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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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rtian Chronicles
1. 개요
2. 설명
3. 수록된 단편 및 요약
3.1. 로켓의 여름(Rocket Summer)
3.2. 일라(Ylla)
3.3. 여름밤(The Summer Night)
3.4. 지구인들(The Earth Men)
3.5. 납세자(The Taxpayer)
3.6. 세 번째 탐험대(Third Expedition)
3.7. 달은 아직도 밝건만(And the Moon Be Still as Bright)
3.8. 정착민들(The Settlers)
3.9. 초록빛 아침(The Green Morning)
3.10. 메뚜기들(The Locusts)
3.11. 밤의 만남(Night Meeting)
3.12. 물가(The Shore)
3.13. 불타는 풍선들 (The Fire Balloons)
3.14. 중간 (Interim)
3.15. 음악가들 (The Musicians)
3.16. 황야 (The Wilderness)
3.17. 허공의 길 (Way in the Middle of the Air)
3.18. 이름 짓기 (The Naming of Names)
3.19. 어셔 가 2호 (Usher II)
3.20. 늙은 자들 (The Old Ones)
3.21. 화성인 (The Martian)
3.22. 여행가방 가게 (The Luggage Store)
3.23. 비수기 (The Off Season)
3.24. 지켜보는 사람들(The Watchers)
3.25. 침묵하는 마을들(The Silent Towns)
3.26. 말년(The Long Years)[1]
3.27. 부드러운 비가 내리리(There Will Come Soft Rains)
3.28. 백만 년의 소풍(The Million-Year Picnic)
4. 영상화
4.1. 미니시리즈
4.2. 애니메이션


1. 개요[편집]


미국 SF 문호 레이 브래드버리의 1950년작 단편집. 제목대로 화성에 관한 단편만을 모아서 시간순으로 배열한 것이 특징이다. 브래드베리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몽환적인 문장이 일품으로, SF 문학 역사상 손꼽히는 걸작. 국내에서도 훌륭한 번역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2020년대라면 아마 개정판 쪽이 더 접하기 쉬울듯하다.


2. 설명[편집]


브래드베리가 상상한 화성인들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중점을 둔 문명을 향유하였다는 점에서 지구인과 차이가 있으며, 과학기술보다는 문학, 음악, 연극 등을 고도로 발달시킨 문화적인 문명이다. 또한 화성인들은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을 갖고 있어 스스로 상상하는 것을 타인에게 이미지로 보여주는 능력도 있다.[2]

화성인들은 지구인보다 키가 작고 모래색이나 금색의 피부를 가진 인간형의 생물이며, 느슨한 옷이나 몸에 두르는 망토 비슷한 의류, 그리고 금속판을 두들겨 만든 가면을 즐겨 사용한 듯 하다.

브래드배리는 작중에서 몇몇 지구인들이 보이는 야만적이고 추한 작태를 화성인들의 원초적이며 순수한 모습과 대비시킴으로써, 유럽 이민들이 미대륙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국 원주민들과 유럽인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비판하였다. 그러나 극중 화성인들은 마냥 고결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며, 나름 사리사욕을 추구하며 때로는 종족의 생존을 위해, 때로는 질투심 때문에 지구인들을 공격해 살해하기도 한다. 특히 3차 탐사대원들을 텔레파시로 현혹시켜 안심시킨 뒤 한 명씩 제거하는 화성인들의 모습은 공포스런 외계인의 그것이다. 극중에서 화성인들이 진짜로 고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지구인들에게 밀려나 종족의 멸망이 확정된 후이며, 육체를 버리고 불타는 구체와 같은 정신체로 진화하거나 화성의 미래를 자구인들에게 맡기고는 미련 없이 떠나버리는 초연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과학적 고증에 기반한 하드 SF는 전혀 아니다. 작중에서 화성은 지구인도 숨이 좀 가빠서 그렇지 충분히 맨몸으로 생존할 수 있는 행성으로 그려지며, 퍼시벌 로웰이 언급한 화성 운하가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비현실적 설정이 이 작품의 결점이라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애당초 레이 브래드베리는 아시모프나 클라크 같은 이공계 SF 작가가 아니였으며, 보네굿, 딜레이니, 젤라즈니[3] 등으로 이어지는 인문학파 작가였다. 요새 식으로 분류하자면 SF보다는 판타지 작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화성에 대한 조사가 미흡한 시대에 출판된 작품이었음을 감안하고 읽으면,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3. 수록된 단편 및 요약[편집]


각 단편의 제목과 그 배경이 되는 시간은 다음과 같다.


