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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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고려의 무신, 천년 전 역모로 목숨을 잃고 신의 저주로 이승으로 돌아와 수백 년 동안 존재[1] 하고 있는 도깨비.
2. 상세[편집]
그가 인간일 적 삶의 생년은 미상. 자신은 빠른 년생으로 현재 나이는 938세라고 주장한다. 물론 고려시대에 빠른 년생이란 개념이 있었을 리 없고 서기를 기준으로 날짜를 계산하지도 않았다.[2]그는 물이고 불이고 바람이며 빛이자 어둠이다. 그리고 한때 인간이었다.
도깨비 1화의 내레이션 중
2016년 현재는 천우그룹 전체의 실소유주로서[3] , 대외적으로 자신의 가신인 유씨가문의 후손들에게 경영권을 위임한 상태이다. 그리고 스스로 유신재, 유재신 등의 가명으로 살아가며 세상 속에 자신을 감추고 인간들 옆에서 수호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깨비에 대한 설화처럼 실제로 말의 피를 무서워한다.[4] 저승사자가 복수한답시고 말피로 수건에 글씨를[5] 써놓아 욕실 앞에 놓아두었더니 샤워하고 나오던 김신이 놀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7화에서는 수능 후 지은탁과 유혈낭자한
3. 모티브가 된 인물[편집]
5화에서 지은탁이 인터넷에서 김신을 검색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군이 되어 원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왔으며, 그 해 원나라의 일본원정에 고려가 참여하자 추밀원부사로 좌군사가 되어 도독사 김방경을 도와 고려군을 이끌고 11월 합포에서 출발했고, 1082년 사망이라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인물은 없다. 역사적으로 여몽연합군은 무신정변 이후[7] 1200년대에 1차, 2차, 모두 있었으니 1082년 사망자가 여몽연합군에 있을 수는 없다.
고려시대에 김신이라는 인물은 김신(金侁)과 김신(金信)이 있는데 전자가 상장군이 되어 원나라에 다녀오고 여몽연합군에 참전한 인물이며, 후자는 역신으로 사형에 처해진 인물이다. 즉 지은탁이 검색한 인물은 전자인데, 도깨비의 이름 한자는 후자와 같은 김신(金信)이므로 전자와는 다른 인물이고, 이름 한자를 몰랐던 지은탁이 다른 인물을 잘못 검색한 것이다. 그런데 김신(金侁)의 사망연도는 1274년인데 1082년으로 되어 있으니 이것도 잘못된 것이다.
이름 한자뿐 아니라 역신으로 사형에 처해졌다는 행적을 보더라도 실존 인물 김신(金信)이 극중 인물 김신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역신이라고 하면 악인일 것이라는 선입관이 있지만 극중 김신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은 인물이니 역사기록엔 역신이라 되어 있을 것이다.
1100년 초의 역신으로 기록된 김신은 1135년 묘청(妙淸)·조광(趙匡) 등이 칭제건원(稱帝建元)을 하고 서경(西京)을 본거지로 난을 일으켰을 때, 묘청일파의 승선(承宣)이 되어 서북면병마사 이중병(李仲幷)과 각 성을 지키던 신하들을 서경에 있는 염고(鹽庫)에 잡아가두는 일을 하였다. 그러나 이듬해 김부식(金富軾)을 도원수로 한 토벌군에 의하여 난이 평정되자 사형에 처하여졌다. 다만 이 인물의 사망연도는 1136년이므로 이것도 극중 김신의 사망연도 1082년과 일치하지 않는다.
