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생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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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용 예
1.1.1. 비료
1.1.2. 제충제
1.1.3. 마구(馬具)
1.2.1. 섬유산업
1.3. 금속 산업
1.4. 전기 기술


1. 적용 예[편집]



1.1. 농법[편집]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주의할 점이 있다. 절대로 가서 바로 농사부터 짓지 마라. 농사라는 게 쉬워 보여도 기후나 토질에 대한 고려가 없으면 바로 망한다. 농사를 지을 생각이 있다면 2~3년 간 그 지역에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 농사는 적어도 1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장기 사업이고, 기후 잘못 타면 망하기 십상인 리스크가 큰 업종으로, 과거에 비하면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이 가능해진 현대에도 농사를 도박에 비유할 정도다. 때문에 농부들은 검증되지 않은 신농법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적어도 몇 년, 지역적, 기후적, 환경적 특성을 파악해 기후를 간파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동안에는 농기구를 개량해주면서 비료나 농법을 가르쳐주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만일 당신이 판타지의 배경이 되는 고대중세 시대에 갑자기 떨어졌다 가정해보자. 당신이 떨어진 장소는 야만족의 부락이나 정글 같은 문명과 멀리 떨어진 경우가 아니라면 십중팔구는 논밭 같은 곳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주인공 보정을 받아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세상 현실에 어떻게든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되면서 땅을 파면서 농사 짓는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다. 산업 혁명 이전의 문명은 인구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했으며, 상업이나 공업에 종사하는 도시 인구는 5%조차 넘기 힘들었기 때문. 이것도 국가 정치 상황이나 한 해 농업 풍흉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근대 이전 세상이 얼마나 굶주림에 시달렸는지 알 수 있는 부분.

고대에는 동물의 분뇨나 인분을 퇴비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나 지렁이 등의 생물종과 지력의 상관관계도 알지 못했다. 본 문서를 보고 있는 현대인들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 만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농사에 도입하려면 알거나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많은 판타지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대적 배경인 중세를 예로 들면, 중세 초기와 중기의 농업 생산량은 매우 낮아서, 1알의 곡식을 심어 3알을 수확하기 힘들다고 표현될 정도였다. 수확량이 1/3 정도 감소했다고 본다면, 결국 수확한 것의 절반을 종자로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농업 혁명이 일어난 중세 후기나 르네상스 시기에도 곡식 1알로 7알 좀 넘는 정도의 수확이었다고 하며, 메소포타미아고대 이집트를 어마어마하게 풍요로운 땅으로 묘사할 때 "1알을 심어서 20알을 수확할 수 있었다"고 표현했을 정도. 중세 수준에서야 혁명이었겠지만, 1:100이 넘는 게 당연한 현대 관점에서 보면(...) 드물게 마법사들이 비료 마법을 발명했다는 설정이 있는 작품들도 있는데, 어째서인지 이런 작품들에서도 전근대적 사회는 변함이 없는듯 하다. 사실 아무리 비료 마법 같은게 있어도, 마법사가 발에 치여서 드넓은 땅을 와르르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 않으면 사회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긴 하다. 당장에 현실 역사에서도 산업혁명이 한창 일어나고 있을 때 인구가 너무 늘어서 식량난이 걱정된다는 소리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흉작이 들어 수확량이 더 줄어든다면, 기실 먹을 것이 거의 없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흉작'을 막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며, 현대의 상식적인 농지 관리법을 사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또 멀리 갈 것 없이 중세보다 살짝 한 단계 앞선 농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모내기·새 쫓는 도구(허수아비)·골뿌림법·윤작법·심경[1]·철제농기구·녹비 등이다.

이 중 중세시대에 쓰일 만한 경작법으로는 삼포제와 4윤작법 등이 있는데, 우선 중세 후기에 나온 삼포제에 대해 살펴보자면, 삼포제는 밭을 3구획으로 나눠 춘경지, 추경지, 휴경지로 나눠서 경작하는 경작법인데,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것 덕분에 유럽인들이 엄청 먹고 살만해져서 이슬람을 침공하고 잉여식량 덕분에 도시가 생성되는 등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왔다. 괜히 이 경작법이 세계사 교과서에 실려있는 게 아니다!

17세기에 나온 또 다른 경작법인 4윤작법(four-field rotation)은 밭을 4구획으로 나눠 춘경지(밀), 클로버, 추경지(보리), 순무를 돌려가면서 심는 경작법인데, 클로버순무는 지력을 회복시켜 주고 가축의 사료로 쓸 수 있으며 순무는 사람이 먹을 수도 있다. 삼포제에 비해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경작법은 휴경지를 없애 식량 생산량을 확 늘여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는데 큰 기여를 했다.

16세기에 유럽에 도입된 농법으로는 파종법이 있다. 그러니까, 농작물 종자를 땅 깊이 묻는 것이다. 이걸 말이라고 하냐 싶겠지만 1500년 대까지도 유럽에서는 종자를 심을 때 흙 속에 심지 않고 그냥 걸어다니면서 흙 위에 좌악 뿌렸다. 중세의 농사를 묘사한 삽화를 보면 대충 이해가 갈 것이다. 사실 1500년대는 커녕, 1940년 웨일즈에서 찍힌 사진을 보면 산혁 이후에도 촌구석에서는 그냥 그렇게 파종한 모양이다. 그렇게 흙 위에 잘 놓여진 종자 중 대부분은 새와 동물들이 냠냠...이러니까 1알을 심어서 3알을 수확하는 개떡 같은 효율이 나온거 아닐까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간격도 불규칙해서 균일한 수확을 얻을 수도 없었다. 균일한 간격으로 땅 속에 종자를 묻는 것만으로도 효율이 급증한다. 다만 사람이 직접 호미로 열심히 파가면서 하나 씩 묻어야해서 노동력 투입이 급증한다는게 문제. 이런 파종법을 고대부터 시행한 동아시아는 농법 생산력은 좋았지만 그만큼 노동력도 투입되어야 했다.

이외에도 모내기 같은 동아시아 농법도 참고해보는 것도 좋다. 모내기는 비록 물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잘못하면 가뭄 들어서 망했어요가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해도[2], 물 대는 시설에 대한 공학적 지식과 그것을 실현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자기가 쓸 수 있는 땅이 물을 넉넉하게 구할 수 있는 좋은 토지이면 해볼 만하다. 단, 인공적으로 광대한 습지를 조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논 농사의 특성상 수인성 전염병과 모기 등의 창궐에 각별히 주의할 것. 겨울이 존재하는 지역이라면 그나마 위험성이 덜하지만, 고온다습한(= 쌀 농사 짓기 좋은) 환경이라고 상하수도 시설이나 보건/의료 수준이 받쳐주지 못하는데 어설프게 시도했다가는 쌀밥 좀 먹어보려다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나 말라리아의 유행으로 국가적인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또는 건기 밭작물에 한해서 골뿌림법을 쓰는 것도 좋다. 다만 골뿌림법은 겨울 작물에 한정해서 적용해야 하는데, 여름 작물에 이를 적용했다가는 장마비에 그대로 쓸려 내려가거나 썩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한국과 같은 기후가 아니더라도 우기에 골뿌림법을 적용하면 ‘내 작물 지못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무척 높다.

또 아주 간단하고 지금 우리에겐 상식이지만 중세엔 없었던 것 중에는 우경과 철제 농기구가 있다. 이 둘 덕분에 심경이 가능해져서 중세 후기의 농업 생산력을 확 끌어올렸다. 그 전에는 철기구가 아니라 수소의 뿔이나 나무로 쟁기를 만들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농사를 지을 때 땅을 살짝 긁는 수준이였다. 하인리히 에두아르트 야콥이 쓴 빵의 역사라는 책에서는 5cm만 더 깊게 팠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과장적인 표현도 했을 정도다. 이런 일이 일어났던 원인은 도시와 시골의 괴리가 너무나도 심해서 도시에서 그런 장비를 만들어 팔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다(...). 또 튼튼한 농기구가 있어도 동물의 견인력 없이 사람 힘만으론 심경이 어렵다. 보통은 를 쓰겠지만, 소보단 이 훨씬 힘이 좋으니 밑의 마구 항목에서 서술할 마구가 갖춰져 있는 동네라면 소 말고 말을 사용하자.

다만 말은 먹는 것도 많아 먹이를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초지나 경작지가 있어야 하고, 탈 것과 전투용으로 쓸 수 있어 농가에서 다루기에는 비싼 편이다.[3] 소에 비해 식육성도 떨어지는 편이고, 충분한 힘과 체격을 가진 작업마가 되기 위해서는 품종 개량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고대 유럽에서도 품종개량 전의 말은 왜소한 편이었다.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말보다 소를 선호할 수도 있다. 참고로 한반도에서는 소에게 먹일 소꼴을 가마솥에 삶아주었는데, 초식동물은 소화효율이 나쁘기 때문에 생풀을 먹이는 것보다 삶아 먹이는 것이 훨씬 영양분이 풍부해서 좋다.

만일 현대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싶다면 현대 농법의 2가지 전기인 안전한 비료농약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 허나 이 둘을 현대 화학의 힘 없이 중세적 환경에서 도입하기에는 둘 다 어려움이 있다.

농약은 인체에 해롭지 않으면서 작물 이외의 잡초를 죽이거나(제초제), 벌레를 죽이는(제충제), 세균을 죽이는(살균제) 효과가 필요하다. 헌데 그런 편리한 농약은 중세 시기에 그리 쉽게 구할 수 없다. 대신 특정 해충을 쫓는 효과가 있는 식물을 같이 기르는 방법이 있다. 제충 효과가 있는 식물의 예시로는, 나방 유충을 물리치는 자연 살충제를 만들 수 있는 토마토, 배추흰나비토끼를 쫓아내는 양파, 진딧물과 알딱정벌레, 남방은무늬밤나방의 애벌레를 쫓아내는 마늘, 파리모기 등에 효험이 있는 바질 등이 있다.

잡초만 죽이는 제초제는 만들기가 좀 어렵고, 대신에 갈아놓은 에 멀칭[4]을 해서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는 방법이 그나마 시도해볼 만하다. 이건 지온상승을 통해서 토양유기물의 분해나 작물의 생육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물론 이것도 비닐이 없으면 효율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만일 자신은 비료나 농약 등을 쓰지 않고 오리농법을 쓰겠다면서 오리를 에 풀어버리면, 다 밟아버리거나 씹어버린다. 오리농법은 사실 새끼 오리를 풀어놓는 거고, 성체 오리가 되기 전에 도로 거두어 들이는 거다. 더불어 오리를 고양이여우 따위가 잡으러 오지 못하게 신경써줘야 하는 등, 다른 농법 못지 않게 손이 간다. 괜히 친환경 농법이 현대에도 비싸고 어려운 농법인 게 아니다. 이 외에도 '농사에 손 안 가고 작물도 튼튼하게 자란다'는 자연농법이니 태평농법이니 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농법인데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다음으로 작물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만일 감자 같은 구황작물을 들여오고자 한다면, 감자만 들여오면 대성공일 거란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주먹만한 감자는 오랜 세월동안 품종 개량이 이루어진 결과물이고, 야생종이나 개량이 이루어지 않은 원종은 굉장히 작다. 현대의 품종을 들고 가서 영양번식시켜서 기른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데, 현대의 상업용 감자 품종들도 키우려면 비료를 왕창 주어야 하며 비료 안 주고 그냥 키워보면 결과물은 시시하다. 게다가 보존성도 낮아서 일반 곡식의 역할을 대체하기 힘든데, 화폐 경제 이전에 곡식이 화폐처럼 쓰이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중량도 꽤 나가는 탓에 유통도 힘들다.