3.1. 로켓의 여름(Rocket Summer)[편집]


1999년 1월이 배경. 최초의 로켓 발사로 인해 미국 한 시골 마을이 시끌벅적해지는 이야기[4]를 다룬 아주 짧은 단편이다.

여담으로 일본 SF 만화가인 아사리 요시토의 작품 중에 여름의 로켓이라는 것이 있다. 이 제목의 오마쥬인 듯.


3.2. 일라(Ylla)[편집]


1999년 2월. 화성인 부부에 대한 이야기. 일라는 화성인 주부로서, 지구로부터 찾아오는 우주비행사들에 대해 꿈을 꾸고(화성인들은 텔레파시 능력이 있다), 그들에 대해 동경하는 모습을 보이자 남편이 질투가 나서 우주비행사들을 전부 죽여버린다는 내용이다. 직접 죽이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고 총소리로 암시만 되는데 그 묘사가 의외로 무섭다.

이 작품에서 화성인이 사용하는 무기는 일종의 총인데, 탄환 대신 말벌 비슷한 독충을 넣어 고속으로 발사하는 무기이다. 하프라이프에 등장하는 외계인의 무기에 영감을 주지 않았나 싶은 부분.


3.3. 여름밤(The Summer Night)[편집]


1999년 8월. 머지않아 도래할 지구인들을 화성인들이 텔레파시로 감지하며 화성 사회에 번지는 혼란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3.4. 지구인들(The Earth Men)[편집]


1999년 8월. 지구로부터 화성에 찾아온 두 번째 탐사대의 이야기이다. 우주비행사들은 자기들이 지구에서 찾아온 우주비행사임을 화성인들에게 설득하려 애써 보지만, 모두들 정신병자 취급할 뿐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화성인 정신병자들은 텔레파시를 통해 자신의 망상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을 뺀 나머지 대원들과 우주선을 대장이 구현한 환상으로 생각한 것. 결국 화성인 정신과 의사가 치료랍시고 우주비행사들을 전부 "안락사"시켜버리고, 그래도 우주선과 대원들이 사라지지 않자 자신에게 광기가 전염된 것으로 판단하고 자살하는 것이 결말(...)


3.5. 납세자(The Taxpayer)[편집]


2000년 3월. 어떤 남자가 자기도 세금을 내니까 화성행 로켓에 태워 달라고 우기다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짧은 이야기.


3.6. 세 번째 탐험대(Third Expedition)[편집]


2000년 4월. 지구로부터 세 번째 탐험대가 도착하지만, 이번에는 화성인들이 조직적으로 이들을 제거한다. 화성인들은 텔레파시를 이용해 탐험대원들의 죽은 가족과 친지로 위장하고 화성은 죽은 사람이 가는 천국이라며 탐험대원들을 속인다. 대장이 화성인들의 계획을 눈치채는 후반부가 은근히 섬짓하다.


3.7. 달은 아직도 밝건만(And the Moon Be Still as Bright)[편집]


2001년 6월. 지구에서 찾아온 네 번째 탐험대의 이야기. 이들이 발견한 것은 화성인들이 이미 죽어버리고 텅 빈 폐허뿐이었으며, 조사 결과 화성인들은 앞선 세 차례의 탐험대 중 누군가가 옮긴 수두로 인해 거의 전멸하였음이 밝혀진다.[5] 그러니까 탐험대원들은 빙 돌아서 결국 자신들을 죽인 원수를 갚은 셈이다.(...)

그런데 그들의 일원인 고고학자 스펜더가 자신이 마지막 화성인이라며 동료들을 살해하기 시작한다. 화성인들이 지구인들 때문에 궤멸된 것을 보고, 이 이상 지구인이 화성에 오면 화성이 더욱 무참하게 파괴되고 더럽혀질 테니, 그것을 막겠다는 것. 탐험대장인 와일더와 부하인 파크힐, 헤서웨이는 스펜더를 추적하고, 와일더 대장은 총격전 중 휴전을 선언하고 스펜더에게 다가가 왜 사람들을 죽이는지 알려 한다.