극중 김신은 죽은 이후 약 20년 후에 부활한 후 간신 박중헌을 죽였다고 한다. 13화의 저승사자가 작성한 기타누락자 사유서에 의하면 박중헌이 정축년에 사망했다고 하고, 또 망자로써 같은 간지의 해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약 900년의 시간 동안 간지가 같은 연도가 되려면 정확히 900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고, 2017년 기준으로 20년 전인 1997년이 정축년이며 이로부터 900년 전인 1097년에 사망한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만일 20년 만의 환생이 어림된 수치일 경우 1082년 사망이 맞아떨어진다. 이는 도깨비가 15년 간 사망한 상태로 있었다는 뜻이고 본인이 언급한 나이는 이 15년을 제외한 수치일 확률이 높다. 2016년 기준 938살(세는나이)에 15년을 더하여 953세, 즉 출생 연도는 952년 이전인 1064년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김신의 생몰연도로 미루어 보면 김신과 그의 일족을 죽이라 명한 황제의 모티브로 추정되는 인물은 예종(고려)과 인종(고려)이 있다. 만약 예종이 맞는다면 김신의 모티브는 여진을 정벌한 윤관이 된다. 실제로 윤관은 동북 9성 반환의 책임을 물어 대신들의 탄핵을 받아 파직되었다. 그리고 윤관 문서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듯이 윤관의 가문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많은 황후들을 배출한 가문인데, 이는 김신의 여동생이 황후였다는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윤관은 조선의 김종서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군무를 전담하는 문신이었던데 반해 김신은 전형적인 무신으로 묘사된다. 또한 파평 윤씨 가문은 시조 윤신달이 개국공신이라 당대에도 이미 손꼽히는 명문가 중 하나였다. 반면 김신의 가문은 박중헌이 "미천한 무신 가문"이라고 할 정도로 딱히 명문가는 아니며(박중헌이 폄훼했을 가능성도 높지만 최소한 무신 가문인데 당시는 무인들의 직위가 문인들보다 확인히 낮았다) 가문의 후광보다는 선황제가 김신 개인의 능력과 인품을 믿어 혼약을 맺은 것으로 묘사된다. 또 예종은 드라마 속 고려왕처럼 어린 나이에 즉위한 왕이 아니고, 오히려 예종의 아들 인종이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는 점에서 인종일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인종이라면 윤관보다는 척준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출중한 무예를 지닌 무신이라는 점이나 역신으로 기록되었다는 점 등이 척준경과 공통점이 있다.
백성들의 신망과 추앙 때문에 왕으로부터 시기와 미움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명종과 경대승간의 관계와 비슷하다.
한국사를 넘어 중국사에서 모델을 찾는다면 실제 중국 역사속 북송의 명장 악비나 명나라 말기 명장 원숭환이 유력하다. 자세한 것은 원숭환 문서 참조.[8]
종합해 보면 딱히 한 사람을 모티브로 했다기보다는 김신(金信), 윤관, 척준경, 경대승, 악비, 원숭환 등 여러 인물들을 참고하여 만든 가공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4. 작중 행적[편집]
자세한 내용은 김신(도깨비)/작중 행적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5. 능력[편집]
극 중 본인 입으로 전지전능하지는 않아도 못 할 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한국 드라마 및 영화 최강자라고 볼 수 있다.[9] 그나마 맞먹는 인물은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이나 화유기의 손오공, 신과함께의 저승사자가 있으나 이들은 모두 불로불사가 아니기에 김신이 최강자라는 위치에 걸맞는다.
- 불로불사 (불멸)
- 기상 조작
- 염동력
- 포탈 문 (공간이동)
- 초감각
- 금 나와라 뚝딱
- 시간정지
- 예지력
- 소환 능력
- 기억력
- 부신
이 밖에도 교통사고 뺑소니로 죽어가던 지연희를 살려놓거나, 하늘을 날아 지은탁을 붙잡는 모습도 보여줬다. 또 생전의 직업이 직업이었던만큼 단순 격투 능력도 상당한데 마대자루 하나로 능력 사용 없이 양아치들을 처절하게 패버리는 모습도 보여진다.[17] 약점으로는 설화와 마찬가지로 말의 피를 굉장히 무서워하며,[18] 플라시보 효과를 믿고 별 소용도 없는 약을 자주 복용하기도 하며[19] 특히 알코올에 엄청나게 취약하다. 주량이 맥주 2캔. 고작 맥주 2캔만 마시고 필름이 끊어질 정도. 물론 진지하게 따져보면 사실상 약점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6. 여담[편집]
- 육식을 즐긴다. 마트에 가도 스테이크용 고기만 주르륵 구입한다. 인간이었을 적 신분 덕에 그런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지만 그보다는 도깨비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설에 기반한 듯하다.[20] 식육용 고기를 다룰 때 보이는 시뻘건 것이 사실 과학적으로 따졌을 때 피는 아니라지만,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피는 무서워하면서 고기는 굉장히 밝힌다.[21] 술과 고기, 그리고 여자는 많을수록 좋다고. 역시 설화 속 도깨비도 술, 고기, 여자를 좋아한단 이야기가 많아서 기인한 말인 듯하다. 하지만 술은 엄청 못하는데 맥주 두캔에 필름이 끊긴다. 반면 저승사자는 채식주의자라 덕분에 중간에 낀 지은탁은 균형잡힌 영양 섭취를 유지할 수 있었다.[22]
- 패션에 있어서는 무채색의 옷을 주로 입는 저승사자와 대조적으로 네이비나 베이지, 카멜과 같이 여러 색상의 옷을 입는다. 저승사자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 상당수에서 저승사자보다 밝은 톤의 패션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정장 스타일로 정돈되어 있지만 이태리 신사 같은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체크나 투톤, 패턴이 들어간 패션도 쉽게 볼 수 있다.