다만 퇴비만 넉넉히 줄 수 있다면 다른 주요 작물들에 비해서 다소 서늘하고 음침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고 이 잘 자라지 않는 다소 안 좋은 토성의 땅에서도 잘 자라주는데다가 단위면적당 열량이 벼나 밀을 크게 상회하며 생육기간이 짧아서 구황작물로서는 훌륭한 작물이니 만약을 대비해서 확보해두고서 자투리 땅에서 재배하다가 구황작물로 이용하는 것은 고려해볼 것.

고구마의 경우는 단맛이 강하기에 기호작물로서 어필할 수 있고 단위면적당 생산 열량도 매우 높아 감자보다도 높지만 감자에 비해서 기후를 크게 타는데다가 칼륨이 많이 소요되는 작물이라 시비도 힘들고, 생육기간이 길어서 재배에 주의해야 한다. 보관도 힘들기에 정말 적합한 환경이 아니면 굳이 찾아서 기를 필요까지는 없다.

옥수수칠레처럼 초석 같은 게 흘러넘치거나 나우루처럼 구아노가 산같이 쌓인 천혜의 땅이 아니라면, 가능하면 중세의 환경에서는 피하는 게 좋다. 패왕의 작물답게 요구하는 질소량이 의 2배 가량 되기 때문에, 그 엄청난 생산력에 홀려서 여기저기 심어댔다간 황폐해진 농지만이 남게 될 것이다. 심지어 시비법이 발달하고 나름 품종개량이 된 현대에도 소련처녀지 개간 운동 같은 삽질을 한 바 있고, 북한도 화학비료도 없이 무리한 옥수수 재배를 시도하다가 고난의 행군으로 이어지는 대재앙을 부른 바 있다.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썼던 '세 자매 농법'을 쓰면 이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는데, 바로 옥수수호박이랑 함께 키우는 것이다. 옥수수이 타고 올라갈 지지대 역할을 하고, 콩은 옥수수가 소모한 지력을 회복하며, 호박은 땅을 덮어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막는다. 이 농법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바위 절벽에서도 식량을 공급할 수 있었다. 다만 어디까지나 재배할 수 있다이지 수확량이 넉넉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니 주의할 것. 콩만 재배하더라도 뿌리혹 박테리아의 질소고정량만으로는 충분한 수확량을 얻기에 부족한데 옥수수와 호박까지 있는 만큼 충분한 수확량을 내는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낱알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현대의 종자를 가지고 가는 것이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종묘 회사에서 판매하는 종자 중에는 채종 후 재파종을 하면 수확량이나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1대 잡종 품종 종자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1대 잡종 품종은 여기서 나온 종자를 채종하여 재파종하면 분리의 법칙에 따라 형질이 제멋대로인 2대가 나오므로, 유전적 균일성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때문에 이런 걸 들고 가면 피를 보게 된다. 가져가려면 자가수정작물이나 영양번식이 가능한 작물이 좋다. 이 외에도 내병성이나 내충성 품종의 경우, 해당 품종이 내성이 없는 레이스의 병원균이나 해충이 존재하는 곳으로 넘어간다면 해당 품종의 내성은 무의미해진다.

만일 현대의 종자를 가지고 가는 게 힘들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멘델의 유전법칙 등을 참조해서 직접 개량에 도전해보자. 직접 개량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씨앗만 전문적으로 기르는 게 효율적이란 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우선은 주기가 빠른 종부터 시험해보고, 그 노하우로 다른 주요 작물에 시험해보는 것이 좋다. 국가 체제가 조금이라도 잡힌 곳에서는, 품종개량이 성공적이라면 후원은 거의 확실히 보장받는다. 간단하게는 낱알이 크고 많은 것만 골라내서 '주변환경으로부터 분리된 곳'에서 기르면 된다.[5] 당연히 낱알이 크고 많은 게 최우선적으로 남겨야할 형질이다. 또 키가 작은 작물은 보통 뿌리도 깊게 자라기 때문에 키 작은 것도 대부분의 경우는 좋은 형질이다. 필요에 따라선 수정을 직접 해줘야 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접붙이기를 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과수의 경우 씨앗으로부터 나무를 기르는 게 굉장히 어려운데, 때문에 원하는 다른 성질[6]이 있을 때 접붙이기를 해서 과수를 기르곤 하며, 과 식물들도 잘 붙는 편이다. 중요한 건 서로 잘 맞는 궁합을 찾는 것. 생장이나 특징은 직접 관찰하기보단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한 품종개량과 병행한다면, 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단, 오히려 퇴화된 씨앗이 나오거나 싹이 안 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1.1.1. 비료[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퇴비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사실 뭐니뭐니해도 농업 생산력을 늘이는데 제일 좋은 것은 충분한 시비(施肥), 즉 비료를 막 뿌려주는 것이다. 현대야 화학비료의 대량생산 덕분에 비료 과잉 공급으로 농작물이 맛이 가는 일도 일어나지만, 전근대에는 비료가 항상 만성적으로 부족했으며, 전근대의 농업 생산량 개선의 대부분은 비료 투입량의 증가에 힘입은 것이었다. 애초에 인류가 맬서스 트랩을 벗어난 것도 암모니아 대량 생산으로 비료 생산량이 늘어난 덕이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떠올리는 비료는 분뇨를 이용한 퇴비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분뇨는 별로 훌륭한 비료 재료는 아니다. 질소, 인, 칼륨을 비료의 3요소라고 해서 제일 많이 필요한 성분인데, 분뇨에는 그런 성분이 적다. 인분이건 가축분이건 똑같다. 예외가 있다면 닭똥인 계분을 포함한 새들의 똥 정도. 만일 판타지 세계에 갔는데 그곳 주민들이 인분 비료를 쓰지 않는다면 그냥 당신도 안 쓰는 것을 추천한다. 어찌어찌 인분 비료 제작법을 익혔다 해도, 사회 구성원들이 '똥을 사람 먹을 작물 키우는 데 써? 아이고 더러워라!!'라며 심리적 거부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실제로 중세 유럽에서는 동물의 분뇨를 비료로 쓰면서도 사람 분뇨를 비료로 쓴다는 것에는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모순 같지만 사실 지금도 비슷한 인식이다. 게다가 인분 비료는 기생충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발효를 제대로 해낸다면 기생충과 균을 사멸 시킬 수 있지만 현대 기술 없이 그러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위와 같은 문제점이 염려된다면, 엽비[7]나 부엽토[8]퇴비를 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실 식물성 비료는 매우 좋은 비료이다. 동물과 인간이 똑같은 단백질로 이뤄진 생명체라서 인간은 고기를 먹는 것으로 스스로의 구성성분(?)을 보충할 수 있는 것처럼, 식물도 서로 그렇다. 휴경화전의 기본 원리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있던 식물들이 죽어서 남긴 것이 작물의 비료가 되는 것.

거의 모든 식물이 퇴비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낙엽, 잡초, 쌀겨, 먹다 남은 야채, 과일껍질, 지푸라기, 톱밥, 깻묵 등등.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이런 식물성 재료를 60~70% 정도로 하고, 30~40% 정도의 흙과 섞어서 쌓아주면 된다. 그리고 약간의 물을 뿌려줘서 마르지 않게하고, 보온이 되도록 짚 등으로 덮어주면 된다. 이 상태로 약 1주일 마다 뒤집어줘서 더 이상 열기와 발효 냄새가 나지 않게 되면 녹비 완성이다.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딱 늦가을 정도의 기온이 좋으니 추수 직후에 나온 지푸라기들을 이용해서 만들어주자. 참고로 당분이 있으면 미생물이 더욱 빨리 증식한다. 설탕물이나 과일즙을 뿌려주면 된다. 이전에 만들어뒀던 퇴비를 10% 가량 첨가해주는 것도 좋다. 숙성 중인 비료더미에 막대기를 찔러 구멍을 내주는 것으로, 뒤집기 대신에 산소를 내부에 공급해주는 요령도 있다. 더 무식하게는 그냥 통나무를 흙에 묻고 그 위에 작물을 키워도 녹비로써 역할을 한다.

퇴비를 응용해서 액비를 만들 수도 있다. 식물성 재료와 퇴비를 섞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주면 된다. 3주 정도면 식물성 재료들이 발효되어 새까만 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정 급하면, 하다못해 숲의 바닥 흙을 퍼와도 된다. 오래된 숲이라면 나무의 낙엽이나 작은 풀 혹은 나무가 자랐다가 죽음을 반복해서 지력이 좋은 흙이 누적되어 있다. 비슷하게, 흑해 연안의 비옥한 초르노젬 흑토는, 건조한 기후로 인해 1년생 풀이 자랐다가 죽었다가를 반복하면서 쌓인 막대한 부식토로 인해 어마어마한 지력을 가지게 되었다. 다만 젊은 숲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른데, 나무는 자라면서 지력을 막대하게 소비하는지라 젊은 숲은 젊은 나무들이 지력을 다 빨아 먹어서 상태가 좋지 않다. 숲의 흙을 퍼올 때 유의할 점은, 발아하지 않은 잡초의 씨앗이나 해충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것.

이러한 퇴비는 특별히 혁신적인 발명은 아니다. 서양은 기원전 고대 로마의 기록에서도 나타나고 동아시아도 중국 진한 시대에 이미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지식인들의 기록과는 별개로 농촌에서 전파는 좀 달랐던 모양. 서유럽이나 조선에서는 16세기에나 대대적으로 전파됐다.

그 외에 만드는 게 쉬운 것은 오줌액비다. 오줌을 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2주 이상 숙성시키면 된다. 오줌은 질소 성분이 요소와 요산 형태로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숙성 시켜서 암모니아로 만들기만 했다면 똥보다 좋은 비료가 된다.

또는 인산칼슘을 만드는 것도 좋다. 인산칼슘은 동물의 뼈나 생선 가시, 혹은 새의 알 껍질을 모아 불에 태워 불순물을 제거한 뒤[9] 식초에 담그고 기다리면 완성된다.

이 외에도 정어리청어 등 기름기가 많은 물고기를 압착해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도 좋은 비료가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유박이라고 한다. 똥보다 좀 낫고 오줌 액비보다는 못한 수준이다.

세번째로는 녹비가 있다. 녹비는 식물을 퇴비로 발효 시키지 않고 그대로 땅에 갈아 넣어 발효 시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통나무를 흙에 묻어버리는 것도 녹비의 일종이다. 땅과 공기 중의 영양분을 최대한 흡수해서 자기 몸에 넣는 식물들이면 된다. 사실 다름 아닌 콩과 작물들 거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된다. 그 외에 보리메밀호밀도 녹비로 역할을 한다. 원래는 씨나 열매를 맺기 전에 땅에 갈아 넣어야 하지만, 급하면 열매를 사람이 먹을 수도 있다. 윤작의 핵심이 콩과 작물과 보리와 메밀과 호밀인 이유도 같으며, 가난한 농민들이 저것들의 알곡으로 먹고 살아야 했던 이유도 같다(...).

만일 어떻게든 당신이 비료를 만들어냈다면 다음은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양을 알아내야 한다. 만일 비료를 작물이 생장하는 초창기에 주거나 너무 많이 주게 되면 그냥 작물이 썩어버린다. 게다가 비료를 쓰면 작물만 잘 자라는 게 아니라 잡초도 왕성하게 잘 자라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손질이 들어가거나 농약을 뿌려야 한다. 그리고 질소의 과다시비시에는 작물이 생육이 불필요하게 과다해져서 잎이 검푸른색으로 변하고 허우대는 큰데 연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해서 세균이나 진균류, 해충에 취약해지기에 해를 입기도 쉽고 잘 썩어서 저장성이 떨어진다. 또한, 발암물질인 질산염이 생성돼 먹으면 안 좋다. 이러한 시비법은 작물별로 다르다. 모든 식물마다 비료질 성분이 많이 필요한 생장 시기가 각기 따로 있다.

