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영7 링크 박스.png | 하늘이 찢어지고 거대한 흑문이 검은 장막처럼 하늘에서부터 아래로 삼키면서 내려왔다. 그리고 하늘에는 정찰기가 붉은 별처럼 반짝이면서 주위를 정찰하고 있었다. |
| 「안화」 제 7의 나팔의 선봉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 너희들은 가 봐, 수면 위의 일들은 나에게 맡기고. |
| 「앙투아네트」 안화...... 정말 고마워. 어떻게 고마워해야 할 지 모르겠어. |
| 「안화」 그 "신"과 결판을 낼 때 또 함부로 덤비지만 않으면 충분하다. |
| 안화의 당부는 뒤로 한 채 눈 앞은 칠흑의 방주가 만들어 낸 허공으로 뒤덮였다...... |
| 이곳은 순백의 방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바닥과 하늘이 모두 새하얬다. |
| 「지휘사」 여기가...... 대소용돌이의 핵심 구역인가? |
| 「앙투아네트」 위치를 확인해보니 맞는 것 같아. 그리고, 저기에 있는 거 봤어? |
| 「지휘사」 저건...... 조각상? |
| 「앙투아네트」 얼굴이 없는 여신 조각상이야. 성스러운 별 교회의 성서에서 본 적 있어, 이건 그들이 신봉하는 "큰 신"의 모습이야. 똑같은 조각상을 그 책에서도 봤었지만...... |
| 「앙투아네트」 어, 너 어디 가려는 거야——? |
| 이곳에 함께 들어온 또다른 사람——세라핌은 공허한 표정으로 그 조각상을 향해 걸어갔다. |
| 「지휘사」 세라핌! 잠깐, 어딜 가려는 거야? |
| 「세라핌」 ...... |
| 그녀는 들은 체 만 체 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
| 그녀는 계단에 올라가 손을 뻗어 신상을 만졌다. 그리고 그녀가 만지자 기묘한 현상이 나타났다. |
| 신상에서 빛이 새어나왔고, 비단실 같았던 빛은 순백의 빛의 장막이 되어 세라핌을 감쌌다. |
| 빛이 사라지자, 세라핌은 이미 옅은 금발머리 여성의 품에 안겨있었다. |
| 「지휘사」 세라핌! |
| 그녀는 상대의 품에 안긴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려 할 때 몸이 무언가에 붙잡혔다. |
| 「? ? ?」 너희들, 함부로 손대지 않는 편이 좋을 거야. 네 몸에 감싸여 있는 건 너 혼자만의 "인과"가 아니야. 만약 그것이 끊어지면 파편으로 변하는 건 너뿐만이 아닐거야. |
| 「앙투아네트」 ...... 역시, 네가 "아이솔린"이였네. 이전에 내 앞에 나타나서, 수많은 인과응결를 보여준 사람이 바로 너였어. |
| 「아이솔린」 맞아, 나야. 하지만 한 가지 정정하고 싶은 건, 내가 너한테 보여준 게 아니라 그 날 네가 나의 영역에 쳐들어와서 억지로 본 거야. |
| 「아이솔린」 인과는 우주의 이치의 일환이고, 나의 이치는 균형이야. |
| 「아이솔린」 네가 "앙투아네트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고,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곳에 도달한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잃어버린 인형을 찾아줬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래서 너에게 알려주려고 해. |
| 그녀가 손바닥을 뒤집자, 사방에 있던 명주실이 그녀의 손바닥에서 빠르게 매듭지어졌다. |
| 「아이솔린」 "그녀가 원하는 이상은 바다처럼 넓기 때문에, 그녀는 산보다 높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
| 「아이솔린」 어렵게 얻을수록 사람은 더욱 쉽게 행복을 느끼게 돼. 반대도 마찬가지지. 이것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느끼는 행복에 대한 정의야. |
| 「앙투아네트」 그러니까 앙투아네트가 과거해 했던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
| 「아이솔린」 이치상으론 그렇겠네. |
| 「앙투아네트」 하지만 내가 따르고 싶은 건 이치가 아니야. 내가 원하는 건 공평함 뿐이지. |
