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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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아주까리.jpg

1. 개요
2. 생태
3. 기타


1. 개요[편집]


Ricinus communis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 아주까리의 씨앗을 한약명으로는 피마자(蓖麻子)라고 부른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아주까리 자체를 피마자라고 부르는 경우도 흔한데 자(子) 자가 식물의 씨앗을 가리킨다는 인식이 없어서인 듯하다.

씨앗에서 얻을 수 있는 피마자유로 유명한데 씨앗에는 리신이라고 하는 독성 단백질이 있다. 학명 중 Ricinus는 라틴어로 진드기란 뜻인데 이름처럼 열매는 진드기와 모양이 비슷하다.


2. 생태[편집]


아주까리는 재배품종이 많은데 식생이나 형태는 개체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어떤 것은 다년생으로 작은 나무만 한가 하면, 어떤 것은 아주 작은 일년생이기도 하다. 잎 모양과 색도 다양하며 육종가들이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온대지방에서는 일년생 초본식물이지만 열대지방이나 지중해성 기후에서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온대지방에서는 2-3m 남짓까지 자란다. 줄기는 납질로 덮였고 속은 비었다. 줄기에는 마디가 20개 내외로 있는데, 각 마디에는 긴 잎자루가 있는 잎이 어긋난다.

종자는 타원형이고 밋밋하며 짙은 갈색 점이 있어 마치 새알 모양이고 리시닌이 들었다. 아주까리 생열매는 리신이라는 독단백질을 함유했는데, 독성이 있어 씨앗 20알 정도면 성인 치사량이다. 먹고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사흘 안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제대로 치료하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3-5일 내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아주까리는 야생에도 흔하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매우 독성이 강해서 암살이나 독살 범죄에 자주 사용되곤 한다. 그래서 미국 등지에서는 아주까리를 재배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종자에는 기름이 34~58% 들었는데 불건성유이고 점도가 매우 높으며 열에 대한 변화가 적고 응고점이 낮다. 여기서 짜낸 기름을 피마자유(castor oil)라고 부른다. 설사약·포마드·도장밥·공업용 윤활유로 쓰고 페인트·니스를 만들거나 인조가죽과 프린트 잉크 제조, 약용으로도 쓴다. 예전에는 들기름, 참기름 대용으로도 썼으며 양초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호롱불의 기름으로 썼다. 이상화 시인이 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는 싯귀가 있는데 이처럼 예부터 피마자유를 머릿기름으로도 자주 사용했다.[1][2] 1990년대에는 언어영역에 인용문으로 쓰였다. 피마자유를 마시면 설사를 아주 대차게 하는데 이를 이용해 실수로 독성물질을 마신 사람에게 피마자유를 먹여 설사를 유도해 독을 빨리 체외로 배출하도록 하였다.[3]

또 피마자유는 높은 온도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도 굳지 않고 점도를 유지하므로 현대에는 우수한 공업용 윤활유나 브레이크액 등 유압오일로도 널리 쓰인다. 공기 중에 오래 두어도 굳어서 마르거나 산화되지 않기 때문에 기계 윤활유 화장품이나 산화방지제나 식품보존제 등 다양한 공업 용도로 이용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피마자유 30-40만 톤을 사용할 만큼 대표적인 공업용 유지이다. 독성이 강한 리신은 이런 공업용 피마자유엔 함유되지 않았다. 기름을 추출할 때 피마자를 우선 가열하는데 이때 단백질인 리신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손으로 짜서 만들 경우 피마자를 고르게 가열하지 않으면 기름에 리신이 섞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피마자유의 국제 가격은 보통 킬로그램당 0.9달러 남짓으로 콩기름의 3배쯤이다.

재배 가능 지역도 넓고 병충해에도 강하고 비료도 큰 필요가 없어 재배도 쉽지만 독성 문제로 북미 등에서는 재배 허가받기가 번거로우므로 세계 연간 생산량 185만 톤 중 95%를 인도가 생산한다. 윤활유나 바이오디젤 등 석유 대체재로 경제성도 높아서 북미 등에서도 재배를 장려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또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도 질 좋은 유박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유박 비료는 식물 영양이 풍부하고 냄새도 나지 않고 가격도 비교적 싼 매우 좋은 유기농용 비료지만 사람이나 동물에는 치명적인 리신이 들었기 때문에 도시 화단 등에서 사용하려면 주의해야 한다. 펠릿 모양이 개사료와 비슷해서 고양이 따위가 화단에 뿌린 유박비료를 주워먹고 죽는 일도 있다.


집에서 아주까리 기름을 만드는 영상. 씨앗을 잔뜩 말리고 까고 볶고 으깨고 물에 넣어 삶아 떠오르는 기름을 떠내는 중노동을 해야 한다.