비료를 뿌리는 법에는 땅 전체에 좍 뿌리는 전면살포시비와, 작물 근처에만 뿌리는 국소시비가 있다. 당연하지만 전면살포시비보다 국소시비가 훨씬 낫다. 전면살포는 그냥 농학 발전 이전에 했던 짓이고, 지하수 오염, 비료 과량 공급의 문제, 비료 낭비 등 문제가 크다.


1.1.2. 제충제[편집]


농사를 짓는데 커다란 고충은 역시 해충이다. 비료나 윤작법으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종자개량을 한다고 해도 벌레떼가 한 번 나타나면 그 해의 농사는 끝장이다. 그러므로 제충제는 꼭 만들어야 한다.

천연제충제를 만들고 싶다면 우선 푸른 은행잎, 씀바귀, 가래나무, 개당귀, 철쭉, 여뀌, 개옻나무를 준비해야 한다. 이것들의 잎이나 열매를 잘게 갈아 에탄올과 1:1로 섞어 용기에 밀폐보관하여 살충성분을 추출한다. 10일 이상 지난 후, 용액만 뽑아 물에 1:1000으로 희석하여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후에 작물에 살포한다. 너무 많이 뿌리면 작물이 죽을 수 있으니 작물의 상태를 보면서 살포해야 한다.


1.1.3. 마구(馬具)[편집]


서양의 경우 중세 초기까지는 목에다가 줄을 거는 식의 마구를 썼는데 이 경우 문제는 어느 정도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말이 숨을 못쉬어서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다. 이걸 해소한 것이 가슴에다가 거는 식의 마구인데 동양의 경우 중국 삼국시대~수나라 시기에 개발되어 활용되었다고 하며, 서양에는 9~10세기 쯤에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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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마구 비교#[10]

고대 ~ 중세 초기 서양으로 간다면 최소한 ' 목에 수레줄을 메다는 것보다는 말 몸통~어깨에 메는 것이 낫다'는 것과 편자를 알려주자. 동양에서는 말의 가슴걸이가 삼국시대 ~ 수나라 시기에 발명됐는데, 서양에서는 몇 백 년이나 지난 10세기나 되어서야 동양에서 이 기술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 기술이 들어와서 적용된 후에야 말이 보다 힘을 더 쓰게 되었다. 그 전에는 말 목에 줄을 맸으니, 어느 정도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말이 숨을 못 쉬어서 견인력이 형편없었다.

또 안장과 등자와 편자를 알려주는 것도 좋다. 특히 이 중에서 등자를 알려주면 당신은 기사로 대표되는 중기병의 시대를 1세기 이상 일찍 열 수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등자와 기사의 등장 - 나아가 봉건제의 발전은 아직도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 중 하나이므로 완벽히 정확한 문장은 아니며 1950년대 이후에 촉발된 등자만능론은 이미 논파된지 오래이지만, 적어도 등자가 기사 계급의 발달에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를 점유했단 것 자체는 사실이다. 이를 기반으로 더 강력한 궁기병 집단을 양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말의 품종 개량이 충분히 되지 않은 고대의 유럽 - 동아시아권으로 떨어졌다면 논외. 이 시대의 말은 아직 크기가 작아서 말 엉덩이에 간신히 사람이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 시기라면 차라리 전차를 보병으로 상대하는 방법을 퍼뜨려 보자. 〈글래디에이터〉에서 나온 타워 실드를 이용한 방진 같은 것이나, 장창을 이용한 방진을 만드는 전술이 대표적이다.

드래곤이나 공룡 같은 것들이 기병용 동물로 제식배치된 곳이라면 좀 디자인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1.1.4. 고양이[편집]


뜬금없이 '웬 고양이냐?'라고 의문을 품겠지만, 고양이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바로 때문이다. 쥐 1마리가 먹는 곡물의 양은 하루 10g. 그 정도야 뭐 괜찮지 않느냐 하겠지만, 의 번식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1년에 암컷 1마리가 낳는 새끼쥐의 수는 최대 63마리다! 게다가 태어나서 6개월만 되면 바로 가임기가 되니 더욱 무시무시하다.

고양이를 자꾸 잡아죽인 것 때문에 중세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했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고양이를 기르면 흑사병도 막을 수 있지 않겠다는 기대도 할 수 있으나, 사실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고양이를 키웠던 이집트가 높은 인구 밀도 때문에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돌았고 애묘가인 무하마드의 영향으로 고양이 대접이 좋았던 이슬람 세력도 흑사병에 큰 피해를 입었다는걸 감안한다면 고작 고양이 따위가 전염병을 막아줄거란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다. 곡식이나 가구를 갉아먹는 쥐를 잡아준다는 정도로 여기자. 아예 쥐를 먹은 고양이가 벼룩을 옮겨 흑사병의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또 지금이야 사람 먹을 음식도 넘치고 가축 따위 기를일 없는 현대 도시인들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지만, 고기가 가뜩이나 귀한데다가 닭 같은 가금류를 기르는 옛날 사람 입장에서는 창궐하는 고양이 역시 골칫덩어리가 될 수 있다. 를 길러서 고양이를 견제하던, 고양이를 직접 때려잡던 고양이 개체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1.2. 제조업[편집]


아주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 각 작업을 세분화하여 한 과정마다 한 직공이 맡아 일하게 하는 것이다.

하나의 예시를 들어서 핀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고 치자. 이곳에서 일하는 공돌이 A는 하루에 핀 20개를 만들 수 있다. A랑 똑같은 수준의 공돌이가 10명이 있다고 하면, 이 핀 공장은 하루에 200개 초과의 핀은 만들 수 없다. 그런데 이 핀 공장에서 공정을 18개로 나누어 공돌이 10명에게 작업을 시켰더니 하루에 약 48,0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분업 하나만으로 생산성이 무려 240배로 뛰는 것이다.[11]

제조업의 생산성 개선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분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산업 혁명 초기 시대의 생산성 개선은 섬유 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계화가 아닌 분업 생산 기술의 전파에 의한 것이었다. 기계화로 인한 생산성 개선은 2차 산업혁명기에 퍼진다. 구체적인 제품 생산에 대해서 어떻게 분업화를 할지가 문제지, 결국 모든 전근대 제조업의 생산성 개선은 분업화가 핵심이다. 산업 혁명 초기에도 애덤 스미스국부론에서 한 말도 요약하면 그거다. 일단 분업해라.

원리도 간단하고 효율도 발군이다. 이러한 분업 시스템은 중세 기준으로도 전혀 낮선 기술이 아니다. 고대 중국 진한 시대의 국영 공장들 역시 물품 하나를 완성하는 과정을 분업화하여 대량 생산 체계가 구축되어 있었다. 그 유명한 진시황릉의 토용도 그러한 분업화 된 공장에서 생산되었다. 유럽 역시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에서 은세공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 위해서 여러 장인들의 손을 거친다는 언급이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조선소는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한 생산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나라는 조선소 도크 하나에서 한 제작팀이 존재해 모든 조선 과정을 맡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하나의 공정을 맡은 하나의 팀이 여러 도크를 이동하며 그들의 전담 과정만 전문적으로 맡는 분업 구조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역설적으로 생산성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핀이 하루에 5만개가 생산되어 봤자 인구 5천 짜리 중세 도시 하나에서 그 핀을 팔려고 해봤자 팔릴리가 있는가? 핀을 공짜로 뿌려도 재고 처리를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국부론의 내용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내용이 바로 저 문제에 대한 것이다. 분업으로 생산성이 높일 수는 있는데, 사실 무작정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알아서 모든게 원활하게 돌아가진 않으니 그게 전 사회적으로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던가 수요공급의 법칙 등등 개념은 다 그거 설명하려고 쓴 내용이다. 분업이 전 사회적으로 퍼져서 사회의 생산성을 높히기 위해서는 화폐 유통이 활발해야하고 시장 사회가 형성되어야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항목에서 전재하고 있는 판타지 세계, 특히 중세 유럽풍 사회는 어떨까? 판타지 세계의 경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정을 잡고 있는 판타지 작품은 딱 하나 밖에 없다고 해도 될 정도지만, 일반적인 클리셰로 받아들여지는 설정들에 현실 중세의 모습을 덧씌우면 대충 짐작은 가능할 것이다.

일단 화폐 경제는 매우 활발한 것 같다. 금화가 백원 짜리 동전 마냥 너무 쉽게 쓰이는, 물가가 좀 이상한 세계도 많지만 넘어가자. 현실 역사에선 전세계적으로 화폐량 자체가 부족해서 농촌에선 일부러 시장에 뭔가를 내다 팔지 않으면 화폐를 구경하기 힘들었고 물물교환이나 환금성 높은 물품으로 때웠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도 어린 시절 학비를 옥수수랑 감자로 납부했을 정도고, 한국은 일제 시대에 쓰인 근현대 소설을 보면 쌀이나 소로 물건을 사고 파는 묘사가 있다. 조선 후기에 평범한 농민들이 주막에 술 값은 외상으로 1년치를 달아두었다가 1년 추수가 끝나면 한꺼번에 갚는 식이었다. 미국의 발명가 맥코믹은 수확기을 발명했으나, 농부들이 현금이 없다는 것을 알고 물건을 먼저 주고 여러 해에 걸쳐 추수 때마다 값을 할부로 받아서 자신이 발명한 수확기를 많은 농부에게 팔 수 있었다.

그리고 모험가 길드용병 길드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길드가 존재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볼 수 있겠다.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길드의 마스터(장인)들은 각 물품의 제조를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가능한 이들이었으며, 마스터가 거느린 직공(도제)들은 그러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워 마스터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제품 제조의 단 한가지 과정만을 맡는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직공들이 '나도 기술 배워서 나중에 마스터가 되어서 가게를 만드는게 목표인데, 한가지 과정만 반복하다가 월급 받는 걸로 만족하라고요?' 하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길드는 도시 단위로 존재했는데, 길드의 인가를 받지 못한 물품은 시장에 유통받지 못하게 막았다.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도시에서 생산된 물품이 도시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도 막았다. 물품이 너무 많이 풀려서 가격이 떨어지면 길드의 마스터들의 밥줄이 위협이 되니 가격을 조정한 것이다. 이런 폐쇄적인 집단에 의해서 시장이 주도되고 있다면, 근본도 없는 뜨내기가 이런 걸 함부로 시도했다가는 밥줄 위협에 대한 대가로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길드원들에게 먼저 알려줘서 이득을 보게 해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도 안이하다. 우리 도시 우리 길드에서 생산성이 개선되어도, 그 물건을 팔아야 하는 다른 도시에도 길드가 있어서 우리 물품에 대한 수입을 막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실 중세에도 이탈리아의 상업 도시 국가들도 이런 문제에 직면했다. 물건을 살 사람은 없는대 생산된 재고는 많아 가격이 폭락하는 과잉생산 문제는 13세기부터 이미 나타났다. 분업으로 생산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은 중세인들도 알았다. 밀라노 공국의 경우 판금 갑옷을 만들 때 분업화하여 상당히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문제는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은 죄다 도시 정부를 길드들이 장악하고 있어서 장사하는데 경쟁 관계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역수지가 높은 것을 곧 경제적 목표라고 생각하는 중상주의가 퍼져 있어서 도시들끼리도 서로 관세 등 무역장벽을 세웠고, 툭하면 싸운 것도 거의 상업 상의 분쟁이 커진 것이었다. 때문에 중세 이탈리아 도시들은 길드 개념이 약한 북아프리카나 서아시아 등으로 진출하기도 했고 자기들 물건만 사갈 식민지를 만들기도 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길드를 혁파해야할 존재로 묘사하고 자유시장경제를 설파하고 중상주의를 깐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돌파하려면 결국 권력이 필요한 것이니, 이런 문제에 부딪히지 않을 틈새를 잘 찾던지 권력에 접근해서 문제를 해결하던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1.2.1. 섬유산업[편집]


위에서 말한 과잉생산의 문제를 돌파할 틈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베짜기로 천을 짜는 과정은 그야말로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길고 복잡한 과정이었기 때문에 기계화 이전에는 분업이고 뭐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정도로 말 그대로 답이 없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과잉생산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일단 베를 짜기 위해서 베틀에 날실과 씨실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자.# # 링크를 들어가서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어마어마하게 긴데, 이게 천을 짜는 내용 전체가 아니라 천을 짜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이 준비 과정이 끝나면 보름 가량 쉬지 않고 북을 움직이며 천을 짜야 겨우 천 한 필이 완성되었다. 사실 말 그대로 실처럼 가느다란 실을 한올 한올 빽빽하게 짜서 만드는 것이 천인데 그것을 만드는데 투입되는 에너지가 적을리가 있는가?

