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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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성사표.

1. 개요
2. 역사
2.1. 유래
2.2. 현황
3. 특징
4. 지금은 금지된 합동판공성사(일괄 사죄)
5. 방법


1. 개요[편집]


판공성사(判功聖事, Confessio annua)[1]한국 가톨릭 교회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연례 고해성사로, 매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전의 대림 시기파스카 성삼일 전의 사순 시기에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고해성사이다.[2]

쉽게 설명하자면 '목욕재계'와도 같은 것인데 가톨릭 최대 대축일을 준비하는 시기에 자신의 죄를 모아서 한꺼번에 고해하고 참회하면서 전례력으로 대축일을 기쁘게 맞이하는 준비 활동에 해당한다.[3] 판공성사의 유래는 '판공'이라는 단어의 뜻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원래 사제가 정기적으로 공소를 방문하는 것을 뜻했다.

예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에 가지는 의미는 엄청나다. 또한 교인들에게 성사표를 나눠주며 성당에 오라고 초대하는데, 참석하면 성사표를 걷는다. 이는 교인들의 참석 여부를 굳이 묻겠다는 의미다. 이 성사표를 근거로, 만약 성사표를 여러번 받고도 참석하지 않으면[4] 사실상 천주교에서 관심이 멀어졌다고 추정한다. 이를 냉담자라고 칭한다.

2. 역사[편집]



2.1. 유래[편집]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조선 시대에는 사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신자들을 항시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1년에 1~2번 정도 사제가 신자들이 사는 마을(교우촌)을 방문하여 각 교우들의 신앙생활 상태를 면담을 통해 알아본 후[5]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주었다.

이 전통이 정착된 것이 판공성사이며, 이를 이용해 신자들이 성사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만약 3년 이상 판공성사 기록이 없으면 냉담 교우로 분류되어 교적이 해당 본당에서 상위기관인 교구청으로 이동된다. 고해성사는 1년에 꼭 1번은 하도록 교회법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1년에 2번(제주교구는 3번) 있는 판공성사 때만 고해성사를 받아도 의무는 채우는 것이다. 파스카 성삼일사순 시기모내기를 하기 전, 그리고 주님 성탄 대축일대림 시기는 1년 농사를 끝낸 시기이므로, 농한기에 맞춰서 판공성사를 거행하였다.


2.2. 현황[편집]


모든 신자는 사리를 분별할 나이에 이른 후에는[6]

매년 적어도 한 번 자기의 중죄를 성실히 고백할 의무가 있다.

교회법 989조.

유래에서 보듯 판공성사라는 이름의 성사 자체는 한국에만 존재하나, 오늘날에도 판공성사라는 제도가 큰 논란 없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교회법에 연 1회 이상은 반드시 고해성사를 보도록 하는 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한국 가톨릭교회의 경우 이를 2회로 늘려서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제주교구1985년부터 성모승천대축일 판공을 추가하여 연 3회 판공을 한다.[7]

현재는 천주교 박해 시대 때보다 신자 수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면담은 생략하고 상단에 있는 것처럼 판공성사표를 이용한다. 먼저 사무실에서 가톨릭의 호적이라 할 수 있는 교적에 따라 가족 단위로 판공성사표가 발급되며, 보통 구역장 혹은 반장들이 각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전달한다. 그러면 신자들은 이 판공성사표를 판공성사를 받을 때 고해소의 한편에 놓여있는 바구니에 넣는다.[8] 사무실에서는 회수된 판공성사표를 교적에 기록하게 된다.