| 검은 방주가 앙투아네트의 몸에서 재빨리 소환되었고 그녀는 몸을 일으켜 아이솔린에게 곧바로 돌진했으나, 붉은 빛줄기에 의해 번번히 실패했다. |
| 그녀의 온몸에는 인과의 실타래에 의해 베인 상처가 가득했다. 그녀가 움직임에 따라 잘게 부숴진 결정들이 한 줌씩 순백의 지면에 쏟아졌다. |
| 「아이솔린」 ....... 아...... 이게 다야? 이러면 예전과 다를 바 없는데. |
| 「아이솔린」 안 그러니, 세라핌? |
| 공세가 더욱 맹렬해졌다! |
| 그녀의 뒤에 있는 빛의 장막에는 수많은 경비병이라도 있는 듯, 언제 어디서나 여러 방향으로 공격을 했다. |
| 결정이 눈꽃처럼 흩날렸다. 그 어떤 공격도 아이솔린의 손끝 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 |
| 「지휘사」 앙투아네트! |
| 「앙투아네트」 함부로 움직이자 마! 그러다 다쳐. |
| 「앙투아네트」 ...... 보아하니, 아무리 너의 힘을 끌여들여도 그녀를 흔들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네. |
| 「앙투아네트」 하지만 네가 밖에 있으면 내가 집중할 수 없어. 일단 내 방주 안에 들어와 있어. 그곳은 안전해. 내가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자연스레...... |
▶ 앙투아네트를 꽉 잡는다▶ 앙투아네트를 데리고 함께 간다! | 마치 무언가를 예감한 듯 앙투아네트의 팔을 꽉 잡았다. |
| 예전에는 잡을 수 없었다. 분명 더 오래전에도 잡을 수 없었겠지. 하지만 이번에는...... |
| 「지휘사」 혼자 가지 말고, 혼자 남지도 마! 남겨자면 아주 고통스럽다고 네가 예전에 말했잖아! |
| 「앙투아네트」 지휘사 ...... |
| 거대한 힘이 팔과 뒤에서 동시에 전해져서 금방이라도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질 것 같았다. 그렇다 해도...... |
| 절대 손을 놓을 순 없어! |
| 쾅—— |
| 「앙투아네트」 ——! 어떻게 된 거지...... 내, 내가 끌려들어 오다니...... |
| 「앙투아네트」 지휘사 ...... 너...... |
| 두 손은 힘을 너무 줘서 아직도 떨렸다. 꽉 쥔 주먹은 펴지지 없었다. |
| 「지휘사」 그저...... 놓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 |
| 「지휘사」 수많은 기억 중에서, 앙투아네트가 떠나려 할 때, 희생을 선택했을 때, 내 앞을 막아섰을 때, 만약 그 때 내가 손을 놓지 않았다면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해서. |
| 차가운 두 손이 내 주먹을 잡았다. |
| 「앙투아네트」 긴장 풀어. 이제 괜찮으니까. 난...... 널 버리지 않을 거야. |
| 그녀의 위로에 드디어 손이 펼쳐졌다. |
| 「지휘사」 여긴 도대체 어디야? |
| 「앙투아네트」 이곳은 내 방주 속이자...... 내가 앙투아네트를 가둔 곳이야. |
| 「앙투아네트」 이곳은 내가 마지막으로 유지하고 있는 공간이야. |
| 「앙투아네트」 이미 나도 여기에 끌어들여졌기도 했고, 함께 그녀를 찾으러 가 보자. |
| 「앙투아네트」 드디어 오셨군요, 한참 기다렸어요. |
| 「앙투아네트」 지휘사 님, 손은 괜찮으세요? 한 번 보여주세요. |
| 위로하듯 포옹했고, 등을 토닥였다. 며칠 간 받지 못했던 이 위로는, 순식간에 눈물이 흐를 정도로 익숙했다. |
| 「앙투아네트」 전에 만난 이후, 이곳에서 당신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
| 「앙투아네트」 방금은...... 네가 날 끌고 들어온 건가? |
| 「앙투아네트」 아뇨, 제가 당신을 끌고 온 게 아니에요. 지휘사 님이 당신을 끌고 온 거죠. 전 그저 그 때 이곳의 벽에 새로운 방주를 열었을 뿐이에요. |
| 「앙투아네트」 제가 손을 쓰지 않았으면, 정말로 당신이 밖에서 전사할 지도 모르니까요. |
| 그녀는 손을 펼쳤다. 손바닥에 있는 하얗고 영롱한 명주실이 다시 백발의 앙투아네트에게 돌아갔을 때, 그녀의 표정은 점점 평온을 되찾았다. |
| 「앙투아네트」 응...... 돌아왔어. 보아하니 이번엔 지휘사를 데리고 들어오는 데 성공한 것 같네. |
| 「앙투아네트」 안화의 총도 참 독하지. 지휘사 조차도 힘을 엄청 들여서 겨우 끌어 들였는데. |