스펜더는 그를 데리고 가 화성인들의 업적[6]을 보여주고 자신과 함께 여기서 살자고 제안하나 대장은 그러고 싶긴 하나 자신에겐 지구인의 피가 너무 많이 흐른다며 거절하고 돌아간다. 결국 총격전이 다시 시작하고 스펜더는 포위된다. 이때 와일더는 30초의 도주 시간을 줬지만[7] 스펜더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고, 결국 와일더에 의해 사망한다. 이후 와일더는 스펜더의 일을 이어 화성을 지키겠다고[8] 다짐한다.


3.8. 정착민들(The Settlers)[편집]


40여명의 지구인들이 화성으로 이주했고 이주자 수는 점점 늘어났다. 그러나 맨 처음에 온 '고독한 이들'은 자기 힘으로 버터야 했다.


3.9. 초록빛 아침(The Green Morning)[편집]


2001년 12월. 화성의 테라포밍에 대한 이야기. 화성판 나무를 심은 사람 벤자민 드리스콜이라는 사람이 화성의 흙에 나무를 심자 하루아침에 거대한 숲이 자라난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3.10. 메뚜기들(The Locusts)[편집]


2002년 2월. 지구로부터 찾아온 이민들이 화성을 뒤덮는 이야기이다.


3.11. 밤의 만남(Night Meeting)[편집]


2002년 8월. 화성에 이민온 지구인 청년이 시공을 뛰어넘어 화성인을 만난다. 지구인 청년에게는 현재의 황량한 폐허만이 보이지만 화성인의 눈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보일 뿐이다. 두 사람은 자기들 중 누가 미래의 사람일까 궁금해하며 작별한다.[9]


3.12. 물가(The Shore)[편집]


2002년 10월. 화성 이민자들의 물결이 화성을 뒤덮으며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단편.


3.13. 불타는 풍선들 (The Fire Balloons)[편집]


2002년 11월. 화성이 죄악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하고 지구에서 선교사들이 찾아가지만, 그들이 화성에서 만난 생명체들은 물질 세계를 등진 푸른 수정 구체들로 세상의 죄악과는 거리가 먼 존재들이었다.[10]

그들과 접촉한 선교사들 중 페러그린이란 선교사는 그들의 진상을 알게 되고 깨달음을 얻은 후 그들과 다시 만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냐고 묻는다. 그러자 그들은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며 페러그린의 앞에서 사라져버린다.


3.14. 중간 (Interim)[편집]


2003년 2월. 이민자들이 화성에 미국 시골 마을과 꼭 닮은 마을을 세우는 이야기.


3.15. 음악가들 (The Musicians)[편집]


2003년 4월. 화성 도시의 폐허에서 노는 아이들의 이야기. 얘들은 화성인의 갈비뼈를 실로폰이라며 두들기고 놀지만, 머지 않아 이 폐허에도 방화수들이 와서 화성인들의 잔해를 모두 불태워버릴 것이다.


3.16. 황야 (The Wilderness)[편집]


2003년 5월. 곧 로켓을 타고 화성으로 떠날 두 사람의 여성이 나누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


3.17. 허공의 길 (Way in the Middle of the Air)[편집]


2003년 6월. 미국 남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미국의 흑인들이 인종 탄압을 피해 모두 화성으로 떠나버리는 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11] 그 로켓을 타러 간 흑인 하인의 고용주의 대사로 끝난다.[12]


3.18. 이름 짓기 (The Naming of Names)[편집]


2004년~2005년. 화성 이민들이 화성의 여러 지역에 이름을 지을 때 1~4차 화성 탐사대의 대원들의 이름을 따서 붙인다는 이야기. 앞 단편들에 나왔던 대원들의 이름이 여럿 언급된다.


3.19. 어셔 가 2호 (Usher II)[편집]


2005년 4월. 정부의 도서 검열로 인해 사랑하던 장서를 모두 잃은 윌리엄 스텐달이라는 사람이 화성에 이민을 와서 포의 작품 어셔가의 몰락에 나오는 괴저택을 본딴 저택을 짓는다는 이야기. 화성에도 검열관이 찾아오자 스텐달은 저택의 공포스런 장치들을 이용해 통쾌한 복수를 한다.[13]


3.20. 늙은 자들 (The Old Ones)[편집]


2005년 8월. 화성에 이민오는 노인들의 이야기.


