면을, 기 드 뤼지냥과 샤티용 같은 부정적인 인물은 부정적인 면을 강화했다.
쉽게 말해서 이 영화는 십자군 전쟁 시기 중세인들의 정신 세계를 극도로 단순화시켰다. 광신적인 호전광들과 소수의 깨어 있는 사람들(살라흐 앗 딘, 보두앵 4세, 발리앙 등)[37] 이다.
이는 르네상스 이후 계몽시대에 나타난 전형적인 관점으로, 중세인들을 신에만 매달린 비인간적 야만인으로 비하하고 그 이후를 인간성을 회복한 근대인으로 띄워주는 것인데[38] , 실제 역사는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호전적인 광신도 집단으로 묘사되는 성전기사단은 무슬림과 기독교도들의 합동 예배를 용인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했으며 당대 무슬림 지하디스트이자 학자였던 우사마 이븐 문끼드의 경우 예루살렘에서 외교관으로 지내던 시절 성전기사단과 교류하면서 서로 형제라 부를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시칠리아 왕국은 기독교, 유대인, 무슬림 모두 공존하며 지내왔다.
역사상의 기 드 뤼지냥도 영화에 묘사된 인물과는 전혀 딴판의 사람이었다. 영화의 뤼지냥은 광신자, 호전광이며 독선적인 차별주의자로 그려지지만, 실제 기 드 뤼지냥은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인물이었다. 사실 그는 독선적이고 호전적이라 망한 게 아니라 휘하 귀족들을 휘어잡을 카리스마가 부족했기 때문에 망했다.
반대로 이 영화에서는 무조건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살라딘이나 발리앙도 실제로는 현대의 종교관에서 보면, 신의 뜻을 외치는 광신도였다. 살라딘이 당시 기준으로 관대했던 인물인 건 맞지만 실제론 명분과 군사들의 사기를 위해 "내가 유럽놈들 땅까지 쳐들어가서 이교도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겠다!"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고 하던 인물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살라딘이 포로 학살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 무조건 선한 인물같이 묘사되지만, 실제 역사의 살라딘은 포로 학살을 했던 기록이 분명히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하틴 전투가 끝난 이후 포로로 잡힌 성전기사단과 구호기사단의 기사 230명을 살라딘이 학살하도록 명령했다.[39][40]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살라딘은 현대적인 종교적 관용과 평화를 상징하는 인물인데, 포로 학살을 언급할 경우 이런 이미지가 산산이 부서지게 된다.[41] 이런 식으로 나중에 근대성을 옹호하기 위해 실제 역사와 무관하게 띄워진 인물로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가 있고 반대로 종교쟁이 광신도로 격하된 인물은 메리 1세, 펠리페 2세 등이 있다.
살라딘에 대해 썰을 더 풀어보자면 다른 이슬람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살라딘 역시 당대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보여주었던 인물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카이로의 시타델을 건축하는 노역에 기독교도 전쟁 포로들을 동원하거나, 재빠른 경기병들을 적지로 보내서 마을들을 효과적으로 약탈하고 학살하며 불태우거나, 예루살렘의 정복 이후 성당들을 파괴해서 방벽의 강화를 위한 자재로 사용하는 등의 일들은 살라딘의 치세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파티마 칼리프에 충성하는 수단인과 아르메니아인 근위대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는 반란군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서 시간을 번 다음 휴전 조약을 무시하고 기습해서 전멸시켰다. 이러한 공적인 행위에서 '군주'로서의 살라딘이 유달리 관용을 베푼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다만 케락 요새 공격이라거나 영화에서 묘사된 예루살렘 함락 등에서 이따금씩 개인의 성품에 입각하여 대인배적인 행동을 보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살라딘은 독실한 무슬림이었으며 지하드를 외쳤던 인물이다. 실제로 살라딘은 신으로부터 세상의 질서를 확립하는 일을 스스로가 부여받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십자군에 대한 자신의 투쟁 역시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과업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슬람 이외의 종교에 대해서 시대를 넘어선 관용을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예루살렘 함락 당시 온건한 방안을 택한 것은 딱히 개인의 성품이라기보다는, 당시 발리앙의 협박이 살라딘의 약점을 제대로 찔렀기 때문인 것도 컸다. 살라딘은 여전히 이슬람 세력 내에 적이나 경쟁자가 많아서 실제로 성지가 다 파괴되면 자기 세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었다.[42] 게다가 그가 이집트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배신하고 학살한 수단인이나 아르메니아인들과 달리 예루살렘 왕국은 인구가 수천만에 달하는 거대한 기독교 세계의 변방이었기 때문에 그쪽의 평판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지하드라는 명분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얕보이지 않기 위해 선을 넘었다가는 최악의 경우 바다 너머에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는 프랑크족들이 진심으로 단합해서 쳐들어올 빌미를 줄 수 있었다. 보다 가깝고 실제적인 위협으로는, 당시 십자군 국가들보다 살라딘과 더 많은 무역협정을 맺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이 그의 신용에 의심을 가지고 십자군 국가들에게 해군을 지원할 수도 있었다.
