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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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등장인물
3. 줄거리
3.1. 결말
4. 상징
5. 미디어 믹스
6. 여담


1. 개요[편집]


스페인 극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Antonio Buero Vallejo, 1916 ~ 2000)의 연극. 작가의 희곡 데뷔작이기도 하다. 전 3막이며 1946년 8월 집필, 1950년 초연되었다.

작가는 실명과 이것의 상징적인 의미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맹학교에 다니는 동생을 둔 친구와 이야기하며 생각을 구체화했다. 처음에는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지만 작품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구조나 전개가 소설보다는 희곡이 적격이라는 판단을 한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과 함께 그의 관심을 끌었던 분야가 희곡인데, 이 작품이 운명처럼 그를 전문 극작가로 만들어주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작품이고, 다른 거의 모든 작품의 기틀이 되었으며, 자신의 관심거리인 '인간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2. 등장인물[편집]


  • 이그나시오
주인공. 편입생. 비쩍 마르고, 진지하고 심각한 젊은이지만 복장이 약간 흐트러져 있어 단정치 못하다는 느낌을 준다.

  • 카를로스
학생들의 중심. 건장하고 다혈질로 보이지만 친절하고 강한 표정을 지닌 청년. 후아나의 남자친구.

  • 후아나
예쁘고 부드러운 소녀. 카를로스의 여자친구.

  • 엘리사
평범한 외모의 쾌활하고 단순한 아가씨. 미겔의 여자친구. 애칭은 엘리시타.

  • 미겔
17살로 학생들 중 가장 어린 학생. 발랄한 성격이지만, 그것과 너무나 대조되는 죽은 눈이 자신을 보는 이들을 가슴아프게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검은 안경을 쓰고 다닌다. 엘리사의 남자친구. 애칭은 미겔린.

  • 안드레스, 페드로, 알베르토
남학생들. 큰 비중은 없다.

  • 로리타, 에스페란사
여학생들. 큰 비중은 없다.

  • 돈 파블로
학교의 교장. 그 역시 맹인이다. 도냐 페피타의 남편. 관자놀이에 흰머리가 있으나 세월이 그에게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완전히 지워버리지 못한 느낌을 준다. 50세 정도. 보수적이고 우아한 옷차림에 검은 안경을 끼고 다닌다.

  • 도냐 페피타
교장 비서. 돈 파블로의 아내. 40세 정도로 남편과의 사이에서 자식은 없다. 학생들 중 카를로스를 가장 아낀다. 이름이 나오는 작중 등장인물[1]유일한 '보는 사람'(정상 시력을 가진 인물)으로, 이로 인해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혼자만 목도(目睹)했으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하기도 한다.[2]

  • 이그나시오의 아버지
지치고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단정한 사무원. 작중 초반 이그나시오를 학교에 입학시키고 아들을 염려하며 떠난다.

3. 줄거리[편집]


어느 장애인 학교에 모여사는 선천적 시각장애인들은 학교가 마치 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자신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편안하고 자신감에 찬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학교에 이그나시오라는 학생이 오면서부터 문제는 시작된다. 이그나시오는 학교 안의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지팡이 버리기를 거부한다.[3] 이 학교의 모범생이자 학교의 교육 목표인 '철의 정신'을 대표하는 카를로스와 새로 온 이그나시오의 알력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이그나시오는 즐거움으로 중독돼 있는 학교의 생활에 저항한다. 자신들이 맹인이 아니라 단지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으로 자신들의 불행한 처지를 잊고 행복하게 살려고 했던 그들은 서서히 그들의 한계를 느끼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점차 이그나시오를 따르는 학생 수가 늘어나고 그 중에는 카를로스의 연인 후아나, 엘리사의 연인 미겔도 포함된다. 이 커플들은 서로 다른 견해로 인해 멀어지게 되고, 결국 이그나시오가 주장하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후아나는 서서히 카를로스를 멀리하고 이그나시오와 가까워진다.[4] 허구 속에서나마 행복했던 그들에게 괴로움과 갈등을 가져다 준 이그나시오에 대해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던 카를로스에게, 학교의 위기를 느낀 교장 돈 파블로가 이그나시오를 학교에서 떠나도록 설득해달라고 부탁한다.