판공성사 기간에 하는 고해성사는 모두 판공성사이지만[9] 이 시기에는 많은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보기 위해 몰리기 때문에 집중 판공성사라 하여 어떤 성당에서는 따로 시간을 두고 손님 사제[10]를 청해서 고해성사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 이때 시설이 부족한 경우[* 보통 고해소는 성당마다 많아야 1곳이나 2곳밖에 없다. 하지만 판공성사를 보는 인원은 많고 담당 사제는 많아봤자 두셋 정도이기 때문에 성당 한 곳으로 교구 사제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단체로 집합, 하룻동안 판공성사를 집전한다. 당연히 고해소는 판공 본당의 주임신부나 성사 집전 사제 중 최선임 신부의 차지가 된다. 물론 일반적으로 고해소는 가운데 칸에 사제가 앉고 양쪽에 신자가 번갈아 들어갈 수 있으므로 가장 빠른 속도로 고해성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때로는 사제와 고해하는 신자가 서로 얼굴 대면하고 성사를 치르는 경우도 있다.[11] 하지만 다른 신자가 고백하는 사이 판공성사를 위해 마련된 고해실에 들어와 앞서 들어간 신자가 무엇을 고해하는지는 알 수 없게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비밀 유지는 성립된다.[12] 따라서 어떻게든 사제에게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으면서 고해성사를 하고 싶지 않다면 평소에 미사 직전의 고해성사 시간을 노려서 기존의 차폐된 고해실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본인의 교적이 있는 지구(地區)와 연관이 없는 다른 지구의 본당에서 진행되는 판공성사에 참여하거나[13] 명동성당처럼 상설고해소를 둔 제3의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한 뒤 성사표를 성당에 내도 된다.

신자 수가 많은 어떤 성당에서는 경로 우대권(?)을 발동해서 나이 많은 사람에게 먼저 판공성사를 준다. 판공성사가 진행되는 대림 시기와 사순 시기는 계절상 초봄 내지는 초겨울이다. 날씨가 쌀쌀하기 때문에 고령 신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이들을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

구역별로 판공성사를 위한 구역 미사를 실시하는 본당도 있다. 가령 18일에는 1구역 신자를 위해 1구역 내 어느 신자 가정집에서 판공미사를 드리고, 20일에는 2구역 신자를 위해 본당에서 판공미사를 드리는 식이다.


3. 특징[편집]


어떤 미국인 사제는 한국 가톨릭의 판공성사에 대해 듣고 "어떻게 그런 잔인한 짓을 할 수가 있어요? 고해성사를 강제로 하게 하다니요?" 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리 상으로의 판공성사는 권장되는 관례일 뿐, 고해성사 이상으로 어떤 의미가 부여된 성사는 아니다. 누차 말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상 그냥 정기적으로 몰아서 하는 고해성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만 이 판공성사를 제때 보았으냐 아니냐의 여부로 신자의 교적을 살려놓느냐 죽이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에, 냉담 교우를 분류하고 천주교 신자 통계를 내는 척도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 통계는 천주교 신자 통계와 같이 공개된다. 즉 허수로 잡히는 신자를 제하고 한국 천주교의 활동 신자가 몇 명인지는 알 수 있다. 누가 어디서 미사를 보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14] 신자가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방법이 판공성사 외에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관련 시스템이 전산화되어 있으며, 판공성사표를 배부하고 성당 사무실에 제출하거나 고해소 안에 함을 두고 모으도록 한다.

이렇듯 판공성사가 냉담자를 파악하고 교적 관리를 편하게 하며, 신자 입장에서도 부담없이 고해성사를 볼 수 있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웬만하면 쌓이지 않게끔, 그리고 시간/순서에 쫓김없이 최대한 진실한 고해성사를 드릴 수 있게끔 평소에 자주 (특히 판공성사의 경우 대림/사순 시기 초반에) 여유 있을 때 미리미리 성사를 드려 두도록 하자.

일부 본당에서는 굳이 판공시기가 아니더라도 판공시기를 제때 지키기 어려운 신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연중 어느 때라도 성사표를 작성해서 고해 후 제출하면 판공한 것으로 처리해주기도 한다.

