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북한의 대남 수해지원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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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북한이 대한민국(이하 남한)의 수해에 대해 구호물자를 제공한 사건.

2. 상세[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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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남한에서는 서울과 경기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려 사망자 189명, 실종자 150명, 부상자 103명, 재산피해 2,502억여 원, 이재민 23만 명이 발생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였다. 그때까지의 수해 중 가장 피해가 컸다고 할 정도였다.

이에 북한은 9월 8일 북한적십자회 방송을 통해 남한에 쌀 5만 석(약 7800톤), 옷감 50만m, 시멘트 10만 톤, 의약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제의하였다. 이에 9월 14일에 대한적십자사가 북측의 제의를 수용하겠다고 공식 회답하였다. 사실 당시 남한 정부 내에서도 북한이 "우리들도 너희들에게 이정도는 지원 할 정도로 잘 먹고 잘 살음"이라는 체제 우월성 과시와 함께 빚을 지게 만들어 후일 뭔가 요구하기 위한 정치공세라며 거절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당시 전두환 정부는 남북 대화 분위기를 띄워 보려는 의지와 북측에게 큰 엿을 먹여보려는(...) 심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국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정작 이 대답에 당황한 것은 먼저 제의를 한 북한이었다! 이미 양측은 서로 상투적으로 비슷한 제안을 하고서 거절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전두환이 자존심을 근거로 거절할 것을 예상하고 일단 예의상 날려본 드립이었는데, 전두환 정부가 예상 밖의 반응을 보이며 그 제안을 덥썩 받아들였다. 이때 북한 수도 평양에 '기념비적 건설물'인 주체사상탑, 개선문, 고려호텔 등등 건설로 경제가 점점 기울어가던 때라 도와줄 형편이 못 되었는데, 막상 남한이 지원을 받겠다고 수락하는 바람에 선제의를 한 국가의 자존심상 안 보낼수 없어서 결국 비축해둔 전쟁물자를 총동원하고("89년 말 비공개회의에서 김정일이 ‘남조선에 구호물자로 보내려 쓴 전쟁물자를 아직도 보충 못했다. 그때부터 경제가 허리를 펴지 못하게 됐다’고 개탄했다는 서류를 본 적이 있다.”) 부랴부랴 마지막 남은 창고까지 비우고 심지어 중국에 원조를 구걸하기까지 해서 겨우 물량을 충당했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하위 간부들이 조작해서 올린 보고를 그대로 믿은 정권 상층부에서 진심으로 선심성 공세를 펼쳤다가 생긴 참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당시 북한 준비가 얼마나 개판이었는지 남한으로 내려오던 북한 화물선이 침몰해버리는 참사까지 벌어졌고, 전두환이 침몰한 배에 실려있던 물자는 받은셈치겠다고 더 보내지 말라고 했다.

어쨌든 9월 29일부터 10월 4일에 이르는 기간 동안 북한의 지원 물자는 수륙을 통해 남측에 전달되었고, 전두환 정부는 보답으로 북한이 보내준 구호품 금액의 100배에 달하는 가치의 전자제품, 손목시계, 양복지 등등을 채워넣은 선물가방을 북측 근로자들에게 전달해 김일성의 자존심을 완전히 구겨 놓았다. 당시 북한측 인원들은 자존심 세운다고 모두 양복을 입고 내려왔는데, 전해지기로는 이들이 받은 선물들은 나중에 북한 당국에 의해 전부 회수되었다고 한다. 안습... 고영환 회고에 따르면 남조선 애들이 눈치도 없이 왜 남조선 제품으로 선물을 줬느냐고[1] 한숨을 푹푹 쉬면서 남한에서 받은 선물을 모두 당국에 바쳤다고 한다.



당시 받은 물자 중 민간에 가장 널리 퍼진 쌀의 경우 그 품질에 대한 증언이 엇갈린다. 맛이 의외로 괜찮았다거나 심지어 아주 좋았다는 말도 있고, 한편으로는 미질이 조악해서 밥으로 먹기보다는 떡을 해 먹었다는 말도 있는데, 아마 전국의 쌀을 다 긁어모으다 보니 편차가 심해진 게 아닌가 싶다. 실향민 중에서는 이 쌀로 제사를 지낸 사람도 있었다고. 그 밖에 시멘트는 워낙 저급했기 때문에 건물을 짓는 데는 전혀 사용하지 못했고, 재가공을 해서 88올림픽고속도로를 포장하는 데 썼다. 그러나 그렇게 포장한 88고속도로도 당시 대한민국의 모자랐던 시멘트 포장 기술이 시멘트 품질과 결합해 노면 곳곳이 갈라져 얼마 못 가 아스팔트로 재포장할 정도로 품질이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천이나 의약품도 질이 너절해서 별 쓸모가 없었다고 한다. 당시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준 천이 매우 번들거리고 뻣뻣했다고 하는데, 아마 비날론 같은 합성원단을 준 것으로 보인다.

3. 영향[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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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해물자 지원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해빙기를 맞게 되었다. 1984년 11월에는 남북경제회담이 열렸고, 이듬해인 1985년에는 전후 최초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고 상호간 예술공연단 행사가 서울과 평양에서 열리기도 했다.

4. 여담[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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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 북한 아니랄까봐 당연히 이 수해지원도 최대한 정치적으로 써먹어댔다. 심지어 헐벗고 굶주린 남조선 수재민들이 우리의 구호물자가 하루빨리 도달할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식의 허위 보도까지 돌려가며 국내 선전에 안간힘을 썼다. 그야 이미 자국 역량을 아득히 넘어서 중국에게 구걸까지 해야 할 수준의 초대형 사고를 쳐 놨으니 콩고물이라도 건져먹기 위해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기사

참고로 훈훈한 뒷이야기도 있다, 이때 북한이 보내준 쌀 다섯 말로 힘들었던 시기를 넘긴 평택의 한 농부는 언젠가는 반드시 이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하였고, 훗날 20여 년이 흐른 2005년, 1억 7천만 원어치에 해당하는 쌀 1천 가마를 북한에 구호품 명목으로 기부하였다. 자신이 수확한 2백 가마와 토지 보상금으로 받았던 돈의 일부를 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