사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본인이 가진 개인적인 사상을 주제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를 다룰 때는 시대상과 사상의 발전 과정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렇게 감독의 개인적인 의견을 집어넣다 보니 실제 역사에서 벗어나 근대적 민주주의의 장점을 역설하게 되곤 한다. 그래서 주인공 캐릭터는 대개 이상화된 급진적 이상주의자로 그려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발리앙 또한 마찬가지다. 구시대적 사고관을 대표하는 기 드 뤼지냥과 그와 대비되는 발리앙의 갈등이 그리지며 발리앙은 신분 철폐, 사해평등주의에 가까운 급진적 사상을 보이는데, 실제 역사의 발리앙은 물론 그 시대의 귀감이 되는 훌륭한 기사이기는 했으나 현대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역사적 위인으로 존경받는 세종대왕, 이순신도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신분제도를 인정하는 명백한 차별주의자다. 허나 아무도 그것을 가지고 욕하지는 않는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시대상을 고려하면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작품에서 현대의 시각으로도 완벽한 위인을 만들어낸답시고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을 신분제도를 초월한 평등주의자로 만들고, 다른 인물들을 신분제도 따위나 주장하는 저열한 차별주의자로 묘사한다면, 당시 시대상을 제대로 묘사했다고는 결코 볼 수 없다. 수백 년 전 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시대를 소재로 역사 영화를 만드는데 뜬금없이 "민주주의"를 외치는 역사인물을 등장시키고 왕과 귀족들을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찌질이 정도로 묘사한다면, 이 역시 당시의 시대상을 제대로 묘사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현대의 시각에서 본다면야 신의 뜻대로 전쟁이다!를 외치는 게 머리가 돌아버린 종교 광신도로 보이겠지만, 당시 기준에서는 아주 흔하고 당연시됐다는 얘기다. 살라딘이건 발리앙이건 보두앵 4세건 전부 마찬가지다. 허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말은 찌질한 악역들이나 하는 이상한 소리로 묘사되고, 살라딘이나 발리앙은 현대의 종교관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감독이 메시지를 위해 인물을 시대상을 고려하지 않고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고증의 영역에서는 좋은 평을 들을 수는 없다.
또한 십자군 전쟁에 대한 영화의 관점 자체도, 현대 역사학계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관대한 이슬람 떡밥[43] + "종교적 광기로 일어난 미친 전쟁"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해석을 고집하고 있다. 과거에는 십자군 전쟁을 19세기 제국주의를 보는 시각으로 해석하거나 20세기의 종교적 감수성에서 해석하는 시대착오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그 시기와 그 이전 시기의 일반적인 전쟁과 크게 다를것도 없던 십자군 전쟁만이 유독 (다른 전쟁들과 구분되는) 광신으로 빚어진 참극으로 주목받아왔다. 현대 학계에서는 이러한 시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십자군 전쟁을 중세사회라는 역사적 맥락 안에서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점을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 그 유명한 "(예루살렘은) 아무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이기도 하지!"라는 대사 역시, 무역 거점 확보에 필요한 예루살렘의 물리적 가치를 완전히 무시한 문장이다.[44]
9.2.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 비교[편집]
- 영화의 주인공 발리앙(1140년대~1193년)은 실제론 출생상 흠 잡을 데 없는 귀족이므로 사생아 출신으로 대장장이를 했다는 것은 당연히 거짓이다. 당시 시대상 사생아는 왕의 친자라 해도 권위를 인정 받을 수 없었다. 발리앙은 정실 출생이며 엄연한 귀족으로 대장장이 같은 육체노동 직업은 거들떠도 안 봤을 것이다. 태어난 곳도 프랑스가 아니라 예루살렘 현지였으며, 직업도 대장장이가 아니라 예루살렘 왕국의 귀족이다 보니 리처드 1세가 지휘한 3차 십자군에도 "저는 대장장이입니다"를 운운하며 불참하기는커녕 기꺼이 종군했다. 영화 맨 마지막에 자막으로 언급되는 리처드와 살라흐 앗 딘의 강화협상 당시 양쪽의 통역을 담당했던 사람이 바로 발리앙.
