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라드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 약탈 같은 「유흥」 이야.
　무서워하지 마. 난 너의 콜로서스엔 손대지 않을 테니까. 왜냐하면... 됐어. 난 전리품에는 관심이 없어. 그건 다른 움브라톤 강도들의 목적이지. 내가 원하는 건 단지 과정인 전투, 그게 내가 여기 온 목적이야. 네가 있는 이곳에는 흥미로운 사람들과 그들이 가져오는 재미있는 임무가 종종 있더군.
　그림자에겐 두근거림이 없지. 그것을 깨달았을 땐 난 이미 이 마법에 너무 오래 빠져있었기에 이제 난 두근거림을 느끼지 못해. 유일하게 재미있는 임무, 스릴 넘치는 「유흥」 만이 그림자가 아닌 느낌을 느끼게 해 줘. 그래서 자주 움브라톤의 그 클랜을 돕고 있는 거야. 하지만 움브라톤은 너무 작고 콜로서스는 커서 그 영향이 온 대륙에 미치지......
　하, 그러니까 앞으로 「유흥」 도 분명 많아질 거야.

　부모라...... 중요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날 버렸을 때 부모란 건 내게서 사라진 셈이야.
　그들은 날 낳았지만,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어.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는 날 혼자 길거리에 기어 다니게 했고...... 달리는 마차에 치일 수도 있다는 것 따윈 조금도 개의치 않았어. 어쩌면 이걸로 재수 없는 놈의 돈을 뜯어내려 한 건지도 모르지. 아버지는 항상 날 팔아버리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좋은 구매자를 찾을 수 없다고 했어. 이건 그가 직접 한 말이야. 난 개처럼 그들의 곁에서 가끔 먹을 것을 얻어먹었어. 그냥 주는 대로 먹어야 하고, 잠을 잘 때조차 실눈을 뜨고 있어야 했어.
　결국 그 두 사람은 내게 싫증이 났어. 흐리고, 찬 바람이 불어오던 날 어쩌다 한번 내게 따뜻한 음료수를 주었는데, 그게 내가 맛본 마지막 행복이었어. 내가 음료수를 마시는 틈을 타 그들은 한달음에 마차에 들어가서 문을 닫았고 그렇게 백야성으로 갔지.
　그렇게 난 자유가 됐어. 아무도 내게 먹을 것을 주진 않았지만 다행인 건...... 내 파트너, 검은 개가 있었지.

　검은 개는 내가 「개」 였을 때 날 구해줬어. 어차피 모두 개니까 잘못해도 서로 이해할 수 있었어. 그때 날 구해줬을 때, 나와 다르게 이 녀석은 원래 「검은 늑대」 였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 녀석은 날 몇 번이나 구해줬어. 움브라톤 클랜과 함께 움직인 것도 우연이었지만 여기서 그럭저럭 생활할 수 있었던 건 그 녀석이 날 도와준 덕분이었어. 이 「그림자 늑대」 힘도 그 녀석 덕분이지...... 그가 「암귀」 에게 복잡한 감정?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건 계속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녀석은 지금 어디 있냐고?
　......조금 전에 「그림자 늑대」 를 봤을텐데?

　전쟁이 끝난 후 나는 움브라톤으로 돌아와서 여러 클랜과 어울렸어. 사실 나를 방해하는 사람만 없다면 어디라도 상관없었지. 어차피 난 원래 움브라톤에서 컸으니 별로 나쁜 건 없었거든......
　그런데 한 번은 우연한 기회에 어떤 클랜을 따라 백야성에 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그 두 사람」 을 만났어. 날 버렸으니 더 잘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여자가 어떤 귀족의 하인 따위에게 아첨하고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어. 아마 백야성의 그런 귀족 하인에게 빌붙어 사는 것이 이곳에서 막 사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겠지.
　쳇, 그 여자가 그 여자지. 설마 내가 지금 '어머니'라 부르기를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