| 「앙투아네트」 전 제가 반드시 성공할 걸 알고 있어요. 만약 이번에 실패한다 해도 다음, 또 다음번, 다다음번에는 분명 성공했겠죠. |
| 「앙투아네트」 왜냐하면 당신은 저니까요. 전 제가 할 수 있다고 믿어왔으니까요. |
| 「앙투아네트」 흥, 안화에게 호되게 한소리 들을 줄이야, 가장 무질서했던 난수로서, 꽤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
| 「앙투아네트」 만약 부족했다면 이 통로도 열 수 없었을 테고, 그렇다면 우리도 늘 높은 곳에 군림하고 있는 천지신명의 군자님도 유인할 수 없었을 거예요. |
| 「지휘사」 자, 잠깐만요 앙투아네트! 지금 무슨 말은 하는 거죠!? |
| 「지휘사」 그리고...... 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거죠? |
| 「앙투아네트」 속여서 미안해요. 하지만 전 오래 전부터 방주 여행을 하면서 그녀와 알게 되었죠. |
| 「앙투아네트」 우린 항상 여행 중에 있었던 일을 공유했고, 그 중에는 아이솔린으로부터 하나하나 뜯어온 인과선이 포함되어 있었어. |
| 「앙투아네트」 모두 이 흔적 덕분이에요. |
| 그녀가 칠흑같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자, 그녀의 손끝에서 갑자기 순백의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
| 그 광선들은 이리저리 얽히며 하늘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
| 「앙투아네트」 이 광선들은 매우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한 가닥 한 가닥이 모두 하나의 인과를 상징하죠. 전 이곳에서 항상 이곳들을 읽고 있었답니다. |
| 「앙투아네트」 이곳엔 많은 이야기들이 있어요. 세계에 관한 이야기, 중앙청과 관련된 이야기...... 저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지휘사 님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죠. |
| 「앙투아네트」 전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어요. 당신이 도시를 뛰어다니는 것, 신기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 지휘사가 되기 위한 항목을 열심히 공부한 것. |
| 「앙투아네트」 그리고 전 잔존율에 대해, 신의 이야기에 대해, 당신이 항상 노력하는 이야기에 대해 알게 되었죠. 그리고 그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당신이 침대에서 눈을 뜬 그 순간 눈물을 흘린 이유를요. |
| 「앙투아네트」 ...... 죄송해요... 힘들게 해서. |
| 「앙투아네트」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번 저의 계획은 이 모든 것을 뒤엎을 테니까요. |
| 「앙투아네트」 아이솔린이 인과를 이용해 우리와 모형정원을 속박할 수 있다면, 반대로 우리도 인과를 이용해 그녀를 속박할 수 있어요. |
|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지가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
| 가장 바깥쪽의 방주의 결계는 수정하는 자의 공격에 의해 점점 부서지기 시작했다. |
| 「앙투아네트」 가자. 이 공간은 얼마 버틸 수 없을 거야. |
| 모든 사람들이 다시 새하얀 방에 나타났다. 다만 이번엔 그 인과의 얇은 실타래들이 감겨져 있지 않았다. 마치 새로 나타난 앙투아네트에 대해 겁을 먹은 것 처럼 보였다. |
| 「아이솔린」 ...... 아무리 멋진 서프라이즈라 해도 자주 보면 지겨운 법이야. |
| 「아이솔린」 같은 광경, 난 이미 수십 번을 본 것 같아. |
| 「앙투아네트」 당신은 여전히 인간을 너무 우습게 보시는군요, 신명군자님. 오늘의 이 순간은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과는 확연히 다를 거예요. |