- 보통 근엄하고 점잖으며 어른스러운 언행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가슴 찌르는 말도 자주 하고 잘 삐치거나 질투도 하는 등 속 좁고 유치한 모습도 지녔다는 걸 알 수 있다. 덕분에 저승사자와 기싸움은 일상이고 은탁과도 자주 투닥거린다. 하지만 실언을 했다고 생각되면 바로 사과하는 등 밉지 않은 면모를 지녔다.
- 인간의 생사에 잘 관여를 하지 않지만 수호신으로서 인간을 도울 때는 삶의 문턱을 다다른 인간, 주로 어린아이에게 기적을 행한다.[23] 그 이유는 자신이 혼자 남았을 때 곁에 남아준 인간이 어린아이였기 때문. 하지만 정확히는 자신의 기적을 경험하고 그걸 맡겨놓은 것 마냥 다시 기적을 원하는 인간들을 엄청나게 봐서라고.[24]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할 필요도 없음에도 스스로 자처한 수호신의 일을 하려 자발적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기적을 일으켜 사람을 돕는다. 이 때문인지 도깨비는 인간과 계속 가까운 곳에 머물 수 있었다. 덕화, 은탁, 김비서 등등 그가 도움을 준 사람들은 모두 도깨비 근처에 남아 그와 살아가고 있다. 다만 지연희의 경우 자신이 아닌 뱃속의 아이를 살려달라는 것임을 깨닫고 살려준 바 있으며, 지은탁이 사라졌을 때도 인간의 생사에 관여해서 지은탁이 뉴스를 보고 자신을 찾아주기를 하기도 했다.
'내가 한번 모든 인간의 생사에 관여해 볼까?'라는 말에 빡치는 저승사자는 덤
- 천 년 가까이 살아온 만큼 역사 속 인물들과 친분이 있는 모양. 본인이 황희와 맹사성이 크게 될 것을 알아보았다고... 심지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에게 검때문에 '죽느냐 사느냐'란 말을 했더니 햄릿을 써왔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늘 책을 가까이 하고 그림과 예술품 등 문화에도 조예가 깊다. 홀로 생각할 때나 말할 때도 시를 자주 인용한다. 또한 귀족적인 성향[25] 과 금전의 가치를 소용없게 만드는 능력을 보유한 만큼 항상 명품을 두르고 있다. 심지어 평소에 사용하는 접시는 루이 14세 때 접시,[26] 거의 300년 전의 고대유물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치를 보여준다.
- 은탁과의 대화에서 은탁의 백수 발언에 발끈해 구직 경력이 있음을 밝힌다. 정관장 숙취음료 판매, 더바디샵 머스크 향수 판매, 가구 및 인테리어 용품 판매 등등. 하지만 손님 대응을 하는데 반말을 하던지 해서 하나같이 그만두게 된 듯. 가구 판매할 때 담당자가 바로 현재의 김비서다. 여담이지만 김비서를 채용한 것도 김신, 어릴 적부터 대학갈 때까지 도운 이름 없는 독지가도 김신이다.