- 발리앙의 가족들도 실제와 설정이 다르다. 발리앙의 아버지의 이름은 고드프리가 아니라 바리장이다.[45] 그리고 아들인 발리앙의 이름도 원래는 바리장이었으나 구분을 하기위해 발리앙이라고 부르던 것이 굳어졌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고드프리(바리장)는 가족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발리앙을 포함해서 장성한 아들만 3명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들 중 발리앙은 막내 아들이었으므로 성직자인 동생이 있을 수가 없으며, 그 외에 형 둘도 예루살렘 공방전 당시 멀쩡히 살아 있었다.
- 발리앙의 아내가 영화 초반에 아이를 잃어 자살하는데 실제로는 아이도 죽지 않았고 자살도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 함락 때도 살아남아 아래 일화가 생길 정도. 애초의 발리앙의 아내 마리아 콤니니(Maria Comnena)는 프랑스의 변변찮은 평민 여성이 아니라 동로마 제국 황제의 조카딸이자 보두앵 4세의 선왕 아모리 1세의 후처였던 사람이다. 그리고 아모리와의 사이에 딸, 즉 보두앵 4세와 시빌라의 이복동생까지 있었으니 서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아니라서 뺐다기보다는 넣으면 스토리가 심하게 꼬인다. 아래에 나오듯이 발리앙이 실제로는 시빌라와는 정치적 적대 관계인데, 이 부분과도 연관이 된다. 시빌라의 이복동생인 이사벨은 마리아가 재혼한 뒤 발리앙의 양녀가 되었는데, 이사벨 역시 아모리의 친딸이기도 하므로 예루살렘 왕국의 계승권을 주장할 수 있어서 결국 이사벨의 양부이자 후견인인 발리앙은 시빌라와 적대 관계가 된 것.
- 발리앙의 가족이 모두 삭제됨에 따라 발리앙이 살라딘에게 가족을 무사히 보내줄 것을 청원했던 사실도 마찬가지로 묘사되지 않았다. 사실 영화 후반부 예루살렘 함락 이후 나시르가 발리앙에게 말을 건내주는 훈훈한 장면은 실제 역사에선 살라딘이 발리앙의 부탁을 관대하게 받아들여서 발리앙의 아내에게 무사히 예루살렘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말을 건내줬던 일이다. 어차피 살라딘은 전투가 끝나고 예루살렘에서 넘어진 십자가를 바로 세워주거나 보두앵 4세의 무덤을 일부러 피해가는 등 관용의 절정을 영화상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이 장면을 빼도 살라딘의 이미지와는 별 상관이 없다. 아무래도 동로마 제국까지 서사에 집어넣기엔 무리가 있고, 넣어도 서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아니라 그냥 빼버린 듯.