게다가 중세 기준이라면 저 실을 만드는 과정도 현대인들 입장에서는 전혀 상상이 안 갈텐데, 한국에서는 무려 청동기 시대의 대표 유물인 가락바퀴를 물렛가락에 꿴 후 손가락으로 열심히 양털 등을 비벼서 실로 만들었던 것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찔린 물레는 중세 후기에야 발명 내지 유입된 것이다. 사실 한국도 고려에서 조선으로 전환되던 시대에야 물레가 발명되었다. 하여간 중근세 민담에서 마법의 물레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이렇게 고생고생해서 천을 만들어야 했던 중세인들의 애환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현대야 티셔츠 하나를 밥 두끼 값이면 사지만, 전근대에는 옷 하나 값도 아주 귀했다. 상위 항목에도 써 있지만 옷을 아끼기 위해 별의 별 꼼수를 다 동원했을 정도다.

이 항목이 전제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옷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는 알기 어렵다. 거의 대부분의 작가는 섬유 산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한 것으로 보인다. 전근대 농경 사회에서는 남자는 밭일을 하고 여자는 길쌈하는 것이 이상적인 가정으로 여겨질 정도였고, 민담에서는 마법의 물레 등이 나올 정도인데 장르 판타지에서는 그러한 묘사를 찾기 힘들다.

그나마 물레가 보이는 민담들의 기준을 따라 간다면, 그냥 사람 없이 자동으로 돌아가는 물레나 베틀 따위보다 산업화 초기의 기계들이 압도적 생산성 우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사람이 사용하던 베틀은 마법으로 움직인다한들 어차피 폭의 한계가 있지만 플라잉 셔틀은 너비가 사람의 어깨너비보다 넓어질 수 있다. 물레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면 실이 끊기지만, 산업화 초기 시대의 뮬 방적기는 실을 8가락~16가락을 동시에 잣기 때문에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

결국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위에서 예시로 든 산업혁명 초기의 기계들은 구조적으로만 따지면 의외로 간단한 편이다. 제일 어려운 부품이라고 해봤자 스프링 정도인데, 스프링을 만드는 법은 사촌 항목에 있으니 해냈다고 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만 된다고 성공해서 꿀을 빨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게 문제인데, 산업 혁명 항목에 이미 써 있듯 나는 북의 개발자 존 케이는 방직공들이 자기네 일자리 없었다고 습격하는 바람에 도망자 신세가 됬기 때문. 당신이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봤자 상공업이 길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중세적 세계라면 존 케이처럼 쫓기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1.3. 금속 산업[편집]



1.3.1. 탐광법[편집]


만일 자신이 간 곳에 광산이 개발되어 있고, 어느 정도 탐광법이 발달해 있거나, 하다 못해 외국과 무역을 통해 구하는 곳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직접 광맥을 찾으러 다녀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최대의 난관일 지도 모른다. 당연하지만 지구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광맥 찾다가 인생 끝날 듯 만약 금속으로 만든 버려진 도구와 물건이 많다면 일종의 어반 마이닝(도시광산)을 시도해 볼수도 있다. 특히 귀금속으로 만든 사치품이나 값비싼 재료가 들어간 물건을 요령껏 분해해서 내다 팔 수도 있다. 아니면 수레에 폐품을 모으거나 안 쓰는 물건을 맡아두면서 몰래 빼가는 것도... 횡령

수은은 자연상에서 적갈색이나 주홍색을 지닌 황화수은[12]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화산이나 온천 근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금은 반응성이 적고 서로 뭉치는 힘이 강해 보통 원소형[13]으로 나오기 때문에 추출하기가 제일 편하다. 금광은 산금, 사금, 괴금으로 나눌 수 있다. 금 캐는 방법에 대해서는 프로스펙터 문서를 참조해보면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광산에서 석출되는 금으로, 보통 석영과 같이 섞여 있다.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금맥이라면 대박이지만 이런 금광은 극히 희소하니, 석영을 함유한 암석을 일일이 부순 뒤, 물에 풀어 분류한 뒤 육안으로 확인해보거나 수은과 섞는다. 만일 금이 수은에 엉겨붙어 아말감을 형성한다면 당신은 금을 발견한 것이다. 순수한 석영맥보다는 구리나 산화철을 함유하고 있는 석영맥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다. 석영맥은 어떻게 찾냐 하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연적으로 암반에서 떨어져나온 암석을 찾아보는 것이다. 만약 그 암석에 석영이 붙어 있다면 그 근처에 석영맥이 있을 확률이 높다.
사금은 근처 산금의 맥이 자연적으로 붕괴하여 물에 의해 쓸려내려온 것이 대부분인데, 사금이 나온다면 근처에 금맥이 있을 확률이 높다. 금은 무거운 금속이기 때문에, 유속이 낮아지는 커브 지역 부근 모래톱과 바위 아래에서 비교적 쉽게 침전한다. 냇가나 강가의 모래톱에 석영질이 많으면 한번 모래를 퍼내어 물쟁반에 넣고 흔들면 무거운 금은 가라앉고, 금보다 가벼운 모래는 살살 잘 돌려서 쟁반 바깥으로 뽑아낼 수 있다. 금이 있다면 서로 뭉치고 가라앉는 성질로 인해 육안으로 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괴금은 맨눈에 금줄기가 보일 정도로 뭉친, 말 그대로 금덩이(너겟)를 말하는 것인데, 이걸 찾으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희소하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있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면 이미 거기 주민들이 진작에 손댔을테니까.

납은 화산암지대에 많은데 그러려면 현무암, 안산암, 유문암 등을 찾아야 한다. 참고로 납은 이나 아연과 같이 석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납을 찾다가 은광이나 아연광을 발견할 수 있다.

구리는 황동석, 휘동석, 황비동석의 형태로 존재하거나 희귀하게 원소 형태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화성암 지대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곳을 뒤져야한다.

철은 그나마 쉽다. 자석으로 모래 사장을 한번 훑어보면 나오는 그것이 바로 사철이다. 사철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자석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금 채취랑 비슷하게 물쟁반의 비중차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쓸 수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칸나나가시(鉄穴流し)라는 산비탈에 수로를 만들고 철성분이 많은 모래나 분쇄한 광석을 흘려보내는 방식을 이용하였다.[14] 정 급하면 이거라도 써야겠지만 불순물이 많아 좋은 철을 만들기 어려우니 강철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철광을 찾아야한다.

철 역시 화성암 지대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반응성이 좋기 때문에 여기선 자철석, 적철석, 황철석과 같은 형태로 나올 것이다. 이 중 적철석은 퇴적암 층에서도 발견되니, 어지간하면 암반이 있는 곳은 다 뒤져보는 것이 좋다. 찾기는 여기서 나온 금속 중 제일 쉬울 것이다. 문제는 경제성이 낮은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이지만.

1.3.2. 내화물[편집]


무언가 고열이 필요할 때마다 가마를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하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열을 가하는 공정은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내화물이 필수적이다.

내화물 제조의 핵심은 점토이산화규소, 산화알루미늄로, 특히 점토에 산화알루미늄이 많이 포함될수록 내열성이 커진다.

그런데 사실 대단한 것도 아니다. 애초에 점토의 주성분 자체가 이산화규소와 산화알루미늄이다. 지구 지각을 이루는 제일 흔한 원소가 산소 규소 알루미늄이고 왠만한 광물에는 다 산화규소와 산화알루미늄계 성분들이 잔뜩 함유되어 있다. 산화알루미늄 성분이 많은 내화성 점토는 소성하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기도 한데, 사실 성분과 소성은 별 관련이 없고 입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한 마디로 그냥 찰흙 캐내면 그게 바로 훌륭한 내화물. 현대에는 용도와 목적에 따라 성분별로 분류되고 형태도 다양하지만, 2차 대전 이전 문명 수준이나 판타지 안내서 문서들의 기술 수준이면 그냥 찰흙으로 왠만한 용도에서는 다 커버가 된다.

물론 찰흙 안에는 불순물들이 있을테니 내화벽돌을 만든답시고 빚어서 구우면 대부분이 박살나겠지만, 그 박살난 실패작 벽돌들은 고온을 버티지 못하는 불순물들이 불타고 없어진 내화물질이다. 실패작 벽돌들을 빻은 뒤 다시 빚어내서 굽자. 굽는도중 터지지 않을때까지 빻고 빚고 굽기를 반복하면 언젠가는 불순물없는 내화물질이 확보된다.

정 이 노가다가 어렵다면 본 항목 아래에 있는 알루미늄 파트를 참고해서 산화 알루미늄, 즉 알루미나를 정제해서 내화 화로를 만들어보자.이게 더 어렵지 않나?

하여간 이렇게 만들어진 내화물을 전로의 안쪽에 발라 내열성을 높이거나, 내화벽돌, 내화모르타르를 만들면 강철왕이 되는 것도 꿈이 아니다!

1.3.3. 제강법[편집]


강철의 대량생산이 산업혁명의 중요한 업적으로 꼽힐 정도로 옛부터 을 비롯한 금속의 양산은 세상을 바꿀 수준으로 중요했다. 대약진운동 시절 대표 오류로 치부된 토법고로조차도 (유럽 기준으로) 중세 중~후기가 돼서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알아두자. 따라서 고대부터 이쪽으로 연구를 정진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 길을 선택했다면 진짜로 진지하게 작업에 임해야 한다. 그래서 세계관의 현재 제강법 수준을 보고 개입할만한 부분, 테크트리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 여러군데 생기게 된다.

판타지 세계관의 이미지는 대충 대장장이가 쇳덩어리를 두들겨서 물건을 만든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현실은 이미 고대 시절부터 광산에서 광석을 캐서 그것을 금속괴로 정련하는 것은 광산 자체 혹은 광산 근처에 사는 정련업자가 하는 일이었고, 대장장이는 그 정련된 금속괴를 사서 가공해서 물건으로 만드는 분업이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중간 비용 아끼려고 광석을 사서 정련하고 물건으로 만드는 과정을 전부 하는 업자도 있었지만...