아주까리 잎으로 나물을 만들기도 하는데, 반드시 잎을 아주 푹 삶아야 리신이 파괴되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3. 기타[편집]


이탈리아의 파시스트들은 자신들의 사상에 반대하는 자들에게 각종 테러를 자행했는데 그 중에서도 흔히 사용한 방법이 강제로 피마자유를 먹이는 것이었다. 피마자유 자체는 독성이 거의 없지만 맛과 향이 대단히 역겨운 데다 극심한 설사복통을 일으키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안길 수 있어서 파시스트들이 애용(?)했다고 한다.[4]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프랑코 정권팔랑헤 같은 스페인 파시스트들도 스페인 내전 이전부터 테러용으로 종종 사용하다가 내전 때 본격적인 여성 전용 고문으로 종종 피마자유를 강제로 먹이곤 했는데 남자들에게 가하는 '직접적인 폭력'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드럽다'는 이유에서였다.
  • 죠반니노 과레스끼가 쓴 장편 소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의 Il pellerossa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인 신부 돈 까밀로와 읍장 빼뽀네도 젊은 시절 파시즘에 반대했던 것 때문에 파시스트 행동대원 다리오 까모니의 강요와 협박 아래 이 역겨운 기름을 억지로 마셔야만 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5][6]
  • 움베르토 에코가 쓴 소설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에도 피마자 기름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피마자 기름 테러를 당했는데 그때 피마자유가 섞인 대변을 병에 보관해 뒀다가 파시스트 정권이 무너진 뒤 그 테러를 행한 원수에게 먹여서 복수했다는 이야기다.
  • 이 피마자유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기름으로 파두유(크로톤 오일)란 게 있다. 이쪽은 역으로 노르웨이 레지스탕스들이 나치들을 엿먹이는데 썼다(...). 미 해군에서도 잠수함 승조원들이 "어차피 맞지도 않는 어뢰, 술이라도 만들어 먹자."며 어뢰 추진체로 쓰는 에탄올을 몰래 빼먹는 일을 막기 위해 이 파두유를 에탄올에 섞어 놓기도 했는데 승조원들은 상부에 엿먹으라는 듯이 각종 방법으로 걸러내서 에탄올을 마셔댔다고....

  • 강원도 아리랑의 1절 가사에서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마라, 누구를 꾀자고 머리에 기름"이 언급된다. 재미있게도 여성 소리꾼이 이 가사를 노래하면 "아주까리 (피마자) 기름을 열지 말라"고 한탄하는 내용인데 "머리에 아주까리 기름을 발라도 꼬실 남자가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남성 소리꾼이 이 노래를 부르면 "저기에 서 있는 여자가 머리에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모습이 너무 유혹적이라서 마음을 뿌리칠 수가 없다."는 뜻이 된다. 이처럼 소리꾼들이 노래 가사를 쓸 때는 화자의 입장과 뜻풀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근대 유럽에서는 활발히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피마자 기름을 사용했는데 기름을 몇 스푼 먹이면 배탈이 나 아이들이 조용해졌다고 한다.


  • 영국엔진 오일 브랜드인 캐스트롤은 피마자유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초기 엔진 오일 개발 시 피마자유(castor oil)를 어느 정도 추가하면 매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지었다고 한다.

  • 톰과 제리의 톰이 아기가 된 에피소드(Baby Puss)에서 친구들과 같이 노는 것[7]이 들통나자 주인인 소녀가 벌로 아주까리 기름[8]을 톰에게 먹인다. 제리는 기름을 먹고 창문으로 토하러 간 톰을 보고 좋아서 웃다가 그 때 떨어진 아주까리 기름 한 방울을 똑같이 들이마신다. 그 특성 때문에 제리도 같이 창문 밖에 구토를 하는 모습으로 해당 에피소드가 끝난다.

  • 봉산탈춤에서 샌님과 서방님이 파자 놀이를 한답시고 이 아주까리(피마자)를 들먹이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돈으로 벼슬을 산 무식한 양반층을 풍자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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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멀리 갈 것 없다. 강원도 아리랑에서 나온다. "아주까리 열매야 열지를 마라 누구를 꾀자고 머리에 기름".[2] 참고로 뒤에 가사는 "열라는 콩팥은 왜 아니 열고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는가"인데 동백도 머릿기름에 쓴다.[3]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도 가정상비약으로 피마자유를 쓰는 장면이 나온다.[4] 다만 이런 테러의 내용이 너무 지저분하다고 여겼는지 청소년용 세계사 도서들에서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들이 반대파들한테 그저 끔찍한 고문을 했다고만 두루뭉실하게 넘어갔다. 사실 청소년들이 보는 책에 피마자유를 억지로 먹여서 설사를 하게 만들었다고 적기에는 좀 어려웠던 탓도 있다(...).[5] 나중에는 까모니 본인도 옛날의 빚을 청산하겠다면서 한 잔을 들이켰으며 다른 에피소드에서 빼뽀네의 아들인 미켈레가 아버지를 헐뜯은 자에게 대구 간유를 먹이는데 중간에 소문이 와전되어 피마자유를 먹였다고 퍼져서 빼뽀네가 경악했지만 진실이 밝혀지자 바로 안도한다.[6] 영화판에서는 이 사건이 지나고 한참 뒤 빼뽀네가 복수를 위해 까모니에게 먹이려다가 까모니의 협박과 돈 까밀로의 농간으로 오히려 자신이 마시게 되며 까모니도 돈 까밀로가 협박하여 마시게 되는데 예수님이 돈 까밀로를 꾸짖으면서 돈 까밀로도 마시는 것으로 나온다.[7] 사실은 아기 복장을 한 톰을 친구들이 놀리면서 갖고 논 것이다.[8] 재능판에서는 고추기름이라고 번역했다. 아마 어린이들이 '아주까리'라는 식물을 모르리라고 생각한 듯. 다른 더빙판에선 비버 기름으로 번역하거나 피마자 기름으로 제대로 번역한 것도 있는 듯하다. 현재 유튜브에서 무비콘 명의로 공개되어 있는 무료 영상에서도 고추기름으로 번역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