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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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편집|
유전체 편집
Genome Editing
]]

기반
현상
센트럴 도그마(복제 / 전사 / 번역)
물질
핵산 / 단백질 / 뉴클레이스(효소)
기술
중합 효소 연쇄 반응 / DNA 수선(V(D)J 재조합)
1세대 편집
ZFN
2세대 편집
TALEN
3세대 편집
RGEN(CRISPR 시스템)


1. 개요
2. 소개
2.1. 발견
2.2. 세부 기작
2.3. 활용
3. 둘러보기




유전체 편집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 크리스퍼(CRISPR)[1]

1. 개요[편집]


크리스퍼 (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시스템은 세균 등에서 발견되는 적응 면역 기작으로, 현재는 이를 응용한 유전체 편집 기술인 3세대 유전자 가위(RGENs, RNA-guided engineered nucleases)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초창기의 크리스퍼는 단순히 DNA를 절단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 뒤 크리스퍼는 사람 유전체에 완전히 새로운 DNA 절편이나 유전자 전체를 삽입하여 기존의 유전정보를 다른 것으로 바꾸기 위한 기술로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개발된다면 크리스퍼는 유전 질환 외 다른 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데에도 널리 사용될 수 있다. 관련기사

종래의 유전체 편집 기법에 비해 월등하게 간편하고 저렴하며, 정확하게 유전체 편집을 가능하게끔 해 '유전공학의 혁명'이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내서 이를 쉽게 잘라내는 방식은 생명공학자들에게 새로운 유전자 수술용 메스를 쥐어준 셈이나 마찬가지. 1980년대 분자생물학생명공학에 대혁신을 일으킨 유전자 증폭 기술에 맞먹는 대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한 예로 기존의 연구방법으로는 2년 정도 걸리던 실험을 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하면 1주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

여기서 크리스퍼(CRISPR)란, 세균의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염기서열로,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이다. '규칙적인 간격을 갖고 나타나는 짧은 회문 구조의 반복 서열'이라는 뜻[2].

크리스퍼 시스템은 해당 기작에 관여하는 Cas 단백질의 종류가 여러 개(class 1)인지, 단일(class 2)인 지에 따라 2개의 클래스(class)로 나뉘는데, 두 클래스는 다시 다시 유전체 상 CRISPR-cas 위치(loci), 작용하는 Cas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여섯 가지 타입(I–Ⅵ)으로 세분화된다. 그 중, 주로 현재 유전체 편집에 주로 사용되는 CRISPR-Cas9 시스템은 클래스 2 중 타입 Ⅱ에 해당하며, 이후 내용들은 CRISPR-Cas9 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서술된 것이다.


2. 소개[편집]



2.1. 발견[편집]


세균유전체 내에 크리스퍼 서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1987년 일본 큐슈 대학의 이시노 요시즈미(石野 良純)박사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당시에는 이 서열이 세균의 어떤 생명 활동에 관여하는 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2007년에 들어서야 이 서열이 세균의 적응면역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를 밝혀낸 건 놀랍게도 덴마크요구르트 회사에서 일하던 과학자들이었다. #

요구르트 배양에 필요한 유산균박테리오파지라는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해, 유산균 배양조가 파지에 감염되면 유산균들이 떼죽음을 당하기 일쑤였다. 이에 과학자들이 죽은 유산균들 사이에도 꿋꿋이 살아있는 유산균들을 연구한 결과, 유산균이 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해 파지의 침입에 내성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 원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파일:크리스퍼 적응면역.png
  • 취득 단계 : 박테리오파지와 같은 바이러스가 세균에 침입하면, 세균은 이들의 DNA 일부를 잘라, 자신의 유전체 중 '크리스퍼 부위(CRISPR loci)', 그 중 반복 서열 사이의 스페이서 부위에 삽입한다.
  • 발현 단계 : 동일한 바이러스가 다시 침입하면, 세균은 Cas 단백질을 발현함과 동시에, 스페이서와 상보적인 서열의 RNA(crRNA)를 발현한다.
  • 절단 단계 : crRNA-Cas 복합체가 형성된 상태에서, crRNA가 바이러스 게놈 내 상보적인 서열과 결합하면, Cas 단백질이 바이러스의 DNA를 절단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죽인다.