일단 서양 기준으로 제강법의 테크트리는 대충 이러하였다.

  • 고대, 중세 초
철의 1회 생산량 1~10kg 급 원시적인 자연흡기식 소형 괴철로(Bloomery)에 목탄과 석회와 철광석을 혼입한 후 가열하면 철광석이 완전히 녹지 않아 스펀지 구조로 녹은 슬래그와 철이 섞인 괴가 된다. 이렇게 생산된 괴철을 망치로 두들겨서 슬래그를 부숴버리고 철만 남기면 연철[15]이 된다. 이걸 또 녹여서 괴철로 만든 후 다시 망치질을 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슬래그를 더 제거해 철의 순도를 높힐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철을 목탄불에 달구면서 표면침탄[16]시키고, 가열해서 때리고 접고 꼬아주어서 속의 연철층과 겉의 강철층이 서로 켜켜히 겹치게 해서 패턴웰딩해서 강철을 만들었다.

  • 중세 중기
수차(물레방아)를 이용해서 강제과급[17]하여, 규모를 최대 300kg급까지 키운 발전형 대형 괴철로로 연철을 생산하여 패턴웰딩으로 강철화시켰다. 만일 수차과급을 하기 힘들 정도로 환경이 진짜 영 아니다 싶으면 고대 왕국인 히타이트를 본받아서 높고 바람이 세게 부는 지역에서 철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물론 효율이 꽝이므로 진짜로 다급할 때나 하자.

  • 중세 말기
대형 괴철로에서 용광로(= 고로)로 발전하여서, 철광석과 고철을 목탄과 함께 완전히 녹여서 탄소와 슬래그 함량이 높은 선철(pig iron)을 생산하였다. 이것을 다시 녹여 괴철로 만들고 수력 망치로 두들겨서 연철/강철화시킨다.

  • 근세
정련로의 개량이 이루였으며, 용광로의 연료에 코크스를 이용하여 철의 대량양산이 이루어졌다. 밀폐 석관에 목탄과 철괴를 넣고 가열하여 강철화하는 삼탄강 방식, 도가니강 제련법도 등장했다. 이로 인해 좀 더 균질한 강철을 제철소급에서 만들어 보급할 수 있게 되었다.

  • 근대~현대
열풍로와 베세머 전로, 지멘스-마르탱 평로, 베이직 산소 제강법, 그리고 전기 아크로가 등장하였다.

특히 제강기술사에게 있어서 크게 제강법의 전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다음 세 가지다.

  • 노의 덩치를 늘린다. 자연과급식 소형 괴철로에서 강제과급식 대형 괴철로를 거쳐 용광로로 전환.

  • 노의 연료를 목탄에서 코크스로 바꾸어, 목탄 소모율이 환경재난급으로 큰 제철산업의 약점을 보완하고 철의 대량양산이 가능하게 바꾼다.

  • 강철화 기법의 발전. 우연히 발견한 표면침탄 → 표면침탄한 철을 접고 꼬아서 패턴웰딩 → 선철을 정련, 혹은 연철을 삼탄강, 도가니강 제련법으로 탄소가 균질하게 분배된 강철화하여 제공.

만일 대장간에서 철기를 만들고 있는 수준이라면 연철의 제조 정도는 어떻게든 해 내고 있는 동네란 이야기다. 중세 초중기 수준의 세계라면 아직 용광로가 등장하기 전일 것이고, 선철(무쇠)을 만들기보다는 노의 온도를 철이 녹지 않는 정도로 유지해서 산화환원 반응만 일으켜 슬래그 섞인 괴철(Bloom)을 만든 다음 망치질을 해서 덩이쇠로 만들고 있을 것이다. 일단 고대에는 노 내의 온도를 철이 녹는 1500℃까지 올릴 능력이 없기도 하거니와, 철이 녹는 온도까지 올리면 연료와 철광석을 함께 집어넣는 노의 구조상 녹은 쇳물이 연료(목탄)와 섞여 탄소 함유량 3~4% 급의 무지막지한 선철이 되어 나온다. 이건 인력으로 가공이 거의 불가능한 깨지기만 쉬운 무쇠라서 쓰기가 매우 좋지 않았고, 필히 탈탄 과정을 거쳐서 연철화, 혹은 강철화해야 했는데, 전로가 없는 유럽의 전통적인 탈탄 작업은 쇠를 녹을 정도로 달궜다가 접었다가를 셀 수 없이 반복해야했기 때문에 고객(개별 대장장이)이 직접 하기에는 너무도 고되고 효율이 없는 작업이다. 때문에 일부러 탈탄을 할 필요가 없는 괴철(성분 상 연철) > 강철화를 더 선호 한 것.

사실 제철 기술을 발전 시키려면 서양 기준의 기술 발전 순서를 그냥 무시하는 것이 낫다.[18] 유럽에서는 도가니 제강법, 반사로 기술, 베세머 전로법 등이 18세기~19세기에야 개발되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원리적으로 같거나 아예 비슷한 수준의 제강 기술이 고대부터 나타난 경우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반사로와 같은 구조의 제철로는 중세 일본에도 존재했고, 도가니 제강법과 같은 원리의 제강법은 고대 인도에도 있었고, 베세머 전로법과 원리가 같은 제강기술(초강법)은 고대 중국에 이미 존재했다. 한나라 시대에 발명된 초강법은 한국도 원삼국시대에 이미 한성 백제가 수입하여 운용했다. 세계 문명은 일반적으로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갔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청동기 없이 외부에서 전파된 철기를 바로 사용하기도 했다. 원시 기술을 사용하는 Primitive Technology 및 유사 유투브에서도 청동기 기술을 생략하고 바로 철기를 사용하는 영상들이 여럿 올려져 있으며 대체로 도가니법을 이용하고 있다. 사실 이건 청동기를 위한 동과 주석이 별로 흔치 않은데 철은 흔해서 촬영지에서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탓도 있다. 하여간 현대적 제강 기술이야 차원이 전혀 달라서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하지만, 묘하게 기술이 불균형하게 발달한 케이스라면 전근대적인 제강 기술의 범위 내에서도 개량할 구석이 많다는 것이 의의다.

하여간 아직 자연과급식 소형 괴철로만 사용하고 있으면, 물레방아 등을 통해 기계적으로 풀무질해서 강제과급하는, 규모가 커진 용광로를 소개해서 일단 철광석을 녹이게 하자. 가루로 빻은 철광석(산화철)과 석회와 숯가루(탄소)를 섞어 반죽한 것을 높게 쌓은 기둥 구조의 고로에 넣어 녹이면 선철이 나온다. 풀무질을 해서 산소를 공급해줘야 열기가 내부까지 닿고 잉여 탄소가 산소와 결합해서 이산화탄소가 되어 배출되니 풀무질을 빡세게 해줘야한다.


위에서 언급한 Primitive Technology에서 철을 만드는 영상. 영상 말미에 슬래지를 부숴서 철 알갱이를 찾는 모습이 나온다. 저 철 알갱이가 선철에 해당된다. 철 비중이 너무 적은거 아닌가 싶을 수 있는데, 수율이 낮은 철세균을 반죽한 것을 원료로 해서 당연히 적을 수 밖에 없다. 현대 산업에서 쓰는 철광석은 저품위 광석도 (질량 상)철 성분이 50% 에 달하고 진짜 높은건 90%에 달한다. 철 성분이 너무 낮아 취급도 안 되는 중국 철광도 30%는 된다. 다만 철의 밀도는 나머지 슬래그(주로 산화규소)보다 2배 가까이 높기 때문에, 철 성분이 50% 라고 해도 막상 녹여서 추출하면 부피 상으로는 30% 정도가 철, 70% 정도는 슬래그 형태로 뽑혀 나온다. 그래도 위 영상처럼 알갱이가 드문드문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테니, 이 항목에서는 고대~중세 정도의 문명을 전재하니 철광의 존재 정도는 이미 알려져 있을 것이니 그걸 쓰자. 아니면 위에서 말한 탐광법으로 직접 찾자

하여간 그렇게 철광석을 녹여 나온 선철(pig iron)은 탄소 함량 3~4%에 10% 이상의 슬래그(불순물)이 섞인 것으로, 그냥 잘 깨지는 돌맹이 수준이라 실용적으로 아무 쓸모가 없다. 지금이야 기술이 좋아져서 고로에서 용선을 뽑을 때 슬래그를 거의 다 분리하고 탄소 함량도 4% 미만으로 조절해서 바로 주철로 쓸 수 있게 뽑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전근대의 기술로 대충 굴뚝 높게 쌓아서 만든 고로로는 무리일 것이다. 사실 지금도 선철은 철광석을 유통하기 좋은 형태로 가공하는 정도의 목적이고, 대부분은 다시 한번 정련해서 강철화 하여 실제로 사용된다. 철광석을 바로 환원 및 강철화하는 기술은 아직도 미래 기술의 과제로 남아있다. 하여간 선철은 최소한 쓸만한 주철이나 강철이나 연철로 만들려면 한번 더 정련을 거쳐야 한다.

파일:Cupola-Furnace-1.jpg
용선로(熔銑爐, Cupola Furnace)

선철을 녹여 단순한 주철로 만드는 로의 예시는 용선로가 있다. 구조 자체는 그냥 높게 쌓은 굴뚝 수준이다. 점토 벽돌로 쌓은 로에, 내부에 다시 점토 모르타르를 발라서 내화성을 갖게 만들면 된다. 바닥 부분에 모래를 비스듬히 깔고, 슬래그를 뺄 높은 구멍 하나, 녹아서 나오는 주철을 뺄 구멍 하나를 내준다. 그리고 녹은 쇠가 나오는 바닥 바로 위에 구멍을 숭숭 뚫어서 재료들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녹은 쇠는 흘러나올 수 있는 망 구조 바닥을 하나 얹어주면 된다. 그리고 그 망구조 바로 위 옆에 불기운이 들어갈 구멍을 뚫어주고, 풀무 화로를 연결해주면 완성. 이 안에 선철-코크스-석회석을 번갈아서 깔아 넣고 화로에서 불바람을 넣어주면 된다.

이런 용선로에서 나오는 무쇠는 탄소 함량이 높은 주철이라 단단하고 잘 깨진다. 유럽에서는 냄비 등 생활도구를 만들 때나 사용했고, 무기로는 구리가 부족해서 급하게 대포를 만들 때나 사용했다. 창, 검, 갑옷 등 냉병기로는 거의 쓸모가 없다. 철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온도를 높일 기술이 있으면, 크게 두가지 정련 기술을 소개할 수 있다. 첫째는 반사로법이고, 둘째는 도가니 정련법이다.

파일:반사로.png
반사로(反射爐, Reverberatory furnace)

반사로는 쇠를 연철 혹은 강철로 전환하는 전로의 역할이 가능한 로다. 위의 괴철로처럼 철광석과 연료를 함께 굴뚝 속에 쌓은 형태가 아니라, 마치 전통 온돌 같은 구조의 로에 철과 연료를 분리해서 철에 탄소가 흡수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상기한 그림의 좌측이 연소실이고, 중앙의 길다란 복도쪽이 철광석을 놓는 반응실이다. 우측 위는 굴뚝, 우측 아래는 작업용 구멍. 녹은 철을 빼는 구멍은 로의 측면에 설치하면 된다. 불과 함께 공급되는 산소와, 철의 탄소가 결합해서 녹은 철에서 탄소가 빠져나가게 된다.