교구마다 성사표 코드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본당이 아닌 다른 성당에서 판공성사를 보더라도 동일 교구 이내이면 전산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교구가 다른 성당에서 판공성사를 보는 경우에는 전산코드도 달라서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안 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타 교구에서는 성사표 제출을 가급적 피할 것. 판공시기에 타 교구(특히 명동성당 상설고해소 등)에서 고해성사를 봤다면 자신이 속한 본당에 성사표를 제출하면 된다.

참고로 판공시기에는 주일미사 전 고해시간에 평소보다 고해소에 사람들이 몰려드니 되도록이면 고해할 일이 있으면 성당에 일찍 나오자. 미사시간 7~8분전까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고해소 앞에서 아예 커트 당하고 물러가야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판공시기에는 주일미사 끝나고도 고해소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것도 마찬가지의 맥락. 한가한 사람이라면 주일미사 직전 고해성사보다는 평일미사 직전 고해성사나 평일로 일정이 잡혀있는 구역별 판공성사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이 때도 사람은 몰리니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판공성사 제도를 빌미로 1년에 2번 고해를 하려는 마인드를 가진 일부 신자들이 있을텐데, 대죄/중죄를 지었으면 빠른 시일 내에 고해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 저런 마음자세는 모령성체의 위험에 빠뜨린다. 적어도 1달 간격으로 고해성사를 하는 것이 권장되는 분위기. 신심이 깐깐하다면 1~2주 간격으로 자주 고해를 하기도 한다.

4. 지금은 금지된 합동판공성사(일괄 사죄)[편집]


① 먼저 개별적 고백 없이 한꺼번에 여러 참회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죄가 베풀어질 수 없다. 다만 다음의 경우에는 예외다.

1. 죽을 위험이 임박하고 한 사제나 여러 사제들이 각 참회자들의 고백을 들을 시간 여유가 없을 때.

1. 중대한 필요가 있을 때, 즉 참회자들의 수에 비하여 적절한 시간 안에 각자가 개별 고백을 올바로 듣기에는 고해 사제들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참회자들이 자기들의 탓 없이 고해성사의 은총이나 영성체를 오랫동안 못 하게 될 때. 그러나 큰 축제나 순례 때 있을 수 있는 참회자들의 회중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고해 사제들이 부족하더라도 충분한 필요로 간주되지 아니한다.

② 제1항 제2호의 규범에 요구되는 조건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교구장 주교에게 속한다. 교구장 주교는 주교회의의 다른 구성원들과 합의한 기준을 유의하여 그러한 필요성의 경우를 결정할 수 있다.

『교회법』 961조

서울대교구 등의 신자 수가 특히 많은 몇몇 대도시 성당에서는, 성탄/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여러 차례 판공성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정으로 이를 챙기지 못한 신자들이 많을 수 있다. 그래서 따로 날을 잡아 1~2회 정도의 일괄 사죄를 위한 합동판공성사를 드렸던 적이 있다. 판공성사를 드리길 희망하는 신자들을 성전에 모아 참회의 기도예식을 거친 후, 하느님 앞으로 '죄를 고백하는 편지'를 각자 적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십자가의 길이나 묵주기도 등으로 합동보속을 갖고, 신자들이 이름/세례명을 적은 봉투에 편지를 넣어 제출하면 신부가 (편지를 개봉하지 않은 채) 해당 신자가 판공성사를 드린 것으로 전산처리한 후 조용한 곳에서 한꺼번에 불태우는 식이다. 합동판공성사에는 그 밖에도 다른 형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의 합동고해성사(일괄 사죄)는 위에 인용한 교회법 제961조 ①항에 위배되기 때문에 현재는 시행되지 않는다. 물론 교회법 제961조 ①항 1호와 2호에 일괄 사죄를 줄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다. 예를 들어, 전시에 작전 투입되기 직전 장병들에게 일일이 고해성사를 줄 수 없는 상황 정도로 죽을 위험에 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 교회법 제961조 ①항 2호에도 아예 "큰 축제나 순례 때 있을 수 있는 참회자들의 회중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고해 사제들이 부족하더라도 충분한 이유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예외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 ②항의 언급처럼 오직 교구장 주교에게 속한다. 따라서 2010년대까지 한국 천주교에서 행해졌던 합동판공성사는 원칙적으로 잘못된 것이 맞다.