김비서 : 유재신씨! / 김신 : 미안하네 / 김비서 : 에헤이
- 덕화의 스마트폰 교육에 아닌 척 유세를 좀 떨었지만 저승사자보다 아주 조금 나을 뿐이지 최신 기기 등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플레이 스토어로 가라니까 겉옷을 챙기지 않나, 블루투스 스피커로 사진 찍을 수 있다고 하니까 이리저리 시도하다가 결국 못한다거나, 은탁이가 스마트폰도 아냐니까 스마트폰 스펙을 줄줄이 말하질 않나. 다만 적응력은 저승사자보다 나은지, 구입하고 한참이 지나서도 패턴 입력을 계속 틀려 핸드폰이 잠기는 등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저승사자와 대조적으로 구매 당일에 영상통화를 정상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블루투스 스피커에 카메라 기능도 있다고 한 은탁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사진도 찍는 시도를 했었다! 스마트폰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한 이유가 11화에서 밝혀졌는데, 조선 철종 때 들렀던 주막에서 주모의 다음 생[스포일러] 을 보게 되었을 때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
투자할 일 있으면 크게 하거라
-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승사자와 달리 타인의 기억을 조작하지는 못한다. 때문에 태희와의 어릴 적 만남을 지우고 싶어 저승사자에게 부탁하거나[27] 은탁을 구하기 위한 행동으로 벌어진 사고 역시 목격자의 기억을 지우는데 저승사자의 힘을 빌린다.
- 감정이 불안정할 때 신경쇠약, 조울증, 불면증 약을 복용한다.[28] 또한 공포영화[29] 를 보면 무서운 것은 무서운 대로 소리 지르고 겁을 낸다. 인형 뽑기도 수차례 달라붙어 시도할 만큼 강한 승부욕도 지니고 있지만 뽑지는 못한다. 그래서인지 능력만 없으면 그냥 인간처럼 보일 정도로 인간과 흡사하다.
- 김신이 쓰는 검은 고려도검이라는 도검 업체에서 소품을 담당했으며, 작중 등장한 것과 동일한 모양의 가검을 판매하고 있다.
7. 명대사[편집]
날 믿어라,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람일지도 모르니.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간 순간이다.
그 누구에게도 빌지 마라. 신은 듣고 있지 않으니.
인간이 짐승보다 못하면 어찌 되는 줄 아느냐. 분노한 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대는 운이 좋았다. 마음 약한 신을 만났으니. 오늘 밤은 누가 죽는 것을 보기 싫어서 말이다.
저승사자? 매우 상스러운 갓을 썼군.[30]
나는 그대의 삼촌이었다가 형제였다가 아들이었다가 손자가 될 사람이다.
난 900년을 넘게 살았어. 나는 예쁜 사람을 찾고 있는 게 아니야. 나에게 무언가를 발견해 줄 사람을 찾고 있지.
- 메밀꽃은 꽃말이 뭘까요?
연인.
호기심은 항상 품위를 이기는 법.
- 그 동안 어떻게 살았어요? 뭐 하면서?
널 기다리며 살았지.
- 시끄럽구요!
작게 말했어.
이 정도 살았으면 주워담지 못할 말은 안 하고 살 만한데...
그 아이의 웃음에 하루 중 가장 화창한 오시의 햇빛에 생이 부서지던 순간이 떠오른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나는 사라져야겠다. 더 살고 싶어지기 전에, 더 행복해지기 전에 너를 위해 내가 해야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오랜만이다
- 하나도 안 늙으셨네요.
17번 문제 4번이라 알려줬는데, 2 그대로 적었더라.
- 전 아무리 풀어도 2더라구요. 답을 알아도 여전히요. 그래서 차마 못적었어요. 그건... 제가 못푸는 문제였거든요.
아니, 넌 아주 잘 풀었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 아.. 그런 문제였구나..
변호사 됐던데. 어려운 사람들도 많이 돕고.
- 그 때 주신 샌드위치 값, 갚고 싶었어요. 그리고 전..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계신 걸 알아버려서.. 보통 사람은, 기적의 순간을 잊지 못하거든요.