3.21. 화성인 (The Martian)[편집]


2005년 9월. 한 지구인 노부부에게 화성인이 찾아오는데,[14] 이 화성인 역시 텔레파시 능력이 있어 부부의 아들 톰(옛날에 죽었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화성인은 어느 시점에서 떠나려고 하지만 그를 아들처럼 여기는 노부부는 화성인과 같이 살고 싶어한다. 허나 이는 화성인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그 노부부의 눈에는 화성인이 죽은 아들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화성인이 자기들이 찾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 화성인이 여러 지구인들과 동시에 마주치게 되자 사람들의 동시다발적인 정신감응이 시작되고,[15] 화성인은 여러 모습으로 급격히 면모하다가 결국 견디지 못해 죽고 만다. 심지어 원래의 형체도 잃은 채로 말이다.

사람들은 결국 이 불쌍한 화성인 곁을 떠나고, 이를 마지막까지 보던 노부부도 자리를 뜬다.


3.22. 여행가방 가게 (The Luggage Store)[편집]


2005년 11월. 가방가게 주인과 페러그린 신부가 지구에 곧 닥칠 핵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신부는 지구에 핵전쟁이 나면 화성에 이민온 사람들이 전부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지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3.23. 비수기 (The Off Season)[편집]


2005년 11월. 4차 탐험대의 일원이었던 샘 파크힐이 재등장한다.[16] 파크힐은 핫도그 가게를 열어놓고 지구에서 찾아올 이민들을 기다리지만, 오라는 이민들은 안 오고 화성인들이 찾아온다.

파크힐은 겁에 질려 화성인들을 살해하지만,[17] 화성인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파크힐에게 화성 절반에 해당하는 토지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문서를 건네주고는 사라진다. 파크힐이 기뻐 날뛰는 것도 잠시, 그의 부인이 망원경을 통해 지구 표면이 핵전쟁불꽃에 휩싸이는 것을 본다. 이제 화성에 찾아올 지구인은 없는 것이다.[18][19]


3.24. 지켜보는 사람들(The Watchers)[편집]


2005년 11월. 지구에서 일어난 대규모 핵전쟁을 바라보던 화성 정착민들은 지구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들을 걱정하며 모두 로켓에 올라타고 지구로 향한다. 덕분에 여행가방 가게는 완전 품절.


3.25. 침묵하는 마을들(The Silent Towns)[편집]


2005년 12월. 광맥을 찾아다니는 외톨이 화성 정착민인 월터 그립은 오랫만에 정착민촌에 와보고서야 모두들 지구로 떠나버렸음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남겨두고 간 음식과 여러 시설들 덕분에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점점 사람이 그리워지자 화성에 남아있는 다른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며 인간을 찾아 전화기 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한다.

결국 제네비브라는 여성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그녀는 소탈한 월터와는 성격이 너무나 맞지 않는 여성이었고,[20] 결국 웨딩드레스를 가져와서 결혼하자는 제네비브로부터 월터는 차를 타고 멀리 도망쳐 혼자만의 생활을 즐겁게 계속하게 된다. 이후 다시는 전화를 걸지도, 받지도 않았다는 마지막 문장이 압권.

이 월터 그립은 원작 소설에서는 나중에 텅 빈 마을에서 혼자 잘 살고 있더라는 언급만 나온다.[21] 반면 TV 미니시리즈판에서는 바로 다음 항목에 등장하는 해서웨이 가족(?)에게 빌붙어 지내게 된다.


3.26. 말년(The Long Years)[22][편집]


4차 탐험대의 고고학자였던 해서웨이와 탐험대장 와일더가 재등장하는 이야기. 해서웨이는 화성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태양계 외행성을 탐사하다가 돌아온 와일더 대장을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헤서웨이의 가족은 사실 병으로 죽은 지 오래였으며 지금 가족의 정체는 그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만들어낸 정교한 로봇들이었다. 다같이 하는 아침식사 중 해서웨이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탐험대장은 그 로봇들을 작동 정지시켜야 하나 고민하다가 로봇들이 보여주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에 감탄하며 그냥 두고 떠난다.