고등 생명체에게만 있던 것으로 알려진 적응 면역이 박테리아 단위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라운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크리스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던 중, 2012년 <사이언스> 지에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팀이 논문 하나를 발표하였다. #

crRNA의 서열 중 일부를 바꿔주기만 하면, 크리스퍼 시스템을 원하는 DNA 서열을 자르는 '유전자 가위'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내용의 이 논문이 발표되자마자 크리스퍼 시스템은 유전체 편집 기술로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사르팡티에와 다우드나는 이 업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업적을 세운 후 노벨상을 받을 때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인데, 논문 발표 후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수상을 했다는 것은 그 발견이 그만큼 혁신적이었다는 뜻이다.

2.2. 세부 기작[편집]


CRISPR-Cas9 시스템이 목표 DNA 서열을 자르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파일:크리스퍼 구조.png

  • DNA 감시 복합체(DNA surveillance complex) 형성 : 세포 내에서 Cas9 단백질과 crRNA가 발현되면 목표 DNA 서열을 찾기 위한 복합체를 형성한다. 사실 Cas9와 crRNA가 복합체를 이루기 위해선 tracrRNA라 불리는 RNA 조각이 추가적으로 발현되어 crRNA 내 반복 서열과 상보적인 결합(crRNA-tracrRNA duplex)을 이룬 상태여야만 한다. 하지만 crRNA와 tracrRNA의 말단을 서로 연결해 하나의 단일 RNA(single guide RNA, sgRNA)로 만들어 발현시켜도 정상적으로 크리스퍼 시스템이 작동하므로 실험실에서는 주로 sgRNA를 사용한다.

  • 목표 서열 인식 : 목표 DNA를 인식하는 sgRNA의 서열은 약 20-nt로, 전체 유전체에서 이와 상보적인 서열이 있을 확률은 1/4^20이다. 이때 무작정 sgRNA와 DNA가 상보적인 결합을 한다고 해서 Cas9이 활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Cas9은 sgRNA가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DNA 서열 근처에 'PAM(Protospacer-Adjacent Motif)'라 하는 염기 서열이 있어야만 활성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실험에 주로 사용하는 Streptococcus pyogenes Cas9(Sp Cas9)의 PAM 서열은 5'-NGG-3'로, 만약 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해 유전체 편집을 하려면 5'-NGG-3' 근처에 위치한 서열을 목표로 sgRNA를 디자인해야 하는 것이다. PAM 서열은 박테리아의 종류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3] 목표 서열 근처에 PAM 서열이 없다면, 다른 박테리아의 Cas9를 사용하면 된다.

  • 목표 서열 절단(DSB) : Cas9 단백질에는 HNH와 RuvC라는 두 개의 뉴클레이스(nuclease)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데, 목표로 하는 DNA 서열에 Cas9이 결합하면 이 두 도메인이 목표 DNA의 이중 가닥을 각각 한 가닥씩 자르게 된다[4].

  • DNA 수선 : 절단된 DNA는 DNA 수선(DNA repair)이라는 기작을 통해 편집이 이뤄진다. 절단된 부위를 단순히 이어붙이는 비상동말단결합(Nonhomologous end joining, NHEJ) 기작으로는 유전자를 녹아웃시킬 수 있고,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의 얼개인 동형방식수선(Homology Directed Repair, HDR)을 통해 유전자 단일 가닥 일부를 없애, dna polymerase와 수선 단백질로 교정하거나 삽입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크리스퍼 기술은 생산은 물론 활용도 간단해 작은 연구실에서도 생산할 수 있다. 당시 유전체 편집 기술의 단점으로 꼽히던 자원집약적 특성[5]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실들이 유전자가위에 접근할 수 있고 이로인해 세계 과학의 경쟁면에서 공정성이 상당히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유전체 편집 기술은 무엇보다도 원하는 목표 DNA 서열만 자르는, 다시 말해 엉뚱한 데를 자르는 'off-target'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RNA 서열을 바꿔보거나, Cas9 단백질 외 다른 단백질을 사용해보는 등 크리스퍼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하는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면, Cpf1 단백질은 활성을 위해 tracrRNA를 필요로 하는 Cas9 단백질과 달리, Cpf1은 그저 crRNA만 있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며(즉, crRNA와 tracrRNA를 하나의 sgRNA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 없다.), 절단부위도 유전체 편집에 유용한 점착 말단(sticky end)으로 잘라주고, off-target도 적기 때문에 Cas9을 대체할 단백질로 '3.5세대 유전자 가위'라 불리며 연구되고 있다.