알지, 나는 수천의 사람들에게 샌드위치를 건넸다. 허나 그대처럼 나아가는 이는 드물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 기적의 순간에 멈춰 서, 한 번 더 도와달라고 하지. 당신이 있는 걸 다 안다고. 마치 기적을 맡겨 놓은 것처럼.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대의 삶을 항상 응원해왔다.
함께 고려를 떠나왔던 어린 손자의 손자의 손자를 묻었다. 나는 작은 방 구석에 놓여 있는 의자에서 몇 날 며칠을 보냈다. 나의 유서는 죽음을 앞두고 남기는 말이 아니다. 신이여, 나의 유서는 당신에게 죽음을 달라는 탄원서이다. 이 삶이 상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으나 결국 나의 생은 벌이었다. 그 누구의 죽음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는 이 생을 끝내려 한다. 허나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으니...
- 제가 몇 번째 신부예요?
처음이자 마지막.
- 처음은 그렇다 쳐요. 마지막은 또 뭐예요?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야, 너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지금 이 상황에 웃으면 미친놈이거든.
그래, 다음에. 오늘은 말고, 오늘은 그냥 너랑 웃고...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 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 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스물아홉의 너는 계속 환하구나.
하지만 네 앞에 나는 없구나.
나의 생은 결국 불멸을 끝냈구나.
내 죽음 뒤에
그 시간의 뒤에 앉아 있는 너는
내가 사라진 너의 생은
나를 잊고 완벽히 완성되었구나.
나는 사라져야겠다. 예쁘게 웃는 너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결국 난 그 선택을 했구나.
신이 정말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는 거라면, 날 너무 과대평가하는 게 아닌가 싶다.
생으로 사로. 너는 지치지도 않고 걸어온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야 만 것이다. '서럽지 않다. 이만하면 되었다. 된 것이다.' 하고.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셰익스피어 그 친구 참, 죽느냐 사느냐만 얘기했는데 그런 걸작을 써내더라.
신탁이 맞았구나. 내가 본 미래가 맞았구나.
이 아이로 인해, 이제 난 이 불멸의 저주를 끝내고 무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인간의 수명은 고작 100년.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나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그렇게 100년을 살아 어느 날.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첫사랑이었다. 고백할 수 있기를. 하늘의 허락을 구해본다.
무서워. 너무 무섭다. 그래서 니가 계속 필요하다고 했음 좋겠어. 그것까지 하라고 했으면 좋겠어. 그런 허락같은 핑계가 생겼으면 좋겠어. 그 핑계로 내가 계속 살아있었음 좋겠어. 너와 같이.
길이 어긋났을게야, 내가 이리 살아있어서. 많이 쓸쓸했을게야, 부디 용서하게.
황제에게 가는 길은 너무 멀었고, 나는 결국 닿지 못했어. 닿지 못할 걸 알면서도, 나는 나아가는 것밖에 할 게 없었어. 어명을 어기고 돌아왔고, 어린 왕의 질투와 두려움을 간과했고. 무엇보다 내 누이가 죽음으로 그 멍청이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전장을 떠도는 오래비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여겨라.
여기 있잖아, 네 남친!
- 여기 어디요? 여기 어디!?
여기! 네 앞에! 나!
900년만의 실언이군... 따지자면 남친이 아니라 남편인데... 가서 소상히 정정을 해야하나....몹시 곤란하군!
상장군 김신, 폐하를 뵙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장렬히 죽는다, 이제야 기별합니다.
매우 상스러운 갓을 썼군....여전히..
널 만난 내 생은 상이었다.
비로 올게.
첫눈으로 올게.
그것만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빌어볼게.
나도 사랑한다. 그것까지... 이미 하였다.
이곳에 남겠습니다.
이곳에 남아서 비로 가겠습니다.
바람으로 가겠습니다.
첫눈으로 가겠습니다.
그거 하나만, 그거 하나만 하늘의 허락을 구합니다.
그래,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늘 날이 좀 적당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계속 눈부셔서 하는 말인데, 그 모든 첫사랑이 너였어서 하는 말인데...
또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이 고려 남자의 신부가 되어줄래.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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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탁: 뭘 외운거야...)
나는 지금 신경이 몹시 날카롭고, 기뻤다, 슬펐다, 쓸쓸했다, 찬란했다....잠을 못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