3.1. 결말[편집]


결국 카를로스는 전체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이그나시오를 사고로 위장해 살해한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이그나시오가 간절히 바랐던 빛과 진실에 대한 열망의 말을 혼자 똑같이 반복한다.[5]

4. 상징[편집]


  • 장애인: 인간의 한계를 뜻한다. 작가 부에로 바예호는 장애 소재를, 특히 실명 소재를 작품에서 자주 쓰는데, 대부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거나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하지만 다른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장애라는 소재를 통해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어떤 부분에서는 겪을 수밖에 없는 불평등, 차별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서 사회의 부조리와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이 겪는 불이익을 다루고 있다.[6]
  • : 희망과 진실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 또는 그들의 행동. 작중에서는 이그나시오가 빛을 상징한다.
  • 어둠: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발전 없는 편안한 삶에 안주하려는 자들. 작중에서는 카를로스가 이를 상징한다.
  • 대형 유리창: 바깥세상과 맹인들의 '둥지' 사이의 경계를 의미한다.
  • 등장 음악: 이그나시오는 휘파람으로 베토벤월광 소나타를 불며, 도냐 페피타가 라디오를 켜자 흘러나오는 노래는 그리그페르귄트 모음곡 중 '에이스의 죽음'. 복선의 역할을 한다.


5. 미디어 믹스[편집]


한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져 2023년 초연되었다. 전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공연되는 인기작이지만,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뮤지컬) 항목 참조.

6. 여담[편집]


  • 바예호는 사실주의, 실존주의 작가로 인간에게 주어진 문제에 대한 중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함과 동시에 스페인 당대 사회를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그가 스페인 내전 때 공화정부군에 가담했다가 1939년 투옥되고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경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8개월 뒤 사형이 면제되고 1946년 가석방되었지만 그의 아버지와 형은 끝내 총살당했다. 이때 그가 직접 겪고 목격한 많은 사람들의 고통은 이후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과 상황으로 형상화되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추구하는 바탕이 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인간은 현실에 쉽게 안주하기보다는 진정한 자유와 진실을 찾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이를 극복할 경우에만 발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인간은 한계가 있지만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 모든 조명이 꺼진 암전 상태에서 완전한 암흑 속에 배우들의 목소리만 나오며 진행되는 장면이 있다. 비장애인으로서는 막연히 생각할 수밖에 없는 '어둠 속의 삶'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맹인들의 현실을 보다 가깝게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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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렇게 쓰는 이유는 이그나시오의 아버지도 비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공연에 따라서는 아버지 캐릭터를 삭제하고 이 사람을 정말 단 한 명 뿐인 비장애인으로 만들기도 한다.[2] 예를 들어 학생들이 자신을 뒷담화하고 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지만(글자 그대로의 의미) 애써 참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밝게 인사를 한다든가. 그 말이 '앞을 보는 사람이면서 장님 남자와 결혼하다니, 분명 끔찍하게 못생겨서 앞 못 보는 남자가 필요했을 거야!'식의, 상당히 모욕적인 조롱이었음에도 말이다.[3] 이는 그가 자신의 실명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다.[4] 그녀의 심경변화는, 아무리 현실이 편안하고 아름다워도 그 현실이 거짓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영원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5] 카를로스가 이후 어떻게 될지는 열린 결말이지만,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게 되는 이 변한 모습에서, 그가 삶이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진실을 찾아나갈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그나시오가 찾으려고 했던 열망에 전염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6] 실제로 작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우리 모두는 장님들과 같은 어둠 속에 있고,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의 어둠의 장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