3.27. 부드러운 비가 내리리(There Will Come Soft Rains)[편집]


2026년 8월. 핵전쟁으로 인간이 전멸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집이 무대이다. 핵폭발의 섬광으로 집에 살던 가족은 순식간에 몰살당했지만, 집은 인공지능을 가진 스마트 주택이라서 아직도 작동을 하고 있다. 집에 살던 가족들이 모두 죽어버린 것도 모르고[23] 인간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를 낭송하다가 결국 폭풍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전소되어버리는 집의 모습이 처량하기도 하고 섬짓하기도 하다.[24]

해당 에피소드의 제목은 작중에서 나오는 시의 한 구절이다.


3.28. 백만 년의 소풍(The Million-Year Picnic)[편집]


2026년 10월. 지구의 핵전쟁에서 모든 지구인이 멸망한 것은 아니었다. 핵전쟁에 사용할 로켓을 몰래 빼돌려 지구를 탈출한 일가가, 화성으로 피난와서 화성인들이 만든 운하 옆에서 피크닉을 한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화성인을 만나게 해 준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보여준 것은 운하의 물에 비친 아이들의 얼굴이었다.


4. 영상화[편집]



4.1. 미니시리즈[편집]


미국 NBC 방송국이 1980년에 이 작품집을 미니시리즈로 각색하여 480분 가까운 버젼을 나눠 방영했다. 주연은 록 허드슨인데, 와일더 대장으로 나온다. 그런데 미니시리즈에 등장하는 와일더 대장은 원작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짬뽕시킨 캐릭터인지라, 시공간을 거슬러 화성인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아이들과 화성 운하에서 피크닉을 하기도 하는 등 원판 와일더보다 훨씬 활약(?)이 많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원작을 좀더 본격적인 SF로 각색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진 작품이다 보니, 화성 탐사 미션은 NASANATO가 공동 추진하는 것으로 그려지며 바이킹 탐사선도 등장하는 등 원작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다시 말해 원작의 장점을 대부분 깎아먹고 어중간한 스페이스 오페라로 만들어진 작품. 원작자인 브래드배리가 "그냥 지루할 뿐"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1983년 3월 17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밤 9시 50분부터 2시간씩 MBC에서 <화성 공화국>이란 제목으로 더빙 방영된 적이 있다. 이후 1990년에 스타맥스 비디오에서 편집판인 197분 버젼을 2부작으로 나눠 <록 허드슨의 화성인>이란 제목으로 VHS 비디오로 냈다.

이 영상물에 등장하는 로켓이 바로, 요즘 스페이스X 등 미국 회사들이 실용화한 재활용 로켓과 비슷하게 생겼고 그렇게 날고 내리는데, 지금 그 회사들의 개발자들이 이 영상을 보고 자랐을 세대다. 사실, 날개달린 비행기가 직접 우주로 날아간다는 아이디어는 초기에는 드물었고, 많은 SF 삽화와 표지에는 V2나 초기 로켓처럼 생긴 우주선이 수평이착륙하거나 수직이착륙한다는 식이었다. 나중에 일본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 1화에 맨 처음에 코난을 돌봐준 할아버지가 탔던 우주선 로켓도 그런 것이다.


4.2. 애니메이션[편집]



본 작품집 중 “부드러운 비가 내리리” 편을 1984년에 소련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는데 꽤 섬뜩하다.

가사용 로봇답지 않게 공포스럽게 생긴 로봇이 알을 깨부숴서 계란 껍질 들어가면 어쩌려고 계란 후라이를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로봇이 가족들을 깨우기 위해 침대를 기울이지만 가족들은 이미 자는 사이에 죽어버려 사람이 있던 자리에 시커먼 재만 남은 상태. 로봇은 가족들을 일터로 보내고 할머니에게 기도 시간이라고 알려 준 뒤 저녁 만찬과 새해 축하 파티 등을 준비한다. 하지만 2027년 1월 1일 낮에 하얀 새 한 마리가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자, 로봇은 비상경보를 울리며 암호를 묻고 새를 잡으려다가 집의 시설을 여기저기 박살낸 끝에 집을 폭발시키고 만다. 새는 무사히 바깥으로 날아가고, 오디오만 빼고 완전히 박살난 집에서 반쯤 작살난 자동화 시스템이 시를 읽으면서 끝.

