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에스노그라피 (문단 편집) === [[문화]]란 무엇인가: 중층기술법의 탄생 === 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실 이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다. 문화인류학자들 본인부터가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략 두 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는 있다. 김영천(2013)은 양쪽을 각각 '총체적 접근' 과 '해석적 접근' 이라고 말했는데, 시기상 총체적 접근은 상당히 초창기의 관점이라면, 해석적 접근은 그것을 비판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총체적 접근''' 이 관점에서는 문화를 '''집단 내에서 공유된 삶의 방식 및 사고방식의 총체'''로 정의한다. 한 집단이 공유하면서 대대로 전수하는 인식과 라이프스타일이 바로 문화라는 것이다. 이 관점은 문화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으며, 문화가 인간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상정한다. 즉, 문화적 현상에 초점을 맞출 뿐, 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주요 연구자로는 [[프란츠 보아스]](F.Boas), 루스 베네딕트(R.Benedict), 마거릿 미드(M.Mead), [[마빈 해리스]](M.Harris) 등이 꼽힌다고 한다. * '''해석적 접근''' 이 관점에서는 문화를 '''집단 내에서 공유된 상징과 의미의 해석 체계'''로 정의한다. 즉, 무엇이 각 사람들에게 이해되고, 의미가 부여되고, 해석되는 과정이 바로 문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관점은 문화만큼이나 그 문화를 실천하는 인간에게도 관심이 있으며, 인간 없이 진공 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문화는 없다고 상정한다. 즉, 그 문화 속에서 문화를 누리고 표현하는 개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연구자로는 위에서 소개했던 클리포드 기어츠, 빅터 터너(V.Turner), 메리 더글러스(M.Douglas) 등이 꼽힌다고 한다. 특히 기어츠는 문화와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막스 베버]]에게서 빌려온 [[거미]]와 [[거미줄]]의 비유를 드는데, 문화가 거미줄이라고 한다면, 인간은 바로 그 거미줄을 뿜어냈으되 그 속에서 살아가는 거미와 같다고 하였다. 여기서 에스노그라피는 총체적 접근보다는 '''해석적 접근을 취하여 문화를 분석한다.''' 에스노그라피는 문화가 다양한 의미들을 내포한 상징적 행위이며, 인간은 그 다양한 의미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규정해야만 하고, 바로 이 역할을 하는 것이 '''의미망'''(web of meaning)인데, 이 의미망을 문화가 함께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즉, 문화는 어떤 행위를 표현하게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행위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의미망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해독 코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암호문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기어츠는 [[윙크]]가 갖는 상징적 행위들을 생각해 보라고 제안한다. 윙크는 상대방의 흉내일 수도 있고, 단순히 운동일 수도 있고,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도발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그 조롱을 연습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윙크는 그 자체로 진공 속에서 '한쪽 눈 근육의 경련'(…)으로서만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 윙크가 있다면, 반드시 그걸 해석할 의미망을 갖춘 인간이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 의미망을 공유하지 않는, 외부의 다른 문화권에서 온 연구자가 보기에는 상당히 문제거리다. 해독 코드가 없는데 어떻게 암호문을 해독한단 말인가? 윙크가 존재하지 않는 문화에서 온 사람이 있다면, 윙크를 보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연구자가 그냥 보이는 대로 이것저것 끄적여 놓은 서술만을 보았을 때, 우리가 그 문화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했다' 고 말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문제점에 머리를 쥐어뜯었던 인물이 바로 클리포드 기어츠였고, 이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시한 책이 바로 저 유명한 '''《문화의 해석》'''(The Interpretation of Cultures)이다. 이 책 15장에 나오는 에세이 "Deep Play: Notes on the Balinese Cockfight" 에는 [[발리]] 사람들이 즐기는 [[닭싸움]]이 해석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기어츠는 위에서 제기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층기술법'''(thick description) 또는 "두꺼운 기술", "풍부한 기술" 이라 불리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중층기술법은 '''낯선 문화를 현지인처럼 이해할 수 없는 처지인 연구자들이, 최대한 현지인의 의미망을 갖추고 복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방법론적인 시도'''이다. 이 용어는 본래 길버트 라일(G.Ryle)이 처음 만들었다고 하지만, 기어츠가 방법론적인 개념화를 완성하자 그 이후의 문화 연구는 중층기술법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김영찬(2015)은 중층기술법이 텍스트, 역사적 서사, 1인칭 서술, 스틸사진, 생애사 등의 각종 자료들을 전방위적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너네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 해석방식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어"(…)에 가깝다. 즉 단순히 '양적으로 많은' 기술을 해서가 아니라, 그 기술 속에 인간 행위를 복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해독 코드, 즉 의미망이 담겨 있기 때문에 중층기술인 것이다. 윙크를 묘사하면서 그것이 갖는 흉내의 의미, 조롱의 의미, 연습의 의미, 운동의 의미까지 적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자들이 '''내부자 관점'''(emic perspective)을 취하여 문화에 접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기어츠는 연구자가 그 문화의 행위자를 지향하는 관점을 취하여, 행위자의 느낌과 사고, 관심, 인식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자들은 어떤 행위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할 것이 아니라 그 현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천(2013)은 이를 에스노그라피의 3가지 특징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물론 항상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김영찬(2015)은 연구자의 '''성찰성'''(reflexivity)의 주요 기준이 된다고 하였다. 즉 연구대상의 문화를 배워서 그들과 같은 시각으로 연구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에스노그라피 이론가인 제임스 스프래들리(J.P.Spradley)가 자신의 저서에서 정리한 내용을 언급할 만하다.[* Spradley, J. P. (1979). The ethnographic interview. Belmont, CA: Wadsworth. (박종흡 역, 2003, 문화기술적 면접법, 서울: 시그마프레스).] 가장 표준적인 문화기술지는 '''외부자 관점과 내부자 관점이 그 언어의 사용에 있어서 50:50 비율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초기의 선교사들이나 탐험가들, 안락의자 학자들이 철저히 외부자 관점에만 의존하는 [[자문화중심주의]]를 드러냈다는 데 있었다. 이때의 문헌들은 현지인들의 행동거지를 그 사람들의 의미망으로 파악하려 하지 않고 그저 유럽인의 시각에서 [[편견 및 고정관념|'게으르다', '더럽다', '무식하다', '원시적이다', '이상하다', '무지하다']] 같은 식으로 비난했던 것이다. 스프래들리는 내부자 관점을 확보하기 위하여 '''현지인의 언어'''를 수단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즉, 먼저 현지인의 언어로 에스노그라피를 한 차례 작성한 다음, 그 언어의 의미가 명확히 파악됐다고 생각하면 그때 [[영어]]나 연구자 자신의 모국어로 한번 더 번역해서 발표하라는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