2.3. 활용[편집]


이 기법이 나온 이래로 이를 응용한 실용적인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종 동물이나 식물의 형질 개량이나 질병 치료나 해충 퇴치에도 응용되고 있고 벌써 인간 배아의 유전체를 편집하는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 #

Cas9 뉴클레이스 도메인 내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목표 DNA 서열에 결합해도 서열을 절단하지 못하는데, 이를 이용해 한 도메인만 돌연변이 시켜 한 가닥만 자르는 nickase(nCas9)[6], 두 도메인 모두 돌연변이시켜 목표 DNA에는 결합해도 절단을 하지 못하는 nuclase-deactivecd Cas9(dCas9)으로 만들 수 있다. 이때 dCas9에 여러 단백질을 이어붙인 키메라 단백질을 만들어, 특정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CRISPRa/CRISPRi), 형광 단백질을 붙여 유전체 영상화(Genomic Imaging) 등 단순한 유전체 편집을 넘어서 다양한 기술에 응용되고 있다.

연구자들이 전문적인 지식 없어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크리스페타(CRISPETa)라는 소프트웨어까지 등장했다. #

2017년 11월 15일, 미국에서 최초로 사람 몸에 유전자 편집 시술을 시행했다. #

2018년 11월 26일, 결국 금단의 문이 열렸다. 중국의 한 연구자 허젠쿠이의 동영상에서 그가 CRISPR를 통해 인간 유전자를 편집하였고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이 알려졌다. # 요약하자면 한 부부가 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남편이 HIV 보균자였다. 하지만 아이에게 HIV 바이러스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HIV 바이러스는 T세포의 리셉터인 CCR5를 통해 T세포 내부로 들어가는데 이 실험에서는 CRISPR을 통해 그 수용체를 날려버림으로 HIV의 감염 자체를 차단했다. 그리고 유전자가 편집된 11개의 배아를 자궁에 집어넣어 쌍둥이가 태어났다.

해당 연구자에 따르면 출생 이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였고 정확히 원하는 부분만 잘 편집되어 아기들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돌연변이와 다른 새로운 CCR5 변형 유전자가 발생되었으므로 HIV의 감염을 제대로 막을 수 없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CCR5가 신경발달과 관련있는 수용체라 발달에 결함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정식 논문이 나오지 않았기에 사실 확인은 정확히 안됐지만, 많은 학자들이 분노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결국 중국 당국은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국 당국은 '유전자 편집의 생식 목적 사용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해당 연구자는 소속 대학에서 해고되었고 관련 연구자들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 #[7]

2023년, 허젠쿠이가 아이들의 근황을 밝혔는데 잘 살고 있다고 한다. #

2019년 11월, Cas9와 역전사 효소를 이어붙인 키메라 단백질을 이용해, 단순히 DNA 서열 상 특정 위치를 찾아서 절단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DNA 서열을 삽입하는 '프라임 편집(prime editing)'이라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Cas9 단백질이 가이드 RNA를 따라 표적 DNA 서열을 찾은 뒤 해당 부위를 절단하면, 역전사 효소가 뒤이어 RNA를 주형으로 상보적인 DNA 서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


3. 둘러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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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쿠르츠게작트의 영상.[2] 후술하겠지만, 반복 서열 사이사이에 삽입된 '스페이서(spacer) 서열'은 세균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DNA 서열 일부를 가져 온 것이다.[3] 예를 들자면, Staphylococcus aureus의 Cas9(Sa Cas9)은 PAM 서열로 5'-NNGRRT-3'를 인식한다.[4] HNH 도메인이 crRNA와 상보적인 DNA 가닥(target strand)을, RuvC 도메인이 그 반대 가닥(non-target strand)를 절단한다[5] '2세대 유전자 가위'라 불리던 ZFN, TALEN 등의 기술은 시간은 물론 돈이 엄청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일반 실험실에서는 꿈도 못 꾸던 기술이었다. 사실상 제한효소 외엔 선택지가 없었던 셈.[6] DNA를 절단할 때는 절단면에 따라 점착, 평활 말단(sticky/blunt end)으로 구분되는 데, 두 개의 nCas9를 활용하면 중간에 DNA를 삽입하기 편리한 sticky end로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7] 기사에는 사형까지 가능하다고 나와 있지만 허젠쿠이 교수는 3년징역과 벌금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