| 「아이솔린」 그렇게 불리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 그래, 앙투아네트. 네가 나에게 어떤 서프라이즈를 보여주는지 보겠어. |
| 「아이솔린」 어떤 각오로 나에게 대항하고 싶은 거지? |
| 「앙투아네트」 어쩌면 당신은 누군가의 인과나 어떤 모형정원의 인과를 조율할 수 있겠지만...... |
| 「앙투아네트」 수많은 모형정원이 연결되면, 그 중 인과는 극도로 뒤엉키고 복잡해져서 제어하기 어려울 거예요. |
| 「앙투아네트」 그래서 당신이 이렇게까지 저의 방주를 꺼리는 거겠죠.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모든 모형정원을 연결할 수 있는 신기니까, 당신이 결코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니까. |
| 「아이솔린」 ...... 나쁘지 않네. 이 짧은 인생에서 거기까지 생각할 수 있다니, 제대로 칭찬을 해줘야겠어. |
| 「아이솔린」 근데 나를 너무 얕잡아 본 거 같은데. 난 이 모형정원의 "인과"만 없앤다면 너를 막을 수 있어. |
| 「앙투아네트」 아니요, 당신이 저를 얕잡아 본 거죠, 신명군자님. |
| 앙투아네트는 나의 손을 꽉 잡았다. |
| 「앙투아네트」 당신이 절대로 없애지 못할 잔존율은, 바로 여기 있으니까요. |
| 「아이솔린」 ............ 휴우. |
| 아이솔린은 한숨을 쉬었다. |
| 「아이솔린」 전에 확실히 얘기했었지. 난 지휘사 의 기억을 이미 발생한 역사라 보고 모형정원에 보존할 거라고. 하지만 난...... 누군가가 내 약점을 노리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 |
| 「아이솔린」 우리엘, 그들을 없애버려. |
| 「앙투아네트」 소용없어! |
| 새빨간 핏빛의 기둥이 아이솔린의 뒤에서 뿜어져 나와 백발의 앙투아네트가 방금 막 빠르게 펼친 방주막에 명중했다. |
| 「앙투아네트」 지금 내가 이곳에 서 있을 수 있는 것도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이지, 신명 나리. |
| 말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붉은 빛이 또다서 앙투아네트의 방주를 공격했고, 방주에선 견디지 못했다는 듯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
| 「앙투아네트」 쳇, 더 강해진 건가...... |
| 「앙투아네트」 지휘사 님, 시간이 없어요, 마지막 순서를 진행하죠. |
| 「앙투아네트」 부서진 방주, 온전한 방주, 모든 흑핵, 모형정원의 틈새 공간, 그리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잔존율...... 이 모든 게 준비됐어. |
| 「앙투아네트」 지휘사 님, 이제 우리는 방주의 파편을 당신의 가슴에 넣을 거예요. |
| 「앙투아네트」 겁먹지 말아요, 아프지 않을 테니. 이건 당신의 몸이 잔존율의 영향을 받아, 당신의 몸에 영원히 남을 거예요. |
| 「앙투아네트」 그리고 나면...... 모든 모형정원의 공간이 당신의 몸으로 모여들 거예요. |
| 「앙투아네트」 그리고 나면...... 하나의 인과로는 절대로 너의 운명을 흔들 수 없게 될 거야. |
| 「앙투아네트」 그리고 나면...... "당신"은 온전히 당신만의 이야기에 속하게 될 거예요, 지휘사 님. |
| 어째서...... |
▶ 왜 저 또 혼자인 거죠?!▶ 왜 저 또 혼자 남는 거죠?! | 「앙투아네트」 아뇨, 이번에는 제가 함께 갈 거예요. 당신 혼자 가게 하지 않을 거예요. |
| 「앙투아네트」 잊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 있으니. |
| 그녀들은 내 가슴을 가리켰다. |
| 「앙투아네트」 우리는 영원히 당신과 함께할 거예요. |
| 앙투아네트는 웃었다. 사라질 때 까지 계속 웃고 있었다. |
| 쥐 죽은 듯이 고요한 세상이 마치 빛으로 비춰지는 것 같았다. |
네가 앞을 향해 나아가기만 하면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
그렇게, 다시 바늘이 돌기 시작했다.
당신의 수고에 감사드려요
우리 함께 새로운 세계로 가자.
...... 앙투아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