일단 반사로 내부에 내화물을 바르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내화물을 반사로 내부에 바른 후 한번 4~5 시간 가량 예열을 해서 내화물이 세라믹화 되도록 하고, 반사로를 식힌다. 그 뒤 선철과 고철 등을 장입한다. 밑의 초강법 이야기에서도 말하지만 이때 석회를 같이 장입해도 된다. 이제 철들을 가열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철을 저어서 반응을 더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 철들의 상단 표면이 녹으면 이후 온도를 더 높여서 철을 완전히 용해시키고, 위에 떠오르는 슬래그를 남기고 밑의 철만 사출구로 빼면 된다.

반사로에서 정련한 철은 강하게 탈탄되어서 탄소 함유량이 낮은 연철이 된다. 탈탄 과정을 중간에 멈추면 강철을 만들 수 있다. 두명이 붙잡고 12시간 동안 작업하면 1500kg 의 연철 혹은 강철이 생산된다. 철을 망치질해서 정련하던 시대에 비해서 철 생산량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다. 1770-1820년의 1차 산업 혁명기의 영국의 철 생산량의 급증은 이 반사로법의 보급에 의한 것이었다.

파일:도가니로.jpg
도가니로(crucible furnace)


▲ 1949년, 영국 요크셔 애터클리프의 '헌츠맨 철강'에서 도가니로를 통해 철을 생산하는 모습. 도가니로를 최초로 개발한 벤자민 헌츠맨이 18세기에 세운 회사이다. 사실상 도가니로의 본가.

도가니 정강은 대량 생산에는 무리가 있지만 난이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제철업자들에게 바로 알려주기 좋다. 점토를 구워 만든 도가니[19]에 선철, 고철 등을 넣고 코크스로(이미지 상 d)에서 1600℃ 정도로 3시간 구워준 다음, 위에 뜬 규소 등 불순물(슬래그)을 버리면 아래쪽의 강철을 얻을 수 있다. 만일 당신 동네의 철광석이 특이한 것이었다면 다마스쿠스 강이 나오겠지만, 이건 운 좋은 경우고 보통은 제거하기 힘든 불순물이 섞여있기 때문에 나중에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밑에 서술한대로 석회와 망간, 탄산소다를 철과 함께 넣어서 정련이 가능하지만, 그게 어려운 사업 초반이라면 그냥 고급 철광석으로 평판이 좋은 것을 원료로 사용하자.

이 도가니 정강은 양이 적긴하지만 생산 과정을 쉽고 정확하게 제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급 강철을 만들기 좋다. 또 생산량이 적다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혁신적이라, 1차 산업 혁명기 영국은 도가니법으로 1840년 8만톤에 달하는 강철을 생산하며 유럽의 철강 산업의 거의 절반을 점유했다. 위의 반사로법도 강철을 만들 수 있긴한데, 산업의 과학화가 이뤄지지 않아 숙련된 기술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했던 당시 산업계 상황 상 숙련된 제철업자들만 가능했고 반사로법은 주로 연철 생산에 쓰였다.

파일:BessemerConverter.jpg
베세머 전로(Bessemer converter)

더 일을 키우고 싶다면 베세머 전로법을 참고해서 더더욱 강철을 대량생산 할 수 있다.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도가니와 풀무를 이어 두고 용융된 선철을 부어준 후, 밑바닥으로 공기를 불어넣어주면 된다. 들어간 공기가 선철을 뚫고 올라오면서 탄소와 결합해서 불덩어리가 되어서 전로의 입으로 일산화탄소 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근데 베세머 전로를 만들 때는 실린더피스톤을 이용한 고압 펌프가 필요하다. 쇳물의 무게와 압력을 이겨내고 공기를 뿜어낼 강력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 못이기면 쇳물이 아래의 구멍으로 줄줄 흘러내릴 것이다. 예를 들어 주철 1톤을 전환할 때는 1cm^2 당 2~3kg 의 압력이 필요하다. 그냥 바람을 불어넣는 수준인 기존의 풀무로는 안된다. 성공만 한다면 톤 단위의 강철을 20분 가량이면 생산 가능하다.

베세머 전로법은 강철 생산 산업화의 첫 기술이었다고 불릴 정도로 큰 의의를 가지지만, 사실 여러모로 불완전한 기술이었다. 공기를 불어넣는 과정에서 쇳물이 풀무쪽으로 흘러나온다던가, 뿜어져 나오는 일산화탄소 가스로 화재와 인명사고가 발생한다던가 많이 위험했다. 게다가 공기가 균일하게 주입되지 않으면 철의 품질도 불균일했다. 또 질소가 철에 유입되어서 철강의 품질이 떨어졌다. 또 생짜 공기를 그대로 투입했다가는 철강의 온도가 내려가 철강이 굳어버리는 문제도 있었다. 게다가 베세머 당대에는 탈인 탈황제를 몰라서 인을 제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과 황이 많이 섞인 영국산 철광을 쓰면 똥철이 나왔다. 문제가 지나치게 많은데 베세머가 자신의 케이스에서 성공한 것은 망간이 많이 함유된 스웨덴산 선철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는데, 베세머에게서 기술을 사간 제철업자들은 그냥 영국산 철광을 썼다가 낭패를 보고 말았다. 때문에 베세머 전로법으로 만들어진 강철은 싸구려 강철로 사용되었고, 고급 강철은 위의 도가니법으로 주로 생산되었다.

결국 베세머법은 정작 고향인 영국에선 별 빛을 못봤고 영국 제철업자들은 그냥 반사로법을 계속 썼다. 베세머법이 빛을 본 것은 중화학 공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2차 산업 혁명기 독일과 미국에서였다. 이것은 20세기 들어서 영국이 두 나라에게 철강 산업의 우위를 뺏기게 된 원인이 되었다. 순수한 산소를 열풍으로 만들어서 주입하는 린츠-도나비츠 전로법, 줄여서 LD전로법이 개발되고서야 저런 문제들이 개선되어, 다시 강철 양산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베세머법의 바로 다음에 나온 기술은 현대까지도 큰 변화 없이 이어진 지멘스-마르탱의 평로법인데, 기계 구조적으로는 오히려 베세머법보다 간단하다. 때문에 오래된 제강 시설에서는 LD 전로보다 더 많이 쓰인다. 위에 있는 반사로 크기를 키우기만 하면 된다. 사실 반사로법을 과학적으로 통제해서 거대한 도가니법처럼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굴뚝을 십 수미터 높이로 높게 쌓고 풀무 사이즈를 키워서 산소를 불어넣어서 온도를 1600도 까지 올리면 된다. 이 평로가 지나치게 탈탄된다는 성질을 역이용해서 반응로에 선철과 고철조각들, 코크스, 석회, 철광석을 섞어넣으면 된다. 다만 철을 녹이고 전환하는데 4~10시간 가량이나 걸려서 비용은 많이 든다. 영 어렵다면 레드 드래곤을 구해서 불을 지펴달라고 해보자 어설픈 내화재로 만든 로라면 온도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베세머 전로법에 비해서 강의 품질이 좋은 편이다. 석탄을 펑펑 쓸 수 있을 정도로 사업이 커지기만 하다면, 에펠탑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품질이 좋은 강철을 만들 때 주의해야하는 것은 탄소, 규소, 인, 황, 망간의 비율이다. 탄소는 위에서 소개한 반사로, 도가니법, 베세머 전로를 통해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반면 황과 인의 경우 철의 강도를 낮추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한다. 가장 유용하고 널리 쓰이는 탈인, 탈황제는 석회다. 망간 역시 황과 결합해서 탈황 작용을 한다. 탄산소다 역시 탈황 작용을 한다. 도가니법, 베세머 전로법, 평로법을 사용할 때 이러한 탈탄제를 첨가해서 불순물을 제거하자.

1.3.4. 비철 금속[편집]


여러 종류의 비철 금속들은 보통 보다 희귀하고 생산, 가공도 어렵지만 선점할 수만 있다면 간단히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은 같은 두께일 때는 철보다 약하지만 같은 무게일 땐 철보다 훨씬 강하며, 알루미늄과 구리, 마그네슘합금두랄루민은 항공기의 동체로도 사용될 정도로, 강철과 맞먹을 만큼 튼튼면서 가볍다.[20] 마그네슘을 주 재료로 한 합금인 일렉트론은 두랄루민과 강도가 같으면서도 밀도는 플라스틱과 비슷할 정도로 가볍기에 위의 두랄루민에서 한술 더 떠서 정말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이나 반응성이 쩔어주게 높은 애들이라 제대로 써먹으려면 2,000℃의 고열과 대량의 전기, 그걸 버틸 시설이 필요한데 이걸 만족시키기가 너무 어렵다. 마밀레를 하려고 해도 저런 능력을 장시간 발휘할 수 있는 마법사가 썩어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이걸 제안하는 당신보다 상위 계급일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은 하지 않으려고 하기에 잘 꼬드기지 않으면 곤란할 것이다.


1.3.4.1. 알루미늄[편집]

알루미늄은 자연상태에서 산화물인 알루미나로 존재하는데 주로 보크사이트에서 얻는다. 물론 제일 이상적인 것은 보크사이트지만, 보크사이트 외에도 장석계 광물을 사용할 수 있다. 장석 항목에도 나와있지만 장석은 지구에서 제일 흔한 광물이며, 알루미늄은 지구에서 세번째로 많은 원소이고 제일 흔한 금속계 원소다. 까놓고 말하면 찰흙이 바로 미세하게 분해된 장석이다. 알루미늄을 찰흙에서 뽑은 은이라고 불렀던게 바로 이 때문. 때문에 가공과정만 어떻게 한다면 원료 수급 자체는 걱정 안해도 된다. 보크사이트 외 광물로 만드려면 불순물이 많긴 하겠지만.

하여간 이것을 수산화나트륨 용액에 녹이고 가압 가열 시키면 나트륨알루미네이트(NaAlO2)가 만들어지는데, 이 때 다른 불순물을 가라앉히거나 여과한 후, 이것을 온도차이에 따른 용해도 차이를 이용해서 결정화하면 나트륨알루미네에트가 가수분해되어 수산화알루미늄 결정이 흰 가루처럼 나온다. 이 수산화알루미늄을 200도 이상에서 가열하면 물이 빠져서 산화 알루미늄, 즉 알루미나가 완성된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나오는 적니나 물은 강알칼리성 폐기물이니 잘 간수하지 않으면 주변 지역의 농사를 망칠 것이다. 가압을 위해 압력솥내지 오토클레이브를 만들어야하니 기계공학 파트도 참조하던지, 판타지 속 마법으로 때워보자.

이제 이것을 전기로에 돌려 산소를 빼 환원 시키면 알루미늄 완성인데, 이게 또 문제다. 알루미나는 한때 원소로 분류되었을 정도로 환원시키기 어렵다. 더군다나 알루미늄은 홀-에루법이 나오기 전에는 금보다 비쌌는데, 그때의 왕이 티베리우스같이 경제를 심하게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현대의 알루미늄 생산은 홀-에루법으로 이뤄지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알루미나와 빙정석을 섞어 가열하고 전기분해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플루오린 증기가 발생하는데, 플루오린은 무아상이 백금을 사용해 분리할 때까지 화학자 여럿 골로 보낸 물질이니 취급에 주의해라. 이 방법을 사용하면 전기는 무식할 정도로 갈려들어간다.[21] 두랄루민으로 무장한 병력이 전술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못해도 1천구의 장비가 필요할텐데, 알루미늄 1톤을 만들기 위해 14메가와트 가량의 전력이 든다. 전기 마법사가 아니라 번개의 신 토르라도 잡아와야할 수준이다.