원작에서의 시간적 배경이 2026년 8월이었던 것과는 달리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2026년 12월 31일~2027년 1월 1일이다. 원작에서의 집이 사람들이 죄다 죽어버려서 그렇지 굉장히 깔끔하고 좋은 중산층 가정의 단독주택이었던 것과는 달리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집은 전체적으로 방공호처럼 생겼으며, 아이들 놀이방에 자동으로 작동되던 홀로그램은 가상의 풍경을 보여줄 때에나 사용되는 등 전체적으로 집의 시설이 원작보다는 빈약하게 나온다. 그래도 저녁 만찬에 칠면조 구이가 등장하는 걸 보면 꽤나 잘 사는 집인 듯. 또한 곳곳에 방독면이나 화생방보호의가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화성 연대기에서 많이 묘사되지 않은 전시 상황을 묘사한 모습이 보인다.[25] 원작이 집은 활기찬 일상을 계속하지만 사람이 이미 죄다 죽어버려서 적막함과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것과는 달리, 애니메이션에서의 집은 가족이 죽기 전부터 이미 전시 상황이었다는 묘사와 이미 핵전쟁으로 박살난 곳이라는 묘사를 중요시해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음침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것 또한 차이점. 평화로운 음악이나 한낮의 전원 풍경을 비춰주는 홀로그램 영상을 생각하면 전시상황에서도 가족들은 평화로운 일상을 그리워한 듯 하다. 아니면 과거를 재현하면서 암울한 세상살이를 잊으려고 했거나.