- 거기다 리들리 스콧 감독 본인의 평등주의적 사고관이 반영이 되었는지, 기 드 뤼지냥을 포함한 그 어떠한 인물들도 발리앙이 사생아 출생이라는 걸 꼬투리잡지 않는다.[46] 제아무리 아버지인 고드프리가 인정을 했다 하더라도 당시 시대상에서 사생아들의 위상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왕들도 직계자손이 끊기면 한방울이라도 피가 섞인 사람을 데리고 와서 계승을 시키는데, 영주라고 다를 건 없다. 그리고 이런 논리로는 오히려 당시에는 발리앙보다는 작품 초반에 나온 형제들이 계승 순위가 더 높았을 것이다. 다만 고드프리의 사망소식과 발리앙이 거의 동시에 도착했을 뿐더러, 한창 정국이 혼란스러운데 아군이 될 수 있는 발리앙을 서자라는 이유로 보두앵 4세와 티베리아스가 내 칠 이유가 없다 정도로 정리는 가능하다. 거기에 시리아의 장군과의 결투도 이겼다는 명성까지 얻었으니 서자를 따질 이유가 없다. 허나 아무리 명성이 뛰어나다 해도 중세의 사생아 인식은 매우 안 좋았다. 그 유명한 정복자 윌리엄도 생전에는 그리 안 불리고 사생아 윌리엄이라는 별명이 평생 따라다녔다.[47]
- 발리앙은 기 드 뤼지냥(1160년~1194년)보다 약 20살이나 많다. 즉 발리앙 역을 맡은 올랜도의 아버지로 나온 리암 니슨 나이뻘이엇다. 그런데 영화에서 기 드 뤼지냥 역을 맡은 마르톤 초카시는 올랜도에 비해 11살 연상이다. 영화에서는 '광신도 꼰대를 말리려고 하는 젊은 피'처럼 묘사하지만, 굳이 고증을 따진다면 실제 모양새는 혈기만 넘치는 풋내기를 진정시키려는 관록있는 베테랑의 모습이 오히려 맞다.
- 살라흐 앗 딘은 현대적인 종교관을 가지고 이슬람 외에 타종교에도 관용을 베푸는 인물로 묘사된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위의 '내적 고증' 문단에서도 자세하게 다뤘듯이 다른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살라딘 역시 당대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보여주었던 인물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카이로의 시타델을 건축하는 노역에 기독교도 전쟁 포로들을 동원하거나, 재빠른 경기병들을 적지로 보내서 마을들을 효과적으로 약탈하고 불태우거나, 예루살렘의 정복 이후 성당들을 파괴해서 방벽의 강화를 위한 자재로 사용하는 등의 일들은 빈번하게 일어났다.[48] 이러한 공적인 행위에서 '군주'로서의 살라딘이 유달리 관용을 베푼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다만 케락 요새 공격이라거나 영화에서 묘사된 예루살렘 함락 등에서[49] 이따금씩 개인의 성품에 입각하여 대인적인 행동을 보인 건 사실이다.
- 영화에서 시빌라는 발리앙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내부의 대다수 기사들을 이끄는 기 드 뤼지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억지로 정략결혼을 맺었다. 허나 실제로는 정반대. 시빌라와 기 드 뤼지냥은 정략 결혼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이후 시빌라는 기 드 뤼지냥을 충실히 내조해 정치적으로 여러 차례 발리앙파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즉, 역사상에선 연인이 아니라 정적이었다.
- 기 드 뤼지냥은 영화상에서 성전기사단의 복장을 하고 있지만, 역사상의 그는 성전기사단원이 아니었다. 더욱이 영화에서 그를 (수도자의 신분이라 결혼을 할 수 없는) 성전기사단의 복장을 한 것으로 그리면서도 시빌라의 남편으로 등장시킨 것은 고증 오류다.
- 하틴 전투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는 크레송 전투가 생략되었다. 성전기사단이 저지른 패전을 발리앙이 가능한 만큼 수습한, 나름대로 포커스를 줄 여지가 있는 전투임에도 생략. 또한 영화에서는 발리앙과 기 드 뤼지냥의 정치적/사상적/인간적 차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그가 하틴 전투에 아예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표현한다. 실제로는 그래도 왕명을 거역하진 못하고 출전했고, 후미에서 군을 수행하다가 패색이 짙어지자 일부 병사들을 수습해 탈출해 예루살렘 수성전에 나선다. 사실 하틴 전투는 워낙 역사적 비중이 큰 전투인 데다가 넣었어도 전개상 크게 무리는 없는데, 스토리상 바로 이어지는 예루살렘 공성전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정리해 버린 듯. 어차피 예루살렘 공성전이 메인 이벤트인 데다가, 주제가 중세전쟁의 묘사가 아니니만큼 예산 문제도 있고 적당히 생략한 듯. 하틴 전투도 그저 짧게 지나가고 전투 이후의 처분만 보여준다.