당신이 토르를 모셔오는데 실패했다면 그냥 알루미나에서 만족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실 알루미나도 경도 9에 달하는 단단한 물질이며 섭씨 1700도 까지 기계적 이상 없이 버티는 강한 내열성을 가졌고 레드 드래곤 덤벼! 절연성이 있고 토르 덤벼! 화학적으로 강하며 무독성이기 때문에 슬라임 덤벼! 유용하게 쓰일 여지가 많다. 게다가 2100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해서 녹인다면 이론적으로는 찰흙에서 사파이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2100도의 환경에 알루미나 가루를 서서히 넣어서 녹여가며 뭉친 후 15~17일에 걸쳐서 천천히 식혀 결정화 시키면 된다. 참 쉽죠? 2100도를 버티는 도가니나 2100도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겠지만. 그게 가능했으면 판타지 세계에서 텅스텐을 썼겠지만 말이다

위에서 만든 알루미나 가루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사포 등의 연마제, 혹은 기름 등을 섞어서 만들 수 있는 백색 염료다. 이세계에서 납을 백색 염료로 쓴다면 무독한 알루미나 염료로 대체 시도를 할 수 있다.

고생해서 첨단 소재를 만들었는데 그걸 고작 사포랑 물감으로 쓰긴 아까우니 다른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알루미나 가루를 뭉친 다음 1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우면 소결이 되어 알루미나 세라믹이 되는데, 이것은 경도 9에 달하는 강력한 소재다. 다이아몬드 아니면 깎지도 못한다. 문제가 있다면 세라믹이라 잘 깨진다는 것. 물론 일반 흙 구운 세라믹스 따위랑은 비교가 안되게 강하다. 공업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면 플라스틱 같기도 하고 도자기 같기도 한데 신기할 정도로 단단한 소재를 볼 일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그게 알루미나 세라믹이다. 본차이나가 귀한 세계관이라면 이걸 그냥 도자기로 팔아도 될 것이지만(...), 갑옷의 찰로 사용하면 방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당장에 알루미나 세라믹스가 방탄복의 주재료다. 또 강력한 내화제이기 때문에, 이걸로 도가니를 만들수도 있다. 좀 미묘하지만 냉병기를 만들어도 성능은 빼어날 것이다.

1.3.4.2. 마그네슘[편집]

마그네슘은 2가지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첫번째는 광산에서 캐는 것이고, 2번째 방법은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것이다. 첫번째 방법은 돌로마이트라는 광물을 불에 구워 산화마그네슘을 얻은 뒤 산화마그네슘을 페로실리콘으로 환원시켜 얻어내는 것이 주류이다. 2번째 방법의 경우 간단히 설명하자면, 바닷물에서 소금 다음으로 많이 들어있는 것이 염화마그네슘(간수)인데, 이 염화마그네슘을 전기분해하여 마그네슘을 얻는 것이다.

문제는 전기분해를 할 전력인데, 마법사의 도움을 빌리거나 아래의 발전기로 어떻게 되길 빌자.


1.4. 전기 기술[편집]


휴대 전화·텔레비전 같이 거창한 물건을 생각하지 말자. 전기의 위대한 힘을 증명할 만한 것들이면 충분하다. 예를 들면 백열전구, 전기 충격기 같은 것들. 근데 전기 충격기를 만들려면 강력한 배터리가 필요한데

사실 마법이 없는 세계에서 이런 발명을 했다면 당신은 그 위대한 힘을 다루는 학문, 전자기학을 창시자로써, 대과학자가 되어 역사책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겠지만...사실 전기의 가장 큰 의의가 인간이 생산하고 가공하여 전달할 수 있고 저장할 수 있는 최초의 에너지였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판타지에서 묘사되는 마법도 인간이 생산할 수 있고 가공하여 전달할 수 있고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로 묘사된다. 라이트하고 SF의 영향을 살짝 판타지 작품들에서는 마법을 전기 기술과 매우 유사하거나, 심지어 프로그래밍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되는 설정인 경우가 흔하다.

현대 문명의 기반이 전기인지라 전기 기반의 발명이 굉장해 보일 수 있지만, 판타지에서 묘사되는 마법의 근본적인 특징을 생각하면 전기가 의외로 경쟁력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판타지에서 전기 관련 마법이 고작 사람을 전기로 지지는(...) 것에만 사용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기의 활용법 자체를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기반도 없는 수준에서 발명할 수 있는 물건의 예시는, 판타지에서 흔히 묘사되는 마법의 예시를 생각해보면 경쟁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예컨데 전구 비슷하게 불빛을 켜는 마법은 거의 대부분의 매체에서 매우 기초적인 마법으로 상정되며, 모스 부호 같은 기구를 만들려해도 텔레파시 비슷한 느낌의 마법은 꽤나 흔하게 나온다.

그래도 보통 판타지에선 아무리 널널해도 마법사가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건 아닌걸로 묘사되기에, 이런 세계를 기준으로 한다면 전기는 대량생산이라는 큰 메리트가 존재한다. 인재가 한정되고 육성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즉 먹고 자고 싸고 쉬는게 필요한 사람이 해야하는 마법에 비해 전기는 막말로 발전소를 짓고 송전탑만 이을 수 있다면 어디서든 누구든 언제든 쓸 수 있다. 발전소를 세우는 단계까지 가는게 문제지만.

결국 결론은 사람들이 필요로하고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적절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 사실 히트한 모든 발명의 기본적인 특징이 그렇긴 하다.


1.4.1. 발전[편집]


간단한 소형 발전기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기본 구조는 위키백과나, 심지어는 바로 당신이 보고 있는 이 나무위키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으며 그 원리를 이해하기만 한다면 개조하기도 생각보다 쉽다. 물론 대형 발전기는 당신의 지식과 그 세계의 유명한 대장장이 · 목수 · 과학자들의 피와 살을 한꺼번에 갈아넣어야 될까 말까 하겠지만 말이다.

발전기의 기본 원리는 전자기 유도다. 코일을 자기장 안에 들어가게 한 뒤 어떤 방법으로든 그 자기장의 세기나 방향을 바꿔 주면 전자기적 관성에 의해 그 변화를 상쇄할 만큼의 전류가 순간적으로 흐르게 된다. 정말 순간적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자기장의 세기를 무한정 올리거나 내릴 순 없으니 오르락 내리락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전류의 방향도 계속 바뀌고, 이 때문에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류는 기본적으로 교류이다.

또한 당신은 터빈[22]의 구조를 이미 알고 있다. 바람개비선풍기프로펠러, 그리고 물레방아의 모양을 생각해보자! 정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풍차에 곡식 빻는 기구 대신 발전기를 달자고 설득해보자. 그걸 바탕으로 터빈을 디자인하고, 설계도를 당신이 그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친구인 마을 대장장이에게 갖다 주면 된다.

터빈을 달아서 수력 발전기든, 풍력 발전기든 만들면 된다. 당신이 물리를 배운 이과생이고, 상위권은 아니라도 대학교 이전까지의 정규 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다면 태양열 발전기도 도전해볼 만할 것이다. 효율은 장담할 수 없으나, 당신이 기계공학전기공학을 복수전공한 공돌이라면 꽤 높은 효율을 노려볼 수도?

발전기 제작의 가장 큰 문제는 자석을 어떻게 만드냐는 것이다. 천연자석을 쓰는 것이 제일 간단하지만, 천연자석 중 자력이 강한 것을 찾는 것은 로또 당첨이나 마찬가지다. 영구자석으론 네오디뮴 자석 만 한 것이 없지만, 네오디뮴은 희토류 금속이다! 때문에 그나마 재료를 구하기 쉬운 페라이트 자석을 만들어야한다.

페라이트의 재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산화철과 탄산바륨을 혼합하는 것이다. 산화철은 철의 붉은 녹을 긁어내던가 아니면 철을 얇게 만들어 공기를 가해 연소시키면 된다.

난관은 탄산바륨인데,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탄산바륨은 찾아보기 힘들다. 만약 탄산바륨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땡잡은 거지만, 보통은 중정석(황산바륨)의 형태로 존재한다. 중정석을 분쇄해 물을 이용해 황산바륨과 불순물을 분리하고 목탄이나 코크스와 섞어 600~800℃에서 가열하면 황화바륨으로 변한다. 황화바륨을 물에 녹인 뒤, 소다회에 섞으면 탄산바륨이 생성된다.

생성된 탄산바륨과 산화철을 분쇄혼합한 뒤 1300℃까지 가열한다. 가열이 끝나면 덩어리가 지는데, 이 덩어리를 물과 철에 섞은 뒤, 분쇄하여 분말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분말을 오동나무 기름이나 들깨기름에 섞은 뒤, 틀에 찍어 눌러 원하는 형태로 만든다. 이때 분말을 강한 힘으로 압착해야 하기에 풍차나 수차를 쓰거나, 그게 여의치 않은 환경이면 소나 말 같은 걸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페라이트도 이렇게 말을 풀어놓으니 쉽지. 실제로 하려면 수십년이 걸려도 안 될 수 있다. 차라리 흔해빠진 철을 불에 달궈 마르텐사이트로 만들어 벼락을 맞게 해서 자석으로 쓰는게 나을 것이다. 아니, 이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허나 이 방법은 비효율적이니 다른 방법을 쓰자. 자기장의 세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전류의 세기만 있는게 아니란 것을 생각하자. 방법은 간단하다. 에나멜선을 쇠막대에 수백 번 감은 뒤 대형 콘덴서 등을 이용해 벼락같이 순간적으로 강한 전류를 흘려 주면 순간적으로 쇠막대가 자화되며 자석이 된다.

다만 이렇게만 설명하면 현장에서 절대로 구할 수 없으므로 에나멜선은 구리선에 유악을 바르고 도자기처럼 구워서 만들고, 쇠막대는 위에서 설명한 물질 중 만드는데 성공한 것을 선정해서 대장장이에게 이런 것을 만드는 기술을 전수하고, 콘덴서는 크기와 모양이 같은 두 개의 쇳조각을 준비하고 한 쇳조각의 한 쪽 면에 고무를 바른 뒤 두 쇳조각을 붙여 만드는 대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콘덴서를 제작할 때 고무를 구할 수 없다면 등유, 파라핀, 에폭시 등도 쓸수 있다. 등유와 에폭시 역시 구하기 힘드므로 없다면 파라핀을 써야하는데, 벌집을 녹여 만든 밀납을 쓰면 된다.

정 못할 거 같다면 전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발전기나 콘덴서에 비하면 매우 쉽다. 구리판과 아연판을 산성용액에 담그면 된다! 하지만 볼타 전지는 분극현상이 일어나므로 다니엘 전지를 써야 한다. 다니엘 전지는 황산아연 수용액이 담긴 용기에 아연을, 황산구리 수용액이 담긴 용기에 구리를 담그고 염다리로 두 용기를 연결하면 된다. 고전압을 쓰고 싶다면 이렇게 만든 전지 여러개를 직렬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 사실 이게 가장 난이도가 낮을 것이다.

염다리는 질산칼륨(화약 만들 때 쓰는 염초)을 물, 우뭇가사리와 섞어 투명해질 때까지 가열한다. 그리고 식히면 완성인데, 기포가 생기면 효율이 떨어지므로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애써서 전기를 만들었다면 사용할 용도를 미리 정해놓아야 경제적이다. 일단 장난감이나 진기한 것을 보이는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며, 금속 분야의 도금, 통신 분야의 전신 등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직류전류를 만들었다면 소금물을 전기분해해서 염산이나 수산화나트륨을 만드는것도 좋을 것이다. 교류전류를 만들었다면.... 행운을 빈다


1.4.2. 전기 도금[편집]


준비물은 구리 · 아연(사실 다른 금속이어도 상관없다) · 구리선 · 산성 액체(식초가 좋을 것이다). 구리와 아연을 반쯤 식초에 담그고 서로 연결하자. 그리고 구리에는 도금할 금속( · · 구리 등)을 연결하고, 아연에는 도금할 물건을 연결하자.

