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의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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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등장인물
3. 줄거리
4. 기타



1. 개요[편집]


Autobiography of Red

그날은

그가 자서전을 쓰기 시작한 날이기도 했다. 게리온은 이 작품에 내적인 모든 것들을

특히 자신의 영웅적 자질과 공동체에 큰 절망을 안겨줄 이른 죽음에 대해 썼다.

외적인 것들은 멋지게 생략했다.

캐나다 출신 작가 앤 카슨[1]의 대표작. 1998년에 나온 소설이지만 세련되고 파격적인 내용과 기법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에 번역 출간되었다.[2] 작가의 풍부한 그리스 고전 지식을 반영하여, 헤라클레스 신화를 퀴어 및 성장 소설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시로 쓴 소설' 이라는 부제답게 텍스트가 시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표현력이 돋보인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소년이 사랑과 결별을 경험하고 스스로의 이질성을 긍정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다.


2. 등장인물[편집]


  • 게리온
본작의 주인공.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중 열 번째 과업에서 희생된 괴물 게리온을 모델로 창작된 인물이다. 본작에서는 괴물이 아닌 현대 캐나다의 소년이지만 빨강 날개를 달고 태어났다.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성격이며 동성애자이다. 취미는 사진 찍기와 자서전 쓰기.

  • 헤라클레스
모델은 신화 속의 헤라클레스. 하데스[3] 출신의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이지만 이기적인 소년이다. 게리온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으나 그에게 깊은 슬픔을 주며 결별한다. 화산 폭발 현장에서 살아남은 할머니와 함께 살며 본인도 화산에 매료되어 있다.

  • 앙카시
헤라클레스의 새로운 연인. 페루 출신의 아름다운 남자로 묘사되며, 이름은 케추아어로 '가벼운' 이라는 뜻이다. 연적에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게리온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상대를 존중할 줄 알고 사려 깊은 성격.

3. 줄거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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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온은 어린 시절 또래에 비해 지적인 성숙이 느린데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아이였다. 게다가 남들과 달리 빨강 날개까지 달고 있어서 항상 옷 속에 숨기고 다닌다. 어머니는 그런 게리온을 늘 격려하고 존중하지만,[4] 형은 동생을 경멸한다. 게리온은 형에게 성추행과 놀림을 당하고, 어머니를 분리불안에 가깝게 사랑한다. 그러다 오직 내적인 것만이 가치가 있음을 깨달은 후 자신의 내면을 기록하는 자서전을 쓰기 시작한다.

내성적인 사춘기 소년으로 성장한 게리온은 우연히 헤라클레스를 만나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5] 그토록 사랑하던 어머니가 질이 좋지 않은 아이인 것 같다며 헤라클레스를 꺼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을 정도이다. 게리온은 헤라클레스와 함께 그의 고향 하데스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헤라클레스가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하면서 게리온은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6]

이후 게리온은 실연의 상처를 안고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낸 끝에 독일 철학을 전공하는 22살짜리 대학생이 된다. 몽상과 자괴감에 빠져 살며 자신이 미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한다.[7] 게리온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여행하는 도중 애인 앙카시와 함께 있던 헤라클레스와 우연히 재회한다. 헤라클레스는 아무렇지 않게 게리온을 대하지만 게리온은 극도의 감정적 동요를 겪는다.

세 사람은 즉흥적으로 리마에 있는 앙카시의 고향 마을로 떠난다. 이곳에서 앙카시는 게리온의 날개를 처음으로 보게 된다.[8] 게리온은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이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앙카시는 그가 '야스카마크'[9] 라고 말해 준다. 이로써 게리온은 전 남자친구의 현 애인이라는 불편한 존재가 처음으로 자신을 긍정해 주는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 후 게리온 일행은 야스카마크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우아라스로 간다.

우아라스에서 게리온은 헤라클레스와 잔다.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는 헤라클레스를 사랑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게리온은 자신을 때리는 앙카시에게 이 사실을 말해 주고, 앙카시는 게리온에게 날개로 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부탁한다. 게리온은 그를 위해 안데스의 화산 위로 날아올라 녹음을 하며 비행한다.[10]

우린 경이로운 존재야, 게리온은 생각한다. 우린 불의 이웃이야.


4. 기타[편집]


  • 서문에서 고대 그리스 최초의 서정시인 스테시코로스를 소개한다. 또한 스테시코로스와 작가의 인터뷰[11]가 부록으로 붙어 있다. 이는 스테시코로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소설이기 때문이다. 고전학자인 앤 카슨이 그의 서정시 <게리오네이스>를 번역하다가 많은 부분이 유실된 이 작품을 소설로 재구성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 소설이 탄생했다.
  • 후속작 레드 닥>[12]이 2013년 출판되었으며 국내에서도 2019년 번역본이 나왔다. 중년이 된 게리온과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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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인, 에세이스트, 번역가, 고전학자 등을 겸하고 있다. 여성 최초의 T. S. 엘리엇 상 수상자이며 두 번이나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2] 여담으로 출판사에서 표지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여서 상당히 감각적이다.[3] 우리가 아는 그 하데스가 아니라 지명이다.[4] 지폐를 찢어서 공작놀이를 해도 혼내는 대신 칭찬해 준다.[5] 첫만남이 매우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그는 헤라클레스를 만나게 되었고 삶의 세계는 몇 눈금 하강했다. 그들은 수족관 밑바닥에 있는 두 마리 우월한 뱀장어들이었고 이탤릭체처럼 서로를 알아보았다.[6] 나중에 게리온에게 전화해서 우린 진정한 친구고 난 네가 자유롭기를 바라 같은 소리를 한다(...) 이에 게리온은 '난 자유롭고 싶지 않고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7] 이때 게리온의 내면과 발언들이 상당히 철학적이고 난해하기 때문에 읽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8] 보온을 위해 담요를 둘러 주다가 발견한 것이었다.[9] 페루 우아라스의 전설에 등장하는 존재로 화산 내부를 보고 살아 돌아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든 약점이 타서 사라지고, 날개가 달린 빨간 현자가 되어 돌아온다고 한다.[10] 작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게리온이 날개를 숨기지 않고 사용하는 장면이다. 게리온이 날개로 대변되는 자신의 소수자성을 특별하고 가치 있는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성장했음을 보여 주는 명장면.[11] 물론 앤 카슨이 창작한 가상 인터뷰이다.[12] 오타가 아니다! 원래 제목에 > 기호가 들어가 있다.