원 단편도 반전주의를 주제로 한 작품이었지만, 냉전 막바지에 한창 긴장이 격화된 시기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인 탓인지 핵전쟁의 공포를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듯 보인다.
  • 달걀을 깨부숴서 계란 후라이를 굽는 가사용 로봇. 달걀을 톡 쪼개는 것도 아니고 아예 으스러뜨리는 것에 가까운 동작인데, 이 알은 나중에 나오는 새와 이미지상 대비된다.
  • 가사용 로봇답지 않게 끔찍한 생김새를 하고 느릿느릿하고 음침한 목소리를 지닌 로봇. 로봇의 실루엣이 방독면처럼 생겼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 사실상 방공호로 그려졌으며, 전시 상황으로 묘사되어 시설이 조촐하고 어두컴컴한 집.
  • 출근하는 가족에게 주어지는 화생방보호의. 아무래도 영상 속 미국은 핵전쟁이 한참이었던 것 같다.
  • 원작에서 집이 폭풍으로 집에 화재가 나서 집이 전소해버리는데, 여기에서는 흰 새를 로봇이 잡으려다가 십자가를 포함한 집 안의 시설을 죄다 박살내면서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폭발을 일으키면서 집이 박살난다. 거기에 흰 새의 모습은 마치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연상시킨다.
동 시기에 미국에서도 그 날 이후, 워게임, 전쟁, 그날 등 반전주의와 뉴클리어 아포칼립스를 표방한 작품이 많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런 시대상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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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긴 세월'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2] 사실 이 능력을 단순한 텔레파시로 보기에는 좀 애매하다. 화성인들은 미래 예측에 필적하는 수준의 능력을 선보이며, 아예 상대방의 기억 속의 인물로 겉모습까지 바꾸어 위장하기도 한다.[3]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라는 단편에 등장하는 화성과 화성인의 모습에서 화성 연대기의 영향이 확연히 드러난다.[4] 로켓의 열기로 마치 여름이 온 듯한 기후를 만들어낸다.[5] 모두가 죽은 건 아닌 듯, 후반부에 마지막 생존자들이 나오긴 한다. 극히 미미한 소수의 사람들이 어찌어찌 살아남은 듯. 콩키스타도르천연두 문서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전염병이 사회를 붕괴시킬 수는 있지만 구성원이 정말 단 한 명도 남지 않을 만큼 완전 전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전염병은 선천적 내성 보유자가 확률적으로 적게나마 존재하기 때문이다.[6] 인간들과 다르게 화성인들은 과학과 종교를 하나로 융합시키고, 인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인생 자체의 아름다움을 누렸다.[7] 와일더와의 대화에서 스펜더는 도시의 비밀 통로로 도망치고 자신을 이해하는 대장 외의 모든 인간들을 죽이겠다고 말했다. 그 통로로 도망칠 시간을 준 것.[8] "비수기"의 내용에 따르면 와일더는 화성 개발을 막으려 하다가 목성 탐사 여정에 강제로 보내진다.[9] 독자는 당연히 화성인 쪽이 과거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맨 마지막 장인 '백만 년의 소풍' 참조.[10] 이들은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화성인들로 현재는 육신을 벗어던지고 죄와 고뇌 등에서 해방된 상태이다.[11] 1950년에 쓰여진 소설인데, 브래드베리는 2000년대가 되어도 흑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1950년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했던 듯 하다. 역사가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12] "봤지? 놈은 나한테 끝까지 주인님이라 말했어!"[13] 레이 브레드배리의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문화 검열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가 활동하던 시절에는 매카시즘의 여파로 문화 탄압이 자주 일어났기 때문.[14] 시기상 얼마 안 되는 생존자 화성인으로 보인다.[15] 사람들이 화성인이 흉내내줬던 자기의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마구 외치고 화성인은 그 사이에 끼어서 괴로워한다.[16] 파크힐은 4차 탐험대원들 중에서 스팬더를 극렬하게 적대했던 대원이기도 하다. 대장이 말렸는데도 머리를 쏴버릴거라 여러 차례 말했을 정도. 해당 탐험대의 대장은 당시 그에게서 이유를 듣고 동조는 하지 않아도 납득은 했지만 파크힐을 비롯한 다른 대원들은 애초에 망한 문명 따위에 관심이 없었으므로 스팬더를 그냥 미친놈 취급했다. 스팬더를 처리한 이후 파크힐은 화성 문명을 갖다가 아예 사격장 취급하다가 대장에게 맞아 이를 하나 잃는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도 그를 아니꼽게 본다.[17] 꽤 여러 명 살해했다. 맨 처음 찾아온 화성인 한 명, 지레 겁에 질려 도망가다가 그의 모래 배에 타서 그를 설득하려던 화성인 또 한 명, 그리고 그에게 접근하던 화성인 여러 명. 하지만 화성인들의 숫자가 100명을 넘어가자 중과부적이라 판단하고 항복한다. 이 때 파크힐은 완전히 겁에 질려서 자기가 먼저 살해행각을 벌였으면서 정당방위라고 변명한다.[18] 처음엔 화성인들에게 거대한 땅을 받고 파크힐은 즐거워했지만, 그의 부인이 지구를 보고 지구의 현 상황을 말해주자 저게 지구일 리가 없다며 절규한다. 한편 그의 부인 엘마는 담담한 자세로 이제 비수기가 시작될 거라고 말하면서 해당 에피소드가 마무리된다.[19] 이 파크힐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말년' 에피소드에서 잠깐 나온다. 기껏 화성의 대지주가 되었지만 지구가 망하자 가족과 함께 지구로 돌아간 모양.[20] 엄청 뚱뚱하고 못생겼다. 심지어 남은 이유는 모두들 자신이 뚱뚱하다 놀렸기에 화성에 남아 신나게 먹기 위한 것. 그런데 목소리만은 좋았기에 윌터는 자신의 상상과 맞지 않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성격도 안 맞았다.[21] 화성 4차 탐험대의 대장이자 이후 목성 탐험대의 소속이 된 와일더가 그의 이야기를 잠시 한다. 그와 대면해서 같이 가자고 했지만 거절하고 원래 살던 곳에 남아서 잘 산다고.[22] '긴 세월'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23] 그나마 그 가족의 개 한 마리가 여윈 몸으로나마 살아있긴 했다. 하지만 기계들이 개는 돌봐주지 않아서 개도 결국 죽어버리고 기계들은 개의 시체도 바로 치운다.[24] 이 작품은 단편선 최후의 날 그 후에 '부드러운 비가 올 거야'라는 제목으로 수록되기도 했다.[25] 이 단편도 사실상 전쟁 이후를 묘사했다고 보는 게 맞고, 나머지 단편도 대부분 전후 사람들이 빠져나가 폐허가 된 화성의 묘사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