- 예루살렘 공성전에서 발리앙의 묘사.
실제로는 방어군을 통솔할 장교 역할을 하는 기사들이 앞선 전투들의 패배로 거의 몰살당했기에 임의로 병사 중에서 몇몇을 기사(장교)로 세워준 것으로 오늘날로 말하자면 전시에 지휘관들이 죽어나가자 졸병이나 부관을 현지임관시키는 것. 즉석에서 기사를 임명했던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는 기록이다. 다만 이는 당시 기사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나 상징성 문제로 인해서 다양하게 비춰질 수 있는 내용인데, 살라딘 평전과 같은 기록들에서는 가짜 기사 200명을 임명하고 협상할 때 허세를 부리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의 기사의 전투력과 상징성, 몸값 등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기록 역시 합당하지만, 본작에서는 기사의 상징성을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주제와 부합하도록 절묘하게 묘사되었다. 같은 사실에 대한 해석과 시점의 차이.
- 작중 등장하는 예루살렘 총대주교가 상당히 찌질하게 나오는데, 사실상 작중 최대 피해자. 기 드 뤼지냥의 무모한 성전 타령에 하틴에서 예루살렘 군대가 전멸하고 살라흐 앗 딘의 대군이 육박하자 방어 준비에 전념하던 발리앙에게 빠른 말을 타고 뒷문으로 도망치자고 하다가 남은 사람들은 어쩌냐는 발리앙의 말에 불행한 일이지만 그것도 신의 뜻이라고 하고 성벽이 뚫린 뒤 살라흐 앗 딘이 협상을 청할 때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나중에 회개하자는 소리까지 다채로운 소인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 작중 십자군의 양대 기사단의 특징을, 기사단 자체는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기사단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앞세워서 묘사하고 있다.
- 예루살렘 공성전 최후의 협상.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패를 내보이며 협상을 마치고 선문답을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실제 협상은 조금 더 과격하고 조금 더 양쪽의 대인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 협상 당시에 발리앙이 "기독교인들은 예루살렘을 함락했을 때 도시의 모든 이슬람교도를 학살했소"라고 언급하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학살이 벌어진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모두를 죽이진 않았고 상당수의 이슬람교도들은 내쫓기거나 인질로 붙잡혀 협상을 통해 석방되었다. 성이 협상이 아니라 무력으로 함락될 경우 그 직후 학살과 약탈이 벌어지는 것은 근대까지도 관행이었고, 이슬람군과 십자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 중세에는 '성벽이 뚫린 경우, 이미 도시가 방어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여겨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 작중 티베리우스(티베리아스)(Tiberias)라고 나오는 인물은 '트리폴리 백작 레몽 3세'이다.
사실 하틴 전투 당시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떠나 하틴으로 유인당한 이유는 바로 살라딘이 티베리아스를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레몽은 이것이 살라딘의 유인책임을 간파해 자신의 영지임에도 불구하고 티베리아스를 포기하자고 했지만, 기와 르노 등은 이를 듣지 않고 하틴으로 진격한 것. 키프로스는 3차 십자군 원정에 나선 리처드 1세가, 키프로스를 지배하고 있던 아사키우스가 난파된 십자군과 자신의 약혼녀이던 베렝가리아을 박대하자 열받아 공격하여 점령한 뒤에 소유하고 있다가, 영국으로 떠날 때 기 드 뤼지냥에게 주고 기의 후손들은 1489년에 베네치아 공화국이 키프로스를 합병[54] 할 때까지 통치한다.
- 보두앵 4세는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마냥 온건한 인물도 아니었다.
- 예루살렘 총대주교처럼 이슬람 측에서는 이슬람 성직자(물라)가 등장한다. 살라흐 앗 딘에게 예루살렘 탈환을 종용하는 그 사람이다. 지금 공성하면 망한다는 살라딘의 반박을 듣고 더 요구하지 않기는 했지만, 예루살렘을 되찾지 못하면 왕 자리도 유지 못할 거라고 은근히 협박을 하는 등 무슬림 측의 복잡한 사정도 묘사된다(살라흐 앗 딘도 다른 유럽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봉건 영주였기 때문에 군대를 소집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난감해진다). 포로는 필요없다,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면서 병사들은 선동하는 모습이나 르노 드 샤티용을 죽일 것을 권하면서 칼을 내밀고 살라딘이 르노의 목을 따버렸을 때 살벌하게 웃는 걸 보면 이쪽은 이슬람의 광신적인 부분을 상징하는 듯하다. 나시르가 성벽의 약점을 지적할 때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꼬투리를 잡는 장면도 있다.
