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박사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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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내용
3. 실현 가능성



1. 개요[편집]


김동인1929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1인칭 관찰자 시점이며 서술자인 '나'가 K박사란 과학자 밑에서 조수로 일하는 C의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K박사가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대한 뜻을 품고 야심차게 거시기한 물질로 대체 식량을 개발했으나 모든 사람들이 그 식량의 정체를 알고 구토했고 그 식량을 만든 K박사 본인조차도 못 먹었다는 유머러스한 내용의 소설이다.

한국 최초의 창작 SF 소설이다.[1][2] 일본은 1900년 오시카와 슈로우가 쓴 <해저군함>, 중국은 1904년 발표된 작자미상의 <달 식민지 이야기>가 각각 최초의 SF로 확인되지만 학계에서 SF소설의 역사를 심층적으로 연구한적이 없는 한국은 아직 불분명하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바로 이 작품.

2. 내용[편집]


나는 어느 날 친구였던, K박사 밑에서 조수로 일하는 C군을 만나 K박사의 근황을 물었다. C군은 K박사가 요즘 하는 일 없이 놀고 있다고 하며 그 동안 하던 연구는 진작에 그만두었다고 한다. K박사가 야심차게 시도했다 실패로 돌아간 연구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K박사는 "인류는 기하급수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로 증가한다."는 이른바 멜서스 트랩에 입각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더니 어느 날 갑자기 C군에게 을 퍼오라고 지시하였다.

C군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K박사의 지시에 따라 똥을 변소에서 퍼왔다. 퍼온 똥을 이리저리 분석하던 K박사는 전부 썩은 것들이라고 하며 C군에게 똥을 싸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뒤이어서 집안 식구들에게까지도 모두 똥을 싸도록 지시했고 K박사는 그 똥들을 모아 이리저리 무언가를 연구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고 시골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한 달 간 지방에 있다가 다시 올라온 C군이 K박사의 연구실에 들어가 보니 박사가 무엇인가를 먹고 있었는데 냄새는 꽤 지독했지만 떡 비슷한 것인데 맛은 ‘고깃국물을 조금 넣고 만든 밥’이랄까 좌우간 그 비슷한 맛이 나는 아직껏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었다.

그렇게 먹던 중에 K박사가 "맛 좋지?"하고 물으니 맛이 좋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뒤이은 질문이 "똥내도 모르겠지?"였다. 사실 냄새가 조금 나긴 했지만 워낙에 오랫동안 똥이 자리잡고 있었던 연구실이었기에 공기 탓이려니 하고 생각했지만 박사의 말을 듣고 똥으로 만든 음식임을 직감한 C군과 다른 사환은 모두 구토를 하고 말았다.

박사는 인구가 늘면 식량이 부족해지는데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30~70%는 영양분이 흡수되지 않고 똥으로 그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식량은 갈수록 부족해질 것인데 먹은 음식에 있던 영양분의 30~70%는 똥으로 배출되어 아깝게 사장되어 버리니 이 똥에서 영양분을 추출해 먹을 수 있게 바꾸어 100%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여 식량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으로 이 연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원대한 뜻을 바탕으로 ○○병(餠)(○○는 K박사의 이름)이라는 음식을 만들고 신사숙녀들을 초청해 시식회를 열기로 했다. 그렇게 50명의 신사숙녀들을 초대했고 시식회를 열었는데 이 ○○병(餠)에서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다들 맛있게 잘 먹고 있었다. K박사가 시식회를 열기 전부터 냄새를 유발하는 인돌스카톨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완전히 제거하는데 실패해 냄새가 났던 것이다. 결국 K박사의 지시로 이 ○○병(餠)의 정체에 대해 알리는 성명서를 돌렸다. 당연히 그 성명서를 본 신사숙녀들은 모두 자신들이 똥을 먹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구역질을 하고 구토를 하며 난리가 났다.

K박사는 큰 충격을 받았고 C군은 박사를 위로하고자 이 ○○병(餠)을 학문광의 나라 독일에 발표하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였다. 그러나 K박사는 독일에서는 공기에서 식품을 잡는 것을 연구해서 거진 성공했을 정도인데 ○○병(餠)에 관심을 가질 리 없다며 포기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발표하면 어떨까 하고 말하자 C군이 "똥이나 처먹어라."는 욕까지 있는 일본에서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질 리 없다고 반박하고 미국에 발표해 보기를 권유했다. 하지만 K박사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고 결국 아무런 해결도 얻지 못했다.