만일 너무 느리다 싶으면 구리-아연-구리-아연 이런 식으로 직렬로 더 연결해주자. 근대가 될 때까지는 도금에 아말감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도금이 균일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기 도금은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따라서 신기술로 도금할 때 사람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게 잘 설명만 해주면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1.4.3. 백열전구[편집]


현대의 백열전구는 달걀 모양의 유리공 안에 아르곤 또는 질소 가스를 채워넣고 텅스텐으로 만든 필라멘트를 집어 넣은 형태이다. 하지만 우린 이렇게 대단한 물건을 만들 필요는 없다. 애초에 당신이 아르곤을 구하려면 일단 공기를 모아서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산소, 질소, 아르곤을 분리해 내야 하는데 아르곤의 끓는 점은 −185.85 °C 이므로 만사가 잘되더라도 수십 년이 걸리며, 텅스텐은 녹는점이 3695K나 되므로 당신이 과학 중심의 문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당신이 죽고 10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니까 쉽게 질소만 넣자. 공기의 대부분은 산소와 질소이니 공기를 밀폐된 통 안에 넣어두고 뭔가를 태워 산소를 모두 없애버린 뒤 석회수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만 걸러내면 남은 것은 95% 이상이 질소이니 말이다(그 세계의 공기에 질소가 없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질소가 없다면 숨을 처음 쉬었을 때 그것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석회수는 수산화칼슘(석회석)을 물에 녹여 만들면 된다. 더 완벽하게 하고 싶다면 그것을 염화칼슘(바닷물에서 채취)에 반응시켜 약간 남은 수증기까지 걸러내면 된다. 이제 당신은 질소를 구했다.

그럼 다음으로, 필라멘트를 만들자. 대나무 숯이나 그냥 숯, 그게 없으면 흑연으로 만들면 된다. 이것은 쉽다. 대나무나 정 없으면 그냥 나무라도 밀폐된 솥 안에 넣고, 솥에 당신이 만든 질소도 채워넣자. 그리고 장작불로 오랬동안 구우면 된다. 솥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굽자. 어차피 숯을 연소시킬 산소는 안에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 구웠다면, 이제 솥을 식혀야 한다. 물을 끼얹으면 솥이 폭발(!)할 수 있으니 자제하고, 우선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서 솥의 온도를 확인하자. 물이 증발하지 않는다면 이제 더 큰 물방울을 떨어뜨리자. 여러 부위에 조금씩 떨어뜨리면서 온도를 확인해, 정말 증발하지 않는다면 이제 물을 끼얹는다. 아니 그냥 재주껏 물에 담궈놓자. 제대로 식으면, 물에 담궈놓은 상태에서 솥의 뚜껑을 열자. 그럼 뜨거운 질소가스가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올텐데, 이때는 열자마자 도망쳐야 한다. 훨씬 안전하게 하고 싶다면 미리 구멍을 뚫어놓고 그 구멍을 뭔가로 막아 놓았다가 막은 것만 빼면 된다. 죄수를 동원해서 죽지 않으면 형을 감면하기로 하죠.

질소가스를 내뿜는 것을 멈추면, 이제 다가가자. 물이 뜨거울테니 물을 다른 방법으로 미리 빼 놓아야 한다. 그리고 물을 다시 끼얹어 뜨거운 솥을 식힌다. 그리고 안에 든 숯을 꺼내면 된다. 이 숯을 결대로 찢으면 그게 필라멘트가 된다.

위의 과정이 전부 귀찮다면 처음부터 대나무를 결대로 찢어서 그냥 모래로 덮고 구워도 된다. 다만 이렇게 하면 모래만 남고 필라멘트는 증발할수도 있다. 물론 대나무 하나를 잘라서 필라멘트가 최소 수천개는 나올테니 99%가 증발해도 별 상관은 없다.

이제 옥구슬이든 유리구슬이든 무언가에 질소를 채우고 전선이 연결된 필라멘트를 넣어 전구를 만들면 된다.


1.4.4. 축전기, 축전지[편집]


축전기는 전기 에너지를 잠시 저장해놓았다가 방출하는 기구이다. 여러 분야에 사용되며, 그 응용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가장 쉬운 건 전기충격기일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2장의 얇은 금속박과 종이나 천, 고무 같이 둘 사이에 넣을 얇은 절연막만 있으면 된다. 쉽게 만들고 싶다면 작은 나무토막으로도 된다. 그리고 금속박 - 전열막 - 금속박 순서로 겹친 뒤 두 금속박에 철사[23]를 연결하고 그걸 종이나 천으로 감싸면 된다.

문제는 이게 말은 쉬운데 실제로 만들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종이나 천은 부도체긴 하지만 약한 부도체라 전기가 새나가기 딱 좋으며도자기는?, 당장 위의 방법대로 만들면 진짜 적은 전기만 일시적으로 저장이 가능하므로 전혀 실용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전지를 만들고 싶다면 화학의 발달을 병행해서 진행해야 한다. 당장 고대 페르시아에서도 도기에 전해질을 담아 만든 축전지 유물이 출토되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효율이 너무 떨어져서 노리개 이상의 취급은 못 받았다는 점을 기억하자.


1.4.5. 스피커마이크[편집]


사실 이 둘은 매우 간단하다. 넓은 판[24]에 상당히 많이(적어도 수십 번) 감은 코일을 붙이고 그 밑에 자석 하나만 놓으면 끝이다.

물론 구리선과 자석을 어디서 구할지는 당신의 능력에 달렸다. 귀한 천연 자석을 쓸 수도 있고, 교과서에서 잠깐 언급하는 "자석 만들기"를 참고할 수도 있고, 아니면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직접 자석을 제작할 수도 있다. 일단 자석을 만드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아서 쇠막대기의 양 끝을 남북으로 향하게 하고 망치로 세게 두드리면 끝이다. 물론 지구 자기장은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든 자석은 매우 약하므로 스피커에 들어갈 강한 자석에 쓰기 곤란하다. 그래서 3번째 선택지를 써야 하지만 당신이 공돌이가 아니라면 3번째 선택지는 매우 힘들 것이다.공돌이면 어떻게 되는데?

그리고 구리선은... 대장장이들에게 부탁하는게 가장 빠르다. 여기에 에나멜을 코팅하면 되는데, 없으면 유약을 발라 구우면 된다. 유약을 만드는 법은 장석과 석회석, 그리고 고령토와 규석을 가루로 내어 물과 섞으면 되는데 배합비와의 싸움이다.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문명이면 그냥 유약을 쓰자.

마이크와 스피커의 이점으로는, 정보원이 발로 뛰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말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 아니면 도청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다만 간단한 구조로 만든 마이크와 스피커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한동안은 장난감 수준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1.4.6. 모터[편집]


위에서 스피커를 만들어봤으면 재료는 다 있다. 영구자석을 밖에 두르고 코일을 감은 전자석 회전자를 쓰면 DC 서보모터가 된다. 이쯤 되면 감을 잡았겠지만 모터의 회전축을 손으로 잡고 돌리면 수동식 발전기가 되고, 날개를 달아 바람의 힘으로 돌리면 풍력식 발전기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 모터의 힘과 효율은 그야말로 바닥이니 힘을 높이기 위해선 더 강력한 영구자석의 개발을 생각함은 물론이고, 에나멜 선을 더욱 많이 감아야한다.



[1] 사실 심경은 토양에 무조건적으로 좋은 농법은 아니다. 그것도 못해본 인류 입장에서나 혁신인 정도다. 토양 구조가 들떠서 밟거나 비가 오면 토양 공극이 줄기 쉽기 때문. 이보단 유기물을 넣어놓고 지렁이가 먹으러 왔다갔다 하게 하는 게 낫다.[2] 이미 이앙법(모내기) 자체가 알려져 있었던 고려 말~조선 초에 이를 함부로 시행한 사람이 곤장을 맞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3] 조선 초기 말 1마리 가격은 옷감 4~500필로, 노비 1명의 값인 150필의 3배였다.[4] 흙 위에 비닐이나 톱밥 등을 덮어놓는 것[5] 이렇게 하는 이유는 꽃가루가 옆 밭에서 날아와서 교잡이 될 수 있기 때문. 뭐, 꼭 분리될 필요는 없고, 옆 밭 농부가 뭘 심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옆밭에서 배추, 등 십자화과 식물과 옥수수 등을 심었다면 이 작물들은 수백 m 밖에 있어도 꽃가루가 날아들어서 교잡이 잘 되므로 반드시 분리시키자.[6] ex: 생장이 빠르고 튼튼하거나.[7] 나뭇잎을 썩힌 비료[8] 산에 쌓인 낙엽이 썩어 영양이 풍부해진 검은 흙[9] 완전 탄화하지 않게 주의할 것.[10] a가 서양식 마구, b와 c는 중국식 마구로, b가 초기형이고 c가 현대까지 내려오는 후기형이다. 서양식 마구는 세게 당기다 보면 말의 목을 조르게 된다.[11] 애덤 스미스, 국부론 1776.[12] 부적을 쓸 때 쓰는 주사가 이것이다.[13] 수은과 섞여 아말감으로도 나올 수도 있다.[14] 일본어 위키백과[15] 練鐵. 연할 연자가 아니라 단련할 연자다. 망치질을 해서 단련해 강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때문에 단철(鍛鐵)이라고도 불렸다. 탄소가 적은 철로, 전통적으로는 강철이 되기 전의 순수한 철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실제론 공정 상 아무리 단련 과정을 반복해도 2% 정도의 슬래그가 섬유 같은 형태로 섞여 있어 강도가 낮았다. 탄소도 슬래그도 안 섞인 순수한 철을 만들 수 있게 된 건 현대의 일이다.[16] 탄소를 불어넣어 강도를 높이는 행위[17] 공기를 불어넣는다는 뜻이다[18] 천 수백년 가까이 강철을 마음대로 뽑아낼 수 없었던 유럽, 원시적 침탄로를 오랫동안 썼던 일본 등의 서적이나 논문은 강철 제조법의 어려움을 쓸데없이 과장하는 경향이 강하다. 중세말까지도 꾸준히 쓰였던 단련강 제조법은 인도-중국에선 기원전 7세기 무렵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으니... [19] 사실 점토는 내열 한계가 좀 낮기 때문에 비철금속 제련에 사용하고, 강철 제련을 위한 도가니는 흑연으로 만드는 편이다.[20] 여기서 말하는 강철은 전 근대의 어설픈 강철이 아니라 현대 기술로 만들어진 강철을 말한다. 중세시대의 어설픈 무기로는 두랄루민 갑옷으로 무장한 군대를 상대하는 것이 사실상 아예 불가능하다는 뜻.[21] 타지키스탄에 있는 알루미늄 공장이 세계구급 규모이고 국가 자체가 가난하긴 하지만 한 국가 전체 전력의 40%을 갈아먹는다. 대한민국에서도 한때 알루미늄 공장이 있었지만 그 시절엔 대한민국 타 산업체 전체의 소비전력과 맞먹는 소비전력을 자랑했다는 썰이 있을정도.[22] 바람 · 강물 등 유체의 흐름을 받아 회전력으로 바꾸는 장치[23] 당신의 재력이 충분하다면 구리를 쓰자.[24] 스피커처럼 파인 형태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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