- 작중 발리앙이 처음 대면하는 변장한 무슬림 귀족을 메흐메트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엔딩 크레딧을 보면 'Nasir(나시르)'이다. 메흐메트가 나시르의 대역을 했다는 설정과 이름이 한 번도 불리지 않아 빚어진 오해다. 작중에서 이름이 불리지는 않았지만 실제 모델은 살라딘의 서기관인 이마드 앗 딘(Imad ad-din al-Isfahani)이다. 메흐메트도 아니고 나시르도 아닌 이마드가 맞다. 영화와는 달리 이마드 앗 딘은 살라딘보다 12세나 연상이다. 살라딘의 신뢰를 받는 신하였지만 살라딘이 너무 관대하다며 대놓고 까기도 했다. 반면 빈민들의 몸값 대신 보물 챙겨 나가기에 급급한 십자군 귀족들을 매우 역겨워했다. 살라딘보다 오래 살아서 살라딘 사후에 그의 전기를 썼다. 살라흐 앗 딘과 이슬람 측 관점의 3차 십자군 전쟁에 관련해서 역사가들이 많이 참고 하는 자료 중 하나가 바로 이마드 앗 딘의 기록들이다.
- 보두앵 5세 대관식 장면이나 예루살렘 공성전 직전 연설 장면 등에서 군중 역의 엑스트라들 중에 아시아계 인종이 가끔 눈에 보이는데 이것은 고증 오류가 아니다. 원래 예수살렘은 동서 교역의 중간 거점이었고, 예루살렘 왕국 시절에도 비단과 향신료가 모이는 곳이었다. 여기서 거두는 세금이 예루살렘 왕국의 주 수입원 중 하나였을 정도라 아시아인 상인과 무장 호송단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예루살렘 왕국은 상당한 규모의 크리스트교를 믿는 투르크 용병(Turcopole)을 고용했는데 이들 중엔 혼혈은 물론 순혈 중앙아시아계 인종도 적지 않았다.[57] 따라서, 예루살렘에 아시아계 인종이 보이는 편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10. 기타[편집]
- 주요한 눈요깃거리 중 하나는 바로 살라딘의 카리스마. 얼핏 보면 살라딘이 주인공으로 보일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한다. 배우는 가산 마수드로[58] , 시리아의 배우 겸 영화 제작자, 더불어 10년간 시리아에서 무대 예술학 교수로 부임. 캐리비안의 해적 3편에서도 단역으로 나왔다. '아홉 영주'의 한 명으로. 시리아 내전 통에 어떻게 지내는지 많은 영화덕후들이 안타까워했는데, 2014년 신작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에도 출연하여 무사함을 보여주었다. 뉴욕 타임즈는 킹덤 오브 헤븐을 평할 때 가산 마수드의 연기를 "cool as a tall glass of water"(의역: "소름이 돋을 정도다.")라고 극찬했다. 특히 마지막에 그가 예루살렘에 들어올 때 쓰러져 있던 십자가를 탁자 위에 바로 세우는 장면은 그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명장면.[59] 인디펜던트지의 취재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베이루트에서 무슬림 관객들이 이 영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취재했는데, 모두 이 장면에서 기립박수를 쳤다고 한다. ##
-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서양사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유명한 문답의 장면. 전투가 끝난 후 "예루살렘은 무엇입니까?(What is Jerusalem Worth?)"라는 발리앙의 질문에 "아무 것도 아니야... 모든 것이기도 하고!(Nothing...... Everything!)"라고 답변하는 살라딘의 대사는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대사이다.