합동판공성사의 문화는 사라졌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보속만큼은 합동 보속을 정해주는 곳이 많다. 대체적으로 주모경이나 묵주기도 등 특정 기도를 바치게 하거나 대림 시기나 사순 시기에 본당마다 열리는 특강에 참석하게 하거나 성당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를 실천하게 하거나 성주간 전례 참석 등 여러 가지의 선택지를 주고 신자 자신이 확실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하게끔 한다.

참고: 교회법과 신앙생활 (17) 일괄사죄, 가톨릭신문, 2019년 11월 24일.

코로나 시국에 2020년 하반기 미사가 잠시 재개되었을때 교회 차원에서 특별히 일괄 사죄를 주기도 했다.

5. 방법[편집]


고해성사와 같다. 해당 문서 참조.

[1] 영어로는 annual confession으로 번역될 수 있다.[2] 후술하는 바와 같이 제주교구는 매년 8월 15일인 성모승천 대축일을 앞두고도 판공성사를 시행하므로 연 3회 판공을 한다.[3] 일본에서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보았다고는 한다. 예전에는 8월 9일이었는데, 이 때문에 1945년 나가사키 원폭 투하 당시 원폭 투하지 인근 우라카미 성당에 모인 천주교 신자들이 도심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몰살을 당하는 사태로 이어졌다.[4] 병환 등의 특이 케이스가 아닌 이상[5] '찰고'라고 하는데, 기도는 잘 하고 있는지, 교리는 잘 외우고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으면 고해성사를 안 주었기 때문에 1년에 한두번 할 수 있는 영성체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므로 다들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다.[6]영성체를 할 수 있는 나이 이상의 상황이 됐을 때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유아세례를 받은 어린이라면 초등학교 3학년(만 9세)이 됐을 때 첫영성체 교리를 진행한다.[7] 주님부활대축일이 3월 말~4월 중순 사이에 위치하고, 성모승천대축일이 8월 15일이며, 주님성탄대축일이 12월 25일이므로, 제주교구의 판공 시기는 거의 정확히 4개월 간격으로 돌아오도록 아름답게 배치되는 셈이다.[8] 만약 깜빡하고 판공성사표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다음에 성당에 올 때 사무실에 제출하면 된다.[9] 그래서 각 본당에 지정된 판공성사일에 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주일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하면 판공성사로 인정된다. 아울러 본인이 주로 가는 성당 외에 다른 성당에서 대림/사순 시기 때 고해성사를 보고 사무실에 성사표를 내도 판공성사를 본 것으로 인정한다. 예를 들어 평소 경기도 고양시 쪽 성당에 교적을 둔 사람이 대림/사순 시기 중 평일에 명동성당 상설고해소에서 고해성사를 본 뒤 자신의 교적이 있는 성당에 성사표를 내면 판공성사를 본 것이 된다.[10] 본당 사목구 사제들 만으로는 일손이 모자른 경우가 있는데, 이때 요청을 받고 이를 돕기 위해서 오는 신부님을 의미한다. 본인이 속한 본당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대부분 사목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오신다.[11] 이 경우라도 웬만하면 사제가 뒤돌아 앉아 있기 때문에 진짜 얼굴보고 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12] 애초에 성직자든 신자든 고해 내용을 누설했을 경우엔 자동 파문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판공성사는 결국 정기적으로 하는 고해성사이며, 고해성사 역시 비밀 유지를 기본적으로 지키게 되어 있다.[13] 일부 교구는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교구 내 본당의 판공성사 일정을 공유하기도 한다.[14] 반면에 성공회와 개신교는 개인별 월정/십일조 헌금봉투가 출석부 역할을 하기에 이를 근거로 신앙생활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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