K박사는 기분전환을 하려고 C군을 데리고 지방에 있는 자신의 토지(K박사가 대단한 가문 출신이라 소유한 토지만 해도 굉장히 광대하다고 한다)를 관리하는 사음(마름)의 집에 놀러갔는데 그 집 개가 똥을 먹다가 입에 똥을 잔뜩 바른 상태로 그 더러운 입을 쩍쩍 벌리며 일행들을 따라왔고 박사는 그 개를 더러워했다. 그 날 저녁에 개고기가 올라왔는데 그 개고기는 다름 아닌 낮에 똥을 먹던 그 개의 고기였다. 맛있다고 잘 먹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K박사는 젓가락을 던져버리고 바로 구토를 했다.


3. 실현 가능성[편집]


놀랍게도 이 때 K박사가 연구했던 걸 현실에서 고스란히 재현한 사례가 있다. 바로 일본에서 정말로 똥으로 식량을 만든 것이다. 이 거룩한 요리를 개발한 사람은 일본 오카야마 연구소의 이케다 미츠유키 교수란 인물인데 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 똥에 6단계 특수한 화학 처리 공정을 거쳐 단백질을 뽑고, 여기에 콩과 스테이크 소스를 섞어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원료인 사람 똥에는 박테리아 덕택에 단백질이 풍부하다고. 인간의 배설물로 만드니 처리공정에 필요한 화학물질 등의 반입 문제만 뺀다면 우주식으로 개발할 가능성도 높다.

이 고기의 맛은 소고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 교수가 직접 햄버거로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였다. 생산 비용은 기존 고기보다 10~20배지만 대량생산 시스템을 만들면 단가가 아주 내려갈 것이라고. 또한 무척 친환경적 음식이라 지구의 환경 보호와 세계 기아 문제에도 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위생적으로도 전혀 하자 없는 청결한 식품임을 강조했다. 위생은 몰라도 외형은 하자 그 자체다 으악 영양학적으로도 단백질 63%, 탄수화물 25%, 지질 3%, 미네랄 9%로 아주 우수해 완전식품 대열에 낄 듯하다. 유일한 문제점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부감 뿐이라고.

사람이 먹을 식량 대신 가축 사료로 쓴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람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아이티진흙쿠키나 기아가 한참 심할 때의 인육 등, 사람이 굶주리면 이것저것 먹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굶주린 사람이라고 해도 똥 출신 음식까지 먹고 싶어할지는 알 수 없다.[3]

한 마디로 똥으로 식량을 만드는 건 가능하며 실제로도 사례가 있다. 20년대에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단 사실 자체가 김동인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 나갔는지 보여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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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반도에 최초로 소개된 SF 소설은 쥘 베른의 작품들이다. 1907년 재일유학생 박용희가 해저 2만리를 해저여행기담이란 제목으로 번안하여 학술지 태극학보(太極學報)에 연재하다 중단되었으며 1908년 이해조인도 왕비의 유산을 철세계라는 단편으로 번안하여 연재했다.[2] 1921년에 나온 소설 '이상촌'이 먼저라는 주장도 있다.관련 논문 이쪽은 순수창작인 K박사의 연구와 달리 에드워드 벨러미의 '뒤돌아보며'의 영향을 받은게 확실해서 높은 성의 사나이비명을 찾아서 처럼 모티브만 빌려온건지, 인도 왕비의 유산철세계처럼 번안작인지 연구가 더 필요하다.[3] 식인보다는 나은데도 기아상태에서 자기 똥이나 남의 똥을 먹는 사례가 드문 것은, 굶게 되면 하루이틀만에 똥이 안 나오기 때문이지 그게 싫어서만은 아니다. 똥을 구해 먹을 수 있다 하여도 단백질과 지방분은 분해 흡수되고 장에는 소화되지 않는 섬유질만 남게 되므로, 변비가 걸려서 고생하게 되니 이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