- 캐스팅이 대단히 화려하다. 출연한 배우들의 상당수가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주연을 꿰찬 전적이 있는, 당시 기준에서도 막강한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 주연인 발리앙에는 2000년대 초반에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 시리즈의 레골라스를 맡아 세계적인 스타가 된 올랜도 블룸이 캐스팅됐으며, 아버지 내지는 스승 역할을 자주 하는 리암 니슨이 영화 초반에 발리앙의 친부인 고프리를 맡았다. 그리고 나병 환자라서 항상 가면을 착용하는 보두앵 4세는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에드워드 노턴)이 열연했다. 스콧 감독은 노튼 배우에게 기 드 뤼지냥 역을 제안했지만, 노튼이 대본을 읽어보고는 보두앵 4세 역을 부탁했다고 한다. 할리우드 굴지의 연기파 배우가 등장 시간 20분 남짓의 조연을 맡는다는 것에 아쉬워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노튼이 연기한 보두앵 4세는 등장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고, 비평가들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 인생 사상 최고의 연기'라고 극찬했다. 노튼은 "자신의 출연 분량이 20분에 불과하고 자신의 맨 얼굴도 등장하지 않으니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줄 것"을 요청하는 겸손함을 보였지만, 스콧 감독은 끝끝내 노튼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후반부에 그가 죽고 시신이 안치됐을 때 시빌라에 의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면이 벗겨지는데[60] 코는 다 떨어져 나갔고, 입술 역시 절반 이상이 문드러져 뒤틀린 바람에 이빨이 드러나 있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한 시빌라는 조용히 다시 가면을 씌워 주고 매무새를 정돈해 주었다.[61]
- 〈몽상가들〉과 〈카지노 로얄〉로 얼굴을 알렸으나 당시에는 신예였던 에바 그린이 발리앙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왕녀 시빌라를 맡았고, 제러미 아이언스가 보두앵 4세의 군사 고문인 티베리아스로 등장한다. 그리고 고드프리 휘하의 구호 기사단원으로 등장하는 검정 옷의 남자는 해리 포터 시리즈 실사영화판에서 리무스 루핀 역을 맡았던 데이빗 듈리스.
- 훗날 HBO에서 제작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이 보인다. 우선 제이미 라니스터 역을 맡은 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가 발리앙을 잡으러 왔던 고드프리의 조카로 나오고, 그 조카의 아버지(고드프리의 형제)이자 발리안이 살던 지방의 영주는 나이트워치와 와이들링의 혼혈인 크래스터를 연기한 로버트 퍼프[62] 가 맡았다. 또한 도르네의 대공, 도란 마르텔로 등장하는 알렉산더 시디그가 발리안을 사막에서 예루살렘까지 안내한 살라딘의 수하 장군의 부하'''로 나오고,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보좌인 조라 모르몬트로 등장하는 이언 글렌이 영화 마지막에 사자심왕 리처드 1세로 등장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단역이지만 심지어 극 초반 대장장이인 발리앙의 도제로 잠깐 나온 배우(브론슨 웹) 역시, 왕좌의 게임 시즌 1 처음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나이트 워치 대원 3인방 중 한 명인 윌로 나온다.[63]
- 또한, 드라마 ROME의 루키우스 보레누스 역을 맡은 케빈 멕키드도 초반부 발리앙을 보좌하는 잉글랜드 출신 기사로 등장한다. 몸값을 낼 권리가 있다며 무릎 꿇은 채 협상을 요구하는 귀족 포로의 머리를 등 뒤에서 워해머로 찍어버리는 역할이다.
- 감독판 DVD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은 후속작으로 사자심왕: 리처드 1세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바 있지만 여태까지 후속작이 나올 기미는 없다. 킹덤 오브 헤븐의 엔딩에서 리처드 1세가 등장하는데,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 후드 초반부에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나와서 묘한 느낌을 준다.
- 베오울프와 그렌델(Beowulf & Grendel)이라는 영화를 국내 수입사가 멋대로 <킹덤 오브 헤븐 2>이란 제목으로 들여와서 본 영화의 정식 속편인줄 알고 낚인 사람들이 많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과 전혀 관련 없고 베오울프를 다룬 영화로 제라드 버틀러가 나왔다. 심지어 DVD의 뒷면 표지는 반지의 제왕 3편 왕의 귀환에서 파라미르가 오스길리아스를 향해 돌격하는 컷을 멋대로 써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